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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내국인 승무원에게만 '수염 금지', 아시아나 취업규칙 무효"
외국인 승무원에게는 수염을 기를 수 있도록 하면서도 내국인 승무원들에게는 수염을 기르지 못 하도록 한 아시아나 항공의 취업규칙은 평등원칙에 위배돼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헌법과 법률에 위반한 취업규칙을 무효라고 본 최초의 판결이다. 아시아나항공 기장으로 근무하던 김모씨는 2014년 9월 상사로부터 턱수염을 자르라는 지시를 받았다. 아시아나항공 취업규칙에는 용모 관련 규정이 있었는데 남직원들은 수염을 길러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외국인과 달리 수염을 기르지 못 하게 하는 것은 차별적인 규정"이라며 지시를 거부했다. 그러자 회사 측은 김씨의 비행 업무를 일시적으로 정지시키고 수염을 기르는 이유에 대해 설명을 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결국 수염을 깎고 29일 만에 비행업무에 복귀했다. 김씨는 2014년 9월 비행 업무에 배제된 것은 부당한 인사 처분이라며 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김씨의 신청을 기각했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용모 규정은 근로자 과반수 동의를 받지 않아 유효성에 논란이 있을 수 있고, 용모 규정이 유효하더라도 비행정지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며 비행정지가 부당한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재심 판정에 반발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외국인 운항승무원들의 관습을 존중해 그들에게 예외적으로 수염을 기르는 것을 허용한다거나 국내 다른 항공사와 다르게 직원들의 수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한다고 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재심판정을 취소하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법 행정6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8일 아시아나항공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비행정지 구제재심판정 취소항소심(2016누50206)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아시아나 항공은 관습상 콧수염이 일반화된 외국인의 경우 문화와 관습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내국인 근로자들에게 적용하는 취업규칙의 예외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재판부는 "아시아나항공이 실제로는 관습이나 종교 등과 관련 없이 내국인인지 외국인인지 여부, 즉 '국적'을 기준으로 수염을 기르는 것에 대한 허용 여부를 달리 판단하고 있다"며 "내국인 승무원의 수염을 기르는 것을 금지하는 취업규칙은 합리적 이유 없이 내국인과 외국인 직원을 국적을 기준으로 차별함으로써 헌법 제11조와 근로기준법 제6조가 규정한 평등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무효인 용모 관련 취업규칙조항을 전제로 한 김씨에 대한 비행정지는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서비스업 특성상 직원들의 복장과 외모를 어느 정도 제한할 필요성이 있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수염의 정돈 상태나 형태 등 부분적인 제한하는 방법도 있는데 내국인 승무원에게만 전면적으로 수염을 금지하는 것은 기본권을 지나치게 침해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또 "같은 항공사인 대한항공의 경우 내국인 운항승무원도 수염을 기르는 것을 전면적으로 금지하고 있지 않고, 외국인 승무원 137명 중 20명 이상이 수염을 기르는 데도 고객들로부터 어떤 불만이 접수됐따는 자료도 없다"며 "내국인 승무원이 수염을 기르는 것 자체가 고개들에게 혐오감을 유발한다거나 성실하지 못하다는 인식을 줘 아시아나항공이 안전하고 신뢰할만한 항공사라는 기업 이미지를 형성하는 데 방해가 된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했다.
