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체협약이 자동연장되면 도중에 임의로 해지할 수 없도록 사측과 노동조합이 별도의 약정을 체결했더라도 이는 강행규정 위반이므로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전국금속노동조합이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천안지청을 상대로 "노사가 자율적으로 정한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약정을 인정하라"며 낸 단체협약 시정명령 취소소송(2013두316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2조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2년으로 제한하면서, 단체협약이 자동연장됐을 때는 해지하고자 하는 날의 6개월 전까지 상대방에게 통고함으로써 종전의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이는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너무 길게 하면 사회적·경제적 여건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해 당사자를 부당하게 구속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입법취지 등을 고려할 때 단체협약의 유효기간을 제한한 이 법조항은 강행규정이므로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더라도 협약의 해지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정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조항은 단체협약 해지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배제함으로써 유효기간 만료 후의 단체협약 체결권을 미리 제한하거나 박탈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고 있으므로 강행규정 위반"이라고 판시했다.
전국금속노조는 ㈜유성기업 등 7개 회사와 단체협약을 체결하면서 '협약의 유효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갱신 체결시까지 협약의 효력이 지속되며, 유효기간 만료를 이유로 어느 일방이 단체협약을 해지할 수 없다'는 내용의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 조항을 마련했다. 하지만 노동청이 "이 같은 단체협약의 해지권 제한은 노조법 제32조를 어긴 것"이라며 시정명령을 내리자 금속노조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단체협약 해지권 제한은 강행규정 위반"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