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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코로나19 감염 사망은 ‘상해’ 아닌 ‘질병’”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휩쓴 가운데, 최근 법원에서는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판단한 판결이 나와 관심이 쏠린다. 코로나 발발 초기에도 코로나 감염을 ‘상해’가 아닌 ‘질병’으로 본 하급심 판례가 나온 적이 있어 앞으로 유사 사안에서 손해보험 산정의 기준이 될 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3단독 이현종 판사는 2023년 12월 20일 A 씨 유족들이 흥국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가단5136181)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는 생전인 2014년 9월 흥국화재와 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보험기간 중 상해의 직접적 결과로 사망한 경우 1억8000만 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일반상해사망 보장’과 질병으로 사망할 경우 1000만 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하는 ‘질병사망 보장’ 등을 내용으로 하는 보험이었다. 특히 보험계약 약관에는 질병으로 인한 사망의 경우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하는 않는다는 취지의 조항, 이른바 ‘질병면책 조항’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A 씨가 2022년 1월 코로나19 감염으로 갑작스럽게 사망하자 법정상속인인 유족들은 흥국화재를 상대로 보험금을 청구했다. 흥국화재는 A 씨의 사망을 질병 사망이라고 판단하고,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했다. 이에 유족들은 "A 씨의 사망은 보험계약에서 정한 보험사고에 해당하고, 흥국화재가 질병면책조항을 제대로 설명하지 않아 보험계약상 일반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코로나19 감염 사망을 '일반상해사망'이 아니라 '질병사망'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보험사는 질병면책조항과 상법 규정 등을 근거로 상해사망보험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판사는 "상해보험에서 담보되는 위험으로서 상해란 외부로부터 우연한 돌발적 사고로 인한 신체의 손상을 뜻한다"며 "사고 원인이 피보험자 신체의 외부로부터 작용하는 것을 말하고, 신체 질병 등과 같은 내부적 원인에 기한 것은 상해보험에서 제외되고 질병보험 등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 경로와 증상, 감염병예방법령 질병 분류, 질병·사인 분류에 관한 통계청 고시 내용 등에 질병의 사전적 의미를 더하면, 코로나19는 이 보험계약의 보험사고 유형 또는 보장대상 중 '질병'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또 "보험계약 보장내용, 즉 상해 사망과 질병 사망을 각각 독립한 보험사고 또는 보장대상으로 정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질병 사망은 일반상해사망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약관 조항은 질병사망이 상해사망보험금이 아닌 질병사망보험금의 지급 대상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조항이라고 볼 수 있다"며 "상해보험과 질병보험에 관한 상법 규정, 감염병 또는 사인 분류에 관한 감염병예방법령 등의 규정, 질병의 사전적 의미와 코로나19의 일반적으로 알려진 증상 등에 비춰 코로나19가 질병인 감염병에 해당함이 명백한 이상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은 상해로 인한 사망이 아니라 질병으로 인한 사망이라는 점도 명백하다고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의 질병면책 조항은 거래상 일반적이고 공통된 것이어서 보험계약자가 별도 설명 없이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사항이거나 이미 법령에 의해 정해진 것을 부연하는 정도에 불과한 사항"이라며 "질병면책 조항은 보험자 등의 명시·설명의무 대상이 아니라고 봄이 타당하고, 흥국화재는 질병면책조항을 보험계약 내용으로 주장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이번 사례와 유사한 사건을 맡은 1심도 코로나19 감염을 '상해'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 판결은 1심에서 그대로 확정됐다. 대구지법 민사11부(당시 재판장 주경태)도 2020년 10월 C 씨 유족들이 현대해상화재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0가합753)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C 씨는 2020년 3월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했다. 현대해상은 이를 '질병 사망'으로 판단하고, 보험계약에 따라 유족들에게 질병사망보험금 3000만 원을 지급했다. 