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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707억 횡령' 우리은행 전 직원 징역 15년 확정…공범 동생은 징역 12년
회삿돈 614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된 우리은행 직원 전 씨(왼쪽)와 공범인 친동생이 2022년 5월 6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서 서울중앙지검으로 송치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700억 원대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된 전직 우리은행 직원과 공범인 동생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12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우리은행 직원 전모 씨에게 징역 15년을, 공범인 동생에게 징역 1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2024도1611). 전 씨 형제의 돈이 범죄수익인 정황을 알고도 이들에게 투자정보를 제공하고 대가로 16억여 원을 받은 혐의(범죄수익은닉 규제법 위반)로 기소된 공범 서모 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확정됐다. 대법원은 원심이 선고한 추징액 724억 원을 모두 인정했다. 전 씨 형제에게 각각 332억원, 서 씨에게 14억 원, 전 씨의 가족 등 참가인들로부터 46억 원이다. 다만 전 씨 형제가 내야 하는 추징금 중 해외로 빼돌린 재산 50억 원은 공동 부담인 점에서 완납이 이뤄질 경우 추징되는 총액은 674억 원에 달할 전망이다. 우리은행 본점 기업개선부에서 근무하던 형 전 씨는 2012년 10월~2018년 6월 회삿돈 약 614억 원을 빼돌려 주가지수옵션 거래 등에 사용한 혐의로 2022년 5월 기소됐다. 전 씨는 이 과정에서 돈을 인출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문서를 위조한 혐의와 동생과 공모해 횡령금 일부를 해외 페이퍼컴퍼니 계좌로 빼돌린 혐의도 받았다. 1심은 이들의 혐의 대부분을 유죄로 보고 형제에게 각각 징역 13년과 10년을 선고했다. 이후 검찰이 93억2000만 원 횡령을 밝혀내 추가 기소하면서 이 중 59억 원에 대해 형제에게 각각 징역 6년과 징역 5년이 별도로 선고됐다. 두 사건을 병합한 2심은 형제에게 각각 징역 15년과 12년을 선고했다. 2심은 "형 전 씨는 은행에서 고객의 통장 계좌 관리를 담당하는 직원으로 근무하며 동생과 거액의 회사 자금을 횡령했으며 그 금액이 수백억 원대에 달하고 범행 정황도 불량해 엄중한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실물증권과 자기앞수표로 횡령한 34억 원은 공소시효가 지나 면소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도 "원심판결에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죄, 부패재산몰수법에 따른 추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며 판결을 그대로 확정했다.
우리은행
횡령
홍윤지 기자
2024-04-12
금융·보험
민사일반
(단독)[판결]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 지급하라”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을 설계하는 주관사(대주)는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實在)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실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 4월 27일 신한금융투자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41011)에서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과 A사는 A사가 B사에 대해 가지는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자산유동화대출(ABL)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 같은 유동화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C사를 설립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A사는 매출채권을 하나은행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A사와 C사 사이에 신탁관계에 따른 제1종 수익권을 C사에게 설정해주고 C사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수익권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후 수익권에 따른 수익으로 대출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C사에게 제1종 수익권의 취득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대출약정이 체결됐고, 이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0여회에 걸쳐 1900억여 원이 대출됐다. 한편, 2013년 10월 하나은행은 C사 외에 새로운 특수목적법인으로 D사를 설립해 위탁자를 A사 대신 E사로, 제1종 수익권자를 C사 대신 D사로 하고 선행 자산유동화대출과 동일한 방식의 거래를 계속하기로 하고 신한금융투자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출약정서에는 ‘대주(하나은행)는 매출채권의 확인 등 본건 대출 관련 내용을 성실히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하나은행은 대출약정에 따라 D사에 124억여 원을 대출했다. 2014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A사와 E사가 B사와 사이에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A사와 E사 대표자가 B사 직원 등과 공모해 단말기공급계약서 및 대리점계약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외관을 