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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김한석 등 '라임사태' 피해자들 대신증권 상대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최종 확정…"대신증권, 투자금 중 80% 반환해야"
1조6000억 원 펀드 환매 중단 사태를 불러온 '라임자산운용(라임) 사건'으로 큰 손해를 본 개그맨 김한석 씨와 아나운서 이재용 씨 등 투자자들이 대신증권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대신증권 측이 투자금 중 80%만 반환해야 한다는 판단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1심에서는 투자금 전액을 반환하라고 했는데, 2심에서 인정액이 줄었고 대법원에서 이를 확정한 것이다. 이번 확정 판결은 소송제기 4년여 만에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최근 김 씨 등 투자자 4명이 대신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금 사건 상고심에서 심리불속행기각으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2023다294043). 2심은 작년 9월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대신증권은 김 씨에게 2억9900여만 원을, 이 씨에게 8억1400여만 원을, A 씨에게 2억7400여만 원을, B 씨에게 5억65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씨 등은 2020년 2월 "전 대신증권 반포WM센터장이 라임자산운용 펀드의 손실 위험성을 제대로 알리지 않고 '완전히 안정적', '확정 금리형 상품' 등의 표현을 사용해 펀드를 판매했다"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투자자들과 대신증권 간 계약을 매매계약으로 봤고, 투자자들이 민법 제110조에 따라 각 매매계약을 취소한다는 의사가 표시된 소장부본이 대신증권에 도달했다는 것이 명백하므로 대신증권은 매매계약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투자자들이 지급한 매매대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다. 2심은 대신증권을 라임자산운용의 위탁매매인이 아닌 독립된 당사자로서 각 펀드의 가입대금을 투자자들에게 지급받아 각 펀드에 가입하게 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대신증권의 직원이었던 장 씨가 '연 8% 확정금리형 상품', '은행예금처럼 발생 가능한 위험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하고 각 펀드 중 일부가 모(母) 펀드에 재간접투자됐다는 등의 위험성을 고지하지 않았더라도 투자자들이 대신증권의 고의적인 기망행위로 인해 착오에 빠져 펀드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2심은 "투자위험은 원칙적으로 투자자들이 판단해야 할 몫임에도 투자자들은 대신증권의 장 씨로부터 펀드의 수익과 위험성의 수준에 관해 간략한 설명만 들었을 뿐, 구체적으로 각 펀드의 투자대상 및 투자구조, 운용방식 등에 관한 객관적인 사실을 문의해 스스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경우와 그 가능성, 투자손실 규모 등을 파악한 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 등이 장 씨의 설명만 듣고 펀드의 수익률 및 위험성 등에 관해 착오에 빠져 대신증권과의 판매계약을 체결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펀드 가입 이후 대신증권 해피콜 통화 시 '펀드 투자 시 투자위험성에 대해 설명 들으셨습니까' 등 질문에 모두 '네'라고 답한 점 등을 고려하면 장 씨의 설명만 듣고 펀드에 가입했다는 것은 쉽사리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한 2심 재판부는 이들 간 판매계약을 착오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각 펀드의 수익률 등은 직접 확인이 불가능하거나 불확실한 요소로서 장래의 미필적 사실의 발생에 대한 기대나 예상에 불과해 김 씨 등 투자자들로서는 장래 수익 내지 투자손실 위험 수준 등을 예측하거나 기대하고 판매계약을 체결한 데 지나지 않으므로 이를 착오로 다룰 순 없다"며 "그런 예측이나 기대와 다른 사정이 발생했더라도 그로 인한 위험은 원칙적으로 투자자인 김 씨 등이 스스로 감수해야 한다"고 했다. 대신증권의 소송대리인으로 참여한 이상재(46·사법연수원 38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라임펀드와 관련해 사기 또는 착오에 의한 판매계약의 취소를 인정하지 않은 최초의 확정 판결"이라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에서 투자중개업자와 투자자 사이의 법률관계가 매매계약이 아닌 '무명계약'이라고 설시한 최초의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판결의 확정에 따라 라임펀드를 비롯한 여러 펀드 판매계약의 취소가 문제된 분쟁 사건에서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에서의 투자중개업자와 투자자 사이 법률관계 및 계약 취소에 관한 법리가 명확하게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라임
대신증권
펀드
투자
한수현 기자
2024-03-07
금융·보험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피보험자가 지출한 금액은 보험급여 대상에서 제외”
[대법원 판결] 2009년 10월 제정된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 시행 전 체결된 실손의료보험 사안에서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해 피보험자가 지출한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금액이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보험급여의 대상에서 제외된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한 대법원 첫 판결. 