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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단독) 인천공항공사 퇴직자, ‘임금피크제 무효’ 소송 승소
<사진=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공사를 퇴직한 직원들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임금을 삭감당했다며 회사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승소했다. 지난 5월 대법원이 정년보장형(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서 금지하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해 무효라 판결한 이후 임금피크제의 효력을 다투는 소송이 줄을 잇고 있는 가운데, 하급심 법원이 처음으로 대법원 판결에 근거해 퇴직 근로자 측의 손을 들어줬다. ◇ “2급 이상 직원 정년 연장 없이 임금 깎아 위법” vs “임금 감액 과하지 않아 적법”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재판장 홍기찬 부장판사)는 11일 인천공항공사 퇴직 근로자 5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YK 조인선·이현종 변호사)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20가합11955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인천공항공사와 이 회사 노동조합은 2015년 8월 노사 협의를 통해 3급 이하 근로자의 정년을 60세로 연장하되 전체 근로자를 대상으로 정년 이전부터 임금을 일정 비율 감액하는 임금피크제를 2016년 1월부터 도입하기로 합의했다. 2급 이상 근로자는 58세에서 61세까지 4년 동안 임금을 매년 5%씩, 3급 이하 근로자는 58세에서 60세까지 3년 동안 임금을 매년 10%씩 삭감하는 것이 골자였다. 이에 2급 전문위원직으로 근무하다 지난해 말 정년퇴직한 전 직원들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삭감된 임금을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 이들은 "3급 이하 직원들은 정년이 연장되고 임금이 증액됐으나 2급 이상 직원들은 정년 변경 없이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었다"며 "임금피크제는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를 차별하는 내용에 해당해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에 위반된다"고 주장했다. 5월 대법원이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를 무효라 판단한 근거를 반영한 주장이다. 원고들은 또 임금피크제가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를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회사는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으로 구성된 노조의 동의는 받았으나 2급 이상 근로자 집단을 상대로는 임금피크제에 관해 사전에 충분한 설명을 하거나 별도의 동의를 받지 않았다"며 "노조도 원고들로부터 개별적 동의나 수권을 받지 않고 협약을 체결했는데, 이는 집단적 동의의 한계를 벗어나 이미 원고들에게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을 포기하도록 한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했다. 이에 대해 사측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개정 및 시행에 따라 정부에서 내린 임금피크제 도입 권고안과 노조의 동의에 따라 적법하게 도입됐으며 임금 감액이 지나치게 과하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맞섰다. ◇ 재판부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위반…정년 보장 의미 있다고 보기 어렵다" = 법원은 "인천공항공사는 원고들에게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삭감된 임금 등 총 3억5000여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들의 청구를 일부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고용의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고령자고용법상 차별 금지 조항의 입법 취지 등을 고려하면,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은 강행규정에 해당하고, 단체협약,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에서 이에 반하는 내용을 정한 조항은 무효"라며 "이 사건 임금피크제는 연령을 이유로 임금 분야에서 근로자를 차별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피고의 2급 이상 직원들에 대한 부분의 경우에는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강행규정인 구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제1항을 위반해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했다. 이어 "원고들을 비롯한 2급 이상 근로자들의 정년은 이 사건 임금피크제가 시행되기 전부터 만 61세였고, 이 사건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정년이 연장되지 않았다"며 "임금피크제 유형에는 '정년연장형' 외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정년을 보장하는 '정년보장형'도 있지만, 이 사건에서는 원고들에게 정년까지 근무가 곤란한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는 등 정년을 보장하는 의미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임금피크제가 정년보장으로 발생하는 인건비 부담을 완화하고 청년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기 위한 목적에서 도입됐다고 하더라도 피고의 2급 이상 직원들은 이미 61세 정년이 보장된 상태에서 임금만 삭감되는 불이익을 입게 됐다"며 "피고는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감액된 재원을 사용해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고 주장하나, 감액된 재원이 임금피크제 도입의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여부가 불분명할 뿐 아니라 2급 이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을 충분히 상쇄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인천공항공사의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절차에 있어서는 "적법한 절차를 거쳤다"며 피고 측 주장을 인용했다. 