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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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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가동연한 '60→65세' 상향
대법원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했다.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올린지 30여년만이다. 노동가동연령의 상향 여부는 보험제도와 연금제도의 운용은 물론 일반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파급효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수영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박모군의 가족들이 수영장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48909)에서 박군의 가동연한을 60세로 판단해 일실수입을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5년 8월 수영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로 사망한 박군(당시 4세)의 가족들은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4억 93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박군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일반육체노동 종사자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88다카16867)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앞서 1,2심은 박군의 일실수입에 관해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해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노동가동연한에 대한 판단이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공개변론을 열어 관련 전문가들과 각계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대법원은 심사숙고 끝에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노동가동연한을 60세로 올린 1989년 선고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됐다"며 "국민 평균여명은 남자 67.0세, 여자 75.3세에서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516달러에서 2018년에는 3만달러에 이르는 등 경제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판결문 다운로드 이어 "법정 정년이 만 60세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됐고,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과 여성모두 70세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라며 "국민연금법도 연금수급개시연령을 연장해 65세로 개정하는 등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고령자 내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이동원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김재형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특정연령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데 그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해 하급심별로 판단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새로운 경험칙에 따라 만 65세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관련 논란을 종식시킨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0735516467_165156.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전원합의체
가동연한
육체노동
이세현 기자
2019-02-21
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정년 65세"… 판결 잇달아
평균 수명 증가 등 환경 변화에 맞춰 육체노동자의 노동 정년도 종전의 60세가 아닌 65세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또 나왔다. 1989년 대법원 판결 이후 법원은 줄곧 노동 정년을 60세로 보는 판례를 따라왔지만 최근 하급심에서 정년을 상향해 봐야 한다는 판결이 잇따르면서 향후 대법원이 기존 판례를 수정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7부(재판장 김은성 부장판사)는 교통사고 피해자 한모씨(38·소송대리인 양건식 변호사)가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7나2877)에서 "연합회 측은 2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0년 3월 승용차 운전자 한씨는 안전지대를 넘어 불법 유턴을 하다가 안전지대를 넘어 달려오던 버스와 충돌했다. 이 사고로 한씨는 장기 파열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한씨는 2013년 6월 해당 버스와 공제계약을 체결한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를 상대로 "4억1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연합회 측은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한씨의 잘못이 사고의 주된 원인이 됐다"며 연합회 측 책임을 45%로 제한했다. 