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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 "택시기사 '사납금 미달액' 임금서 공제하는 노사 합의는 무효"
노사 간 합의로 택시기사의 사납금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했더라도 이는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개정 여객자동차법상 강행규정에 비춰 무효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2월 7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318). 택시업체 대표 A 씨는 2020년 11~12월 퇴직한 택시기사 3명의 퇴직금 중 각각 99만 원, 460만 원, 106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30만 원을 선고했다. 당초 A 씨 측은 "이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기준액을 회사에 납입하지 않아 미수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퇴직금 채권과 상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이며, 설령 회사가 근로자들에 대해 미납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과 상계에 대한 합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채권으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같이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며 "A 씨가 운송수입금액 미달액을 퇴직금에서도 공제할 수 있다고 믿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A 씨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여객자동차법이 2019년 8월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신설돼 2020년 1월부터 시행됐는데, 이는 강행법규로서 이에 반하는 노사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무효라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해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여객자동차법 조항)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인 A 씨는 사법상 효력이 없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 금액 미달 부분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A 씨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A 씨가 월 3일 이상 무단결근한 또 다른 택시기사에게 근로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당연퇴직 처리됐다고 판단,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회사의 취업규칙이 월 3일 이상 무단결근을 당연퇴직 사유로 정한 것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성질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A 씨가 택시기사를 당연퇴직 처리하고 퇴직금 미지급 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징계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하지만, 기록상 해당 택시기사에게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A 씨나 회사가 그러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퇴직금
택시기사
운송수입금
이용경 기자
2023-12-29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급여에 퇴직금 포함했어도 별도 퇴직금 지급해야
사용자가 월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한 것이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면, 사용자는 별도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고 근로자는 받은 퇴직금을 반환하지 않아도 된다고 법원이 판결했다. 서울북부지법 민사10단독 박창제 판사는 8일 이모(38)씨 등 3명이 P공업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2009가단45495)에서 "사용자가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돈을 지급했더라도 별도로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피고가 퇴직금을 월 급여에 포함하는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기는 했으나 구체적인 근로조건이 명시돼 있지 않고,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정해져 있지도 않았다"며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했다는 금원은 실질적으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으로 봄이 상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는 "P공업사는 퇴직금을 중간 정산했다고 주장하지만 매월 급여에 포함해 지급한 퇴직금 액수를 사용자가 확인하는 차원에서 중간정산서를 작성했을 뿐 원고와 피고 사이에 유효한 정산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 5월20일 "사용자는 퇴직금을 지급해야 하지만 근로자는 매월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받은 부당이득을 반환해야 하므로 두 채권을 상계할 수 있다"고 판결(2007다90760)한 것을 전제로, 대법원이 5월27일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보아 근로계약이 근로자에게 불리한 등의 경우에는 전원합의체 판결의 법리가 적용되지 않는다"고 범위를 제한해 판결(2008다9150)한 것에 따른 것이다.
월급여
퇴직금
근로계약서
중간정산서
부당이득
2010-10-11
노동·근로
민사일반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와 다른 외부적 요인 경합으로 발병 때 기왕증 참작한 법리적용은 안된다
산업재해와 관련한 요양급여지급에는 과실책임이나 과실상계이론이 적용되지 않으므로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기왕증을 참작하는 법리를 유추적용해서는 안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 법리에 따르면 업무와 다른 외부적 요인이 경합해 근로자가 병을 얻은 경우 법원은 산재인정여부에 대해서만 판단해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업무가 발병에 영향을 미친 부분만 따로 떼어내 업무상 재해를 인정하고 요양급여 중 일부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홍훈 대법관)는 19일 위모(43)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추가상병 불승인처분취소 소송 상고심(☞2010두5141)에서 원고 일부승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재보험법에 의한 산업재해보상보험제도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를 배상하는 제도와 그 취지나 목적을 달리하는 관계로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산재보험법에 의한 급여지급책임에는 과실책임원칙이나 과실상계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산재보험법의 취지와 이념 등을 종합하면 민사상 손해배상사건에 있어 