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2부(주심 孫智烈 대법관)는 지난 22일 남의 이메일을 몰래 훔쳐 보도록 부하직원에게 지시해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위반 교사혐의로 기소된 H방송(주) 부장 이모씨(38)에 대한 상고심(2003도3344) 선고공판에서 징역6월에 집유1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인이 회사를 비방하는 각종 음해성 보도로 인한 회사의 도산을 막기 위해 피해자의 이메일을 열람토록 부하 직원에게 지시했다 하더라도 개인의 사생활보호의 중요성에 비춰 이를 정당방위 또는 사회상규에 포함되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월 자신이 근무하는 H방송(주)의 부산지사 간부인 이모씨가 회사에 불리한 내용을 언론에 유출한다고 의심한 나머지 부산지사 계약직 사원인 이모씨(32)에게 간부 이씨의 이메일을 훔쳐보도록 해 통신비밀보호법과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1심 법원은 두 죄를 경합범으로 보고 징역 1년에 집유 2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구 통신비밀보호법에 의하면 감청행위는 통신행위와 동시에 이뤄질 것이 요구된다고 해석되므로 송수신이 완료된 전기통신의 내용을 지득?채록하는 것은 감청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통신비밀보호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하고 정보통신망이용촉진법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