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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 “상속개시와 동시에 법정상속분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분할 귀속”
[대법원 판결]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Money Market Fund, 단기금융집합투자기구)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된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 2023다221144(2023년 12월 2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참진 이영동 변호사)가 B 은행 등을 상대로 낸 예금 사건에서 원고 패소 부분 중 MMF 계좌 관련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창원지방법원에 환송. [쟁점]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이 공동상속된 경우의 법률관계(공동상속인들의 준공유 vs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 귀속) [사실관계와 1,2심] A 씨의 어머니는 B 씨 등이 판매한 투자신탁 형태 MMF의 수익증권을 보유하던 중 A 씨 등 4남매를 공동상속인으로 둔 상태로 2019년 사망했다. A 씨는 단독으로 B 은행 등에게 고인 명의 수익증권의 평가액 중 자신의 법정상속분 4분의 1 상당액을 지급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1심에서는 A 씨가 MMF 관련 청구를 하지 않아 이 부분에 대한 판단이 이뤄지지 않은 채, 원고패소 판결이 나왔다. 2심은 “투자신탁의 수익권을 공동상속하는 경우 공동상속인들이 이를 준공유할 뿐, 공동상속인들에게 당연히 분할해 귀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용어 설명] - 투자신탁의 수익증권: 자본시장법에 따라 집합투자업자가 신탁 형태의 집합투자기구인 투자신탁(제9조 제18항 제1호)을 설정하고 그 수익권을 표시하기 위해 이를 균등하게 분할해 발행한 것 - MMF: 자본시장법과 그 하위 법령에 따라 집합투자재산 전부를 ‘안전한’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야 하고 운용의 제한도 받는 집합투자기구의 일종(제229조 제5호) [대법원 판단(요지)] 금전채권 등의 가분채권은 공동상속되는 경우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라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하여 귀속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상속재산분할 대상도 된다.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의 수익권은 수익증권이 표시하게 된다. 이러한 수익증권은 좌수를 단위로 분할 판매가 가능하고, 투자자가 언제든지 환매해 단기간 내에 환매대금을 수령함으로써 손쉽게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으며, 원칙적으로 일부 좌수의 환매도 가능하다. 자본시장법에는 MMF에 특별한 규율이 존재하는데 모두 투자자의 손실을 최소화하고 투자금의 신속한 회수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MMF 상품을 예금 상품과 유사하게 인식한다. 이러한 상속 관련 법리, 자본시장법상 규율, 투자자들 일반적 인식 등을 종합하면, 자본시장법상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의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한다고 봐야 한다. 투자신탁의 수익권에는 수익총회 의결권, 장부·서류 열람권 등의 단체법적 성격의 권리나 권능 자본시장법 제91조 제1항, 제186조 제2항, 제190조도 포함되어 있지만, MMF에서는 분할 귀속을 인정하는 데에 방해가 될 만한 이유가 아니다. [대법원 관계자] “대법원은 상속 관련 기존 법리를 바탕으로 하되 투자신탁의 수익권에 관한 자본시장법상 규율, 특히 MMF에 관한 투자자들의 특별한 인식 등을 이유로, 적어도 ‘투자신탁 형태 MMF 수익권’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상속개시와 동시에 당연히 법정상속분에 따른 수익증권 좌수대로 공동상속인들에게 분할해 귀속된다고 최초로 판단했다. 이로써 공동상속인들이 자칫 장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상속재산분할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개별적으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공동상속
금전채권
수익증권
상속재산분할
박수연 기자
2024-02-08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후 스트레스 장애 등 치료받다 자살했다면…
