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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원 "안인득 방화살인 막지 못한 경찰…국가, 유족에 4억 배상해야"
2019년 안인득이 저지른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의 피해자 유족에게 국가가 4억여 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안 씨가 범행 전 이웃을 상대로 이상행동을 해 112 신고를 했음에도 별도의 조치를 하지 않아 피해자들의 사망·상해 간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4부(재판장 박사랑 부장판사)는 15일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국가는 A 씨 등에게 총 4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21가합580851). 재판부는 "112 신고 사건을 처리하는 수사기관으로서는 정신건강복지법의 내용과 경찰의 역할 및 고위험 정신질환자에 대한 적절한 조치의 중요성을 충분히 인식하고, 정신질환이 있고 자·타해 위험성이 있을 것으로 의심되는 대상자에 대해 업무지침과 매뉴얼에 근거해 행정입원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안인득의 자·타해 위험성을 의심할 여지가 있었음에도 경찰관들은 행정입원 관련 조치에 나아가지 않고 해당 사건을 현장에서 종결 처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경찰이 피해자의 진술을 기초로 안인득과 그 가족들을 통해 안인득의 정신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반복되는 유사한 신고 이력을 함께 검토했다면 관련 부서의 협조를 통해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할 가능성이 높아졌을 것"이라며 "안인득에 대한 특이한 신고내용이 반복됐음에도 각 사건들을 단편적인 개별사건으로 취급하고 그 연관성을 파악해 재발방지를 위한 행정입원 조치를 검토하거나 진주경찰서 관련 부서에 보고하는 등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범행 수개월 전부터 안인득에 대한 수차례의 112신고 등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음이 드러나면서 범죄예방, 정신질환자의 치료 및 보호 등 국가 시스템에 대한 국민 신뢰가 저해됐다"며 "경찰관들의 직무상 위반은 피해자들의 사망, 상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록 안인득의 범행과 이를 저지하지 못한 경찰관의 부작위가 공동으로 작용해 피해자들의 사망 및 상해라는 결과를 야기했으나, 직무상 의무에 반해 범죄를 막지 못한 책임이 있는 데 불과한 국가에 대해 안인득과 동일시해 대등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배라는 이념에도 배치된다"며 "제반 사정을 모두 종합해 국가의 책임비율을 전체 손해의 4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안 씨는 2019년 4월 자신이 살던 경남 진주의 한 아파트에 불을 지른 뒤 대피하는 주민들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을 사망하게 하고 17명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로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경찰 조사 결과 안 씨는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은 뒤 2016년 7월경 진료를 중단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아파트에서 주민들이 자신을 험담하고 괴롭힌다는 생각에 빠져 주민들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 씨로부터 괴롭힘을 받던 한 주민은 5차례 112 신고를 해 피해사실을 알렸음에도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별도 조치를 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 것으로 밝혀졌다. 안 씨 범행으로 인해 가족을 잃게 된 A 씨 등은 경찰관이 적절한 조치를 다하지 않아 사망 및 상해에 이르게 됐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국가배상
안인득
범죄피해
한수현 기자
2023-11-16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미군 기지촌 성매매' 국가 배상 책임 인정
1950년대 주한미군 주둔지에 조성된 기지촌에서 성매매를 제공한 여성들에게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9일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2440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 등은 1957년부터 한국 각 지역 소재 미군 주둔지 주변의 기지촌에서 미군을 상대로 성매매를 했다. A 씨 등은 "정부가 1950년대부터 미군 위안시설을 지정하고 위안부를 집결시켜 성병을 조직적으로 관리하는 등 기지촌 형성과 운영에 관여해왔다"며 "정부가 성매매를 조장하고 조직적인 성병관리 업무로 불법 격리 수용치료를 해 피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당초 소송엔 120명이 참여했지만, 재판 과정에서 일부가 소를 취하하며면서 소송 인원이 줄었다. 이번 상고심 선고 시점의 원고는 총 95명이다. 1심은 격리수용치료에 국한해 일부 원고들에 대해 위자료를 인정하면서, A 씨 등 57명에게 각 5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배상 범위와 배상액을 늘려 △불법적인 기지촌 조성과 운영·관리 △조직적·폭력적 성병 관리 △성매매 정당화 조장 등 정부의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면서 117명에게 총 6억4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도 항소심 판결에 문제가 없다고 보고 확정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기지촌 조성·관리·운영 행위와 성매매 정당화 및 조장 행위는 구 윤락행위등방지법을 위반한 것일 뿐만 아니라 인권존중의무 등 마땅이 준수돼야 할 준칙과 규범을 위반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A 씨 등은 국가의 위법행위로 인격권 내지 인간의 존엄성을 침해당함으로써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고 위법한 격리수용치료를 받은 일부 원고들의 경우 이와 별도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 침해 사건에 대해서는 장기 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되고 단기 소멸시효만 적용되는데, 국가의 이러한 행위는 과거사정리법 제2조 제1항 제4호의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해당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어 그로 인한 국가배상청구에 대해서는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돼 국가의 장기소멸시효 항변을 배척하고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 결론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국가의 행위가 실정법을 위반하고 객관적 정당성을 잃은 것으로 위법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동시에 이러한 행위가 과거사정리법상 중대한 인권침해사건에 해당해 장기소멸시효의 적용이 배제된다고 선언한 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국가배상
