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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미친 거 아냐?" 폭언·욕설 반복한 팀장 해고한 회사…법원 "해고 처분 정당"
팀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자주하고 다른 팀원들을 부를 때 항상 반말을 사용하며, 성희롱까지 일삼은 팀장에 대한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는 해고 처분이 과하다고 봤지만,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 정현경·송영복 고법판사)는 23일 A 씨가 B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승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2023나2032489). 2019년 B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A 씨는 팀원 6명으로 구성된 팀의 팀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수행업무의 내용과 진행방향을 정하고 팀원들을 평가하는 지위에 있었다. 2021년 4월 경 해당 팀의 팀원 C 씨는 인사팀에 A 씨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고, 인사팀은 나머지 팀원 중 3명을 면담한 뒤 C 씨의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청취하게 됐다. 이후 법무팀과 다른 부서 직원 등 총 7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고충처리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A 씨는 팀원들에 대해 "미친 거 아냐?"라고 하는 등의 폭언을 자주 했으며 다른 팀원들을 부를 때 "걔", "그 새끼"라고 부르는 등 항상 반말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업무나 식사 중에도 욕설을 항상 붙여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B회사 징계위원회는 위원 5명의 전원찬성으로 A 씨에 대한 해고를 의결했고, 회사는 2021년 6월경 A 씨를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 등 징계사유로 해고처분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팀원들에 대한 폭언과 욕설, 팀원들에 대한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업무 지시, 회사 업무와 성과 창출을 방해한 행위(프로젝트의 잦은 번복, 자의적인 업무 결정 등), 팀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성희롱 발언 등이 포함됐다. 1심은 징계사유에 대해 인정되지만, 해고 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A 씨에 대한 해고 처분의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회사의 해고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는 '지속, 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팀원들에 대한 폭언, 욕설, 팀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성희롱 발언은 근로기준법 및 B회사의 취업규칙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A 씨는 직장 내 성희롱까지 한 점에 비춰 비위행위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직원은 '퇴사의 가장 큰 이유가 A 씨였다'고 진술하는 등 다수의 직원들이 A 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다른 근로자의 근무 태도에 악영향을 주는데, 사용자로서는 작업 배치 및 업무 변경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가해자를 피해 근로자들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직장 내 성추행과 같은 사안을 방치한다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근로자들의 사기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뿐 아니라, 피해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해고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한수현 기자
2024-02-2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불법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임금차액 소멸시효는 손해 안 날로부터 3년'"
불법 파견을 인정받은 하청업체 근로자가 정규직으로 일했으면 받았을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을 돌려달라고 소송할 경우, 소멸시효는 민법상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적용돼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이라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앞서 2020년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한 바 있는데, 해당 채권의 소멸시효 역시 민법 제766조 제1항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확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울러 대법원은 처음으로 사용사업주에 대해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는 경우, 파견법 및 시행령의 직접고용의무 제한규정에 따라 이미 발생한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도 소멸한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삼표시멘트 하청업체 근로자 A 씨가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2021다213477)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 중 고용의 의사표시 청구 부분을 파기하고 이 부분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돌려보냈다. 2013년부터 삼표시멘트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A 씨는 2015년 2월 부당해고되자, 삼표시멘트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해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와 함께 삼표시멘트가 직접 고용하지 않은 기간에 발생한 정규직 근로와의 차별적 처우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한편 삼표시멘트는 2013년 서울중앙지법에서 회생개시결정을 받아 2014년 3월 회생계획인가결정을 받았다. 