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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컨설팅社, 예상 매출액 잘못 산정… 프랜차이즈점 폐업했다면
프랜차이즈 가맹점 매출액이 예상보다 밑돌아 영업부진으로 폐업한 경우 예상 매출액을 프랜차이즈 본사가 산출했으면 본사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지만, 예상 매출액을 외부 컨설팅업체가 산출했다면 본사에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 따르면 편의점 예상 매출을 부풀려 창업희망자에게 제공한 혐의로 과징금 5억원과 시정명령을 부과받은 홈플러스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한모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신원)가 베이커리 카페 프랜차이즈인 A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17나29292)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씨는 2014년 7월 ㈜한국창업센터에 770만원을 주고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면서 서울 지하철 6호선 석계역에 A사의 프랜차이즈점을 내는 것이 적합한지 상권 분석을 의뢰했다. 창업센터는 월 4140만원(석계역 1일 이용객 2만8752명 기준)의 매출이 예상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한씨에게 건넸다. 한씨는 같은해 10월 A사와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고 석계역점 문을 열었다. 그러나 창업 후 6개월 간 실제 매출액은 예상 매출액의 절반에 그쳐 적자가 누적됐고 결국 가게 문을 닫았다. 이에 한씨는 지난해 4월 "매출액이 부풀려 작성된 보고서를 믿고 창업해 손해를 입었다"며 "창업센터와 A사는 공동해 1억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창업센터는 석계역점 앞을 지나가는 유동인구가 아닌 석계역 유동인구 전체를 기준으로 월 매출을 잘못 산정했다"며 "창업센터는 한씨에게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A사의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컨설팅업체의 보고서까지 검수할 의무는 없다는 것이다. 한씨는 "A사가 창업센터에게 예상 월 매출액 산정의 기초가 되는 1일 이용객의 수를 잘못 알려주는 바람에 보고서의 월 매출액이 2배로 부풀려졌다"며 "A사도 책임이 있다"며 항소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도 같았다. 재판부는 "A사가 창업센터에 1일 이용객의 수를 잘못 알려줬다고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A사가 가맹점을 창업하려는 사람들에게 창업 여부 결정에 기초가 되는 인건비와 재료비, 종업원 수 등의 자료를 제공할 의무가 있을지는 몰라도 한씨 등의 의뢰로 작성된 창업센터의 컨설팅 보고서의 내용까지 검수할 의무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판결이 최근 홈플러스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잘못된 예상 매출액 정보를 제공한 측의 책임을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김상조)는 최근 과장된 예상 매출액을 편의점 창업 희망자 206명에게 제시한 홈플러스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5억원을 최근 부과했다. 홈플러스가 2012년부터 운영하는 365플러스 편의점 가맹본부는 점포 예정지와의 거리에 관계없이 멋대로 선정한 점포의 매출액을 토대로 예상 수익을 계산하고 점포 면적을 줄여 단위면적당 매출액이 큰 것처럼 보이도록 꼼수를 썼다는 의혹을 받았다. 사업연도도 회계연도 기준(3월부터 다음해 2월)이 아닌 임의 기준(1~12월)을 적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가맹사업법상 본사가 허위 또는 과장 정보나 중요사항을 누락했다면 가맹계약 체결 후 4개월 이내에는 가맹금 반환을 요구할 수 있고 4개월이 넘었다면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 있다"며 "실제로 가맹금 반환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에 홈플러스가 편의점 창업 희망자들에게 예상 매출액을 부풀려 제공했다면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홈플러스
컨설팅
가맹점
이순규 기자
2017-11-09
공정거래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 "자발적 직원 파견 시식행사 비용, 납품업체에 부담시켜도 위법 아니다"
