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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미인도 위작 사건' 故천경자 유족, 국가배상 소송 1심 패소
<사진=연합뉴스> 고(故) 천경자(1924∼2015) 화백의 '미인도' 위작 사건과 관련해 검찰이 진품이라고 판단한 데 반발한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4단독 최형준 판사는 21일 천 화백의 딸 김정희 미국 몽고메리대 교수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국가배상청구소송(2021가단515858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최 판사는 "수사기관은 약 5개월에 걸쳐 이 사건 수사를 하면서 미인도의 소장이력을 확인하고 과학감정과 전문가 안목감정을 거치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사를 진행했다"며 "미인도가 위작인지 여부에 관한 다양한 의견이 개진된 상태에서 토론 과정을 거치는 것이 불합리한 수사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는 점, 감정위원 중 1인의 진술 중 '입장을 한 쪽으로 몰고 갔다'는 부분은 검사로부터 들은 명확한 표현이 아닌 그 당시 인상이나 느낌을 토대로 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춰보면 검사가 감정절차에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김 교수 측은 수사과정에서 미인도가 위작이라는 전문가 의견이 제시되는 등 미인도가 진품임이 명백하지 않음에도 (검찰에서는) 진품이라고 단정적으로 발표했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보도자료에는 '진품으로 결론'이라고 기재돼 있고 '전문가 감정과 조사내용 등을 종합한 결과 진품으로 판단됨'이라고 기재돼 있다"며 "이는 수사기관의 수사결과 또는 판단결과를 표현한 것으로서 그 표현 자체가 위법·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김 교수 측을 대리한 이호영 변호사는 1심 결과에 대해 "판결문을 검토해 유족과 상의 후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에 거주 중인 김 교수도 입장문을 통해 "비록 법적인 구원은 받지 못했지만 어머니의 타협 없는 예술 정신과 그의 억울함에 대해 대다수 국민들이 공감하고 계신다"며 "저는 자식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므로 후회는 없다"고 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1991년 소장 중이던 미인도를 공개했으나 천 화백은 "자기 자식인지 아닌지 모르는 부모가 어디 있나. 나는 결코 그 그림을 그린 적이 없다"고 주장하면서 위작 논란이 일었다. 반면 국립현대미술관은 감정을 통해 진품으로 판단됐다고 맞섰다. 2015년 천 화백이 작고한 뒤에도 미인도가 진품이라는 주장이 이어지자 2016년 4월경 김 교수는 국립현대미술관 관계자 등을 저작권위반 혐의와 사자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같은 해 12월 서울중앙지검은 전문기관의 과학감정 및 안목감정, 미술 전문가 자문, 조사내용 등을 종합해 미인도는 진품으로 판단된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검찰은 X선·원적외선·컴퓨터 영상분석·DNA 분석 등 과학감정 기법을 총동원한 결과 천 화백 특유의 작품 제작 방법이 미인도에 그대로 구현됐다고 판단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검찰의 결론에 불복해 항고했지만 기각됐고, 대법원에 재정신청을 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교수는 검찰이 불법 수사를 통해 진품이라는 허위 사실을 유포해 천 화백과 유족의 명예가 훼손됐다며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천경자
미인도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감정
한수현 기자
2023-07-21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국가, '장렬왕후 어보' 경매서 낙찰받은 수집가에 보상 안해도 돼"
도난 당한 조선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어보(왕실 의례를 위해 제작된 도장)를 미국의 한 경매 사이트에서 구입해 국립고궁박물관에 인도한 문화재 수집가에게 국가가 보상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이상윤 부장판사)는 A씨가 "국립고궁박물관에 인도했던 어보를 반환하거나 매수대금 2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어보반환청구소송(2017가합51818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지난해 1월 미국의 한 인터넷 경매 사이트에서 '일본 석재 거북(Japanese Hardstone Turtle)'이라는 제목으로 경매에 올라온 물건을 9500달러(한화 1069만원)에 낙찰받았다. 그런데 전문가들에게 확인한 결과 A씨는 자신이 낙찰받은 물건이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의 어보라는 것을 확인했다. 이에 A씨는 같은해 9월 국립고궁박물관에 "2억5000만원에 매수해달라"며 어보를 넘겼다. 박물관은 심의 결과 도난품으로 확인됐다며 A씨의 요구를 거부하고 어보도 반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러자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가 어보를 구입한 미국 버지니아주의 법률은 도난품을 취득한 경우 소유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며 "비록 경매 사이트에서 낙찰받았다 하더라도 버지니아주법에 따라 A씨는 소유권을 취득하지 못했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 민법에 따르면 도난품이라도 선의로 매수한 경우 원래 소유자가 대가를 변상하고 물건을 반환하도록 청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지만, 어보 취득 과정에 버지니아주법이 적용되는 이상 A씨에게 다른 재산권이 인정될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로서는 어보를 확보해 보존·관리해야 할 책임을 부담하는 점에 비춰보면 국립고궁박물관이 대가를 지급하지 않은 채 어보를 반환하지 않는 것이 불법행위라 보기도 어렵다"고 판시했다. 인조의 계비 장렬왕후 조씨의 어보는 숙종 2년인 1676년 조씨에게 '휘헌'이라는 존호를 올리기 위해 제작됐다. 이후 다른 어보들과 함께 종묘에 봉안돼 관리됐으나 6·25 전쟁 때 도난당했다.