회생절차는 2015년 3월 종료됐다. 대법원은 삼표시멘트가 하청업체의 근로자에게 원청 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부여하고도 임금을 차별했다고 본 1,2심 판단을 유지했다. 파견법 제21조는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와 파견근로자를 차별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임금 차별 이유로 한 손배 청구, 소멸시효는 '불법행위에 관한 민법 제766조 제1항 적용' 이 사건에서는 소멸시효가 쟁점이 됐다. 앞서 2020년 5월 대법원은 파견법 위반으로 인한 임금 차액 상당액의 성격이 임금이 아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이라고 판단했는데(2016다239024), 소멸시효가 정면으로 문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표시멘트 측은 소제기일로부터 3년 전의 기간에 대한 임금 차액 상당 손해배상청구권은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주장했다. 또 '차별이 없었더라면 A 씨 등이 받았을 적정 임금과 실제로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지급청구'인데, 이는 근로계약상 임금의 차액 지급청구권과 실질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차별금지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임금채권에 준해 판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로기준법 제49조는 임금채권의 시효를 3년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2심은 이에 대해 민법 제766조 제1항을 적용해 판단했다. 민법 제766조 제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1,2심은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이란 피해자나 법정대리인이 손해 및 가해자를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인식한 날을 의미하고, 그 인식은 불법행위의 요건사실에 대한 인식으로서 위법한 가해행위의 존재, 손해의 발생 및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의 인과관계 등이 있다는 사실까지 안 날"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이 사건에서 A 씨가 삼표시멘트에서 자신과 같은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해 낮은 임금을 받는 차별적 처우의 불법행위를 소 제기일로부터 3년 이전에 인식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회생절차개시결정 받으면, 파견법 따라 이미 발생했던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소멸 대법원은 회사의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했더라도, 이후 회사가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받는다면 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가 소멸된다는 첫 판단도 내놓았다. 재판부는 "파견법이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위해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면서도,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규정을 둔 이유는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파탄에 직면해 회생절차가 개시된 사용사업주에 대하여도 일반적인 경우와 동일하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하는 것은 사업의 효율적 회생을 어렵게 해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뿐 아니라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정책적 고려에 바탕을 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이러한 예외규정을 둔 입법 목적을 고려하면 2012년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2항에 따라 사용사업주에 대한 회생절차개시결정이 있은 후에는 직접고용청구권은 발생하지 않고, 회생절차개시결정 전에 직접고용청구권이 발생한 경우에도 회생절차개시결정으로 인해 직접고용청구권이 소멸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다만, 사용사업주의 회생절차가 종결되면 파견근로자는 그때부터 새로 발생한 직접고용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불법파견
임금채권
소멸시효
임금차별
박수연 기자
2023-05-04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성희롱 피해자에 보복인사… 르노삼성, 4000만원 배상"
사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를 도운 동료 직원에게 보복 인사조치를 단행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천만원의 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20일 르노삼성차 직원 박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2076631)에서 "회사는 박씨에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인사는 불법행위라고 회사 책임을 강조하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데 따른 판결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 파기된 항소심이 사측의 배상액을 1000만원만 인정한 것과 달리 이번 판결에서는 배상액이 4배로 늘었다. 재판부는 "르노삼성은 박씨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신속하고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성희롱 피해를 입은 박씨에게 근거 없는 혐의를 씌워 부당한 징계처분을 하거나 대기발령 등의 불리한 조치를 했다"며 "회사는 박씨를 도와 준 동료 근로자에게까지 차별적이고 부당한 징계처분을 함으로써 박씨가 직장 내에서 우호적인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도록 했을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로부터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행위로 박씨는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었고,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상당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2년 4월께부터 소속 팀장 최모씨로부터 1년여간 지속적인 성희롱에 시달렸다. 