교통사고를 겪은 운전자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 심한 불안 증세를 겪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경우에도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교통사고와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1일 사망한 A 씨의 유족 B 씨가 현대해상을 상대로 낸 보험금 소송(2021다2705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평소에 정신질환 없었고 주치의도 ‘사고로 우울장애’ 진단 대법원 "교통사고로 인한 장애가 원인" "보험금 지급해야" B 씨는 2016년 1월 자신의 어머니인 A 씨를 피보험자로 해 현대해상과 운전자보험계약을 체결했다. 이 보험계약에는 '피보험자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한 경우'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특약이 포함됐다. A 씨는 2017년 9월 오후 11시경 승용차를 운전하다 도로에 나타난 고양이를 피하던 중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당시 비가 내리고 있었는데 A 씨는 사고로 연기가 나는 차 안에서 구조될 때까지 갇혀 있었고, 이 사고로 뇌진탕, 경부 척수 손상, 추간판탈출증 등 상해를 입었다. 이후 A 씨는 2017년 11월부터 이듬해 3월경까지 병원에서 상세 불명의 우울병 에피소드, 상세불명의 불안장애 진단을 받고 치료받았다. 치료 과정에서 A 씨는 두통과 불안 증상을 계속 호소했고 연탄을 피우거나 처방 약을 과다복용하며 자살까지 시도했다. 2018년 4월 A 씨는 한 대학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퇴원 후에도 내원해 '비오는 날 몸이 떨린다. 사고가 난 날 비가 왔다'고 말하고, 불안 증상과 수면 중 이상행동에 관한 증상을 호소했다. 그러다 A 씨는 같은 해 5월 교통사고를 당해 입원한 남편을 간병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B 씨는 현대해상에 보험금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주치의는 사실조회를 통해 "A 씨는 교통사고로 발병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으로 치료받았고, 재발이나 악화 방지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남편의 교통사고나 자살 당시의 비가 내린 날씨가 A 씨를 다시 자극해 생긴 정신병리에 따라 자살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혔다. 재판부는 "정신질환 등으로 자살한 경우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의 사망이었는지 여부는 나이와 신체, 정신적 심리 상황, 자살 시점의 구체적인 상태, 자살자를 에워싼 주위 상황, 자살의 시기와 동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하고, 사실심 법원은 주요우울장애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러 자살했다고 볼 의학적 견해가 증거로 제출됐다면 함부로 부정할 수 없다"면서 "만약 의학적 소견과 다르게 인과관계를 추단하려면 다른 의학적·전문적 자료를 근거로 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교통사고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주요우울장애를 앓게 됐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치료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외상의 부정적 경험을 자극할 수 있는 외부적 상황들이 존재하는 가운데 자살했으며, 주치의도 자살과 관련성을 갖는 주요우울장애의 악화 가능성도 제시했다"며 "A 씨가 교통사고 이전에 정신질환을 겪었다거나 자살을 시도했었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는 사정까지 보태어 보면 A 씨가 교통사고로 발생한 상해의 직접 결과로 사망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고를 대리한 권종무(45·사법연수원 38기) 법률사무소 권앤율 대표변호사는 "주요우울장애와 자살과의 관련성에 관해 주치의가 전문가로서 전문지식에 기초해 충분한 검토를 거쳐 밝힌 의학적, 과학적 견해인 주치의의 소견을 존중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결"이라며 "합리적인 사유 없이 주치의의 의견을 배척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판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교통사고
보험금
자살
박수연 기자
2022-09-04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필리핀 어학연수생 사인 싸고 유가족-보험사 줄다리기