대법원 민사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 2023다283913(2024년 1월 25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다율 김종환 변호사)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 [쟁점]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포함되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 2심] A 씨는 2008년 11월 27일 현대해상과 피보험자를 A 씨로, 보험기간을 2008년 11월 27일부터 2080년 11월 27일까지로 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의 질병입원의료비(갱신형) 보장특약)의 보험증권상 보상내역은 ‘질병으로 입원치료 시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입원제비용, 수술비 전액 및 실제 사용병실(최고 2인실 기준)과 기준 병실과의 병실료 차액의 50%를 지급(발병일로부터 365일 한도 및 1사고당 최고 가입금액 한도)’한다는 내용이었다. 해당 특약에 대한 특별약관 제1조 제2항은 ‘회사는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해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제1항 제1호(입원실료), 제2호(입원제비용), 제3호(수술비)의 비용 전액(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과 제4호(병실료차액)의 비용 중 50% 해당액을 1사고 당 보험가입증서(보험증권)에 기재된 이 사건 특약의 보상한도액을 한도로 보상해 드린다’고 정했다. 한편 A 씨는 2021년 8~10월 세 차례 병원에 입원하고, 그 기간 동안 16회의 도수치료와 7회의 체외충격파치료 등을 받은 뒤 2021년 10월 말경 현대해상에 입원치료비에 대한 보험금 지급을 청구했다. 그러나 현대해상은 11월 A 씨의 청구 금액 중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인 100여 원은 병원이나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환급 가능한 금액이므로 특약에 따른 보상대상이 아니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1심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 부분에 대한 청구를 기각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 부분에 대한 청구를 인용하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이 사건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상 보상내역과 특별약관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경우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입원실료 등 비용 전액 및 일부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러한 문언 내용에 의하면, 요양급여 중 피보험자가 부담하지 않는 부분은 이 사건 특약에 따른 보험금 지급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구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 제22조 제22조 제1항 후문은 본인부담금 상한제를 채택했는데, 그 후 이러한 본인부담금 상한제의 내용은 개정된 구 국민건강보험법 제44조 제2항 제44조 제2항에 ‘본인이 연간 부담하는 본인일부부담금의 총액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액(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한 경우에는 공단이 그 초과금액을 부담해야 한다’는 조항으로 신설되면서 법률에 편입됐다. 이러한 법령 규정에 의하면,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은 피보험자가 부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부담하는 비용이 된다. 이 사건의 보험계약 중 특약 부분은 실손의료보험으로서 손해보험의 일종이다. 손해보험은 보험사고로 인해 생길 피보험자의 재산상 손해를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서(상법 제665조), 피보험자가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음으로 인하여 발생한 재산상 손해로서 ‘국민건강보험법에서 정한 요양급여 중 본인부담분과 비급여 부분’을 보상대상으로 삼고 있다. 해당 특약에 관한 보험증권의 보상내역과 특별약관의 내용, 본인부담금 상한제에 관한 국민건강보험법령의 규정, 이 특약이 담보하는 보험목적의 성질 등을 고려하면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피보험자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른 요양급여 중 본인이 최종적으로 부담하는 부분을 담보한다고 봄이 타당하고,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환급받은 부분은 이 사건 특약의 보상대상이라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이 사건 특약에 관한 약관 내용은 다의적으로 해석되지 않으므로, 약관의 뜻이 명확하지 않아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해야 하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다. [대법원 관계자> “2009년 10월 실손의료보험 표준약관이 제정돼 공단으로부터 환급 가능한 금액은 보상하지 않는 사항이라고 명시되면서 약관 시행 이후 체결된 실손의료보험의 경우에는 본인부담 상한액을 초과한 금액이 보상대상에서 제외됨이 명확해졌다. 그 이전에 체결한 실손 의료보험 보상대상에 국민건강보험법상 본인부담상한액을 초과하는 금액이 포함되는지에 관해서 아직 대법원 판례가 없고 하급심의 판단이 엇갈리고 있었다. 이번 대법원 판결이 이러한 경우, 하급 판단의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건강보험
보험금
본인부담상한액
실손의료보험
박수연 기자
2024-02-1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금투협 표준약관 근거한 해외파생상품 반대매매는 위법”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으로 증시가 급락하던 2020년 초 발생한 800억 원대 해외파생상품 투자손실과 관련해 KB증권이 실행한 반대매매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반대매매의 근거였던 금융투자협회의 ‘해외파생상품 계좌설정 표준약관’(해외파생상품약관) 역시 자본시장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법원, 항소심서 KB증권 측 미수금 지급 청구 기각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지난 26일 KB증권이 ‘일본 니케이225 지수 옵션투자 사모펀드’ 반대매매와 관련해 위너스자산운용(위너스)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KB증권 측 청구를 기각하고 “위너스 측 투자자가 손실 입은 금액의 30%를 배상하라”며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3나2008554). 