납품업체가 대형마트에 자발적으로 직원을 파견했다면 대형마트가 관련 시식행사를 진행하면서 발생한 파견 직원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납품업체에 부담시키더라도 위법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박병대 대법관)는 롯데쇼핑이 공정거래위원회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취소소송(2016두5148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원고승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대규모 유통업에서의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제11조 1항은 대규모유통업자가 판매촉진비용 부담을 납품업자에게 부담시키려면 판매촉진행사를 실시하기 이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납품업자와 미리 약정하도록 하는 한편 같은조 3항과 4항은 약정에 따른 판매촉진비용의 분담비율은 대규모유통업자와 납품업자가 각각 해당 판매촉진행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적 이익(예상이익)의 비율에 따라 정하되, 납품업자의 판매촉진비용 분담비율이 100분의 50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 "또 같은 제12조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로부터 종업원 등을 파견받아 자기 사업장에서 근무하도록 해서는 안 된다고 하면서(1항 본문), 다만 △대규모유통업자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파견된 종업원 등의 인건비를 비롯한 제반 비용을 부담하는 경우(1항 1호) △납품업자 등이 종업원 등의 파견에 따른 예상이익과 비용의 내역 및 산출근거를 객관적·구체적으로 작성해 명시한 서면에 따라 대규모유통업자에게 자발적으로 자신이 고용한 종업원 등의 파견을 요청하는 경우(1항 2호) △특수한 판매기법 또는 능력을 지닌 숙련된 종업원등을 파견받는 경우(1항 3호) △특약매입거래를 하는 납품업자 등이 상시적으로 운영하는 매장에서 상품의 특성상 전문지식이 중요하다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정하여 고시하는 상품류를 판매·관리하기 위해 종업원 등을 파견받는 경우(1항 4호) 중 하나로서, 납품업자등과 사전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파견조건을 서면으로 약정하고 파견된 종업원 등을 해당 종업원 등을 고용한 납품업자 등이 납품하는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1항 단서)"고 밝혔다. 이어 "각 규정들에 따르면 대규모유통업자가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1항 1호에 따라 종업원을 파견받는 경우에는 파견종업원의 인건비 등 제반 비용을 전액 대규모유통업자가 부담하지만, 2호 내지 4호에 의해 종업원을 파견받아 제11조가 규정한 판매촉진행사를 위한 상품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게 한 경우에는 파견종업원 인건비 등을 전액 납품업자들이 부담하게 할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그 경우에도 제11조 제4항이 적용돼 대규모유통업자가 100분의 50 이상 분담하여야 하는지 등이 문제된다"면서 "대규모유통업법은 이에 관해 직접적인 규정을 두고 있지 않지만, 제11조는 판매촉진행사와 관련된 일반적인 비용 분담의 방식과 한도 등을 규정한 반면 제12조는 파견종업원을 '상품의 판매 및 관리 업무'에 종사하게 하는 경우에 관해 파견요건을 제한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을 뿐 파견종업원 인건비 등 비용분담의 비율을 제한하고 있지 않을뿐만 아니라, 오히려 제12조 1항 1호는 대규모유통업자가 비용 전부를 부담하여 종업원을 파견받기 위한 요건을 규정하고, 2호 내지 4호에서는 납품업자 등이 비용을 부담하는 것을 전제로 규정하고 있는데, 만약 2호 내지 4호의 경우에도 법 제11조에 따라 인건비의 절반 이상을 대규모유통업자가 부담하도록 제한하려고 했다면, 종업원 파견의 경우에도 제11조가 적용된다는 취지를 제12조에서 명시하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할 것인데 법은 그와 같이 규정하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대규모유통업자가 제12조 1항 2호 내지 4호가 정한 종업원 파견에 관한 요건을 모두 충족한 경우에는, 파견받은 종업원을 상품의 판매촉진행사 업무에 종사하도록 하면서 파견종업원 인건비 전부를 납품업자등이 부담하도록 하는 것도 허용된다고 할 것"이라며 "이러한 경우 대규모유통업자가 파견종업원 인건비 이외의 판매촉진행사에 소요된 비용을 납품업자 등에게 부담시키지 아니한 이상, 납품업자 등과 법 제11조 2항에서 정한 서면 약정을 별도로 하지 않았다거나 또는 납품업자등이 법 제11조 3항, 4항이 정한 분담비율을 초과해 파견종업원 인건비를 부담했다고 해서 제11조 위반으로 볼 수 없다"고 했다. 