아시아나
근로기준법
취업규칙
평등의원칙
중앙노동위원회
이장호
2017-02-08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이사건 이판결] 기간제 근로자 계약 갱신 기대권 인정 여부
현대자동차가 정규직원 등의 휴직·파견·정직 등으로 생긴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몇주 또는 몇개월씩 단기간 채용한 기간제 근로자는 근로계약을 반복하더라도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생기지 않는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현대차는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와 재계약을 하지 않더라도 부당해고가 아니라는 취지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현대자동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화우)가 촉탁계약직 근로자 박모씨에 대한 계약만료 통지를 부당해고라고 판단한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5구합71068)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현대차에서 박씨가 담당한 자동차 쇼바·배터리·백시트 장착 업무는 자동차 제조업의 특성상 상시적·계속적으로 필요한 업무에 해당하지만, 현대차가 자동차 생산라인에서 발생하는 일시적인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촉탁계약직을 사용해 왔다"며 "박씨가 수행한 업무 자체가 상시적이고 계속적이라는 이유만으로 이 업무를 2년을 초과해서까지 계속해 수행할 것에 대한 정당한 기대를 가진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박씨가 현대차와 체결한 촉탁계약직 근로계약서나 회사 취업규칙 어디에도 계약기간 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오히려 계약직 직원 취업규칙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고용계약이 만료됐을 때는 당연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2012년 8월 개정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시행으로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해야 할 상황이 되자 촉탁계약직 제도를 도입했다. 박씨는 2013년 2월 촉탁계약직으로 현대차에 입사해 짧게는 2주일에서 길게는 6개월 단위로 총 14회에 걸쳐 근로계약을 갱신하면서 울산공장에서 자동차 쇼바와 배터리, 백시트를 장착하는 업무를 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1월 박씨가 일한 지 23개월이 되자 "오는 1월 31일자로 근로계약이 만료돼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박씨에게 통보했다. 하지만 박씨는 무기계약직 전환을 주장하며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가 기각당하자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는 "박씨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 갱신을 거부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박씨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반발한 현대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현대차 촉탁계약직 근로자에게 계약갱신기대권을 인정할지를 두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 판단이 엇갈리고 있고, 법원에서 관련 소송들이 여러 건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 이번 판결의 파장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번 판결은 기간제법 시행에도 불구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현대차는 재판 과정에서 기간제법이 시행된 2007년 1월 1일 이후에는 기간제 근로자를 2년까지는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갱신기대권 자체가 부정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기간제법 시행이 곧 재계약의 정당한 기대권 형성을 막는다거나 이미 형성된 기대권을 소멸시키는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당사자가 체결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등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로 기간제법 시행 여부에 따라 그 결론이 달라진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 관계자는 "기간제법이 2년을 초과하는 재계약에 대한 당사자의 신뢰관계 형성을 특별히 제한하는 법이라고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2년 이상 근로자를 기간제로 사용하는 사용자를 규제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기간제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적용할 근거로 삼을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근로자 박씨에게 계약갱신기대권을 인정하지 않았다. "업무공백을 잠시 메우려고 총 사용기간을 2년 이내로 정해 채용한 촉탁계약직 근로자에게는 2년이 지나도 계약이 갱신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현대차의 주장은 받아들인 것이다. 그 근거로 박씨가 정규직 근로자들의 업무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시적으로 채용된 점, 정규직의 업무공백이 생긴 경우에만 한시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언제든지 업무공백이 해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가 될 것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는 점을 들었다. 이 밖에도 △근로계약서 등에 계약갱신에 관한 규정이 없는 점 △계속적 근로관계의 조건이 되는 인사평가 제도가 실시되지 않은 점 △촉탁계약직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전환된 사례가 없는 점 등도 현대차가 승소한 이유가 됐다.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현대자동차