지난해 1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은 결과였다. 2020년 2월 29일, KB증권은 증시 급락으로 옵션가격이 떨어지자 일본 오사카 증권거래소에서 위너스가 운용 중인 니케이225 주가지수 풋옵션 전부를 반대매매했다. 증권계좌에 평가손실이 생기자 ‘증거금 추가 납부요청’(마진콜) 없이 미결제약정을 모두 청산한 것이다.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은 장중 시세의 급격한 변동으로 인해 고객의 평가위탁 총액이 증거금의 20%보다 낮은 경우에는 고객에게 증거금 추가예탁을 요구하지 않고 필요한 수량만큼 미결제약정을 반대매매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KB증권은 반대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미수금을 부담하고, 이후 위너스에 미수금과 지연손해금을 청구하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하지만 위너스는 “반대매매를 하면 안 되는 상황에 KB증권이 마진콜도 하지 않은 채 임의로 반대매매를 실행해 손실을 입었으니 투자자가 손해 본 금액을 배상하라”며 KB증권을 상대로 반소했다. 위너스가 운용하던 사모펀드와 개인투자자 등은 KB증권의 반대매매에 따라 옵션계약 전부가 청산되며 투자원금 전액과 미수금 채무를 합쳐 약 800억 원의 손해를 입었다. “마진콜 없는 반대매매 허용한 해외파생상품약관 규정은 무효” 1심 재판부는 “KB증권의 반대매매는 금융투자협회의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을 충족해 적법하므로 위너스 등에게 미수금 지급 책임이 있고, KB증권은 손해배상 책임이 없다”며 KB증권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반대매매를 실행할지 판단하는 것은 KB증권의 권한”이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2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금투협 표준약관의 문제를 지적하면서 이 약관에 근거한 KB증권의 반대매매가 적법하지 않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약관 제14조 제2항이 적법하기 위해서는, △투자자가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 밖의 거래에 따른 결제나 증거금의 추가 예탁을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 △투자자가 위탁증거금 또는 결제대금의 추가예탁 요구를 통보받고 시한 내에 추가예탁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에 약관에 따라 반대매매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한 자본시장법 제71조 제6호 단서 등에 해당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평가손실이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KB증권은 위너스에 마진콜을 하는 것이 적절하고 합리적인 선택이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해외파생상품약관 제14조 제2항이 ‘유럽형 옵션’인 니케이 옵션에 대해 적용될 수 없으므로 반대매매가 적법하지 않다고 봤다. 재판부는 “이 사건 반대매매는 적법한 법률적 근거 없이 실행됐거나, 원고는 약관 제14조 제2항의 요건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이 사건 반대매매를 실행해 자본시장법상 신의성실의 의무, 선관주의의무 및 충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법원이 금융투자협회의 표준약관에 근거한 반대매매가 위법하다고 판결함에 따라 약관 개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익구조와 위험성이 제각각인 다른 종류의 파생상품들에 모두 동일한 약관을 적용해 동일하게 취급해온 증권사들의 해외파생상품 중개업무에도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에서 위너스 측을 대리한 김광중(47·사법연수원 36기) 법무법인 클라스한결 변호사는 “기존 판결들과 달리 금투협 표준약관과 그에 근거한 반대매매의 위법성을 인정함으로써 국내 증권회사들의 잘못된 업무 관행을 바로잡고, 이후 유사 피해자의 발생을 막는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위너스 운용 펀드들을 2심에서 대리한 이동재(51·31기) 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금융투자업자들이 자체적으로 마련해 투자자들이 서명하는 약관들에 대해 보다 치밀한 법률 검토가 이뤄지도록 주의를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KB증권
해외파생상품
반대매매
홍윤지 기자
2024-01-31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옵티먼스 펀드 돌려막기 혐의' 추가기소 김재현, 항소심도 무죄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환매 대금 '돌려막기' 혐의로 추가 기소된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와 함께 기소된 하나은행 담당 직원이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2-3부(김형배, 김길량, 진현민 고법판사)는 30일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하나은행 수탁영업부 직원 조모 씨와 김재현 옵티머스 대표, 양벌규정으로 함께 재판에 넘겨진 옵티머스 법인에 1심과 같이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39). 재판부는 "개별 펀드가 아닌 집합투자별 은대(은행계정대) 관리 시스템을 운영했다는 사정만으로 하나은행이 신탁업자로서 구분관리 의무를 위반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은대 조정이 펀드간 거래에 해당한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거래 실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위법적인 거래에 해당한다고 해석하는 것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확장해석을 금지하는 죄형법정주의에 반해 허용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은대조정 행위가 부적절하고, 제대로 사채상환금이 지급되지 않음에 따라 내부 보고가 이뤄지지 않았고 그 다음날 사채상환금이 입금됐음에도 그 전날 입금된 것처럼 회계처리된 것은 부적절하지만 자본시장법상 구성요건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씨 등은 지난 2018년 8월과 10월, 12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수탁 중인 다른 펀드 자금을 이용해 옵티머스 펀드 환매 대금 92억 원 상당을 돌려막기하는 것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조 씨는 2020년 5월경 옵티머스 펀드의 비정상적 운용을 알면서도 수탁 계약을 체결해 김 대표가 143억여 원의 펀드 투자금을 편취하는 데 방조하는 혐의도 받는다. 