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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배우자 사기행위에 계좌명의 빌려줬어도 직접 관여 안 했으면 손해배상 책임 없다”
배우자의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에 계좌명의를 빌려줬더라도, 직접 사기 행위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구지법 민사14단독 김진희 부장판사는 3일 A 씨가 B,C 씨를 상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3가단13214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 씨의 배우자 C 씨는 2015년경부터 다단계 방식의 조직체계를 갖춘 회사의 화장품을 판매를 하면서 회원들에게 투자자 모집을 독려했고, B 씨는 배우자를 보조해 본사로부터 수당을 수령하는 일을 담당했다. 이때 B 씨는 소속 회원들에 대한 추천 수당 등을 지급할 때 자신의 계좌를 이용하도록 했다. A 씨는 2016년 7월경 해당 회사의 회원으로 가입해 투자를 했고, 원금과 배당금을 지급받았다. C 씨는 2021년 1월 A 씨에게 회사가 인수하려고 하는 다른 회사의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가 거절당했다. 그러자 C 씨는 자신에게 돈을 빌려주면 원금과 함께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현금보관증을 작성해줬다. 당시 C 씨는 A 씨에게 “(자신은) 100억대 자산가로 건물이 2채 있고, 아들 명의의 부동산이 있다”며 “만일 돈을 갚지 못할 경우 건물에 들어와 살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에 A 씨는 C 씨가 말한 B 씨의 계좌로 총 1억 원을 송금했다. 그러나 C 씨가 언급한 건물 2채의 명의자는 C 씨가 아닌 B 씨였다. A 씨는 B 씨 부부에게 자신이 송금한 1억 원을 공동으로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김 부장판사는 “B 씨가 C 씨의 편취행위에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B 씨가 C 씨와 함께 업무에 관여했으므로 편취의 미필적 고의가 인정되지만, C 씨가 투자자들로부터 회사의 투자금을 수수하거나 A 씨로부터 차용금을 수령한 것에 B 씨의 예금계좌 제공이 상당한 정도로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유사수신행위
계좌대여
다단계
한수현 기자
2024-04-18
가사·상속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분할 귀속”
[대법원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Money Market Fund,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3다221144(2023년 12월 2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진 이영동 변호사)가 B 은행 등을 상대로 낸 예금 사건에서 원고 패소 부분 중 MMF 계좌 관련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쟁점]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이 공동상속된 경우의 법률관계(공동상속인들의 준공유 vs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 귀속) [사실관계와 1,2심] A 씨의 어머니는 B 씨 등이 판매한 투자신탁 형태 MMF의 수익증권을 보유하던 중 A 씨 등 4남매를 공동상속인으로 둔 상태로 2019년 사망했다. A 씨는 단독으로 B 은행 등에게 고인 명의 수익증권의 평가액 중 자신의 법정상속분 4분의 1 상당액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A 씨가 MMF 관련 청구를 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채, 원고패소 판결이 나왔다. 2심은 “투자신탁의 수익권을 공동상속하는 경우 공동상속인들이 이를 준공유할 뿐, 공동상속인들에게 당연히 분할해 귀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용어 설명] - 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자본시장법에 따라 집합투자업자가 신탁 형태의 집합투자기구인 투자신탁(제9조 제18항 제1호)을 설정하고 그 수익권을 표시하기 위해 이를 균등하게 분할해 발행한 것 - MMF: 자본시장법과 그 하위 법령에 따라 집합투자재산 전부를 ‘안전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하고 운용의 제한도 받는 집합투자기구의 일종(제229조 제5호) [대법원 판단(요지)] 금전채권 등의 가분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속재산분할 대상도 된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의 수익권은 수익증권이 표시하게 된다. 이러한 수익증권은 좌수를 단위로 분할 판매가 가능하고, 투자자가 언제든지 환매해 단기간 내에 환매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손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일부 좌수의 환매도 가능하다. 자본시장법에는 MMF에 특별한 규율이 존재하는데 모두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금의 신속한 회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MMF 상품을 예금 상품과 유사하게 인식한다. 이러한 상속 관련 법리, 자본시장법상 규율, 투자자들 일반적 인식 등을 종합하면,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한다고 봐야 한다. 투자신탁의 수익권에는 수익총회 의결권, 장부·서류 열람권 등의 단체법적 성격의 권리나 권능 자본시장법 제91조 제1항, 제186조 제2항, 제190조도 포함되어 있지만, MMF에서는 분할 귀속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될 만한 이유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 “대법원은 상속 관련 기존 법리를 바탕으로 하되 투자신탁의 수익권에 관한 자본시장법상 규율, 특히 MMF에 관한 투자자들의 특별한 인식 등을 이유로, 적어도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된다고 최초로 판단했다. 이로써 공동상속인들이 자칫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상속재산분할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공동상속
금전채권
수익증권
상속재산분할
박수연 기자
2024-02-0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금투협 표준약관 근거한 해외파생상품 반대매매는 위법”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증시가 급락하던 2020년 초 발생한 800억 원대 해외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해 KB증권이 실행한 반대매매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반대매매의 근거였던 금융투자협회의 ‘해외파생상품 계좌설정 표준약관’(해외파생상품약관) 역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 항소심서 KB증권 측 미수금 지급 청구 기각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지난 26일 KB증권이 ‘일본 니케이225 지수 옵션투자 사모펀드’ 반대매매와 관련해 위너스자산운용(위너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KB증권 측 청구를 기각하고 “위너스 측 투자자가 손실 입은 금액의 30%를 배상하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3나2008554). 