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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일반
[판결] 대법 "택시기사 '사납금 미달액' 임금서 공제하는 노사 합의는 무효"
노사 간 합의로 택시기사의 사납금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했더라도 이는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개정 여객자동차법상 강행규정에 비춰 무효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2월 7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318). 택시업체 대표 A 씨는 2020년 11~12월 퇴직한 택시기사 3명의 퇴직금 중 각각 99만 원, 460만 원, 106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30만 원을 선고했다. 당초 A 씨 측은 "이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기준액을 회사에 납입하지 않아 미수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퇴직금 채권과 상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이며, 설령 회사가 근로자들에 대해 미납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과 상계에 대한 합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채권으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같이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며 "A 씨가 운송수입금액 미달액을 퇴직금에서도 공제할 수 있다고 믿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A 씨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여객자동차법이 2019년 8월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신설돼 2020년 1월부터 시행됐는데, 이는 강행법규로서 이에 반하는 노사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무효라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해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여객자동차법 조항)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인 A 씨는 사법상 효력이 없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 금액 미달 부분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A 씨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A 씨가 월 3일 이상 무단결근한 또 다른 택시기사에게 근로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당연퇴직 처리됐다고 판단,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회사의 취업규칙이 월 3일 이상 무단결근을 당연퇴직 사유로 정한 것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성질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A 씨가 택시기사를 당연퇴직 처리하고 퇴직금 미지급 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징계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하지만, 기록상 해당 택시기사에게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A 씨나 회사가 그러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퇴직금
택시기사
운송수입금
이용경 기자
2023-12-29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대법 "인과 없다고 증명되면 공익신고자 인사 불이익 가능"
공익 신고와 무관하다는 것이 분명히 입증된다면 공익신고자에게 인사 등 불리한 조치를 하더라도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A 씨가 국민권익위원회를 상대로 낸 보호조치 기각 결정 취소 소송(2022두66576)을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지난달 15일 확정했다. A 씨가 근무하던 기관은 2019년 인사권자에게 A 씨에 대한 인사 조처를 요구했다. A 씨가 직원들에게 부당한 행동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A 씨는 기관이 자신의 한해 전 공익 신고를 이유로 불이익을 주려고 했다며 국민권익위원회에 보호조치와 불이익 금지 조치를 동시에 신청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A 씨의 신고는 공익신고에, 이 사건 겸직 해제 요구는 불이익 조치에 각각 해당한다"면서도 "둘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지는 않는다"며 신청을 기각했다. A 씨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지만, 2심은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은 "겸직 해제 요구는 A 씨의 공익 신고와 무관하게 이뤄졌다"며 "A 씨의 신고가 없었어도 불이익 조치를 했을 만한 다른 뚜렷한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2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불이익 조치가 공익 신고로 인한 것이 아님이 분명하고 오히려 다른 뚜렷한 사유로 인해 이루어졌다는 점이 피고(국민권익위원회)에 의해 증명된다면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에 따른 '인과관계의 추정'은 번복된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은 그 신청요건이 다르고, 구체적인 불이익 조치의 내용에 따라 권익위가 취할 수 있는 보호조치의 내용도 다양하므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은 서로 별개의 독립된 신청이고 신청인이 주장하는 보호조치 신청 사유마다 수 개의 보호조치 신청이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는 하나의 신청서로 불이익 조치 금지 신청과 보호조치 신청이 함께 이루어졌고, 보호조치 신청 사유가 여러 개인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처분이나 민원의 처리 기간을 정하는 것은 신청에 따른 사무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며 "처리 기간에 관한 규정은 훈시규정에 불과할 뿐 강행규정이라고 볼 수 없고, 행정청이 처리 기간이 지나 처분을 하였더라도 이를 처분을 취소할 절차상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했다. 공익신고자 보호법 제23조는 공익신고 이후 2년 이내에 공익신고자가 불이익 조치를 받으면 해당 공익신고 때문에 불이익 조치를 당한 것으로 추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익신고
국민권익위원회
불이익조치
박수연 기자
