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금융·보험
제조
검색한 결과
2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사모투자회사 무한책임사원, 유한책임사원 된 투자자에 거래종결 전 주의의무 다해야”
사모투자회사를 설립하고 운용한 무한책임사원 겸 공동업무집행사원(General Partner, GP)이 투자 대상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유한책임사원(Limited Partner, LP)에게 알리지 않았다면, 거래종결 전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고 이에 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김용민·민달기 고법판사)는 지난달 10일 하나금융투자 등(소송대리인 김앤장 법률사무소 박철희, 곽병훈, 최희준, 김수희, 이정현 변호사)이 SK증권과 워터브릿지파트너스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22나2019892). SK증권과 워터브릿지는 화장품 제조사인 비앤비코리아에 투자하기 위해 무한책임사원 겸 공동업무집행사원으로서 2015년 6월 사모투자전문회사를 설립하고, 사모펀드를 통해 자본시장법상 특수목적회사(special purpose company·SPC)를 설립했다. 이 과정에서 하나금융투자 등은 해당 사모펀드에 출자금을 납입해 유한책임사원이 됐다. 당시 비앤비는 클레어스코리아에 마유크림 등 화장품을 공급하고 있었다. 이에 앞서 SK증권과 워터브릿지는 하나금융투자 등 예비 투자자들에게 사모펀드 투자를 권유하면서 비앤비의 현황과 성장 전망 등이 기재된 투자제안서와 재무실사보고서 등을 제공했다. 자료에는 해당 화장품 제조사가 마유크림 등을 개발한 ODM(Original Development Manufacturing, 제조업자 개발생산)사이고, 화장품 레시피권을 보유한 곳이라는 정보가 포함됐다. 같은해 7월 SPC는 비앤비 발행 보통주식 전부를 소유하고 있는 주주들과 보통주식 전부를 매매대금 1200억여 원에 매수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후 사모펀드가 출자한 870억 원 및 별도 발행한 사모사채를 통해 400억 원 등 합계 1200억여 원을 조달해 해당 주주들에게 지급하고, 보통주식 전부의 소유권을 취득해 거래가 종결됐다. 그런데 이 사모펀드 설립 전, 레어스가 김포에 자체 생산 공장을 건설해 직접 대량 생산할 계획이라는 기사가 보도됐다. 하지만 GP는 해당 기사를 통해 클레어스 공장 신축 및 대량 생산 계획을 인지하고서도 이를 LP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또 사모펀드 설립 후 거래종결 이전, 클레어스 측은 SK증권 법무팀 직원에게 사모펀드 투자 관련 비앤비 정보 가운데 화장품 내용물 등 일체의 권리는 클레어스에게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GP들은 해당 이메일을 클레어스로부터 받았다는 사실을 LP들에게 알리지 않았다. 이러한 공장 신축 관련 기사와 이메일 내용은 비앤비가 ODM사가 아니라 OEM사에 불과하다는 것과 클레어스의 화장품 레시피권 주장으로 인해 계약관계가 지속될 수 없을 거라는 등 투자대상에 대한 핵심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었다. 이에 하나금융투자 등은 SK증권과 워터브릿지를 상대로 "GP는 주식매매계약의 거래종결 이전까지 투자대상의 중요한 사항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생산해 제공할 의무를 부담하는데, 핵심 리스크에 관해 사실과 전혀 다른 정보를 제공했고 부정확한 정보에 기초해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결정했다"며 "핵심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혀 보고하지 않아 사모펀드에 출자한 금액에 대한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GP는 투자가 실제 이뤄지기 전까지 투자대상에 중대한 투자위험이 있다는 의심을 불러일으킬만한 정황, 이른바 위험신호(red flag)를 발견하는 경우 LP에게 이를 고지하고, 이 같은 정황에 대한 합리적인 조사를 통해 획득한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며 "그러한 조사를 거친 뒤에도 투자위험에 관한 정보가 불명확하거나 불충분한 경우 LP에게 그러한 사정을 분명하게 알려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 핵심 리스크는 투자의 성패를 좌우할 중대한 위험요소로서 GP는 이에 대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었다"며 "GP인 SK증권과 워터브릿지는 (해당 리스크에 대해) 확인 또는 조사를 불충분하게 했을 뿐만 아니라, 투자위험을 무릅쓰고 투자를 계속하고자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 LP들은 화장품 제조사의 투자위험 등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지 못한 상태에서 투자를 결정하게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GP인 SK증권과 워터브릿지는 LP들에게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를 권유해 사모펀드를 설립하고 주식매매계약에 따른 거래를 종결하는 과정에서 핵심 리스크가 존재할 수 있다는 의심스러운 정황이 발견됐음에도, 이를 투자자들에게 고지하거나 그에 대한 충분하고도 합리적인 조사를 하지 않았다"며 "이에 따른 투자가 실제 이뤄짐으로써 손해를 입게 됐으므로 공동해 LP들에게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사모펀드