유족들은 "C 씨의 사망 원인은 코로나19"라며 "보험계약 약관상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 사고, 즉 '상해 사고'로 봐야 하므로 보험사는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당시 재판부는 "C 씨에 대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침입은 다른 병원체들과 마찬가지 침입 경로를 통해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며 "C 씨는 일상생활을 하던 중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으로 보일 뿐 다른 특별한 매개체에 의해 감염됐다는 등 감염 과정에 있어 외래성을 인정할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감염자 중 무증상자도 존재하고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도 발열, 기침, 호흡곤란, 폐렴 등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 호흡기감염증이 나타난다"며 "특히 고령, 면역기능 저하 환자, 기저질환자가 주로 중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점에 비춰 보면, 코로나19가 체내 침투한 이후 패혈증으로 이르게 되는 데에는 신체조건, 체력, 면역력 등이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 데, C 씨는 60세를 넘은 사람으로 당뇨와 고혈압의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망인이 코로나19에 감염돼 사망에 이르렀다 해도 내재적 요인인 기저질환 등이 코로나19로 악화돼 사망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감염은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타목 '제1급감염병 신종감염병증후군'에 해당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코로나19에 의해 패혈증에 이르게 된 것을 두고 '급격한 외래의 사고로 입은 상해'라고 보기는 어렵고, 감염병에 해당하는 질병으로 봄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관련 사건을 수행한 경험이 있는 유인호 변호사는 "현재 생명보험사는 표준약관 개정(2020. 7 . 31)을 통해 코로나 감염병을 상해(재해)로 규정해 가입자에게 보험금을 지급하는 것과 달리, 손해보험사는 약관상 코로나를 '상해'로 보지 않고 있다"며 "금융감독당국이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코로나 감염에 의한 사망을 상해사망으로 본다는 '유권해석'을 하거나 생명보험의 경우처럼 '표준약관 개정'을 통해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을 것 같은데, 소송으로 다투기는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보험
질병사망
이용경 기자
2024-01-0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우울증 9년 앓다 극단 선택했지만… 대법원, "보험금 줘야"
9년 가량 우울증을 앓아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극단적 선택을 했다면 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 씨의 유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2다238800)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지난달 18일 돌려보냈다. 2010년부터 우울증 치료를 받던 A 씨는 2019년 11월 극단적 선택을 해 숨졌다. 2018년 11월 경 우울증 등 진단을 받았을 때 담당의사는 입원 치료가 필요한 수준이라는 소견을 밝히기도 했다. A 씨는 물품 배송을 하다 2019년 5월 허리를 다쳐 진료를 받았고 극단적 선택을 하기 보름 전 쯤에는 일을 그만뒀다. A 씨는 개인 사업자로 등록돼 있어 산업재해 보상을 받지 못했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당일에는 A 씨는 새벽까지 지인들과 많은 양의 술을 마시기도 했다. A 씨의 유족은 보험사 측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절당했다. 보험사는 A 씨가 사망 당시 정상적인 분별력을 갖고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상태였기에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 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A 씨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2심은 "A 씨가 사망 직전 유족과 통화하며 '미안하다, 죽고 싶다'는 말을 하는 등 자신의 행위가 가지는 의미를 인식하고 있었고, 목을 매는 자살 방식 등에 비춰 볼 때 망인의 자살 기도가 충동적이거나 돌발적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며 판단을 다시 뒤집었다. 재판부는 "의사로부터 우울병 등의 진단을 받아 상당 기간 치료를 받아왔고 그 증상과 자살 사이에 관련성이 있어 보이는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자살 무렵의 상황을 평가할 때에는 그 상황 전체의 양상과 자살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특정 시점에서의 행위를 들어 그 상황을 섣불리 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A 씨는 자살 9년 전부터 주요우울병 등의 진단 하에 진료를 받아오다가 자살 1년 전에는 입원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이르렀고 우울증을 겪으며 반복적으로 죽음을 생각해온 것으로 보인다"며 "자살 무렵의 신체적·경제적·사회적 문제로 망인을 둘러싼 상황이 지극히 나빠졌고 특히 자살 직전 술을 많이 마신 탓으로 우울증세가 급격히 악화되어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에 이르렀다고 판단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상당 기간 우울증 등을 겪은 사람이 자살한 사안에서, 보험자 면책사유와 관해여 당시 그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였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우울증 진단부터 자살 무렵까지 상황 전체의 양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고 처음 설시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보험금
