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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부당해고자 복직 위한 일시 대기발령은 위법 아냐"
기업이 부당해고한 근로자를 원직으로 복직시키는 것이 원칙이지만, 이를 위해 일시적으로 대기발령 하는 것 자체는 위법하지 않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에서 대법원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4일 최병승 씨가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소송(2021다169)에서 "4억600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최 씨는 2002년 현대차 울산공장의 사내 협력업체 A 사에 입사해 울산공장에서 자동차조립업무를 해왔다. 이후 최 씨는 정규직화 투쟁을 벌이다 2005년 2월 A 사로부터 해고를 당했고 현대차는 사업장 출입 금지를 통보했다. 최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면서 현대차를 상대로 소송을 냈고 2010년 법원은 고용 간주 효과를 인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3년 1월 최 씨를 복직시키면서 배치대기발령을 했지만 최 씨는 불응했다. 이어 927일간 결근했다가 해고됐다. 최 씨는 현대차를 상대로 해고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과 징계가산금(평균임금의 2배)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다만 2심은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뒤 임금은 지급하되 가산금을 지급할 의무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은 현대차에 총 4억60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가산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면서도, 대기발령 기간의 정당성을 인정한뒤 결근한 기간에 대한 임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은 최 씨를 현실적으로 고용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직무교육 등으로 현대차 사업장 질서에 맞게 받아들이며 그 과정에서 최 씨에게 합당한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임시적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어 "배치 대기 인사 발령의 필요성과 상당성이 인정되고 이로 인해 최 씨가 받게 되는 생활상 불이익이 있다거나 그 불이익이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최 씨 측과 성실한 협의 절차도 거쳤다고 인정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최 씨는 해고 시점부터 7년 이상 지난 뒤 복직하는 것이라 현대차로서는 그사이에 이뤄진 작업방식 변화, 최 씨의 업무수행 능력, 각 공정의 배치 수요를 살펴 합당한 보직을 부여할 필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가산금과 관련해서도 "현대차가 2005년 2월 사업장 출입을 금지함으로써 최 씨를 해고한 행위는 징계권 행사나 징벌적 조치로 보기 어렵다"며 "최 씨는 가산금 조항에 따른 가산금 청구를 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사용자가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는 경우 원직복귀가 원칙임을 명시하면서도 이미 이뤄진 인사질서, 사용주의 경영상 필요, 작업환경 변화 등을 고려해 합당한 일을 시켰다면 정당한 복직으로 볼 수 있다는 법리를 재확인한 판결"이라며 "이를 기초로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일시적인 대기발령을 하는 경우의 그 정당성 판단기준을 처음으로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부당해고된 근로자를 복직시키면서 대기발령을 하는 것이 일반적으로 적법하다는 취지가 아니다"라며 "대기발령의 남용을 방지하기 위한 요건을 제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대법원 특별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은 이날 최 씨의 판결과 같은 취지에서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 하청업체에서 일하던 오지환 씨의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 소송은 상고 기각으로 원고 패소를 확정했다(2019두34807).
