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금융·보험
사칭
검색한 결과
13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가상화폐 거래소가 운영하는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더라도
가상화폐 거래소가 운영하는 계좌를 통해 보이스피싱 범죄가 이뤄졌더라도 거래소 측에는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가상화폐 거래소 계좌가 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됐더라도 거래소 측이 고의 또는 과실로 보이스피싱 범죄를 용이하게 했다는 등의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다면 피해자들에게 직접 부당이득반환 또는 손해배상 책임을 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A 씨는 지난해 7월 자녀 사칭 문자에 속아 보이스피싱범에게 신분증과 계좌번호 등을 유출당했다. 보이스피싱범은 A 씨 계좌를 이용해 모 카드사에서 4500만 원을 대출받고 C 씨 명의 계좌로 이체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B 사의 고객이었던 C 씨는 B 사가 코인 거래를 위해 원화자금 예치 용도로 사용하는 D 은행 계좌에 4500만 원을 이체한 뒤 코인을 매수했다. A 씨는 보이스피싱 피해에 따른 피해구제를 신청했고, D 은행은 B 사 계좌에 대해 지급정지 조치를 했다. 이후 A 씨는 부당이득반환 등을 주장하며 B 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하지만 지난 13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07단독 경정원 판사는 A 씨가 B 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90149)에서 "B 사는 고객 C 씨의 위탁으로 계좌를 관리하며 예치금을 코인 매수대금으로 결제한 것에 불과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고, 고의 또는 과실로 A 씨에 대한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인정하기도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경 판사는 "B 사에 계좌로 입금되는 돈이 실제로 누구로부터 어떤 경위를 통해 입금됐는지 등을 조사해 범죄피해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까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B 사와 C 씨 간 가상화폐 구매 계약이 범죄 수익 은닉에 해당해 무효라는 A 씨의 주장도 "그러한 동기가 표시되거나 B 사에 알려졌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면서 "B 사는 정상적인 거래소 내 절차를 거쳐 D 은행 계좌에 입금하고 보안인증 후에 가상화폐를 매수해 지급정지를 통지받기 전까지 보이스피싱 피해금을 입금했다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지 못한 데 과실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B 사의 이상거래감지 시스템(FDS)에서도 C 씨의 피해금 이체에 대해 이상거래로 판단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울산지법 민사1-2부(안복열, 김현진, 신형철 부장판사)는 지난해 1월 21일 보이스피싱 피해자 G 씨가 가상화폐 거래소 H 사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반환소송(2020나11339)에서 이번 사건과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 서울 소재 법원의 한 부장판사는 "이러한 사건은 보이스피싱 범죄에 따른 피해금의 중간 통로로 이용되는 계좌의 개설 은행이나 가상화폐 거래소 측에 어느 정도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지가 핵심 쟁점"이라며 "통신사기피해환급법상 금융사 또는 가상화폐 거래소 업체 등에 본인 확인 조치를 넘어 과도한 피해 방지 책임을 묻는 것도 자칫 금융거래 왜곡 등의 폐해가 생길 수 있어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보이스피싱
가상화폐
거래소
이용경 기자
2022-12-1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검사 사칭 보이스피싱에 속은 피해자, 체포된 송금책 상대 소송만 승소
검사를 사칭한 보이스피싱에 속아 거액의 돈을 송금했던 피해자가 체포된 송금책을 상대로 소송을 내 승소했다. 법원은 피해자가 돈을 송금했던 통장 명의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는 명의인이 불법행위에 가담한 증거가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3단독 송명주 판사는 지난 7일 A 씨가 B 씨와 C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26445)에서 "C 씨는 A 씨에게 5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18년 8월 서울중앙지검 검사를 사칭한 인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A 씨는 "보이스피싱에 사용된 계좌가 당신 명의로 돼 있어 수사 중이니 피해금 1억 원을 B 씨 명의의 계좌로 입금하면 수사 이후 반환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열흘 뒤 B 씨 계좌로 1억 원을 송금했다. B 씨는 1억 원 중 8000만 원을 수표와 현금으로 인출하고, 그중 5700만 원을 보이스피싱 조직원으로 추정되는 성명불상자에게 전달했다. 