작출해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방법으로 은행들로부터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음으로써 대출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대출약정에 따른 지급보증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약정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취소돼 하나은행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며 대출약정에 의해 지급받은 지급보증수수료를 E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 원을 송금해 반환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대출 과정에서 하나은행은 사업협약서 및 매출채권확인서 등 매출채권과 관련한 문서가 위조된 채 제출된 것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고 대출을 실행해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은 “대출약정이 하나은행에게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할 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하나은행의 의무 위반과 신한금융투자가 지급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주관사가 자신이 설계한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거래상대방을 유인할 경우 그 거래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담보하려면 상품의 위험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관사는 자신이 설계한 자산유동화대출과 관련해 그 기초자산에 관한 실사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어 “주관사의 실사의무는 개별 약정이나 참여자의 유형에 따라 그 구체적 요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선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게을리한 탓에 대출이 실행됐다”고 했다. 다만 “종이세금서 및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령했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대법원도 “원심의 판단에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의 범위, 손해배상의무의 지체책임 기산점, 과실상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원고의 상고이유), 지급보증인을 위한 대주의 매출채권 확인의무, 처분문서 해석, 구조화금융 주관사의 실사의무, 채무불이행의 증명책임, 지급보증, 손해 및 상당인과관계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피고의 상고이유)이 없다”며 판결을 확정했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lawtimes.co.kr
하나은행
자산유동화대출
실사의무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6-0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尹대통령 장모, '위조 잔고증명서' 관련 민사소송서 '4억9000만원' 배상책임 확정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가 잔고증명서 위조를 둘러싸고 벌어진 민사소송에서 일부 패소한 원심이 확정돼 4억9000만 원의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29일 임모 씨가 최 씨를 상대로 낸 수표금 소송(2022다276147)에서 "4억9545만 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했다. 최 씨의 동업자로 알려진 안 씨는 2013년 2월경 최 씨에게 "한국자산관리공사 직원을 통해 전매 시 고수익이 발생하는 부동산 관련 정보를 취득하기 위해서는 자금력이 있는 것을 보여줘야 하니 허위라도 좋으니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달라"고 제안했다. 이를 거절하던 최 씨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내부 검토 용도로만 사용하겠다"는 안 씨의 거듭된 요청에 같은 해 6월 지인을 통해 '최 씨가 2013년 6월 24일 저축은행 계좌에 약 71억 원의 예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내용의 저축은행 명의의 잔고증명서를 포함해 2013년 4월부터 10월 경까지 4개의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안 씨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안 씨는 2013년 8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최 씨 발행 당좌수표를 담보로 임 씨로부터 16억 5150만 원 상당을 차용했다. 이때 안 씨는 최 씨에게 설명한 것과 달리 최 씨 발행 당좌수표의 담보가치가 충분한 것처럼 임 씨를 속이기 위해 2013년 6월 24일자 위조 잔고증명서를 제시했다. 임 씨는 안 씨 뿐 아니라 최 씨 역시 공동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과실방조에 의한 최 씨의 공동불법행위책임을 인정하고 배상책임액으로 4억9545만 원을 인정했다. 2심은 "최 씨는 안 씨가 해당 당좌수표를 이용해 금전거래를 하면서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제시해 금전을 편취하는 등 불법행위를 저지를 수 있다는 사실을 예견할 수 있었다"며 "최 씨는 잔고증명서 위조의 불법성, 위조된 잔고증명서의 위험성 등을 감안해 위조된 잔고증명서가 금전 편취 등 또 다른 불법행위에 사용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신속하게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회수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었음에도 상당한 기간 동안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기에 안 씨의 금전 편취 등 불법행위를 방조한 과실책임이 인정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최씨는 안 씨가 임 씨와 금전거래를 하고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제시한 사실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그 사실을 알게 된 즉시 잔고증명서를 회수해 폐기한 사정 등을 참작해 최 씨의 책임을 임 씨가 입은 손해액의 30%로 제한했다. 