기왕증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경우에 공평의 견지에서 법원이 손해배상액을 정하면서 과실상계의 법리를 유추적용해 손해의 확대 등에 기여한 기왕증을 참작하는 법리가 산재보험법상 요양급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원심은 민사상 손해배상사건에서의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산업재해보상보험 제도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이 사건 추가상병은 원고의 기존질환 등에서 기인한 것이지만 그 일부는 최초상병 및 치료과정이 원인이 돼 발생했다고 해 최초상병 및 치료과정이 기여한 비율은 1/4라고 판단했다"며 "요양승인신청에 대한 불승인처분 중 1/4 부분을 취소한 것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위씨는 2007년 산소촉매제품 등을 만드는 업체에서 근무하던 중 뇌신경 마비 등의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러다 2008년 우울증을 이유로 다시 공단측에 추가요양을 신청했으나 공단측이 위씨의 추가요양신청에 대해 "위씨의 우울증은 처음의 상병과 상당인과 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승인하지 않았다. 이에 위씨는 "최초상병으로 인한 심리적 절망감이 지속돼 스트레스 등을 받아 우울증이 발병했다"며 공단을 상대로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1심은 "추가상병과 최초상병의 인과관계를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추가상병의 상당부분이 원고의 기존질환, 개인적 취약성 등에서 기인했지만 최초상병과 치료과정이 기여한 비율도 1/4정도는 된다"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산업재해
요양급여
과실책임
과실상계
추가상병
인과관계
우울증
정수정 기자
2010-08-27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퇴직금 지급 면탈 위해 형식적으로 분할약정했다면 근로자, 퇴직금 명목 돈 반환의무 없어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해 형식적으로 퇴직금 분할약정을 했다면 근로자는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돈을 반환할 의무가 없다는 취지의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대법원이 지난 5월 '근로자가 퇴직금 분할약정에 의해 받은 돈은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판결에서 더 나아가 '분할약정금이 실질적 임금에 속할 경우는 부당이득이 아닐 수도 있다'는 판단을 한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안대희 대법관)는 환경미화원으로 근무하던 구모(54)씨 등이 S개발주식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 상고심(2008다9150)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최근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자의 월급에 분할지급된 퇴직금은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하지만 퇴직금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취지를 감안할 때, 이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해 비로소 적용된다"며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해 퇴직금 분할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경우에는 이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액수가 특정되고, 퇴직금액수를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춰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않아야 하는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해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해 이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따라서 "원심이 매월 지급하는 급여에 퇴직금을 포함해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이 퇴직금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원고 등은 법률상 원인없이 그 퇴직금 상당액의 부당이득을 얻은 것이라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앞서 본 법리에 따라 심리함이 없이 통상임금의 일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해 이 주장을 배척한 데에는 위법이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즉, 하급심에서 이 사건 퇴직금이 실질적으로 지급된 것인지, 형식적으로 지급된 것인지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고 본 것이다. 구씨 등은 2005년 S사를 퇴사하면서 퇴직금을 요구했으나 사측이 "원고들에게 퇴직금 분할약정으로 이미 퇴직금 명목의 돈을 지급했고, 만약 이 약정이 효력이 없다면 원고 등이 받은 돈은 부당이득이므로 이를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퇴직금지급을 거절하자 2006년10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S사는 원고들에게 총 1,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한편 지난 5월 대법원은 전원합의체판결(☞2007다90760)을 통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했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구 근로기준법 제18조 소정의 임금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상당의 이익을 얻는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퇴직금
지급면탈
분할약정
반환의무
환경미화원
부당이득
정수정 기자
2010-07-09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퇴직금, 임금과 함께 매월 분할지급약정은 무효
퇴직금을 임금과 함께 매월 분할지급하는 약정은 무효이므로 퇴직금 명목의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는 퇴직금 분할약정은 근로기준법상 강행규정에 위배돼 무효라는 점을 대법원이 다시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특히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근로자가 분할약정에 의해 받은 돈은 사용자에게 반환해야 할 부당이득에 해당할뿐만 아니라 사용자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한해 상계가 허용된다는 점을 명확히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민일영 대법관)는 이모(43)씨 등 26명이 R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07다90760)에서 일부 원고들에게 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지난 20일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근로기준법 제34조3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않고 축적했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해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으로,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그 약정은 법 제34조3항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강행법규인 법 제34조에 위배돼 무효"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민사집행법 제246조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다"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해서만 허용된다"고 덧붙였다. 