김 대표는 2018년 8월에서 12월경 사채 발행사가 지급해야 하는 옵티머스 펀드 환매대금 약 24억 원을 김 대표 개인 또는 회사 자금으로 지급해 돌려막기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은 이들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김 대표는 이 사건과 별개로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공공기관 매출채권에 투자한다는 명목으로 투자자들을 속여 약 1조3000억 원의 투자금을 끌어모아 부실채권 인수와 펀드 돌려막기에 쓴 혐의로 2022년 7월 대법원에서 징역 40년에 벌금 5억 원, 추징금 750여억 원이 확정됐다.
옵티머스
하나은행
펀드
돌려막기
한수현 기자
2024-01-30
금융·보험
형사일반
[판결] '사기 혐의' 이정훈 빗썸 전 의장, 항소심도 무죄 선고
<사진=연합뉴스> 1000억 원대 사기 혐의로 기소됐으나 1심에서 무죄 판결은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 의장에게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됐다.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서승렬 부장판사, 안승훈·최문수 고법판사)는 이 전 의장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2023노209). 재판부는 "모든 증거 내용과 관련자들의 진술 등을 종합해 판단해 보면 원심의 무죄 판단은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인(이 전 의장)과 피해자 간의 계약은 쌍방 변호사의 검토를 거쳐 맺은 것이며 관련자들의 진술 등에 비춰 공소사실을 유죄의 증거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며 판결 이유를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계약과 변경된 계약 등을 통해 피고인은 경제적 이득을 얻은 반면 피해자는 경제적 손실을 얻은 것은 인정된다"면서 "손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안쓰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사실이고, 검사가 사기죄로 기소를 한 이유도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계약 체결 과정에서의 정보비대칭과 고지 미비 등은 민사책임으로써 일부 고려될 수 있겠으나, 이 사건 자체가 형법상 처벌의 대상이 되는 사기죄로 보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재판장은 선고 주문을 낭독한 후 피고인에게 "오랜 기간 재판을 받느라 고생했다"면서도 "이 사건을 둘러싼 해결되지 않은 여러 문제들은 재판부로 하여금 여러 고민을 하게 만들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BXA코인을 빗썸에 상장하겠다며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빗썸 인수를 제안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약 1억 달러(약 1298억 원)를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김 회장은 금융당국 규제로 BXA코인 상장이 무산되자 이 전 의장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지난해 11월 16일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1심 구형과 마찬가지로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앞서 지난해 1월 3일 1심 법원은 "김 회장 진술에 신빙성이 없으며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 이 전 의장이 BXA코인 상장을 확약했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 이 전 의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빗썸
이정훈
사기
BXA코인
홍윤지 기자
2024-01-18
금융·보험
상사일반
[판결]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아닌 ‘질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 판결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도 코로나 감염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본 하급심 판례가 나온 적이 있어 앞으로 유사 사안에서 손해보험 산정의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2023년 12월 20일 A 씨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가단513618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생전인 2014년 9월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었다. 특히 보험계약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유족들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흥국화재는 A 씨의 사망을 질병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질병면책조항과 상법 규정 등을 근거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계약 보장내용, 즉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 사망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에 비춰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건을 맡은 1심도 코로나19 감염을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구지법 민사11부(당시 재판장 주경태)도 2020년 10월 C 씨 유족들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0가합75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 