지난해 1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은 결과였다. 2020년 2월 29일, KB증권은 증시 급락으로 옵션가격이 떨어지자 일본 오사카 증권거래소에서 위너스가 운용 중인 니케이225 주가지수 풋옵션 전부를 반대매매했다. 증권계좌에 평가손실이 생기자 ‘증거금 추가 납부요청’(마진콜) 없이 미결제약정을 모두 청산한 것이다.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은 장중 시세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고객의 평가위탁 총액이 증거금의 20%보다 낮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증거금 추가예탁을 요구하지 않고 필요한 수량만큼 미결제약정을 반대매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KB증권은 반대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미수금을 부담하고, 이후 위너스에 미수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위너스는 “반대매매를 하면 안 되는 상황에 KB증권이 마진콜도 하지 않은 채 임의로 반대매매를 실행해 손실을 입었으니 투자자가 손해 본 금액을 배상하라”며 KB증권을 상대로 반소했다. 위너스가 운용하던 사모펀드와 개인투자자 등은 KB증권의 반대매매에 따라 옵션계약 전부가 청산되며 투자원금 전액과 미수금 채무를 합쳐 약 80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마진콜 없는 반대매매 허용한 해외파생상품약관 규정은 무효” 1심 재판부는 “KB증권의 반대매매는 금융투자협회의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을 충족해 적법하므로 위너스 등에게 미수금 지급 책임이 있고, KB증권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KB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반대매매를 실행할지 판단하는 것은 KB증권의 권한”이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금투협 표준약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 약관에 근거한 KB증권의 반대매매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관 제14조 제2항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따른 결제나 증거금의 추가 예탁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투자자가 위탁증거금 또는 결제대금의 추가예탁 요구를 통보받고 시한 내에 추가예탁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약관에 따라 반대매매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71조 제6호 단서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KB증권은 위너스에 마진콜을 하는 것이 적절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이 ‘유럽형 옵션’인 니케이 옵션에 대해 적용될 수 없으므로 반대매매가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반대매매는 적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실행됐거나, 원고는 약관 제14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반대매매를 실행해 자본시장법상 신의성실의 의무,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금융투자협회의 표준약관에 근거한 반대매매가 위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약관 개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익구조와 위험성이 제각각인 다른 종류의 파생상품들에 모두 동일한 약관을 적용해 동일하게 취급해온 증권사들의 해외파생상품 중개업무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위너스 측을 대리한 김광중(47·사법연수원 36기)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기존 판결들과 달리 금투협 표준약관과 그에 근거한 반대매매의 위법성을 인정함으로써 국내 증권회사들의 잘못된 업무 관행을 바로잡고, 이후 유사 피해자의 발생을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너스 운용 펀드들을 2심에서 대리한 이동재(51·31기) 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금융투자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해 투자자들이 서명하는 약관들에 대해 보다 치밀한 법률 검토가 이뤄지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해외파생상품
반대매매
홍윤지 기자
2024-01-31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아닌 ‘질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 판결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도 코로나 감염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본 하급심 판례가 나온 적이 있어 앞으로 유사 사안에서 손해보험 산정의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2023년 12월 20일 A 씨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가단513618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생전인 2014년 9월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었다. 특히 보험계약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유족들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흥국화재는 A 씨의 사망을 질병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질병면책조항과 상법 규정 등을 근거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계약 보장내용, 즉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 사망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에 비춰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건을 맡은 1심도 코로나19 감염을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구지법 민사11부(당시 재판장 주경태)도 2020년 10월 C 씨 유족들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0가합75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 씨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질병 사망'으로 판단하고, 보험계약에 따라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유족들은 "C 씨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라며 "보험계약 약관상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 즉 '상해 사고'로 봐야 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C 씨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 침입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며 "C 씨는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됐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면역기능 저하 환자, 기저질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춰 보면, 코로나19가 체내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 C 씨는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 해도 내재적 요인인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로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인호 변호사는 "현재 생명보험사는 표준약관 개정(2020. 