해외 어학연수 중 사망한 유학생의 사망원인과 관련해 현지 법의학담당관이 작성한 사망증명서와 유학생이 가입한 국내 보험사가 자체적으로 의뢰해 받은 부검보고서의 내용이 다를 경우에는 사망증명서에 적힌 대로 판단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오상용 부장판사)는 사망한 서모씨의 어머니인 김모씨가 서씨가 상해사망보험 등을 가입했던 케이비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각각 2억4000만원과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가합58211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씨는 2014년 필리핀으로 3개월간 어학연수를 떠났다가 술을 마시고 숙소에서 잠을 자다 같은해 3월 1일 사망했다. 사망 당일 오전 숙소에서 서씨를 발견한 동료는 침대에 구토물이 널려있었고 서씨가 얼굴을 얼굴을 침대에 묻은 채 엎드려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이 같은 진술 등을 근거로 현지 법의학담당관은 서씨의 사망증명서에 사인을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라고 기재했다. 김씨는 이후 이를 근거로 보험사에 아들의 상해사망 보험금을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서씨의 사인을 다시 조사했고, 필리핀 현지 부검의는 같은 해 5월 서씨의 사망원인을 '뇌졸중에 의한 뇌출혈'로 작성한 부검보고서를 작성해 보험사에 제출했다. 두 보험사는 각종 보험상품을 위탁 판매하는 회사에 보험설계사로 근무하는 서씨의 형이 현지 관계자에게 서씨의 사인을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로 기재해 달라고 부정 청탁해 허위 사망증명서를 작성하게 하고 이를 근거로 서씨 측이 보험금을 편취하려다 미수에 그친 것이라며 서씨의 형을 고소했다. 서씨의 형은 1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 받았지만 항소심에서는 무죄 판결을 받고 현재 대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현지 법의학 담당관 "구토 인한 질식사"… 보험금청구 재판부는 "최초 작성된 사망증명서는 필리핀 부검의 뿐만 아니라 장의사, 필리핀 현지 시등기관, 행정관 등의 서명이 되어있는 공적인 문서인데다 사망원인은 사망증명서가 증명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며 "(보험사 측이 제출한) 필리핀 부검의의 진술이 기재된 서류 외에 '뇌출혈에 의한 사망'을 뒷받침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가 제출되지 않았기에 부검보고서와 사건 확인서 내용만으로 당초 사망증명서가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보험사, 재조사해 부검결과 '뇌출혈'로… 형사고소까지 이어 "서씨의 형과 관련해 항소심 법원은 사후적으로 작성된 부검보고서의 내용에 믿기 어려운 사정이 존재하고, 부검 당시 상황에 비춰 봤을 때 서씨의 사인으로 뇌줄중에 의한 뇌출혈,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가 모두 고려되는 상황에서 필리핀 부검의가 여러 요인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최종적으로 '구토물에 의한 질식사'로 확정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며 "이는 '사인은 사망증명서로 판단한다'는 원칙에 충실해 판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부검보고서는 부검 후 2개월이 지난 후에 작성된 것이고, 부검보고서 진단을 뒷받침할 객관적 자료도 첨부돼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구토로 인한 구토물이 기도를 막아 사망한 경우 보험약관상의 급격성과 우연성은 충족되고, '외래의 사고'란 외부적 요인에 의해 초래된 것을 의미하기에 이 사고에서 서씨가 술에 만취된 상황은 질병이나 체질적 요인에 의한 것이 아니라 술을 마신 외부 행위에 의해 초래된 것으로 약관에 따른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사고
상해사망
보험금
필리핀
어학연수
박수연 기자
2018-07-19
금융·보험
[판결](단독) “15세 미만 자녀 대신 서명 사망보험 무효”
미성년 자녀를 피보험자로 하는 사망보험에 가입면서 자녀의 서명을 어머니가 대신했다면 보험계약은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부(재판장 이태수 부장판사)는 A(사망 당시 16세)양의 어머니 B씨가 메리츠화재를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2017나61975)에서 1심과 같이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양은 2015년 12월 고등학교 체육 시간에 150m 달리기와 짐볼(Jimball) 주고받기, 피구 등을 한 뒤 앉아서 다른 친구들의 경기를 보다 갑자기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사망했다. A양의 어머니 B씨는 2010년 3월 당시 11세이던 A양을 피보험자로 메리츠화재의 '무배당닥터키즈' 보험계약에 가입한 상태였다. 