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 사건의 핵심 인물이 도피할 수 있도록 도운 혐의로 기소된 지인들에게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김상일 부장판사는 최근 범인도피 혐의로 기소된 A씨 등 3명에게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2022고단992). 김 부장판사는 이들에게 각각 4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A씨 등은 2021년 9~10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된 이모씨의 도피를 도운 혐의를 받는다. 이씨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2021년 8월부터 검찰 수사를 받던 중 같은 해 9월 말 도주했다. 이후 이씨는 같은 해 10월 예정된 구속 전 피의자심문에도 불출석해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이씨가 대표로 있던 회사의 부하직원인 A씨는 이씨를 차에 태우고 다니며 채권자들을 만나게 하거나, 도피생활을 할 동안 복용할 약을 구매하도록 하는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또 이씨로부터 "대전이든 어디든 지방으로 내려가 내 휴대전화로 와이프한테 전화를 한 통 걸고, 휴대전화를 그 곳에 버리고 올라와 달라"는 부탁을 받고, 자신의 휴대전화는 수서역 주차장에 두고, 이씨의 휴대전화를 소지한 채 대전 지역으로 이동해 이씨의 휴대전화로 이씨 아내에게 전화를 걸어 마치 이씨가 대전으로 이동한 것처럼 보이도록 꾸민 혐의도 받는다.
함께 기소된 이씨의 지인 B씨와 C씨도 이씨에게 은신처를 마련해주고 차명 휴대전화를 개설해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 부장판사는 "피고인들의 이 사건 각 범행은 피고인들이 수사가 진행 중인 피의자를 적극적으로 도피하게 한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며 "이로 인해 형사사법 작용을 방해하는 결과가 초래돼 그 책임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피고인들이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며 나름대로 자신들의 잘못을 반성하고 있고, 아직까지 동종의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다"며 "그 밖에 피고인들의 연령, 성행과 환경 등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해 형을 정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씨는 한 달여의 도피 끝에 2021년 11월 구속기소됐고, 현재까지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1심 재판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