이후에도 A 씨는 검사를 사칭한 동일 인물로부터 "1차 조사에 걸렸으니 다시 1억 원을 D 씨 명의의 계좌로 송금하라"는 전화를 받고 다시 속아 또 한 번 1억 원을 송금했다. 하지만 D 씨는 자신의 계좌에 거액이 입금되자 경찰에 신고했고, 이후 경찰은 D 씨와 은행의 협조로 현금 전달 장소에 나온 보이스피싱 조직 송금책 C 씨를 체포했다. 이후 C 씨는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형이 그대로 확정됐다. A 씨는 D 씨 계좌로 송금한 피해금 1억 원은 모두 반환받았지만, B 씨 계좌로 송금한 1억 원 중에선 4300만 원만 반환 받게 되자 B 씨와 C 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송 판사는 먼저 C 씨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아 민사소송법 제208조 제3항 제2호, 제150조 제3항에 따라 자백 간주 판결을 하고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B 씨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B 씨는 재판 과정에서 "대출을 받기 위해 접근 매체를 양도하고 지시대로 내 명의로 된 예금 계좌에 입금된 돈을 인출해 전달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송 판사도 B 씨가 불법행위에 가담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송 판사는 "B 씨는 A 씨의 1차 피해에 대한 사기 방조 혐의로 기소됐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며 "A 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B 씨의 주장을 배척할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B 씨가 접근 매체를 양도하면서 자신의 예금계좌가 보이스피싱에 이용되고 자신이 인출한 돈을 보이스피싱 조직에 전달하고 있다는 점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며 "B 씨에게 공동불법행위 책임이 성립함을 전제로 하는 A 씨의 손해배상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보이스피싱
금융
손해배상
이용경 기자
2022-09-22
금융·보험
[판결] 동생이 맡긴 공인인증서로 언니가 몰래 대출 받았다면 법적 책임은…
연말정산 업무를 처리해 달라며 맡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언니가 금융기관에서 몰래 대출을 받았다면 동생도 대출금을 갚을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공인인증서를 맡긴 행위를 '기본대리권의 수여'로 보아 민법상 표현대리(본인이 대리권의 외관을 형성하는데 기여했다면 책임을 지우는 제도)책임을 인정한 것이다. 대구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상오 부장판사)는 A캐피탈이 신모씨와 신씨의 언니를 상대로 낸 대여금지급 청구소송(2017나1439)에서 신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1심을 깨고 "신씨 자매는 공동하여 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본인을 모용(이름 등을 사칭하는 것)한 사람에게 본인을 대리할 수 있는 '기본 대리권'이 있고, 그 권한을 행사하는 것으로 믿을만한 사유가 있었다면 본인에게 민법상 '표현대리책임'이 성립한다"며 "신씨가 연말정산 업무를 처리해달라며 공인인증서와 각종 서류를 맡겼다면 신씨의 언니에게 기본 대리권을 준 것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대부업체로서는 전자서명법에 의해 발급된 공인인증서로 신분을 확인한 경우 그 외에 전화나 면담을 통해 또다시 본인 여부를 확인할 의무가 없다"며 "신씨는 언니가 대부업체와 맺은 대출계약에 책임이 있으므로 대여금 600만원을 갚을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신씨는 지난 2015년 자신의 언니에게 연말정산 업무를 대신 처리해달라고 부탁하며 공인인증서와 통장사본 등 관련 서류를 맡겼다. 그러나 언니는 동생의 공인인증서와 서류를 이용해 자신이 동생인 것처럼 속여 A캐피탈로부터 현금 500만원을 대출받았다. 이후 빌린 돈을 갚지 않자 대부업체는 대출명의자인 신씨에게 밀린 이자와 원금을 갚으라고 독촉했다. 신씨는 언니가 자신을 속이고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자신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이에 A 캐피탈은 2016년 8월 신씨 자매를 상대로 "원금과 이자 등 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명의를 도용당한 신씨에게는 변제책임이 없다"며 신씨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대구지법 2016가소43231)
공인인증서. 대출
기본대리권의수여
자매
대리
왕성민 기자
2017-11-1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피싱사기 계좌 명의자도 반환책임"