위안부
미군
성매매
박수연 기자
2022-09-2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낚시 준비하다 유실 지뢰 폭발… 법원 "국가가 배상해야"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다 유실 지뢰가 폭발해 상해를 입은 시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발한 지뢰가 설령 북한군 지뢰라 하더라도 국가가 폭발물을 제거하고 경계표지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392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김포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던 중 낚시 의자를 땅에 놓다 유실된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혈흉과 심장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따르면, 폭발물의 종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PMN-1 대인지뢰인 것으로 감정됐다. 사고 지역은 2020년 7월까지 육군 관할구역이었는데,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그 이후에도 2020년 9월에만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발한 지뢰는 국군이 매설한 것이므로, 국가가 군용 폭발물 유실 책임을 진다"면서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지뢰가 국군이 매설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해당 지뢰는 북한이 사용하는 지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가 있다"며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 관련 제반 법령에 따라 여러 권한이 부여돼 있는바, 국군은 국가나 북한 혹은 제3국 등 어느 주체가 설치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예견 및 회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뢰 등 군용폭발물로 인한 재난을 예방·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은 지뢰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그 지뢰 지역의 주위에 별표의 요건을 갖춘 경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지역 인근에서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지역은 지뢰 지역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사고 현장에는 이러한 경계표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전부터 이미 집중호우 등으로 지뢰 등 군용폭발물이 유실돼 강화도, 임진강변, 한강변 등 부유물 접안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공무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지뢰 폭발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이번 사고 지역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이들이 지뢰 수색, 제거 작전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 관할 군부대 장을 포함한 군인공무원들에게는 지뢰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표지 설치, 지뢰 수색, 제거 등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들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A 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고 지역은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낚시 금지구역에 포함된다"며 "A 씨는 이 같은 출입 통제, 낚시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고 지역에 출입했고, 사고 지역에서는 이전에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70세이던 A 씨의 일실수입 주장을 배척하고, 재산상 손해액으로 치료비 1200여만 원 중 70%인 8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위자료로 A 씨에게 3200만 원을, 배우자 B 씨에게 2000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뢰
국가배상
경계표지
군용폭발물
이용경 기자
2022-07-30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메르스 감염 사망자 유족, 국가·병원 상대 소송 냈지만 1심서 패소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MERS) 감염 사망자의 유족들이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 소송을 제기한 지 약 7년 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박준민 부장판사)는 12일 메르스 감염으로 사망한 A 씨의 유족 6명이 국가와 대전광역시서구청장, 건양대학교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 건양학원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17444)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2015년 5월 배우자의 치료를 위해 대전 서구에 있는 건양대병원 응급실에 동행했다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했다. 