이 배상액은 1989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도시 육체 노동자의 가동 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에 따라 산정된 것이다. 항소심에서 한씨는 가동 연한을 65세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고, 항소심 재판부는 한씨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우리나라 평균 수명이 2010년 이르러 남자 77.2세, 여자 84세이고 기능직 공무원과 민간 기업들의 정년 또한 60세로 변경되는 등 가동 연한을 만 60세로 인정한 1990년 전후와는 많은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이어 "가동 연한에 대한 과거 법원 입장을 그대로 고수한다면 실제로 경비원이나 공사현장에서 일하는 사람 상당수가 60세 이상인 현실과의 상당한 괴리를 쉽사리 설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에서도 공식적으로는 65세까지는 돈을 벌 능력이 있다고 해 기초연금 지급 대상에서 배제했는데, 사고가 발생했을 경우에는 가동 능력을 인정하지 않고 60세까지만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서로 모순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수원지법 민사5부(재판장 이종광 부장판사)도 가동 연한을 65세로 확대 인정한 판결을 내렸다. 가사도우미 일을 하던 김모(사고 당시 60세)씨는 2013년 11월 경기도 군포시의 한 도로에서 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고,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재판부는 60세가 넘은 시점에 사고를 당했지만, 더 일할 수 있었다는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고 65세를 가동 연한으로 판단해 보험사가 69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2015나44004). 보험사가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법원 관계자는 "종전에도 60세에 가깝거나 60세가 넘어 사망한 경우 보험 약관 등을 이유로 2∼3년 정도 가동 연한을 더 인정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일반론으로서 29세의 피해자에게 65세까지 노동 능력을 인정한 판결로 의미가 있다"며 "대법원에서 확정되면 보험 등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대법원은 그동안 직종별로 연령별 근로자 수나 구체적 업무 내용 등을 고려해 가동연한을 따로 인정해왔다. 예를 들어 프로야구 투수의 가동연한은 40세까지만 인정했고, 술집 마담은 50세, 미용사·사진사·중기 정비업자는 55세, 일반 육체 노동자·식품소매업자· 보험모집인은 60세, 소설가·의사·한의사·약사는 65세, 변호사·법무사·목사는 70세까지 인정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
정년
이순규 기자
2018-05-23
노동·근로
[판결] "방산업체 하청노동자는 '파업금지' 적용대상 아냐"
방위산업체 하도급근로자는 노동조합법이 파업을 금지하는 '방위산업체 노동자'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방위산업 관련 업무를 하는 근로자여도 협력업체 소속이라면 파업 등 단체행동권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주요 방위산업체 사업장에서 근무하며 총 32차례에 걸쳐 파업을 한 혐의(노동조합법 위반 등)로 기소된 김모(5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2016도3185). 재판부는 "국가 안전보장을 위해 주요 방위산업체 종사자의 단체행동권 제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기본권인 단체행동권이 중대하게 제한되는 경우 대상 근로자의 범위는 엄격하게 제한해석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쟁의행위 금지 적용대상을 규정한 노동조합법 제41조 2항 등은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한정하고 있다"며 "관련 법의 내용과 목적을 고려할 때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회사가 사업 일부를 사내하도급 방식으로 다른 업체에 맡겨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경우 하수급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는 쟁의행위 금지 대상인 '주요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주요 방위산업체로 지정된 업체의 사업장과 동일한 장소에 근무하면서 주요 방산물자를 생산하는 업무에 노무를 제공한다는 이유만으로 하청노동자가 방산업체에 종사한다고 보는 것은 형벌규정을 피고인에게 지나치게 불리하게 확장 해석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주요 방위산업체인 현대중공업 특수선 사업장에서 하도급노동자로 도장 업무를 맡았던 김씨는 2014년 11월부터 2015년 1월까지 총 32차례에 거쳐 파업해 국가안전보장에 위험을 초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김씨가 방위산업체 근로자라고 판단해 기소했다. 헌법 제33조는 근로자의 근로 3권을 기본적 권리로 명시하면서도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주요 방위산업체에 종사하는 근로자 등의 단체행동권을 제한하거나 인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하고 있다. 방위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해 자주국방의 기반을 마련할 목적으로 제정된 방위산업법 제35조 등은 항공기·함정·총포류 등을 생산하는 주요 방산업체를 그 외 방산물자를 취급하는 일반 방산업체와 구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41조와 제88조는 방위사업법에 따른 주요 방위산업체에서 방산물자 생산업무에 종사하는 사람 등의 쟁의행위를 금지하며, 이를 위반한 사람은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 2심은 "국방과 국민경제의 발전 및 국민 생활의 안정이 방산업체에 종사하는 노동자의 일방적인 희생 위에 이뤄질 수는 없다"며 김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방위산업체
