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월급에 포함시켜 매월 지급한 퇴직금이 무효라해도 이를 돌려 받을 수 없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김건수 부장판사)는 22일 편모(48)씨가 자신을 고용했던 임모씨를 상대로 낸 퇴직금 (본소·2006나7956), 부당이득반환(반소·2006나7963)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피고는 퇴직금 24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승소판결했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월급에 포함해 지급한 퇴직금이 퇴직금으로 인정되지 못한다면 그동안 지급했던 금액을 돌려달라는 피고의 반소에 대해 '지급한 금액은 통상임금의 일부로 반환할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퇴직금은 퇴직이라는 근로관계의 종료를 요건으로 한다"면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퇴직금 지급의무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매월 금여의 항목 중 일정 금액을 퇴직금으로 명시해 지급했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원고가 퇴직금 명목의 돈이 포함된 임금을 매월 수령해 법률상 원인없이 이득을 얻었으므로 수령한 금액을 반환하라'는 피고의 반소에 대해 "피고가 원고에게 매월 정기적으로 지급한 돈은 퇴직금과 관련된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 후불적 임금이라는 퇴직금의 성격, 근로기준법상 임금인지 여부의 판단은 명칭을 불문하는 점등에 비추어 퇴직금의 성격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아 통상임금의 일부에 해당하며 부당이득으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편씨는 2004년 7월 볼트제조업을 운영하는 임씨의 공장에서 퇴사하면서 퇴직금을 달라고 요청했으나 임씨가 퇴직금을 포함한 연봉을 12개월로 나누어 매월 지급받기로 한 근로계약을 근거로 지급을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