부당해고자
복직
대기발령
현대자동차
박수연 기자
2024-01-04
노동·근로
[판결] '민중총궐기'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징역 3년 확정
2015년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불법 폭력집회를 주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상균(55·구속기소)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에게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 위원장에게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한 원심(2016노2071)을 31일 확정했다(2016도21077). 재판부는 "집회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적인 권리이지만 국가의 안전보장, 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해 필요한 경우 본질적인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제한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이어 "집시법은 국회의사당 인근 옥외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이를 위반한 경우 해산명령의 대상으로 하면서 별도의 해산 요건을 정하지 않고 있다"며 "경찰은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개최된 옥외집회·시위에 대해 곧바로 해산을 명할 수 있어 이에 불응한 경우 형사처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한 위원장의 경찰관 A씨에 대한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피해자가 업무상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사실만 인정될뿐 별다른 치료 없이 그대로 복귀해 정상 생활을 영위했다는 점을 볼 때 상해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확정했다. 특수공용물건손상 혐의에 대해서도 "건설노조 조합원 등이 경찰버스에 밧줄을 묶어 잡아당긴 시간과 한 위원장이 현장에 도착한 시점에 차이가 있다"며 "건설노조 조합원이 밧줄을 당겨 차벽트럭이 손상된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한 위원장은 2015년 11월 14일 열린 민중총궐기 집회에서 옥외집회·시위가 금지된 국회의사당 인근 등에서 불법·폭력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지난해 1월 재판에 넘겨졌다. 민주노총 회원 등 수만 명이 모였던 당시 집회에서 140여명이 다치고 51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그는 2015년 4월 16일 '세월호 범국민 추모행동'을 비롯해 2012년부터 2015년 9월까지 크고 작은 집회 12건에서 불법시위를 주도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업무방해, 일반교통방해 등)도 받았다. 1심은 "한 위원장이 불법행위를 지도하고 선동해 큰 책임이 인정된다"며 징역 5년과 벌금 50만원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경찰의 일부 조치가 시위대를 자극했던 측면도 있어 보인다"며 사회 각계 인사들의 탄원 등을 고려해 징역 3년과 벌금 50만원으로 감형했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출신으로 민주노총 첫 직선제 위원장인 한 위원장의 실형이 확정되자 노동계는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총은 이날 논평을 내고 "촛불 민주주의 혁명으로 새 정부가 출범했음에도 사법부의 판결기준은 청산해야 할 과거에 머물러 있음을 보여준 선고"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근혜정권이 민중총궐기 등 각종 집회에서 사용한 차벽과 물대포 자체가 위헌이자 불법적 공권력 행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샤란 버로우 국제노동조합총연맹(ITUC) 사무총장은 전날인 30일 청와대에서 문재인(64·사법연수원 12기) 대통령을 만나 한 위원장의 석방을 공식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버로우 총장은 같은날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민주노총·한국노총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한 위원장 석방과 최저임금 인상,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87호와 98호 비준 등도 요구했다. ILO 협약 87호(결사의 자유와 단결권에 관한 협약)와 98호(단결권과 단체교섭권에 관한 협약)는 교사·공무원·해직자 등 군인·경찰을 제외한 모든 노동자의 노동3권을 보장하라는 내용이다.
시위
집회
민주노동조합
강한 기자
2017-05-31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집회·시위 해산명령, 요건·절차 엄격히 해석해야"