자살
우울증
박수연 기자
2023-06-07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진료기록 촉탁 감정결과가 다르면 "신빙성 여부 판단 필요"
[대법원 판결]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된 의견을 낸 경우,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해 사실을 인정하려면 법원은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 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하여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2다303216(2023년 4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망인의 유족 A 씨가 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환송. [쟁점] △두 개의 진료기록촉탁 감정결과의 결과가 상이할 경우 법원의 심리 방법 △상해보험 보험금청구권자의 증명책임 [1,2심과 사실관계] 망인의 상속인 A 씨는 보험사를 상대로 요양병원에서 식사를 하다가 쓰러진 뒤 사망한 망인이 급성심근경색증이 아닌 ‘질식’이라고 주장하면서 일반상해사망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런데 변론과정에서 ‘질식이 발생한 후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했거나 급성심근경색증이 발생한 후 질식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아 공동 원인으로 추정하는 감정소견(C시 C의료원장)’과 ‘망인의 사인을 급성심근경색증의 단독 원인으로 추정한 감정소견(D대학 E병원장)’ 등 두 개의 상이한 진료기록감정촉탁 결과가 제출됐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감정 결과는 급성심근경색이었다. 1,2심은 "망인이 음식물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구체적으로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질식을 일으켰고 이것이 어떠한 방식으로든 망인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이는데, 오로지 급성 심근경색증이라는 내부적 요인으로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질식이라는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공동 원인이 되어 사망에 이르게 됐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어떤 특정한 사항에 관하여 상반되는 여러 개의 감정 결과가 있는 경우 각 감정 결과의 감정 방법이 적법한지 여부를 심리·조사하지 않은 채 어느 하나의 감정 결과가 다른 감정 결과와 상이하다는 이유만으로 그 감정 결과를 배척할 수는 없다. 또 동일한 감정사항에 대해 2개 이상의 감정기관이 서로 모순되거나 불명료한 감정의견을 내놓고 있는 경우 법원이 그 감정 결과를 증거로 채용하여 사실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다른 증거자료가 뒷받침되지 않는 한, 각 감정기관에 대해 감정서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이나 사실조회 등의 방법을 통해 정확한 감정의견을 밝히도록 하는 등 적극적인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 이는 전문적인 학식과 경험이 있는 사람이 작성한 감정의견이 기재된 서면이 서증의 방법으로 제출된 경우에 사실심 법원이 이를 채택해 사실인정의 자료로 삼으려 할 때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될 수 있다. 상해의 요건인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 중 '외래의 사고'는 상해 또는 사망의 원인이 피보험자의 신체적 결함, 즉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 등에 기인한 것이 아닌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고의 외래성 및 상해 또는 사망이라는 결과와 사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는 보험금청구자에게 증명책임이 있다. A 씨가 보험사에 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을 청구하고 있기 때문에 망인이 외래의 사고로 상해를 입었고, 망인의 상해와 사망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는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A 씨에게 있다. 그러나 진료기록감정촉탁결과가 서로 엇갈리고, 국과수의 부검감정 결과도 급성심근경색이었다. 더구나 C의료원장에 대한 진료기록감정신청서의 감정 목적물 중 부검감정서가 포함돼 있고 감정사항 중에도 부검기록을 검토할 것이 기재되어 있음에도 신청서의 첨부서류 중 부검감정서가 누락되어 있어 부검감정서의 상세 내용에 대한 확인 및 검토가 이루어졌는지조차 알기 어렵다. 원심이 C의료원장의 견해를 채택하려면 감정촉탁 결과의 보완을 명하거나, 증인신문·사실조회 등 추가적인 증거조사를 통해 각 감정기관의 견해를 구체적으로 심리·파악해 감정촉탁 결과의 신빙성 여부를 판단했어야 한다."