대법원은 심리속행사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한편 최 씨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고 2심 재판을 받고 있다. 안 씨는 사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윤석열
최은순
위조
박수연 기자
2022-12-30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 설계하는 주관사는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구조화금융을 설계하는 주관사(대주)는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實在)하고 있다는 점에 관한 실사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는 최근 신한금융투자가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나2029304)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75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위조된 매출채권 확인의무 소홀 손해배상 책임 면할 수 없다 하나은행과 A사는 A사가 B사에 대해 가지는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에 따른 매출채권을 담보로 해 자산유동화대출(ABL) 거래를 하기로 하고, 이 같은 유동화대출을 위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C사를 설립했다. 이후 하나은행과 A사는 매출채권을 하나은행에게 신탁하기로 하는 금전채권신탁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A사와 C사 사이에 신탁관계에 따른 제1종 수익권을 C사에게 설정해주고 C사는 하나은행으로부터 수익권 취득자금을 대출받은 후 수익권에 따른 수익으로 대출원리금을 분할 상환하기로 하는 내용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하나은행이 C사에게 제1종 수익권의 취득자금을 대출하기로 하는 대출약정이 체결됐고, 이후 신탁계약과 대출약정에 따라 2011년 8월부터 2013년 4월까지 40여회에 걸쳐 1900억여원이 대출됐다. 한편, 2013년 10월 하나은행은 C사 외에 새로운 특수목적법인으로 D사를 설립해 위탁자를 A사 대신 E사로, 제1종 수익권자를 C사 대신 D사로 하고 선행 자산유동화대출과 동일한 방식의 거래를 계속하기로 하고 신한금융투자에 지급보증을 요청했다. 지급보증에 따른 대출약정서에는 '대주(하나은행)는 매출채권의 확인 등 본건 대출 관련 내용을 성실히 확인하고 이를 준수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다. 이후 하나은행은 대출약정에 따라 D사에 124억여원을 대출했다. 2014년 2월 금융감독위원회가 저축은행들에 대해 감사를 실시하는 과정에서 A사와 E사가 B사와 사이에 단말기공급계약 및 대리점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없음에도, A사와 E사 대표자가 B사 직원 등과 공모해 단말기공급계약서 및 대리점계약서, 매출채권확인서 등을 위조하는 방법으로 허위의 외관을 작출해 자산유동화대출과 같은 방법으로 은행들로부터 허위 매출채권을 담보로 대출받음으로써 대출금 상당액을 편취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에 대출약정에 따른 지급보증금을 지급할 것을 요구했다. 신한금융투자는 "대출약정은 착오에 의한 것으로 취소돼 하나은행의 청구에 응할 수 없다"며 대출약정에 의해 지급받은 지급보증수수료를 E사 계좌로 송금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원을 송금해 반환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신한금융투자를 상대로 지급보증금 청구소송을 냈고, 판결에 따라 신한금융투자는 하나은행에 대출 원리금 합계 167억여원을 송금했다. 이후 신한금융투자는 "대출 과정에서 하나은행은 사업협약서 및 매출채권확인서 등 매출채권과 관련한 문서가 위조된 채 제출된 것 등을 확인하지 않아 대출약정을 위반했다"며 "이러한 의무를 위반하고 대출을 실행해 지급보증채무를 부담하게 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신한금융투자 일부승소 판결 재판부는 "주관사가 자신이 설계한 복잡한 금융상품으로 거래상대방을 유인할 경우 그 거래상대방의 합리적 판단을 담보하려면 상품의 위험에 대한 확인이 선행돼야 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주관사는 자신이 설계한 자산유동화대출과 관련해 그 기초자산에 관한 실사의무를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관사의 실사의무는 개별 약정이나 참여자의 유형에 따라 그 구체적 요구 정도가 달라질 수 있으나, 기초자산이 자산유동화 대출과 같은 구조화 금융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기초자산이 실재하고 있다는 점에 관해선 실사가 이뤄져야 한다"며 "하나은행이 B사의 담당 부서에 문의했거나 B사 법인인감증명서를 징구하는 등으로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이행했다면 각 매출채권 확인서의 위조 사실이 드러나 대출이 실행되지 않았을 것이고, 신한금융투자는 어떠한 지급보증의무도 부담하지 않게 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나은행이 이 같은 매출채권 확인의무를 게을리한 탓에 대출이 실행됐다"고 했다. 다만 "보증인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 주채무자의 자력을 조사하는 것이 통상인데 신한금융투자는 지급보증약정 체결시부터 대출 실행시까지 매출채권의 실재성에 관해 직접 조사한 바 없다"며 "종이세금서 및 법인인감증명서가 첨부되지 않은 매출채권 확인서를 수령했음에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하나은행의 손해배상책임은 전체 손해의 60%로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했다. 앞서 1심은 "대출약정이 하나은행에게 세금계산서 기재 내용의 진위까지 확인할 의무를 전제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결국 하나은행의 의무 위반과 신한금융투자가 지급보증책임을 부담하게 됐다는 것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실사
