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7일(토)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노동·근로
손해배상청구소송
검색한 결과
28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독)[판결] 자동차딜러에 ‘노조 탈퇴’ 종용한 기아차 점주 손해배상 책임
기아자동차 대리점주가 용역 계약을 맺고 자동차 판매 등의 업무를 담당하던 판매사원에 대해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업무상 배제를 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07단독 박창우 판사는 4월 25일 기아차 대리점 소속 자동차 판매사원(카마스터)으로 근무한 A 씨와 전국금속노조가 기아차 대리점주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305126)에서 "B 씨는 A 씨에게 3700여만 원, 금속노조에 2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17년 1월 A 씨가 금속노조 조합원의 지위에서 기아차를 상대로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을 내자, B 씨는 A 씨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면서 "소송을 취하하지 않으면 판매용역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한편 이 대리점에선 '당직제도'가 운영되고 있었다. '당직 업무'는 판매사원이 대리점 전시장에 머물면서 방문 고객을 응대하는 업무로, 대리점에 직접 방문하는 고객은 통상 차량 구매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판매사원에게는 비교적 쉽게 '판매실적을 달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하지만 A 씨는 2018년 1월부터 대리점 내 자체적으로 운영되던 '상조회'에서 당직 업무를 배제 당하기도 했다. A 씨는 금속노조와 함께 2021년 11월 "B 씨가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당직 업무에서 배제한 것은 노동조합법상 부당노동행위"라며 소송을 냈다. 박 판사는 "B 씨의 노조 탈퇴 종용발언은 노동조합법 제81조 제4호의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당직배제는 권한을 위임받은 상조회장이 A 씨를 제외한 당직일정표를 작성하고 이를 B 씨가 승인하는 형태로 이뤄져 결국 당직배제의 주체는 B 씨로 보이기 때문에 노동조합법 제81조 제1호에서 정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각 부당노동행위는 헌법과 법률에서 인정하는 금속노조와 그 조합원인 A 씨의 단결권과 직업의 자유 등을 침해하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B 씨는 이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박 판사는 A 씨의 당직배제 기간과 해당 기간 전후로 판매한 차량 1대당 수입 평균 등을 고려해 A 씨 소극적 손해액을 3500여만 원으로 정했다. 위자료에 대해선 부당노동행위로 인해 A 씨와 금속노조가 입었을 정신적 피해의 정도와 기간 등이 고려돼 각각 200만 원의 위자료가 인정됐다.
자동차딜러
노조탈퇴
부당노동행위
이용경 기자
2023-05-1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경찰헬기 동원 쌍용차 파업 진압은 위법 소지"
2009년 쌍용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경찰이 강제 진압하면서 헬기를 이용해 최루액을 투하한 것은 적법한 직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어 노조 측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손상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0일 국가가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 간부와 민주노총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26662)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전국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2009년 5월 정리해고 철폐를 주장하면서 파업을 시작했다. 파업 진압 과정에서 경찰이 다치거나 경찰 장비가 손상되자 국가는 파업 참가자들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노조 측의 손해배상책임을 더 낮게 봤다. 재판부는 "경찰이 헬기를 이용해 점거파업을 진압한 것은 경찰장비를 위법하게 사용함으로써 적법한 직무수행의 범위를 벗어났다고 볼 여지가 있다"며 "상대방이 이에 대한 방어로서 저항하는 과정에서 헬기가 손상됐다 하더라도 이는 정당방위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또 기중기 손상 관련 손해배상책임과 관련해서도 △기중기 임대인의 휴업손해는 노조 측이 손해의 발생을 예견하기 어려워 특별손해에 해당하는데 △수리비 손해에 대해 노조 측의 책임을 80%로 인정한 것은 형평의 원칙에 비춰 현저히 불합리하다고 봤다. 대법원 관계자는 "불법적인 농성 진압에 관련된 경찰관의 직무수행 및 경찰장비 사용에 대해 그 재량의 범위 및 한계에 관한 기준을 제시한 판결"이라며 "불법 집회·시위라 할지라도 과잉진압 행위가 정당화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과잉진압에 대한 대응 행위가 사회통념상 용인되는 범위 내라면 위법성이 조각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파업
강제진압
정당방위
노조
박수연 기자
2022-11-30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특별퇴직 후 재채용 불이행… 하나은행, 손해배상 등 책임져야"
