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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추심방법 등 스스로 결정해 업무수행한 채권추심원은 근로자로 볼 수 없어"
신용정보회사 지사 소속 채권추심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할까. 대법원은 △추심순서와 구체적 추심방법을 채권추심원들이 스스로 결정해 업무하고 △사측이 추심원의 근무태도나 성적을 평가해 보수에 반영하지 않은 등의 사정이 있었다면 근로자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3부(당시 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19일 A 씨 등이 고려신용정보㈜를 상대로 낸 퇴직금 소송(2020다2968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려신용정보와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채권추심원으로 지사(지점) 등 소속으로 채권관리와 추심업무를 담당했던 A 씨 등은 사측에 근로자임을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A 씨 등의 손을 들어줬지만, 2심은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이 다투어지는 개별 사건에서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소속된 채권추심회사의 지점, 지사 등 개별 근무지에서 업무형태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와 증명의 정도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A 씨 등 채권추심원은 채권의 추심순서와 구체적인 추심방법을 스스로 결정해 추심업무를 수행했고 고려신용정보가 A 씨 등에게 추심순위를 지정하거나 구체적 추심업무의 내용 또는 방법 등을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다"며 "고려신용정보는 A 씨 등의 근무태도나 근무성적 등을 평가해 보수나 처우에 반영하거나 추심실적이 부진하다고 해서 불이익을 주지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려신용정보가 A 씨 등의 추심활동내역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게 하기는 했지만 업무 평가 자료로 사용하거나 이에 근거해 업무지시를 하거나 불이익을 가했다고 볼 증거가 없는 점, 고려신용정보가 월 2만 원의 범위에서 지원하는 우편발송비용 이외의 비용은 채권추심원이 모두 부담한 점, 채권추심업무 외의 다른 업무에 대해서는 채권추심원의 겸직을 제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A 씨 등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채권추심원
근로자
퇴직금
박수연 기자
2022-09-2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새 위임계약서에 ‘근로기준법 미적용’ 명시됐다면
위임계약서를 새로 작성하면서 위임직 근로자가 해당 기업 소속 근로자가 아니고,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는 등의 내용을 기재했다면 근로관계가 없는 것으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 이병희, 정수진 부장판사)는 지난달 14일 KB신용정보 주식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누54400)에서 원고패소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서울고법 원고 승소 판결 A 씨 등은 2000년 3월부터 2008년 3월 사이 KB신용정보와 임대차조사 업무에 대한 위탁계약서를 작성하고, 6개월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면서 임대차조사원으로 근무했다. KB신용정보는 2019년 9월 A 씨 등에게 계약기간이 2019년 10월 31일자로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보를했고, A 씨 등은 2019년 11월부터 업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그런데 A 씨 등은 KB신용정보의 계약기간 종료 통보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 신청을 했다. 서울지노위는 "KB신용정보가 해당 통보를 하면서 해고사유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해 부당하다"며 A 씨 등의 구제신청을 인용했다. 이에 불복한 KB신용정보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으나, 같은 이유로 기각당하자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2015년경 체결한 계약서 양식에는 위임직 임대차조사원이 KB신용정보의 근로자가 아니고, 임대차조사원에 대해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으며 정규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및 제반규정이 적용되지 않음이 명시돼 있다"며 "A 씨 등도 이를 잘 알면서 위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A 씨 등이 KB신용정보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정들에 대한 근거로 제출한 증거들은 대부분 2015년경 이전의 자료에 불과해 그와 같은 내용들이 이후에도 적용됐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임대차조사원들이 납기를 준수하지 못하거나 KB신용정보의 지시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해서 제재나 불이익을 받았다고 볼 자료도 없으므로, 이러한 사정만으로 A 씨 등에 대해 근로관계에서의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2015년 2월경 전면 수정된 위임계약서에 따라 위임계약을 체결하면서 A 씨 등은 KB신용정보의 근로자가 아니며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했음은 물론 계약서 말미의 '중요내용에 대해 KB신용정보로부터 충분히 설명받고 동의했다. 계약서 내용의 미숙지를 이유로 이의 제기하지 않을 것임을 확인한다'는 등 부분에 서명했다"며 "그렇다면 이 위임계약을 체결한 이후에도 근로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A 씨 등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위임직