어보
국립고궁박물관
낙찰
문화재
이순규 기자
2017-08-30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국정원 합신센터, 변호인 접견제한은 위법… 1000만원 배상해야"
국가정보원 중앙합동신문센터가 변호인의 접견을 거부한 것은 위법이므로 국가가 이들 변호인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허윤 판사는 지난 18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소속 장경욱(47·사법연수원 29기) 변호사 등 변호사 5명이 "국정원 합신센터가 유우성(35)씨의 여동생 가려씨의 변호인 접견을 불허한 것은 위법"이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060125)에서 "장 변호사 등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헌법 제12조 4항은 누구든지 체포 또는 구속을 당한 때에는 즉시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고, 형사소송법은 구속된 피의자의 변호인이 되려는 자의 접견교통권을 보장하고 있다"며 "변호인의 접견교통권은 구속된피의자의 인권보장, 방어권 행사를 위해 필수불가결한 제도로 특별히 법령에 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제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구속된 피의자와 같은 지위에 있는 유가려씨의 변호인 접견교통권 불허는 유가려씨가 변호인 접견을 원하지 않는다는 형식적 의사를 표시한 적이 있더라도 위법"이라며 "국가는 변호인 접견교통권을 침해 당한 원고들에게 위자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국가 기관인 국정원이 변호인 접견교통권을 별다른 근거 없이 자의적인 해석만 갖고 제약해 그 기간 동안 유가려씨로부터 국정원에게 유리한 진술을 받아냈다는 점에서 불법성이 적지 않다"며 "변호사들이 접견교통을 시도한 횟수와 기간, 국정원의 불법을 바로 잡기 위해 기울인 노력의 정도 등을 고려해 위자료 액수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이른바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됐던 유우성씨의 변호를 맡았던 장 변호사 등은 유씨로부터 동생인 유가려씨가 2012년 10월 입국한 이후 북한이탈주민 임시보호시설인 국정원 중앙합신센터의 독방에 구금돼 있는 사실을 알게 됐다. 장 변호사 등은 2013년 2월 수차례에 걸쳐 유가려씨에 대한 접견을 신청했지만 국정원은 "유가려씨가 변호인 접견을 원치 않는다", "유가려씨는 피의자가 아니기에 변호인 접견 대상이 아니다"라며 모두 거부했다. 이에 장 변호사 등은 "변호인 접견 거부는 위법하다"며 법원에 준항고했고, 법원은 지난해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국정원은 이후 합신센터의 명칭을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로 바꾸고 언론에 관련 시설을 공개했다. 또 인권침해 오해를 없애겠다면서 조사실을 개방형으로 바꾸기로 했으며, 법률전문가를 '인권보호관'으로 임명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한편 유우성씨는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에서는 1, 2심 모두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 받고 대법원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유우성씨는 별건 기소된 '불법 대북송금 사건'에서는 국민참여재판으로 진행된 1심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국정원
방어권
인권보장
간첩
서울시공무원간첩사건
유우성
접견제한
접견교통권
이장호 기자
2015-09-22
국가배상
군사·병역
[판결] "애인과 성관계한 육사생도에게 퇴학처분 내린 것 불법행위 해당하지 않아"
여자 친구와 주말 외박 때 성관계를 가졌다는 이유로 퇴학 처분을 받았다가 행정소송을 통해 구제된 전 육군사관생도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6단독 이창현 판사는 전 육사생도 진모(25)씨가 국가를 상대로 "779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단149705)에서 9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육군사관학교의) 동침 및 성관계 금지 규정은 헌법상 기본권 보호 측면에서 적법한 징계사유로 봐서는 안 되지만 이 같은 헌법적 해석은 법률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쉽게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진씨에 대한 퇴학 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할 정도로 무리한 것이었다고 평가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육사 학칙상 퇴학 사유로 '제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자'라고 규정돼 있는데 진씨가 당시 규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징계권자인 육군사관학교장이 진씨가 퇴학 처분을 받을만한 사유가 없는데도 고의로 불이익을 주려고 징계사유를 내세우거나 불이익한 처분을 내리려 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육군사관학교에 재학하던 진씨는 여자 친구와 성관계를 하고 이를 자발적으로 실토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소위 임관을 1학기 앞둔 2012년 11월 퇴학처분을 받았다. 진씨는 2013년 1월 서울행정법원에 퇴학처분 취소소송을 냈고,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퇴학처분이 부당하다"는 판결을 받았다. 이후 진씨는 "육군사관학교장이 조금만 주의를 기울였더라면 징계처분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걸 알 수 있었는데도 퇴학처분을 했다"며 "징계권 행사가 사회통념에 비춰 용인될 수 없어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다시 민사소송을 냈다.