또 "이 경우 대규모유통업자가 납품업자 등의 전적인 비용 부담으로 종업원 등을 함부로 파견받아 판매업무 등에 종사하게 할 수 있다는 우려는, 제12조 1항 각호의 요건, 특히 2호의 경우 납품업자의 종업원 파견 요청이 '산출근거를 객관적·구체적으로 작성하여 명시한 서면'에 따라 '자발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등의 요건이 갖추어졌는지를 엄격하게 심사하는 방법으로 규율함이 상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롯데쇼핑은 이 사건 납품업자들 중 일부와 종업원 파견에 관한 서면약정을 체결한 다음 종업원을 파견받아 시식행사에 종사하게 했으며, 종업원 인건비를 제외한 시식행사와 관련된 다른 비용을 납품업자들에게 부담하도록 한 사정은 보이지 않는다"며 "따라서 롯데쇼핑은 대규모유통업법 제12조 1항 2호 내지 4호의 사유로 종업원 파견에 관한 사전 서면약정을 체결하고 그 서면약정에 따라 파견종업원의 인건비를 비롯한 제반 비용을 납품업자들에게 부담토록 한 것이므로 이 자체는 적법하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롯데쇼핑은 2013년 2월부터 2014년 4월까지 유료회원제로 운영되는 창고형 할인점인 '빅마켓' 금천점과 신영통점, 영등포점, 도봉점 등 4개 점포에서 149개 납품업체의 식품 시식행사를 총 1456회 열었다. 공정위는 롯데쇼핑이 시식행사 비용에 소요된 16억500여만원을 납품업체들에게 부당하게 전액 부담시켰다며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3억9000만원을 부과했다. 롯데쇼핑은 "시식행사는 납품업자가 자발적으로 요청했다"며 "시식행사는 판매보조행위이므로 대규모유통업법에서 정한 판매촉진행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소송을 냈다. 앞서 서울고법은 "판촉비를 납품업자에게 전가하는 것은 결국 제품 가격 상승으로 이어져 소비자의 경제적 부담으로 이어진다"며 "이는 공정거래질서 저해 효과가 중대하거나 다수의 납품업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큰 것으로 판단되는 경우에 해당해 과징금 처분은 정당하다"며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공정거래위원회
파기환송
대규모유통업에서의거래공정화에관한법률
롯데쇼핑
자발적직원파견
대형마트
납품업체
대규모유통업법
이장호 기자
2017-03-29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내부 의사결정 위해 작성된 문서라도 외부에 공개 예정이면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을 위해 작성된 문서라도 외부에 공개될 예정의 문서라면 문서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사건 당사자 등 문서 소지자의 문서 제출의무를 규정하면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자기이용문서)' 등에 대해서는 제출을 거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외부에 공개될 예정인 문서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A사가 씨제이이엔엠(CJ E&M)을 상대로 낸 문서제출명령결정에 대한 재항고 사건(2014마2239)에서 CJ E&M의 손을 들어준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씨제이미디어의 지분 16.59%를 보유한 A사는 씨제이미디어가 2011년 CJ E&M에 흡수합병되는 과정에서 씨제이미디어의 이사들이 불공정한 합병비율을 적용해 회사의 주식가치가 저평가 됐다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사는 이 같은 사실을 증명하기 위해 회사 판매비·관리비, 각종 경비 및 고정비, 임직원에 대한 성과금 지급 규모, 급여 및 인건비, 광고 단가, 각종 매출액, 플랫폼별 시장매출규모, 매년 판권 구매 내역 등 각종 문서에 대해 CJ E&M을 상대로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했다. 하지만 CJ E&M은 해당 문서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며 제출을 거부했다. 대법원은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開示)하는 것이 예정돼 있지 않으며 이를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하지만 해당 문서들은 각종 회계자료 등을 통해 외부에 공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는 정보 또는 그 직접적 기초가 되는 정보이고, 합병비율 판단을 위해 회계법인에 제공한 서류 등도 합병조건에 대한 실질적인 판단자료로 주주들에게도 공개가 예정된 정보라는 점에서 오로지 내부자의 이용에 제공할 목적으로 작성된 내부문서라고 단정할 수 없다"며 "원심은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심리·판단하고, 문서제출의 필요성, 정당한 이유 등에 대해 추가 심리를 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1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해당 문서는 회사 내부의 의사 결정을 목적으로 결재권자의 결재를 거쳐 작성됐고 외부인에게 공개하는 것이 예정돼 있지 않은 문서"라며 '자기이용문서'로 판단해 A사의 문서제출명령신청을 기각했다.
