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의 귀책사유로 회사가 휴업 후 청산됐다면 근로자의 휴업수당은 최우선변제되는 임금으로 봐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민사12부(재판장 전현정 부장판사)는 고모씨 등 근로자 308명이 인수회사를 상대로 최종 3개월분의 휴업수당을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09가합1761)에서 "1억3,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21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자들의 회사는 생산설비를 대여해 준 회사의 해외이전으로 절차에 따라 정리해고를 해야 했는데, 정리해고시 근로자는 이 기간동안 임금을 지급받았을 것이며 임금 중 최종 3개월분은 최우선 변제권이 인정될 수 있었을 것이다"라며 "회사가 정리해고절차를 거치지 않고 근로자들에게 휴업수당을 지급하는 방법을 택함으로써 최우선 변제를 피할 수 있다면 이는 휴업수당제도를 이용해 최우선 변제권이 인정되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을 면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사용자의 귀책사유로 인해 휴업함으로써 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못할 때 근로자는 구 근로기준법 제45조1항에 따라 휴업수당을 청구할 수도 있고, 민법 제538조1항에 따라 임금을 청구할 수도 있다"며 "구 근로기준법에 따라 휴업수당의 지급을 청구했다는 우연한 사정으로 임금과 달리 최우선 변제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휴업수당제도가 오히려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적용되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면서 휴업수당의 최우선 변제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고씨 등은 사업주가 회사 청산을 앞두고 설비를 몰래 반납해 사실상 제품생산이 불가능하게 됨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지 못했다. 이후 회사는 피고회사에 인수됐고 이에 근로자들은 설비반출일인 2004년 1월8일부터 퇴직까지 휴업수당을 받기로 했으나, 강제경매절차에서 최종 3년간의 퇴직금만 1순위로 배당받고 휴업수당은 받지 못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