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 투자 회사가 펀드 투자금을 잃을 수 있다는 사실을 쉽계 예상할 수 있었다면 상품 판매자인 증권회사는 이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고 손해배상 책임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케이디비(KDB)생명보험이 "펀드 상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입은 손해 88억69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현대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1722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패소 취지로 지난달 26일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KDB가 현대증권을 통해 투자하기 전 비슷한 다른 상품에 투자해 이익을 본 경험이 있고, 펀드 구조 상 경영상황 악화로 부족한 자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예상할 수 있다"며 "전문투자자인 KDB가 충분히 알고 있었을 사항까지 현대증권이 설명할 의무는 없다"고 판결했다.
KDB는 기업어음을 매입하고 어음을 발행한 기업은 항공기를 사들여 리모델링 해 대여한 수입으로 투자수익을 내는 펀드를 현대증권을 통해 가입했다. KDB는 90억원을 투자했지만 원래 목적대로 사용되지 않았고, 자금회수도 제대로 되지 않아 기업어음이 액면가보다 낮아지자 현대증권이 펀드 상품에 대해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현대증권이 펀드의 투자위험이 충분히 관리 가능한 것처럼 설명해 펀드의 위험성에 대해 오해를 유발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했지만 전문 투자자인 KDB도 투자위험을 알 수 있었기 때문에 책임을 30%로 제한한다"며 25억64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현대증권의 책임을 손해액의 35%로 제한하고 이미 받은 금액을 뺀 14억89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