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1명당 1개의 병원만을 개설·운영하도록 규정한 의료법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인 이른바 '네트워크 병원'도 건강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2부(재판장 이균용 부장판사)는 네트워크 병원인 튼튼병원 경기 안산지점 병원장 A씨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비용 환수처분 취소소송(2014누6944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깨고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의료인이 의료기관을 중복 개설해 운영했더라도 국민에게 정당한 요양급여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면 원칙적으로 비용을 지급하는 것이 맞다"며 "의료법상 부당한 방법으로 급여를 받은 경우에 해당하려면 위반 행위가 반사회적이거나 보험체계를 교란시키는 정도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공단은 의료법에 따라 적법하게 설립된 의료기관만이 건강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이에 따르면 의료법에 정한 시설기준 중 경미한 위반행위가 있음을 간과하고 행정청이 의료기관 개설허가를 한 경우까지 모두 무효라고 봐야 한다"며 "요양기관의 범위가 지나치게 축소돼 당연요양기관지정제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될 뿐만 아니라 그런 하자를 모르고 의료기관이 요양급여를 한 경우까지 요양급여비용을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돼 의료기관에 지나치게 가혹하다"고 설명했다.
안산, 서울강동, 수원 등에서 튼튼병원 네트워크를 실질적으로 개설하고 운영해 온 B는 그 중 안산병원에 A를 명의상 개설자 겸 원장으로 고용했다. 공단은 B가 둘 이상의 의료기관을 실질적으로 개설하여 의료법을 어겼다며 그 중 A가 개설명의자인 안산튼튼병원에 보험급여 지급을 보류하고 이미 지급한 약 74억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했다. A는 이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공단의 건강보험급여 환수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