자기이용문서
씨제이이엔엠
문서제출명령결정
씨제이미디어
손해배상
문서제출의무
신지민 기자
2016-07-25
공정거래
기업법무
[판결] "SK, 일감 몰아주기 아니다… 공정위 과징금 347억 취소"
대법원이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 SK그룹에 부과한 347억원의 과징금과 시정명령에 대한 취소를 확정했다.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SK그룹이 공정위를 상대로 낸 시정명령 등 취소소송(2014두8568)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10일 확정했다. 2012년 7월 공정위는 SK텔레콤, SK이노베이션 등 SK그룹 7개 계열사가 같은 그룹 계열사인 SK C&C와 수의계약을 통해 IT아웃소싱 계약을 체결하고 인건비와 유지보수비 등을 시세보다 높게 지급해 부당지원했다며 시정명령 및 347억3400만원의 과징금 부과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공정거래법이 금지하고 있는 '현저히 유리한 조건의 거래'의 한 유형인 '현저히 낮거나 높은 대가'의 거래란 해당 거래에서의 급부와 반대급부 사이의 차이가 '정상가격'에 의한 거래에 비해 현저히 낮거나 높은 거래를 말하고, 여기서 정상가격이란 동일한 경제적 급부가 동일 또는 유사한 상황에서 독립된 자 간에 이루어졌을 때 형성되었을 거래가격 등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어 "SK C&C가 SK텔레콤 등에 제공한 유지보수 서비스의 수준이나 범위가 다른 계열 회사들과 동일하거나 유사하다고 보기 어렵고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의 유지보수 서비스가 제공됐다"며 "따라서 높은 유지보수비를 지급한 것을 부당지원이라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계열사부당지원
공정위
계열사
아웃소싱
인건비
공정거래법
홍세미 기자
2016-03-10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정리해고 직전 신규인력 채용했다면 부당해고
근로자들을 해고하기 직전에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정리해고가 아니라 인건비 절감이나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한 해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모씨 등 조선호텔에서 근무하다 정리해고를 당한 근로자 8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정당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2012두258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리해고 당시 조선호텔의 경영사정을 보면, 한국신용평가가 조선호텔의 신용등급과 현금흐름등급을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했고 영업흑자도 기록했으며 정리해고 직전에는 신규인력 41명을 공개 채용하기도 하는 등 경영상태가 견고했던 것으로 보여 인원을 줄일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의 인건비 비율이 약 0.2%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의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해 단행한 것으로 보여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조선호텔은 2010년부터 객실정비 등 인력 일부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부 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하기로 했다. 김씨 등은 도급업체로 소속을 변경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듬해 조선호텔은 '경영상 이유'로 김씨 등을 해고했다. 김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인용결정을 받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에서는 구제신청을 기각당했다. 김씨 등은 "조선호텔의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노력, 공정한 정리기준과 대상자 선정, 근로자 측과의 사전 협의'라는 4가지 요건을 구비하지 않았는데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정당한 정리해고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소송을 냈다.