투자
리스크
한수현 기자
2023-03-09
금융·보험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비트코인 채굴기 식히려 24시간 돌리던 선풍기서 화재
비트코인 채굴기의 열을 식히려는 용도로 24시간 내내 돌리던 선풍기에서 모터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한 경우 선풍기 제조업체를 상대로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선풍기가 한 달 넘게 계속 켜져 있어 과열됐을 수 있다며 제품 결함으로 인한 화재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27일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선풍기 제조업체 A 사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22가단5014915)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과 보험 계약을 맺은 B 씨는 지난해 8월 A 사가 제조한 공업용 선풍기를 구매해 인천 부평구에 있는 한 건물 안에서 사용하기 시작했다. B 씨는 이 선풍기를 비트코인 채굴기와 함께 24시간 내내 작동시켰는데, 같은 해 10월 화재 사고가 발생해 집기 비품과 재고자산, 건물 등이 불탔다. 당시 소방관들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선풍기의 모터 연결 전선 부위에서 발생한 과부하 등을 화재 원인으로 지목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B 씨에게 같은 해 12월 손해보상금 가지급금으로 5000만 원을 지급한 뒤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선풍기의 결함으로 인해 화재 사고가 발생했다"며 A 사를 상대로 제조물책임과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물품을 제조·판매하는 제조업자는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서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제품을 제조·판매해야 할 책임이 있고, 이러한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으로 인해 소비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한다"면서 "한편 고도의 기술이 집약돼 대량으로 생산되는 제품의 결함을 이유로 그 제조업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우는 경우 그 제품의 생산과정은 전문가인 제조업자만이 알 수 있어서 그 제품에 어떠한 결함이 존재했는지, 그 결함으로 인해 손해가 발생한 것인지 여부는 일반인으로서는 밝힐 수 없는 특수성이 있어 소비자 측이 제품의 결함 및 그 결함과 손해의 발생과의 사이의 인과관계를 과학적·기술적으로 입증한다는 것은 지극히 어려워 그 제품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을 증명하면, 제조업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품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말미암아 발생한 것임을 입증하지 못하는 이상 그 제품에 결함이 존재하며 그 결함으로 사고가 발생했다고 추정해 손해배상책임을 지울 수 있도록 입증책임을 완화하는 것이 손해의 공평·타당한 부담을 그 지도원리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맞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선풍기가 그 제품의 구조·품질·성능 등에 있어 그 유통 당시의 기술 수준과 경제성에 비춰 기대 가능한 범위 내의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추지 못한 결함이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오히려 각 증거에 따르면 해당 선풍기는 안전성과 내구성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선풍기가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에서 사고가 발생한 경우 소비자 측에서 그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그 사고가 어떤 자의 과실 없이는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고 하는 사정이 입증됐는지 여부에 관해, 현대해상화재보험이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이 같은 사정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B 씨 등은 선풍기 구매 이후 화재 사고 발생 시까지 30일이 넘는 기간 동안 건물 안에서 비트코인 채굴기와 선풍기를 24시간 가동한 사실이 인정되며, 이는 선풍기가 과열될 가능성이 있어 정상적으로 사용되는 상태로 보기 어렵기 때문에 정상적 사용 상태를 전제로 한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현대해상화재보험은 이번 판결에 불복해 지난 4일 항소했다.