금융
대출
한수현 기자
2022-05-26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고객돈 20억 빼돌려 해외 도피' 은행 지점장, 15년 만에 송환 '중형'
한 은행 간부가 고객 돈 20억원을 빼돌려 해외로 도피했다가 15년 만에 국내로 송환돼 중형을 선고 받았다. 서울북부지법 형사11부(재판장 이성호 부장판사)는 4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모 은행 전 지점장 이모(57)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2017고합19). 이씨는 2000년 2월부터 2002년 2월까지 고객이 맡긴 19억9000여만원을 자기 명의 통장에 입금하는 방식으로 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이씨는 1998년 1월부터 이 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고객 A씨가 맡긴 17억4000여만원을 양도성예금증서를 발행하는 방식으로 관리해 오다 도박 자금 등에 활용하기 위해 A씨의 돈에 손을 댄 것으로 조사됐다. 이씨는 이후 2000년 2월 증액된 위탁금 19억9000여만원을 전액 본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한 다음, 같은 날 이를 인출해 2002년 2월까지 자신과 타인의 계좌로 이체하고 이를 주식투자와 도박 자금 등에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이씨는 포토샵 프로그램으로 양도성 예금증서를 위조해 외견상 돈이 정상 관리되고 있는 것처럼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2002년 2월 자신의 범행이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곧바로 사이판으로 출국한 다음 필리핀 마닐라로 도피했다. 검찰은 은행 측의 고발로 수사에 착수해 여권 무효화 등 조치를 취했으나 이씨의 소재를 파악하지 못하다가, 최근 필리핀 수사당국과의 공조로 이씨를 검거해 올해 1월 국내로 강제송환했다. 이씨는 도피기간 중 필리핀 국적의 여성과 결혼하고 마닐라에서 여행사를 운영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횡령
은행지점장
고객돈횡령
왕성민 기자
2017-06-05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고객이 일회용 비밀번호 유출했어도
은행고객이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유출해 돈이 이체됐어도 은행이 고객에게 공지한 추가인증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등의 과실이 있다면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학원강사 A(43·여)씨는 2014년 9월 지방세를 납부하기 위해 B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금융감독원 사기예방 계좌등록 서비스'라는 팝업창이 떴다. A씨는 보안강화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팝업창 안내문에 따라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OTP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화면에 '등록중'이라는 표시가 떴고 곧바로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화면에 등록 중이라는 내용이 보이느냐, 계좌가 안전하게 등록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 와중에 A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A씨의 계좌에서 2100만원이 출금됐다는 내용이 전송됐다. 놀란 A씨가 "계좌에서 출금된 금액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 남성은 "전산장애이니 30분 내로 돈이 다시 들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30분 뒤 OTP 비밀번호만 입력하는 창이 다시 뜨자 A씨는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그 순간 A씨의 계좌에서 5회에 걸쳐 총 900만원이 출금됐다.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고 당시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된 사실이 없어 출금이 불가능한데도 돈이 빠져 나갔으며 B은행이 공지한 것과 달리 추가인증 절차도 없이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며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은행은 "A씨의 과실로 OTP 비밀번호가 노출돼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공인인증서나 OTP 같은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발생에 이용자의 고의나 제3자가 권한 없이 이용자의 접근매체를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또는 방치하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의 전부나 일부가 감경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 