이에 B씨는 "딸이 사고로 상해를 입고 사망했다"며 "보험금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메리츠화재는 "이 보험계약은 상법 제731조 1항 또는 제732조에 따라 무효일뿐만 아니라, A양의 사망원인도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가 아닌 내적 원인에 따른 것이어서 일반상해 사망 보험금 지급 요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상법 제731조 1항은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에는 보험계약 체결시에 그 타인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B씨가 보험계약서의 피보험자란에 미성년자인 딸 대신 서명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보험계약 중 일반상해 사망 담보 부분은 A양의 서면동의를 받지 못해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B씨는 딸이 사망에 이를 만한 질병이 없었고 기초체력이 약한 A양에게 체육활동이 육체적으로 무리를 줬다는 근거 외에 체육활동과 딸의 사망 사이의 상당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메리츠화재 측은 일반상해 사망 담보가 무효가 되는 이상 법률상 원인 없이 지급받은 보험료 10여만원(1550원씩 69개월치)을 B씨에게 돌려주라"고 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보험계약은 만 15세 이상의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경우 사망보험금을 지급하고 만 15세 미만의 피보험자가 사망했을 때에는 책임준비금과 납입보험료 중 큰 금액을 지급한 후 계약은 소멸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다"며 "이를 상법 제732조에 규정된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앞서 1심도 "상법 제732조는 15세 미만자 등의 법정대리인이 이들을 대리해 동의할 수 있는 것으로 하면 보험금의 취득을 위해 이들이 희생될 위험이 있으므로 사망보험의 악용에 따른 도덕적 위험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둔 효력규정"이라며 "15세 미만자 등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한 보험계약은 피보험자의 동의가 있었는지 또는 보험수익자가 누구인지와 관계없이 무효가 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피보험자
사망보험
보험계약
상법
보험
이순규 기자
2018-01-18
금융·보험
의료사고
[판결] "분만 중 태아 뇌손상도 태아보험 적용 대상"
출산 과정에서 아기가 입은 뇌손상도 보험금 지급 대상이라는 판결이 나왔다. 상해보험과 같은 인보험(人保險, 보험자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관해 보험사고가 발생할 경우 보험금 등을 지급할 것을 약속하고, 보험계약자는 이에 대해 보험료 등 보수를 지급할 것을 약정하는 보험계약)에서는 태아도 피보험자가 될 수 있을뿐만 아니라, 분만중 일어난 응급 사고 등은 '외래의 사고'에 해당해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9단독 오상용 부장판사는 김모씨가 현대해상화재보험사를 상대로 낸 보험금청구소송(2015가단5371443)에서 "현대해상은 1억7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씨는 임신중이던 2010년 2월 자신과 태아(딸 A양)를 피보험자로 설정해 현대해상의 상해보험에 가입했다. 김씨는 5개월 뒤 A양을 분만했는데, 이 과정에서 응급상황이 발생했다. 이 때문에 딸인 A양은 저산소성 뇌손상을 입게 됐다. 이에 김씨는 2015년 11월 "보험금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현대해상은 "약관에 '임신, 출산 등을 원인으로 해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돼 있는 만큼 보험금 지급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오 부장판사는 "김씨와 현대해상은 출산 전 태아를 피보험자로 해 계약을 체결했고, 보험기간은 체결일부터 시작됐다"며 "(김씨가 가입한 상해보험) 약관은 '태아는 출생 시 피보험자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보험기간 개시 시점과 불일치해 문구 그대로 해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태아는 어머니 몸에서 전부 노출됐을 때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지만, 인보험의 피보험자가 반드시 권리나 의무의 주체이어야 할 필요는 없다"며 "인보험의 목적이 생명과 신체 보호에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태아에게도 피보험자의 지위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의 경우 분만중 응급상황이 발생했는데 이는 통상적인 분만 과정이 아니다"라며 "이는 약관상 보험금 지급 대상인 '급격하고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출산
상해보험
태아
응급사고
분만
이순규 기자
2017-11-20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판결](단독) 회계사, 용역계약 전 상속세 절세방법 잘못 조언… “50% 물어줘야”