사측의 특별퇴직 후 재채용 약속은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와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특별퇴직하는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조건을 정한 것이어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된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29일 A 씨 등 79명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낸 고용의무이행 및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301527, 2019다299065)에서 원고일부승소한 원심을 확정했다. 하나은행은 2015년 9월 외환은행과 합병하기 전 노사 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와 특별퇴직 중 하나를 선택하는 임금피크제도를 도입했다. 근로자가 특별퇴직을 선택하면 계약직 별정직원(별정직)으로 재채용돼 최장 만 58세까지 계약을 갱신하고 월 200만 원의 급여를 지급한다는 내용이었다. A 씨 등은 지난 2015년 하반기와 2016년 상반기에 임금피크제 적용 나이(만 56세)가 되면서 특별퇴직을 선택했지만 하나은행은 인사상 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이들을 다시 채용하지 않았다. A 씨 등은 하나은행이 재채용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사측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 사건의 1심 판단은 엇갈렸다. 2016년 상반기 중 56세가 된 1960년생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특별퇴직을 한 근로자에게 별정직 재채용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에 불과할 뿐, 직접적인 재채용 의무까지 부과하는 내용이 아니다"며 "설령 별정직 재채용 의무가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은행 측과 특별퇴직 근로자 사이에 재채용의 기회만 부여받는 내용 변경에 관한 의사 합치가 있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015년 하반기 중 56세가 된 1959년생 사건을 심리한 재판부는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에 해당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당사자들 간에 체결된 특별퇴직 합의의 해석상 은행 측에는 특별퇴직한 원고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발생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두 사건의 2심은 모두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60년생 사건의 2심 재판부는 "재채용 부분은 취업규칙에 해당하고 은행 측에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이라며 "특별퇴직자에게 재채용 신청의 기회만 부여하는 것으로 유효하게 변경됐다고 볼 수 없고, 당사자들 사이의 의사 합치가 있었다고도 볼 수 없다"고 판단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1959년생 사건을 심리한 2심 재판부는 "은행 측과 특별퇴직자 사이에 별정직원 재채용 근로계약이 발로 체결됐다고 볼 수 없고, 별정직 재채용 기대권을 이유로 임금을 청구할 수는 없다"면서도 "다만 은행 측에 특별퇴직자들을 재채용할 의무가 있어 그 위반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된다"면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이 사건 특별퇴직 관련 재채용 부분이 취업규칙으로서의 효력을 갖는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의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하여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재채용 부분은 사측이 원칙적으로 특별퇴직자를 재채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라며 "특별퇴직자와 은행 사이에 재채용 신청의 기회 부여만을 특별퇴직 조건으로 변경하기로 하는 내용의 확정적인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설령 개별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이 사건 재채용 부분에 반해 특별퇴직자들에게 불리한 내용의 합의이므로 근로기준법 제97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취업규칙에서 정한 복무규율과 근로조건은 근로관계의 존속을 전제로 하는 것이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 종료 후 권리·의무에 관한 사항이라고 하더라도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존속하는 근로관계와 직접 관련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대우에 관해 정한 사항이라면 이 역시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에 해당한다고 최초로 설시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며 "이 사건의 쟁점과 관련해 다수의 하급심 사건이 계류 중에 있는데, 이번 대법원 판결은 하급심에 기준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특별퇴직
취업규칙
근로조건
박수연 기자
2022-09-2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점거 농성' 기아차 노조원들, 사측에 1억7200만원 배상해야