선풍기
화재
제품결함
이용경 기자
2022-07-29
금융·보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편의점 진열장서 꺼내던 소주병 깨져 고객 다쳤다면
손님이 편의점 진열장에 있는 소주를 꺼내다 갑자기 병이 깨져 다쳤다면 소주 제조사와 편의점 가운데 어느 쪽이 배상책임을 져야 할까. 이모씨는 2013년 11월 소주를 사기 위해 경기도 화성의 한 세븐일레븐 편의점에 들렀다. 이씨는 저온 진열장에 있던 참이슬 후레쉬 3병을 꺼내 친구 지모씨에게 넘겨줬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갑자기 소주병이 깨져 지씨가 유리 파편에 왼손 새끼손가락이 2.5㎝가량 찢어지는 등의 부상을 입었다.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과 영업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롯데손해보험은 지씨에게 치료비 등으로 370만원을 지급했다. 롯데손보는 이후 2016년 11월 참이슬 후레쉬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와 생산물배상책임보험계약을 체결한 한화손해보험을 상대로 "소주병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하자가 발생했거나 공병을 재활용하는 과정에서 소주병이 파손된 것으로 보인다"며 소송을 냈다. 제조물 책임법 제3조는 제조업자는 제조물의 결함으로 생명·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를 입은 사람에게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심은 참이슬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의 책임을 인정해 "한화손보는 37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하이트진로의 손을 들어줬다. 편의점 진열 과정에서 소주병에 충격이 가해져 사고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는데, 편의점 측이 자신에게 책임이 없다는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면 소주 제조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최석문 부장판사)는 최근 롯데손보가 한화손보를 상대로 낸 구상금소송(2017나30421)에서 이 같은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주병이 편의점에 납품된 이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 충격이 가해졌거나 손상이 가해졌을 가능성이 없었다는 점에 대한 입증이 없다"며 "(소주 제조사인) 하이트진로의 배타적 지배하에 있는 영역에서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손해
보험
제조물
부상
손님
편의점
이순규 기자
2018-04-09
금융·보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차량 에어컨 탈취제 분사중 화재…“제조사 100% 책임”
승용차에 차량용 에어컨 탈취제를 뿌렸는데 통풍구에서 불꽃이 일어나 주변 차량까지 화재로 전소됐다면 탈취제 제조사 측에 100% 배상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탈취제가 LP가스를 포함하고 있어 화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은 표시상의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 강성수 부장판사는 동부화재해상보험(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정세)이 탈취제 제조·판매사인 A사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탈취제를 제조한 B사 등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6가단5233128)에서 "피고들은 공동해 1억3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김모씨는 2015년 4월 충남 홍성의 모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자신의 무쏘 차량을 주차한 다음 에어컨 냄새를 없애기 위해 A사가 판매한 차량용 강력 탈취제를 뿌렸다. 그런데 갑자기 앞좌석 에어컨 통풍구에서 불꽃이 발생해 차량이 전소됐으며 주변 차량이 그을리고 주차장 일부가 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로부터 위임받아 아파트 관리를 맡고 있던 C사와 종합보험계약을 체결한 동부화재는 화재 피해 1억3800여만원을 보험금으로 지급한 뒤 A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A사 등은 "탈취제의 표시 문구에 가연성 제품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위험한 사용 방식까지 예시해 안전한 사용을 위해 제조자에게 요구되는 표시상의 주의의무를 다했다"며 "밀폐된 곳에서 열기가 완전히 식지 않은 차량 엔진 가까이에서 탈취제를 분사한 김씨의 과실로 화재가 발생한 것"이라고 맞섰다. 또 "화재로 인해 아파트의 공용부분인 주차장에 손해가 발생했으므로 손해배상 채권자는 아파트의 구분소유자들이지 입주자대표회의나 관리업체가 아니다"며 "C사가 손해배상채권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동부화재는 보험자대위에 근거해 구상권을 행사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법원은 보험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강 부장판사는 "탈취제는 에어컨 냄새를 없애기 위한 것으로 차량에 사용될 때는 탈취제에 표시된 사용 방법과 같이 통풍구에 주입하는 것이 통상적인 사용 형태"라고 밝혔다. 이어 "탈취제 사용자가 차량의 시동이 꺼져 있더라도 공급되는 전원 때문에 전기배선의 접촉 불량 등의 원인으로 불이 붙을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하기는 어렵다"며 "A사 등이 탈취제에 가연성 제품에 관한 일반적인 내용에 불과한 주의사항만을 표시한 것은 제조물 책임법상 표시상의 결함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또 "동부화재의 종합보험은 일정 규모 이상의 아파트 소유자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의무보험에 해당하지만, C사가 수많은 구분소유자들을 대신해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그 보험료는 입주자들이 관리비에 포함해 지급하는 등 업무처리의 편의를 위해 보험증권에 C사를 피보험자로 기재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화재 당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이는 스프링클러가 작동할 정도로 큰 규모의 화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라며 "스프링클러가 작동하지 않은 것이 아파트 측의 관리상의 잘못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과실상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접촉불량