근로자
한수현 기자
2022-08-15
노동·근로
헌법사건
'단순 파업도 위력 업무방해죄로 처벌 가능'… 가까스로 합헌
노동자의 쟁의행위인 파업을 업무방해죄로 형사처벌하는 현행 형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심리 10년 만에 나왔다. 헌재는 2012년 2월 사건 접수 후 고심을 거듭해왔다. 결국 헌법재판관 9명 가운데 5명이 일부위헌 의견을 냈지만 위헌 결정 정족수(6명 이상)에 1명이 모자라 합헌으로 결론 났다. 헌재는 26일 A씨 등이 "형법 제314조 1항 중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 부분이 노동자의 단체행동권 등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2012헌바66)에서 재판관 4(합헌)대 5(일부 위헌)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했다. 이 조항은 '제313조(신용훼손)의 방법 또는 위력으로써 사람의 업무를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는 내용이다. 헌재는 이 조항이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권을 침해하는지 여부와 관련해 "단체행동권은 집단적 실력 행사로서 위력의 요소를 가지고 있으므로 단체행동권 행사라는 이유로 무조건 형사책임이나 민사책임이 면제된다고 보기 어렵고 사용자의 재산권이나 직업의 자유, 경제활동의 자유를 현저히 침해하고 거래 질서나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정한 단체행동권에 대한 제한은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심판 대상 조항은 사용자가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전격적으로 이뤄져 사용자의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막대한 손해를 초래해 사용자의 사업 계속에 관한 자유의사를 제압·혼란시켰다고 평가할 수 있는 집단적 노무 제공 거부에 한해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고 있어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돼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유남석 소장과 이석태·김기영·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은 심판대상조항 중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쟁의행위 가운데 집단적 노무제공 거부행위인 단순 파업에 관한 부분은 단체행동권을 침해한다는 일부위헌 의견(반대의견)을 냈다. 이들 재판관은 "단순 파업 그 자체를 형사처벌 대상으로 하는 것은 사실상 근로자의 노무제공의무를 형벌 위협으로 강제하는 것"이라며 "노사관계에 있어 근로자 측의 대등한 협상력을 무너뜨려 단체행동권의 헌법상 보장을 형해화할 위험도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순파업은 본질에 있어 근로계약상 채무불이행의 문제이므로 이로 인한 손해 등은 형사처벌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음에도 제재 수단으로 형벌을 택한 것은 형벌의 보충성 및 최후수단성 원칙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현대차 전주공장은 2010년 3월 협력업체 직원들 중 18명의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리해고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비정규직 노조는 3회에 걸쳐 휴무일 노동(특근)을 거부하는 방식으로 파업을 진행했는데, 간부 A씨 등은 자동차 생산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업무방해죄)로 기소됐다. 이들은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고 항소심 중 형법 제314조 제1항에 대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지만 기각됐다. 한편 2011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파업에 관한 업무방해죄 해석을 더욱 엄격하게 한 판단을 내놓았다. 사용자가 예측할 수 없는 시기에 전격적으로 파업이 이뤄져 사업 운영에 심대한 혼란이나 손해를 초래하는 때에만 위력 업무방해죄가 성립하므로 전후 사정을 따지라는 것이다. 업무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지만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후 A씨 등은 이듬해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상고심은 A씨 등에게 유죄 확정 판결을 내렸다. 이 사건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과도 연관돼 있다. 헌재가 대법원 전원합의체와 다른 결정을 내릴 것이 우려돼 파견 법관 등을 통해 헌재 내부 정보를 보고하도록 했다는 혐의 등이 공소사실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헌재는 이날 "대법원은 2011년 전원합의체 판결(2007도482)에서 심판 대상 조항에 대한 확립된 해석을 제시하고 있으므로 헌법재판소는 이를 존중해 그 조항의 위헌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며 대법원의 판례와 입장을 같이 했다.