기아자동차 화성공장에서 6일간 점거 농성을 벌인 김수억 전 민주노총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장과 노조원들이 사측에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억대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정현석 부장판사)는 지난 17일 기아차가 김 전 지회장 등 노조원 7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가합567322)에서 "김 전 지회장 등 노조원 7명은 기아차에 1억7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김 전 지회장 등은 기아차의 화성공장 사내협력업체들에 소속된 생산직 직원이자 기아차 비정규직지회의 간부들로서 2018년 8월 30일부터 9월 4일까지 조합원 150여명과 함께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을 막겠다며 화성공장 내 플라스틱 공장 안에서 6일간 점거 농성을 했다. 이들은 범퍼를 실어 나르는 생산라인에 앉아 숙식하면서 단체로 구호를 외치는 등 시위를 하고, 정상근무를 하려는 협력업체 직원들을 제지하는 등 기아차의 자동차 범퍼 생산업무를 방해했다. 이에 기아차는 "위법한 쟁의행위로 플라스틱 공장의 생산라인 가동이 중단돼 손해를 입었다"며 소송을 냈다. 김 전 지회장 등은 "쟁의행위는 목적과 주체, 절차와 방법 등에 있어 모두 적법했다"며 "범퍼제작 공정에 투입되는 협력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한 뒤 쟁의행위가 이뤄져 행위와 손해 사이 인과관계도 없다"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전 지회장 등은 위력으로 플라스틱 공장의 직원들이 범퍼제작 작업을 수행하지 못하도록 방해했고, 이 같은 위법행위가 원인이 돼 컨베이어벨트로 연결돼 있는 플라스틱 공장 생산라인 전체의 가동이 중단됐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김 전 지회장 등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쟁의행위로 인해 기아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전 지회장 등은 쟁의행위 기간 동안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작업이 부분적으로 이뤄져 플라스틱 공장의 생산라인이 전면 중단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며 "하지만 쟁의행위의 양상에 비춰볼 때 협력업체 소속 비조합원 근로자들의 간헐적 작업시도가 있었더라도 사출된 범퍼가 다음 공정으로 이동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이상 플라스틱 공장의 생산라인은 전면 중단됐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기아차의 생산라인 가동 중단에 따른 고정비 손해액을 분당손실금과 중단 시간 등을 곱해 6억7200여만원으로 산정했다. 다만 쟁의행위 당시 이미 생산에서 빠진 비정규직지회 조합원들의 비율을 반영해 1억7200여만원만을 쟁의행위와 상당인과관계 있는 손해액으로 결정했다.
노조
노동쟁의
점거농성
이용경 기자
2022-06-2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 임금 차별 안돼"
기간제 교사도 교육공무원에 해당하므로, 정규 교사에 비해 임금을 차별해서는 안 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기간제 교사에게는 산정된 호봉의 봉급을 지급하되 고정급으로 한다'는 공무원 보수규정이 헌법상 평등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이기선 부장판사)는 1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속 조합원이자 서울시와 경기도의 공립학교에서 근무하던 기간제 교사 A씨 등 25명이 국가와 각 지방자치단체를 상대로 낸 임금 및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7912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정규 교사와 동일한 노동을 하는데도 호봉 정기승급과 정근수당, 성과상여금, 맞춤형 복지점수 등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며 2019년 11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의 문언·체계·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A씨 등과 같은 기간제 교원도 교육공무원법상 교원으로서 교육공무원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2018년 기준 우리나라 전체 교원 중 기간제 교원의 비중은 10.07%에 이를 정도로 교육현장에서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교사로서의 기본적인 교과 지식과 학생지도 능력, 실제 학교 현장에서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과 범위, 부담, 책임 등에 비춰볼 때 기간제 교원은 정규 교원과 동일한 비교 집단에 속한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지 임용고시 합격 여부만으로 기간제 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교사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한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다"며 "기간제 교원과 정규 교원 사이에 능력과 자질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한다면, 기간제 교원 제도 자체가 이들로부터 교육을 받는 학생들의 교육받을 권리 및 학부모들의 자녀교육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모순된 결론에 이르게 돼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호봉 정기승급 차별로 인해 피해를 본 기간제 교원 6명에게 위자료 10만원을 각각 지급하고, 서울시와 경기도는 기간제 교원 23명에게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특히 "피고들은 대통령령인 공무원 보수규정 제5조에 따라 고등학교 이하 각급 학교의 기간제 교원에게 호봉승급 처분을 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고정급 조항은 헌법상 평등 원칙과 근로기준법상 균등한 처우, 기간제법상 차별적 처우의 금지 등에 위반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다만 "고정급 조항이 위헌·위법해 무효라고 선언한 대법원 판결이 선고된 바는 없고, 해당 교육청 소속 공무원들과 학교장들의 직무 집행은 대통령령인 고정급 조항을 그대로 확인하거나 집행한 결과에 불과하다"며 "결국 호봉 정기승급 차별에 관해서는 서울시와 경기도의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가에 대해서는 "소관부처인 교육부와 인사혁신처가 고정급 조항을 오랫동안 유지하면서 이를 개정하지 않은 것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담당 공무원들에게는 적어도 과실이 있다고 보기 때문에 국가는 과실에 따른 위법한 직무 집행으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기간제교사
