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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간첩 누명쓴 피해자 아들‧사위도 ‘일실수입’ 배상 받을 수 있다
간첩 누명을 쓴 어머니 때문에 자녀 등이 다니던 직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하고 이후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었다면 국가가 자녀들의 '일실수입 손해(사고로 인해 벌 수 없게 된 손해)'까지 배상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나모씨 남매는 전두환정권 초기인 1981년 3월 경찰에 불법체포돼 가혹행위를 당한 후 간첩으로 몰려 각각 징역 7년과 징역 15년의 중형이 확정됐다. 당시 나씨 남매 사건은 남매간첩단 사건, 고정간첩 검거 등으로 언론에 대서특필됐는데, 이 과정에서 나씨 남매의 이름과 나이, 사진, 직업 등이 모두 구체적으로 보도됐다. 이들 남매 가운데 누나인 나씨의 아들 정모씨와 사위 김모씨는 당시 대기업에서 근무하고 있었는데, 간첩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업무에서 배제됐고 지속적인 퇴사 압박을 받다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됐다. 이후 세월이 흘러 나씨 남매는 법원에 재심을 청구해 2013년 1월 무죄 선고를 받은 후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국가가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할 의무를 위반해 불법체포 및 가혹행위를 했고, 이를 통해 가족들도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 명백하다"며 "국가는 나씨 남매에게 각 3억4000여만원, 3억6000여만원을 지급하고, 나씨의 딸 등 가족들에게도 1억~3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1심은 특히 이 사건 때문에 직장에서 사실상 퇴출당한 정씨와 김씨에 대해서는 위자료 외에도 일실수입 손해까지 인정해 다른 가족들보다 2억9000여만원과 3억2000여만원을 더 지급하라고 했다. 2심도 국가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긴 했지만, "정씨와 김씨가 해고를 당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직한 데다 국가가 이 사직에 관여했다고 볼 수도 없다"며 일실수입 손해 부분은 인정하지 않았다. 직장서 간첩가족 이유로 업무배제·압박으로 사직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나씨 남매와 가족 등 14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2009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중 나씨의 아들 정씨와 사위 김씨의 일실수입에 대해 패소 판결한 부분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정씨와 김씨는 명문대학 졸업 후 국내 유수의 회사들에 취직해 근무하고 있었는데, 간첩사건 언론 보도 후 종전 업무에서 완전히 배제됐고 이후 지속적인 사직 압박을 받고 결국 사직했다"면서 "두 사람은 정권이 바뀐 후에도 여전히 남북 대치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고정간첩의 아들과 사위라는 낙인 때문에 자신들의 학력이나 경력에 걸맞은 직장에 취업해 정상적인 직업생활을 하는 것을 기대하기는 어려웠다"고 밝혔다. 국가 불법행위와 재산상 손해 사이 인과관계 인정 이어 "따라서 국가의 불법행위와 정씨 및 김씨가 학력·경력에 상응하는 수입을 얻지 못한 재산상 손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이들의 재산상 손해배상 주장을 배척한 원심의 판단은 불법행위와 재산상 손해 사이의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간첩조작사건
불법행위
위자료
이세현 기자
2018-08-13
국가배상
[판결] 시국사건 피해자 사면·복권 뒤 구성된 가족은
시국사건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 사면·복권된 이후에 혼인·출생 등으로 가족이 된 사람은 정신적 고통을 인정하기 어려우므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980년대 용공 조작 사건인 '아람회 사건' 피해자의 부인과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피해자들과 결혼해 가족을 구성할 당시에는 이미 피해자들이 복권된 상태였기 때문에 가족의 피해를 인정해 줄 수 없다는 판결이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아람회 사건 피해자의 가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36302)에서 지난달 29일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해자 가족들이 국가의 불법행위에 대해 위자료를 청구하기 위해서는, 불법행위로 가족이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점이 입증돼야 한다"며 "남편이 공안사건 전과자로 낙인찍혔던 사안에 대해 결혼 전에 이미 복권이 이뤄졌다면 피해자들의 부인이나 가족이 국가의 불법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인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아람회 사건은 1981년 제5공화국 당시 발생한 용공조작사건이다. 