경찰의 집회·시위 해산명령이 적법한 절차를 지켰다는 점이 증명되지 않으면 이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집회 참가자 등을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요구 집회에 참가했다가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등)로 기소된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유모(47)씨에게 벌금 25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4도13641).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시법 제20조 3항의 위임에 따른 집시법 시행령 제17조는 자진 해산의 요청과 해산명령의 고지 등에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집회·시위의 자유를 중대하게 제한하는 공권력 행사로서 그 요건과 절차를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해산명령 불응의 죄책을 묻기 위해서는 관할 경찰관서장 등이 직접 참가자들에 대해 자진 해산할 것을 요청하고 이에 따르지 않는 경우 세 번 이상 자진 해산할 것을 명령하는 등 관련 시행령이 정한 적법한 해산명령의 절차와 방식을 준수했음이 증명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유씨가 참가한 시위에서 관할 경찰관서장 등이 해산사유를 구체적으로 고지하는 등 집시법 시행령 제17조에 따른 절차를 거쳐 해산명령을 했는지 알 수 없어 유씨를 집시법 위반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다만 "(집시법 위반의 점은 무죄이지만) 유씨의 재물손괴 및 일반교통방해 등의 혐의는 원심처럼 유죄로 판단된다"고 판시했다. 유씨는 2011년 8월 20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 집회에 참석해 오후 5시30분부터 약 1시간30분 동안 서울 중구 외환은행 앞 도로에서 45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과 함께 전 차선을 점거하고 시위를 벌였다. 경찰은 미신고 집회라며 해산을 명령했지만, 이들은 해산하지 않았다. 1심과 2심은 유씨가 정당한 해산명령에 따르지 않았다고 보고 유씨의 집시법 위반 혐의도 유죄로 판단했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집시법
해산명령
자진해산
홍세미 기자
2015-12-21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1심 이어 항소심도 "쌍용차 노조, 회사에 33억 배상해야"
1심에 이어 항소심도 2009년 사측의 정리해고에 반발해 벌였던 쌍용차 노동조합의 장기파업이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면 쌍용차 노조는 회사 측에 33억여원을 물어어줘야 한다. 서울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는 16일 쌍용자동차가 전국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와 소속 조합원 등 139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의 항소심(2014나2435)에서 "회사 측에 33억1140만원을 배상하라"며 원심과 같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시 파업은 목적의 정당성을 인정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도의 폭력과 파괴행위를 동반했다"며 "직장폐쇄에 근거한 퇴거요구에도 불응하면서 공장 내 시설을 점거하는 등 정당성의 한계를 벗어났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원들은 파업기간 동안 공장에 불법으로 침입해 점거하는 등 사측의 공장관리 및 자동차 생산에 관한 업무를 방해했다"며 "이때문에 쌍용차가 자동차를 생산하지 못해 손해를 입었으므로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노조는 2009년 5~8월 사측의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77일 동안 파업을 벌였고 사측은 "파업기간 동안 재산상 손실을 입었다"며 노조와 노조원을 대상으로 100억원대의 손해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1심 재판부도 "목적과 수단에 있어 파업의 정당성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다만 경영악화에 대한 경영진의 책임이 있고, 파업기간 동안 예상 영업 이익과 고정비 등을 고려해 전체 피해액인 55억2000여만원의 60%인 33억1140만원으로 노조의 책임범위를 제한했다.
정리해고
쌍용차
노조
정당성
퇴거요구
폭력
파괴
불법침입
점거
장혜진 기자
2015-09-17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노조 유인물 나눠주다 기숙사 내로… "주거침입 안돼"
노동조합 관련 유인물을 나눠주려고 직원용 숙소에 들어갔다가 주거침입 혐의 등으로 기소된 삼성노조 간부들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삼성노조 위원장 박모(43)씨 등 3명의 상고심(2013도10003)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지난달 27일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 등은 당초 셔틀버스 정류장에서 노조 홍보활동을 하다 정류장이 기숙사 앞으로 옮겨져 이동해 유인물을 나눠주다가 기숙사 현관까지 가게 된 것"이라며 "유인물 배포 과정에서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 등 회사 시설관리권의 본질적인 부분을 침해하지도 않았고, 유인물 내용이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거나 실추시키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박씨 등은 2011년 9월 회사 측의 허가 없이 노조 관련 선전물을 나눠주기 위해 경기도 용인시 삼성에버랜드의 직원용 숙소에 들어간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박씨 등이 들어선 직원 전용 숙소 정문 앞은 통상의 보행으로 그 경계를 쉽사리 넘을 수 없을 정도로 외부인의 출입이 제한된다는 사정이 객관적으로 명확하게 드러났다고 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이들에게 주거침입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무죄 판결하자, 항소심에서 박씨 등이 "나가달라"는 회사 측의 요구를 받고도 불응한 혐의(퇴거불응)도 추가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도 "회사 측으로부터 퇴거를 요구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노조