씨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질병 사망'으로 판단하고, 보험계약에 따라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유족들은 "C 씨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라며 "보험계약 약관상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 즉 '상해 사고'로 봐야 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C 씨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 침입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며 "C 씨는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됐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면역기능 저하 환자, 기저질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춰 보면, 코로나19가 체내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 C 씨는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 해도 내재적 요인인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로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인호 변호사는 "현재 생명보험사는 표준약관 개정(2020. 7 . 31)을 통해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재해)로 규정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는 약관상 코로나를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상해사망으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하거나 생명보험의 경우처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송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보험
질병사망
이용경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부동산·건축
[판결] “PF 대출시 과도한 수수료 징수” 부당이득반환청구소송서 ‘시행사 손’ 들어줘
금융사가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정에서 시행사에 부당하게 과한 수수료를 물게 했다면 이를 반환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이 금융사가 받는 금융수수료가 적정한 것인지 전면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일각에선 PF 시장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증권사나 대주(貸主, 채권자) 입장에서 과다한 수수료를 책정할 가능성이 생긴 만큼, 일종의 경고가 되는 판결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9부(재판장 한정석 부장판사)는 10월 26일 A 사(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민 김슬아, 송주은, 장민수 변호사)가 전북은행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 등 청구의 소(2022가합527284)에서 “전북은행은 A 사에 4억3156만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어떤 사건일까 A 사는 전북 B군에 공동주책 6개동 570세대와 부대복리시설을 건축하는 내용의 공동주택 신축사업의 시행자다. 전북은행은 은행법에 따라 자금대출 등 업무를 영위하고 있다. 둘은 2017년 5월 사업 시행과 관련해 ‘금융주간 및 자문계약’을 체결했는데, 전북은행은 A 사에 최대 200억 원의 PF 대출을 주선 내지 자문하기로 한 데 대해 수수료 8억 원을 수취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또 둘은 2017년 6월 사업 시행을 위해 A 사가 200억 원을 전북은행에서 차용하는 한편, 대출금액에 대한 이자와 별도로 은행이 대출자금을 관리하는 데 수수료로 매년 3000만 원을 지급하는 ‘대출 및 사업약정’을 체결했다. 같은 달 둘은 전북은행이 사업 수분양자들에게 중도금을 대출해주기로 하면서 중도금대출 금융주선수수료 약정도 체결했다. 약정에는 A 사가 은행 측에 6억3856만 원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A 사는 사업 시행 과정에서 전북은행으로부터 100억 원을 대출 받았고 2017년 6월 말부터 11월 말까지 5개월간 차용했다. A 사는 전북은행에 총 14억6856만 원(자금관리 수수료 3000만 원 + PF 수수료 8억 원+ 중도금 수수료 6억3856만 원)을 이체했다. 또 A 사는 전북은행에게 대출금액 100억 원에 대해 총 2억3054만여 원을 이자로 지급했다. B군은 2016년 7월 사업에 대한 건축심의를 조건부의결했고, 2016년 12월 사업계획을 승인했다. 재판부 판단은 A 사는 △이자제한법·대부업법 위반 △공정거래법 위반 및 반사회질서 법률행위 해당 △신의칙 또는 형평의 원칙 위반을 이유로 들며 전북은행이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원은 세 주장 가운데 신의칙 위반에 대한 주장만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PF 수수료 약정에 따라 PF 수수료는 총 대출금액의 4%인데, 전북은행은 최대 대출가능금액인 200억 원의 4%인 8억 원을 수령했고, 약정에 따르면 A 사는 어떠한 경우에도 해당 수수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어 이러한 PF 수수료 지급방법에 관한 규정은 전북은행에 다소 유리하게 작성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또 “약정에 따르면 전북은행의 업무 범위는 금융상담 및 자문, 자금조달을 위한 금융구조 설계 및 금융주간(주선)업무, 금융조건(Terms & Conditions) 제공 및 수정, 대주단 구성 등”이라며 “전북은행은 A 사로부터 서류를 제출 받아 사업성과 리스크 검토 등 상담·자문 업무를 수행했다고 주장하지만, 전북은행이 제출한 자료는 대부분 A 사가 작성해 전북은행에 제공한 것이고 전북은행이 검토보고서 등을 제공했다고 확인되지 않는다. 또 전북은행은 대주단 구성을 하지 못한채 독자적으로 대출을 실행했는데, 전북은행은 다른 은행이 참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자료가 없는 등 전북은행이 직접 수행한 업무는 거액의 수수료에 비하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주가 감수하는 대출에 따른 위험은 기본적으로 이자나 대출약정수수료 등에 반영되는 것이고, 위임사무에 대한 대가로 수취하는 수수료는 그 업무의 내용과 난이도 등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며 대출에 따른 위험의 인수 등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PF대출