이씨 등은 지난 97년 R사가 연봉제를 도입하면서 매달 월급과 함께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금액을 받아왔다. 이후 이씨 등은 회사를 그만두면서 "적극적으로 퇴직금 중간정산을 요구하지 않았다"며 사측에 퇴직금지급을 요구했다. 하지만 사측은 "퇴직금은 매월 지급하는 고정연봉 속에 포함돼 있다"며 이씨 등의 요구를 거절했다. 이씨 등은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고 1심은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2심은 사측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보면서도 이씨 등이 이미 받은 돈은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이와 퇴직금을 상계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퇴직금
분할지급
부당이득
고정연봉
퇴직금청구권
정수정 기자
2010-05-25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상 재해 '全部' 아니면 '全無' 판단은 잘못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이뤄지고 있는 법원의 업무상재해 인정방식을 정면으로 비판한 판결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현행 실무는 업무와 질병발생 사이의 인과관계를 '기여도 50%'를 기준으로 해, 50% 이상이면 업무상 재해로 100% 인정하고, 50% 미만이면 아예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업무가 질병발생에 영향을 미친 정도가 49%이면 업무상 재해로 인정을 받지 못해 장해보상금 등 각종 혜택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와 달리 민사상의 손해배상 사건에서는 업무가 질병발생에 영향을 미친 기여도를 비율로 판단해 그에 따른 손해배상이 이뤄지고 있다. 법원관계자는 "대부분의 업무상 재해가 업무 뿐만이 아닌 다른 외부적인 여러가지 요인이 복합돼서 나타나는 경우가 사건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며 "업무상 재해를 판단하는 객관적인 기준이 정립돼 있지 못한 상황에서 재판실무가 모 아니면 도 식으로 이뤄지다 보니 경우에 따라 과도하게 많이 보상받는 경우와, 전혀 피해보상을 받지 못하는 극단적인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고법 행정3부(☞2009누18891·재판장 유승정 부장판사)는 이번에 이런 문제점을 판결문에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업무상 재해로 전부 인정하지 않은 1심의 판단 중 3/4부분은 적법하나 나머지 1/4부분은 위법한 만큼 취소돼야 한다"며 이례적으로 부분취소판결을 내렸다. 업무수행과 질병발생사이에 인과관계가 있다고 본 1/4(25%)부분까지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 재해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행정소송은 1개의 행정처분에 따른 위·적법 여부를 판단해, 전부 취소 아니면 전부 인용의 판결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 일관된 판결관행이다. 따라서 이번 판결은 극히 이례적인 것으로 향후 대법원의 최종판단이 주목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손해배상 사건에서의 '기왕증 기여도' 개념은 업무와 질병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을 것을 요구하는 산업재해보상제도에도 도입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된다"며 "우선 이런 기여도 개념의 도입에 대해 산업재해보상제도의 생활보장적 성격에 비춰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이 있을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상의 재해보상제도나 산업재해보상제도가 생활보장적 성격을 갖는 것은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과실책임의 원칙과 과실상계의 이론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데 있는 것이지, 인과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보상하고자 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만일 인과관계가 없는 부분까지 보상한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를 인정함에 있어서 업무기인성이 필요하지 않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다"며 "그 동안 실무의 경향이 업무가 질병발생에 기여한 정도가 50% 이상인 경우에는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하고, 50% 미만인 경우에는 이를 부정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이런 실무경향에 따르면 극단적으로 업무가 기여한 정도가 51%인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아 각종 급여 등 많은 혜택을 받게 됨에 반해 그 기여한 정도가 49%인 경우에는 업무상 재해로 인정받지 못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는 불합리하고 불공평한 결과에 이르게 된다"며 "이런 문제는 행정소송에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도입해 적절히 운용하면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게다가 기왕증 기여도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다수의 산업재해 사건을 조정권고 등을 통해 간이·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는 이점도 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또 "외형상 하나의 행정처분이라고 하더라도 가분성이 있거나 그 처분대상의 일부가 특정될 수 있다면 그 일부만의 취소가 가능하다"며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각종 급여는 결국 금전으로 지급하는 것이어서 가분적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근로자의 질병이 일부는 업무에 기인해, 나머지는 기왕증에 기인해 발생한 것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그 급여신청을 불승인한 처분에 대하여는 그 업무에 기인한 부분에 한해 취소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2007년 산소촉매제품 원액을 만드는 A회사에 입사해 오전 8시부터 새벽 2시까지 하루 18시간을 일하던 원고 위모씨는 업무수행 중 갑자기 눈에 통증을 느끼자 안과에 가서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승인을 받았다. 그러나 2008년 원고는 중증의 우울증에 시달려 추가상병을 신청했으나 우울증은 최초 질병과의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신청이 기각됐다. 이에 위씨는 소송을 냈으나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러나 2심은 "시력저하, 안구통증, 이로 인한 수면부족, 불안감도 우울증의 발병 또는 악화에 30%정도 기여했을 것"이라고 보고 근로복지공단의 불승인처분 중 위법하다고 본 1/4부분만 1심을 취소했다.