파업
업무방해죄
단체행동권
박수연 기자
2022-05-26
노동·근로
[판결] 대법원 "채권추심원도 노동자… 퇴직금 줘야"
고정된 임금 대신 성과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신용정보업체 '채권추심원'도 회사의 구체적인 지휘에 따라 업무를 계속 수행했다면 근로기준법상 노동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16일 우리신용정보㈜ 채권추심원으로 근무한 임모씨 등 2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인의)이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소송(2018다21165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근로제공자가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권추심원이 받는 보수는 기본금이나 고정급 없이 성과급 형태로만 지급됐지만 이는 업무 특성에 의한 것일 뿐, 채권추심원이 제공한 근로의 양과 질에 대한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니지 않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채권추심원과 회사 사이의 계약은 위임계약처럼 돼 있지만 그 실질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회사에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계약관계라고 봐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사측이 채권추심원이 매뉴얼에 따라 일일업무보고서를 작성하고 의무적으로 전산시스템에 입력하도록 했다면 회사가 채권추심원들의 업무를 구체적으로 지휘하고 관리·감독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우리신용정보 채권추심원으로 일하다 2014년 퇴직한 임씨 등은 회사가 '근로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며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자 2016년 소송을 냈다. 앞서 1,2심은 "임씨 등 채권추심원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노동자로서의 업무를 수행했다고 볼 수 없다"며 사측의 손을 들어줬다.
신용정보업체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채권추심원
기본급
이세현 기자
2018-07-16
노동·근로
[판결](단독) ‘부당 갱신거절’ 기간제근로자 해고기간도
기간제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한 계약 갱신거절로 해고됐다면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부당해고기간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정규직 전환 간주 요건인 2년에 포함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황모씨는 2002년 11월 외환신용카드사에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외환은행은 2004년 3월 외환신용카드를 흡수하면서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했는데, 황씨는 외환은행과 근로계약을 계속 갱신하며 일했다. 그런데 2007년 7월 외환은행은 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기간제 근로자 중 과거 1년간 종합평가점수가 80점 미만인 직원을 계약해지 대상자로 선정한다고 발표한 뒤 황씨에게 2007년 9월 30일자로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반발한 황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 구제신청과 행정소송 등을 거쳐 2009년 12월 복직했다. 황씨는 복직하면서 사측과 계약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이후 6개월, 3개월 단위로 근로계약을 갱신해 근무하던 황씨는 사측이 2011년 8월 종합평가결과를 근거로 2011년 9월 23일자로 근로계약 종료를 다시 통보하자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황씨가 처음 부당해고를 이유로 소송 등을 진행했던 해고기간이 기간제법 제4조 2항이 정한 정규직 전환 간주 요건인 '2년'에 포함되는지가 쟁점이 됐다. 황씨는 "2007년 7월부터 2011년 9월까지 계속 근무함으로써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해당하게 됐는데도 사측 계약 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해고기간을 제외하면 2007년 이후 황씨가 실제로 근무한 기간은 총 2년이 되지 않아 기간제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1심은 "기간제법 조항 문언의 객관적인 의미를 따져보면 해당 조항은 사용자의 의사에 따라 2년을 초과해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만 적용돼야 한다"며 황씨에게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황씨가 근무를 하지 못한 것은 당초 부당한 해고 또는 갱신거절을 한 사용자의 귀책사유 때문"이라며 "근로자에게 불이익을 돌릴 수 없다"며 1심을 뒤집고 황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도 