2023-07-10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인천공항공사 퇴직자,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 승소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퇴직한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임금을 삭감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5월 대법원이 정년보장형(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해 무효라 판결한 이후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하급심 법원이 처음으로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퇴직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 “2급 이상 직원 정년 연장 없이 임금 깎아 위법” vs “임금 감액 과하지 않아 적법”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홍기찬 부장판사)는 11일 인천공항공사 퇴직 근로자 5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YK 조인선·이현종 변호사)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20가합11955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이 회사 노동조합은 2015년 8월 노사 협의를 통해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되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년 이전부터 임금을 일정 비율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2016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2급 이상 근로자는 58세에서 61세까지 4년 동안 임금을 매년 5%씩, 3급 이하 근로자는 58세에서 60세까지 3년 동안 임금을 매년 10%씩 삭감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에 2급 전문위원직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삭감된 임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3급 이하 직원들은 정년이 연장되고 임금이 증액됐으나 2급 이상 직원들은 정년 변경 없이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었다"며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내용에 해당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5월 대법원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무효라 판단한 근거를 반영한 주장이다. 원고들은 또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으로 구성된 노조의 동의는 받았으나 2급 이상 근로자 집단을 상대로는 임금피크제에 관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거나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노조도 원고들로부터 개별적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고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집단적 동의의 한계를 벗어나 이미 원고들에게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을 포기하도록 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 및 시행에 따라 정부에서 내린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과 노조의 동의에 따라 적법하게 도입됐으며 임금 감액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 재판부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위반…정년 보장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법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삭감된 임금 등 총 3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의 2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부분의 경우에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강행규정인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해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원고들을 비롯한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정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만 61세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며 "임금피크제 유형에는 '정년연장형' 외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정년보장형'도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에게 정년까지 근무가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등 정년을 보장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2급 이상 직원들은 이미 61세 정년이 보장된 상태에서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됐다"며 "피고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재원을 사용해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고 주장하나,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2급 이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인천공항공사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에 있어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피고 측 주장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2급 이상 근로자들은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3급 이하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 하더라도 2급 이상 근로자 집단과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은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으며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에게도 임금피크제 중 2급 이상 근로자 부분에 대한 적용이 예상된다"며 "따라서 2급 이상 근로자들뿐 아니라 3급 이하 근로자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동의 주체가 된다"고 판시했다. ◇ 동일 사실관계 및 쟁점 다툰 하급심에선 "원고 패소" = 이번 판결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하급심에서 내린 세 번째 판결이다. 앞선 판결들도 이번 서울남부지법 판결과 동일한 사실관계 및 쟁점을 두고 다툰 사건들이었으나, 결론은 달랐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과 올 4월 서울동부지법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각각 원고 패소 판결했다. 올 8월 서울고법도 서울중앙지법 판결의 항소심(2021나2049858)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차별
홍윤지 기자
2022-11-17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계약직 여성 공무원이 연령 규정으로 퇴직 이후 해당 규정 개정돼 정년 연장됐다면
