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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대프리카' 땡볕 건설현장서 일하던 미장공 사망… "산재"
'대프리카'의 뜨거운 땡볕 건설현장에서 일하다 근무 하루 만에 열사병으로 사망한 바닥미장공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대프리카는 아프리카만큼 폭염의 기세가 등등한 대구를 일컫는 말이다. 서울고법 행정10부(재판장 한창훈 부장판사)는 사망한 A씨의 자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일시금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누66505)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A씨의 사망 당일 대구 지역 최고 온도는 37℃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상황이었고 공사현장 온도는 모르타르(콘크리트) 양생과정에서 발생한 열로 외부온도보다 높아 최소 40℃는 됐을 것"이라며 "사망한 지 4~5시간 후에 측정한 A씨의 직장 체온이 38.1℃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사망 당시 신체온도는 상당히 더 높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A씨의 사망원인이 불명이긴 하지만 경험칙에 비춰볼 때 사망의 가장 큰 원인은 고체온증이라 추론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검안의 역시 고온의 작업환경이 A씨의 심혈관 병을 급격히 악화시킨 유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으며, 진료기록감정의 또한 열사병이 가장 가능성 높은 사인이라 판단했다"면서 사망과 업무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시했다. 2015년 7월 대구에 있는 한 아파트 건설공사 현장에서 바닥미장공으로 일하던 A씨는 일한 지 하루 만인 이튿날 공사현장 계단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A씨의 자녀인 B씨 등 2명은 2016년 9월 근로복지공단에 아버지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유족보상일시금과 장의비 지급을 청구했지만, 공단은 "사인불명이고 업무상 과로나 열사병 근거가 없다"며 거부했다. 이에 B씨 등은 "37℃를 웃도는 폭염속에서 바닥 미장 작업을 하다 사망한 것"이라며 "아버지는 고혈압 증상 외에는 별다른 질병 없이 건강했다"며 소송을 냈다. 한편 이 사건에서는 유족보상일시금 등 유족급여 수급권자가 누가 되어야 하는지도 쟁점이 되었다. 공단이 "이혼한 A씨가 어머니인 C씨와 함께 거주하며 사망할 때까지 생계를 같이 했기 때문에 A씨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라 하더라도 수급권자는 C씨이기 때문에 자녀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청구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유족급여는 '유족보상연금' 또는 '유족보상일시금'으로 나뉘는데, 유족보상연금의 수급권자는 근로자가 사망할 당시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하는 △배우자 △부모 또는 조부모 △19세 미만 자녀·손자녀 등이다. 유족보상일시금의 수급권자는 △사망 당시 생계를 같이하던 배우자·자녀·부모·손자녀를 우선순위로 정하고, 후순위로는 △근로자와 생계를 같이 하고 있지 않던 배우자·자녀·부모 순으로 규정돼 있다. 재판부는 "A씨의 유족으로 B씨 등 성년인 자녀와 A씨의 어머니 C씨 그리고 A씨의 형이 있는데, 유족 중 유족보상연금 수급권자가 없다면 자녀들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 수급권을 갖게 된다"며 "A씨의 어머니 C씨는 A씨와 함께 거주하지 않았고 오히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생계급여 등을 지급받아 생계 대부분을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A씨의 형은 A씨의 자녀인 B씨 등이 장례를 치르지 않자 괘씸하게 여겨 (조카인 B씨 등이) 유족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주변 사람들에게 부탁해 A씨가 어머니 C씨와 함께 살았다는 등의 확인서를 받아 관련 서류를 제출했다"며 "따라서 C씨가 A씨와 함께 생계를 같이하던 유족이 아니기 때문에 법 규정에 따라 자녀인 B씨 등이 다른 유족에 우선해 유족보상일시금을 수령할 수급권자"라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근로복지공단