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가 B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135685)에서 "B은행은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은행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전면시행에 따른 추가인증' 공고에 따르면 '야간(21시~09시) 및 휴일 거래시 보안매체에 관계없이 1일 누적 100만원 이상 이체시 추가 인증이 있다'고 돼 있다"며 "사고 발생일이 휴일이었고 이체된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함에도 B은행이 공고한 추가인증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금융거래 사이트는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거나 즐겨찾기를 이용하라'는 B은행의 권유에 따라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홈페이지로 접속했다"며 "B은행은 사고 당시까지 비밀번호 30~35개 중 일부를 입력하도록 하는 기존의 보안카드와 달리 OTP 방식은 외부노출과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홍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A씨의 나이와 직업, 인터넷 금융거래 이용 경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1차로 출금된 2100만원에 대해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은행의 배상책임이 100% 인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2차로 출금된 900만원에 대해서는 "A씨가 공인인증서 인증과 추가인증절차가 없이도 계좌이체가 된다는 점을 의심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돼 은행의 배상 책임을 1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보이스피싱
전자금융거래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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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뱅킹
보안카드
일회용비밀번호
이순규 기자
2016-07-07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부풀린 용선계약 믿고 선박펀드 투자했다 손해 봤어도
선박의 소유주가 용선(傭船)계약 내용을 위조해 부풀렸는데도 이를 알아채지 못하고 선박펀드를 조성·판매한 운용사와 증권사는 투자자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하지만, 해당 선박을 빌린 해운사는 투자자들에게 배상책임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선박펀드는 선박을 담보로 선박 소유주에게 대출을 해주고 선박을 사용하는 용선사로부터 받을 임대수익과 선박 매각비 등에서 수익을 얻는 구조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선박펀드에 투자했다가 손해를 본 ㈜삼성생명보험이 펀드를 운용·판매한 ㈜산은자산운용·㈜SK증권과 이 펀드의 투자 대상이었던 용선계약의 당사자로서 선박 소유주로부터 배를 빌린 ㈜SK해운(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을 상대로 "용선계약의 하자를 알리지 않아 손해를 봤으니 343억원을 지급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다49241)에서 피고 모두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깨고, 펀드 판매사에 대해서만 책임을 인정해 일부승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원심은 용선료 채무자인 SK해운이 용선계약의 사용수익에 투자한 투자자들, 즉 용선료 채권을 양수한 양수인에게 채권의 성립이나 소멸에 영향을 미치는 사정에 관해 정확하게 알려야 할 신의칙상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지만, 채권 양도양수에 있어 채권의 내용이나 양수인의 권리 확보에 위험을 초래할만한 사정을 조사·확인할 책임은 원칙적으로 투자자인 양수인 자신에게 있다"며 "용선료의 채무자인 SK해운은 용선료 채권 양수인인 투자자가 대상 채권의 내용이나 그 원인이 되는 법률관계에 대해 잘 알고 있음을 전제로 채권양도를 승낙할지를 결정하면 되고 양수인이 채권의 내용 등을 실제와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지까지 확인해 그 위험을 경고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SK해운을 제외한 선박펀드 운용·판매사인 산은자산운용과 SK증권의 배상책임은 원심과 같이 그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산은자산운용과 SK증권은 선박펀드의 중요 사항인 정기용선계약의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위조된 계약서만을 믿고 운용제안서에 사실과 다른 내용을 기재함으로써 투자자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며 "운용·판매사 직원이 고의로 위법한 행위를 한 것은 아니고 원래부터 손실위험이 컸던 점을 고려해 배상범위를 40%로 제한한 원심은 옳다"고 판시했다. 선박 제조사이자 소유주인 하이앤로직스는 SK해운과 정기용선계약을 체결했고, 산은자산운용과 SK증권이 나서 선박펀드를 조성해 판매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하이앤로직스가 용선계약서를 위조해 제출하는 바람에 투자자들이 손해를 봤고 투자자 중 한 곳인 삼성생명이 소송을 냈다. 1심은 "산은자산운용과 SK증권은 배상책임이 없지만, SK해운은 하이앤로직스의 용선계약서 위조에 대해 알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며 SK해운에 대해서만 배상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선박펀드 운용·판매사의 책임까지도 인정했다.