이때문에 스트레스가 누적돼 응급실 진료와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고민 끝에 회사 이사를 찾아가 성희롱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팀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고 직장내 성희롱 상담실에 최씨를 신고했다. 2013년 6월에는 최씨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도 냈다. 박씨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의무가 있는 회사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는 사과와 배상은 커녕 박씨에게 인사조치로 대응했다.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7월 박씨의 소송을 도운 동료 A씨를 사소한 근무시간 위반을 빌미로 정직 1주일의 징계에 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소송에 필요한 증언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동료 직원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한달 뒤에는 박씨를 기존 전문 업무에서 빼 비전문 업무에 배치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는 박씨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기 발령했다. 박씨는 회사의 이 같은 인사조치가 불법행위라며 재판을 받고 있는 법원에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성희롱 가해자인 최씨에게만 100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씨가 항소하지 않아 2심은 회사의 책임 유무만 다투어졌다. 2심은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비전문 업무배치로 부당 발령한 책임을 인정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동료직원 A씨에 대한 정직처분과 박씨에 대한 견책, 대기발령 처분은 정당한 인사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회사의 고의나 의도 및 부당한 조치로 박씨가 입은 불이익과 이에 대한 회사의 예견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동료직원 A씨에 대한 정직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등을 심리해 다시 판단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성희롱
사내
직원
르노삼성
보복성인사
인사
손현수 기자
2018-04-20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성희롱 사건 심리·판단기준 첫 제시
우리 사회에 미투(Me Too) 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재판부가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입장을 유념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놓아 주목된다. 우리 사회의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학생이나 여직원 등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눈높이에서 성희롱 성립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의 심리와 증거판단의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A대학 교수인 장모씨는 평소 소속학과 여학생들에게 "뽀뽀를 해주면 추천서를 만들어 주겠다"거나 "엄마를 소개시켜 달라"는 등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고, 수업시간에 여학생들에게 백허그(뒤에서 안는 자세) 자세로 지도하는 등 불필요한 신체 접촉을 했다는 이유로 2015년 4월 해임당했다. 장씨는 이에 불복해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해임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소청심사를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장씨는 자신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자신에게 저항하기 어려운 여학생들을 상대로 반복적·지속적으로 성희롱을 하고서도 피해자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지 않고 비위를 축소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회유하는 등 2차 피해를 야기했다"면서 A대학의 해임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었다. 2심은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실습실에서 백허그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고, 피해자 중 한 명이 익명으로 한 강의평가에서 장씨의 교육방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 등에 비춰볼 때 성희롱 발생 사실 자체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다른 학생들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도 "친구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성희롱 사건을 신고하게 된 것"이라며 "자신의 피해사실은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을 거부하면서도 친구의 피해사실에 대해서는 증인으로 출석해 진술하고 있는데, 이를 성희롱 내지 성추행 피해자로서의 대응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다시 뒤집었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순일 대법관)는 12일 장씨가 교원소청심사위원회를 상대로 낸 교원소청심사위원회결정취소소송(2017두74702)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법원이 성희롱 관련 소송을 심리할 때에는 그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고 양성평등을 실현할 수 있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않아야 한다"면서 "우리 사회의 가해자 중심적인 문화와 인식, 구조 등으로 인해 피해자가 성희롱 사실을 알리고 문제를 삼는 과정에서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 등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는 2차 피해에 대한 불안감이나 두려움으로 인해 피해를 당한 후에도 가해자와 종전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피해사실을 즉시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가 