세금을 아낄 수 있다는 회계사의 조언에 따라 연금보험을 해지했다가 손해를 입었다면 세무신고 등에 관한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이라도 회계사에게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강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제)가 회계사 김모씨와 A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34403)에서 "A회계법인은 7억7700여만원을, 김씨는 이 가운데 1억5900여만원을 A회계법인과 공동해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5년 7월 어머니를 여읜 강씨와 강씨의 언니 등은 같은해 8월 상속세 신고 및 상속세 절감 방안 등에 관해 A회계법인 소속 회계사인 김씨와 상담했다. 김씨는 "사망한 피상속인의 재산 중 보험금은 현금화하는 것이 상속세를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알려줬다. 강씨 등은 김씨의 조언에 따라 어머니의 연금보험 21개를 해지하고 보험사로부터 15억4100여만원의 해지환급금을 받았다. 이후 종합소득세 및 지방소득세 등으로 6억6800여만원의 세금을 납부했다. 강씨 등은 이후 A회계법인과 상속세 절세 방안 마련 및 신고에 관한 용역수임계약서를 작성하고 착수금 2500만원 중 1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10년 이상 연금보험을 유지하면 비과세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강씨는 지난해 6월 "김씨의 잘못된 조언으로 보험을 중도해지하면서 발생한 금융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세를 납부하게 됐다"며 "보험계약 해지로 인한 추가 부담세액과 보험계약을 유지했더라면 얻을 수 있었던 일실이익과 계약금 등 모두 7억7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김씨는 "강씨 등은 우리와 용역계약을 체결하기 전에 이미 보험계약을 모두 해지했다"며 "조언 내용과 보험계약 해지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A회계법인은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강씨가 주장한 사실을 모두 자백한 것으로 간주된다"며 "A회계법인은 김씨의 사용자로서 손해배상책임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계약금 반환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는 회계사로서 강씨 등과 상속세 절감 및 신고 업무에 관해 용역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구두 상담을 하는 것이라도 신중하게 상담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김씨는 관련 법령을 찾아보거나 정확한 근거자료를 확인하지 않은 채 만연히 상속세 절감을 위해서는 보험계약을 해지하는 것이 좋다는 취지로 잘못된 조언을 했다"며 "강씨가 추가 부담한 세액 3억1800여만원 상당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강씨가 정확한 상속세 산정을 위해 보험계약서나 약관과 같은 자료를 제공하면서 상담한 것이 아니어서 김씨의 답변이 정확하지 않을 수 있었다"며 "상속세를 아낄 수 있다는 김씨의 말만 신뢰해 보험계약을 해지한 강씨의 과실도 손해 발생에 기여했다"며 김씨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세금
회계사
상속세
보험
이순규 기자
2017-10-16
금융·보험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판결] 즉시연금보험 과세기준… 청약철회 시기 따라 달라
부모가 즉시연금보험의 보험료를 완납한 뒤 자녀에게 수익자 지위를 증여 또는 상속한 경우 세금은 얼마를 내야할까. 대법원은 이 연금보험이 청약철회기간(보통 계약일로부터 15일 간) 내에 증여 또는 상속이 이뤄졌다면 '납입보험료' 전액이 과세 기준이 되고, 청약철회기간이 경과한 이후라면 '해지환금급'을 기준으로 해 증여세나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의 이번 판결로 그동안 즉시연금보험 과세를 둘러싸고 벌어진 논란은 일단락 됐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미성년 자녀 2명을 대리한 어머니 A씨가 서울 반포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 부과처분 취소소송(2015두5304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철회기간 내 증여·상속 땐 납입보험료 전액 기준 A씨는 2012년 6월 자신을 보험계약자 및 수익자로 지정해 즉시연금보험에 가입한 다음 18억원에 달하는 보험료 전액을 곧바로 납부했다. 이 보험은 보험을 유지할 경우 10년의 보험기간 동안 매월 일정액의 연금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을 수 있고, 만약 보험계약의 존속을 희망하지 않을 때에는 보험 계약을 해지하고 약관에 따라 계산되는 해지환급금을 받을 수도 있는 상품이었다. A씨는 한달여 후 보험계약자 및 수익자를 두 자녀로 변경해 보험을 증여했다. A씨는 자녀들에게 매월 정기금인 연금을 받을 권리를 증여했다고 보고 자녀들이 10년간 받을 수 있는 보험금 예상 수령액의 현재가치인 15억6000만원을 증여재산 가액으로 산정해 세금을 납부했다. 