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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G마켓, 보안업체 상대 ‘광고 클릭 데이터 유실’ 손배소 패소
G마켓이 해외 보안업체를 상대로 광고 클릭 데이터 유실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부(재판장 김경수 부장판사)는 지난달 G마켓이 라드웨어코리아와 제이티시스템즈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2021가합592311). 오픈마켓을 운영하는 ‘G마켓’은 마켓에 게시되는 제품의 광고료가 매출이다. 광고료 수입은 광고 클릭 수와 단가에 따라 산정된다. 이에 따라 G마켓은 광고 클릭 데이터와 서버를 보호하기 위한 보안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G마켓은 2013년 라드웨어 본사가 제조한 보안장비 제품을 서버에 설치했다. 2017년에는 라드웨어 본사가 제조한 보안 제품을 제이티시스템즈로부터 공급받는 계약을 제이티시스템즈와 체결했다. 제이티시스템즈는 2017~2021년 G마켓 시스템에 대한 유지 보수 업무를 수행하기도 했다. 2021년 5월 G마켓은 대규모 할인 행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당시 사이트 방문자 수, 판매 매출이 크게 증가했는데도 광고 매출이 예상에 못미쳤다. 조사 결과 접속자가 광고를 클릭해도 데이터가 서버로 전달되지 않는 현상이 확인됐다. 광고 클릭 데이터의 URL 길이가 1236 bytes(바이츠)를 초과하는 경우 고객이 클릭한 URL 주소가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현상(URL 길이 제한)이 파악됐다. 같은 해 G마켓은 “라드웨어코리아와 제이티시스템즈가 공급한 보안 장비가 동작하면서 특정 URL을 처리하지 못하는 결함이 있었다. 이로 인해 광고 클릭 데이터가 누락돼 광고수수료 손해가 발생했다”며 약 16억 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G마켓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제품에 URL 길이 제한이 존재하는 것은 국제 표준 통신 규약 기준에 부합하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이라며 “설계상 결함에 해당한다거나 그 밖에 통상적으로 기대되는 안정성이 결여됐다고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또 “(사용자가 하나의 패킷에서) 실제로 전송 가능한 URL 길이는 대략 1200~1230 bytes 정도라는 점은 네트워크 보안 운영 담당자 등 업계 사람들에게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내용으로 보인다”며 “URL의 길이는 G마켓과 같이 인터넷사이트를 운영하는 서비스제공자 측에서 설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G마켓은) URL 데이터를 일정 bytes 이하로 설정함으로써 광고 클릭 데이터가 유실되는 문제를 회피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라드웨어코리아가 G마켓에 해당 문제를 보고했을 때, G마켓은 보완을 요청하지 않았고 관련 문제를 놓치고 있었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도 고려됐다. G마켓은 최근 제이티시스템즈를 상대로 항소했다. 라드웨어코리아에 대한 판결은 확정됐다. 라드웨어코리아를 대리한 법무법인 화우는 사건을 총괄한 이광욱(53·사법연수원 28기)·우수연(46·35기) 변호사·김명안 국제중재소송팀 팀장, 서울중앙지법 기술전문조사관 출신의 최홍석(46·변호사시험 1회) 변호사, 디도스에 대한 세부 검토를 맡은 박성현(31·10회) 변호사의 협업으로 승소를 이끌었다. 사건 대응을 함께하며 라드웨어 이스라엘 본사와 소통한 김명안 외국변호사(미국 캘리포니아주)는 “이스라엘 관습법 체계에 익숙한 의뢰인과의 정확한 소통, 국내 팀과의 공조 등이 성공적인 분쟁 해결의 발판이 됐다”며 “보안 소프트웨어 제품 하자 분쟁에 대한 국제적 선례가 마련된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소프트웨어
데이터유실
라드웨어코리아
보안
G마켓
홍수정 기자
2024-02-29
기업법무
행정사건
[판결]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 취소' 식약처 상대 불복소송 항소심도 패소
코오롱생명과학이 골관절염 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케이주(인보사)' 허가를 취소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처분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으나 항소심에서도 패소했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성수제 부장판사, 양진수, 하태한 고법판사)는 7일 코오롱생명과학이 식약처장을 상대로 낸 제조판매품목허가취소처분 취소소송 항소심에서 코오롱생명과학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패소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2021누36860). 