열사병
경험칙
손현수 기자
2018-08-30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단독) 배달대행업체 배달원 ‘전속성’ 함부로 부정하면 안돼
특정 배달대행업체 배달원들이 다른 업체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추상적 가능성만으로 '전속성'을 부정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보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은 '주로' 하나의 퀵서비스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배송업무를 하는 배달원이나 택배원을 특수형태근로자로 인정하고 있으므로, 이 같은 배달원이 사고를 당한 경우 가장 많은 업무를 수행한 업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취지다. 택배원은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인정 사고당한 경우 가장 많은 업무 수행한 업체에 책임 대법원, 산재보험 적용 대상 부정한 원심 파기 환송 김모씨가 운영하는 배달대행업체의 배달원 추모씨는 2015년 2월 16일 김씨에게 오토바이 1대를 월 24만원에 임차해 김씨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의뢰하는 음식점 배달업무를 수행했다. 추씨는 같은 달 21일 배달을 하다 빗길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추씨의 아버지는 근로복지공단에 추씨가 산업재해로 사망했다며 장의비 등의 지급을 청구했다. 공단은 2016년 6월 추씨를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판단해 추씨의 아버지 등 유족에게 6726여만원을 지급한 뒤 추씨가 일했던 김씨의 배달대행업체에 절반인 3360만원을 징수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러자 김씨는 "추씨는 산재보험 대상자가 아니다"라며 소송을 냈다. 1심은 추씨를 택배원과 같은 특수형태근로종사자가 아니라 음식배달원으로 보고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 아니라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2심은 1심과 달리 추씨를 음식배달원이 아니라 택배원으로 판단해 산재보험 적용 대상이라고 봤다. 그러나 "김씨 업체 소속 배달원들은 모두 스스로 사고책임을 지겠다는 확약서를 김씨에게 제출한 뒤 부여받은 아이디를 배달대행 프로그램에 등록하고 배달업무를 수행했다"며 "배달원이 된 이후에는 김씨가 따로 업무내용을 구체적으로 지휘·감독한 적이 없는데다 배달원들은 업무수행과정에서 (다른 배달업체 앱을 통해) 다른 사업장의 배달업무를 수행하는 데에도 아무런 제약이 없었으므로 전속성을 인정할 수 없다"면서 김씨에게 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김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산재보험료 부과처분 취소소송(2017두74719)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제125조 6호는 한국표준직업분류표에 따른 택배원인 사람으로, '주로' 하나의 퀵서비스업자로부터 업무를 의뢰받아 배송업무를 하는 사람을 특수형태근로종사자로 명시하고 있다"며 "따라서 소속 배달원들이 다른 배달업체의 스마트폰 앱을 이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배달원의 '전속성'을 부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추씨는 김씨의 사업장 외에 다른 사업장의 배달업무 등을 실제로 수행한 사실도 없다"며 "업무의 성격상 추씨의 선택에 따라 다른 사업장의 배달업무 등을 함께 수행할 수 있는 추상적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전속성'을 인정하는 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 보호를 위한 특별규정을 둔 취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는 않으나 업무상 재해로부터 보호할 필요성이 있는 경우 해당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원심이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전속성을 판단하면서 제시한 기준은 결국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기준과 크게 다르지 않은데, 이러한 기준에 따르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호하려는 법의 취지를 몰각시키게 된다"고 판시했다.