진료기록감정
감정촉탁
증거
박수연 기자
2023-05-18
가사·상속
금융·보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단독) “한정승인 신고 수리 심판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
[대법원 판결] 상속이 개시된 후 한정승인 이전에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상속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상속인에 대한 채무에 대해 상계했더라도, 그 이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했다면 △그 한정승인의 소급효를 정한 민법 제1031조의 취지에 따라 상속채권자의 상계도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상계의 자동채권인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수동채권인 상속인에 대한 채무는 모두 부활한다는 대법원 첫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 2022다254154(본소), 2022다254161(반소)(2022년 10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A 사가 B 씨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소송(본소)에서 원고일부승소를, B 씨가 A 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반소)에서 피고(반소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한정승인의 효력 △한정승인으로 그 이전에 한 상계의 자동·수동채권이 모두 부활하는지(한정승인의 소급효로써 이미 발생한 상계의 효력이 소멸됨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B 씨의 자녀인 망인 C 씨의 운전 미숙으로 2020년 6월 동승자들(피해자)까지 모두 사망했다. 동승자들의 부친들과 책임보험계약을 체결했던 A 사는 동승자들의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했다. A 사는 C 씨와는 생명보험계약을 체결한 보험자이기도 했다. 이후 A 사는 2020년 9월 C 씨의 유일한 상속인인 B 씨를 상대로, 보험자대위에 따라 동승자 유족이 B 씨에 대해 가지는 손해배상청구권의 구상을 청구하면서 B 씨의 A 사에 대한 보험금 청구권과 상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다음달 B 씨의 상속 한정승인 신고가 수리됐다. 무보험자동차 상해담보특약에 따라 동승자들의 유족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한 A 사는 B 씨를 상대로 "상법 제729조 단서에 따라 동승자들이 C 씨에 대해 갖는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한다"며 소송을 냈다(본소). 반면 B 씨는 A 사를 상대로 "교통사고로 인해 C 씨가 사망함으로써 보험계약의 상해담보특약에서 정한 보험사고가 발생했으므로 A 사는 C 씨의 상속인인 B 씨에게 사망보험금으로 2억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맞섰다(반소). 1심은 본소 원고일부승소, 반소 피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본소 원고일부승소, 반소 피고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 요지]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도,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에 대한 책임 범위가 한정될 뿐 상속인은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피상속인의 일신에 전속한 것을 제외한 피상속인의 재산에 관한 포괄적인 권리·의무를 승계하지만(민법 제1005조), 피상속인의 상속재산을 상속인의 고유재산으로부터 분리하여 청산하려는 한정승인 제도의 취지에 따라 상속인의 피상속인에 대한 재산상 권리·의무는 소멸하지 않는다(민법 제1031조). 그러므로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에 대하여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상속인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상속이 개시되면 채권과 채무가 모두 상속인에게 귀속돼 상계적상이 생기지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민법 제1031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분리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상속인에 대한 채무 사이의 상계는 제3자의 상계에 해당해 허용될 수 없다." [대법원 관계자] "한정승인신고수리심판이 확정된 경우 그 효력은 상속이 개시된 때로 소급한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선언한 첫 판시다. 또 피상속인(망인)의 채권자(상속채권자)가 그 상속채권을 자동채권, 상속인의 상속채권자에 대한 고유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한 경우에도 상속인이 한정승인신고수리심판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는 상속채권자에 대한 고유채권을 그대로 행사할 수 있다는 법리를 처음 선언했다."
한정승인
상속
보험금
박수연 기자
2022-12-15
금융·보험
