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직전에 있는 회사와 신탁회사간의 보증채무와 예금채무는 서로 상계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9부(재판장 박국수·朴國洙 부장판사)는 11일 대한종합금융(주) 파산관재인이 "대한종금이 맡긴 예금 3백억원을 돌려달라"며 한국투자신탁증권(주)를 상대로 낸 예금 청구소송 항소심(2000나39737)에서 원고승소판결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감위가 대한종금에 영업정지명령을 내리기 직전 대한종금이 한국투신에 대해 부담하는 보증채무와 한국투신이 대한종금에 대해 부담하는 예금채무를 상계한 것은 파산채권자 부인권의 대상이 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3백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파산법 제64조 제4호는 파산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 '파산자가 지급정지나 파산신청이 있은 후 또는 그 전 60일내에 한 담보의 제공 또는 채무소멸에 관한 행위로서 파산자의 의무에 속하지 아니하거나 그 방법 또는 시기가 파산자의 의무에 속하지 아니하는 것'을 부인권의 대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대한종금 파산관재인은 금감위가 99년 4월10일 대한종금에 영업정지명령을 내리기 4일전에 대한종금이 한국투신에 부담하는 call loan(초단기대출)보증채무와 한국투신이 대한종금에 부담하는 MMF(초단기채권형수익증권)예금채무를 상계한 것에 대해 부인권을 행사하며 이 사건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