황씨가 하나은행(합병 전 외환은행)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3다8552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기간을 정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해당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런 규정이 없더라도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해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 같은 기간제법의 기간제 근로자 보호 취지와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인한 효과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의 부당한 갱신거절로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를 제공하지 못한 기간도 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존속하는 범위에서는 기간제법 제4조 2항에서 정한 2년의 사용제한기간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근로자
기간제및단시간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계약직
기간제법
근로계약
이세현 기자
2018-07-12
노동·근로
[판결](단독) 보험영업 여동생에 거래처 소개… '갑질' 국책은행 지점장
은행 지점장이 거래처에 보험영업을 하는 여동생을 소개하고 가입을 권유하는 등 갑질을 한 것은 해고 사유라는 판결이 나왔다. 부정청탁 등을 방지하려는 최근 사회 분위기에 반하는 행위로 국가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고법민사38부(재판장 박영재 부장판사)는 국책은행인 A은행 지점장으로 일하다 면직처분된 B씨가 A은행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7나2030031)에서 최근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거래처에 대한 B씨의 영향력 행사와 B씨의 여동생인 C씨의 경력과 수수료 규모 등에 비춰볼 때 그가 얻은 수익의 부당성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며 "B씨가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적어도 C씨로 하여금 부당한 이익을 취득하게 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임직원은 자신의 직위를 직접 이용해 부당한 이익을 얻거나 타인이 부당한 이익을 얻도록 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한 A은행 '임직원 행동강령 제10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씨는 A은행 고위 간부로 취업규정 및 임직원 행동강령을 준수하고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위치에 있음에도 자신과 밀접한 직무관련성 있는 거래처에 사적으로 보험 가입을 권유하는 등 지위를 이용했다"며 "사회적으로 부정청탁 및 직무 관련 재산상 이익 취득 방지에 관심이 고조되는 분위기 속에 B씨의 행위는 개인의 비위행위를 넘어 금융거래 질서 및 국가 금융제도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B씨는 보험대리점에 입사한 여동생 C씨를 거래처 등에 소개한 뒤 보험가입을 권유했다. 이 사실을 확인한 A은행 검사부는 "B씨를 면직처분 및 형사고발 할 것"을 사측에 요구했고, A은행은 2015년 9월 인사위원회를 열어 B씨를 면직시켰다. 또 B씨를 뇌물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했다. 그러나 검찰은 B씨가 부정한 청탁을 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불기소처분했다. 이에 B씨는 "여동생에게 소개해 준 거래처는 모두 신용등급이 우수하고 은행 내부규정에 따라 대출을 받았을 뿐이고, 여동생 역시 보험계약 체결 대가로 소속사로부터 정당한 수수료를 받은 것 뿐이라 부당한 이익을 얻은 사실이 없다"며 "부당해고"라며 소송을 냈다. A은행은 "B씨가 C씨에게 단순히 고객을 소개해준 것이 아니라 지점장이라는 직위를 이용해 보험모집 영업에 적극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취업규정
간부
은행
임직원행동강령
손현수 기자
2018-04-26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단독) ‘임금피크제 반대’ 소송 낸 직원 면직 위법
노사 합의를 거쳐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소송전을 벌인 직원에게 회사가 '면직' 처분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하나은행 인사부 차장으로 근무하던 김모(60)씨는 2016년 노사 합의로 도입한 임금피크제에 반대하며 인권위원회에 진정을 내고,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회사 방침에 반발했다. 또 사내 비실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실명을 밝히면서 자신이 낸 임금피크제 소송 경과를 설명하고, 노조 선거에서 자신을 지지해 줄 것을 호소했다. 