피싱(Phishing, 금융기관 등의 웹사이트나 거기서 보내온 메일로 위장해 개인의 인증번호나 신용카드번호, 계좌정보 등을 빼내 이를 불법적으로 이용하는 사기수법) 범죄에 이용된 계좌의 명의자도 피해자에게 피해금액을 돌려줄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피해자가 피싱범에게 속아 송금한 돈에 대해 계좌 명의인도 부당이득반환책임을 진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부(재판장 김지영 부장판사)는 6일 피싱 피해자 김모(29)씨가 범죄에 사용된 통장 명의자 정모(57)씨를 상대로 "80만원을 돌려달라"며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항소심(2014나6233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에 따라 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예금계약을 체결하고 그 사실이 예금계약서 등에 명확히 기재돼 있는 경우 특별히 예외적인 경우가 아닌 한 예금명의자를 예금계약의 당사자로 봐야 한다"며 "송금 의뢰인이 수취인 예금계좌에 자금을 이체해 입금 기록이 되면 둘 사이에 자금이체의 원인인 법률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수취인과 수취은행 사이에 입금액 상당의 예금계약이 성립한다"고 밝혔다. 이어 "송금 의뢰인과 수취인 사이에 법률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데도 계좌이체에 의해 수취인이 예금채권을 취득한 경우 송금 의뢰인은 수취인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진다"며 "김씨가 계약 등 법률상 원인 없이 피싱범에게 속아 정씨의 예금계좌에 80만원을 이체함에 따라 정씨가 그 금액 상당의 예금채권을 취득했으므로 정씨는 이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지난 2012년 12월 인터넷 메신저에서 사촌누나를 사칭한 피싱범에게 속아 그가 알려준 계좌로 80만원을 입금했다. 김씨가 돈을 이체한 계좌는 정씨의 것이었다. 나중에야 사기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김씨는 정씨를 상대로 "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김씨의 송금으로 정씨가 이익을 얻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정씨가 피싱범에게 통장을 건넨 행위가 김씨의 피해와 상당인과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1월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제의에 속아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범에게 통장을 제공한 계좌 명의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 대해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판결한 바 있다(2012다84707).
전화금융사기
피싱사기
보이스피싱
부당이득반환
실명확인
금융실명거래
예금명의자
안대용 기자
2015-11-16
금융·보험
[판결] 예금인출 심부름 시켰더니 거액 인출 사기… 책임은
예금주가 평소 통장 비밀번호 등을 지인에게 알려주고 예금 인출 심부름을 시키다 예금인출 사기 사고가 발생했어도 은행이 모두 책임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김모(84·여)씨가 "은행이 신원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아 나를 사칭한 사람이 통장에서 6억4000여만원을 인출해 갔으니 물어내라"며 NH농협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1224)에서 원심을 깨고 지난달 24일 원고전부승소 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령인 김씨가 다른 사람에게 예금인출 심부름을 시킨 일이 있고 인감도장에 통장 비밀번호를 표시해 두는 행위를 했더라도 이로 인해 누군가가 자신의 주민등록증을 위조하고 자신을 사칭해 인감 분실신고를 한 뒤 거액의 예금을 인출할 것까지 예상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예금주가 인감을 변경하고 통장을 재발급 받자마자 당일 거액의 예금을 인출했는데도 은행은 거래상대방이 본인인지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다"며 "은행이 이같은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개인정보관리 부실을 이유로 김씨의 과실과 상계하도록 해 예금액의 일부만 받게 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자신의 기억력 감퇴를 우려해 인감도장에 예금계좌 비밀번호를 표시해두고, 평소 잘 알던 신모씨 등에게 이 사실을 알려주고 예금 인출 심부름을 시켜왔다. 그러던 중 2012년 4월 김씨 계좌에 수억원이 예치돼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이모씨가 신씨에게 접근해 돈을 가로채자고 꼬드겼다. 두 사람은 김씨와 나이가 비슷한 노파를 고용한 다음 김씨 명의의 위조 주민등록증으로 휴대전화를 개통해 주고 통장과 인감을 재발급 받도록 해 김씨 계좌에서 6억4000여만원을 인출했다. 뒤늦게 이 사실을 안 김씨가 은행에 따지자 은행은 "평소 개인정보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며 오히려 타박했고 김씨는 결국 소송을 냈다. 1심은 "김씨가 자신의 예금통장과 인감·비밀번호 등의 관리를 소홀히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난 만큼 은행은 인출액 가운데 4억5200여만원만 김씨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김씨의 과실 비율을 더 높게 인정해 "3억2300만원만 물어주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를 대리한 이충훈(44·사법연수원 36기) 법무법인 씨엠 변호사는 "예금주에게 다소 부주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금융사기와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에는 은행이 예금주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고 상계항변을 할 수 없다는 취지의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예금인출사기