노동조합
노동조합법
현대중공업
근로자
강한 기자
2017-07-28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건축주가 이웃 근로자 산재보상금 ‘부정수급’에 가담했다면
사업주가 산업재해 보상금을 부정하게 타내는데 가담했다면 그가 실제 보험 가입자가 아니더라도 보상금을 부정수급한 근로자와 연대해 보상금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반환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건축주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징수처분 취소소송(2016두3607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스스로 사업주 행세… 재해발생 경위에 서명 2013년 경기도 양평군에서 주택을 짓던 건축주 A씨는 인근에서 집을 짓던 건축주 B씨로부터 부탁을 받았다. B씨의 공사 현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C씨가 추락해 다쳤는데 B씨가 짓던 주택의 연면적이 100㎡ 이하라 산업재해보상보험 적용이 안돼 100㎡가 넘는 A씨의 주택 건설현장에서 사고가 난 것으로 해달라는 것이었다. B씨의 부탁을 받아들인 A씨는 C씨의 산재요양신청서 '보험가입자(사업주)' 확인란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날인 해줬고 C씨는 이를 근거로 근로복지공단에서 요양급여로 2200만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사건의 전말이 들통났고, 근로복지공단은 C씨에게 이미 지급된 요양급여의 2배인 4400만원을 반환하라고 징수 처분을 내리면서 A씨에게도 연대책임을 지라고 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는 보험급여를 받은 자가 거짓이나 그 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은 때에는 그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징수하도록 하는 한편 보험급여의 지급이 보험가입자의 거짓된 신고 등으로 인한 것일 때에는 그 보험가입자에게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A씨는 "부정수급에 가담한 것에 대한 민사상·형사상 책임을 지는 것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나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의 '보험가입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부당이득금 징수는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다.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 받은 행위에 해당 대법원은 "해당 조항의 취지는 사업주와 근로자가 결탁해 부정한 방법으로 보험급여를 받는 것을 막고 궁극적으로 산재보험 재정의 건전성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라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84조에 따라 연대책임을 지는 '보험가입자'에는 보험가입자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 하더라도 공단에 대한 관계에서 스스로 사업주로 행세하면서 재해발생 경위를 확인해 준 자도 포함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1심은 원고패소 판결했지만, 2심은 "'보험가입자'란 재해 근로자의 진정한 사업주로서 재해 발생 당시에 근로복지공단과 사이에 보험관계가 성립한 보험가입자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산업재해
부정수급
근로복지공단
요양급여
부당이득금징수처분취소
신지민 기자
2016-08-11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노조 동의했어도 근로자 본인 동의 없으면 임금 소급 삭감 못해”
근로자에게 이미 발생한 임금을 소급해 삭감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취업규칙은 노조가 변경에 동의하더라도 효력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노조가 동의에 앞서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다. 한국전력 노조는 2009년 12월 사측과 정년을 일정기간 연장하는 대신 정년연장이 시작되기 이전 일정 시점부터 피크임금을 일정비율 감액해 지급하는 '정년연장형 임금피크제'를 2010년 7월부터 시행하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다. 2010년 8월 연봉규정시행세칙에 따라 직원이 임금피크제를 신청하면 정년이 만 56세에서 만 60세로 연장되는 대신 퇴직예정월일 연봉을 기준으로 1년차는 95%, 2년차는 90%, 3년차는 70%, 4년차는 65%의 임금을 지급하는 내용이다. 이에 따라 퇴직이 예정된 직원들은 임금피크제를 신청했다. 이후 노사는 2011년 1월 연봉규정을 개정해 3직급 이상 직원은 1년차에는 90%, 2년차에는 80%, 3년차에는 60%, 4년차에는 50%의 연봉을 각각 지급하도록 하고 이를 2010년 7월로 소급해 적용하기로 했다. 이에 3직급 이상 직원인 A씨 등은 소급해 삭감된 2010년 9~12월까지의 임금 80만~300만원씩을 돌려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법원은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김한성 부장판사)는 1~3직급으로 근무하던 A씨 등 176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함께)이 한국전력을 상대로 낸 임금지급청구소송(2013가합88237)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조의 동의나 합의가 있는 한 근로자 개개인의 동의를 얻을 필요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은 유효하며 이는 기존의 근로조건이나 근로자의 권리를 소급하여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지급기일이 도래해 구체적으로 발생한 임금지급청구권은 근로자의 사적재산 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으로 봐야 한다"며 "노조가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은 이상 개별근로자의 임금을 소급해 삭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근로자
