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프로그램 판매업체가 프로그램을 자주 할인해 팔았다면 무단사용에 따른 손해배상금액도 할인 가격을 기준으로 받아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3부(재판장 심우용 부장판사)는 최근 미국에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제작·판매업체 A사가 국내 전자부품 개발 회사인 B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3가합529080)에서 "피고는 1억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컴퓨터 프로그램의 판매가격은 제조원가, 유통비, 일반관리비 등 제반 비용에 이윤이 더해져 결정되는 것이다"며 "판매가격 전체를 A사의 손해액으로 인정한다면 A사가 실제 입은 손해보다 더 많은 손해액을 인정하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에 이르게 되므로 손해배상금액을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산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프로그램 전체가 판매된 사례는 거의 없으며, A사가 평소 프로그램을 정가보다 싼 값에 묶음 판매 하기도 한 점 등을 고려해 판매가의 4분의 1을 손배배상액으로 산정한다"고 설명했다.
국내 전자부품 개발·판매업체인 B사는 평소 A사의 전자설계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해 전자제품을 설계해 왔다. A사의 프로그램은 전자부품 설계에 꼭 필요한 제품이지만 B사는 구입 비용이 컴퓨터 1대당 평균 2억원에 이르자 무단 복제해 2대의 컴퓨터에 설치·사용했다. B사의 불법 사용 사실을 뒤늦게 알게된 A사는 사용료 4억원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