다른 피해자 등 제3자가 문제를 제기한 것을 계기로 비로소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피해사실을 신고한 후에도 수사기관이나 법원에서 진술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따라서 성희롱 피해자가 처해 있는 특별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채 피해자 진술의 증명력을 가볍게 배척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이 어떤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는 우리 사회 전체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해야 한다"며 "장씨의 행위가 성희롱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이 사건의 가해자가 교수이고 피해자가 학생이라는 점, 그 행위가 수업이 이뤄지는 실습실이나 교수의 연구실에서 발생했고 학생들의 취업 등에 중요한 교수의 추천서 작성 등을 빌미로 성적 언동이 이뤄지기도 한 점 등을 충분히 고려해 피해자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였는지를 기준으로 심리·판단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특별한 사정에 대한 충분한 고려 없이 피해사실에 관한 피해자 진술을 배척하거나, 장씨의 행위가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는 정도에 이르지 않는다고 봐 성희롱의 성립을 부정한 원심의 판단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법원이 성희롱 관련 사건을 심리할 때 성인지 감수성을 갖추고 2차 피해를 우려하는 피해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성희롱 소송의 심리 및 증거판단에 대한 법리를 제시한 첫 판결"이라며 "향후 모든 성희롱 관련 사건의 중요한 판단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성희롱 피해자의 인권보장 및 권리구제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변호사회(회장 조현욱)는 13일 이번 판결을 환영하는 성명을 냈다. 여성변회는 "이번 대법원 판결은 앞으로 성희롱 관련 소송에서의 심리와 판단이 남성 중심의 성 고정관념에서 탈피해 양성평등의 시각에서 판단되어야 한다는 획기적인 기준점을 제시한 것으로, 성폭력피해자가 재판 과정에서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사회에서 가해자 중심의 인식에서 비롯되는 부당한 피해에서 벗어나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해임
교수. 미투
성희롱
교원소청심사위원회
이세현 기자
2018-04-13
노동·근로
[판결] "성희롱 피해자 보복 인사조치한 회사, 배상해야"
회사가 성희롱 사건의 피해자와 피해자를 도운 동료 직원에게 불리한 인사조치를 했다면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박모(39·여)씨는 르노삼성자동차에 근무하면서 2012년 4월께부터 소속 팀장 최모(50)씨로부터 1년여간 지속적인 성희롱에 시달렸다. 스트레스가 누적돼 응급실 진료와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고민 끝에 이사를 찾아가 성희롱 사실을 밝혔으나 별다른 조치가 없자 팀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성희롱 사실을 밝히고 직장내 성희롱 상담실에 최씨를 신고했다. 2013년 6월 직장 상사 최씨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냈다.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의무가 있는 회사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이유였다. 회사는 이에 인사발령으로 대응했다.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7월 회사는 박씨의 소송을 도운 동료 A씨를 사소한 근무시간 위반을 빌미로 정직 1주일의 징계처분을 내렸다. 같은 해 9월에는 소송에 필요한 증언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동료직원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견책처분을 내렸다. 10월에는 박씨를 기존 전문 업무에서 빼 비전문 업무에 배치했고, 12월에는 박씨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기 발령했다. 박씨는 회사의 이 같은 보복성 조치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재판 중인 법원에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재판에서는 회사가 성희롱 피해자에게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는지와 피해자에 대한 인사조치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성희롱 가해자인 직장 상사 최씨에 대해서만 100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고,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씨가 항소하지 않아 2심은 회사의 책임 유무만 다투어졌다. 2심 재판부는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비전문 업무배치로 부당 발령한 책임을 인정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A씨에 대한 정직처분과 박씨에 대한 견책처분, 대기발령 처분은 정당한 인사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박씨와 A씨에 대한 회사의 인사조치가 모두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르노삼성자동차 직원 박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6다202947)에서 원고일부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회사의 불리한 인사조치가 성희롱 사건에 대한 문제 제기와 근접한 시기에 있었는지, 종전 관행이나 동종 사안과 비교해 이례적이거나 차별적인 취급인지 등을 고려해 불법성을 따져야 한다"며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한 경우 피해자에 대한 불리한 인사조치가 성희롱과 관련이 없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회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박씨의 견책처분에 대해 "회사가 비슷한 사유로 유사한 징계처분을 한 사례를 찾을 수 없고, 오히려 박씨에 대해서만 엄격하고 까다로운 기준을 적용해 견책처분을 내렸다"며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박씨에 대한 대기발령 역시 "종전에 같은 정도의 사안에서 회사가 직무정지와 대기발령을 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며 불법적인 보복성 인사라고 봤다. 박씨를 도운 A씨에 대한 정직 1주일 처분에 대해서는 "회사가 유독 A씨만 장기간 출입기록을 조사해 근무시간 위반으로 징계처분을 내렸다"며 보복성 인사라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 판결은 사업주가 직장 내 성희롱 관련 피해근로자에게 해고나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 도와준 동료 근로자에게 불리한 조치를 한 경우, 조사참여자가 의무위반 행위를 한 경우 사업주나 사용자가 이와 관련해 손해배상책임이나 사용자 책임 등을 부담하는지를 판단하는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직장에서도 남녀고용평등법의 입법취지에 맞게 사업주가 직장내 성희롱 피해자를 보호하고, 피해자 본인은 물론 조력자에 대한 차별 등 직장 내 성희롱 관련 피해근로자등이 2차 피해를 입게되는 것을 방지하는 등 성희롱 관련 피해근로자 등이 폭넓게 권리구제를 받게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사