재판부는 식약처의 인보사 허가 취소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지 않은 처분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인보사 2액에 대한 위해성은 현재까지 제대로 검증된 바 없고 국민에 대한 위험성이 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며 "상당한 양의 방사선 조사가 진행돼 일정 기간이 지나면 사멸한다고 해도 이 방사선 조사량은 위해성을 감안하지 않은 채 선정된 것이고, 방사선 조사만으로는 국민 건강에 위해를 줄 염려가 해소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의약품은 여타 공산품과 달리 사람의 생명,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어 곧바로 일반 국민에게 사용될 경우 자칫 생명, 건강에 심각한 위해를 가져올 수 있다"며 "다른 성분이 들어간 의약품을 제조했다면 공익적 차원에서 품목허가를 취소함으로서 유통을 막을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관련 형사 사건에서 (임원 등이) 무죄 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고의성 여부가 주된 형사 사건과 달리 객관적 사실이 주로 문제되는 행정 사건에선 품목허가 취소 처분이 정당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허가취소 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다는 코오롱생명과학 측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1심에서는 허가 처분 취소에 대한 법적 취소사유가 인정되지 않지만, 인보사의 성립 하자로 인해 직권취소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2017년 7월 자회사인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골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에 대해 식약처의 국내 제조판매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인보사의 주 성분은 연골세포라고 보고했다. 하지만 인보사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 유발 가능성이 있는 태아신장유래세포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2019년 3월 인보사의 유통과 판매가 중단됐다. 식약처는 주성분이 바뀐 경위 등을 파악한 뒤 같은 해 5월 인보사에 대한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이 처분에 불복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식약처를 상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인체에 직접 투여되는 인보사의 주성분이 동종연골유래세포가 아닌 태아신장유래세포라는 사실이 확인됐다"며 "식약처는 품목허가 처분을 직권으로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인보사 허가 신청 과정에서 성분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코오롱생명과학 임원들은 지난해 10월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고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다만 이 사건 항소심은 전 임상개발팀장 조모씨에 대해선 일부 뇌물공여 부분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에 더해 일부 부정처사 부분도 유죄로 인정, 벌금 1000만 원을 선고했다. 성분 조작 의혹에 관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과 코오롱 법인 등에 대한 사건은 아직 1심이 진행 중이다.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
허가취소
의약품
한수현 기자
2024-02-07
기업법무
소비자·제조물
[판결] '라돈 검출' 대진침대 소비자, 손해배상 소송서 또 패소
<사진=연합뉴스> 발암물질 라돈이 검출된 매트리스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침대를 제조·판매한 대진침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으나 패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부(재판장 김지혜 부장판사)는 7일 대진침대 소비자 750명이 대진침대와 디비(DB)손해보험 등을 상대로 제기한 70억여 원 상당의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2018가합548796). 이날 선고는 총 4차례 진행됐는데, 소비자들이 모두 패소했다. 라돈 침대 사태는 2018년 5월 국내 침대 제조업체인 대진침대가 제조·판매한 매트리스에서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센터(IARC) 지정 1급 발암 물질인 라돈이 기준치 이상으로 다량 검출되며 발생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 제품 7종을 모두 수거했고, 소비자들은 대진침대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번 판결로 대진침대 소비자들은 총 7차례의 소송에서 패소하게 됐다. 앞서 지난 10월 대진침대 소비자 478명이 대진침대와 DB손해보험, 국가 등을 상대로 낸 47억여 원 손해배상 소송에서 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소비자들의 건강 상태에 위험이 발생했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매트리스를 제조·판매할 무렵엔 방사성 물질 규제법령이 없어 대진침대가 유해성을 인식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매트리스의 연간 최대 피폭선량은 13mSv(밀리시버트)로 저선량이어서 질병과의 인과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지난해 8월 소비자 69명이, 지난해 10월 소비자 13명이 각 대진침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모두 소비자들이 졌다.