김씨는 또 회사가 임금피크제를 설명하는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시하고, 회사 간부들에게 "당신 이래도 되는 거야"라며 하대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이에 하나은행은 같은해 7월 김씨에게 면직이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진정과 소송을 남발해 회사의 신용과 명예를 심각하게 손상시키고 직원들을 선동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공개석상에서 상급자를 비하하고 불법적인 집회·시위를 시도했다는 것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김씨는 이에 반발해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서울지방노동위와 중앙노동위는 "상급자에 대한 하대행위는 인정되지만, 나머지 사유는 정당한 징계사유로 볼 수 없다"며 "김씨에 대한 면직 처분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그러자 하나은행은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하나은행이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17구합6666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하고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김씨는 임금피크제가 확대 시행되면서 기존에 비해 40%에 불과한 임금을 받게 됐다"며 "이해당사자로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인권위에 진정을 내고 법원에 소송을 내는 방식으로 임금피크제 도입에 문제를 제기한 것은 관계 법령과 절차에 따른 것으로 이를 위법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고령자고용법은 근로자가 연령 차별 행위에 대해 진정·소송 등을 했다는 이유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김씨의 주장이 터무니없다고 하기 어려울 뿐만 단순히 사측에 대해 진정과 소송을 냈다는 것만으로 사측의 신용과 명예가 훼손됐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면직 처분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하고 사회통념상 타당성을 잃었다"고 판시했다. 또 "김씨가 SNS에 올린 글을 보면 임금피크제의 구체적·직접적 내용을 언급하지 않았고, 자신의 임금피크에 대해 법적 조치를 취했다고 알리면서 노조 선거에서 지지를 호소하는 것에 불과하다"며 "따라서 김씨가 임금피크제 등 인사제도 관련 정보를 SNS에 누설했다고 보기 어려울뿐만 아니라 허위사실을 유포하거나 직원들을 선동해 물의를 일으켰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고령자고용법
노사
국가인권위원회
임금피크제
이장호 기자
2018-01-18
금융·보험
노동·근로
상사일반
[판결](단독) “대출상담 텔레마케터도 근로자… 퇴직금 지급”
보험사가 위촉한 '전화대출상담사(일종의 텔레마케터)'도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보험사가 전화대출상담사를 채용하면서 체결한 위탁계약서상에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더라도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져 고용계약으로 볼 수 있다면 이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2단독 임수희 판사는 A씨 등 12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여는)이 동부화재해상보험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4가단5355819)에서 "보험사는 A씨 등에게 퇴직금 93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임 판사는 "위탁계약서에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는 명시가 있더라도 계약의 성격은 근로제공관계의 실질에 따라 정해진다"고 밝혔다. 이어 "동부화재는 A씨 등에게 근무장소를 제공하고 출·퇴근 관리를 하는 한편 고객 데이터베이스 등 영업에 필요한 일체의 필요품을 지급했다"며 "A씨 등은 독자적인 방법이나 고유의 영업기술로 대출모집업무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 등이 수수료 형식으로 받은 보수의 절반은 고정급으로서 임금의 성격이 강하다"며 "A씨 등은 업무의 내용과 방식에서 보험사 직원의 관리와 지시를 받는 등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A씨 등은 2008~2012년 동부화재와 위탁계약을 맺고 신용팀에서 '인바운드(고객으로부터 걸려오는 상담전화를 받는 것) 영업'과 '아웃바운드(전화를 걸어 대출을 권유하는 것) 영업'에 종사했다. 위탁계약 체결 당시 동부화재는 금융감독원 모범규준에 따라 위탁계약서에 '사용자로서 책임을 지지 않는다'는 내용을 명시했다. A씨 등은 각각 1~5년간 일하고 2011~2014년 사이에 퇴사하면서 퇴직금을 달라고 했지만, 동부화재는 A씨 등이 종속된 근로자가 아닌 위탁계약을 맺은 개인 사업자라며 지급을 거부했다. A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청에 진정서를 제출했지만 노동청 역시 "보험사는 금융감독원의 '모범규준'에 따라 필요 최소한의 교육과 공지를 했을 뿐 사용자의 지위에서 지휘·감독한 것이 아니다"라며 '혐의없음' 결론을 내렸다. 이에 A씨 등은 소송을 냈다.