중학교 교사 박해전씨 등 9명이 아람회라는 반국가단체를 조직한 혐의로 강제연행돼 징역형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들은 2007년 7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로부터 진실규명 결정을 받았고 피해자의 가족들은 국가를 상대로 108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일부 가족들은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판단해 원고패소 판결하고, 일부에 대해서는 피해자 복권 뒤 결혼을 했기 때문에 피해자들이 억울하게 투옥된 것을 지켜보는 등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항소심은 "피해자들이 아람회 사건으로 직장을 잃고 가족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했고, 가족들도 공안사건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 찍혀 냉대를 받은 고통이 인정된다"면서 "16억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국가배상
시국사건피해자가족보상
시국사건피해자
용공조작사건
아람회사건
신소영 기자
2015-02-10
국가배상
민사일반
행정사건
대법원 "국가·자동차회사, 대기오염 질환 책임없다"
서울시민들이 호흡기 질환은 대기오염 때문이라며 국가와 자동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4일 권모(64)씨 등 21명이 국가와 서울시, 현대차 등 7개 자동차 제조회사를 상대로 낸 대기오염배출 금지청구소송 상고심(☞ 2011다743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선천적, 후천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비특이성 질환은 특정 위험인자와 질환 간에 역학적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위험인자에 노출된 사실과 그 질환에 걸린 사실의 증명만으로 양자 사이의 개연성이 증명되지는 않는다"며 "위험인자에 노출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의 대조 역학조사에 따라 전자의 질환 발병률이 후자의 발병률을 상당히 초과한다는 점, 권씨가 위험인자에 노출된 시기와 노출 정도, 발병시기, 위험인자에 노출되기 전의 건강상태, 생활습관, 질병 상태의 변화, 가족력 등을 추가로 증명해야 하는데 이러한 점이 충분히 증명되지 않아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거주지 인근 도로상의 오염 정도가 천식을 발생·악화시킬 정도라고는 보기 어려워 국가와 서울시의 관리 하자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동자 제조회사에 대해서도 "배출가스 규제기준을 위반했다고 볼 증거가 없고, 설령 서울시 대기오염의 원인이 자동차 배출가스라고 하더라도 서울시에 자동차가 집중되는 것을 회사들이 지배할 수 잇는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기 때문에 고의·과실이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에서 거주하거나 직장을 다녔던 권씨 등은 자동차 배출가스 등으로 인한 대기오염으로 천식, 기관지염 등 호흡기 질환이 발병했다고 주장했다. 권씨 등은 국가와 서울시에 대해서는 환경보전정책을 수립해 대기오염을 제거하고 피해의 발생을 방지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해 피해를 줬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제조회사에 대해서는 서울시내의 도로를 대량으로 통행하면서 배출하는 자동차 배출가스에 의해 대기오염을 발생시킬 것을 충분히 예견하면서도 대기오염물질의 배출방지 조치 없이 대량의 자동차를 제조·판매했다고 주장하며 "1인당 3000만원씩 지급하고, 서울에서 연간 일정 수치를 초과하는 이산화질소와 미세먼지 등이 배출되지 않게 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미세먼지나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의 농도변화와 천식 등 호흡기질환의 발병·악화 사이에 상관관계를 인정한 연구 결과들이 다수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많은 연구결과들이 개인별 노출 조사의 부재, 자료로 사용된 대기오염 자료, 병상자료들의 대표성의 문제 등 내재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어 대기오염과 호흡기질환 사이에 역학적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대기환경 기준 관련 법령의 취지·목적·내용과 그 법령에 따라 국가 등이 부담하는 의무의 성질을 고려할 때 국가 등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대기수준을 유지해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규정은 국민 일반의 건강을 보호해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어서 국가와 서울시가 권씨 개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법령을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호흡기질환
대기오염
현대차
서울시
국가배상
인과관계
신소영 기자
2014-09-04
국가배상
민사일반
항공·해상
'비행장 소음 피해' 실거주시간 따져봐야