7 . 31)을 통해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재해)로 규정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는 약관상 코로나를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상해사망으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하거나 생명보험의 경우처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송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보험
질병사망
이용경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부동산·건축
[판결] “PF 대출시 과도한 수수료 징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서 ‘시행사 손’ 들어줘
금융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시행사에 부당하게 과한 수수료를 물게 했다면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금융사가 받는 금융수수료가 적정한 것인지 전면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선 PF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증권사나 대주(貸主, 채권자) 입장에서 과다한 수수료를 책정할 가능성이 생긴 만큼, 일종의 경고가 되는 판결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10월 26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민 김슬아, 송주은, 장민수 변호사)가 전북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등 청구의 소(2022가합527284)에서 “전북은행은 A 사에 4억3156만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어떤 사건일까 A 사는 전북 B군에 공동주책 6개동 570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신축사업의 시행자다. 전북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자금대출 등 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둘은 2017년 5월 사업 시행과 관련해 ‘금융주간 및 자문계약’을 체결했는데, 전북은행은 A 사에 최대 200억 원의 PF 대출을 주선 내지 자문하기로 한 데 대해 수수료 8억 원을 수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둘은 2017년 6월 사업 시행을 위해 A 사가 200억 원을 전북은행에서 차용하는 한편, 대출금액에 대한 이자와 별도로 은행이 대출자금을 관리하는 데 수수료로 매년 3000만 원을 지급하는 ‘대출 및 사업약정’을 체결했다. 같은 달 둘은 전북은행이 사업 수분양자들에게 중도금을 대출해주기로 하면서 중도금대출 금융주선수수료 약정도 체결했다. 약정에는 A 사가 은행 측에 6억3856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A 사는 사업 시행 과정에서 전북은행으로부터 100억 원을 대출 받았고 2017년 6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5개월간 차용했다. A 사는 전북은행에 총 14억6856만 원(자금관리 수수료 3000만 원 + PF 수수료 8억 원+ 중도금 수수료 6억3856만 원)을 이체했다. 또 A 사는 전북은행에게 대출금액 100억 원에 대해 총 2억3054만여 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B군은 2016년 7월 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조건부의결했고, 2016년 12월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재판부 판단은 A 사는 △이자제한법·대부업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반사회질서 법률행위 해당 △신의칙 또는 형평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들며 전북은행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세 주장 가운데 신의칙 위반에 대한 주장만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PF 수수료 약정에 따라 PF 수수료는 총 대출금액의 4%인데, 전북은행은 최대 대출가능금액인 200억 원의 4%인 8억 원을 수령했고, 약정에 따르면 A 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당 수수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어 이러한 PF 수수료 지급방법에 관한 규정은 전북은행에 다소 유리하게 작성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약정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업무 범위는 금융상담 및 자문,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구조 설계 및 금융주간(주선)업무, 금융조건(Terms & Conditions) 제공 및 수정, 대주단 구성 등”이라며 “전북은행은 A 사로부터 서류를 제출 받아 사업성과 리스크 검토 등 상담·자문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전북은행이 제출한 자료는 대부분 A 사가 작성해 전북은행에 제공한 것이고 전북은행이 검토보고서 등을 제공했다고 확인되지 않는다. 또 전북은행은 대주단 구성을 하지 못한채 독자적으로 대출을 실행했는데, 전북은행은 다른 은행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등 전북은행이 직접 수행한 업무는 거액의 수수료에 비하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주가 감수하는 대출에 따른 위험은 기본적으로 이자나 대출약정수수료 등에 반영되는 것이고, 위임사무에 대한 대가로 수취하는 수수료는 그 업무의 내용과 난이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대출에 따른 위험의 인수 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PF대출
수수료
은행
박수연 기자
2023-12-1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투숙객 투숙 중 원인 불명 화재 발생했더라도…"투숙객에게 책임 물 수 없어"