교육공무원
임금차별
이용경 기자
2022-05-13
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가동연한 '60→65세' 상향
대법원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했다.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올린지 30여년만이다. 노동가동연령의 상향 여부는 보험제도와 연금제도의 운용은 물론 일반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파급효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수영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박모군의 가족들이 수영장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48909)에서 박군의 가동연한을 60세로 판단해 일실수입을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5년 8월 수영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로 사망한 박군(당시 4세)의 가족들은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4억 93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박군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일반육체노동 종사자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88다카16867)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앞서 1,2심은 박군의 일실수입에 관해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해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노동가동연한에 대한 판단이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공개변론을 열어 관련 전문가들과 각계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대법원은 심사숙고 끝에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노동가동연한을 60세로 올린 1989년 선고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됐다"며 "국민 평균여명은 남자 67.0세, 여자 75.3세에서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516달러에서 2018년에는 3만달러에 이르는 등 경제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판결문 다운로드 이어 "법정 정년이 만 60세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됐고,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과 여성모두 70세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라며 "국민연금법도 연금수급개시연령을 연장해 65세로 개정하는 등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고령자 내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이동원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김재형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특정연령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데 그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해 하급심별로 판단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새로운 경험칙에 따라 만 65세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관련 논란을 종식시킨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0735516467_165156.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전원합의체
가동연한
육체노동
이세현 기자
2019-02-2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학원 영업용 블로그 퇴직하며 무단 삭제했다가…
학원 영업용 홍보 블로그 운영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퇴사하면서 이 블로그들을 삭제했다면 블로그 복구를 위해 학원 측이 투입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외국어 학원 등을 운영하는 교육서비스업체인 A사는 마케팅을 위한 홍보 블로그를 개설해 운영해왔다. A사는 마케팅 직원들에게 이 블로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20개 이상의 아이디를 만들어 영업용 블로그 생성을 위한 직원을 뽑고 새 블로그들도 만들었다. 한모씨는 2013년부터 1년간 A사에서 블로그 관련 아르바이트를 하고 퇴사했다. 