삼성생명
SK증권
산은자산운용
선박펀드
용선료
정기용선계약
아이앤로직스
SK해운
용선계약
홍세미 기자
2016-01-1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선박펀드 판매·운용사, 선박 위조계약 파악못했다면 투자자에 손해 배상해야
선박펀드를 판매한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선박업체의 위조 계약서를 제대로 살피지 않아 투자자에게 손해를 입혔다면 연대해 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선박펀드에 70억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을 입고 48억원만 돌려받은 ㈜KDB생명보험이 "자금운용사와 펀드 판매사가 선박회사가 위조한 계약서만 믿고 투자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제공해주지 않아 손해를 봤다"며 산은자산운용과 SK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15996)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자산운용회사는 투자신탁재산의 운용대상이 되는 자산과 관련해 제3자가 제공한 운용자산에 관한 정보를 신뢰해 이를 그대로 판매회사나 투자자에게 제공하는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그 정보의 진위를 비롯한 투자신탁의 수익구조 및 위험요인에 관한 사항을 합리적으로 조사한 다음 올바른 정보를 판매회사와 투자자에게 제공해야 할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자산운용사가 선박계약의 중요 내용인 용선기간, 용선료에 대한 사항을 제대로 체크하지 않은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펀드 판매회사는 자산운용회사로부터 제공받은 내용을 투자자에게 설명하면 되고 진실 여부까지 따로 확인할 의무는 없지만, 판매회사가 투자에 관한 주요 내용을 실질적으로 결정했다고 볼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을 때는 역시 투자자보호의무를 부담한다"며 "SK증권은 문제의 펀드를 사실상 주도했으므로 비록 판매회사 지위에 있었다고 하더라도 독립적으로 올바른 정보를 제공할 의무를 지니고 의무 위반에 대한 책임도 져야 한다"고 판시했다. SK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은 선박회사인 브릿지마린과 한진해운이 서로 맺은 정기용선(일정 기간을 정해 배를 빌리는 일)계약의 용선료 채권과 선박의 가치를 담보로 하는 선박금융펀드를 만든 뒤 판매했다. 하지만 정기용선계약이 위조됐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이로 인해 투자금 손실을 본 KDB생명보험은 소송을 냈다. 1심은 "위조계약을 알아채지 못한 SK증권 등에 과실이 있다"며 손해액을 40%로 제한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자금운용사와 펀드판매사가 위조계약 여부를 몰랐던 데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다"며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선박펀드
KDB생명
산은자산운용
SK증권
자산운용사
위조계약
홍세미 기자
2015-11-2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단독] 우체국, 위조된 주민증 믿고 개설해준 계좌…
금융기관이 위조된 주민등록증을 그대로 믿고 개설해 준 계좌가 다른 보험사나 금융기관의 사기대출에 사용됐다고 해도 계좌를 개설해 준 금융기관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은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최근 삼성생명보험이 "우체국이 위조 주민등록증에 속아 발급해준 예금계좌가 사기대출에 이용됐으니 우체국을 산하기관으로 둔 국가가 이를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31767)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2년 정모씨 등 4명은 주민등록증을 위조해 우체국에 예금계좌를 개설했다. 정씨 일당은 본인 확인용 등으로 이 계좌를 삼성생명보험에 제출하고 2억6500만원을 대출받아 같은 계좌로 돈을 이체 받고 종적을 감췄다. 삼성생명은 우체국이 본인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아 피해를 봤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우체국 직원이 계좌를 개설해주며 주민등록증이 위조된 사실을 알아보지 못했지만, 그렇더라도 발급 당시에 문제의 계좌가 다른 금융기관의 신원확인을 위한 수단으로 이용될 수 있고 그로 인해 다른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쉽게 받을 수 있다는 사실까지 미리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우체국 직원은 당시 안전행정부가 제공하는 주민등록증 위·변조 확인수단인 '1382 전화'를 통해 확인절차도 거쳤기 때문에 주민증 위조 여부를 제대로 알지 못한데 과실이 크지도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오히려 "삼성생명은 대출을 해주면서 주민등록증에 기재된 한자가 제대로 된 것인지 확인하지 않고 보안카드를 발급해주고 통장의 발행일자가 변조돼 있는 것도 확인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삼성생명의 과실이 사기대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것이고 우체국이 발급해 준 계좌는 사기대출로 받은 돈을 지급받는 수단에 이용된 것에 불과해 국가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도 국가에 배상책임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항소심은 "금융기관에 개설된 예금계좌는 단순히 돈을 입출금하는데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채무 등을 추심하기 위한 수단 등으로도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면서 "상대방을 속여 임의로 개설한 계좌로 돈을 송금해 가로채는 범죄행위에 사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다"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주민등록증위조
사기대출
삼성생명
계좌개설
금융기관
우체국
홍세미 기자
2015-10-26
금융·보험
기업법무
형사일반
[판결][단독] 지급보증 해줬다는 이유만으로 배임죄 안 된다