임금소급삭감
취업규칙
한국전력
정년연장형임금피크제
임금피크제
단체협약
임금지급청구권
이순규 기자
2016-06-20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자의적 식대부담 계약은 무효”
대구에서 모 요양병원을 운영하던 배모씨는 근로자를 고용할 때마다 '식사비 후불 납부 동의 및 서약서'에 서명을 받았다. 점심 때마다 병원 구내식당에서 한 끼당 4000원짜리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지만 고용주인 배씨가 추후 식사비를 청구하면 그동안 무료로 제공받은 식사 비용을 모두 납부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2013년 2월 이 병원에 경리로 취직한 A씨도 입사 때 이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 당시 식대를 청구받은 직원이 아무도 없었고, 입사 선배들도 "형식적인 서약서일 뿐, 별 일 없으면 식대를 청구하지 않는다"고 말했기 때문에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A씨가 입사 1년만에 병원을 그만두고 임금 체불을 이유로 노동청에 진정을 넣으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배씨는 식사비 서약서를 근거로 "그동안 병원 식당에서 먹은 식사 비용 84만여원을 달라"며 A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으나 1·2심에서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이 식대청구소송(2015다6038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식대 청구 여부를 전적으로 배씨의 의사에 따라 결정하는 것은 배씨와 다른 의견을 가진 근로자들을 부당하게 압박할 우려가 있고, 경우에 따라 부당노동행위 등으로 이어질 우려가 커 이 약정 자체를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단한 원심은 옳다"고 밝혔다. 이어 "배씨는 입사하는 직원들로부터 식대 서약서에 서명·날인만 받아서 보관해 오다가, 임금체불 등으로 갈등이 있는 근로자에게만 식대를 청구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 외에는 실질적으로 식대를 내고 있는 직원이 없는 점에 비춰봤을 때 근로계약상 식대는 별도로 청구하지 않기로 하는 묵시적인 합의가 있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근로자
식대비계약
부당노동행위
임금체불
묵시적합의
식대부담
식대청구
홍세미 기자
2016-02-01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청소차 운전원은 환경미화원과 동종 근로자
청소차량 운전원과 환경미화원은 노동조합법 제35조에서 정한 같은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일하면서 비슷한 업무를 수행하는 '동종(同種)근로자'이므로 지방자치단체는 동일한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고법 제주원외재판부(재판장 김종호 부장판사)는 13일 제주도가 고용한 청소차량 운전원 84명이 도를 상대로 낸 임금 청구소송 항소심(2013나906)에서 "도는 운전원들에게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지급하지 않은 기말수당과 정근수당 등 통상임금 37억여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쓰레기 수거차량 운전업무와 환경미화원이 담당하는 쓰레기 수거업무는 서로 유사하고, 청소차량 운전원들도 미화원노동조합 조합원으로서 자격이 인정되는 점 등을 볼 때 두 근로자는 노동조합법이 정한 동종근로자이므로 운전원은 환경미화원 노동조합이 제주도와 체결한 임금협약의 적용을 받는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제주도는 운전원의 노동조합과 별도의 단체·임금협약을 체결하기 전까지의 임금을 환경미화원이 소속된 미화원노동조합의 단체·임금협약을 기준으로 임금을 줘야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운전원들이 도의 직제개편 이후 새롭게 운전원들로만 구성한 노조를 설립했다는 이유만으로 미화원노조와 도가 체결한 단체·임금협약을 적용받지 않는다면 오히려 운전원들의 근로조건이 낮아지게 돼, 더 나은 근로조건을 얻기 위해 단체교섭 등을 허용하는 노조법의 취지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했다. 제주도는 도와 계약하는 무기계약자를 5가지 종류로 분류하면서 환경미화원 청소차량 운전원들도 환경미화원과 함께 분류해 이들에게 미화원노조와 체결한 단체협약에 따라 임금 등을 줬다. 그런데 도가 2009년 3월 직제개편을 해 운전원들을 공영버스 운전사들과 묶어 '운전' 항목으로 따로 분류하면서 청소차량 운전원들에게 '무기계약근로자 보수지침'에 따른 임금을 지급했다. 그 결과 운전원들의 임금은 연간 최대 1000여만원이나 줄어들었다. 근로자들은 2009년 9월 운전원들로만 구성한 노조를 별도로 설립하고 2012년 제주도와 단체·임금협약을 체결한 뒤 "직계개편 이후인 2009년과 단체·임금협약을 체결한 2011년 사이에 지급하지 않은 기말수당 등을 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제주도가 요구를 거부하자 운전원들은 소송을 냈고, 1심에서도 38억여원의 승소판결을 받았다.