라돈
소비자소송
대진침대
홍윤지 기자
2023-12-07
기업법무
지식재산권
[판결] "이직 회사로 한국콜마 선크림 기술 빼돌린 임직원, 이직 회사법인과 공동으로 2억 원 배상"
한국콜마에서 화장품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선크림 개발 업무를 총괄했던 임직원이 이직하면서 핵심 정보를 유출한 것에 대해 이직한 회사법인과 행위자들은 한국콜마에게 2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2부(재판장 이영광 부장판사)는 지난달 11일 한국콜마(소송대리인 법무법인 광장 김운호, 김민수, 박준우 변호사)가 인터코스코리아와 A 씨 등을 상대로 낸 영업비밀 침해금지 등 청구소송(2021가합58278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08년 9월부터 한국콜마 화장품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2017년 2월경부터 선케어 화장품 연구개발을 총괄하는 색조연구소 기반연구팀 이사를 역임하고, 2018년 1월경 인터코스로 이직한 뒤 같은해 3월경부터 색조연구소 소장으로 근무하면서 선케어 화장품 등 색조화장품 개발 등 업무를 총괄했다. B 씨는 2007년 3년부터 콜마 기초화장품 개발 연구원으로 근무하다가 2015년 3월부터는 다른 화장품 제조회사에서 근무한 뒤 2018년 1월경 인터코스로 이직한 뒤 같은해 3월경부터 기초연구소 연구소장으로 근무하다가 2019년 2월경부터 국내 영업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A 씨와 B 씨는 각각 콜마 입사시 '재직 중은 물론 퇴사 후에도 업무나 기술 또는 고객 등에 관한 기밀내용 및 기타 중요사항을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제출했고, 업무기밀유지각서에 서명했다. 그런데 A 씨와 B 씨는 콜마 노트북에 저장돼 있던 콜마의 신제품 관련 자료 등 영업비밀 내지 주요 업무 자산인 파일을 개인 계정의 구글 드라이브에 업로드하는 방법으로 무단 반출했다는 혐의로 콜마로부터 형사 고소를 당했다. 특히 A 씨는 C 선크림 제품의 처방을 사진 촬영한 후 그 이미지 파일을 촬영한 뒤 경쟁업체에 재직 중인 B 씨에게 문자메시지로 전송하는 방식으로 콜마의 영업비밀을 누설한 혐의를 받았다. A 씨와 B 씨는 이러한 행위로 인해 업무상배임 및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고 법원에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한국콜마는 "콜마 소유의 기능성화장품 처방 자료 등 파일을 개인 계정에 자동 동기화해 업로드하는 등 부정경쟁방지법상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했다"며 "인터코스는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영업비밀 침해행위에 가당했다"고 주장하면서 관련 정보의 사용을 금지하고 2억여 원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인터코스는 영업비밀인 한국콜마의 처방을 모방해 화장품을 제조했거나 적어도 이를 참조해 화장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절약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며 "A 씨, B 씨와 인터코스는 한국콜마의 관련 정보를 사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공개, 제공해서는 안 된다. 인터코스의 사무실, 연구소, 공장 등에 보관하고 있는 해당 정보가 수록돼 있는 저장매체 및 출력물을 폐기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인터코스는 2017년경까지 선케어 제품을 제조·판매하지 않다가 A 씨가 입사한 2018년경 이후 선케어 제품을 제조·판매하기 시작했고 2018년에 발생한 인터코스 선케어 제품 관련 매출액만 약 460억 원에 달한다"며 "한국콜마가 구하는 바에 따라 2억여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한국콜마
영업비밀
부정경쟁방지법
한수현 기자
2023-09-13
기업법무
형사일반
(단독)[판결] 지카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 브라질에 공급한 국내 업체… ‘766억 가격조작 혐의 등’ 무죄
2016년 유행했던 '지카바이러스' 신속 진단키트를 개발해 브라질 업체와 수출 계약을 체결했던 국내 기업이 수출 대금을 부풀려 받고 766억 원 상당의 수출 가격을 조작했다는 등의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가 선고됐다. 이들의 공급 계약상 특수한 계약 조건은 거래 당사자 간 자유롭고 정상적인 교섭의 결과라는 취지다. 인천지법 형사15부(당시 재판장 이규훈 부장판사)는 지난 2월 16일 관세법 위반(가격 조작),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A 사와 창업자이자 전 대표이사인 B 씨(변호인 김앤장법률사무소 조성권, 김상동, 류창범, 이종은 변호사)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2021고합924). 