NH농협
본인확인
개인정보관리
예금주부주의
신원확인
홍세미 기자
2015-07-09
금융·보험
기업법무
[판결]사기당해 넘긴 개인정보로 대출… 안 갚아도 돼
대출해주겠다는 전화에 속아 개인정보를 넘기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대부업체로부터 빚을 지게 됐다면 갚지 않아도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관련 범죄가 급증하는데도 금융기관이 피해자에게 거래책임을 온전히 떠넘기던 행태에 법원이 경종을 울린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4단독 김성수 판사는 이모씨(승소대리인 배승희 법무법인 태일 변호사)가 대부업체인 A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소송(2014가단181457)에서 지난달 18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 판사는 "이씨는 대출을 해주겠다는 제3자에 속아서 금융거래에 필요한 인적 정보를 제공한 것에 불과할 뿐, 제3자에게 대출계약에 대한 대리권을 넘긴 것이 아니다"라며 "따라서 이씨와 A사 사이에 체결된 대출계약은 제3자가 부정한 방법으로 발급받거나 위조한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체결한 것이어서 유효하지 않으므로 이씨에게는 대출금을 갚아야 할 의무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전자문서법에 따르면 공인인증서를 이용해 금융기관과 전자거래를 할 때, 그 공인인증서가 본인이 아닌 제3자에 의해 위조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발급됐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문제의 거래에 대해 당사자는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14년 7월 금융기관 직원을 사칭한 시림으로부터 대출을 권유하는 전화를 받았다. 이씨는 그에게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주민등록등본, 신분증사본, 보안카드의 번호 일부 등 개인정보를 넘겼지만 한푼도 받지 못하고 A사에 600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A사가 빚 변제를 독촉하자 이씨는 "사기를 당해 개인정보를 넘긴 것일뿐 대출을 받은 적이 없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해 11월에도 비슷한 취지로 판결했다. 당시 피해자는 한 시중 은행의 모바일뱅킹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다가 모바일피싱에 속아 1320만원의 빚을 지게 됐다. 법원은 "대출을 받겠다는 명확한 의사표시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금융정보를 제공한 것만으로 대출 효력이 생기지 않는다"고 밝혔다. 같은 달 서울남부지법도 "본인의 대출 의사가 없었다면 개인정보를 넘긴 것만으로 대출 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번 사건을 대리해 승소한 배승희(33·사법연수원 41회) 변호사는 "기존에는 공인인증서를 사용하기만 하면 누가 사용했는지는 고려하지 않고 무조건 명의자가 책임을 지는 판결이 주를 이뤘는데, 사기업이 만든 것에 불과한 공인인증서를 근거로 삼아 관련 금융 사고가 발생했을 때 오로지 명의자만 책임을 지게 만드는 것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은 대출계약 당시 당사자 확인 의무책임의 주체를 금융기관으로 넘겼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법원 관계자는 "금융사의 허술한 본인 확인절차 등으로 대출 사기가 발생하고 있는데 고객에게만 모든 책임을 전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대출사기
개인정보누출
금융정보제공
본인대출의사
금융사고
당사자확인의무책임
홍세미 기자
2015-04-06
금융·보험
[판결] "통장 단순 양도자, 보이스피싱 책임 없다"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 범죄에 이용된 계좌 명의자는 보이스피싱 피해자에게 배상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명의자도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제의에 속아 통장을 제공한 것이지 보이스피싱 범죄를 예상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15일 보이스피싱 피해자 이모씨가 피싱에 이용된 계좌 명의자인 김모씨를 상대로 낸 "피해당한 금액을 돌려달라"며 제기한 부당이득금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84707)에서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김씨가 사기범에게 통장과 현금카드, 주민등록증 사본을 넘길 당시 그 통장이 보이스피싱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설사 김씨가 주의를 했어야 했다 해도 통장은 이미 이씨가 사기범에게 속은 후 재산을 처분하는 데 이용된 수단에 불과해 김씨가 주의를 하지 않은 것과 이씨가 손해를 입게 된 원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대법원 관계자는 "통장 명의자가 통장을 넘긴 행위가 전자금융거래법을 위반해 형사 처벌을 받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 하더라도 단지 대출을 받기 위해 통장을 넘겼다고 해서 통장 명의자가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씨는 2011년 9월 검찰청 검사를 사칭하는 인물로부터 은행계좌가 사기 사건에 이용돼 확인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고 자신의 계좌에서 김씨의 계좌로 600만원을 이체했다. 