노동조합법
청소차량운전원
환경미화원
동종근로자
임금
이장호
2015-05-26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해고의 정당성' 행정·민사소송 판결 엇갈려
해고의 정당성을 놓고 행정소송과 민사소송 사이에 결론이 엇갈린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상철 부장판사)는 지난 5일 "사내 비리를 고발한 뒤 따돌림을 당하다 해고됐다"며 정모(47)씨가 (주)LG전자를 상대로 낸 해고 등 무효확인소송 항소심(2007나49139)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징계해고는 무효"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또 "LG전자는 해고기간 동안 받을 수 있었던 임금 6,500여만원에 더해 복직시까지 매월 229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씨는 LG전자의 대기발령과 해고과정에서 이뤄진 상사들과 동료직원들의 대우에 대해 일반인에 비해 다소 무리하고 부적절하게 대응했고 현재 양측의 신뢰관계가 상당히 손상된 것은 분명하나, 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정씨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보다 앞선 지난 2002년8월 서울행정법원은 정씨가 "해고를 정당하다고 본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은 부당하다"며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01구40141)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으며, 이 판결은 2004년2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이처럼 판결이 엇갈리는 것은 해고의 정당성 판단에 대한 행정소송과 민사소송의 관계에 대해 판례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판례는 민사소송에서 해고의 정당성이 인정돼 근로자의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먼저 확정된 경우에는 행정소송은 소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는 입장(95누6151)이지만, 행정소송이 먼저 확정된 경우 민사소송의 소의 이익에 대해서는 명시적 판례가 없다. 이 문제에 대해 재판부는 "비록 정씨가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에서 패소해 판결이 확정됐다해도 재심판정이 적법하다는 점이 확정됐을 뿐 해고가 유효하다는 점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며 "정씨는 행정소송과는 별도로 민사소송으로 해고의 무효확인을 구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도 "양 소송의 당사자가 다르고 민사소송에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행정소송에서 패소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에 대해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없다고 보는 것은 가혹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전자측 소송대리인은 "이번 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행정소송에 대한 대법원판결이 의미가 사실상 없어지는 결과가 되고, 현실적으로 기업입장에서는 이중의 소송을 진행해야 할 우려가 있어 비효율적인 면이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소의이익
정당성
LG전자
민사소송
행정소송
사내고발자
해고
이환춘 기자
2010-02-23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헌법사건
위헌결정 이전 관련소송 진행중이라도 다른 조항 소송은 소급효 제한
헌재의 위헌결정 이전에 관련소송이 진행 중이었더라도 다른 법률조항을 이유로 소송을 제기했거나 원고를 특정하지 않았다면 위헌결정의 소급효가 적용되지 않는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5부(재판장 조용호 부장판사)는 19일 퇴직 후 구 공무원연금법에 따라 국가가 정한 기관에 재취업해 연금의 절반만 지급받았던 감모씨 등 1만1,670명이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소송이므로 위헌결정의 소급효를 적용해야한다”며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을 상대로 낸 퇴직연금 청구소송 항소심(2007누21442)에서 1심과 같이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003년 구 공무원연금법(2000년12월30일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호 내지 제5호에 대해(1차 위헌결정), 2005년에는 구 