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성기문 부장판사)는 17일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1·구속기소) 회장으로부터 로비 청탁과 함께 수억원대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1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억9000만원을 선고받은 'MB 처사촌' 김재홍(73)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에 대한 항소심(2012노1327)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은 형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지난 6월 김 전 이사장이 낸 보석신청도 기각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통령 친인척으로서 더욱 조심해야 함에도 수사 무마 등 부정한 청탁의 대가로 2년 동안 3억9000만원을 받고 실제로 여러 군데 청탁한 사실도 인정된다"며 "김 전 이사장의 행동으로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부담을 주고 국민에게 사과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이어 "국민에게 실망과 분노를 주는 최고 권력의 친인척 비리 등 권력형 비리 척결은 역사적 소명"이라며 "역대 대통령들의 친인척 비리가 발생한 데에는 엄정한 법의 집행이 이뤄지지 않은 책임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고령인 김 전 이사장이 깊이 반성하고, 천식 등 지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점, 많은 사회봉사 활동을 한 점 등을 고려해도 원심의 형이 무겁다고 볼 수 없어 항소를 기각한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김 전 이사장은 2008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유 회장으로부터 '저축은행 영업정지 무마' 등의 청탁을 받고 모두 11차례에 걸쳐 3억9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해 12월 구속기소돼 1심에서 징역 2년에 추징금 3억9000만원을 선고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