정리해고
부당해고
긴박한경영상의필요
조선호텔
정리해고구제
홍세미 기자
2015-06-09
기업법무
항공·해상
[판결] 태안 기름유출, 해경 지시 받고 방제작업
국가는 2007년 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 당시 해양경찰의 지시를 받고 유류방제작업에 참가한 기업에 용역비를 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지난 11일 ㈜주원환경이 국가를 상대로 낸 용역비 청구소송 상고심(2012다1560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사무관리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 사무가 타인의 사무이고 타인을 위해 사무를 처리한다는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사무의 처리가 본인에게 불리하거나 본인의 의사에 반한다는 것이 명백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타인의 사무가 국가의 사무인 경우 원칙적으로 사인이 법령상의 근거 없이 국가의 사무를 수행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가 사무가 사인이 국가를 대신해 처리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고 사무 처리의 긴급성 등 국가의 사무에 대한 사인의 개입이 정당화 되는 경우에 한해 사무관리가 성립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름유출사고로 인한 해양오염을 방지하기 곤란할 정도로 방제조치가 긴급한 상황이었고, 주원환경이 해양경찰의 직접적인 지휘를 받아 보조한 방제작업은 국가를 위해 처리할 수 있는 국가의 의무영역과 이익영역에 속한 사무"라며 "주원환경운 국가의 사무를 처리한다는 의사로 방제작업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사무관리를 근거로 국가에 방제비용을 청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주원환경은 2007년 12월 태안 앞바다에서 기름유출사고가 있을 당시 해양경찰의 지시를 받아 유류폐기물을 운반하는 등 방제작업을 보조했다. 주원환경은 작업 보조를 위해 지출한 인건비와 선박, 살수차량 등의 임차비용과 연료비용 등 7억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주원환경의 사무관리를 인정해 "국가는 6억7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도 사무관리를 인정했지만 "유류오염법상 손해 방제를 위해 든 비용은 당사자가 지출한 모든 비용이 아닌 합리적이 조치에 든 비용으로 제한된다"며 "손해사정액 3억1000여원 중 허베이 스피리트로부터 받은 2억9000여원을 제외한 24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태안앞바다기름유출사고
주원환경
방제작업보조
용역비청구소송
사무관리
유류오염법
신소영 기자
2014-12-29
기업법무
소비자·제조물
[판결] 'KTX-산천' 잦은 고장, 제작사 현대로템이 69억원 배상해야
코레일이 KTX의 잦은 고장으로 입은 손해 수십억원을 열차 제작사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됐다. KTX 개통 이후 처음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부(재판장 안승호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코레일이 KTX-산천 제작사 현대로템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1가합86398)에서 "현대로템은 69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 2010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발생한 KTX-산천의 열차사고 64건 중 1건을 제외한 나머지 사고가 모두 제작상 하자로 발생했다"며 "코레일이 사고 때문에 지출한 환불금과 추가 인건비 등 1억 8000여만원, 영업손실 67억 5000여만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다만 잦은 열차사고로 인해 여론으로부터 비난과 항의를 듣고 감사원의 감사, 국회의 국정감사 등 수많은 비판과 지적을 받았다는 이유로 현대로템에 정신적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며 "코레일이 겪었던 다수의 열차사고 중에는 KTX-산천에서 발생한 사고 64건뿐만 아니라 기관사의 차량 조작 실수 등 코레일의 책임에 기한 것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코레일이 열차 하자 때문에 보유하고 있던 KTX-산천 중 1~2대를 리콜시켜 공장에 입고하긴 했지만 당시 17~18대 정도를 가용할 수 있는데도 13대 열차만을 운행에 편성하고 있던 상태였다"며 "KTX-산천 열차의 편성 축소가 리콜에 의한 것이라고만 볼 수 없어 영업손실을 일부만 인정한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국내에서 제작된 KTX-산천이 잦은 결함으로 환불과 리콜 사태가 발생하자 이로 인한 피해를 배상하라며 제작사인 현대로템을 상대로 2011년 소송을 냈다.