그런데 퇴사 무렵 한씨는 자신이 알고 있던 A사 블로그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이용해 블로그를 모두 삭제해버렸다. A사의 블로그 생성 작업을 담당하던 팀장이자 A사가 운영하는 학원의 부원장인 배모씨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배씨는 A사와 비슷한 외국어 학원 등을 운영하기 위해 경쟁 상대가 될 수 있는 A사의 블로그를 삭제하도록 한씨에게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씨는 이 같은 행위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A사는 한씨 때문에 자사 블로그가 삭제돼 큰 피해를 입었다며 한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207단독 이미선 부장판사는 A사가 한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087711)에서 "한씨는 A사에 1억3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이 부장판사는 "A사는 한씨가 고의로 블로그를 삭제한 뒤 연말정산을 통해 매출이 감소한 것을 인지했고, 이후 블로그 복구를 시도했으나 삭제행위에 대한 충격과 사기 저하로 마케팅 직원을 제대로 고용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신규로 외국어학원업과 교육서비스업에 진입하는 신규업체들에게 기존 시장을 잠식당하는 손해를 입었고 신규 서비스 상품 개발 작업도 타격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A사 매출액은 2013년 말 5억6000여만원에 달했지만, (한씨의 블로그 삭제 이후인) 2014년에는 1억원, 2014년 2억2000만원, 2016년 1억6000만원가량씩 매출이 감소했다"며 "이는 한씨가 블로그를 삭제해 마케팅 영업을 방해한 것이 결정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씨의 블로그 삭제로 A사가 입은 손해와 관련해, 블로그 삭제로 영업활동이 부진하게 돼 영업상 손실이 발생한 것은 실질적으로 전년도에 비해 영업수익이 줄어든 것을 손해로 볼 수 있지만 인과관계 입증 때문에 차치하더라도, 블로그 재생을 위해 투입된 인력에 지급된 비용은 최소한의 직접 손해"라며 "A사가 블로그 재생을 위해 투입한 인력 50여명에게 지불한 금액의 총액을 배상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퇴사
홍보
손해배상
영업활동
수익
박수연 기자
2018-07-12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성희롱 피해자에 보복인사… 르노삼성, 4000만원 배상"
사내 성희롱 사건 피해자와 피해자를 도운 동료 직원에게 보복 인사조치를 단행한 르노삼성자동차가 수천만원의 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고법 민사12부(재판장 임성근 부장판사)는 20일 르노삼성차 직원 박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나2076631)에서 "회사는 박씨에 4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해 12월 대법원이 성희롱 피해자에 대한 보복성 인사는 불법행위라고 회사 책임을 강조하면서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낸데 따른 판결이다. 이에 따라 대법원에서 파기된 항소심이 사측의 배상액을 1000만원만 인정한 것과 달리 이번 판결에서는 배상액이 4배로 늘었다. 재판부는 "르노삼성은 박씨가 직장 내 성희롱으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신속하고 적절한 구제조치를 취해 줄 것을 요청하는데도 이를 무시하고 오히려 성희롱 피해를 입은 박씨에게 근거 없는 혐의를 씌워 부당한 징계처분을 하거나 대기발령 등의 불리한 조치를 했다"며 "회사는 박씨를 도와 준 동료 근로자에게까지 차별적이고 부당한 징계처분을 함으로써 박씨가 직장 내에서 우호적인 동료들의 도움을 받을 수 없도록 했을뿐만 아니라 다른 동료들로부터 고립되는 처지에 놓이게 했다"고 밝혔다. 이어 "회사의 행위로 박씨는 오히려 부정적 반응이나 여론, 불이익한 처우 또는 그로 인한 정신적 피해에 노출되는 이른바 '2차 피해'를 입었고, 그로 인한 정신적 고통은 상당할 것"이라고 판시했다. 박씨는 2012년 4월께부터 소속 팀장 최모씨로부터 1년여간 지속적인 성희롱에 시달렸다. 이때문에 스트레스가 누적돼 응급실 진료와 심리상담을 받기도 했다. 박씨는 고민 끝에 회사 이사를 찾아가 성희롱 사실을 알렸지만 별다른 조치가 없자 팀원들에게 공개적으로 성희롱 피해 사실을 알리고 직장내 성희롱 상담실에 최씨를 신고했다. 2013년 6월에는 최씨와 회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소송도 냈다. 박씨는 "직장 내 성희롱 예방의무가 있는 회사가 사용자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회사는 사과와 배상은 커녕 박씨에게 인사조치로 대응했다. 1심 재판이 진행되던 2013년 7월 박씨의 소송을 도운 동료 A씨를 사소한 근무시간 위반을 빌미로 정직 1주일의 징계에 처했다. 같은 해 9월에는 소송에 필요한 증언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동료 직원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박씨에게 견책 처분을 내렸다. 한달 뒤에는 박씨를 기존 전문 업무에서 빼 비전문 업무에 배치했다. 그리고 그해 12월에는 박씨의 직무를 정지하고 대기 발령했다. 박씨는 회사의 이 같은 인사조치가 불법행위라며 재판을 받고 있는 법원에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성희롱 가해자인 최씨에게만 100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했다.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불법행위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최씨가 항소하지 않아 2심은 회사의 책임 유무만 다투어졌다. 2심은 회사의 사용자 책임과 비전문 업무배치로 부당 발령한 책임을 인정해 1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동료직원 A씨에 대한 정직처분과 박씨에 대한 견책, 대기발령 처분은 정당한 인사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지난해 12월 "회사의 고의나 의도 및 부당한 조치로 박씨가 입은 불이익과 이에 대한 회사의 예견가능성 등을 구체적으로 심리하고, 동료직원 A씨에 대한 정직처분이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 여부 등을 심리해 다시 판단하라"며 파기환송했다.
