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년 전 군대에서 훈련을 받다 코가 휘어져 만성비염을 앓던 50대 남성이 국가유공자로 인정받게 됐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허모씨가 청주보훈지청장을 상대로 낸 국가유공자 상이등급미달결정처분취소소송의 상고심(2015두351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허씨에게 추가 치료가 필요하고 수술을 한다면 호전될 수 있다는 이유로 국가유공자를 인정해주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1984년 육군에 입대한 허씨는 1986년 연병장에서 시위진압훈련을 받던 중 진압봉에 콧등을 맞아 코뼈가 함몰되고 코가 비뚤어졌다. 이후 치료를 받았지만 만성비염, 호흡곤란 등에 계속 시달렸다.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에 따른 상이등급 구분표에 따르면 외모에 경도의 흉터가 남아있는 사람은 7급의 상이등급을 받을 수 있다. 허씨는 2009년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을 했지만 상이등급에 못 미친다는 이유로 거부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허씨의 코가 일부 함몰된 부분이 쉽게 확인되고 수술을 받으면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오랜 시간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완전히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허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보훈지청의 주장에 따르면 허씨는 치료가 끝난 상황이 아니고 수술 결과에 따라 상태가 나아질 수 있는 만큼 당장 국가유공자로 볼 수는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