성희롱
회사
이세현 기자
2017-12-27
노동·근로
[단독][판결] 사업주 처벌의사 철회했다면
근로자가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를 노동청에 진정했다가 철회했다면 나중에 마음이 바뀌어 다시 진정하더라도 사업주를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신 대법관)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위반)로 기소된 건축업자 김모씨에 대한 상고심(2015도1691)에서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의정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위반은 피해자의 의사에 반해 가해자를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이므로 피해자인 근로자 윤모씨가 노동청에 김씨를 진정했다가 이를 취하한 적이 있다면 처벌 의사를 철회한 것이어서 원심은 이 사건 공소를 기각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단 처벌의사를 철회했다면 나중에 노동청에 진정을 다시 내더라도 처벌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제232조는 일단 고소를 취소한 사람은 다시 고소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이러한 법리는 피해자의 분명한 의사에 반해 죄를 논할 수 없는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씨가 재판에서 이를 주장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법원은 이를 직권으로 조사·판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경기도 남양주시에서 건설업을 하는 김씨는 2009년 12월부터 2012년 2월까지 근로자 윤모씨에게 임금 6300여만원을 지급하지 않았다. 윤씨는 2012년 2월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다가 3달 뒤 합의를 이유로 진정을 취하했다. 하지만 얼마 뒤 다시 노동청에 진정을 제기했고 결국 김씨는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근로기준법위반
반의사불벌죄
행사소송법제232조
노동청진정취하
처벌의사철회
홍세미 기자
2015-05-28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사내하청업체 성희롱에 현대차 책임 없다
원청업체 사업장 내에서 작업을 하는 하청업체 근로자 사이에서 발생한 성희롱 사건에 대해 원청업체는 사용자 책임이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사내하청 또는 사내하도급이란 원청업체에서 업무를 도급받은 하청업체가 고용한 근로자가 원청업체 사업장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을 말하며, 사내하청 근로자는 업무 지시 및 명령을 원청업체로부터 받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5단독 김용두 판사는 최근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업체인 K사에서 근무 중 성희롱을 당한 박모(47·여)씨가 정모씨 등 가해자 두명과 하청업체 대표이사, 현대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11가단67239)에서 이같이 판단했다. 김 판사는 정씨 등 가해자 두 명에 대해서는 400만원과 700만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도록 했고, 하청업체 대표이사에 대한 청구는 "회사에 대해 청구해야 한다"며 기각했다. 김 판사는 판결문에서 "성희롱이 직무와 무관한 시간으로 보이는 토요일 또는 한밤중에, 휴대전화의 문자 또는 통화를 통해 사업주의 지배·관리권이 미치기 어려운 사적인 영역에서 이뤄졌다"며 "사용관계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사무집행 관련성 또는 사용자의 예측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려워 현대차의 사용자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김 판사는 또 "피해자인 박씨가 성희롱 사실을 공개하지 않아 현대차가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성희롱이 발생했다"며 "K사의 작업이 현대 아산공장에서 이뤄졌다고는 하나 현대차가 그곳 작업장을 실질적으로 관리·감독했다는 자료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판사는 이어 "사용자 관계 성립 여부는 이른바 '파견근로관계'가 성립하는지가 문제되는데, 이에 관해서는 별개의 재판(2010가합112450)에서 쟁점으로 심리되고 있으므로 별론으로 한다"고 덧붙였다. 민법 제756조에 의한 사용자책임이 인정되려면 사용관계가 있고, 행위자가 사무집행과 관련해 불법행위를 하고, 사용자에게 어느 정도의 예측가능성이 있어야 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김 판사는 사용관계에 대한 판단을 보류한 채 사무집행 관련성과 사용자의 예측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현대차의 책임을 부정한 것이다. 김 판사는 K사에 대한 청구에 대해서는 "직장 내 성희롱 발생 사실이 확인되면 사용자는 가해자에 대해 부서전환, 징계 등의 조치를 하고, 피해자에게 고용상 불이익한 조치를 해서는 안 될 남녀고용평등법상의 주의의무가 있다"면서도 "성희롱 예방의무책임을 지는 사업주는 회사의 대표이사가 아닌 독립된 법인격을 갖는 회사 자체"라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1997년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협력업체인 K사에 입사한 박씨는 2009년 아산공장에서 함께 근무하는 소속사 조장과 반장으로부터 밤늦게 '사랑해'라는 문자나 '거기 가서 자면 안될까'는 내용의 전화를 받는 등 성희롱을 당했다. 박씨는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지만 2010년 9월에 오히려 징계해고를 당했고, 농성 등 오랜 노력 끝에 지난 2월 복직했다. 박씨는 지난해 2월 소송을 냈다.