지카바이러스(Zika virus: ZIKV)는 1947년 우간다의 지카 숲에서 최초로 발견되어 붙여진 이름으로, 최근 태아의 소두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2015년경 브라질에서는 지카, 뎅기, 치쿤구니아 바이러스가 유행했다. 그 중 지카바이러스는 치료제가 없었고 신생아 소두증의 원인으로 전세계에 전파될 우려가 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국제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하기도 했다. A 사는 2016년 1월 세계 최초로 지카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이 진단키트는 소량의 혈액을 이용해 약 10~15분 이내에 지카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A 사는 같은 해 10월 경 지카바이러스 신속진단키트 등 수천만 개를 브라질 주립 제약회사인 C 사에 독점 판매하는 내용으로 대규모 진단키트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C 사는 브라질 보건복지부를 통해 브라질 국민에게 공급할 키트를 A 사로부터 납품받았다. A 사가 제조할 진단키트의 교차반응을 제거하면 효능을 더욱 상승시킬 수 있었는데, 공급계약서에는 이 과정에서 필요한 특수한 바이러스 단백질 재조합 원료물질(특수블로커)을 C 사가 지정하는 업체로부터 구입해 투입해야 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C 사와의 대규모 진단키트 공급 계약 체결 후 A 사의 주가는 급등했고, 국내 투자전문회사들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그런데 검찰은 A 사가 C 사로 하여금 브라질 선거자금 등 비자금을 조성하게 할 목적으로, 수출가격을 진단키트의 거래가격을 부풀려 수출했고, 수출가격을 조작해 신고했다고 봤다. 또 부풀려진 매출실적을 홍보해 투자자를 유치하고 코스닥 상장 등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고 봤다. 검찰은 A 사가 제조한 진단키트에 투입된 특수 블로커는 아무런 효능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지속적으로 수입해 물품대금을 송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A 사와 전 대표이사인 B 씨를 관세법 위반(가격조작, 부정수입, 허위신고),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A 사와 C 사간 공급 계약상 원재료 조달에 관한 특수한 계약 조건은 거래 당사자 사이의 자유롭고 정상적인 교섭의 결과로, 이와 같이 거래 당사자의 고유한 거래상 필요를 반영해 체결된 계약의 내용은 존중돼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2016년 무렵 지카 바이러스 등이 동시 유행하던 브라질의 상황, 범용 블로커와 특수 블로커의 차이점 등을 종합해보면 (양 사의 공급계약에 등장하는) 이 사건 블로커는 특수 블로커로서의 효능 내지 가치가 있어 A 사의 진단키트 제조에 사용됐던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기존 물질에 비해 가격이 고가라는 이유만으로 그 수입가격의 책정이 부당하거나 조작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변호인으로 참여한 조성권(56·사법연수원 23기) 변호사는 "최근 검찰에서는 국내기업의 해외수출과 관련해 수출입 가격조작 등 관세법 위반 외에도 조세법 위반, 국외재산도피, 사기 등 다수 범죄를 통합적으로 기소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번 사건에서는 관세팀과 조세팀을 비롯해 형사송무팀, 헬스케어팀이 합심해 A 사의 신속진단키트 구조 등을 재판부에 설명하고 과학적 검증, 전문가 증언 등을 통해 입증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아울러 "최근 중소·중견기업에 대해서도 대기업만큼 큰 규모의 형사 사건이 발생하고 있고, 이 사건처럼 신산업의 국제 거래관계에 있어 발생하는 법률 이슈에 대해 통합 기소되는 경우가 많아 잘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수출
진단키트
가격조작
한수현 기자
2023-04-23
기업법무
상사일반
[판결](단독) 대법원 이어 파기환송심도 “기업 담합행위에 대표이사 책임 인정”… 준법경영 책임 주목
지난 2021년 11월 기업 담합행위에 대한 대표이사의 감시의무 위반을 인정한 첫 대법원 판결(2017다222368)이 난 이후 해당 사건의 파기환송심도 대법원의 판단 취지에 따라 대표이사의 책임을 인정했다. 