계약직 공무원으로 근무하다가 연령 규정에 따라 퇴직한 이후 해당 규정이 개정돼 정년이 바뀌었다면 다시 공무원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정용석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공무원지위 확인소송(2021구합104)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남녀고용평등법 위배 퇴직 조치는 무효로 봐야 A 씨와 B 씨는 각각 1987년과 1988년에 기능 10급의 국가공무원으로 공개채용돼 행정보조 직군의 입력작업 직렬 업무를 수행했는데, 주된 업무는 C 내부 서류를 문서화하는 것이었다. 1999년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을 받아야 하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정부 차원의 구조조정이 실시됨에 따라 기능직 직렬 중 전산사식, 입력작업, 전화교환 등 6개 직렬이 폐지되면서 A 씨 등은 의원면직 상태가 됐다가 전임계약직 직원으로 다시 채용돼 정보업무 지원 분야 중 입력작업 분야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했고, 그날부터 C 기관 계약직직원규정의 적용을 받게 됐다. 해당 규정에서는 전산사식, 입력작업, 전화교환 등 근무자는 근무상한연령을 만 43세로 정하거나 만 45세까지 계약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들은 주로 1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계속 근무했는데 B 씨는 2010년 11월, A 씨는 2011년 6월 해당 규정에 따라 입력작업의 근무상한연령인 만 43세에 각 도달하게 됐고 연령 규정에 따라 그로부터 각 2년을 연장해 근무하다가 B 씨는 2012년 12월, A 씨는 2013년 6월 각 퇴직했다. 한편, A 씨 등과 동일한 과정을 거쳐 C의 계약직직원으로 채용돼 전산사식 직렬 업무를 수행하다가 2010년경 연령 규정에 따라 퇴직한 D 씨 등은 해당 규정이 "성별에 따른 차별을 하고 있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2012년경 국가를 상대로 공무원 지위확인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1심과 2심 법원은 D 씨 등의 손을 들어주지 않았으나 대법원에서는 "사실상 여성 전용 직렬로 운영된 전산사식 분야의 근무상한연령을 사실상 남성 전용 직렬로 운영된 다른 분야의 근무상한연령보다 낮게 정한 데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증명해야 하고, 이를 증명하지 못한 경우에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에 위반돼 당연무효로 봐야 한다"며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에 따라 진행된 파기환송심에서는 D 씨 등의 손을 들어줬고, 그대로 확정됐다. 서울행정법원 원고승소 판결 A 씨 등은 퇴직한 때로부터 약 8~9년이 경과한 2021년 1월 "관련 판결이 확정된 이후 해당 규정이 남녀고용평등법 제11조 제1항 등에 위배돼 무효이고, 계약기간 만료일은 연령 규정에 의해 정해졌으므로 퇴직 조치 또한 무효"라며 현재에도 C 소속 국가공무원의 신분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의 퇴직사유는 형식적으로 계약기간의 만료였으나, 그 계약기간은 해당 연령 규정에 의해 정해진 것"이라며 "A 씨 등의 채용계약 내용 중 종기에 관한 부분이 강행규정을 위반해 효력이 없고, 그 당연한 결과로 A 씨 등에 대한 퇴직조치 또한 무효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A 씨 등의 계약기간은 종기의 정함이 없는 상태가 되고, 정년에 도달하지 않는 한 C 소속 국가공무원의 지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며 "2018년 6월 22일부터 남녀고용평등법 및 근로기준법 위반 소지를 해소한 개정 규정에 따라 A 씨 등의 정년은 만 60세가 되는데, 변론종결일 현재 A 씨 등이 만 60세에 도달하지 않았음은 계산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결국 A 씨 등은 현재에도 C 소속 국가공무원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남녀고용평등법
공무원
계약직
한수현 기자
2022-09-2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신입생 모집실적 기준' 대학 교직원 성과임금제 유효
사립대 학교법인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하는 성과임금 제도를 도입해 교원에게 임금을 차등 지급했더라도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9일 A씨가 B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8다26265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법인은 2012년부터 운영하던 C대학이 정원 미달로 재정난에 시달리자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교직원 성과연봉계약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전체 모집정원 대비 교수 개인별 학생 모집실적과 학과별 충원율을 평가해 연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 대학 부교수로 재직하던 A씨는 2016년 "B법인이 실시한 성과급적 연봉제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해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해 정관이나 교원보수규정 등에서 마련한 교원실적에 대한 평가항목과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어 교원의 보수 결정에 관한 학교법인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평가항목과 기준은 가급적 존중돼야 한다"며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성과임금을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성과임금제가 교원의 인사·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고 교원의 보수 결정에 관한 사립학교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B법인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기준으로 성과임금을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연봉제의 지급기준이 사립학교 자율성의 한계를 벗어나 옛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은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3항에서 교원의 급여에 관한 부분은 학문의 자유와 교원의 신분보장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강행규정으로 봐야 하고, B법인의 정관 제80조는 교원의 보수는 교육공무원 보수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B법인이 A씨의 급여를 감액해 지급하는 것이 공무원 보수규정 조항들에 어긋난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B법인이 A씨의 급여를 감액하고 설령 A씨가 동의했더라도 이에 따른 약정은 B법인이 정관 조항에 정한 바와 달리 사립대학 교수의 급여를 감액한 것으로서 사립학교법 조항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했다. 2심은 "신입생 모집은 교원의 직접적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교원의 성과임금이 신입생 모집률만으로 결정되는 경우, 교원이 신입생 모집 활동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도록 유도해 오히려 교원의 본질적 업무인 학생교육, 학생지도, 학문연구 등에 소홀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신입생 충원율만으로 사립학교 교원의 성과임금을 정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자율성의 한계를 일탈해 옛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성과임금제