원청업체
사내하청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파견근로관계
사용자책임
성희롱
이환춘 기자
2012-09-04
노동·근로
민사일반
산재·연금
"공사현장 동료와 다투다 부상… 업무상 재해 해당"
근로자가 업무와 관련해 동료와 싸우다 다친 경우도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가해 근로자가 소속된 사업장이 산재보험에 가입했다면 근로복지공단은 가해 근로자를 상대로 구상권을 행사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동료와 다투다 목을 다친 근로자에게 보험급여를 지급한 근로복지공단이 가해 근로자 이모(58)씨 등 2명을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 상고심(☞2008다1240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이 사고는 건물신축 공사현장에서 작업 진행방식과 진행순서에 관한 근로자들의 상호간 의사소통 부족으로 야기된 다툼으로서 직장 안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통상 수반하는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어서 업무와 재해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동료 근로자에 의한 가해행위로 인해 다른 근로자가 재해를 입어 그 재해가 업무상 재해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복지공단이 궁극적인 보상책임을 져야 한다"며 "사업주가 다른 경우에도 하나의 사업장에서 어떤 사업주의 근로자가 다른 사업주의 근로자에게 재해를 가해 근로복지공단이 보험급여를 지급한 경우에 공단은 가해 근로자의 사업주에게 구상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따라서 "가해 근로자들이 U사 소속 근로자들이고 피해 근로자가 도급업체에 의해 고용된 근로자이기는 하나, 가해 근로자들이 보험가입자인 사업주와 함께 직·간접적으로 산업재해보상보험관계를 가지는 이상 구상권 행사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2002년께 서울 강남구 인근에서 빌라 신축공사를 맡은 U사는 전기공사를 도급업체에게 맡겨 공사를 진행했다. 그런데 같은 해 8월 U사 직원 이씨 등과 도급업체 직원 김모(58)씨 사이에 싸움이 벌어져 김씨가 목뼈를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건을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김씨에게 장해급여 등을 포함해 1억3000여만원을 지급했고, 이후 공단은 가해 근로자인 이씨 등에게 피해 근로자 김씨가 가진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 행사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이씨 등은 공단에 56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이 사고는 업무상 재해가 아니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업무상재해
공사현장
산재보험
근로자
업무관련
가해행위
다툼
정수정 기자
2011-08-18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 불만 품은 부하에 살해… 업무상 재해 해당
업무지시에 불만을 품은 부하직원에 살해당한 근로자에게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업무지시에 불만은 품은 부하직원에게 살해당한 A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소송(☞2010구합33092)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타인의 폭력에 의해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직장 내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돼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며 "폭력행위가 직장 내의 인간관계와 관련된 이상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해 발생한 경우가 아닌 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대법원 2008두7953)"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담당하고 있던 직원관리업무는 직원들에 대한 업무지시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직원에 의한 가해행위의 위험이 내재돼 있다고 할 것"이라며 "평소 자신에게 업무를 과중하게 시킨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던 가해자가 일찍 술자리를 마치라고 지시한 A씨를 살해함으로써 망인의 업무에 내재돼 있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식당 운전기사인 C씨는 지난 2009년 평소 같은 식당 총괄책임자인 A씨에게 불만을 품어 오다가 동료들과의 술자리를 빨리 끝내라는 A씨의 말에 격분해 가위로 수회 찔러 살해했다. A씨의 아버지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지만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재해라고 볼 수 없다"며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업무지시
부하직원
살해
상당인과관계
업무상재해
업무불만
임순현 기자
2011-02-03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LG 왕따 이메일 사건, 불기소 국가배상' 항소심 패소
사법사상 처음으로 검찰의 불기소처분에 대해 위법성을 인정, 국가배상판결을 내려 논란을 불렀던 'LG전자 왕따 이메일사건'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부(재판장 김주원 부장판사)는 지난 4일 LG전자 근무시절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왕따를 당하다 해고당한 정모(45)씨가 "검찰이 자신을 무고한 회사간부들에 대해 불기소처분을 반복하는 바람에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2008나12155)에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수사권 및 공소제기의 목적은 본질적으로 국가 및 사회의 질서유지라는 공익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지 피해자의 개인적 이익을 보호하거나 피해자 개인이 입은 손해의 전보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다"며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인해 피해자의 가해자 형사처벌에 대한 기대가 충족되지 않았고 또 그로인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한다고 해도 그것은 검찰권 행사에 수반하는 부수적·반사적 결과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를 고소한 사건에서 원고가 무죄판결을 받았다고 해 그 자체로서 곧바로 무고죄가 성립된다고 불 수 없고 무고죄의 고의를 인정하기 불충분해 불기소처분을 했다면 비록 사후적으로 담당검사들의 판단의 타당성이 의심이 든다고 하더라도 그 불기소처분이 경험칙과 논리칙에 비춰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을 정도로 잘못된 처분이라고까지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 "거듭된 불기소처분 과정에서 3번에 걸친 재기수사명령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국가기관 내부의 의사결정과정에 불과한 것일 뿐"이라며 "재기수사명령이 재기수사를 담당하는 검사의 판단을 구속하는 것도 아닌 만큼 3번의 재기수사명령이 있었다는 사정이 불기소처분의 위법성을 징표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정씨는 지난 96년 사내 비리를 고발해 '왕따'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다 해고됐다. 이후 정씨는 회사 간부들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후에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자신을 고소한 회사간부들을 무고혐의로 고소했다. 하지만 검찰이 불기소와 무혐의 처분을 반복하자 검찰의 불기소처분으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했다.
LG전자
내부고발
회사간부
불기소처분
재기수사명령
왕따
무고혐의
김소영 기자
2008-12-0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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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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