육군사관학교
성관계금지
퇴학처분
징계권
육사학칙
안대용 기자
2015-07-14
국가배상
군사·병역
[판결] '관심병사' 분류해 전문가 면담 등 적극적 조치했다면
군 생활에 적응하지 못 하는 병사를 관심병사로 분류해 전문가 면담을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했다면, 비록 병사가 자살했더라도 국가가 책임 질 일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입대 5개월 만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모씨의 유족 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56375)에서 "66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대 중대장은 박씨에 대한 면담 결과 자살징후를 발견하고 관심병사로 지정한 뒤 수시로 면담하고 민간 상담전문가와 상담을 받게 했다"며 "부대에서는 박씨가 자살할 위험이 있는지 관심을 기울였고 군 복무 적응을 돕기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했기 때무에 박씨를 입원시키는 등 더 세심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주의 의무를 게을리 한 책임을 인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박씨는 2010년 4월 입대해 복무하던 중 9월 서울 종로구 부암동에 있는 부대 야외 휴게실에서 전투화 끈으로 목을 매 자살했다. 박씨의 유족은 선임 병사들로부터 폭언과 집단 따돌림을 당했고, 부대의 관리 소홀로 자살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1억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박씨가 선임 병사들로부터 가혹행위와 집단 따돌림을 당했다고 볼 수 없고, 부대에서도 군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박씨를 관심병사로 지정해 민간 전문 상담관과 면담을 하도록 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박씨를 입원시켜 해 자살을 막을 수 있는 사전 조치를 하지 않은 관리소홀이 인정된다"며 66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관심병사
군생활부적응
군인자살
병사관리소홀
군부대주의의무
신소영 기자
2015-02-22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통상임금 판결 경향] 기업 '신의칙 항변'에 엄격 잣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이후에도 노사는 판결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특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신의칙 항변' 때문이다. 기껏해야 수십만원에 불과한 수당과 달리 정기상여금은 기본급의 수배나 수십배까지 지급돼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기업의 추가 부담이 너무 커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때에는 근로자 측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의 경향을 보면 법원은 기업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기업과 이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노사 합의 존재해야= 대법원 전합 판결에 따르면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 간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재판부들은 통상임금 재판에서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하는지부터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서서울영업소 고속도로통행료 징수업무를 하도급 받은 서서울기업의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2039)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기본급, 상여금 등을 미리 정해 이를 포함한 전체 도급금액을 서서울기업에 지급하면, 서서울기업은 도급금액에서 미리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 가운데 몇 %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노사 합의를 하고 합의된 금액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며 "서서울기업이 근로자들과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에 비춰보면 근로자 측은 이같은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면 기업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대기업, 공기업·공공기관 '불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법원 전합 판결은 신의칙 판단 기준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회사가 부담하게 될 추가 법정수당액 △전년도 대비 실질임금인상률 및 과거 수년간의 평균 임금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급심이 이 기준 적용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금이나 매출액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신의칙 항변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재정적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하급심의 경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33469)에서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5월 채권단에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2009년, 201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본금이 8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고 2010년, 2011년,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매년 상승 추세"라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회사 측은 매년 93억여원의 인건비만 추가 지출하면 된다. 