서울고법 민사18부(재판장 정준영 부장판사, 민달기·김용민 고법판사)는 10일 소수주주 오모씨가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을 상대로 낸 회사에 관한 소송의 파기환송심(2021나2043409)에서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원고의 항소 일부를 인용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앞서 2021년 11월 대법원은 회사 업무 전반을 총괄하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업 성격 및 관련 법령 규정 등에 비춰 가격담합행위의 높은 법적 위험이 있음에도 이와 관련된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해 운영하기 위한 노력을 다하지 않음으로써 지속적·조직적으로 발생한 담합행위를 인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이날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감독을 게을리했을 뿐 아니라,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으며 같은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으로 감시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회사의 내부통제시스템은 비단 회계의 부정을 방지하기 위한 회계관리제도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사업운영상 준수해야 하는 제반 법규를 체계적으로 파악해 그 준수 여부를 관리하고, 위반사실을 발견한 경우 즉시 신고 또는 보고해 시정조치를 강구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돼야 한다"며 "동국제강은 높은 법적 위험이 있는 가격담합 등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을 갖추지 못했던 것으로 보이고, 장 회장이 이를 구축하려는 노력을 했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담합이라는 중대한 위법행위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대표이사인 장 회장이 이를 인지하지 못해 미연에 방지하거나 발생 즉시 시정 조치를 할 수 없었다면, 이는 회사의 업무집행과정에서 중대한 위법·부당행위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을 통제하기 위한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거나 그 시스템을 구축하고도 이를 이용해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감독의무를 이행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철강제조·가공업체인 유니온스틸은 2013년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2004년부터 2010년까지 냉연강판과 아연도강판 등의 가격을 담합한 혐의로 3차례에 걸쳐 319억여 원의 과징금 부과처분을 받았다. 동국제강 계열사였던 유니온스틸은 2015년 1월 동국제강에 흡수합병돼 해산됐다. 2014년 4월 유니온스틸 주식을 취득했던 오씨는 흡수합병으로 동국제강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오씨는 2014년 11월 유니온스틸 감사위원들에게 '유니온스틸의 담합행위가 있었던 2004년부터 2010년 사이 재임했던 이사들 중 장 회장 등에 대해 이사의 선관주의의무와 충실의무 위반을 이유로 손해배상청구를 제기할 것을 요청한다'는 청구서를 발송했지만, 유니온스틸이 거부하자 2014년 12월 "장 회장 등은 회사에 319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장 회장은 2004년 3월부터 2011년 3월 유니온스틸 대표도 지냈다. 1심은 "장 회장 등이 담합행위에 관여했거나 위법행위임을 알면서 감시의무를 다하지 않고 방치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후 오씨는 피고 범위를 좁혀 장 회장만을 상대로 항소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2심은 "장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담합행위와 관련해 임직원들의 불법행위를 방치하거나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유니온스틸이 내부통제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지 않았거나 내부통제시스템을 이용한 회사 운영의 감시·감독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등의 방법으로 내부통제의무를 위반했다고 인정할 증거도 부족하다"며 오씨의 항소를 기각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원심과 같이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직접 지시하거나 관여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했지만, 담합행위에 대한 장 회장의 감시의무 위반은 인정했다. 