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테스코가 기업형 슈퍼마켓(SSM) 개점 저지운동을 벌여온 인천지역 상인들에 대해 낸 손배소송에서 패소했다.
인천지법 민사11부(재판장 송경근 부장판사)는 17일 대형 수퍼마켓 '홈플러스익스프레스'의 운영업체인 삼성테스코가 지역상인들의 방해로 매장 개점을 못해 손해를 입었다며 한모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0가합6761)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가맹점주인 윤모씨에 대해서는 영업방해행위로 인한 정신적 피해가 인정된다며 위자료 100만원을 배상하도록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삼성테스코가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받은 권고가 법률적 구속력을 갖지 않는다 해도 인·허가권을 행사하는 행정청에 의해 내려진 행정지도이므로 사실상 이를 무시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서비스업에 종사하는 삼성테스코는 잠재적 고객인 소비자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으므로 대형할인점이나 SSM의 무분별한 지역상권 진출에 대한 비판적 여론과 상생방안 마련 필요성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를 고려했을 것"이라며 "한씨 등의 영업방해로 인해 매장영업을 못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다만 윤씨에 대해서는 "수차례의 영업방해행위로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이라며 "윤씨가 삼성테스코와 체결한 가맹점계약이 위법하거나 무효가 아닌 이상 한씨 등은 이를 금전적으로 위자할 의무가 있다"고 덧붙였다.
삼성테스코는 2009년6월 인천 갈산동에서 윤씨와 가맹점계약을 체결하고 SSM 개점을 준비중이었다. 갈산동에서 소규모점포를 운영하던 한씨 등은 같은해 7월 매장의 출입문을 막아 물건반입과 직원출입을 방해하는 등의 행위를 했다. 이후 삼성테스코는 한씨 등이 낸 사업조정신청으로 인해 중소기업청장으로부터 매장의 개점시기를 사업조정심의회의 심의를 거칠 때까지 일시정지해줄 것을 권고받고 매장의 개점을 중지했다. 삼성테스코와 윤씨는 지난해 4월 한씨 등의 영업방해행위로 인해 영업이익 상당의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