제조물 책임법
가연성제품
탈취제
차량용 에어컨
이순규 기자
2017-08-14
금융·보험
기업법무
[판결] 개성공단 폐쇄로 못 받은 계열사에 납품한 대금…
모기업인 남한 기업이 사업 수행을 위해 북한 개성공단에 설립한 회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기 때문에 채무를 서로 책임질 필요는 없지만, 남한 본사가 개성공단 현지법인의 채권자에게 미지급 납품대금 확인서를 작성해줬다면 이를 변제할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채무인수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은 북한이 세금을 관리하기 때문에 남한 기업들은 직접 개성공단에 진출하지 못하고 개성공단에 현지법인을 별도 설립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윤성식 부장판사)는 도매업을 하는 A씨가 의류 제조 및 판매업체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가합551088)에서 "B사는 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B사는 2004년 7월 1000만달러를 투자해 개성공단에 현지법인인 C사를 설립했다. A씨는 C사에 미싱침과 부품 등을 납품해왔다. 그런데 지난해 2월 정부가 북한의 4차 핵실험 등을 문제 삼아 개성공단 가동을 전면 중단했고, 납품대금을 받지 못한 A씨는 같은해 8월 B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B사는 "C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가진 회사이기 때문에 우리는 변제할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재판부는 "B사와 C사는 별개의 법인격을 갖는다"면서 "한국수출입은행이 B사를 '본사'로 표현했다거나 대표자가 동일하다는 등의 사정들만으로는 C사가 B사의 지사에 불과하다거나 이와 유사한 지위에 있어 물품대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하지만 재판부는 "B사는 A씨로부터 직접 물품을 납품받은 회사가 아님에도 남품대금 미지급 확인서에 B사의 법인인감을 날인하고 법인인감증명서도 첨부해 A씨에게 회신했다"며 "A씨가 C사로부터 물품대금을 직접 지급받을 수 있는 방법을 쉽게 찾기 어렵다는 사정을 B사도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B사가 납품대금 미지급 확인서를 작성해 줌으로써 C사의 물품대금 채무를 인수해 변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개성공단폐쇄
개성공단입주기업
모기업책임
납품대금확인서
채무인수의사표시
이순규
2017-02-06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STX 소액주주, 강덕수 회장 상대 ‘분식회계’ 손배소 첫 승소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 때문에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강덕수(67) 전 STX그룹 회장과 STX조선, 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해 49억여원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소액주주들에 대한 강 전 회장 등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첫 판결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이은희 부장판사)는 A씨 등 소액주주 290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영진)이 강 전 회장과 STX조선,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합2619)에서 "강 전 회장 등은 4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STX조선은 선박 예정원가를 선박계약금액 이하로 낮춰 공사손실충당금을 감소해 매출원가를 과소계상했다"며 "동시에 선박제조공정의 진행률을 상승시켜 매출액을 과대계상하는 등 방법으로 분식행위를 했다"고 밝혔다. 이어 "강 전 회장은 허위 사업보고서·재무제표를 만들어 공시했고 삼정회계법인은 회계감사기준이 정한 감사인으로서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STX조선의 45·46기 재무제표에 대해 적정의견을 밝힌 감사보고서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주들은 이 감사보고서를 믿고 STX조선의 주식을 샀다가 분식회계 사실이 밝혀짐으로써 주가하락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강 전 회장 등의 자본시장법상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주주들이 입은 손해에는 분식회계뿐 아니라 임원들의 범죄행위와 조선업 불황으로 인한 경제 상황 변화 등도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강 전 회장 등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A씨 등은 2015년 1월 "STX조선의 2008~2012 회계연도의 재무제표가 회계분식을 통해 허위로 작성됐고 삼정회계법인은 감사의무를 위반했다"며 강 전 회장 등을 상대로 "77억여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강 전 회장은 계열사 자금 552억9000만원을 빼돌리고 계열사를 부당지원해 회사에 2870억 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징역 6년의 실형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분식회계 혐의를 무죄로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강 전 회장은 현재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분식회계
감사의무
재무제표
삼정회계법인
강덕수전STX그룹회장
STX조선해양
이순규
2017-01-25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 “원인불명 차량 엔진 화재, 제조사 책임”