투숙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모텔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피해에 대한 비용은 숙박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일 보험회사인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2023다244895)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20년 4월 인천 소재 모텔을 운영하는 숙박업자와 모텔 건물과 시설, 집기 등에 대한 보장 관련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4월 해당 모텔에서 투숙하던 B 씨는 투숙하던 중 객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됐는데, 화재로 인해 모텔 객실 및 숙박시설 등에 손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같은해 8월 A 사는 모텔 숙박업자에게 화재로 인한 보험금 약 5800만 원을 지급한 뒤 B 씨 등에게 "모텔의 객실을 임차한 임차인으로서 원인 불명 화재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선 객실의 보존에 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명목의 구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B 씨의 책임보험사인 C 사에게도 연대해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1, 2심은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숙박업자로서는 투숙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 배려 등 보호의무 불이행에 관해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입증해야 한다"며 A 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 법리와는 다른 별개의 논리에 따라 증명책임을 분배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A 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따르되, 숙박시설 객실은 숙박업자의 지배·관리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임대차계약과는 증명책임을 달리 분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숙박업자는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한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해 고객의 안전 배려 또는 객실 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며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이를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에 대한 점유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기간 중에도 고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목적물을 직접 지배함을 전제로 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는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숙박계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수익하던 중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인해 객실에 발생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업자의 부담으로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화재
보험금
구상금
객실
투숙객
한수현 기자
2023-11-2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장기요양진단비 피보험자 사망 후, 사망사실 모르고 등급판정…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안 돼”
장기요양진단비 보험금의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가 사망사실을 모르고 등급판정을 했다면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DB손해보험이 A 씨의 유족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다232709). A 씨는 2014년 3월 DB손해보험과 신(新)장기간병요양진단비(1, 2, 3등급)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지급했다. 해당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사망할 경우 보험계약은 소멸하고 △신장기간병요양진단비 보험금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 지급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1등급, 2등급 또는 3등급의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뜻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했고, 공단은 같은달 8일 A 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 방문해 실사를 한 후 13일 뒤 A 씨에 대한 장기요양등급을 1등급으로 판정했다. A 씨는 공단에서 실사를 한 날 밤 11시25분경 사망했고, A 씨의 유족 B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 2심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등급판정)의 발생'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의 원인이 되는 사실로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가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확인되면 충분하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금 지급사유로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말한다"며 "피보험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에 해당할 정도의 심신상태임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이 소멸했다면 보험기간 중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급여는 성질상 피보험자의 생존을 전제로 하므로 장기요양인정 신청인의 사망 후에는 장기요양등급을 판정할 수 없다"며 "등급판정위원회가 그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했더라도 사망자에 대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이어서 법률상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보험자의 사망 후 장기요양등급 판정이 이뤄졌더라고 해서 보험약관이 정하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며 "피보험자가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한 후 사망한 경우 장기요양등급 판정 시점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론 보험금 지급사유에 관한 약관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보험금
노인장기요양
사망
한수현 기자
2023-11-01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정부, '유병언 차명의혹' 10억대 주식 인도 항소심도 패소