이 때 김씨는 이미 대출을 받게 해 주겠다는 말에 속아 자신의 통장과 주민등록증 사본을 넘긴 상태였다. 이씨가 김씨의 통장에 이체한 돈은 대부분 인출돼 5000원만 남은 상태가 됐고 이씨는 자신이 송금한 600만원을 돌려달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가 계좌이체를 했을 때 김씨는 이미 자신의 통장을 다른 사람에게 넘긴 뒤였고 보이스피싱 범행에 따라 즉시 인출됐다"며 "이씨가 김씨 계좌로 돈을 이체했다는 것 만으로 김씨가 예금 만큼의 이득을 봤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만 "통장의 양도가 금지돼 있는데도 알 수 없는 사람에게 건넨 점, 보이스피싱이 횡행하고 있는 점을 고려해 보면 김씨가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자신의 통장을 건넴으로써 범죄행위를 방조했기 때문에 3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반면 항소심은 "김씨 역시 대출을 받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통장을 넘겼고, 이로 인해 김씨가 금전적인 대가를 얻었다고 볼 수 없다"며 "김씨는 계좌에 남아있는 5000원만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대포통장명의자
보이스피싱
대출사기
통장양도
불법행위책임
보이스피싱이용통장
신소영 기자
2015-01-15
금융·보험
[판결] 타인 명의 신용카드 신청에 본인확인 철저히 안했다면
남편이 아내 명의로 신용카드를 발급받는 과정에서 카드사가 본인 확인을 철저히 하지 않았다면, 아내에게 비밀번호 등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과실이 있더라도 남편이 쓴 신용카드 대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정모씨는 이혼하기 1년 2개월 전인 2011년 당시 아내였던 황모씨가 운영하는 모텔 카운터에서 아내 명의로 가족카드 발급 신청서를 작성해 롯데카드에 제출했다. 정씨는 신청인 본인란에 황씨 이름과 본인의 휴대전화번호를 적었다. 카드회사 직원은 황씨가 맞는지 확인하기 위해 신청서에 적힌 대로 정씨 번호로 연락을 했다. 정씨는 전화를 받고 여성 목소리를 내 황씨로 사칭했다. 직원은 별다른 의심 없이 카드를 발급해줬다. 정씨는 이 카드로 2011년 6월부터 다음해 4월까지 790여만원을 결제했다. 황씨는 카드 발급 사실을 알고 카드회사에 항의했으나, 회사는 이용 대금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1심 법원에서는 황씨 손을 들어줬으나, 2심은 "황씨가 직원과의 통화에서 발급해줘도 상관없다는 취지로 말했다"며 "황씨가 부정발급 사실을 알고도 오랜 기간 묵인했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고 이 판결은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그러나 황씨는 "카드회사가 발급 당시 통화 녹취록을 제출하지 않았는데도, 항소심이 본인확인 절차를 지키지 않은 회사의 과실을 살피지 않고 판결했다"며 재심을 청구했다. 대전지법 민사3부(재판장 송인혁 부장판사)는 지난달 7일 롯데카드가 황씨를 상대로 낸 신용카드 이용대금 청구소송 재심(2014재나20)에서 "황씨의 재심청구를 받아들여 항소심 판결을 취소하고, 카드회사의 청구를 기각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민사사건에서 재심이 인정돼 재심원고가 승소한 경우는 올 1월부터 11월까지 341건 중 12건밖에 없을 정도로 매우 드물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카드회사의 본인 확인 절차가 형식적으로 필요할 뿐이라고 할 수 없는 점, 발급 신청서에 황씨의 휴대전화 번호와 정씨의 휴대전화 번호가 동일하게 기재돼 있는 이상, 피고의 휴대전화번호를 재차 확인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며 "그러나 담당직원은 정씨와 통화만 한 뒤 별다른 본인확인 없이 카드를 발급해줬으므로 이는 중대한 과실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황씨가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이용자 번호 등을 관리하지 못한 과실 등이 있지만 이로 인해 가족카드가 발급됐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카드 발급 당시 황씨와 담당 직원 사이의 본인 확인을 위한 통화 녹음 자료를 제출하라고 원고에게 요청했음에도 제출하지 않고 재심 제기 후에 제출했다"며 "재심대상 판결이 신용카드 회원인 황씨가 중대한 과실이 있어 카드대금을 부담한다고 판단하면서, 카드 발급과 관련한 카드회사의 과실 유무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으므로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타인명의신용카드신청
본인확인
재심청구승소
카드부정발급
카드사과실
이장호
2014-12-18
금융·보험
민사일반
보이스피싱에 속아 고객이 비밀번호 유출했어도
