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지난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를 이유로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업무방해) 등으로 기소된 이용식(57)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에 대한 상고심(2009도3566)에서 "업무방해죄 성립여부를 다시 판단하라"며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10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일반교통방해와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 다른 죄는 파기사유가 없지만 법적 판단에 있어 경합범 관계로 전체로서 형을 계산한 탓에 모두 파기환송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쟁의행위로서의 파업이 언제나 업무방해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볼 것은 아니다"라며 "전후 사정과 경위 등에 비춰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업운영에 심대한 혼란 내지 막대한 손해를 초래하는 등으로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비로소 위력에 해당해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심은 근로자들이 집단적으로 근로 제공을 거부해 사용자의 정상적인 업무운영을 저해하고 손해를 발생하게 한 행위는 당연히 위력에 해당한다고 전제했다"며 "사용자의 사업계속에 관한 자유의사가 제압·혼란될 수 있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지를 전혀 심리·판단하지 않은 채 각 파업은 당연히 업무방해죄에서의 위력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씨는 2007년 6월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법시행령 저지 투쟁 미신고 옥외집회을 열고, 같은 해 11월 금지통고 집회를 열어 도심 교통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또 2008년 6월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저지하기 위해 부산 감만부두 컨테이너 운송을 방해하고, 그해 7월 이석행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불법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도 공소사실에 포함됐다. 1·2심은 공소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