당시 A 씨는 건양대병원 응급실로 전원된 메르스 16번 환자와 약 5분간 함께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A 씨의 유족들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데 국가와 지자체, 병원이 적절한 조처를 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3억 원을 배상하라"면서 2015년 7월 소송을 냈다. 유족들은 건양대병원에 대해 △조기 진단을 하지 않은 과실 △진단 검사를 지연한 과실 △해열체 처방 등 치료를 지연한 과실 △전원 조치를 지연한 과실 △감염 위험방지 조치를 위반한 과실 △병원의 지도설명 의무 위반 등을 주장했다. 또 국가에 대해선 △공공 의료 인력을 양성하지 않은 과실 △16번 환자 확진 직후 접촉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은 과실 △국가지정 감염병 관리기관으로 즉시 전원조치 하지 않은 과실 △메르스 연구 및 감염 방지 대책을 소홀히 한 과실 등을 주장했다. 대전 서구에 대해서도 감염병예방법상 조속한 입원 및 격리 의무 위반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유족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의사가 치료 등 의료행위를 할 때는 환자의 구체적 증상이나 상황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행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면서 "이 같은 주의의무는 의료행위를 할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실천되고 있는 의료행위 수준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의사가 행한 의료행위가 그 당시 의료수준에 비춰 최선을 다한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의사에게 환자를 진료함에 있어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한 과실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들이 주장하는 병원 의료진의 과실로 A 씨가 메르스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게 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국가 공무원의 과실 등으로 A씨가 사망했다거나 격리조치가 위법하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 유족들의 청구도 이유 없다"며 "대전 서구도 병원에서 A 씨에 대한 메르스 의심환자 신고를 받고 같은 날 관할 보건소에 해당 내용을 전달하는 등 메르스 감염 차단과 예방조치를 다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2015년 5월 국내에서 첫 메르스 감염 환자가 나온 이후 총 186명이 확진됐고 이 가운데 39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국가배상
감염병
이용경 기자
2022-07-1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경찰 '뒷수갑' 제압 이후 의식 잃고 5개월 뒤 사망
경찰에게 제압당해 뒤로 수갑이 채워진 채 침대에 엎드려있다가 사망한 정신질환자의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항소심도 국가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35-1부(이현우·채동수·송영승 고법판사)는 16일 사망한 A씨의 유족 B씨 등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나2002948)에서 원·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B씨 등에게 3억여원을 지급하라"는 1심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씨는 2019년 1월 '바닥에 물을 뿌리는 등 이상행동을 보인다'는 가족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제압됐다. 당시 A씨의 가족은 A씨가 평소 다니던 병원으로 이송해줄 것을 사설구급대원에게 부탁했는데 A씨의 거부로 이뤄지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흉기를 들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경찰은 테이저건(전기충격기)을 사용해 A씨를 제압했고, 다시 저항하는 A씨에게 수갑을 채웠다. 이후 경찰은 몸부림을 치면서 침대 위에 엎드린 자세가 된 A씨의 저항을 제압하면서 양손을 등 뒤로 모아 뒷수갑을 채웠고, 사설구급대원은 A씨의 다리를 묶어 제압했다. 그러자 A씨는 의식을 잃었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고 5개월 가량 인공호흡기에 의지하다 사망했다. A씨의 유족 B씨 등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들이 A씨에 대해 과도한 물리력을 행사했고, 그로 인해 엎어진 자세로 제압당한 A씨는 호흡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로 방치돼 사망에 이르렀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사망과 당시 출동 경찰의 직무상 주의의무 위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국가는 B씨 등에게 3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했다. 1심은 "현장에 경찰들이 출동하게 된 이유는 정신질환이 있는 A씨의 치료를 위해 A씨를 병원에 이송하기 위한 것이었으므로 A씨에 대한 물리력 행사는 그와 같은 목적 달성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최소한의 것이어야 했다"며 "흉기를 쥐고 있었다는 것은 오히려 자신에 대한 공격적인 상황에 심리적 공포를 느낀 상태에서 취한 행동으로 보이고 다른 사람의 생명, 신체에 위해를 끼칠 우려가 있었다고 볼 순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압당하는 과정에서 뒷수갑이 채워져 상체를 움직일 수 없었고, 스스로 움직여 호흡 상태를 개선하는 행동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써 A씨의 호흡은 더욱 곤란한 상태에 이르렀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에 대한 제압은) 경찰관직무집행법에서 정한 물리력 행사의 기준과 범위를 초과한 것이고, 제압된 A씨의 신체 상태를 적절히 살피지 않은 것 역시 경찰의 국민 인권보호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며 "당시 출동한 경찰들의 직무상 주의의무 위반 및 그 주의의무 위반과 A씨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항소심 재판부도 "1심 판결은 정당하다"며 원·피고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고 원심을 유지했다.
