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메일에 의한 해고통지도 '서면'에 의한 해고통지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전자문서인 이메일에 근로기준법상의 '서면(書面) 통지'의 효력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과 2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고 하면서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제1항에 따라 서면으로 통지해야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박기주 부장판사)는 최근 김모씨가 "이메일로 한 해고통지는 서면방식으로 한 것이 아니므로 무효"라며 (주)대우건설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소송(☞2008가합42794)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는 해외연수 동안 대우건설과 이메일로 교신해왔고, 대우건설은 해고사실을 기재한 이메일만 발송한 것이 아니라 해고사유가 담긴 '인사위원회 의결통보서'를 첨부해 발송했다"며 "해고의 남발 방지 및 법률요건의 명확화라는 해고 서면통지제도의 입법취지에 비춰볼 때 이메일은 해고의 의사가 담긴 의결통보서를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므로 '서면'에 의한 통지"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에서 근무하던 김씨는 1998년 해외연수 대상자로 선발돼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에서 2001년 석사학위를 취득하고 박사과정을 시작했다. 그러나 김씨는 4차례의 연수기간 연장에도 불구하고 결국 기한 내에 박사과정을 끝내지 못했다. 회사는 김씨가 복귀하기로 약속한 기간내에 복귀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인사위원회에서 해고를 결정해 2007년10월 해고사실을 이메일로 통보했으며, 김씨는 지난해 5월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