당시 해지환급금 총액은 이보다 1억원 정도가 많은 16억6000만원이었다. 그런데 반포세무서는 이듬해 A씨가 자녀들에게 증여한 금액은 납입한 전체 보험료인 18억원이라고 판단해 증여세를 부과했고, A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 측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납부된 보험료 18억원을 기준으로 과세해야 한다"며 세무서의 손을 들어줬다. 청약철회 기간 지나면 해지환급금 기준으로 부과 대법원은 "원고들은 (생존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권리와 함께) 보험을 즉시 해지하고 보험료를 환급받을 수 있는 권리도 취득했는데, 약관에 의하면 보험계약자는 계약이 소멸하기 전에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하고 미리 정해진 산출방법에 따라 계산한 확정된 해지환급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돼 있다"며 "약관에 따라 산출되는 해지환급금 상당액이 원고들이 증여받은 재산적 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금액"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도 최근 같은 취지의 판결을 내렸다(2015두49986). B씨가 자신을 계약자 및 수익자로 하고 자녀들을 피보험자로 한 즉시연금보험 4건에 가입한 다음 보험료를 한꺼번에 납부한 뒤 사망해 자녀들이 해당 보험을 상속재산을 취득한 사건에서 대법원은 "청약철회기간이 도과한 1건은 환급금을 기준으로, 청약철회기간이 남아 있어 철회가 가능한 나머지 3건은 납부된 보험료를 기준으로 상속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연금보험과세기준
즉시연금보험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상속세부과처분취소
해지환급금
납입보험료
신지민 기자
2016-10-0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소득 비해 과다한 보험계약 무효”
2009년 6월, 당시 스무살이던 A씨는 상해 또는 질병으로 입원치료를 받을 경우 1일당 3만원을 받는 등의 내용이 포함된 보험계약을 KB손해보험과 체결했다. 피보험자는 식당을 운영하는 A씨의 어머니 B씨였다. B씨는 2009년 9월부터 2014년 6월까지 총 307일 동안 고혈압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A씨는 보험사로부터 825만원을 지급받았다. A씨와 어머니 B씨는 이외에도 2006년 12월부터 2009년 7월까지 총 17건의 보험계약을 체결했고 각 보험사로부터 총 2억700여만원의 보험금을 타냈다. KB손해보험은 2014년 11월 "A씨 등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했다"며 "이는 반사회적 법률행위로 무효이며 A씨 등은 이미 지급받은 보험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소송을 냈다. A씨 등은 "식당 단골손님인 보험설계사들의 권유에 따라 보험계약에 가입한 것"이라며 "보험료를 충분히 납입할 수 있을 정도의 소득을 얻고 있었다"고 맞섰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5부(재판장 이흥권 부장판사)는 KB손해보험이 A씨와 B씨를 상대로 낸 계약무효확인 등 청구소송(2014가합585230)에서 "2009년 6월 보험계약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A씨는 825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보험계약자가 보험금을 부정취득할 목적으로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했는지 여부는 이를 직접적으로 인정할 증거가 없더라도 다수 보험계약의 체결 시기와 경위, 보험계약의 성질, 보험계약 체결 후의 정황 등 제반 사정에 따라 추인할 수 있다"며 "특히 보험계약자가 저축성 성격의 보험이 아닌 보장적 성격이 강한 보험에 다수 가입해 수입의 상당 부분을 보험료로 납부한 사정 등의 간접사실이 인정된다면 이는 보험금 부정취득의 목적을 추인할 수 있는 유력한 자료가 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당시 만 20세에 불과해 특별한 소득이 없었고 B씨는 음식점 영업으로 월 300만원의 소득이 있었다"며 "보험계약 체결 당시 이미 보험료로만 90만원이 넘는 금액이 납부되고 있었고 자녀 3명을 비롯한 다섯 식구의 생활에 필요한 금액 등을 감안할 때 B씨 가족의 보험료 지출은 매우 비정상적이고 과다하다고 볼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보험계약을 체결한 것은 순수하게 생명·신체 등에 대한 우연한 위험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 보기 어렵다"며 "오히려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함으로써 보험사고를 빙자해 보험금을 부정하게 취득할 목적으로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계약무효확인