정부가 세월호 참사 수습 비용을 돌려받기 위해 고(故)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차명 의혹 주식을 확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지만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16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지난달 7일 정부가 이강세·이재영 전 아해(현 정석케미칼) 대표와 이순자 전 한국제약 이사 등 5명이 소유한 정석케미칼 주식 19만1417주 인도를 청구한 소송(2021나2011679)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원고 패소 판결했다. 1주당 가격은 약 5000원으로 9억5700만 원 상당이다. 정부는 2017년 유 전 회장이 생전 측근인 피고들에게 해당 주식을 차명으로 맡겼다며, 세월호 특별법에 따른 손해배상 등 비용 지출에 대한 구상금을 확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 하지만 이강세 전 대표 측은 해당 주식을 맡긴 주체는 정석케미칼 혹은 구원파 교단으로, 유 전 회장과는 관련이 없는 주식이라고 맞섰다. 1심은 2021년 1월 이 전 대표 측 손을 들어줬다. 2심 재판부도 "원고가 제출한 증거나 사정들만으로는 각각의 명의신탁 계약이 유 전 회장과 성립됐다고 인정하기가 부족하다"며 "명의신탁자는 정석케미칼이라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정석케미칼은 주식에 관한 주권을 현재 보유하고 있고, 주식 양수 관련 서류도 직접 보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독립당사자로 소송에 참가한 구원파 교단은 "교단이 피고인들에게 주식을 명의신탁한 뒤 계약이 해지됐으므로 교단에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부와 교단은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차명주식
세모그룹
세월호
안재명 기자
2023-08-0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법원 "가상자산은 최고이자율 적용 대상 아니다" 재확인
비트코인 같은 가상자산은 이자율 상한을 정한 대부업법과 이자제한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는 항소심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 이어 2심도 가상자산은 해당 법에 정한 '금전'이 아니라고 다시 확인한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7-2부(재판장 차문호, 오영준, 홍동기 부장판사)는 A 사가 B 사를 상대로 낸 가상자산 청구 소송(2022나2041677)에서 1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 사가 A 사에 비트코인 30개와 이자율에 따라 계산한 비트코인을 인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A 사는 2020년 10월 B 사에 비트코인 30개를 3개월 동안 대여해주고 매월 5%에 해당하는 비트코인 1.5개를 이자로 받는 가상자산 대여 계약을 맺었다. 이후 변제 기한을 3개월 더 연장하면서 이자율을 연 10%로 조정해 비트코인 0.2466개를 매월 지급받는 것으로 계약 내용을 변경했다. 하지만 B 사는 약속했던 변제 기한이 지났는데도 빌려 간 비트코인을 돌려주지 않았다. 이에 A 사는 B 사를 상대로 비트코인의 반환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사는 "A 사와의 대여 계약에 따라 1, 2회차 이자로 월 1.5개의 비트코인을, 3회차 이자로 월 0.75개의 비트코인을 이자로 지급했다"며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에 따른 최고이자율을 초과해 지급된 이자는 원본을 변제하거나 원본 채무와 상계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맞섰다. A 사와 B 사가 맺은 최초 계약에 따르면 이자는 월 5%였다. 연이율 60%에 해당하는데, B 사는 이 같은 이자율이 당시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정한 법정 최고이자율인 연 24%를 크게 넘는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은 금전대차와 금전의 대부에 관한 최고이자율을 제한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 계약의 목적물은 금전이 아니라 가상자산 비트코인이기 때문에 이자제한법과 대부업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1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지연손해금 연 10% 상당의 이자 지급은 상법에서 정한 법정이율인 연 6% 비율을 초과한 것이라 허용돼서는 안 된다'는 B 사의 추가 주장에 대해 "약정이율이 법령 제한에 위반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피고들이 지급할 지연손해금에 상법이 정한 법정이율은 적용될 여지가 없다"고 판시했다.
가산자산
이자제한법
대여금
금전
안재명 기자
2023-06-1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우울증 9년 앓다 극단 선택했지만… 대법원, "보험금 줘야"
9년 가량 우울증을 앓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다238800)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지난달 18일 돌려보냈다. 2010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 씨는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2018년 11월 경 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을 때 담당의사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물품 배송을 하다 2019년 5월 허리를 다쳐 진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보름 전 쯤에는 일을 그만뒀다. A 씨는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일에는 A 씨는 새벽까지 지인들과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도 했다. A 씨의 유족은 보험사 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A 씨가 사망 당시 정상적인 분별력을 갖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 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A 씨가 사망 직전 유족과 통화하며 '미안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고, 목을 매는 자살 방식 등에 비춰 볼 때 망인의 자살 기도가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그 상황 전체의 양상과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자살 9년 전부터 주요우울병 등의 진단 하에 진료를 받아오다가 자살 1년 전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고 우울증을 겪으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무렵의 신체적·경제적·사회적 문제로 망인을 둘러싼 상황이 지극히 나빠졌고 특히 자살 직전 술을 많이 마신 탓으로 우울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당 기간 우울증 등을 겪은 사람이 자살한 사안에서, 보험자 면책사유와 관해여 당시 그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우울증 진단부터 자살 무렵까지 상황 전체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처음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자살
우울증
박수연 기자
2023-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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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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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클라우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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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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