이는 회사가 매년 지출하고 있는 인건비인 6817억원의 약 1.3%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도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100222)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으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이며 각종 법규에 대한 해석·적용의 책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신의칙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순손실 등 경영상 어려움만으로는 입증 부족 매출액 크고 예산지원 받는 대기업 공기업 더 불리 법원 '신의칙' 인정에 엄격… 기업 대리한 로펌도 고민 ◇'구체적·객관적 경영상 어려움' 입증해야=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 대전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시외버스 회사인 경북코치서비스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1나82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업 외 수익인 국가보조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이 2007년도 4억7900여만원, 2008년도 7억8300여만원, 2009년도 13억6200여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2006~2009년까지 매년 약 17억원에서 23억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 측이 실질적인 회사 재무상태를 입증해 신의칙 항변을 관철한 것이다. ◇"장기 위험요소, 국외 시장 경쟁력 등 입체적 주장도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상의 위험 요소나 해당 업종의 경기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발굴해 소송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정상태(38·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소송에 임하는 기업들은 신의칙 항변이 쉽게 인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수정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 통상임금팀의 김동욱(43·36기) 변호사는 "신의칙 항변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특히 손익계산서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의 실제 재무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해 소송과정에서 현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과거의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당시 또는 현재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냐를 신의칙 위반의 기본적인 분석틀로 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의 비율과 인건비 구성, 인력운영방식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이정한(51·17기) 변호사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 동종업계의 일반적인 임금인상률은 물론 해외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의 경쟁기업 대비 인건비 수준 등도 신의칙 항변의 주요 요소로 주장해야 한다"며 "당기순이익이 났더라도 필수적 투자 비용 등 순수익의 적절한 배분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신소영 기자>
통상임금
전원합의체판결
정기상여금
신의칙항변
노사합의
한국도로공사
아시아나항공
지방고용노동청
경북코치서비스
경영상어려움
객관적지표
신소영 기자
2014-08-07
국가배상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동대문 상인에 누명 '명품 버버리' 1000만원 배상"
명품 브랜드 버버리가 동대문 의류판매업자에게 '짝퉁 판매업자'라는 누명을 씌웠다가 손해배상을 해주게 됐다. 조모(45)씨는 동대문 의류상가에서 스카프와 숄 등을 판매한다. 2010년 8월, 조씨는 중국에서 숄을 4000여만원어치를 사들였다. 숄은 두달 뒤 인천세관을 통해 들어오기로 했으나 세관은 "숄이 명품 브랜드 버버리 코리아 제품의 모조품일 가능성이 있다"며 물건을 넘겨주지 않았다. 버버리 코리아가 모조품일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일이 커졌고, 조씨는 상표법 위반으로 고발까지 당했다. 그러나 조씨를 재판한 서울중앙지법은 2012년 2월 "조씨가 수입한 숄과 버버리 코리아의 제품은 많은 차이가 있어 오인할 우려가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해 10월이 다 되어서야 겨우 물건을 돌려받게 된 조씨는 버버리 코리아와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단독 이순형 판사는 의류업체 운영자 조씨가 국가와 ㈜버버리 코리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2가단2120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이 판사는 판결문에서 "조씨가 수입한 숄과 버버리 코리아의 제품 사이에는 상당한 차이가 있어 해당 분야 전문가라면 이들 사이에 유사한 면이 다소 있다고 하더라도 그 정도가 버버리 코리아의 상표권을 침해할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는 점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것"이라며 "버버리 코리아는 이 분야에 대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으면서 조씨가 상표권을 침해했다고 적극적으로 주장해 조씨 제품의 통관을 20여 개월 이상 지연되게 해 재산상 손해를 입히고 형사처벌의 위험에 노출시키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버버리 코리아는 조씨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이 판사는 "세관은 상표권자인 버버리 코리아의 판단을 믿고 통관을 보류했고, 상표권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지 못한 관세청 공무원이나 검사가 두 제품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해서 직무상 과실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버버리
버버리코리아
상표권
짝퉁누명
모조품
세관
홍세미 기자
2013-10-25
국가배상
'도라산역 벽화' 철거, "국가 책임 없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한규현 부장판사)는 20일 원로 미술가 이반(72)씨가 "도라산역 벽화 무단철거로 인격권을 침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49085)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가가 벽화 파괴 행위를 함에 있어 벽화에 대한 관광객들의 부정적인 여론을 근거로 설문조사 및 전문가와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내부적 절차를 거쳤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가가 벽화에 대한 부적절한 평가를 해 파괴하기에 이르렀다 해도 정책 판단의 부적절함을 지적하는 근거가 될 수는 있을지언정 이씨의 예술의 자유 내지는 인격권이 침해됐음을 인정하는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면서 "실정법상 국가가 저작자인 이씨에게 저작물의 철거에 대한 사전 협의나 동의를 구해야 하는 의무를 부담하고 있지도 않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7년 경의선 철도 도라산역 통일문화광장에 통일부의 의뢰로 벽화를 설치했으나, 통일부는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인 2010년 5월 부정적 여론을 이유로 작가와 상의 없이 벽화를 철거했다. 이씨는 "저작인격권과 예술의 자유를 침해당했다"며 지난해 5월 소송을 냈다.