배달
대행
택배
특수형태근로자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이세현 기자
2018-05-17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아버지 회사서 일하다 사망… 법원, '산재(産災)' 인정
아버지 회사에서 일하다 쓰러져 사망한 아들에게 업무상 재해를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부친 회사에서 근무한 아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함상훈 부장판사)는 사망한 이모씨의 부인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처분 취소소송(2017구합6853)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 화물차운송업을 하던 이씨는 2013년 건강이 악화돼 쉬고 있던 중 아버지의 제안으로 그해 7월부터 부친이 운영하던 B상사에서 근무했다. 이씨는 아버지 대신 고철 운송 및 판매 등의 업무를 수행했고 매입·매출 내역 및 대금을 작성해 아버지에 보고했다. 이씨는 급여 명목으로 아버지 계좌로 들어온 고철 거래 대금 등을 매달 1만원에서 375만원까지 본인 또는 A씨 계좌로 직접 입금했다. 이씨는 2016년 5월 야간작업을 하다 뇌경색으로 쓰러졌고 치료를 받던 중 뇌부종으로 인한 심정지로 사망했다. A씨는 공단에 "남편이 업무상 재해를 입고 사망했다"며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지만, 공단은 "이씨가 업무 중 재해를 당한 것은 맞지만, 이씨는 B상사의 근로자가 아니라 공동사업주"라며 거부했다. 이에 A씨는 "남편은 시아버지의 지시를 받아 영업활동을 했고 실질적으로 계속적·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아왔으며 B상사 손익에 대해 아무런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이씨가 B상사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아버지 회사 업무에 관여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고, 또 이씨가 B상사의 물적시설 등에 자금을 투자했다고 볼만한 자료도 없다"며 "공동사업주로 보기 위해선 이씨 또한 B상사의 손익에 위험을 부담한 사정이 있어야 하는데 투자정황 뿐만 아니라 B상사의 거래대금도 아버지 계좌를 통해 이뤄졌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는 아버지로부터 월 평균 약 300만원을 받았는데 급여가 일정하지 않은 것은 B상사의 수익이 많지 않은 때는 급여가 적고 수익이 많은 때는 이를 보충하는 식으로 지급이 이뤄진 탓으로 보인다"며 "B상사의 운영과정과 손익 귀속주체, 이씨의 근로형태 등을 종합하면 이씨를 B상사의 근로자로 보는 게 타당하므로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시했다.
업무상재해
근로자
근로복지공단
손현수 기자
2018-04-16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임용 20년만에 합격취소' 통보… 5급 공무원, 불복소송 '승소'
가산점 소멸을 이유로 임용된 지 20년만에 합격취소 통보를 받은 5급 공무원이 불복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1997년 국가공무원 7급 공개경쟁채용시험에 합격해 여성가족부 등 중앙 부처에서 행정사무관으로 근무해 온 A씨는 지난해 인사혁신처로부터 뜻밖의 통보를 받았다. 채용시험 당시 독립유공자 유족에게 적용됐던 가산점이 소멸돼 합격 처분을 취소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7급 행정직에 합격하던 당시 독립유공자인 조부 B씨의 유족인 점을 인정받아 만점의 10%를 가점받았다. A씨의 할아버지는 1963년 독립운동가를 발굴·포상하는 과정에서 건국공로훈장을 받았다. 하지만 국가보훈처는 2015년 8월 "B씨는 당초 정부가 포상하려던 대상자와 동명이인일뿐 대상자는 아니다"라며 유족등록을 취소하고 인사혁신처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인사혁신처는 이를 근거로 A씨가 독립유공자 유족으로서 보상받을 권리가 소멸해 취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며 지난해 2월 합격취소를 통보했다. A씨는 이에 불복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했지만 기각되자 지난해 11월 소송을 냈다. 법원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대전지법 행정1부(재판장 방승만 부장판사)는 A씨가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낸 합격취소처분 취소소송에서 최근 원고승소 판결했다(2016구합106680). 재판부는 "공무원 임용 등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철회는 국민의 기득권을 침해한다"며 "이러한 행정처분 취소권 등의 행사는 취소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중대한 공익상의 필요 또는 제3자의 이익보호의 필요가 있는 때에 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독립유공자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A씨의 아버지에 대해 검찰도 혐의없음 처분하는 등 A씨의 가족들이 거짓이나 부정한 방법으로 독립유공자 결정을 받았다고 인정할 증거는 없다"며 "보훈처의 독립유공자 비해당 결정도 합격 취소 등 행정처분 사유로 허용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사혁신처는 보훈처로부터 A씨가 소급적으로 취업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는 회신을 받은 뒤 A씨의 가족이 실제로 부정한 방법으로 독립유공자 등록결정을 받았는지 조사·확인 하는 등의 충분한 검토 과정 없이 취소처분을 내렸다"며 "A씨가 받을 불이익을 제대로 비교·교량하는 등의 과정을 제대로 거치지 않은 해당 취소처분을 취소한다"고 판시했다.