비행장 근처에 살면서 소음 피해를 겪고 있더라도 아침에 비행장에서 멀리 떨어진 직장에 출근해 근무한다면 위자료를 덜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비행기 소음으로 인한 피해 위자료를 산정하며 직장 위치를 고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4부(재판장 배호근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경북 예천군 예천비행장 인근 주민 1019명이 국가를 상대로 "18억여원을 달라"고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합128073)에서 "소음 피해지역이 아닌 곳으로 출근하는 주민 일부에게는 위자료를 30% 깎아 총 16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예천비행장 인근 주민 중 지역 밖에 있는 직장에 출퇴근하는 주민들은 비행이 주로 이뤄지는 주중 주간에는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므로 예천비행장에서 발생하는 항공기소음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지역에 직장을 둔 거주자들은 당초 위자료액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액하기로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소음 피해지역에서 대부분의 생활을 하며 지내는 주민들과 그 밖의 지역에서 생활하게 되는 주민들의 실질적 피해 정도가 같다고 볼 수 없다"며 "다만 소음 피해지역 밖으로 출퇴근 하는 주민들도 주거의 평온이 깨짐으로써 정신적 고통을 입게 됐고, 출퇴근이 일상적이고 불가피한 면이 있는 만큼 대규모 감경사유로 삼지는 않겠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거주지역에서 직장까지 거리가 100km를 초과해 출퇴근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주민들은 직장 인근에 거주할 수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재직 기간에 위자료를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안모씨 등 경북 예천군 예천비행장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비행장 전투기 소음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며 소송을 냈다. 국가는 피해 지역 밖으로 출퇴근 하는 주민은 실질적인 소음 피해가 없다며 손해배상책임을 면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비행기
소음피해
실거주
예천비행장
실질적피해
홍세미 기자
2014-03-13
국가배상
시국사건 연루 사면·복권 됐어도 공안 감시로 생활 어려웠다면 사면 이후 혼인·출생 가족에게도 국가서 배상을
시국사건에 연루돼 형사처벌을 받은 사람이 사면·복권됐으나 공안당국의 감시와 탄압으로 경제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면 사면·복권 이후 혼인·출생 등으로 가족이 된 사람에게도 국가가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4부(재판장 김상준 부장판사)는 최근 박해전씨의 부인 신모씨와 자녀 등 아람회 사건 피해자 가족 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1나71713)에서 "피해자 부인과 자녀에게도 8000만원과 5000만원씩 배상하라"며 모두 16억2000만원의 지급을 명하는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1심에서는 피해자 부모, 형제에 대한 배상은 인정했으나, 부인과 자녀는 손해배상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 등이 아람회 사건으로 의원면직, 당연퇴직 등의 사유로 모두 직장을 잃고 특수 공안사건의 전과자로 낙인됨에 따라 자유로이 직업을 선택할 수 없게 돼 가족 전체가 경제적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 등은 석방 이후에도 국가로부터 보호관찰처분을 받는 등 지속적인 감시와 탄압을 받음으로써 가족들까지도 특수 공안사건의 전과자 가족으로 낙인 찍혀 지속적으로 사회적인 냉대와 고립을 겪었다"며 "박씨 등은 고문으로 인한 우울증 등 신체적·정신적 후유증을 오랜 기간 앓게 돼 가족들이 이를 옆에서 지켜보면서 정신적 고통과 치료를 부담하게 되는 경제적 어려움까지 겪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박씨 등의 석방 이후 가족 관계를 맺은 신씨 등도 국가의 불법행위로 인해 정상적인 가정·직장·사회생활을 하기 어려웠으므로 국가배상법 제2조1항에 따라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박씨 등은 1980년 말께 5·18 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다 강제연행돼 국가보안법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징역 10년 등 중형을 선고받았다.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는 2007년 재심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진실규명 결정을 했고, 2009년 5월과 지난해 1월 재심재판에서 피해자들에게 무죄가 선고됐다(2000재노6, 20009재노70). 피해자들이 사면·복권된 이후인 1987~1989년에 걸쳐 혼인을 하고 자녀를 낳은 신씨 등은 지난해 4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는 부모·형제에게만 국가배상을 인정하고 신씨 등의 청구는 기각했다.