촉탁계약직
기간제근로자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
부당해고
계약갱신기대권
이장호
2016-10-31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특정 노조 소속 이유, 성과급 차등 부당”
사측과 갈등을 빚은 노동조합 소속 근로자들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다른 노조 소속 근로자보다 낮은 성과급을 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자동차산업용 부품 설계 제조회사인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노동행위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5구합82259)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800여명의 근로자가 일하는 발레오전장은 2014년 12월 근로자들에게 하반기 성과급을 지급했다. 그런데 전국금속노조 경주지부 산하조직인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근로자 80명이 "회사가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노조원이라는 이유로 낮은 성과등급을 부여해 다른 3개 노조 조합원들보다 성과급을 적게 지급했다"며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노동행위 구제신청을 냈다. 사측이 한 성과평가에 따르면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근로자들은 낮은 등급에 속하는 B-, C, D 등급 비율이 82%가 넘었다. 반면 다른 노조 소속 근로자들은 A, B+, B등급이 98%에 육박했다. 발레오만도지회는 사측이 자신들과 갈등을 빚은 데 대한 보복차원에서 성과급을 낮게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발레오만도지회는 2010년 회사가 경비직 근로자의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제1공장 경비직 근로자들을 다른 곳에 배치한 뒤 경비 용역회사에 업무를 맡기기로 하자 "경비업무 외주화는 단체협약 위반"이라며 연장근로와 야간근로를 거부하고 생산량을 줄이는 등 태업 투쟁을 했다. 이에 사측은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들의 출입을 전면금지하는 부분적 직장폐쇄를 단행했다. 이 과정에서 사측은 모 노무법인과 컨설팅 계약을 맺은 뒤 조합원들에게 노조 탈퇴를 유도하는 한편 기업별 노조로 전환하는 대책을 마련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후에도 발레오만도지회는 성과급과 관련한 단체협약 등을 두고 사측과 계속 갈등관계를 지속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들의 주장을 받아들였고, 이에 반발한 사측은 중앙노동위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도 발레오만조지회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조합원들과 다른 노조 소속 조합원들 모두 기능직 근로자로 동일한 업무를 담당하는 동질의 균등한 근로자 집단임에도 2014년도 하반기 성과평가 결과에서 양 집단 사이에 현격한 격차가 있었다"며 "사측이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평가자료 등을 제출했으나, 비교대상이 되는 다른 근로자들에 대한 성과평과의 기초자료나 평가결과에 관한 자료는 제출하지 않아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한 평가가 적정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측은 직장폐쇄 기간 동안 노무법인과 컨설팅 계약을 체결해 발레오만도지회를 무력화하려 했던 전력이 있는데다 회사가 임직원 등에게 발송한 문자메시지 등을 보면 발레오만도지회 조합원들 중 일부에 대해 '땀 흘리지 않고 무임승차 하려는 무리들'이라고 칭하는 등 적대적 감정까지 드러냈다"면서 "사측이 경제적 불이익을 앞세워 발레오만도지회 소속 근로자들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었다고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측이 성과 상여금을 차등지급한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당노동행위
성과금차등지급
발레오전장시스템스코리아
발레오만도지회
노동조합
이장호 기자
2016-09-26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적자 사업부 정리해고’ 긴박한 경영상 이유 있어도
적자가 계속되는 사업부를 폐지할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었다고 해도 사측이 정리해고를 피할 수 있는 충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면 근로자에 대한 정리해고는 무효라는 판결이 나왔다. A사는 2014년 10월 매출 감소로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통신사업부를 없애기로 하고 노동조합에 "통신사업부 정리 방침에 따라 희망퇴직을 받겠다"고 통보했다. 이후 희망퇴직이 진행됐지만 22명은 퇴직을 거부했다. 노조는 이들을 모두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회사는 업무평가 점수를 기준으로 7명만 다른 부서에 배치하고 나머지는 해고했다. 정리해고된 박모씨 등 근로자 6명은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노동위는 A사의 해고가 무효라고 판단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지만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A사가 중노위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5구합7087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사가 통신사업부를 정리할 긴박한 경영상 필요는 있었다고 인정하면서도,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사는 정리해고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부서 신규 직원들을 채용했다"며 "노조가 정리해고 문제로 회사와 협의하면서 매월 급여 수령 후 30%를 자진 반납하는 방안도 제시했지만 회사는 자신들이 마련한 비상경영안을 관철시키려고만 했다"고 밝혔다. 이어 "연간 매출액이 1조원에 이르고 국내 전선시장 업계 3위권인 A사의 규모를 볼 때 정리해고 대신 근로자들에게 대체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의 배려를 할 수 있는 충분한 여력이 있었다"며 "회사가 해고 회피를 위해 노력을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회사가 해고자를 선정할 때 근속연수로 평가한 회사 공헌도 외에 근로자의 연령이나 재산, 보유 기술, 부양가족에 관한 상황 등 근로자의 개인적 사정은 전혀 반영하지 않았다"며 "A사가 합리적이고 공정하게 정리해고 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정리해고