공무원
공개경쟁채용시험
취소
인사혁신처
행정처분
강한 기자
2017-09-05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부당한 해외출장명령 거부, 해고사유 안돼
직원이 회사의 해외출장명령을 거부했더라도 출장이 지나치게 장기간이고 업무상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어 부당하다면 출장명령 거부를 이유로 징계할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유진현 부장판사)는 금형제조업체인 A사가 "여직원 배모씨의 해고를 취소하라고 한 재심판정을 취소하라"며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낸 소송(2015구합66677)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출장명령은 사용자의 업무명령권으로 재량이 인정되지만, 출장명령이 정당화되려면 근로자의 불이익을 압도할 수 있는 업무상 필요성이 구체적으로 인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사가 배씨에게 한달이라는 긴 해외출장을 명하는 것은 통상적인 국내 출장에 비해 배씨가 입을 생활상 불이익이 큰 반면 출장명령에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따라서 배씨가 출장명령을 거부한 것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A사가 배씨에게 한국보다 훨씬 규모가 큰 공장의 관리자 업무를 배워오라거나 자재관리 방법을 베트남 공장에 지원하고 인력관리에 관한 기술을 습득하라고 한 것들은 모두 다른 출장명령에도 적용할 수 있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사유에 불과하다"며 "A사가 해외출장명령을 내린데에는 배씨가 노동운동을 하는 남편에게 A사의 정보를 제공해 재계약이 거부된 파견근로자들의 집회·시위에 도움을 주고 있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해 이를 차단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있다"고 판시했다. A사 조립팀에서 정규직으로 일하던 배씨는 2014년 11월 베트남 법인에 한달 동안 출장을 다녀오라는 명령을 받았다. 배씨는 "시어머니 환갑과 친정아버지 수술 간병 등을 해야 해 출장명령을 바꿔달라"고 요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해고 통지서였다. A사는 배씨의 징계사유로 △긴급하고 정당한 회사의 출장명령을 개인사정을 이유로 수차례 거부하고 △인력 관리 미흡으로 파견근로자들이 회사 앞에서 집회·시위를 하도록 해 회사의 명예를 손상시킨 점을 내세웠다. 배씨는 노동위에 부당해고구제신청을 했고, 노동위는 배씨의 주장을 받아들여 해고처분을 취소하라고 결정했다. 이에 A사는 소송을 냈다.
해외출장명령
출장거부
금형제조업체
중앙노동위원회
업무명령권
업무명령
업무상필요성
이장호 기자
2016-03-28
노동·근로
산재·연금
[판결] "휴식기회 보장 땐 '근무 중 돌연사' 회사 책임 못물어"
근로자가 휴가와 정기휴무 등으로 휴식 기회를 보장받았다면 직장에서 일을 하다 돌연사했더라도 회사에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63단독 정성완 판사는 출근 후 회사에서 갑자기 숨진 이모(사망 당시 26세·여)씨의 아버지 등 유족 3명이 ㈜하나은행을 상대로 "6억5000만원을 배상하라"며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14가단38126)에서 6일 원고패소 판결했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정규 근무시간 외에 초과근무를 한 사실이 인정되긴 하지만 기존 업무가 변경된 2012년 8월부터 숨지기 전날인 9월 4일까지 35일 가운데 8월 18일부터 26일까지 휴가 등으로 9일 연속 쉬는 등 16일 동안 휴무였던 사실이 확인된다"며 "이씨가 매년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별다른 이상이 나타나지 않았고, 어떠한 건강상의 문제가 있음을 회사에 알린 적도 없는 점 등을 볼 때 회사가 이씨에게 보통의 근로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과중한 업무를 맡겼다거나 재해가 발생할 것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씨의 초과근무는 이씨의 동의에 따라 이뤄졌으므로 초과 근무를 했다는 사정만으로 회사에 과실이 있다고 볼 수는 없다"며 "화장실에 가기 위해 자리를 떠난 후 약 1시간 반가량 돌아오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회사가 이씨에게 신체상 재해가 발생해 응급조치가 필요한 상황임을 알 수 있었다고 볼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2009년 하나은행에 입사해 근무하다 2012년 9월 5일 출근 후 오전 9시5분께 화장실에 간다며 자리를 떠났다가 10시 40분께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가족들은 "딸이 만성 과로에 시달렸으며 2012년 8월 담당업무가 VIP 고객관리로 변경된 후 스트레스와 과로가 심했다"며 "회사가 근무환경 개선 등 안전 배려를 하지 않았고 사고 당시 응급조치도 신속히 하지 않아 책임이 있다"며 소송을 냈다.