재판부는 "2급 이상 근로자들은 노동조합 조합원 자격이 인정되지 않을 뿐 아니라, 임금피크제 시행으로 3급 이하 근로자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큰 불이익을 받는다 하더라도 2급 이상 근로자 집단과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은 동일한 근로조건 체계 내에 있으며 3급 이하 근로자 집단에게도 임금피크제 중 2급 이상 근로자 부분에 대한 적용이 예상된다"며 "따라서 2급 이상 근로자들뿐 아니라 3급 이하 근로자들을 포함한 전체 근로자 집단이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에 대한 동의 주체가 된다"고 판시했다. ◇ 동일 사실관계 및 쟁점 다툰 하급심에선 "원고 패소" = 이번 판결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 도입과 관련해 하급심에서 내린 세 번째 판결이다. 앞선 판결들도 이번 서울남부지법 판결과 동일한 사실관계 및 쟁점을 두고 다툰 사건들이었으나, 결론은 달랐다. 지난해 11월 서울중앙지법과 올 4월 서울동부지법은 "인천공항공사의 임금피크제가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며 각각 원고 패소 판결했다. 올 8월 서울고법도 서울중앙지법 판결의 항소심(2021나2049858)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기각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차별
홍윤지 기자
2022-11-1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신입생 모집실적 기준' 대학 교직원 성과임금제 유효
사립대 학교법인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하는 성과임금 제도를 도입해 교원에게 임금을 차등 지급했더라도 유효하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 9일 A씨가 B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8다262653)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법인은 2012년부터 운영하던 C대학이 정원 미달로 재정난에 시달리자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이사회 의결을 거쳐 교직원 성과연봉계약제를 도입했다. 이에 따라 전체 모집정원 대비 교수 개인별 학생 모집실적과 학과별 충원율을 평가해 연봉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이 대학 부교수로 재직하던 A씨는 2016년 "B법인이 실시한 성과급적 연봉제는 무효"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학교법인이 교원에 대해 성과급적 연봉제를 시행하기 위해 정관이나 교원보수규정 등에서 마련한 교원실적에 대한 평가항목과 기준이 사립학교법 등 교원의 인사나 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어 교원의 보수 결정에 관한 학교법인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 평가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평가항목과 기준은 가급적 존중돼야 한다"며 "이를 함부로 무효라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이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평가기준으로 성과임금을 정했다는 사정만으로 성과임금제가 교원의 인사·보수에 관한 법령 또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강행규정을 위반하거나 객관성과 합리성을 잃고 교원의 보수 결정에 관한 사립학교의 권리를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체적인 사정을 심리하지 않은 채 B법인이 신입생 모집실적만을 기준으로 성과임금을 지급했다는 사정만으로 연봉제의 지급기준이 사립학교 자율성의 한계를 벗어나 옛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을 위반한 것으로 무효라고 판단한 원심은 잘못됐다"고 판시했다. 앞서 1,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3항에서 교원의 급여에 관한 부분은 학문의 자유와 교원의 신분보장을 위해 반드시 준수해야 할 강행규정으로 봐야 하고, B법인의 정관 제80조는 교원의 보수는 교육공무원 보수규정을 준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B법인이 A씨의 급여를 감액해 지급하는 것이 공무원 보수규정 조항들에 어긋난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고, B법인이 A씨의 급여를 감액하고 설령 A씨가 동의했더라도 이에 따른 약정은 B법인이 정관 조항에 정한 바와 달리 사립대학 교수의 급여를 감액한 것으로서 사립학교법 조항에 어긋나 무효"라고 판단했다. 2심은 "신입생 모집은 교원의 직접적 업무라고 보기 어렵고 교원의 성과임금이 신입생 모집률만으로 결정되는 경우, 교원이 신입생 모집 활동에 우선적으로 집중하도록 유도해 오히려 교원의 본질적 업무인 학생교육, 학생지도, 학문연구 등에 소홀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며 "신입생 충원율만으로 사립학교 교원의 성과임금을 정하는 것은 사립학교의 자율성의 한계를 일탈해 옛 고등교육법 제15조 제2항에 위반한 것으로 무효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성과임금제
임금
교원