경찰
물리력행사
주의의무
한수현 기자
2022-06-17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구치소 정문 앞 도색 작업 중 출입문 열려 추락 중상
도색업자가 구치소 정문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 사실을 모른 채 구치소 측이 차량출입문을 열어 중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거액의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3부(이승한·윤종구·권순형 부장판사)는 A씨와 두 자녀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31133)에서 "국가는 치료비 등 총 3억4900여만원과 위자료 9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고, 두 자녀에게 각각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도색업자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지방의 구치소 도색작업을 맡아 업체 대표 등 작업자 9명과 함께 구치소를 방문했다. 구치소에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구내구역에 들어가는 정문이 있었는데, 이곳은 사람과 차량이 드나드는 출입문이 따로 나란히 설치돼 있어 정문사무소에 근무하는 교도관이 출입 여부를 확인해 문을 개방하고 있었다. 당시 교도관 B씨는 사다리와 작업 도구를 갖고 정문 외부로 나가는 A씨를 그대로 통과시켰고, A씨는 차량출입문 외부 상단 3.5m 높이에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정문 도색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가 정문에서 도색작업 중인 것을 모른 채 관용차 진입을 위해 차량출입문 개방 버튼을 눌렀고, 차량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다리에 올라가 있던 A씨는 중심을 잃고 추락해 두개골 골절 등 중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 등은 소송을 냈다. 근무 교도관 잘못 국가에 배상 책임 재판부는 "구치소 내 정문근무자인 공무원은 차량출입문 개방 작동 때 방해 내지 장애가 되는 사정이 없는지 주변을 살펴 안전사고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신체와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B씨는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차량출입문을 개방했고, 그로 인해 A씨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공무원인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차량출입문에 사다리 상부를 기댄 채 그 위에서 도색작업을 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지만, A씨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정문근무자인 교도관에게 작업 사실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게을리 해 손해발생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국가배상
중상해
구치소
추락
이용경 기자
2021-05-03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메르스 초기 대응 부실' 국가 책임 싸고 엇갈린 판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당시 감염된 환자들이 국가의 '초기 대응 부실' 책임 등을 물어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8부(재판장 심재남 부장판사)는 18일 사망한 메르스 80번 환자 A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32797)에서 "국가는 유족에게 2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5년 5월 27일 림프종 암 추적 관찰치료를 받기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전염됐다. 14번 환자는 앞서 폐렴으로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했다가 맞은편 병실을 사용하던 1번 환자로부터 메르스에 감염됐고, 이후 삼성서울병원에서 다수에게 메르스를 전염시켰다. A씨는 같은 해 10월 1일 질병관리본부의 메르스 격리해제조치로 가족 품에 돌아왔다가 열흘 뒤 다시 서울대병원 음압병실에 격리됐다. 이후 메르스 양성 반응과 음성 반응을 반복해 나타낸 그는 격리해제조치를 받지 못한 채 투병 생활을 이어가다 그해 11월 25일 숨졌다. 