업무상재해
회사과실
휴식기회보장
하나은행
근무중돌연사
안대용 기자
2015-08-13
금융·보험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동거중인 가족으로 구성된 회사라도
동거 중인 가족으로 구성된 회사에서 일정액의 월급만 받았다면 동업 관계가 아니므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행정1부(재판장 곽종훈 부장판사)는 최근 친형제인 A(28)씨와 B(26)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 불승인처분 취소소송 항소심(2013누51734)에서 A씨와 B씨 모두에게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을 취소하고 동생 B씨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와 B씨는 아버지 C씨와 함께 닥트설치업체를 차려 일하던 중 공사 현장에서 추락사고를 당했다. 척추신경 등을 다친 이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4대 보험 취득내역이 없고 하도급을 받아 각종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이익금을 분배하는 동업자 관계이므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며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아버지가 빚을 많이 져 A씨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변경하게 된 것이므로 명의상 사업주일 뿐"이라며 "실질적인 사업주인 아버지의 지시·감독에 따라 근로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부정기적으로 임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A씨에 대해서는 "이 사건 공사계약은 C씨가 나서서 체결한 점, 경험이 일천해 C씨의 지시를 받기 쉬운 상황에 있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산재법상의 근로자로 볼 여지가 있지만 업무용 계좌에서 A씨 계좌로 부정기적인 입출금이 이뤄진 점 등을 봤을 때 사업 활동에 상당히 주도적으로 관여하고 손익을 나누는 가족적 동업관계에 있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며 근로자성을 인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B씨에 대해서는 "매월 120만~150만원가량을 받았는데 공사대금 중 각종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이익금이 입금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나이나 경력상 숙련공이 아니고 별다른 자력이나 거래처들과의 다양한 인적 관계와 같은 영업을 위한 기초 자원을 갖고 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생계를 같이 하는 가족이지만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주인 A씨나 c씨의 지휘 감독 하에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실제 동거하고 있는 가족 관계에 있는 데다가 근로계약서 작성과 취업규칙, 복무 규정이 없는 점 등을 봤을 때 근로자라기보다는 하도급을 받아 각종 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이익금을 분배하는 형태의 동업자로 보인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동거가족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근로자성
요양급여
월급
동업관계
장혜진 기자
2014-09-19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출퇴근 교통수단 없어 사용자 권유한 자전거로 통근