유인물
주거침입
직원용숙소
퇴거불응
정당행위
위법성조각
홍세미 기자
2015-09-16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통상임금소송 독려' 노조원 징계는 부당
통상임금 소송 참여를 독려하는 유인물을 나눠준 노동조합원에게 내린 사측의 징계 조치는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이승한 부장판사)는 한국타이어가 "조합원 11명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징계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14구합61842)에서 지난 12일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노조원들이 배포한 유인물 내용은 사측의 회유나 강요로 통상임금 소송을 취하하는 사례가 있음을 알리고 소송에 참여할 근로자를 모집하는 것"이라며 "근로자들의 근로조건 유지와 개선을 목적으로 한 것으로 노조활동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사측의 회유와 압력으로 소송을 취하한 사람이 있다는 유인물 내용이 전체적으로 봐 진실하기 때문에 유인물을 나눠준 행위가 노조업무를 위한 정당행위인 이상 이를 중단하라는 상사의 지시에 불응한 것도 징계 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한국타이어 노조원 김모씨 등 11명은 2013년 7월 근무지 정문과 도로변에서 출퇴근하는 직원들을 상대로 통상임금 소송인단 모집을 알리는 유인물을 배포했다. 유인물에는 사측이 소송 취하를 위해 조합원들을 회유하고 있다는 내용과 관리자가 면담을 통해 소송취하를 회유·강요하는 내용을 녹음하라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사측은 통상임금과 관련해 확정되지 않은 사실로 사원들을 선동하고 있다며 유인물 배포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지만, 김씨 등이 따르지 않자 2013년 8~11월 견책 또는 경고 처분을 했다. 이에 반발한 김씨 등이 중노위에 낸 구제신청이 받아들여지자 사측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한국타이어
통상임금소송유인물
노조활동
노조업무를위한정당행위
부당징계
장혜진 기자
2015-02-23
노동·근로
형사일반
[단독] 교통방해 이유 '집회·시위 제한' 서면 통고는
경찰이 교통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집회나 시위를 제한하는 경우, 제한 내용을 통고하는 서면을 주최자에게 '직접' 전달하지 않아도 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로 경찰이 집회나 시위에 대해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넓어졌다. 그동안 경찰이 원활한 교통을 위해 집회나 시위를 제한했는데도 참가자들이 이를 지키지 않아 해산명령이 내려지는 경우, 주최 측은 그 내용을 제대로 통보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맞서 해산명령의 다툼이 잦았다. 집시법은 집회나 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을 제8조와 12조에 두고 있다. 8조는 집회나 시위를 아예 금지할 수 있는 조항으로, 경찰은 집회신고를 접수한 후 48시간 내에 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한다는 내용을 주최자에게 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12조는 교통 소통을 위해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여 집회나 시위를 제한할 수 있는 규정으로, 역시 제한내용을 서면으로 주최자에게 알리도록 정하고 있다. 문제는 시행령이다. 8조에 의해 집회를 금지하는 통고는 같은 법 시행령에 그 방법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있다. 주최자가 단체인 경우 대리인이나 단체의 사무소에서 근무하는 직원에게, 개인이라면 세대주나 가족 중 성년자에게 전달하도록 하고 있다. 금지 통보를 '사람'에게 직접 전달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12조에 의한 통고방법은 교통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을 밝힌 서면을 주최자에게 전달하도록 정하고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하급심 판결은 집회나 시위 제한통보를 직접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것인지, 반대로 그렇지 않더라도 일정한 장소에 통지서를 보내 주최자가 내용을 파악할 수 있는 상태에 놓이면 되는 것인지를 두고 판단이 엇갈렸다. 대법원, 금속노조 조합원 무죄선고 원심 파기 경찰,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는 여지 넓어져 민변, "통고요건 완화는 명문규정 위배" 비판 대법원 형사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제한된 범위를 벗어나 시위를 하고, 경찰의 해산명령에 불응한 혐의(집시법 위반)로 기소된 전국금속노동자조합원 김모(33)씨에 대한 상고심(☞ 2013도4485)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1,2심에서는 김씨에 대해 무죄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집시법 제8조의 금지 등 통고는 직접 집회나 시위 자체를 금지·제한하는 효과가 있으나, 집시법 제12조에 따른 교통조건 통보는 교통소통을 위해 집회나 시위에 대해 교통질서 유지를 위한 조건을 붙인 것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집회 