근로자
전화대출상담사
고용계약
보험사
퇴직금
이순규 기자
2017-03-23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무자격 대출소개인 통해 고객 유치 ‘손실’…
무자격 대출소개인의 소개로 고객을 유치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시중은행 지점장이 해고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2부(재판장 장순욱 부장판사)는 모 은행 지점장 신모씨가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징계면직처분 취소소송(2015구합710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신씨가 무자격 대출소개인으로부터 소개를 받아 불건전한 고객유치 활동을 했고 그 과정에서 부당여신을 취급하고 부실채권을 발생시켜 회사에 손실을 발생시켰다"며 "회사 본사의 승인을 거쳐 대출된 것은 40건에 불과하고, 이 가운데 30건은 대출자격이 미달하지만 신씨가 개별심사 하에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할 것을 조건으로 해 승인이 이뤄졌으므로 본사의 승인을 거쳤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신씨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또 "여신업무편람에 따르면 여신심사 시에는 당·타행 여신현황, 자금용도, 신용상태나 채무상환 능력 등에 대해 철저한 사전검증과 종합적 심사를 거쳐 여신을 취급해야 한다고 돼 있다"며 "신씨가 대출 심사에 필요한 재직 및 소득서류의 진위 여부 등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부당취급 건을 처리한 점 등을 볼 때 임씨가 소개한 대출이 정상 여신에 비해 신용리스크가 매우 높다는 사실을 잘 알고도 철저한 사전검증과 종합적 심사 없이 소개받은 여신을 추가로 취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A은행 안양지점장으로 일하던 신씨는 2011년 7월부터 2014년 3월까지 무자격 대출소개인인 임모씨가 소개해주는 사람들에게 대출을 해줬다. 총 139건, 액수는 49억600만원에 달했다. 이 중 69건, 17억4800만원은 심사에서 걸러졌어야 하는 불량대출이었다. 신씨는 임씨가 소개한 대출이 리스크가 높았는데도 사전 검증과 종합심사를 하지 않는 등 부실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은행은 징계위원회를 열고 신씨를 면직했다. 신씨는 "회사의 엄격한 대출 심사를 거쳐 승인된 것으로 부당한 고객유치 활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소송을 냈다.
고객유치
부실심사
무자격대출소개인
징계면직처분취소소송
여신업무편람
불량대출
이장호
2016-11-2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채권추심원도 근로자… 퇴직금 줘라”
신용정보회사가 채권추심원을 고용하면서 '위임' 형식으로 계약했더라도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임금을 목적으로 노무를 제공하며 회사로부터 지휘·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가 인정된다면 계약 형식에 상관없이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취지다. 채권추심원의 근로자성을 두고 그동안 다툼이 빈번했다. 특히 2008년 대법원이 "회사로부터 출퇴근과 업무 실적 등을 관리받는 채권추심원들도 근로자"라는 판결을 내린 후에는 관련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채권추심원에게 퇴직금을 지급해야 할 입장이 된 업체들이 이를 피하기 위해 채권추심원을 직접 관리하지 않는 것처럼 변경해 계약을 다시 체결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권혁중 부장판사)는 강모씨 등 13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이지)이 신용정보회사인 A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15가합581006)에서 "A사는 2억7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노무제공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노무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사는 원활한 노무제공이 이뤄지도록 회수채권을 배정하고 실적 등을 확인하는 등 업무를 관리했다"며 "강씨 등은 채권배당 또는 위탁계약 해지와 같은 불이익을 피하기 위해 A사의 채권회수 독려나 업무지시를 사실상 거절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또 "강씨 등은 기본급 없이 업무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받고 건강보험 등 4대보험에 가입돼 있지는 않았지만, 이는 위임계약을 체결할 당시 A사가 우월적인 지위에서 임의로 설정한 것"이라며 "강씨 등이 위임계약서를 작성한 후 1년 이상 채권관리 및 회수업무를 담당하다 퇴사한 이상 A사는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강씨 등은 A사와 위임계약를 체결하고 2004년 3월~2015년 2월까지 채권관리 및 추심업무를 수행했다. 이들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A사 사무실로 출근해 통합전산시스템에 로그인을 한 다음 배정된 업무를 수행하다 퇴근했다. 외근을 할 때도 A사 직원에게 외출시간 및 장소 등을 보고했다. A사는 매월 각 지점의 채권추심원별 실적 및 지점별 실적을 평가해 통보했고 채권추심원들에게 '불법 채권추심행위 금지', '고객의 신용정보 누출 금지' 등 업무관련 사항을 교육했다. 강씨 등은 A사를 그만두면서 퇴직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하자 지난해 12월 "퇴직금 2억93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채권추심원
근로자
위임계약
퇴직금
퇴직금청구
근로자성
이순규
2016-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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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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