임금
교원
이용경 기자
2022-06-2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기준 임금피크제 무효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년 등을 앞둔 근로자들의 연령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위반에 해당해 무효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A씨가 자신이 재직하던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7다29234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09년 1월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1991년 B연구원에 입사한 A씨(1955년생)는 2011년부터 적용대상이 됐다. A씨는 "임금피크제로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를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A씨를 포함한 55세 이상 직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 관해 차별하는 것"이라며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돼 무효"라면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이 강행규정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B연구원의 임금피크제가 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은 '사업주는 모집과 채용, 임금, 임금 외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내용 및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고 구제조치와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점, 고용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해당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이나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며 "사업주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인건비 부담 완화 등 경영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이 목적은) 55세 이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A씨는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고, 업무 감축 등 적정한 대상조치가 강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연령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 효력에 관한 판단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다른 기업에서 시행 중인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나 하급심에 진행 중인 사건 관련 개별 기업들이 시행하는 임금피크제 효력의 인정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6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에는 300인 이상 기업의 27.2%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2016년에는 46.8%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정년
한수현 기자
2022-05-26
노동·근로
[판결](단독) 기간제 근로 중간에 일부 단절기간 있었더라도
기간제 근로 중간에 일부 단절기간이 있었더라도 단절 전후 기간을 합산해 2년이 넘었다면 무기계약직 전환 대상으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안모씨 등 2명이 부산시 동래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 확인소송(2017두5497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총 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예외사유가 없거나 소멸됐는데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간제계약 남용방지로 근로자 지위 보장위해 타당 이어 "이러한 규정들의 입법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는 데 있다"면서 "이 같은 입법취지를 고려할 때 반복해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 사이에 기간제법에서 정하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이 존재하더라도, 계약체결의 경위와 당사자의 의사, 근로계약 사이의 시간적 단절 여부, 업무내용 및 근로조건의 유사성 등에 비춰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 전후의 근로관계가 단절 없이 계속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기간을 제외한 전후의 근로기간을 합산해 기간제법 제4조가 규정하는 계속근로한 총기간을 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씨 등이 2013년 1월 통합건강증진사업으로 통합되기 전의 방문건강관리사업에 종사한 기간은 기간제법이 정한 예외사유에 해당하지만, 그 기간을 전후해 근무한 기간은 예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전후 기간 안씨 등이 한 구체적 업무 내용이 보건소 내에서의 예방접종 내지 지역주민 건강관리에서 취약계층의 가정을 방문해 건강관리나 운동지도 등을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하더라도 간호사 또는 운동처방사로서의 업무가 본질적으로 변경된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또 "안씨 등이 소속된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과 구청이 '2013년 1월 1일 이전에 근로한 기간이 단절된다'는 취지로 합의했다고 하더라도, 기간제법 제4조는 강행규정으로 봐야 하므로 이 같은 합의에 의해 계속근로한 총기간 해당 여부가 달라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안씨는 2011년 10월부터 동래구보건소에 기간제간호사로, 김모씨는 2012년 1월부터 기간제 운동처방사로 일했다. 2013년 1월 여러 개의 개별 사업으로 진행되던 방문건강관리사업이 통합건강증진사업이라는 사업으로 통합되자 구청은 안씨 등 14명과 1년 기간제 계약을 다시 체결했다. 이후 안씨 등은 2013년 1월 구청이 실시한 기간제근로자 채용공고에 응시해 6개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다시 일했다. 근로계약기간이 종료될 무렵 계속근로총기간이 분명하지 않자 안씨 등은 구청과2014년 6월 30일 '2013년 1년 1일 이전에 근로한 기간이 단절된다'는 취지로 합의했다. 2014년 구청은 안씨에게 근로계약이 만료된다고 통보했고 안씨 등은 무기계약직임을 확인해달라며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구청과 최초로 체결한 근로계약과 2013년 1월 1일 이후에 체결한 근로계약은 별개의 근로계약"이라며 "그 전후 기간을 계속근로한 총기간으로 합산할 수 없다"며 안씨 등에게 패소 판결했다.