시국사건
국가배상
아람회사건
아람회
공안사건
국가불법행위
국가배상법
이환춘 기자
2012-04-24
국가배상
민사일반
청계천 난간 추락 사망, 서울시도 책임
술에 취한 행인이 청계천 난간에 기대다 추락해 사망했다면 시설관리자인 서울시도 손해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강영수 부장판사)는 최근 청계천 난간에서 추락해 사망한 이모(33)씨의 유족들이 서울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233)에서 "서울시는 5218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청계천 주변은 사람들의 보행이 빈번하고, 난간에 기대어 하천을 내려다보는 보행자들이 상당수 있을 것으로 보임에도 추락을 경고하는 내용의 안내표지판조차 설치돼 있지 않다"며 "청계천 미관을 해칠 수 있다는 문제점이 인명사고를 방지해야 한다는 공익적 요구보다 더 보호가치 있는 이익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등에 비춰보면 난간이 그 용도에 따라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의식이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추락할 위험이 크지 않았다"며 "이씨가 술을 마신 상태에서 무거운 가방을 등에 멘 채 난간에 기댔다가 스스로 몸의 균형을 유지하지 못한 잘못으로 추락한 것으로 보이므로 서울시의 책임은 20%로 제한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직장 동료들과 술을 마신 후 귀가하던 중 16kg 상당의 무거운 가방을 등에 멘 채 청계천 난간에 기댔다가 5.8m 아래로 떨어져 사망했다. 이씨의 유족들은 '서울시가 공공시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시설관리자
행인
청계천
난간
추락
사망
공공시설
임순현 기자
2011-09-05
국가배상
경찰이 신변보호 요청 무시해 살해당했어도, 국가에 손배책임 바로 인정 안된다
경찰이 신변보호 요청을 무시해 시민이 살해당했더라도 곧바로 국가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절박한 위험상황이 아닌 잠재적·추상적 위험에 대해서는 경찰의 신변보호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헤어진 애인에게 살해당한 조모씨의 부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07다40031)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깨고 지난 9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무원의 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는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무원이 그 직무를 집행할 때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때’라는 국가배상법 제2조1항의 요건이 충족돼야 한다”면서 “여기서 ‘법령에 위반해’라는 것은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등에 대해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국가가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그 위험을 배제하지 않으면 보호할 수 없는 경우를 말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법령에 근거가 없더라도 국가나 관련 공무원에게 위험을 배제할 작위의무를 인정할 수 있을 것이지만 절박하고 중대한 위험상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가 아니고, 공무원이 관련 법령을 준수해 직무를 수행했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를 이유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에 위반했다’고 할 수는 없다”면서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이 문제될 경우 작위의무를 규정한 법령이 없다면 공무원의 부작위로 인해 침해된 국민의 법익 또는 국민에게 발생한 손해가 어느 정도로 심각하고 절박한 것인지, 공무원이 그 결과를 예견하고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조씨를 살해한 A씨의 그 동안의 행동에 비춰볼 때 A씨가 망인의 생명·신체에 대해 계속 위해를 가할 잠재적·추상적 위험이 있었다고 볼 여지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망인의 생명 등에 절박한 위험상태가 발생했거나 발생할 우려가 있어 국가가 초법규적, 일차적으로 그 위험의 배제를 위해 망인의 신변보호에 나서지 않으면 생명 등을 보호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조씨는 2004년 과거 연인이었던 A씨가 자신의 청혼을 거절한 것에 앙심을 품고 공기총 등을 들고 집으로 찾아와 분신소동을 벌이자 이틀 뒤 관할 경찰서를 찾아갔다. 조씨는 수년간 A씨가 자신을 폭행했다는 내용의 고소장을 접수했지만 경찰은 “애정문제일 뿐”이라며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A씨는 다음달 조씨의 직장으로 찾아가 흉기로 50회 가량 찔러 살해했다. 조씨의 부모는 “경찰이 딸의 신변보호요청을 무시하고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아 살해당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조씨의 사망과 경찰의 부작위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그러나 2심은 국가의 배상책임을 인정하면서도 “조씨 역시 경찰에 사태의 심각성을 정확히 알리고 스스로를 보호했어야 함에도 노력을 게을리한 만큼 손해배상책임을 25%로 제한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상당인과관계
부작위
국가배상법
살해
신변보호요청
류인하 기자
2008-10-20
국가배상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산재·연금
상사일반