은행 지점장이 특정 업체에 비정상적인 지급보증을 해줬다는 이유만으로는 배임죄가 성립된다고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지급보증서가 실제 사용되지 않아 은행이 져야 할 채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이상 '재산상 손해 발생'이 있었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 판결은 지난달 10일 대법원이 파기환송한 이재현(55) CJ그룹 회장 사건(2014도12619)과 맥을 같이 한다는 점에서 배임죄 성립을 엄격하게 해석하는 흐름이 대법원 판결의 주류적인 경향으로 자리잡은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법원 "손해 현실화 되지 않았다면 배임 무죄"=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A은행 지점장으로 근무하며 실적을 높이고 거래업체로부터 뒷돈을 받기 위해 비정상적으로 10억원의 물품대금 지급보증서를 발급해 B사에 넘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박모(57)씨에 대한 상고심(2015도6745)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지급보증서를 정상적으로 발급하지 않았지만 문제의 지급보증서가 거래에는 실제로 사용되지 않아 A은행이 실질적으로 부담할 금액이 없다"며 "지급보증의 대상인 지급채무 자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은 이상 단지 지급보증서를 발급해준 것만으로 A은행에 10억원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생겼다고 볼 수 없으므로 박씨를 배임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배임죄에서 재산상 손해 발생의 위험은 손해가 발생할 막연한 위험이 있는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경제적 관점에서 보아 본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것과 같은 정도로 구체적·현실적인 위험이 야기된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A은행 지점장이던 박씨는 2011년 10월 자신 명의로 10억원의 물품대금 지급보증서를 작성해 B사에 건넸다. 지급보증서 발급에는 B사의 신용도 조사와 은행 본점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지만 박씨는 이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박씨는 그 대가로 B사로부터 뒷돈을 받기로 했다. 하지만 B사의 거래처에서 이 지급보증서가 정상적으로 발급되 않은 사실을 알게돼 B사는 지급보증서를 사용하지는 못했다. 박씨는 A은행에 대한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박씨의 배임 혐의만 유죄로 인정해 징역 2년을 선고했다. 2심은 사문서위조 혐의 등도 유죄로 인정해 박씨의 형량을 징역 4년으로 높였다. ◇배임죄를 침해범 수준으로 엄격하게 해석= 이번 판결은 배임죄와 관련해 손해의 결과가 실제로 발생해야 처벌할 수 있는 '침해범(侵害犯)' 수준에 비견할 수 있을 정도의 구체적 위험이 존재해야만 유죄로 판단할 수 있다고 엄격하게 해석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평가다. 특히 이재현 회장 사건에서 대법원이 판시한 내용과 연장선에 있다는 점에서 향후 기업인의 배임 관련 하급심 판결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당시 이 회장이 일본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계열사인 CJ 일본법인(CJ Japan)을 연대보증인으로 세워 회상에 손해를 끼쳤다는 배임 혐의에 대해 "해당 부동산에서 발생하는 임대수익과 주채무자인 팬 재팬(Pan Janpan, 이 회장이 부동산 매일을 위해 세운 페이퍼 컴퍼니)의 변제능력을 감안할 때 실제로 CJ Japan에 손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한데도 연대보증을 하게 했다는 이유만으로 손해가 발생했다고 단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법원은 손해발생액 등 배임액의 규모에 따라 가중처벌되는 특정경제범죄처벌법상의 배임 혐의를 판단할 때는 손해발생 여부는 물론 배임액 산정에도 한결 엄격하고 신중해야 할뿐만 아니라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죄형균형의 원칙'과 형벌은 책임에 비례해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대법원 관계자는 "계열사 등에게 연대보증을 서게 하거나, 특정기업을 위해 지급보증을 해주었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보증액만큼의 손해가 발생했다거나 손해가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보고 배임죄의 성립을 인정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판결"이라며 "실제로 손해가 발생했는지, 손해가 발생했다면 구체적으로 얼마의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했거나 발생할 고도의 개연성이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 정치하게 판결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위 법관 출신의 한 대형로펌 변호사는 "배임죄는 '구체적 위험범'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 판례와 통설임에도 그동안 일부 하급심에서는 현실적인 위험을 야기하지 않고 일반적인 위험성만 인정되면 유죄로 판단해 배임죄를 마치 '추상적 위험범'처럼 방만하게 운용해 온 것이 사실"이라며 "이번 판결은 판사들은 물론 별다른 고민없이 기업인들에게 배임죄를 적용해 기소하는 검찰에도 경종을 울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대법원은 앞서 2011년 동산 이중매매(2008도10479)와 2014년 대물변제예약(2014도3363) 사건에서도 기존의 판례를 변경해 배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전원합의체 판결을 내놓는 등 최근 배임죄의 적용범위를 제한하는 판결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CJ그룹
이재현
배임
지급보증
은행지점장
구체적위험
개연성
연대보증
침해범
홍세미 기자
2015-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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