고객이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에 속아 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유출했어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된 피해는 금융기관이 책임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인터넷뱅킹에 필요한 공인인증서나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유출하지 않은 이상 고객에게 책임이 없다는 취지다.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7단독 조중래 판사는 최근 우모씨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보이스피싱 피해액을 배상하라"며 우리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1가단468047)에서 "우리은행은 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조 판사는 판결문에서 "우씨는 이체 사실을 알게된 직후 경찰에 피해신고를 하면서 자신은 공인인증서를 누출하지 않았고 OTP 단말기 역시 분실 또는 도난당하지 않았다고 분명하게 진술했다"며 "우리은행은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국내에 사용되는 OTP 단말기 일부를 생산하는 미국 RSA사의 시스템이 2011년 3월 해킹당한 사실이 있고, 노트북에 저장된 공인인증서를 해킹한 사고 역시 빈번하게 발생됐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우씨의 피해를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가 금융기관의 책임으로 정한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계약체결 또는 거래지시의 전자적 전송이나 처리 과정에서 발생한 사고'로 해석한 것이다. 우리은행은 우씨가 계좌번호와 비밀번호를 사기단에 알려주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으므로 배상액을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전자금융거래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려는 전자금융거래법의 입법 목적에 비춰보면 금융기관의 책임을 감면하는 요건은 엄격히 해석해야 한다"며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유출은 법령에서 규정한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유형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전자금융거래법 시행령 제8조는 금융기관 등이 책임 감면을 주장할 수 있는 이용자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의 유형으로 접근매체를 대여하거나 담보로 제공한 경우, 누설 또는 방치한 경우 등으로 한정하고 있다. 우씨는 지난해 11월 자신을 검찰청 수사관이라 사칭한 보이스피싱사기단에 속아 우리은행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신용카드 카드번호와 유효성 검사 코드(CVC)를 'www.policeseoul.com'이라는 사이트에 입력했다. 사기단은 이 정보를 이용해 롯데, 신한, KB국민카드로부터 자동응답시스템(ARS) 카드론과 ARS 현금서비스로 합계 3550만원을 우씨의 계좌로 입금받은 후 통장잔액까지 포함해 모두 3742만원을 인터넷뱅킹으로 이체해 빼내갔다. 속은 사실을 알게된 우씨는 경찰에 피해를 신고하고 카드회사 대출금을 상환한 후 12월 소송을 냈다. 우씨는 사기단이 해킹을 통해 공인인증서를 재발급받고 OTP 단말기 비밀번호를 알아내 발생한 사고라고 주장했으나, 우리은행은 우씨가 OTP 단말기 등 접근매체를 도난 또는 분실해 발생했다며 배상을 거절했다.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비밀번호노출
OTP
공인인증서
전자금융거래
이환춘 기자
2012-09-10
금융·보험
민사일반
형사일반
'보이스피싱' 사기 범죄에 직접가담 않았어도 '대포통장' 만들어줬다면 피해 배상해야
이른 바 '보이스 피싱'으로 불리는 사기범죄에 직접적으로 가담하지 않았어도 대포통장을 만들어줬다면 피해액을 물어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민사3부(재판장 김재환 부장판사)는 9일 보이스피싱사기 피해자인 안모(61)씨가 대포통장을 개설해 사기를 도운 책임이 있다며 김모(25)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소송 항소심(☞2010나19348)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전자금융거래법상 양도가 금지되는 전자금융의 접근매체인 통장을 금융기관으로부터 발급받아 이를 성명불상자에게 양도할 당시 이른바 보이스피싱 범죄행위에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고, 비록 피고가 성명불상자의 위와 같은 범죄행위에 적극적으로 가담하지 않았더라도 적어도 피고는 통장을 넘겨줌으로써 성명불상자의 범죄행위를 용이하게 해 이를 방조했다고 할 것이므로, 민법 제760조3항에 따라 공동 불법행위자로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도 보이스피싱이 사회적으로 큰 문제로 부각되던 상황에서 검찰청 직원을 사칭한 성명불상자의 전화에 아무런 확인도 없이 돈을 이체한 잘못이 있다"며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을 359만2,000원으로 제한했다. 안씨가 사기로 입은 피해액은 598만8,000원이었다. (수원)
보이스피싱
전화금융사기
사기범죄
대포통장
전자금융거래법
양도금지
2010-12-27
1
2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