KB손해보험
반사회적법률행위
보험금부정취득
보험계약
이순규 기자
2016-09-1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폭탄주 안 마신다고 친구에 먼저 주먹질했다가
피보험자가 폭탄주를 안마신다는 이유로 친구를 먼저 때렸다가 반격에 쓰러져 사지가 마비되는 중상을 입은 경우 보험사는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한모씨는 지난 2009년 6월 인천의 한 호프집에서 친구 지모씨와 술을 마셨다. 지씨에게 폭탄주를 강권하던 한씨는 지씨가 마시지 않겠다고 버티자 화가 나 맥주잔을 벽에 집어던지고 주먹으로 지씨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에 격분한 지씨도 반격했다. 탁자 위에 있던 500cc 맥주잔을 들어 한씨의 머리를 내리쳤다. 단 한차례였지만 이 일로 한씨는 머리뼈가 골절돼 피를 흘리며 쓰러졌고 병원으로 옮겨져 수술을 받았지만 사지마비와 뇌손상 등의 장해를 입었다. 지씨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흉기 등 상해 혐의로 기소돼 징역 1년6월이 확정됐다. 이후 한씨의 어머니는 아들이 가입한 현대해상화재보험에 보험금을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한씨가 가입한 보험 약관상의 면책조항인 '피보험자가 자신의 형법상 범죄행위 또는 폭력행위에 의해 상해를 입은 경우'는 피보험자가 고의로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키기 위해 상대방의 폭력행위를 유발한 경우와 같이 피보험자의 고의로 상해의 결과가 야기된 때로 제한해 해석해야 한다"며 "지씨의 행동은 한씨의 가해행위와 비교할 때 지나치게 중한 수준의 반격이어서 피보험자인 한씨가 합리적으로 예견할 수 있었던 정도를 넘어서기 때문에 보험사는 1억4000여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후 대법원은 지난 6월 "원심의 판단에 위법이 없다"면서도 "보험금 산정방식에 일부 오류가 있다"며 파기환송했고,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김인겸 부장판사)는 13일 파기환송심(2015나2032194)에서 "1억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피보험자
폭탄주
보험금
현대해상
면책조항
가해
폭력
강권
장혜진 기자
2015-11-19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대법원 "보험사 정신질환 면책약관 유효" 판결 파장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을 원인으로 한 사고에는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정신질환 면책약관'이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와 주목된다.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이 최근 급증하면서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재 전국 법원에는 자살과 관련된 보험금 관련 소송이 100여건이 넘게 계류중이다. 특히 앞서 지난 7일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가 생명보험의 '재해특약'에 계약 책임개시일 2년 경과 후 가입자가 자살했을 때에도 보험금을 지급한다는 약관이 있더라도 자살은 재해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보험사가 이 재해특약에 따른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판결(2015나14876)을 내놓으면서 자살과 관련된 보험금 청구소송에서 법원의 판결 흐름이 소비자 측에 불리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대법원 "정신질환 면책약관도 유효"=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우울증 치료를 받다가 약물과다복용으로 사망한 김모씨의 어머니 채모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정신질환으로 인한 손해에 대해서는 보험금을 주지 않는다고 정한 보험약관은 부당하다"며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2015다21754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가 가입한 보험의 일반상해사망·후유장해보장 특별약관은 피보험자의 정신질환 등을 원인으로 한 손해를 보상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며 "김씨가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다가 약물 중독으로 사망했기 때문에 약관상 면책사유에 따라 보험사의 보험금지급의무가 면제된다"고 밝혔다. 