부당해고
해고
희망퇴직
노동
노동조합
노조
경기지방노동위원회
중앙노동위원회
이장호 기자
2016-06-13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사전 통보 없어도 정년퇴직… 더 일했어도 '정년연장' 볼 수 없어
근로자가 정년이 된 사실을 회사가 뒤늦게 알고 정년퇴직을 통보했더라도 퇴직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행정착오 등의 이유로 정년 이후 한달 더 근무하고 월급을 받았더라도 정년을 연장하거나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재판장 차행전 부장판사)는 코레일네트웍스에서 역무원으로 일하다 정년퇴직한 김모씨가 "회사가 정년퇴직 일자와 사유에 대해 사전에 통보하지 않았으므로 절차상 위법이 있다"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5구합4020)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년퇴직에 관한 사전통보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와 시기를 확인해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하다"며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행위가 아니기 때문에 30일 전에 서면 통지를 해야 한다는 등의 해고의 절차에 관한 근로기준법이 적용된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 취업규칙이나 관계 법령 등에서 정년 도달로 근로관계가 자동소멸되는 경우 사전에 이를 통보하도록 하는 규정이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회사가 김씨에게 정년퇴직에 관한 사전통보를 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김씨가 정년이 지난 후에도 일정기간 근무를 한 것은 정년 도래 직전 인사발령으로 발생한 회사의 행정착오 때문으로 보이고 정년 이후 근무한 기간도 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며 "김씨가 한달을 더 근무했고 급여를 지급받았다는 사정만으로는 김씨와 회사 사이에 묵시적으로 새로운 근로계약이 체결됐거나 정년연장의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지난해 7월 31일 만 61세가 돼 정년을 맞았지만 회사로부터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했고, 한달 뒤인 같은해 8월 31일까지 계속 근무하며 월급을 받았다. 회사 측은 이후 근무상황 확인 과정에서 김씨의 정년 사실을 알고 뒤늦게 퇴직을 통보했다. 김씨는 "사전에 정년퇴직 사실을 통보하지 않은 것은 위법하다"면서 "묵시적인 동의하에 기존 근로계약이나 정년이 연장됐다고 봐야 한다"고 주장하며 중노위에 부당해고구제 재심신청을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부당해고구제
정년퇴직
정년연장
근로기준법
묵시적동의
장혜진 기자
2015-07-31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정리해고 직전 신규인력 채용했다면 부당해고
근로자들을 해고하기 직전에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정리해고가 아니라 인건비 절감이나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한 해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모씨 등 조선호텔에서 근무하다 정리해고를 당한 근로자 8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정당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2012두258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리해고 당시 조선호텔의 경영사정을 보면, 한국신용평가가 조선호텔의 신용등급과 현금흐름등급을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했고 영업흑자도 기록했으며 정리해고 직전에는 신규인력 41명을 공개 채용하기도 하는 등 경영상태가 견고했던 것으로 보여 인원을 줄일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의 인건비 비율이 약 0.2%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의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해 단행한 것으로 보여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조선호텔은 2010년부터 객실정비 등 인력 일부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부 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하기로 했다. 김씨 등은 도급업체로 소속을 변경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듬해 조선호텔은 '경영상 이유'로 김씨 등을 해고했다. 김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인용결정을 받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에서는 구제신청을 기각당했다. 김씨 등은 "조선호텔의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노력, 공정한 정리기준과 대상자 선정, 근로자 측과의 사전 협의'라는 4가지 요건을 구비하지 않았는데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정당한 정리해고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소송을 냈다.