성희롱
사내
직원
르노삼성
보복성인사
인사
손현수 기자
2018-04-20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한국타이어, 유해물질 중독 사망 근로자측에 1억 배상해야"
한국타이어가 제품 생산 과정에서 유해물질에 중독돼 사망한 근로자의 유족에게 1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단독 정재욱 판사는 한국타이어에 근무하다 폐암이 발병해 사망한 안모씨의 유족(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원)이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093293)에서 "한국타이어는 안씨의 아내 오모씨에게 1466만원을, 자녀 3명에게 각각 294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한국타이어는 타이어 제조와 발암 물질 노출의 연관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다"며 "근로자에게 마스크를 지급하고 냉각·배기장치 등을 설치한 점은 인정할 수 있지만, 연구결과를 보면 장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여름철 섭씨 40도가 넘는 환경에서 근로자들은 추가 근무로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며 "마스크 착용을 독려하는 행위만으로 안전배려 의무를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안씨는 15년 8개월 동안 가류공정 생산관리팀에서 근무하며 지속해서 (발암 물질에) 노출됐다"며 "역학보고서 등을 보면 가류공정에 근무한 안씨의 경우 많은 공해에 노출됐다고 충분히 판단할 수 있다"고 했다. 정 판사는 또 "폐암 발병에 대한 객관적 원인이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면 작업 환경을 폐암 발병 원인으로 봐야 한다"며 "안씨는 비흡연자이고 병력이나 가족력 등의 다른 질병과 관련된 원인이 밝혀지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다만 "재판 과정에서 나온 증언과 기록에 의하면 안씨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작업을 하기도 했다"며 "회사가 안전배려 의무를 다하지 못해도 스스로 자기 안전을 지킬 의무가 있다는 점을 참작했다"면서 사측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안씨는 1993년 12월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생산관리팀 등에서 일하다 2009년 9월 유해물질 중독으로 인한 폐암에 걸렸다. 근로복지공단은 안씨의 질병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인정했다. 이후 안씨는 병세가 악화해 2015년 1월 사망했다. 유가족은 같은해 4월 "2억80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한국타이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근로복지공단
작업환경
안전책임
폐암
근로자
사망
유해물질
한국타이어
이순규 기자
2017-08-11
노동·근로
[판결] "업무과중에 시달리다 전공의 투신… 병원이 유족에 배상해야"
과도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전공의(레지던트)의 유가족에게 병원 측이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법 민사12부(재판장 문보경 부장판사)는 숨진 전공의 A씨의 유족이 A씨가 근무했던 모 국립대학병원과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105354)에서 "병원과 국가는 공동해 5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전공의들의 살인적인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전공의 근무시간을 적절히 관리·감독하기 위한 지침이 제정됐음에도 실제 의료현장에서 규정과 원칙이 준수되지 않고 있다"며 "최저기준에도 한참 못 미칠 정도로 열악한 근무조건이 이 사건의 직접적이고 중요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업무처리 개선을 위한 노력이나 전공의에 대한 보호조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업무상 과로와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증 등 정신병적 질병이 A씨에게 발병됐다"며 "정신적 억제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 자살을 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때에는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A씨는 1년차 전공의에게 배정되는 통상적인 환자 수인 15~20명 보다 많은 25~30명의 환자를 담당했으며, 이 병원에서 근무한 기간인 4개월 중 약 10일간의 휴가기간을 제외하고는 매일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며 근무했다"면서 "사망하기 3~4일 전에는 거의 잠을 자지 못하는 등 최소한의 취침시간이나 휴식시간도 보장되지 않는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병원 측이 A씨에게 과중한 업무를 부여하고도 이를 개선하기 위한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며 "사실을 알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병원과 이를 관리 감독할 책임이 있는 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재판부는 "과중한 업무 등을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노력 대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잘못이 A씨에게도 있다"며 병원과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했다. 2013년 5월 대전의 한 국립대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로 일하던 A씨는 근무한지 4개월여 만인 같은해 9월 한 아파트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A씨의 아내 등 유족은 병원과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병원
근로환경
강한 기자
2017-06-14
1
2
3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