기간제근로
단절기간
무기계약직
이세현 기자
2018-09-0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대법원 “퇴직 후 퇴직금청구권 포기약정은 유효”
근로자가 회사에서 퇴직한 다음에 한 퇴직금청구권 포기 약정은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건축설계회사인 A사에 다니다 퇴직한 김모씨가 "2700여만원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청구소송(2018다2182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퇴직금은 사용자가 일정기간을 계속근로하고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계속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하는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가진 금원으로, 구체적인 퇴직금청구권은 근로관계가 끝나는 퇴직이라는 사실을 요건으로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처럼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에 위반돼 무효이지만, 근로자가 이미 퇴직해 더 이상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않은 상황에서 퇴직 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나중에 포기하는 것은 허용된다"며 "따라서 퇴직 후 퇴직금청구권 포기 약정은 강행법규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김씨가 퇴직일로부터 수개월이 지난 후에 각서를 작성한 점 등에 비춰 볼 때 김씨가 각서를 통해 퇴직금청구권을 미리 포기했음을 확인한 것이 아니라 퇴직으로 발생한 퇴직금청구권을 사후에 포기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A사는 김씨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 같은 원심 판단에는 처분문서의 해석과 퇴직금청구권의 포기 약정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김씨는 2003년 A사에 입사해 10년 후인 2013년 12월 퇴직했다. 김씨는 퇴직 후 약 10개월에 걸쳐 밀린 급여와 퇴직금 명목으로 A사로부터 1180만원을 받은 뒤 2014년 10월 '밀린 급료를 모두 받았으며 더 이상 추가금액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김씨는 이후 "퇴사 후 받은 돈은 퇴직금이 포함되지 않은 미지급 월급 뿐"이라며 "각서 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날인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퇴직금 2700여만원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A사는 "김씨가 재직시 받은 월급에 퇴직금이 모두 포함돼 있다"며 "김씨가 오히려 8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면서 반소를 냈다. 1,2심은 "김씨가 착오로 각서에 날인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A사가 주장하는 월급에 포함된 퇴직금이 나머지 임금과 구별될 정도로 특정돼 있지도 않다"며 양측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근로자
포기약정
퇴직금청구소송
이세현 기자
2018-08-16
노동·근로
[판결] ‘도급제 선택’ 택시운전기사, 나중에 최저임금 요구해도
사납금을 인상해 최저임금 이상의 월급을 지급하겠다는 회사 방침에 반대해 기존 도급제 방식으로 계속 일하던 택시운전기사들도 나중에 최저임금 지급을 사측에 요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택시운전기사들의 요구를 신의성실 원칙 위반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운수회사 소속 택시운전기사 이모씨 등 8명이 "420만~1800여만원의 미지급 임금을 달라"며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6다926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사는 2010년 7월부터 최저임금법 특례조항이 적용되자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하기 위해 사납금 인상을 결정했다. 최저임금법 제6조 5항은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경우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한정하는 특례조항을 두고 있는데, 같은 법 시행령 제5조의2는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에 정해진 지급 조건과 지급률에 따라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하되, '소정근로시간 또는 소정의 근로일에 대하여 지급하는 임금 외의 임금' 및 '근로자의 생활 보조와 복리후생을 위하여 지급하는 임금'의 경우에는 최저임금에 산입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기사들은 사납금 인상을 반대했다. 이에 A사 노사는 2010년 9월 택시 운행을 통해 벌어들인 운송수입금에서 사납금을 회사에 납입하고 남은 초과운송수입금만 기사가 가져가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과 월급제 방식의 근로계약 중 기사들이 개별적으로 선택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기로 했다. 이씨 등 8명은 도급제 방식으로 계속 일하다 수입이 적자 자신들이 받는 돈이 최저임금에 미치지 못한다며 소송을 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이씨 등이 스스로 도급제 방식을 선택해 놓고 이제와 최저임금 지급을 요구하는 것은 신의칙 위반"이라고 맞섰다. '도급계약'으로 최저임금 미달… '강행규정'에 反해 무효 재판부는 "최저임금법이 특례조항을 통해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최저임금에 산입할 수 없게 한 취지는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임금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보다 안정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려는데 있다"며 "따라서 특례조항을 적용한 결과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금액을 임금으로 정한 근로계약 부분은 강행규정에 반해 무효"라고 밝혔다. 이어 "단체협약 등 노사합의의 내용이 근로기준법 등의 강행규정을 위반해 무효인 경우 그 무효를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위배되는 권리의 행사라는 이유로 이를 배척한다면 강행규정으로 정한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가 된다"며 "신의칙을 적용하기 위한 일반적인 요건을 갖춤은 물론 강행규정성에도 불구하고 신의칙을 우선해 적용하는 것을 수긍할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한 그러한 주장이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원소패소 원심파기 그러면서 "회사와 체결한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통해 이씨 등이 가져간 초과운송수입금은 최저임금법이 정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이므로, 회사는 이를 제외하고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임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씨 등이 특례조항에 따라 산정한 최저임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은 정의관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없는 정도에 해당한다거나 신의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이씨 등 기사들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이씨 등이 자신들의 의사에 따라 고정급을 전혀 지급받지 않는 이른바 도급제 방식의 근로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이후 그 근로계약이 최저임금법에 위반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위배돼 허용될 수 없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임금
최저임금법
도급제
근로자
운전
택시
이세현 기자
2018-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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