공무원연금법(95년12월29일 개정되기 전의 것) 제47조 제2호 및 제3호에 대해(2차 위헌결정) 위헌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이 위헌결정 전과 후에 한 두 주장이 위헌인 법률조항 때문에 지급받을 수 없었던 퇴직연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이라고 하더라도, 두 주장의 청구권원의 법률적 근거, 성질, 범위가 서로 다른 데다가 양립할 수 없는 것도 아니어서 별개의 소송물이라고 봐야한다”며 “위헌결정 이전에 원고들이 낸 소송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연동해 연금액이 조정되는 구 공무원연금법 조항이 위헌무효임을 전제로 미지급된 퇴직연금을 구하는 소송이어서 위헌조항을 전제로 한 소송이 계속됐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2차 위헌결정 전에 원고들 중 일부가 95년 개정전 공무원연금법 제47조2호 등의 규정이 위헌·무효임을 근거로 지급정지된 퇴직연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는 지위에 있다는 주장을 하기는 했으나 2차 위헌결정이 있기 전까지 그 대상자가 누구인지 전혀 특정하지 않고, 단지 6명만이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했을 뿐”이라며 “본인들은 퇴직연금 지급정지 여부에 관해 잘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차 위헌결정이 있고도 1년4개월이 넘게 지난 후에야 비로소 그 원고들이 특정됐고, 이런 원고들이 위 조항이 위헌임을 근거로 한 청구를 하고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소급효가 제한된다”고 덧붙였다. 원고들은 2002년 구 공무원연금법의 다른 조항이 위헌이라는 이유로 소송을 냈다가 1차 위헌결정이 나오자 이를 근거로 퇴직연금의 절반을 돌려달라는 주장을 추가했다. 이후 원고측 대리인은 원고들 중 일부가 95년 개정전 법률에 의해 퇴직연금의 절반을 돌려받을 수 있다고 밝혔으나 6명만이 2차 위헌결정이 나오기 전에 위헌제청심판을 신청했다. 원고들은 미지급 퇴직연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내 위헌제청을 신청한 6명만이 승소했다.
공무원연금법
위헌소송
퇴직연금
쇼급효제한
지급정지
미지급
엄자현 기자
2008-11-28
군사·병역
노동·근로
행정사건
면직처분前 사직의사 철회… 사표수리 못한다
면직처분이 나기 전에 사직의사를 철회했다면 신의칙에 반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사표를 수리해서는 안된다는 법원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1부(재판장 김용찬 부장판사)는 14일 국군기무사령부 군무원으로 근무하다 면직된 홍모(53)씨 등 3명이 “면직처분 전 적법하게 사직의사를 철회했는데도 면직처분을 한 것은 위법하다”며 국방부장관을 상대로 낸 면직무효 확인소송(2007구합20690)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들은 자발적인 의사가 아니라 기무사 측의 강한 설득에 심리적 압박을 느낀 나머지 일종의 타협안으로서 마지 못해 2년2개월의 연장근무를 조건으로 사직하라는 제안을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원고로서는 애당초 이러한 제안을 수용할 법적인 의무가 없으므로 나중에 그 사직의 의사표시를 철회한다고 하여 부당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면직처분의 근거가 된 인사관리규정 제145조(부대정년제도)는 부대 자체적인 필요에 의해 제정된 것으로, 군무원인사법 제31조 제1항 제2호에서 보장된 군무원의 정년(58세)을 일방적으로 침해해 무효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출된 사직서가 면직처분이 나기 25개월 전에 작성됐기 때문에 무효”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직의 의사표시는 기한부 의사표시라 그 성립 및 효력발생시점이 서로 다르다”며 “단지 사직서의 작성시점이 이 사건 처분 25개월 전에 이뤄졌다는 이유만으로 의사표시의 성립 및 효력발생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95년 2월 소령으로 근무하다 국군기무사령부 군무원으로 채용된 홍씨 등은 2005년 사직을 종용당했다. 원고들은 당초 사직을 거부했으나 부대측의 강한 설득에 못이겨 복무기간을 2007년 3월까지 2년2개월 연장받는 조건으로 사직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2007년 1월15일 인사과장에게 내용증명우편으로 사직을 철회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으나 결국 면직처분을 받자 소송을 냈다.
군무원
면칙처분
사직의사
내용증명우편
부대정년제도
박수연 기자
2008-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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