전문직직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송년특집] 2007년 주요 화제 판결
◆ 고율의 이자는 무효= 서민이 사채를 빌리면서 과도하게 높은 이자를 주기로 약정했더라도 사회통념상 허용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의 이자약정은 무효라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 판결로 서민들은 적정 한도를 초과하는 이자에 대해서는 갚지않아도 될뿐만 아니라 이미 지급한 경우에도 돌려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다. 이 판결은 대법원이 민법 제103조 ‘반사회질서의 법률행위’와 746조 ‘불법원인급여’ 등의 민법조항을 적극적으로 해석해 사회·경제적 약자인 서민들을 보호한 판결로 평가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전수안 대법관)는 2월15일 대부업체 이사 오모(45)씨가 심모(66)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대여금반환 청구소송 상고심(2004다50426)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 위법수집 증거 부정=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는 원칙적으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 이 판결은 압수물 수집과정에서 법이 정한 절차조항이 엄격하게 준수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 헌법이 보장한 기본적 인권보장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 올리는 한편 위법수집증거 배제의 원칙을 명문으로 도입 개정 형사소송법의 내년 시행을 앞두고 그 해석과 적용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일환 대법관)는 11월16일 작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무원들과 선거운동을 기획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된 김태환(65) 제주도지사에 대한 상고심(2007도3061) 선고공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주관적·예비적 병합 첫 인정= 주관적 예비적 병합을 인정하는 대법원 결정. 이 결정은 민사소송에서 권리자나 의무자가 택일적 관계에 있는 경우 분쟁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소송경제에 큰 도움을 줄 것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 결정은 지난 2002년 민사소송법이 전면 개정되면서 객관적예비적·선택적 병합 청구에 대응하는 주관적 예비적·선택적 공동소송에 관한 규정이 신설돼 근거가 마련된 데 따른 것이다. 대법원은 그동안 ‘주위적 피고에 대한 청구가 인용될 경우 예비적 피고의 지위가 불안정해 진다’는 등의 이유로 일관되게 부정해 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6월 26일 김모씨 등 인천 M아파트 주민 15명이 낸‘피고 추가 불허결정에 대한 재항고사건’(2007마515)에서 신청을 기각한 원심 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포스코 판결= 시장지배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기업의 거래거절이 공정거래법이 규제하고 있는 지위남용행위로 평가받기 위해서는 시장에서 가격상승과 산출량 감소 등 구체적인 경쟁제한의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 공정거래법 제3조의2의‘부당성’의 해석에 대한 대법원의 첫 판결로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를 인정하기 위한 기준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지형 대법관)은 11월 22일 포스코가 낸 시정조치명령등 취소소송 상고심(2002두8626)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유럽 경쟁법 전문 법률학회지 Global Competitin Review誌에 소개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출퇴근사고 재해불인정= 근로자가 자가용을 이용해 출퇴근하던 중 사고로 숨진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 출퇴근 재해에 관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령의 개정 논의가 한창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산재보상법령에 대한 해석의 한계를 분명히 한 판결로, 출퇴근 재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지 여부와 그 인정범위는 입법에 의해 설정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9월 28일 자가용을 타고 출근하다 교통사고로 숨진 자동차 정비공 김모씨의 아내 이모(42)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부지급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05두12572)에서 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 군법무관 덜 받은 보수 배상= 판·검사들에 비해 그동안 적은 보수를 받아온 군법무관들에게 국가배상을 인정한 대법원의 첫 판결. 