대법원은 "회사 업무의 전반을 총괄해 다른 이사의 업무집행을 감시·감독해야 할 지위에 있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목적이나 규모, 영업의 성격, 법령의 규제 등에 비추어 높은 법적 위험이 예상되는 경우임에도 관련 내부통제시스템을 구축하고 그것이 제대로 작동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거나 이러한 시스템을 통한 감시·감독의무의 이행을 의도적으로 외면한 결과 다른 이사 등의 위법한 업무집행을 방지하지 못했다면 대표이사로서 회사 업무 전반에 대한 감시의무를 게을리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 회장이 담합행위를 구체적으로 알지 못했고 임원들의 행위를 직접 지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는 책임을 면할 수 없고, 대표이사로서의 감시의무를 지속적으로 게을리한 결과 회사에 손해가 발생했다면 이에 대해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해 5월 대표이사 뿐만 아니라 사내·외 등기 이사들도 준법감시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게을리하면 주주들에게 배상책임을 진다는 판결도 확정했다(2021다279347). 안성포 전남대 로스쿨 교수는 "대표이사 등에 대한 소극적인 감시의무가 아닌 적극적인 감시의무의 필요성을 강조한 판결"이라며 "이전엔 내부통제 시스템만 갖춰도 감시의무를 다한 것이라고 봤는데, 앞으로는 준법감시인이나 사외이사, 대표이사 등이 적극적인 의사표시를 하고 감시의무를 적극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완근(48·사법연수원 33기) 한국사내변호사회 ESG 위원장은 "대표이사가 리스크 관리를 위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최종 책임자라는 취지를 다시 확인한 판결"이라며 "감시의무를 다하려면 기업의 의사결정구조를 바꿔야 해서 이번 판결로 인해 단 번에 바뀔 순 없겠지만, 컴플라이언스를 강화하는 추세에서 이번 판결로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수는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수연·한수현 기자 sypark·shhan@lawtimes.co.kr
내부통제
대표이사
감시의무
담합
박수연 기자, 한수현 기자
2023-02-13
기업법무
소비자·제조물
[판결] 닷새 간 정전으로 180억 원 손해 본 기아차… 법원 “송전선로 시공사 과실”
닷새 간 정전이 발생해 차량 생산에 차질을 빚은 기아자동차가 생산공장에 전력을 공급하는 송전선로를 시공한 LS전선으로부터 73억 원이 넘는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받게 됐다. 법원은 LS전선의 송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시공 상의 과실로 기아차 생산공장에서 정전이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2부(재판장 정재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12월 23일 기아차가 LS전선과 엠파워, 대한전선(소송대리인 정수근 법무법인 선백 변호사)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41891)에서 "LS전선은 기아차에 72억84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엠파워, 대한전선에 대한 청구는 기각했다. 기아차는 2018년 9월 20일부터 약 닷새 간 화성공장에 정전이 발생해 차량 생산라인 6개의 가동이 모두 중단됐다. 이 사고로 기아차는 약 182억여 원에 달하는 손해를 입었다. 앞서 기아차는 신평택복합화력발전소의 건설 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송전선로 이설에 협조한 바 있다. 기아차는 정전이 발생한 원인으로 지중송전선로 이설 과정에서 하자 및 과실이 있었다고 보고, 송전선로 시공사인 LS전선과 엠파워, 자재공급 업체 대한전선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기아차는 "사고는 송전선로를 통해 정상적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과정에서 대한전선이 공급한 자재로 제작된 EBA(기중종단접속함) 내부의 결함으로 인해 발생했다"며 "제조물책임법 및 민법상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EBA는 지중송전선로(땅 속 송전선로)와 가공송전선로(전신주 등 공중 설치 송전선로)를 연결해 전력이 전달되게 하는 장치를 말한다. 재판부는 전기안전연구원과 감정인의 감정 결과 등을 토대로 "LS전선에 송전선로 내 EBA 시공 과정에서의 과실이 사고 원인으로 보인다"며 "LS 전선은 기아차가 입은 정전 사고에 따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제조물책임법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대해선 "EBA는 대한전선이 제작한 제품을 공급 받아 LS전선이 한국전력과의 계약에 따라 현장에서 설치·시공한 것이어서 제조물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LS전선과 엠파워에 제조물 책임법상 책임이 없다고 판단했다. 대한전선에 대해서도 "기아차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번 사고가 제조물의 결함 없이는 통상적으로 발생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제조물 책임법상 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했다. 재판부는 정전 사고에 따른 기아차의 손해액을 182억여 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초고압 지중선로는 건설 이후에도 예상치 못한 절연파괴 고장 등에 대비해 유지보수를 위한 점검을 실시하는 것이 중요하고, 기아차는 송전선로를 한국전력으로부터 인계받은 후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6년 간 유지보수를 위한 부분방전 진단을 실시하지 않았다"며 "기아차의 관리 소홀로 인한 책임에 보다 비중을 둬야 하고, LS전선이 공사로 얻은 이익이 크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시공과실