정리해고
부당해고
긴박한경영상의필요
조선호텔
정리해고구제
홍세미 기자
2015-06-09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직원이 데이터 지워도 해고 사유 안된다
회사가 평소 중요 데이터를 별도로 보관하거나 보안 조치를 하지 않았다면, 근로자가 회사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외부로 반출했거나 데이터를 삭제했더라도 해고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행정1부(재판장 김병식 부장판사)는 건설기계와 토목장비를 공급하는 ㈜A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4구합10097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사가 그동안 업무상 중요 데이터를 따로 보관하는 등 보안을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다른 직원들도 자유롭게 개인 소유 노트북과 회사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반·출입하고 승인절차 없이 포맷해 왔으므로 김모씨가 하드디스크를 외부로 반출하고 일부 데이터를 삭제한 것이 징계사유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회사는 김씨가 자료 복구 등 업무 지시를 따르지 않았다고 주장하지만 김씨가 인사위원회 하루 전 후임자에게 인계를 한 사실, 회사는 이미 하드디스크 복구를 외부업체에 맡겼고 마저 복구하지 못한 데이터가 중요한 업무 자료라는 점을 입증하지 못한 점 등을 볼 때 지시 불복종 또한 징계사유가 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1990년 입사한 김씨는 IT파트장으로 근무하던 2012년 11월 회사로부터 퇴사 요구를 받았다. 김씨는 회사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떼어내 집으로 가져갔다. 김씨는 다음 달 7일 회사 관계자와 면담했으나 합의에 실패하자 회사로 들고온 하드디스크를 포맷했다. 김씨가 하드디스크를 포맷한 사실을 안 회사는 김씨의 인트라넷 등 시스템 사용권한을 제한한 뒤 인사위원회를 열고 절도 및 데이터 손괴 등을 이유로 김씨를 해고했다. 김씨는 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징계사유는 맞지만 해고는 지나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데이터보안
중요데이터보관
회사하드디스크포멧
해고사유
회사데이터손괴
이장호
2015-04-03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사용자, 중앙노동위 재심서 근로자와 화해했더라도
사업주가 부당해고 여부를 두고 근로자와 다투다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과정에서 화해했더라도, 사업주는 지방노동위원회가 부과한 이행강제금을 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화해는 이행강제금처분 취소사유인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이나 법원의 확정 판결에 따른 구제명령 취소가 아니므로 처분을 취소할 수 없다는 취지다. 춘천지법 행정부(재판장 강성수 부장판사)는 최근 휴게소와 주유소 영업을 하는 한길에너지가 강원지방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이행강제금 부과처분 취소소송(2014구합1183)에서 "화해가 성립됐더라도 구제명령이 취소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심 판정이나 법원 확정판결은 효력을 소멸시키는 공적 판단이 전제되는 반면, 화해는 구제명령의 위법이나 부당해고 여부를 문제 삼지 않고 당사자 사이에 자유롭게 권리·의무를 조정하는 것으로 둘의 법적 성격은 다르다"며 "당사자간 화해했더라도 강제이행금 부과와 독촉처분은 적법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은 '구제명령은 중앙노동위원회 재심 신청이나 행정소송 제기에 의해 효력이 정지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사용자는 구제명령을 신속히 이행함이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 한길에너지에서 해고당한 근로자 2명은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서면 통보 없이 해고를 당했다"며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위원회는 "원직복직명령에 갈음한 금전보상으로 근로자들에게 6월 14일까지 각각 16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구제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한길에너지가 명령을 이행하지 않자 위원회는 7월 14일 "이행강제금 1000만원을 7월 29일까지 납부하라"고 통보했다. 한길에너지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했고, 재심 과정에서 근로자들은 90만원씩을 받는 조건으로 한길에너지와 화해를 했다. 그러나 지방노동위원회는 8월 5일 "이행강제금을 2주 내로 납부하라"며 독촉처분을 했다. 한길에너지는 "화해가 이뤄졌으므로 구제명령은 취소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소를 제기했다.
이행강제금
부당해고다툼화해
한길에너지
서면무통보해고
근로기준법
부당해고구제명령
이장호
2015-02-23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나가요' 같다" 女승무원 성희롱
부하 직원인 여성 승무원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하고 금품을 강요까지 한 대한항공 전 사무장에 대한 파면은 정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진창수 부장판사)는 대한항공 전직 사무장 A(54)씨가 "회사의 파면처분은 무효"라며 대한항공을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소송(2013가합18562)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고 9일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A씨가 수년 동안 지속적으로 여성 승무원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했다"며 "이는 일상적으로 수용되는 단순한 농담이나 친근감의 표시 수준을 넘어 상대방에게 굴욕감·수치심·혐오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항공이 다른 성희롱 직원에게도 권고사직이나 파면 등 엄격한 징계조치를 내린 것으로 볼 때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은 조치가 아니다"라며 "그밖에 회사가 조사를 통해 밝힌 선물 요구, 업무 전가, 객실서비스 매뉴얼 규정 위반 등도 모두 파면 사유로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수년간 여성 승무원들에게 상습적으로 성희롱 발언을 했다. 한 승무원의 카카오톡 사진에 대해선 "'나 오늘 한가해요' 느낌이 든다"며 "성인잡지 모델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승무원에겐 "쟤 옷 입는 것 봐봐 '나가요' 같다"고 했으며, 두 여성 승무원이 기내에서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선 "저런 사람이 남자 맛을 보면 장난 아니다"라고 성희롱 발언을 일삼았다. 또 수년간 부하 직원들에게 선물이나 돈을 요구하고 자신의 업무를 부하직원에게 떠넘기기도 했다. A씨의 비위를 파악한 대한항공은 2013년 4월 A씨에게 대기발령을 내렸다. 이후 파면 결정과 징계위원회의 재심 절차를 거쳐 지난해 7월 A씨를 최종 파면했다.