코레일
KTX고장
현대로템
KTX산천
열차사고
홍세미 기자
2014-12-16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통상임금 판결 경향] 기업 '신의칙 항변'에 엄격 잣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이후에도 노사는 판결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특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신의칙 항변' 때문이다. 기껏해야 수십만원에 불과한 수당과 달리 정기상여금은 기본급의 수배나 수십배까지 지급돼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기업의 추가 부담이 너무 커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때에는 근로자 측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의 경향을 보면 법원은 기업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기업과 이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노사 합의 존재해야= 대법원 전합 판결에 따르면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 간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재판부들은 통상임금 재판에서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하는지부터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서서울영업소 고속도로통행료 징수업무를 하도급 받은 서서울기업의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2039)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기본급, 상여금 등을 미리 정해 이를 포함한 전체 도급금액을 서서울기업에 지급하면, 서서울기업은 도급금액에서 미리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 가운데 몇 %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노사 합의를 하고 합의된 금액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며 "서서울기업이 근로자들과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에 비춰보면 근로자 측은 이같은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면 기업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대기업, 공기업·공공기관 '불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법원 전합 판결은 신의칙 판단 기준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회사가 부담하게 될 추가 법정수당액 △전년도 대비 실질임금인상률 및 과거 수년간의 평균 임금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급심이 이 기준 적용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금이나 매출액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신의칙 항변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재정적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하급심의 경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33469)에서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5월 채권단에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2009년, 201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본금이 8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고 2010년, 2011년,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매년 상승 추세"라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회사 측은 매년 93억여원의 인건비만 추가 지출하면 된다. 이는 회사가 매년 지출하고 있는 인건비인 6817억원의 약 1.3%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도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100222)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으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이며 각종 법규에 대한 해석·적용의 책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신의칙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순손실 등 경영상 어려움만으로는 입증 부족 매출액 크고 예산지원 받는 대기업 공기업 더 불리 법원 '신의칙' 인정에 엄격… 기업 대리한 로펌도 고민 ◇'구체적·객관적 경영상 어려움' 입증해야=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 대전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시외버스 회사인 경북코치서비스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1나82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업 외 수익인 국가보조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이 2007년도 4억7900여만원, 2008년도 7억8300여만원, 2009년도 13억6200여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2006~2009년까지 매년 약 17억원에서 23억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 측이 실질적인 회사 재무상태를 입증해 신의칙 항변을 관철한 것이다. ◇"장기 위험요소, 국외 시장 경쟁력 등 입체적 주장도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상의 위험 요소나 해당 업종의 경기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발굴해 소송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정상태(38·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소송에 임하는 기업들은 신의칙 항변이 쉽게 인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수정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 통상임금팀의 김동욱(43·36기) 변호사는 "신의칙 항변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특히 손익계산서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의 실제 재무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해 소송과정에서 현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과거의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당시 또는 현재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냐를 신의칙 위반의 기본적인 분석틀로 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의 비율과 인건비 구성, 인력운영방식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이정한(51·17기) 변호사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 동종업계의 일반적인 임금인상률은 물론 해외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의 경쟁기업 대비 인건비 수준 등도 신의칙 항변의 주요 요소로 주장해야 한다"며 "당기순이익이 났더라도 필수적 투자 비용 등 순수익의 적절한 배분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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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영 기자
2014-08-07
기업법무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대법원 "퇴직급여충당금, 법인세 공제대상 아니다"
회사가 직원들의 퇴직에 대비해 적립하는 퇴직급여충당금은 세액공제 대상 인건비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지난 13일 ㈜현대자동차가 "연구개발 전담부서 직원들에 대한 퇴직급여충당금 111억여원을 세액공제 대상에 포함해달라"며 서초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3두2431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조세특례제한법과 시행령은 연구 및 인력개발 비용 중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는 전담부서에서 근무하는 직원으로서 기재부령이 정하는 자의 인건비에 대해서는 세액을 공제 해주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 제도는 기업의 기술인력개발을 장려하려는 목적에서 일정 범위의 금액을 해당 과세연도의 소득세 또는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하는데 그 취지가 있기 때문에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만을 세액공제 대상으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 또 "퇴직금과 같이 장기간의 근속기간을 고려해 일시에 지급하는 성격의 비용으로서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때에야 비로소 그 지급의무가 발생하는 후불적 임금은 해당 과세연도의 연구 및 인력개발에 직접적으로 대응하는 비용이라고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반면 1심과 항소심은 "인건비는 그 명칭을 불문하고 사용인에게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유상으로 지출한 일체의 것"이라며 "퇴직급여충당금으로 퇴직금이 지급되는 것이므로, 퇴직급여충당금에 대해 과세특례규정을 적용하더라도 그 입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현대차는 2008∼2010 사업연도의 연구개발 전담부서 직원들에 대한 퇴직급여 충당금이 '연구·인력개발비'와 관련이 있는 만큼 세액공제 대상이라고 주장했지만 세무서는 인정하지 않자 2012년 12월 소송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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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정청구