이어 "정신질환을 자살과 별도의 면책사유로 둔 취지는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으로 인식능력이나 판단능력이 약화되어 상해의 위험이 현저히 증대된 경우 그로인해 발생한 손해를 보험 보호의 대상으로부터 배제하려는데 있다"며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을 자살과 별도의 독립된 면책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해서 이를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공정성을 잃은 조항이라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자살자 대부분 우울증 등 정신질환 앓고 있는 경우 많아 전국법원에 자살관련 보험금 청구 소송 100건 넘게 계류 법원의 판결흐름 소비자측에 불리하게 될지 관심 집중 김씨는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수차례 자살을 시도하다 2013년 10월 16일 술과 함께 약물을 과다 복용해 사망했다. 김씨가 가입한 메리츠화재해상보험의 무배당알파플러스 보장보험 약관에는 피보험자의 자살과 피보험자의 정신질환으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면책조항이 있었다. 앞서 1,2심은 김씨가 우울증으로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사망에 이르게 된 경우까지 면책조항을 마련해 둔 약관은 무효라고 판단해 원고승소 판결했다. ◇무효에서 유효로 바뀐 '정신질환 면책약관'= 문제의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보험사들이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보험가입자의 보험금 청구를 막기 위해 만든 일종의 '궁여지책'이다. 대법원이 지난 2006년 3월 "정신질환을 앓던 사람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은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할 수 없는 상태에서 일어난 사고로 봐야 한다"며 보험금 청구권을 인정(2005다49713)한 뒤로 법원이 자살한 사람에게도 보험금을 주라고 판결한 사례가 줄을 잇자 보험사들이 이에 대한 대책으로 마련한 약관이다. 대부분의 자살자가 우울증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가 많아 보험사로서는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큰 손실이 불가피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은 정신질환 면책약관을 신설해 자살과 별개로 정신질환으로 발생한 사고에도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도 법원이 "불공정한 약관"이라며 "무효"로 판단하면서 보험사의 입장이 곤란해졌다. 이번 대법원 판결의 1,2심도 같은 취지로 정신질환 면책약관이 무효라고 판단했다. 울산지법도 지난해 9월 현대해상화재보험사가 낸 채무부존재확인소송(2013가합8614)에서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정신질환에 의한 손해의 경우 어떠한 예외도 없이 무조건 면책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피보험자가 자유로운 의사결정 상태에서 자살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심신상실 및 정신질환으로 인한 손해를 모두 면책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한 이는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라고 판시했다. 하지만 대법원이 이번 판결을 통해 정신질환 면책약관을 유효로 판단하며 보험업계는 반전을 맞게 됐다. ◇보험사에 유리해지나= 정신질환 면책약관은 2010년 보험업계가 표준약관을 만들면서 지금은 사라졌다. 따라서 이번 판결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당사자는 한정되어 있다. 하지만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판결이 법원에 계류중인 수많은 자살 관련 보험금 사건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보험사의 한 사내변호사는 "그동안 법원 판결은 소비자 보호에만 중점을 둬 보험사보다는 가입자에 유리한 경향이 있었다"며 "하지만 이로 인해 자살에 대한 모럴해저드(moral hazard·보험가입자들의 부도덕한 행위)가 심해졌다는 비판도 많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부분의 자살 사건은 우울증을 동반하기 때문에 사망 보험금의 지급을 청구하는 것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분위기가 있다"며 "이번 판결을 계기로 사회적 인식이 조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현재 전국에서 진행중인 자살보험금 관련 소송은 100여건을 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험사에 유리한 판결이 잇따르면서 우울증과 정신질환의 경계를 정하는 실무적인 부분에서도 보험사에 유리한 판결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신질환
면책약관
자살
자살보험금
우울증
보험금지급의무
모럴해저드
보험사
홍세미 기자
201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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