마지막 메르스 환자였던 A씨기 사망하자 한 달여 뒤인 12월 23일 정부는 공식적으로 메르스 종료 선언을 했다. A씨의 유족은 사태 초기 국가와 삼성서울병원의 대응이 부실했다면서 총 3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더불어 서울대병원에도 A씨의 감염력이 매우 낮음에도 격리해제를 하지 않아 지병에 해당하는 기저질환을 적기에 치료하지 못하게 했다며 책임을 물었다. 재판부는 이 가운데 국가의 책임만 일부 인정했다. 재판부는 "림프종이라는 기저 질환과 메르스 사이에서 치료 대상 등에 대한 '의료진의 판단'이 이뤄진 것이므로 과실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며 병원 측의 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를 지연하고 평택성모병원에 대한 역학조사가 부실했던 점을 인정해 청구를 일부 인용했다"며 "보건당국의 대응에 문제점이 있었고,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앞서 104번 환자의 유족 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소송의 항소심 결론과는 엇갈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주현 부장판사)는 앞서 메르스 104번 환자 B씨의 유족이 국가와 삼성서울병원 측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1839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던 1심을 깨고 원고패소 판결했었다. 104번 환자 역시 2015년 5월 27일 삼성서울병원 응급실을 찾았다가 14번 환자로부터 감염됐다. 재판부는 14번 환자로부터 옮은 2차 감염에 대해 국가가 책임져야 할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국가의 역학조사 부실은 인정되지만 1번 환자로부터 14번 환자에게 메르스가 옮은 시점이나 당시 메르스의 전염력에 대한 일반적 인식 등을 고려하면, 1번 환자에 대한 진단검사 등이 적기에 이뤄졌다고 해도 감염을 막았으리라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국가의 책임 여부를 두고 비슷한 쟁점에 대해 엇갈린 결론이 나온 만큼, 최종적인 판단은 상급심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메르스
초기대응부실
손해배상
박수연 기자
2020-02-19
국가배상
[판결] "국가가 미군 기지촌 성매매 조장" 첫 판결
미군들을 상대로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들이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내 승소했다. 법원이 국가의 성매매 방조 책임을 인정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고법 민사22부(재판장 이범균 부장판사)는 미군 기지촌 위안부였던 A씨 등 11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2017700)에서 "국가는 원고 74명에게 700만원씩, 43명에게는 300만원씩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고 8일 밝혔다. A씨 등은 2014년 6월 "성매매가 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불법적인 기지촌을 조성해 운영하고 불법행위를 방치했을뿐만 아니라 '애국교육' 등을 통해 성매매를 정당화하고 강제격리시켜 폭력적으로 성병 치료 등을 했다"며 "1인당 100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1심은 1977년 이전 국가가 강제 격리수용으로 성병치료를 한 것을 위법행위로 인정하면서도 "정부가 기지촌을 설치하고 환경개선정책 등을 시행한 것은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며 57명에 대해서만 500만원씩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건부와 경기도, 용산경찰서장 공무 등을 보면 △유동 위안부의 고정 수용 △외국군 상대 성매매에 있어서의 협조 당부 △주한민군을 고객으로 하는 접객업소의 서비스 개선 등의 행위를 한 것이 확인된다"며 "이는 외국군을 상대로 한 기지촌 위안부들의 성매매 행위 자체 또는 성매매 영업시설을 개선하고자 한 것으로 기지촌 위안부의 성매매를 조장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무원들은 위안부 등록제나 지역재건부녀회 등 자치조직을 통해 기지촌 위안부들에게 이른바 '애국교육'을 실시했는데, 이들을 외화를 벌어들이는 애국자로 치켜세우거나 성매매업소 포주가 지시할 만한 사항들을 직접 교육했다"며 "이는 기지촌 내 성매매를 방치·묵인하거나 최소한도의 개입·관리를 넘어 성매매 행위를 적극적으로 조장·정당화한 것"이라고 판시했다.