[판결](단독) 심장질환 60대 낚시하다 바다에 추락 사망 했어도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바다에서 낚시를 하다 숨졌으나 익사 했다는 증거가 없는 경우 상해 보험금을 받을 수 있을까. 법원은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판결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단독 이백규 판사는 박모(사망 당시 63세)씨의 유족이 DB손해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7가단519402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박씨는 2016년 10월 전남 함평군 모 선착장에서 어선을 혼자 운전해 동생 소유의 바지선에 도착했다. 박씨는 바지선과 자신이 몰고 온 어선을 줄로 연결해 있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실종된 뒤 같은 해 11월 바지선에서 북동쪽으로 530여m 떨어진 해변 모래사장에서 변사체로 발견됐다. 경찰은 "박씨가 탑승한 어선에서 박씨의 모자와 낚시용 미끼가 발견된 점으로 보아 선상낚시를 하던 중 불상의 이유로 해상에 추락한 후 익사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내사 종결했다. 이에 박씨의 유족은 박씨와 의료실비보험을 체결한 DB손해보험을 상대로 상해사망보험금을 달라고 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10월 "1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박씨는 2015년 3월 심장병으로 입원해 스텐트 삽입 시술을 받은 후 3개월마다 병원에 가서 심전도 검사를 받아왔다. 사고 발생 한달 전에도 박씨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보험계약 당시 상해사망 특별약관에는 '상해의 직접결과로써 사망한 경우(질병으로 인한 사망은 제외) 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고 규정돼 있었다. 이 판사는 "사체를 검안한 의사가 작성한 사망진단서에 망인의 직접사인은 '미상'으로 기재돼 있다"며 "박씨가 익사했음을 인정할 만한 객관적인 자료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낙지 등을 잡는 맨손어업 신고를 한 박씨는 선박 운전에 능숙한 사람으로 보이고 사고 당일 특별히 기상이 안 좋았다는 기록도 없으므로 특별한 이유 없이 실족해 사망에까지 이를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박씨가 바다에 익사했더라도 반드시 박씨가 실수로 넘어지면서 바다에 추락해 바로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가 평소 앓아오던 심장질환이 원인이 돼 바다로 추락하거나 실수로 바다에 추락한 후 심장질환 때문에 급사했을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며 "박씨가 상해의 직접적인 결과로써 사망했음을 전제로 하는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심장질환
의료실비
익사
추락
낚시
상해
이순규 기자
2018-03-19
금융·보험
[판결](단독) 아내가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지정했다면
피보험자가 보험계약을 체결하면서 수익자를 '법정상속인'이라고만 썼다면, 상속인들은 전체 보험금 가운데 자신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금액만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정모씨의 부인 황모씨는 2013년 12월 경남 사천시에 있는 한 하천에서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 수사기관은 황씨가 다슬기를 잡다 미끄러져 넘어지면서 정신을 잃어 익사한 것으로 추정해 부검없이 단순 사고사로 종결했다. 황씨는 생전에 KB손해보험에 일반상해로 사망할 경우 5000만원을 받는 보험에 가입했었다. 남편 정씨는 보험금 5000만원을 달라고 보험사에 요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는 "부검을 하지 않아 사망 원인을 알 수 없는 만큼 황씨가 우연한 외래사고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보험금을 줄 수 없다"면서 채무부존재소송을 냈다. 반발한 정씨는 보험금을 청구하는 맞소송(반소)을 냈다. 1,2심은 "KB손해보험은 정씨에게 보험금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정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대법원의 판단은 조금 달랐다. 황씨가 생전에 보험에 가입하면서 보험수익자를 단순히 '법정상속인'이라고만 지정한 사실에 주목했다. 정씨 부부에게는 자녀 2명이 있었는데, 남편 정씨와 함께 공동상속인인 자녀들의 몫을 따로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KB손해보험이 정씨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5다23682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창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상해의 결과로 피보험자가 사망한 때에 사망보험금이 지급되는 상해보험에서 보험계약자가 보험수익자를 단지 피보험자의 '법정상속인'이라고만 지정한 경우, 그 같은 지정에는 장차 상속인이 취득할 보험금청구권의 비율을 상속분에 의하도록 하는 취지가 포함돼 있다고 해석해야 한다"며 "보험수익자인 상속인이 여러 명인 경우, 각 상속인은 자신의 상속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 보험자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사는 1심 재판중에 '상속인으로 남편외에 자녀들이 있으므로 피고로 추가해달라'는 피고 추가신청을 냈으나, '피고는 그 상속분 범위 내에서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은 명시적으로 하지 않은 채 단지 망인의 사망이유에 대해서만 주장했고, 법원은 피고 추가신청에 대해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은 채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며 "그러나 보험계약자인 황씨가 보험수익자를 법정상속인으로 지정한 이상 그 지정에는 사망 당시 상속인이 취득할 보험금청구권의 비율을 그 상속분에 의하도록 하는 취지가 포함되어 있는 것이므로 황씨의 상속인으로 남편 정씨 외에 자녀들이 더 있다면 정씨는 공동상속인 중 1인으로서 상속분에 상응하는 범위 내에서만 보험자인 원고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험사가 법원에 피고 추가신청과 함께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출하면서도 정씨가 상속분 범위 내에서만 보험금을 청구할 수 있다는 주장을 명시적으로 하지 않은 것은 부주의 또는 오해로 명백히 법률상의 사항을 간과한 것이므로, 법원으로서는 적극적으로 석명권을 행사해 의견진술 기회를 줬어야 했다"고 판시했다.