도라산역벽화
벽화무단철거
원로미술가이반
벽화파괴행위
벽화
통일문화광장
저작인격권
예술의자유
이환춘 기자
2012-03-20
국가배상
군사·병역
인성검사 결과 '특별관심 대상' 분류된 병사, 상담 등 조치 안해 자살… 국가 배상책임
인성 검사 결과 '특별관심 대상'으로 분류된 군인이 상담 등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한 상태에서 자살했다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신광렬 부장판사)는 최근 군 복무 중 목을 매 자살한 진모씨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89007)에서 "국가는 위자료 등 6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진씨는 자살 시도 약 10일 전에 실시한 인성검사에서 '충동적 우발행동이 우려되므로 면밀한 관심과 아울러 전문가의 상담을 권한다'는 '특별관심 대상' 결과가 나왔다"며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강모 중사의 강요행위 등으로 인해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인성검사결과 즉각적인 상담이 필요하다고 나타났음에도 소속 부대의 지휘관은 10일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강 중사의 강요행위 및 지휘관의 관리·감독 소홀과 진씨의 자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고, 그러한 가혹행위 및 관리·감독소홀은 직무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국가는 불법행위로 인해 진씨와 유족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2009년 2월 육군에 입대해 통신부에서 복무하던 진씨는 생소한 전산 언어 등으로 인해 업무를 힘들어 하고, 소심한 행동 등을 이유로 선임들로부터 질타를 받는 등 부대생활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게다가 같은 부대의 강 중사로부터 1주일에 2~3회, 10~30분 동안 어깨를 주무르도록 강요당하기까지 했다. 진씨는 같은 해 7월 컴퓨터케이블로 목을 매 자살을 시도했고 병원으로 후송됐으나 뇌사판정을 받고 사망했다. 이 사건으로 강 중사는 상습강요죄로 기소돼 보통군사법원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진씨의 유족은 지난해 8월 1억4400여만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인성검사
특별관심대상
육군
상습강요죄
군복무
군인
군내자살
이환춘 기자
2012-03-06
국가배상
군사·병역
민사일반
서울시, 용산기지 유류오염피해 보상금 받는다
한·미행정협정은 주한미군의 불법행위 피해자에 대한 면책규정이 아니므로 국가는 미군기지 주변 오염피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에따라 서울시는 국가로부터 주한미군 용산기지에서 방출된 유류로 인한 수질 및 토양오염 피해보상금 22억6,000여만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서울시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9다4266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해소송에서 피해자에게 인과관계를 과학적으로 엄밀히 증명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공해로 인한 사법적 구제를 사실상 거부하는 결과가 될 우려가 있는 반면 가해기업은 기술적·경제적으로 피해자보다 훨씬 원인조사가 용이한 경우가 많고 원인을 은폐할 염려가 있다"며 "가해기업이 어떠한 유해원인물질을 배출해 피해물건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가해자측에서 무해성을 입증하지 못하는한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SOFA 제5조2항은 주한미군에 대한 국가의 시설제공의무와 주한미군의 시설사용과 관련된 제3자의 청구권에서의 한국과 미합중국 사이의 관계를 규정한 것에 불과하다"며 "이는 주한미군시설 등 사용과 관련된 불법행위의 피해자에 대한 국가의 면책근거규정이 될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 2001년 도시철도공사를 벌이던 중 용산구 녹사평역 부근 지하수가 등유와 휘발유 등으로 오염된 사실을 발견하고 환경부 및 주한미군과 공동조사를 벌이고, 농업기반공사·공주대학교에 의뢰한 결과 주한미군 용산기지 유류저장시설에서 유출된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또 2002년5월 정부와 주한미군이 합동 전문가회의를 벌여 지하수 오염원 중 휘발유는 미군기지에서 나온 사실을 확인하고, 그해 말 서울시는 별도의 용역조사를 벌여 등유가 미군기지에서 녹사평으로 흘러간 것으로 확정지을 수는 없으나 지하수의 흐름상 가능성이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서울시는 주한미군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으나 주한미군측이 SOFA의 면책규정을 언급하며 손해배상책임이 없다고 주장하자 국가를 상대로 용역의뢰비, 피해복구비 등 총 18억2,000여만원 상당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2심 역시 서울시가 추가로 청구한 배상금 4억4,000만원을 합산한 22억6,000만원까지 모두 국가가 배상하라고 판단, 원고승소 판결했다.
용산기지
유류오염피해
주한미군
불법행위
한미행정협정
류인하 기자
2009-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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