수수료
은행
박수연 기자
2023-12-1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투숙객 투숙 중 원인 불명 화재 발생했더라도…"투숙객에게 책임 물 수 없어"
투숙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하던 중 원인 불명의 화재가 발생해 모텔에 손해가 발생했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피해에 대한 비용은 숙박업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2일 보험회사인 A 사가 B 씨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2023다244895)에서 상고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사는 2020년 4월 인천 소재 모텔을 운영하는 숙박업자와 모텔 건물과 시설, 집기 등에 대한 보장 관련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2021년 4월 해당 모텔에서 투숙하던 B 씨는 투숙하던 중 객실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하게 됐는데, 화재로 인해 모텔 객실 및 숙박시설 등에 손해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모텔 객실에서 발생한 화재의 원인이 밝혀지진 않았다. 같은해 8월 A 사는 모텔 숙박업자에게 화재로 인한 보험금 약 5800만 원을 지급한 뒤 B 씨 등에게 "모텔의 객실을 임차한 임차인으로서 원인 불명 화재가 발생한 경우,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선 객실의 보존에 관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 명목의 구상금 지급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B 씨의 책임보험사인 C 사에게도 연대해 손해를 배상하라고 했다. 1, 2심은 "임차인이 그 책임을 면하기 위해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숙박업자로서는 투숙객에게 위험이 없는 안전 배려 등 보호의무 불이행에 관해 자기에게 과실이 없음을 주장·입증해야 한다"며 A 사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 법리와는 다른 별개의 논리에 따라 증명책임을 분배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대법원도 A 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다만 대법원은 기존 임대차계약상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따르되, 숙박시설 객실은 숙박업자의 지배·관리에 있다는 점을 근거로 임대차계약과는 증명책임을 달리 분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숙박업자는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한 이후에도 필요한 경우 객실에 출입해 고객의 안전 배려 또는 객실 관리를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한다"며 "숙박업자가 고객에게 객실을 제공해 일시적으로 이를 사용·수익하게 하더라도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에 대한 점유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객실을 비롯한 숙박시설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기간 중에도 고객이 아닌 숙박업자의 지배 아래 놓여 있다고 봐야 한다"며 "임차인이 임대차기간 중 목적물을 직접 지배함을 전제로 한 임대차 목적물 반환의무 이행불능에 관한 법리는 이와 전제를 달리하는 숙박계약에 그대로 적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고객이 숙박계약에 따라 객실을 사용·수익하던 중 발생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화재로 인해 객실에 발생한 손해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숙박업자의 부담으로 귀속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화재
보험금
구상금
객실
투숙객
한수현 기자
2023-11-2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여수 금오도 사건' 남편, 아내 사망보험금 소송 최종 승소
아내가 탄 승용차를 바다로 추락시켜 숨지게 했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은 이른바 '여수 금오도 사건'의 남편이 보험사들을 상대로 낸 아내의 사망 보험금 청구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일 A 씨가 보험사 3곳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청구소송 상고심(2023다263025)에서 보험사들에 12억 원의 보험금 지급 의무를 인정한 원심을 유지했다. 다만 지연손해금 기산점 판단 부분에 대해선 법리오해가 있다며 파기했다. A 씨는 2018년 12월 31일 오후 10시경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 B 씨가 탄 승용차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았다. B 씨는 추락하는 도중 휴대전화로 119에 구조를 요청했지만 사망했다. A 씨는 당시 경찰 조사에서 "차가 순간적으로 바다로 추락해 아내를 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사고 당시 아내와 선착장에 머물던 A 씨는 후진을 하다가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고 "차의 상태를 확인한다"며 혼자 운전석에서 내렸다. A 씨는 차량 변속기를 중립(N)에 위치한 상태로 하차했고, 경사로에 주차돼 있던 차량은 B 씨가 탄 상태에서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한편 B 씨 명의로 수령금 17억 원 상당의 보험 6개가 가입돼 있었고, 혼인신고 이후 수익자 명의가 A 씨로 변경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A 씨가 일부러 변속기를 중립에 두고 차에서 내린 뒤, 차를 밀어 바다에 빠뜨렸다고 판단해 살인 혐의 등을 적용, A 씨를 기소했다. 1심은 A 씨의 살인 혐의 등을 유죄로 판단하고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반면 2심은 A 씨의 살인 혐의에 대해 고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로 판단하고, 검찰이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한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치사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도 2020년 9월 "피해자의 사망이 피고인의 고의적 범행으로 인한 것이 아닐 수 있다는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기 어렵다"며 원심을 확정했다. 