하지만 손해배상액은 현행 법령을 참고해 산정하도록 해 하급심에 비해 배상범위를 대폭 축소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1월 29일 권모(31) 변호사 등 단기법무관 출신 12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 상고심(2006다3561)에서 “국가는 1,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 상지대 판결= 구 사립학교법에 따라 교육인적자원부가 파견한 임시이사들이 학교가 정상화된 상황에서 학교 설립자측과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정식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 이 판결은 ‘소의 이익’을 확대해 국민의 재판청구권을 두텁게 보호하고 사학의 설립과 운영의 자유를 강조한 판결로 평가된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황식 대법관)는 5월 17일 학내 분규가 일어났던 상지학원 전 이사장 김문기(75·전 국회의원)씨 등 5명이 “교육부가 파견한 임시 이사들이 일방적으로 정식 이사를 선임한 것은 무효”라며 학교재단을 상대로 낸 이사회결의무효확인청구소송 상고심(2006다19054)에서 대법관 8 대5의 의견으로 원고 승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지난 2003년 상지대 임시이사들이 선임한 9명의 정식이사는 이날 자격을 상실하게 됐다. ◆변호사는 商人 아니다= 변호사는 상법상 의제상인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첫 결정. 변호사 직업이 가지고 있는 공익성과 영리성 가운데 공익성을 더 강조한 결정이다. 최근 변호사가 크게 늘어나면서 공익활동을 소홀히 하며 수임료 챙기기에 바쁜 일부 변호사들에게 대법원이 경종을 울린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오모(47) 변호사가 “상호신설 등기신청을 각하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상업등기소 등기관을 상대로 낸 이의신청 재항고사건(2006마334)에서 재항고를 기각했다. ◆보안관찰 해제 인정= 국가보안법 위반죄등 보안관찰 해당 범죄 다시 범할 위험성 인정할 이유 없다면 보안관찰기간 연장은 위법하다는 서울고법 판결. 보안관찰 기간의 연장은 자동적으로 갱신되는것이 아니고 충분한 이유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 인권보장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서울고법 특별5부(재판장 조용호 부장판사)는 단국대 '무함마드 깐수'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던 정수일 교수가 "보안관찰 해당범죄를 다시 범할 위험성이 없다"며 법무부를 상대로 보안관찰처분기간 갱신처분취소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종부세 부과 적법= 종합부동산세 부과는 적법하다는 법원의 판결. 2003년 정부는 부동산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부동산 금액이 공시가격 기준 6억원 이상이면 누진세율을 적용해 부과하는 정책을 내놓고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재판장 민중기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6월 전모 변호사가 역삼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부세 과세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신동승 부장판사)는 서울 강남지역 주민 85명이 낸 종부세법 위헌제청신청을 기각하기도 했다. ◆잘못된 '음주강요' 손배인정= 직장내 회식자리에서 술을 강요하는 것도 손해배상 책임이 된다는 판결. 성희롱에 대해서는 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해왔지만 음주강요나 합리적인 이유 없이 회식자리를 마련해 강요하는 것도 불법행위가 된다고 판단한 사건이다. 서울고법 민사26부(재판장 강영호 부장판사)는 3일 회사원 진모씨가 직장상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3천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술을 못 마신다고 분명히 밝혔는데도 음주를 강요하는 것은 자율성 침해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엄자현 기자>
고율이자
불법원인급여
위법수집증거
주관적예비적병합
포스코판결
출퇴근사고
군법무관
상지대판결
의제상인
보안관찰
종합부동산세
음주강요
정성윤 기자
2007-12-20
국가배상
예기치 못한 살인사건 막지 못한 데 경찰 책임 없다
스토커에게 살해당한 여성의 유족들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들의 잘못을 이유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 13부(재판장 이균용부장판사)는 5일 스토커에게 살해당한 여학생(당시 27세)의 부모 등이 "범행을 막지 못한 경찰공무원의 잘못에 대한 손해로 1억원을 배상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06가합93071)에서 "경찰의 잘못으로 인정하기 힘들다"며 원고 패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고 내용상 살인 등의 강력범죄의 범행을 예상할 만한 내용이 없고 문 밖에서 아무런 인기척이 없는 등 경찰관은 집 안에서 중한 범죄가 행해지고 있음을 알기 힘들었다"며 "관리인이 임의로 현관문 열기를 거부한 이상 경찰이 강제로 문을 적극적으로 부수고 집 안으로 들어가 범죄의 정황을 확인하지 못한 것이 경찰이 현저하고 불합리하게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보기 힘들어 사건에 대한 배상 책임을 인정하기 힘들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11일 경기도 시흥에 사는 S(27ㆍ여)씨는 평소 자신을 스토킹해왔던 직장 동료 P(28)씨에게 살해됐다. 경찰은 사건 당일 이웃의 신고로 현장에 도착했지만 현관문을 여러 번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고 2m 떨어진 옆 건물 3층 옥상에 올라가 S씨 방안을 살펴봐도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폭행사건이 있으니 출동하라는 지령을 받은 상태라 주변 상황만을 살핀 후 출동 1시간4분만에 철수했다. s씨가 살해되자 가족들은 경찰의 안이한 대처로 사건을 막지 못했다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살인사건
경찰관
경찰책임
스토커
국가배상
경찰공무원
강력범죄
최소영 기자
2007-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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