보험사
상속인
계약
피보험자
이세현 기자
2018-01-08
금융·보험
[판결] 피보험자가 키우던 꿀벌에 쏘여 다른 사람 사망했다면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가 양봉을 하면서 키우던 꿀벌에 다른 사람이 쏘여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9단독 이의진 판사는 박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대영)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6가단5067796)에서 "보험사는 1억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박씨는 2009년 6월 삼성화재의 '무배당삼성올라이프100세건강파트너보험(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에 가입했다. 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로 발생한 타인의 신체의 장해 또는 재물의 손해에 대해 1억원 한도로 보상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박씨의 동생(당시 46세)은 2015년 9월 추석을 맞아 충북 증평군에 있는 박씨의 집을 찾았다. 박씨의 집 주변에는 창고와 주차장으로 사용하는 박씨 소유의 공터가 있었는데, 창고 측면에는 박씨가 관리하는 양봉통이 10여개 있었다. 박씨의 동생은 양봉통이 있는 곳으로부터 10m 정도 떨어진 주차장 입구에서 다른 친지들을 맞이하기 위해 조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서 있다 갑자기 날아든 꿀벌에 오른쪽 귀 뒷부분을 1회 쏘였다. 벌에 쏘인 박씨의 동생은 그대로 실신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쇼크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이후 박씨는 지난해 3월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로 동생이 사망했다"며 삼성화재에 보험금을 청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 판사는 "사고 장소 주변은 대부분 밭인데 양봉을 하는 곳은 반경 1~2㎞ 이내에 존재하지 않는다"며 "망인은 박씨가 소유·관리하는 양봉통에서 날아온 꿀벌에 쏘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양봉통의 규모로 보아 박씨가 전문적으로 양봉업에 종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사망 사고는 피보험자인 박씨의 일상생활로 인한 우연한 사고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씨는 자신이 점유·관리하고 있는 양봉통에서 나온 꿀벌에 의해 사고가 일어날 위험성이 있으므로 이를 사전에 충분히 알리고 사고 방지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게을리 했다"며 "박씨는 망인의 사망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보험사는 박씨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수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망인이 꿀벌에 쏘인 것만으로 사망의 결과에까지 이른 것은 이례적인 면이 있다"며 보험사 측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이 판사는 또 "박씨는 망인의 형으로서 5분의 1 상속지분이 있어 박씨의 손해배상채무는 박씨의 상속분에 해당하는 3800여만원 만큼 혼동으로 소멸해 1억5300여만원이 된다"며 "박씨의 망인에 대한 손해배상액이 1억원을 초과하므로 보험사는 보상한도인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양봉
삼성화재
꿀벌
사망
이순규 기자
2017-08-30
교통사고
금융·보험
임원자격 조건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 교통사고 사망 일실 수입에 포함안돼
교통사고 사망으로 인한 일실수입 산정기준이 되는 기초소득에 임원 자격을 조건으로 지급되는 장기성과 인센티브는 포함되지 않지만, 정기적으로 모든 임직원들에게 지급되는 생산성 격려금이나 이익배분제에 따른 성과급은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신영철 대법관)는 12일 교통사고로 숨진 S기업 부사장 장모씨의 부인 정모(55)씨 등 유족들이 "교통사고 사망으로 인한 손해배상금 84억여원을 지급하라"며 A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1다80180)에서 A사에게 7억6000여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장기성과 인센티브는 임원에게만 지급되는 상여금으로, 망인은 2005년 제도가 도입된 후 단 1회만 지급받았으며 그 지급기준이나 시기 등이 가변적인 점, 다음 장기성과인센티브의 지급 시까지 수급 자격인 임원 지위를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춰보면 망인이 (사망한 시점인)2009년 이후에도 3년마다 2008년에 수령한 장기성과인센티브 상당액의 소득을 얻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일실이익 산정의 기초가 되는 소득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생산성 격려금과 이익배분제에 따른 성과급은 그 지급 여부에 대한 결정 권한이 대표이사에게 일임돼 있고 액수 결정도 가변적이지만, 제도가 도입된 이후 매년 일정 비율로 임직원 모두에게 계속적으로 지급돼 왔고, 망인의 총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40%가량에 이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이를 단지 회사의 영입이익의 은혜적 배분이라기보다는 망인의 근로소득에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교통사고
인센티브
격려금
이익배분제
상여금
교통사고사망
좌영길 기자
2012-01-18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험가입자가 자살 전날 우울증 진단 받았지만 정신과치료 받은 적 없다면 일반 자살로 봐야