대중 교통수단이 없어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자전거로 출퇴근할 것을 권유했다면 근로자가 출근 중에 당한 사고는 업무상 재해라는 판결이 나왔다. 지적장애 3급인 이모씨는 생활폐기물 수집운반작업을 하는 회사에 보조원으로 취직했다. 근무시간이 새벽 4시부터 오후 3시까지여서 이씨는 새벽에 출근을 해야했다. 그러나 새벽에는 시내버스나 별도의 통근버스도 없어 대부분의 근로자가 자전거나 승용차 등을 이용해야 했다. 회사는 운전면허가 없는 이씨에게 자전거 헬맷 등 안전장비를 지급하고 자전거로 출퇴근 할 것을 권유했고 이씨는 자전거로 출퇴근을 했다. 같은해 6월 이씨가 회사에 늦게 도착하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직원들이 이유를 물었다. 이씨가 비틀거리며 어눌하게 말을 하자 직원들은 술에 취한 것으로 오해했고, 회사는 이씨를 귀가시켰다. 이씨는 귀가 중 쓰러져 병원으로 후송돼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의식불명상태가 됐다. 병원은 "이씨가 회사 도착 전에 머리에 충격을 받은 것 같다"는 소견을 냈다. 이씨의 아버지는 "아들이 출퇴근 중 사고를 당했다"며 요양신청을 했으나 근로복지공단은 "재해 경위를 정확히 알 수 없고, 출퇴근 중 재해로 사업주의 지배·관리 아래서 발생한 사고가 아니므로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며 불승인 처분했다. 창원지법 행정단독 최문수 판사는 지난달 24일 이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요양급여신청 불승인처분 취소청구소송(2013구단704)에서 "공단의 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최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씨가 출근하는 시각에 시내버스도, 회사 통근버스도 운행하지 않고 부친과 형이 장애인인 이씨의 가정 형편에 이씨가 택시나 승용차 등 많은 비용이 드는 교통수단을 이용해 출퇴근하길 기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며 "회사도 자전거 이용을 적극적으로 권장한 것으로 보이므로 이씨의 출근 과정은 회사의 객관적 지배·관리 아래 있었고, 사고와 업무 사이에도 직접적이고 밀접한 내적 관련성이 있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최 판사는 "이씨가 원래 지적장애가 있었고 사고로 언어장애가 발생한 직후여서 회사 동료에게 사고 발생 사실과 경위를 제대로 말하지 못하였고, 이후 의식불명상태라 정확한 사고경위가 확인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이씨의 상태가 일반적으로 추락이나 보행자 교통사고 등으로 인한 외상에 의해 발병한다는 의학적 소견이 있고, 이씨가 출근 중 제3자의 범죄 등 다른 원인으로 이 사건 재해가 발생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는 이상 이씨가 자전거로 이동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출퇴근
업무상재해
출퇴근사고
객관적지배
내적관련성
2014-07-10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업무 불만 품은 부하에 살해… 업무상 재해 해당
업무지시에 불만을 품은 부하직원에 살해당한 근로자에게도 업무상 재해가 인정돼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지난 26일 업무지시에 불만은 품은 부하직원에게 살해당한 A씨의 아버지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유족급여등부지급처분취소소송(☞2010구합33092)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타인의 폭력에 의해 재해를 입은 경우라고 하더라도 직장 내의 인간관계 또는 직무에 내재하거나 수반되는 위험이 현실화돼 발생한 것으로서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으면 업무상재해로 인정해야 한다"며 "폭력행위가 직장 내의 인간관계와 관련된 이상 피해자가 직무의 한도를 넘어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도발해 발생한 경우가 아닌 한 업무와 상당인과관계가 있다(대법원 2008두7953)"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A씨가 담당하고 있던 직원관리업무는 직원들에 대한 업무지시과정에서 불만을 품은 직원에 의한 가해행위의 위험이 내재돼 있다고 할 것"이라며 "평소 자신에게 업무를 과중하게 시킨다는 불만을 가지고 있던 가해자가 일찍 술자리를 마치라고 지시한 A씨를 살해함으로써 망인의 업무에 내재돼 있던 위험이 현실화된 것이라고 봄이 상당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식당 운전기사인 C씨는 지난 2009년 평소 같은 식당 총괄책임자인 A씨에게 불만을 품어 오다가 동료들과의 술자리를 빨리 끝내라는 A씨의 말에 격분해 가위로 수회 찔러 살해했다. A씨의 아버지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신청했지만 "업무와 관련해 발생한 재해라고 볼 수 없다"며 거절당하자 소송을 냈다.