업무상재해
인과관계
기여도
질병발생
기왕증
김소영 기자
2010-02-19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월급에 포함해 지급된 퇴직금 싸고 법원 안팎서 논란
월급에 포함해 지급된 퇴직금이 ‘퇴직금’으로서 효력이 있는지를 두고 법원 안팎으로 의견이 분분하다. 원칙적으로 퇴직금을 퇴직 전에 미리 받기로 하는 퇴직금 선지급약정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하는 것으로 무효이다. 대법원도 일관되게 퇴직금 선지급약정은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 봐 무효라고 판시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들어 우리나라도 근로형태가 다양해지고 노동시장이 유연해짐에 따라 의사, 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을 중심으로 ‘연봉제’를 택하는 직군이 늘어나면서 퇴직금을 월급에 포함시켜 지급하는 경우도 늘어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007년 서울고법이 근로자가 명시적이고 적극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받기로 하는 의사를 표시했다면 월급에 포함시켜 매월 지급한 퇴직금의 효력을 부정할 수 없다고 판시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2006나86698). 현재 이 사건은 대법원에 계류중(2007다90760)이어서 동일한 쟁점을 갖고 있는 전국 1, 2심 법원의 수많은 사건들이 선고를 미룬 채 대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실정이다. ◇ 미리 지급된 퇴직금, 임금이냐 부당이득이냐= 현재까지 법원은 퇴직금 명목으로 월급에 포함돼 지급된 돈을 임금(통상임금)으로 봐왔다. 이에 따라 부당이득반환채권이 성립한다는 사용자의 주장을 배척해 왔다. 그러나 서울고법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 속에 포함시켜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돈은 임금(통상임금)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고 법률상 원인없이 사용자가 지급한 돈이기 때문에 근로자는 사용자에게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선지급된 퇴직금을 ‘부당이득’으로 보면서 사용자의 근로자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의 사용자에 대한 퇴직금지급채권은 대등액에서 상계가 가능하다고 한 것이다. ◇ 강행규정 vs 당사자의 의사= 현재 노동부의 행정해석에 의하면 퇴직금 중간정산의 유효요건으로 첫째 연봉액에 포함될 퇴직금의 액수가 명확히 정해져 있고, 둘째 퇴직금을 중간정산 받고자 하는 근로자의 별도(근로계약서·연봉계약서 등) 요구와 함께 중간정산금을 매월 분할해 지급하는 내용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을 것을 요건으로 하고 있다. 이와 함께 퇴직금 중간정산이 가능한 기간은 ‘과거의 근로기간’만이다. 서울고법 판결의 경우 퇴직금 선지급 약정이 퇴직금 중간정산으로서는 효력이 없더라도 매월 지급되는 퇴직금의 액수를 명시하고 그런 퇴직금수령에 동의한다는 취지로 근로자가 서명한 점 등 약정 당시 당사자의 의사를 가장 중요한 판단근거로 삼아 선지급된 퇴직금을 임금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서울고법 판결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매월 퇴직금이라고 명확히 약정하고 일정 금원을 지급한 이상 이 금원을 당사자의 명확한 의사에 반해 임금이라고 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반면 이와 상반되는 하급심 판결들은 퇴직금 선지급약정을 인정할 경우 퇴직금 지급의무에 관한 근로기준법 규정을 잠탈할 우려가 있다는 점, 퇴직금이 후불적 임금의 성격을 가진다는 점 등을 고려해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성을 우선시했다”고 말했다. ◇ 의견 분분, 대법원판결 주목= 현재 이와 관련해 판사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태여서 앞으로 나올 대법원 판결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사용자와의 임금협상에서 사용자와 동등한 위치에 설 수 있는 일부 고소득 전문직의 경우 이런 행태는 신의칙이나 형평의 원칙에 비춰 부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근로자보호란 근로자가 사용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음을 전제로 하는데 오늘날 거대 노조를 배경으로 단체교섭을 하는 근로자의 경우 사용자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지위에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퇴직근로자에 대한 실업보험 등 사회보장제도가 완비돼 있지 않은 우리나라의 경우 퇴직금은 임금의 후불적 성격을 갖는 것과 더불어 근로자의 퇴직 후 생활보장을 위한 기능도 함께 수행하고 있다”며 “이런 측면에서 법은 퇴직금을 ‘퇴직 후’에 반드시 지급하도록 강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퇴직금