보험가입자가 자살 전날 우울증진단을 받았지만 평소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적이 없고 유서 등을 미리 준비했다면 보험금을 받을 수 없는 일반자살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김모(41)씨 등 우울증으로 자살한 보건소 직원 A씨의 유가족 3명이 농업협동조합 중앙회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 상고심(2009다9777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는 평소 꼼꼼하고 과묵한 성격으로 1남1녀를 두고 있었고 자살당시 가정이나 직장에서 별다른 어려움이 없었으며 2007년에 연가 3일을 사용한 것 이외에는 모두 정상근무를 해왔고 종전에 우울증 등 정신질환으로 치료받은 사실도 전혀 없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어 "사실관계가 이렇다면, 망인이 자살 당일 우울증진단을 받기는 했지만 발병시기가 그다지 오래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망인의 나이, 평소 성격, 가정환경, 자살하기 전에 남긴 유서의 내용과 그로부터 짐작할 수 있는 심리상태, 자살행위의 시기와 장소, 방법 등에 비춰보면 망인은 정신질환 등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이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망인이 자살했다고 보고 공제계약의 면책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강원도의 한 보건소에서 임상병리사로 일하던 A씨는 동료 직원이 오랫동안 병가를 내 동료업무까지 맡게 돼 과도한 업무로 스트레스를 받아오다 2007년6월 속초 인근 야산에서 제초제를 마시고 자살했다. 그는 사망당시 군청소속 직원이었고 군청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농협에 단체공제보험을 들어놓은 상태였다. 이후 유족들은 농협을 상대로 보험금 청구소송을 냈지만 농협측은 "가입자가 자살한 경우에는 공제금지급이 면책된다"며 유족들의 청구를 거절했다. 그러자 유족들은 "A씨가 과도한 업무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아 우울증이 발병해 자살했으므로 정신질환상태에서 자살한 것으로 봐 공제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우울증진단
보험가입자
정신과치료
자살
발병시기
공제금
정수정 기자
2011-05-11
금융·보험
민사일반
에어컨 켜고 자다 사망, 보험금 지급대상 안돼
보험가입자가 에어컨을 켜둔 채 잠을 자다 사망했어도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는 사실이 입증되지 않으면 보험금 지급대상이 안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재판부가 '선풍기나 에어컨을 밀폐된 방에서 틀어 놓고 자면 사망한다'는 속설을 배제하고 선풍기와 에어컨의 작동에 의한 사망과 관련한 최근의 의학적, 과학적 연구결과를 받아들인 것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 또 앞으로 사망원인을 둘러싼 다툼이 생길 수 있는 경우에 유족이 보험회사 등 상대방에게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먼저 부검을 통해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지난달 30일 H보험회사가 에어컨을 켜둔 채 자다 사망한 보험가입자의 유가족들을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12241)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문과 창문이 닫힌 방안에 에어컨이 켜져 있었고 실내온도가 차가웠다는 사정만으로 망인의 사망종류 및 사인을 알 수 없다는 검안의사의 의견과 달리 망인의 사망원인이 '에어컨에 의한 저체온증'이라거나 '망인이 에어컨을 켜둔 채 잠이 든 것'과 사건 사망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평소 망인에게 사망에 이를 정도의 질환이 없고 망인이 자살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는 점 등을 고려하더라도 망인이 돌연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이상 마찬가지"라며 "달리 망인이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사망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사망원인이 분명치 않아 다툼이 생길 것이 예상되면 유족이 먼저 사망원인을 명확하게 밝혀야 한다"며 "부검을 하지 않음으로써 생긴 불이익은 유족들이 감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이 에어컨 바람이 어떤 기전에서 심부체온을 얼마만큼 떨어뜨려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을 유발하는지에 관해서 별다른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밀폐된 공간에서 에어컨을 장시간 켜 놓으면 사람의 체온이 저하될 수 있음은 경험칙상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등의 이유로 사실조회결과를 배척한 것에는 위법이 있다"고 판단했다. 원고회사는 2006년 망인과 사망보험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보험가입자가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인한 상해로 사망하면 5천만원의 상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금요일을 포함한 주말 동안에 사고가 발생하면 5천만원을 추가로 지급하기로 돼 있다. 또 질병에 의해 사망할 경우도 5천만원의 질병사망보험금을 지급해야 했다. 보험계약을 맺고 1년 뒤, 조씨가 집에서 에어컨을 켜놓고 자다 숨지자 보험회사는 유족에게 질병사망특약에 따라 5천만원의 보험금을 지급했다. 망인의 사망 당시에 방안은 밀폐된 상태로 에어컨이 작동되고 있었다. 유족들은 사망원인이 에어컨으로 인한 저체온증으로 사고에 해당한다며 추가 5천만원의 보험금을 청구했다. 이에 보험회사는 채무부존재확인 청구소송을 냈고 1심은 조씨가 저체온증으로 사망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망인이 질병이나 자살, 타살로 사망한 것이 아닌 이상 저체온증으로 숨졌다고 보기에 충분하다며 이를 뒤집었다.
보험가입자
에어컨
저체온증
사망원인
보험금지급대상
정수정 기자
201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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