제조물책임
정전
이용경 기자
2023-02-13
기업법무
민사일반
[판결] '분식회계 피해' STX조선 소액주주들, 회사 상대 최종 승소
STX조선해양 소액주주들이 분식회계로 입은 손해를 배상하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소액주주 300여명이 STX조선해양과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삼정회계법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다202146)에서 주주들에게 약 55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STX조선해양은 선박 제조 진행률을 조작해 매출총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등 재무제표를 허위로 작성하고, 이를 담은 사업보고서를 공시했다. 삼정회계법인의 '적정의견' 감사보고서도 함께 공시됐다. 주주들은 STX조선해양의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강 전 회장이 회계 부정 감시·감독 주의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회계법인 또한 적합한 감사 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며 주주들에게 49억여 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심은 허위공시와 주주들이 입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를 추가로 인정해 배상액을 55억여 원으로 올렸다. 일부 주주들과 강 전 회장 등이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대표이사의 주의의무 위반과 관련해 "특정 제도나 직위가 회사에 도입된 것만으로 합리적인 내부통제시스템 구축·운영을 긍정할 수는 없고, 그 제도나 직위의 내용, 실질적 운영 여부 등을 살펴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회계법인의 주의의무 위반과 관련해서도 "경영자의 진술이나 피감회사가 제출한 자료 등을 그대로 신뢰해선 안 되고, 업종의 특성·피감회사가 속한 경영상황 등에 비춰 부정이나 오류가 개입되기 쉬운 사항이 있다면 감사를 더욱 엄격하게 진행해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STX
소액주주
허위공시
분식회계
박수연 기자
2022-08-22
기업법무
[판결] '삼성·LG 아몰레드 기술유출' 외국계 검사장비업체 직원들 "무죄" 확정
삼성과 LG에서 첨단 디스플레이인 아몰레드(AMOLED·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기술을 유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외국계 검사장비 제조업체 직원들이 주요 혐의에 대해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산업기술의 유출 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 등을 위반한 혐의로 기소된 안모(42) 오보텍코리아 과장에게 벌금 1000만원을 선고하고 기술유출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5도464). 안씨와 함께 기소된 다른 오보텍코리아 직원 5명과 양벌규정에 따라 기소된 오보텍코리아 법인은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가 확정됐다. 안씨 등은 2011년 11월부터 지난해 1월까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55인치 TV용 아몰레드 패널의 실물 회로도 등 핵심기술을 외부로 유출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재판에서는 안씨 등이 '외국에서 사용하거나 사용되게 할 목적' 또는 '부정한 이익을 얻거나 기업에 손해를 입힐 목적'을 갖고 기술을 유출했는지가 쟁점이 됐다. 산업기술법과 부정경쟁방지법상 기술유출을 했더라도 부정한 목적이 없으면 범죄가 성립하지 않기 때문이다. 1,2심은 "삼성과 LG의 정보를 정리·취합·공유한 행위는 제품 검수를 맡은 피고인들의 정당한 업무 방식이었고, 삼성과 LG 입장에서도 정보 공유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부정한 목적의 정보유출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다만 안씨의 경우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한 산업기술을 공개·사용했다는 내용의 일부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해 벌금형을 선고했다.