업무지시
부하직원
살해
상당인과관계
업무상재해
업무불만
임순현 기자
2011-02-03
가사·상속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위법한 파견근로자에도 직접고용간주조항 적용되나
구 근로자파견법이 파견을 허용하고 있는 26개 업무 외의 업무에 파견된 근로자에게도 직접고용간주 조항이 적용되는지 여부를 둘러싸고 치열한 법리공방이 벌어졌다. <▲사진설명 : 대법원이 19일 대법정에서 공개변론을 열어 양측 당사자와 학계전문가들의 의견을 듣고 있다. > 구 근로자파견법 제6조3항은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지형 대법관)는 19일 김모씨 등 도시가스판매 소매업체에서 해고된 파견근로자들이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등취소 소송 상고심(☞2007두22320)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고 양측 대리인과 교수 등 전문가들의 변론을 들었다. 이 사건은 법이 정하지 않은 업무에 위법하게 파견된 근로자도 근무한 지 2년이 경과하면 정규직으로 고용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대법원은 이 사건에 고용유연화와 비정규직 보호 사이의 가치충돌이 있고 일선 법원에 동일한 쟁점의 사건이 많이 계류돼 있으며, 선고결과가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대법원은 "전문가로부터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신중하게 법령을 해석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씨의 대리인으로 나온 김선수 변호사는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입법취지상 모든 장기 파견에 대해 직접 고용간주규정이 적용돼야 한다"면서 "적법한 사업주보다 불법을 저지른 사업주에게 법이 유리하게 해석되는 것은 옳지 않으며 이는 형평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독일과 프랑스는 불법파견의 경우에도 최초 고용시점부터 직접 채용간주규정을 두고 있다"면서 "구 근로자파견법이 2006년 개정된 후에도 실질적으로 불법파견되는 수치는 줄지 않고 있는 만큼 그같은 명문규정이 없다면 더 적극적으로 규정을 해석할 필요가 있다" 덧붙였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측은 "파견 사업주와 파견 근로자 사이에 근로자파견법상 파견업무가 허용되지 않는 일을 하는 계약을 맺었다면 이 계약자체가 무효"라며 "이들간의 계약이 무효라면 사업자와 파견사업주 간의 계약 역시 무효로 봐야한다"고 주장했다. 또 "구 근로자파견법상 파견이 허용되지 않는 일에 대해 파견업무를 시킬 경우 파견사업주에 대해 형사처벌을 하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며 "이러한 규정이 위법한 파견에 대해서는 계약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며 이 규정을 위반하고 파견근무를 시켰는데도 계약기간dl 2년 넘었다고 고용상태로 간주해달라는 것은 법의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도시가스 소매업체 Y사에서 3년7개월간 파견근무를 한 김모씨 등 2명은 파견근무 이후 직접 Y사와 1년씩 총 2년의 근로계약을 맺었으나 계약기간이 끝나갈 무렵 계약기간만료를 이유로 근로제공을 거절당하자 행정소송을 냈으나 1·2심에서는 패소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 사건 변론에 앞서 숨진 아버지에 대한 제사주재자가 누가 돼야 하는가를 두고 본처의 자녀와 사실상 혼인관계에 있던 후처의 자녀들이 벌이고 있는 '유체(遺體)인도 등 사건(☞2007다27670)에 대한 공개변론을 열었다. 공개변론에서는 법률상 혼인관계는 아니지만 40년 넘게 사실혼 관계에 있던 후처의 자식들도 제사주재자로서의 지위를 얻을 수 있는지 여부와 망인이 생전에 자신이 묻힐 매장장소를 지정한 경우 제사주재자가 이를 따라야할 법률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근로자파견법
파견근로자
불법파견
근로계약
제사주재자
법률상혼인
사실혼
류인하 기자
2008-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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