살인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받은 A 씨는 같은 해 11월 보험사 3곳을 상대로 12억 원의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가 고의로 사망 사고를 발생시킨 것으로 판단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A 씨가 고의로 사고를 일으켜 아내 B 씨를 살해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보험사들에 12억 원의 보험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에 대해 "피보험자인 B 씨의 입장에서 예측할 수 없는 원인에 의해 발생한 우연한 사고이자, A 씨가 승용차의 장치를 용법에 따라 사용하던 중 발생한 사고"라며 "각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금의 부정 취득을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 보험계약 체결 시 기망 여부 등에 대해 모두 인정하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그대로 수긍했다. 다만 소송촉진법상 지연손해금 기산점에 관한 부분은 대법원 판례에 위반된다며 파기했다.
보험금
교통사고
사망보험금
이용경 기자
2023-11-02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장기요양진단비 피보험자 사망 후, 사망사실 모르고 등급판정… “보험금 지급사유 발생 안 돼”
장기요양진단비 보험금의 피보험자가 사망한 후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가 사망사실을 모르고 등급판정을 했다면 보험회사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지난달 12일 DB손해보험이 A 씨의 유족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채무부존재확인소송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울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다232709). A 씨는 2014년 3월 DB손해보험과 신(新)장기간병요양진단비(1, 2, 3등급)를 보험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보험료를 지급했다. 해당 보험계약의 보통약관에는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사망할 경우 보험계약은 소멸하고 △신장기간병요양진단비 보험금은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 지급하고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는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1등급, 2등급 또는 3등급의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뜻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6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장기요양인정을 신청했고, 공단은 같은달 8일 A 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 방문해 실사를 한 후 13일 뒤 A 씨에 대한 장기요양등급을 1등급으로 판정했다. A 씨는 공단에서 실사를 한 날 밤 11시25분경 사망했고, A 씨의 유족 B 씨는 보험금을 청구했다. 하지만 DB손해보험은 보험금을 지급할 수 없다면서 소송을 냈다. 1심, 2심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기간 중 보험사고(등급판정)의 발생'은 장기요양등급 판정의 원인이 되는 사실로서 피보험자의 건강상태가 장기요양을 필요로 하는 정도가 확인되면 충분하다"며 유족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험계약이 정한 보험금 지급사유로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으로 인정됐을 경우'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보험자가 보험기간 중 국민건강보험공단 등급판정위원회에 의해 장기요양등급을 판정받은 경우'를 말한다"며 "피보험자가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대상에 해당할 정도의 심신상태임이 확인됐다고 하더라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보험계약이 소멸했다면 보험기간 중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노인장기요양보험법상 장기요양급여는 성질상 피보험자의 생존을 전제로 하므로 장기요양인정 신청인의 사망 후에는 장기요양등급을 판정할 수 없다"며 "등급판정위원회가 그 사망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장기요양등급 판정을 했더라도 사망자에 대한 장기요양등급 판정이어서 법률상 효력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피보험자의 사망 후 장기요양등급 판정이 이뤄졌더라고 해서 보험약관이 정하는 보험금 지급사유가 발생했다고 할 수 없다"며 "피보험자가 장기요양인정 신청을 한 후 사망한 경우 장기요양등급 판정 시점에 따라 보험금 지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론 보험금 지급사유에 관한 약관이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보험금
노인장기요양
사망
한수현 기자
2023-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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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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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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