현대자동차
연구개발
신소영 기자
2014-03-25
기업법무
노동·근로
육아수당·휴가비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나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둘러싼 회사와 근로자의 법정 공방을 마무리하고 재판부의 검토연구 결과와 공개변론에서 나온 대리인과 참고인의 의견 등을 종합해 이르면 오는 11월 최종 판결을 내린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대구 시내버스회사인 금아리무진 소속 운전사 구모(39)씨 등 19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소송 상고심(2010다91046)에서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상여금을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며 통상임금의 기준에 관한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분쟁의 씨앗이 돼 이후 퇴직수당이나 육아수당 등에 관한 소송이 줄을 이어 통상임금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할 것인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은 퇴직금과 4대 사회보험료,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되므로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근로자들이 그만큼 퇴직금과 수당을 더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갑을오토텍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김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12다89399)과 현직 근로자 29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294643)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5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퇴직금 산정에 정기상여금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낸 김씨는 1심에서 패소했으나, 2심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승소했다. "설·추석 상여금과 하계휴가비, 김장보너스 등 복리후생비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낸 현직 근로자들도 1·2심에서 실비를 변상해주는 성격의 부서 단합 대회비와 회의 식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으며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는 공개변론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근로자 측은 김기덕(49·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새날 변호사 등 5명의 변호사가, 회사 측은 김용상(50·17기)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5명이 대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개변론 이후에 대법관들이 최소한 한번은 합의를 거쳐야 하므로, 대법원 일정을 고려하면 11월은 돼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행령에 정한 '통상임금' 규정, 효력 있나=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이나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만 정하고 통상임금의 범위에 대해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같은 법 시행령 6조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전부다. 회사 측 참고인으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는 통상임금 산정기간을 한정하면서 1개월을 최대 기간으로 하고 있다"며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서 지급되는 것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원고 측은 시행령이 모법의 근거 없이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일영(58·10기) 대법관은 "시행령이 법에서 흠결된 걸 보충할 수도 있다"며 "근로기준법에서는 시행령에서 평균임금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들도 모법에서 위임이 없다고 해서 모두 무효라고 볼 수 있느냐"고 질의했고, 원고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홍영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시행령은 법 시행을 위한 내용을 정해야 하는데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단순히 시행을 위해 정해진 게 아니라 통상임금 범위를 정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다루는 것으로 모법의 위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사합의로 통상임금에서 '상여금 제외' 놓고 상반된 주장=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단체협약을 어떻게 볼 것이냐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피고 측 대리인 이제호(48·20기) 변호사는 "갑을오토텍의 단체협약은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았고, 이것은 노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협상이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원고 측은 과거 성과에 따라 지급됐던 상여금이 지금은 고정임금화돼 있어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태(65·2기) 대법원장도 "단체협약을 보면 노사합의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제외한 곳들이 있고, 이것은 강성 노조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인데, 원고측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김기덕(45·33기) 변호사는 "근로자들은 정기적으로 주 40시간을 일하면 600%의 상여금을 받는데,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것을 통상임금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단체협약에서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판결 이후인 올해에는 노조가 교섭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추가비용, 38조원 VS 5조원= 양측은 법리 부분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제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패소해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38조55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일자리 40만개가 감소하는 효과로, 우리나라 실업자들을 1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을 넘는 것은 물론, 14조4000억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상당수가 도산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원고 측 김상은(44·37기) 변호사는 "4년간 38조원이라는 수치는 과장된 것으로, 근로의 대가로 받는 정기 상여금을 기준으로 하면 21조원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모든 근로자가 소송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소송을 통해 노동계에서 받는 금액은 4조~5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38조라는 액수가 사실이라도 하더라도 그만큼 그동안 기업이 제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불법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이런 추정이 법적 판단에 고려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훈(57·10기) 대법관은 "피고 측은 금원청구소송에서 무자력 항변을 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경영계가 추가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이 사건에서 다뤄져야 할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피고 측 홍준호(44·23기) 변호사는 "무자력 항변을 하는 것은 아니고, 애초에 회사가 인건비에 대해 예상한 임금지출 규모가 있는 것이고, 이 사건에서도 당사자간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므로 노사간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고려해 달라는 의미"라고 답변했다. 원고 측도 "기본급 비중이 낮고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이 높은 우리나라 임금구조가 근로자들이 초과근무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김상은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도록 규정해 놓았는데도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연간 2900시간을 일하며 살인적인 노동량을 소화하고 있다"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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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비
상여금
근로기준법
퇴직금청구
기본급
근로기준법시행령
좌영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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