미군
성매매
위안부
보건부
이장호 기자
2018-02-08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바람빠진 매트 위 낙하훈련 '참변'
재난대피훈련 도중 바람 빠진 소방용 에어매트(Air-mat) 위에 뛰어내리다 낙상(落傷)을 입었다면 지방자치단체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12부(재판장 김대성 부장판사)는 사회복무요원 고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백두)가 경기도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83989)에서 "경기도는 2억22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방관들은 훈련에 사용되는 에어매트의 설치·관리에 주의를 기울여 공기가 빠지지는 않았는지, 충분히 주입된 상태인지 등을 확인할 의무가 있다"면서 "사고 당시 에어매트는 10층용으로 3m높이에서 120kg까지 견딜 수 있는 제품이었지만 5m 높이에서 몸무게 85~90kg인 고씨가 뛰어내렸는데도 큰 상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에어매트에 공기가 충분히 주입돼 있지 않았고, 최초 탈출훈련 참가자가 뛰어내린 후 공기가 빠져나갔음에도 이를 충분히 채우지 않은 상태에서 다시 고씨를 낙하시켜 상해를 입힌 사실이 인정된다"며 "소방서의 소재지를 관할하는 경기도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고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경기도는 고씨가 이미 국가유공자로서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중배상을 금지한 헌법 제29조 2항 등에 따라 배상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사회복무요원인 고씨는 '군인'이 아니므로 해당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의왕시는 지난 2016년 5월 19일 시청 청사에서 대형화재 등에 대비한 재난대응 훈련을 실시했다. 당시 시청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던 고씨는 구조대상자 역할을 맡아 3층에서 1층으로 뛰어내리는 긴급탈출 훈련을 받았다. 고씨는 동료인 오모씨가 먼저 에어매트 위로 뛰어내린 다음 두 번째로 뛰어내렸는데 에어매트 공기가 부족해 그대로 바닥에 부딪히고 말았다. 그 결과 요추골절, 추간판 탈출 등의 상해를 입었다. 고씨는 2016년 12월 지자체가 훈련을 부실하게 준비해 다쳤다며 "치료비 등 2억3300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재난대피훈련
사회복무요원
소방훈련
에어매트
설치·관리주의
2018-01-26
국가배상
주택·상가임대차
[판결] '하수관 누수' 싱크홀 사고… "건물주·지자체 책임 60%"
하수관 누수로 흘러나온 물에 도로가 꺼지는 싱크홀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하수관을 관리하는 건물주와 도로 관리자인 지방자치단체에 60%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부(재판장 김행순 부장판사)는 삼성화재해상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바로법률)이 서울시와 하수관을 설치한 A쇼핑몰 관리단을 상대로 낸 구상금청구소송(2016나35214)에서 "서울시 등은 2억4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2년 9월 서울 관악구의 한 쇼핑몰 앞 도로에서 싱크홀(지반 침하)이 발생해 8층 옥외 간판 보수 작업을 하던 작업차가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약 25m 위 작업차에서 일하던 이모(65)씨와 보행자 등 8명이 다쳤다. 작업차 주인과 보험계약을 맺었던 삼성화재는 차 주인 등 피해자들에게 차량 피해액과 치료비 등 3억3500여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이후 삼성화재는 2013년 10월 "도로와 하수관의 하자가 사고의 원인이 됐다"며 서울시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하수관에서 지속적인 누수가 발생해 도로 지하에 토사가 유실됐고 별다른 조치 없이 방치돼 상당히 크고 깊은 동공이 생겼다"며 "평균 하중이 3.25t에 불과한 작업차량의 지지대 1개가 2시간 정도의 작업에도 견디지 못하고 도로가 침하된 것은 도로가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하수관과 도로의 하자로 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따라서 이를 관리하는 서울시 등은 피해자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수관이나 도로 지하의 문제점을 발견해 사고 예방 조치를 취하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었고 하수관 누수 외에 도로에서 스며든 빗물이나 자연 지반침하 현상 등 다른 요인으로 토사 유실이 일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작업자들이 안전모 등을 착용하지 않았고 보행자들의 통행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 피해가 커진 측면이 있다"며 서울시 등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앞서 1심은 "해당 하수관은 누수로 인근 토사가 유실돼 도로 지반을 침하시킬 정도로 하자가 있었고, 차량 지지대를 견디지 못한 침하된 도로도 안전성을 갖추지 못했다"며 "서울시 등은 3억3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도로
하자
누수
하수관
이순규 기자
2017-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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