성희롱사무장
여승무원성희롱
대한항공
비위사무장파면
대한항공사무장파면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5-02-09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복수노조 간 교섭대표 자율 결정하면
회사와 복수노조가 교섭창구 단일화 합의 절차를 거쳐 교섭대표 노동조합을 확정했다면 교섭대표 노동조합이 대통령령이 정한 14일 이내에 교섭대표노조의 대표자와 교섭위원을 사용자에게 통지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단일화 합의는 유효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복수노조간 교섭대표를 결정할 때 어느 부분까지 노사간 합의에 따른 자율성을 인정할 수 있는지 기준을 제시한 첫 판결로 평가받고 있다. 현행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29조의2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와 관련해 교섭대표노조 결정 절차에 참여한 모든 노조들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한 내에는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조를 정하도록 하고 있다. 또 대통령령은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려는 경우에는 교섭 요구 노동조합으로 확정·결정된 날부터 14일이 되는 날을 기한으로 해 그 교섭대표노동조합의 대표자, 교섭위원 등을 연명으로 서명 또는 날인하여 사용자에게 통지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이승택 부장판사)는 최근 춘천의 택시회사인 동춘기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공동교섭대표단구성결정 재심판정 취소소송(2013구합18995)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현행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 공고일부터 14일간 노동조합들이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으므로 이 기간 내에 노동조합들이 합의해 법이 예정한 바와 달리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것은 얼마든지 허용된다"며 "그 자율적 합의는 특정한 노동조합을 교섭대표노동조합으로 정하는 것은 물론, 교섭대표노동조합을 정하는 방법에 관해 이뤄져도 무방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동춘기업과 복수 노조는 교섭요구노조 확정공고일에 2013년 3월 28일을 기준으로 조합원수를 비교해 동춘동호노조가 다수 노동조합임을 확인한 후 동춘동호노조가 원고와 교섭하는 노조가 되기로 합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이는 자율적으로 교섭대표노조를 정할 수 있는 기간 내에 교섭요구 노조로 확정 또는 결정된 노조 사이에 교섭대표노조를 정하는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비록 그 결과에 대해 교섭대표노조의 대표자, 교섭위원 등이 연명으로 서명 또는 날인해 사용자에게 통지하는 절차가 생략되긴 했지만, 당시 사용자인 원고의 대표이사가 참석한 가운데 위와 같은 사실에 대해 3자가 합의한 것으로서 위와 같은 절차가 누락됐다는 것이 그 합의의 효력을 부인할 사유는 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나머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강행규정으로 봐야한다는 점을 명시했다. 재판부는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는 복수의 노동조합이 허용되는 현행 노조법 체계 하에서 헌법상 보장된 단체교섭권을 합리적으로 조정·제한하기 위한 것으로서 그 성격상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관한 규정은 전반적으로 강행규정으로 해석돼야 한다"며 "그러한 연장선상에서 과반수 노동조합을 결정하는 기준일인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일은 실제 사용자가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한 날이 아니라 법에 따라 정상적으로 진행됐을 경우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렇게 해석되지 않을 경우에는 사용자가 확정공고를 지연함에 따라 과반수 노동조합이 달라지게 돼 불합리한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춘천의 택시회사인 동춘기업에는 택시운수업 분야에 종사하는 근로자를 대상으로 조직된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의 분회와 이후 별도로 조직 된 동춘동호 노동조합 등 2개의 복수노조가 설립돼 있었다. 전국민주택시노조 분회는 동춘기업이 지난해 3월 동춘동호노조를 과반수 노조로 공고하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강원지방노동위원회에 이의신청을 제기해 무효결정을 받았다. 동춘기업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기각당하자 소송을 냈다.
복수노조
교섭대표
단일화
동춘기업
노동위원회
노사합의
장혜진 기자
2014-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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