및 시위의 자유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집시법 12조에 따른 교통조건 통보는 같은 법 8조에 따른 금지 등 통고의 송달에 관한 규정을 그대로 따라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구체적인 통보 방법이나 경위, 수령인과 주최자와의 관계 등에 비춰 교통조건 통보서가 주최자나 연락 책임자에게 도달해 주최자가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르렀다면, 이는 적법한 교통조건 통보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집시법 12조에 따른 교통조건 서식의 수령증란에 수령인의 서명, 날인을 받도록 한 것은 교통조건 통보서가 주최자에게 도달했다는 사실에 관한 증명의 편의를 위한 것에 불과하므로, 그 기재 여부에 따라 통보의 적법성 여부가 좌우된다고 보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번 판결에 대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소속 박주민(41·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집시법 12조가 교통질서 유지를 위해 시위를 제한하는 경우 통고를 서면으로 '주최자'에게 알리도록 정하고 있는데도 같은 법 8조에서 집회를 금지하는 경우와 비교해 통고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명문 규정에 위배되는 판결"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집회를 금지하는 경우 통고방법이 문제가 돼 관련 행정소송이 증가하고 있고, 이 때문에 경찰이 집회금지 통고를 하기보다 제한통고를 늘이는 추세인데, 통고방식을 완화해버리면 경찰이 해산명령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지나치게 넓어진다"고 지적했다. 1·2심 변호를 맡았던 이미연(33·41기) 변호사도 "이번 판결로 시위제한 조건이 송달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경찰이 제한내용을 알렸다고 주장한다면 '금지되는 집회'의 범위가 확장되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경우가 주최자가 내용을 알 수 있는 상태에 이른 것인지는 하급심에서 보충돼야 할 내용이므로, 이번 판결만으로 집회의 자유가 지나치게 제한된다고 속단해서는 안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사건 피고인인 김씨는 이미 사망했기 때문에 파기환송심에서는 추가 판단 없이 공소기각판결이 날 것으로 예상된다.
집회
시위
교통방해
집시법
시행령
통고요건
집회및시위의자유
교통조건
민변
해산명령
좌영길 기자
2014-01-20
노동·근로
형사일반
"해고근로자 지지 표명, 사업장 평온보다 우선 안돼"
2011년 한진중공업 정리해고에 반대하는 '희망버스'에 참가했다가 새벽녘을 틈타 시위대와 함께 부산 영도조선소에 무단 침입했던 40대 여성이 유죄 판결을 받았다. 수원지법 형사6부는(재판장 이헌숙 부장판사)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기소된 박모(49·여)씨에 대한 항소심(2012노4517)에서 최근 박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벌금 80만원을 선고한 1심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정리해고당한 근로자들과 노동조합원들을 지지하는 의사를 의사를 표명해야 할 이익이 한진중공업이 시위 참가자들의 무단침입으로부터 영도조선소의 사실상 평온을 보호해야 할 이익보다 우월하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단침입 외에도 타워크레인 농성중이던 김진숙씨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현하고 정리해고 철회를 주장할 방법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형법상 정당행위의 성립요건인 긴급성 내지 보충성의 요건을 갖췄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이 너무 무겁다'는 박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이미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데다 재판 과정 내내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아 개전의 정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경찰 수사 과정에서도 진술을 거부하거나 출석 요구에 불응하는 등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았다"고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업장평온
공동주거침입
한진중공업
정리해고근로자지지
희망버스
부산영도조선소
형법상정당행위
온라인뉴스팀 기자
2013-01-08
노동·근로
전문직직무
학습지 교사 '노조활동 이유' 해고는 부당노동행위
학습지 교사도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이므로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2005년 학습지 교사를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하지 않은 기존의 대법원 판결과 배치돼 상급심의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박태준 부장판사)는 1일 재능교육 학습지 교사 유모씨 등 9명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이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며 중앙노동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 및 부당노동행위 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11구합20239)에서 "부당노동행위가 아니라고 본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은 위법하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다만, 재판부는 유씨 등이 낸 부당해고 구제신청은 "학습지 교사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할 수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노조법은 집단적 노사관계를 규율할 목적으로 제정된 것으로 대등한 교섭력의 확보를 통한 노동자 보호라는 입법 취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업무수행 과정에서 재능교육에 조직적·경제적 종속성이 인정되는 학습지 교사들에게 노조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현대사회의 복잡성에 따라 업무의 개별화·특수화가 추진되면서 사업주의 사업이나 사업장과 관련해 일정한 용역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수령하는 1인 사업주 내지 특수형태근로자가 나타나게 됐다"며 "경제적 약자인 노무공급자들에게도 일정한 경우 집단적으로 단결해 노무를 제공받는 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노무제공의 조건을 협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헌법의 취지에도 부합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법상 근로자로 인정되는 유씨 등에게 노조에서 탈퇴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능교육이 위탁사업계약의 해지를 통보한 것은 정당한 노조활동에 불이익을 주기 위한 것으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해 위법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학습지 교사들의 주된 노무인 교육상담과 학습지도의 상대방은 학습지 회원이고, 재능교육에 제공하는 일부 노무는 부수적으로 수행되는 것이지 임금을 목적으로 재능교육에 근로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는 아니라고 밝혔다. 재능교육에서 학습지교육 상담교사로 일하던 유씨 등은 2007년 재능교육과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재능교육 지부가 체결한 단체협약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단체교섭을 요구하면서 시정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단체교섭 요구에 불응하던 회사 측은 2008년 10월 일방적으로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2010년 8~12월 유씨 등에게 위탁사업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유씨 등은 "노조 활동을 이유로 위탁사업계약을 해지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하지만 지노위가 노조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신청을 각하한 데 이어 중노위도 재심신청을 기각하자 지난해 6월 소송을 냈다.
학습지교사
근로자지위
재능교육
노조가입사유해고
전국학습지산업노동조합
신소영 기자
2012-11-02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정직기간 동안 임금 못 받은 근로자 징계 끝났어도 '징계무효확인소송' 낼 수 있다
정직을 당한 근로자가 그 기간 동안 임금을 못 받는 등 불이익을 입었다면 정직기간이 끝났더라도 징계무효확인 소송을 낼 수 있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버스기사 김모씨가 (주)S버스회사를 상대로 낸 징계처분무효확인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36407)에서 소를 각하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는 징계처분으로 인해 정직기간 동안 임금을 전혀 지급받지 못하는 법률상 불이익을 입게 된 이상 정직기간 동안의 임금미지급처분의 실질을 갖는데 이는 원고의 임금청구권의 존부에 관한 현재의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원고로서는 비록 징계처분에서 정한 징계기간이 도과했다고 할지라도 징계처분의 무효여부에 관한 확인판결을 받음으로써 가장 유효·적절하게 자신의 현재 권리 또는 법률상 지위에 대한 위험이나 불안을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징계기간을 경과했으므로 징계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이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본 원심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김씨는 2009년3월 '회사의 노무관리가 불공정하다'는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내용증명을 회사측에 전달했다. 이후 회사는 김씨에게 지적사항과 관련된 증거자료를 요청했으나 김씨가 이에 불응하고 회장을 직접 만나겠다는 의사를 밝히자 같은해 8월 징계위원회를 열어 9월부터 11월까지 무급정직처분을 내렸다. 김씨는 "단지 서면답변을 거부했다는 이유로 한 징계처분은 무효"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정직기간
임금미지급
불이익
징계무효확인
노무관리
내용증명
정수정 기자
201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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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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