도로를 달리던 차량에서 불이나 차가 손괴된 경우 자동차제조회사에 제조물책임을 인정해 손해배상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최근 운행중인 BMW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하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나온 판결이어서 주목된다. 하지만 이 판결은 자동차 제조회사와 판매회사가 동일한 경우여서 양 회사가 다른 BMW 차량에도 적용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부(재판장 오성우 부장판사)는 동부화재해상보험이 "문모씨에게 준 차량 수리비 2600여만원을 달라"며 쌍용자동차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5나9478)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문씨는 2011년 6월 쌍용차가 만든 suv차량 렉스턴을 구입했는데 2012년 6월 주행 중 갑자기 엔진에 불이 붙는 사고가 났다. 다행히 소방관이 출동해 불은 껐지만 엔진 등이 심하게 파손됐다. 동부화재는 자동차종합보험에 가입한 문씨에게 보험금 2500여만원을 주고, 쌍용차를 상대로 구상금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신차 구매로부터 약 1년 뒤에 화재가 발생했고 차량이 주행한 거리는 8000km에 불과했다"며 "문씨가 화재 넉달 전 사고로 앞뒤 범퍼 등을 교환한 사실은 있지만, 이 사고가 화재의 원인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화재가 차의 결함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에 있어서는 소비자의 입증책임이 완화돼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사고가 제조업자의 배타적 지배 하에 있는 영역에서 발생했다는 점과 과실 없이 통상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만 소비자가 증명하면, 제조업자는 다른 원인으로 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증명하지 못하면 결함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져야 한다는 제조물책임법상 소비자의 입증책임 완화의 법리는 하자담보책임에는 원칙적으로 유추적용할 수 없지만, 매도인과 제조자가 동일할 경우에는 유추적용할 수 있다"며 "쌍용차는 차를 제조한 제조사임과 동시에 차를 문씨에게 판매한 매도인이므로 쌍용차는 제조물책임법상의 입증책임을 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동부화재
구상금
제조물책임
쌍용자동차
렉스턴
소비자입증책임
하자담보책임
매도인
제조업자
이장호 기자
2016-02-01
금융·보험
[판결] 이웃 잘못으로 발생한 화재 피해, 보험금으로 충당 안되면
이웃에 난 불이 자신의 집이나 건물에 옮겨 붙어 화재피해을 당한 경우 자신이 가입한 보험회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이 전체 피해금액에 모자라면 이웃에 남은 손해를 배상할 수 있고, 이웃은 자신의 책임 범위 한도 내에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사에 난 불이 옮겨붙어 피해를 입은 산업용 접착테이프 제조업체 B사가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46211)에서 지난 22일 "화재 사고로 생긴 B사의 전체 피해액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A사가 책임 한도 안에서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 시화공단에 있는 회사로, 2008년 10월 인근 A사 공장 창고에서 난 불이 옮겨붙어 공장 건물과 집기, 기계들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B사의 전체 손해금액은 6억6200만원으로 정해졌고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억24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사를 상대로 손해액을 더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화재 원인이 A사에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A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 6억6200만원의 60%로 봤다. 이에 따라 A사가 책임져야 할 손해액은 3억9700만원이 됐다. 항소심 법원은 "A사는 B사에게 7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가 책임져야 할 3억9700만 원에서 B사가 이미 받은 보험금 3억2400만원을 공제한 금액이 7300만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B사를 대리한 법무법인 금성은 이러한 기존의 대법원 판례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보험금은 B사가 사고 발생에 대비해 그때까지 보험사에 낸 보험료에 대한 대가이고, A사의 손해배상책임과는 관계 없이 지급된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보험금은 A사의 손해배상책임액의 범위를 계산할 때 공제할 만한 새로운 이익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이들의 주장을 받아들여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B사는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으로도 메워지지 않고 남은 손해에 관해 화재를 일으킨 A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물을 수 있다"며 "전체 손해액에서 보험금으로도 메워지지 않고 남은 손해액이 B사의 손해배상책임액보다 많을 때에는 B사에 대해 손해배상책임액 전부를 이행할 것을 청구할 수 있고, 남은 손해액이 B사의 손해배상책임보다 적을 때에는 남은 손해액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판결에 따르면 전체 피해액 6억6200만원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 3억2400만원을 공제한 3억3800만원을 A사가 지급해야 한다. 승소를 이끌어 낸 법무법인 금성의 김동구(53·사법연수원 25기), 박재범(35·41기) 변호사는 "이번 판결로 인해 피해자(피보험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 피해자가 보험사로부터 받은 보험금을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에서 공제하지 못하게 됨에 따라 가해자에 대한 피해자의 손해배상 청구범위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반대로 가해자의 손해배상책임액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보험사가 가해자를 상대로 피해자를 대위해 행사할 수 있는 범위는 제한됐다"고 덧붙였다.