부당이득
선지급
연봉제
행정해석
중간정산금
김소영 기자
2009-10-13
노동·근로
민사일반
산재·연금
행정사건
김지형 대법관, 잇단 '근로자 보호' 판결 눈길
법원내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노동법 이론가로 지난해 대법관에 임명된 김지형 대법관이 최근 근로자 보호를 위한 의미있는 판결을 잇따라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김 대법관은 최근 근로자 200여명의 임금과 퇴직금 24억4000여만원을 체불한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로 기소된 영상음반소프트웨어 제작업자 김모(4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8월의 실형과 함께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은 퇴직금 등을 법정기간내에 지급하지 않는 기업주의 면책인정은 신중해야 한다는 것으로서 근로자들을 두텁게 보호하는 판결로 평가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근로기준법 제36조가 임금이나 퇴직금의 기일내 지급의무를 정하고 112조에서 이를 위반한 경우 형사처벌의 대상으로까지 삼고 있는 것은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 근로자 등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기위한 안전판이 마련될 수 있도록 확실히 강제하려는데 입법취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임금이나 퇴직금을 기일안에 지급할 수 없었던 불가피한 사정'이 있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임금이나 퇴직금 등을 조기에 청산하기 위해 최대한 변제노력을 기울이거나 장래의 변제계획을 분명히 제시하고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하는 등 퇴직근로자 등의 입장에서 상당히 수긍할만한 수준이라고 객관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는 조치들이 있어야 한다"며"피고인은 회사의 경영상태가 계속 악화되자 경영부진을 이유로 근로자들을 권고사직시키는 등 인원감축에 치중했을뿐 변제노력을 하거나 근로자측과 성실한 협의를 한 흔적이 없는만큼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단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김 대법관은 또 산업재해로 숨진 근로자의 유족들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부지급처분취소소송(☞2005두11845)의 주심을 맡아 지난달 23일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산업재해를 당한 근로자가 보험급여를 부당하게 지급받았더라도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유족들에게 지급하는 급여에서 그 부당지급된 보험급여를 충당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근로자 유족들을 두텁게 보호한 판결로 평가된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의 유족급여는 근로자의 사망당시 부양되고 있던 유족의 생활보장 등을 위한 것으로 근로자 본인이 공단에 대해 가지는 보험급여와는 성격이 다르고 수급권자인 유족은 상속인으로서가 아니라 산재보험법 관련 규정에 의해 직접 자기의 고유의 권리로서 유족급여의 수급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공단이 근로자 유족에게 지급할 유족급여를 근로자 본인으로부터 징수할 부당이득 보험급여 상당액에 충당한다면 명문의 규정도 없이 사실상 유족급여에 대해 상계를 허용하는 결과에 이르게 돼 (수급권의 양도·압류금지를 규정한) 산재보험법 제55조2항과 (상계금지를 규정한) 민법 제497조의 취지는 몰각되고 말 것"이라며 "원고들에게 지급할 유족급여를 사망한 원고들의 아버지로부터 징수할 부당이득 보험급여 상당액에 충당하고 나머지 유족급여만 지급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덧붙였다.
근로자보호
임금체불
산업재해
수급권
유족급여
정성윤 기자
200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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