삼성
LG
기술
유출
산업기술의유출방지및보호에관한법률
이세현 기자
2018-07-20
기업법무
행정사건
[판결](단독) 환경영향평가 피하려 공장신설 축소 신청 ‘꼼수’ 부렸다면
기업이 환경영향평가를 피하기 위해 사업규모를 축소해 지방자치단체에 공장 신설 신청을 내는 꼼수를 부렸다면 지방자치단체는 허가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A사가 충남 공주시장을 상대로 낸 공장신설 불승인처분 취소소송(2017두7178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공장설립 등의 개발행위 허가는 허가기준과 금지요건이 불확정 개념으로 규정된 부분이 많아 그 요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행정청의 재량판단 영역에 속한다"며 "특히 환경 훼손이나 오염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개발행위에 대한 행정청의 허가 여부와 관련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심사할 때에는 해당 지역 주민들의 토지이용 실태와 생활환경 등 구체적인 지역 상황과 상반되는 이익을 가진 이해관계자들 사이의 권익 균형과 환경권 보호에 관한 각종 규정의 입법 취지 등을 종합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환경오염 발생 우려'와 같이 장래에 발생할 불확실한 상황과 파급효과에 대한 예측이 필요한 요건에 관한 행정청의 재량적 판단은 형평과 비례의 원칙에 뚜렷하게 배치되지 않는 한 폭넓게 존중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A사 측이 공장건물 내 파쇄시설 설치, 습식파쇄방식 도입 등 운영계획을 밝히는 등 분진과 소음, 오·폐수 저감 대책을 세우고는 있으나, 이러한 저감 대책만으로 환경오염 우려를 불식시키기에는 부족하다고 판단된다"며 "환경이 훼손되면 원상회복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피해복구에 한계가 있다는 점까지 고려해 보면 더욱 그렇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공주시의 공장신설 불승인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사는 2015년 6월 공주시 의당면의 한 야산에 공장을 짓겠다며 공장부지 1만6550㎡, 제조시설 525㎡ 규모의 공장 신설 승인신청을 했다가 그해 8월 1차 신청을 취하하고 같은해 10월 공장부지를 5041㎡로 줄여 같은 내용의 공장 신설 승인 신청을 냈다. 이에 공주시는 이 사업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대상 사업에 해당하므로 지역환경청장과 협의하라고 요구했다. 그러자 A사는 2016년 4월 2차 신청을 취하하고 이튿날 사업부지 면적을 대폭 축소해 다시 공장 신설 승인신청을 냈다. 공주시는 이에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할 목적으로 한 부적합한 신청"이라며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A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공주시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설령 A사가 환경영향평가를 회피하기 위해 사업계획 면적을 축소해 신청했다고 하더라도, 회피행위 자체가 처분 당시 법령에 저촉되지 않는 이상 신청이 부당하다고 볼 수 없다"며 "공주시가 A사의 신청을 거부할 합리적인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며 1심 판결을 취소했다.
허가기준
기업
환경영향평가
이세현 기자
2018-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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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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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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