화재보험
화재손해배상액산정
손해배상책임액보험금공제
화재보험금부족손해액
피보험자화재손해배상청구
신소영 기자
2015-02-02
금융·보험
[판결] '화재사고' 보험금으로 전체 손해 메울 수 없다면
자신의 잘못이 아닌 화재 사고에 대해 보험금으로 전체 손해를 메울 수 없을 때에는 가해자가 책임지는 손해배상금 한도 내에서 남은 손해액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 A사에 난 불이 옮겨 붙어 피해를 입은 산업용 접착테이프 제조업체 B사(대리인 법무법인(유한) 금성)가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 2014다46211)에서 22일 "화재 사고로 생긴 B사의 전체 피해액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A사가 책임 한도 안에서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는 경기도 안산 단원구 시화공단에 있는 회사로, 2008년 10월 인근 A사 공장 창고에서 난 불이 옮겨붙어 공장 건물과 집기, 기계들이 불에 타는 피해를 입었다. B사의 전체 손해금액은 6억6200만 원으로 정해졌고 보험사로부터 보험금 3억2400만원을 받았다. 이후 A사를 상대로 손해액을 더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화재 원인이 A사에게 있는지 분명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항소심은 A사의 책임을 인정하고 손해배상 책임을 (전체 손해액 6억6200만 원의) 60%로 봤다. 이에 따라 A사가 책임져야 할 손해액은 3억9700만원이 됐다. 항소심 법원은 "A사는 B사에게 73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사가 책임져야 할 3억9700만 원에서 B사가 이미 받은 보험금 3억2400만원을 공제한 금액이 7300만 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법원 재판부는 A사가 배상해야 할 금액 3억9700만원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 3억24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7300만 원만 지급되는 것은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전체 피해액 6억6200만 원에서 B사가 받은 보험금 3억2400만 원을 공제한 3억3800만원을 A사가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다.
화재보험금
보험금이상의손해
화재손해배상
화재손해배상청구
가해자화재보상책임
신소영 기자
2015-01-23
금융·보험
기업법무
상사일반
보험회사 집행공탁, 피해자에 대항 못한다
공장건물에 화재가 발생한 경우 보험회사가 보험금을 피보험자와 피해업체 둘 중 어디에 지급해야할지 몰라 법원에 집행공탁을 했더라도 피해업체는 보험사를 상대로 직접 보험금 지급을 요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달 25일 휴대폰 부품을 제조하는 D회사가 ㈜삼성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보험금 청구소송 상고심(2014다20767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상법 제724조1항은 피보험자가 보험자에 대해 갖는 보험금청구권과 제3자가 보험자에 대해 갖는 직접청구권의 관계에 대해 제3자의 직접청구권이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에 우선한다는 것을 선언하고 있다"며 "보험자로서는 제3자가 피보험자로부터 배상을 받기 전에는 피보험자에 대한 보험금 지급으로 직접청구권을 갖는 피해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험자의 집행공탁은 피보험자에 대한 변제공탁의 성질을 가질 뿐"이라며 "집행공탁에 의해 제3자의 보험자에 대한 직접청구권이 소멸되는 것은 아니고, 보험자는 집행공탁으로써 직접청구권을 가지는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원고 D회사는 부천시 원미구의 한 건물의 2·3층을 임차해 휴대폰 부품 제조사업을 회사다. D회사는 2012년 4월 1층을 임차한 박모씨의 사무실에서 발생한 화재로 건물 전체가 불타자 박씨가 화재보험에 가입한 삼성화재를 상대로 보험금 2억여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삼성화재는 "박씨는 본인 부담으로 소화기를 구매해 비치하고 직원들에게 화재 예방교육을 하는 등 주의의무를 다해 1층에 대해 사용·관리상의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 D회사는 박씨가 받을 보험금 중 3억2000여만원에 대해 가압류를 했고, 삼성화재는 보험금에 대해 집행공탁을 했다. 삼성화재는 보험금을 공탁했다는 이유로 D회사에 보험금을 직접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화재발생에 박씨의 책임을 인정해 2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항소심은 화재로 인한 사고의 확대에 외부 원인도 기여했다며 손해배상 책임을 80%로 제한해 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삼성화재해상보험
보험금청구권
집행공탁
제3자직접청구권
주의의무
화재보험
신소영 기자
2014-10-24
1
2
3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