이용경 기자
2022-06-29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합리적 이유 없는 연령기준 임금피크제 무효
합리적인 이유 없이 정년 등을 앞둔 근로자들의 연령만을 기준으로 임금을 깎는 임금피크제는 고령자고용법 위반에 해당해 무효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26일 A씨가 자신이 재직하던 B연구원을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7다29234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B연구원은 노조와의 합의를 통해 2009년 1월 만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성과연급제(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1991년 B연구원에 입사한 A씨(1955년생)는 2011년부터 적용대상이 됐다. A씨는 "임금피크제로 직급과 역량등급이 강등된 수준의 기본급을 지급받았다"며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고령자고용법상 연령차별금지를 위반해 무효"라고 주장하며 퇴직 때까지의 임금 차액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A씨를 포함한 55세 이상 직원들을 합리적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임금 등에 관해 차별하는 것"이라며 "고령자고용법에 위반돼 무효"라면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상고심에서는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이 강행규정에 해당되는지 여부와 B연구원의 임금피크제가 이 규정을 위반했는지 여부 등이 쟁점으로 다뤄졌다. 고령자고용법 제4조의4 1항은 '사업주는 모집과 채용, 임금, 임금 외 금품 지급 및 복리후생 등에 있어 합리적인 이유 없이 연령을 이유로 근로자 또는 근로자가 되려는 사람을 차별해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해당 규정의 내용 및 연령차별을 당한 사람은 국가인권위원회에 그 내용을 진정할 수 있고 구제조치와 시정명령이 내려질 수 있는 점, 고용 영역에서 나이를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해 헌법상 평등권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려는 입법 취지를 고려하면 해당 규정은 강행규정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연령을 이유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연령에 따라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달리 처우하는 경우에도 그 방법이나 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며 "사업주가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는 경우 연령을 이유로 한 차별에 합리적인 이유가 없어 그 조치가 무효인지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 목적의 타당성, 대상 근로자들이 입는 불이익의 정도, 임금피크제로 감액된 재원이 본래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연구원의 성과연급제는 인건비 부담 완화 등 경영성과 제고를 목적으로 도입됐는데 (이 목적은) 55세 이상 직원들만을 대상으로 한 임금 삭감 조치를 정당화할 만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A씨는 임금이 일시에 대폭 하락하는 불이익을 입었고, 업무 감축 등 적정한 대상조치가 강구되지 않은 점 등에 비춰 보면 연령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정년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일정 연령 이상 근로자의 임금을 정년 전까지 일정 기간 삭감하는 형태의 임금피크제 효력에 관한 판단기준을 최초로 제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다른 기업에서 시행 중인 정년유지형 임금피크제나 하급심에 진행 중인 사건 관련 개별 기업들이 시행하는 임금피크제 효력의 인정 여부는 임금피크제 도입목적의 정당성 및 필요성, 감액된 재원이 도입 목적을 위해 사용됐는지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2016년 고용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2015년에는 300인 이상 기업의 27.2%가 임금피크제를 도입했고 2016년에는 46.8%가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금피크제
고령자고용법
정년
한수현 기자
2022-05-2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단독) 해고무효소송 법조윤리협 前 사무국장 패소 확정
법조윤리협의회에서 사무국장으로 근무하다 해고당한 변호사가 협의회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소송에서 협의회가 최종 승리했다. 대법원은 한차례 재계약 했다는 이유만으로 갱신기대권을 인정하기는 어렵다며 협의회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A변호사가 법조윤리협의회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 상고심(2022다210956)에서 최근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변호사는 법조윤리협의회와 2017년 3월과 2018년 3월 각각 기간을 1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맺고 상근직 사무국장으로 근무했다. 그러다 협의회가 두번째 근로계약 만료 전인 2019년 1월 계약갱신 거절을 통보하자 "계약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며 소송을 냈다. 그러면서 "협의회에서 담당한 업무는 상시적·계속적 중요업무이고, 사무국장을 포함해 직원들이 원하는 한 계약갱신이 거절된 사례가 없다"고 주장했다. A변호사는 또 "한 차례 근로계약을 갱신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문제점을 지적한 적이 없으며 협의회에서 (1년 임기가 다다른) 2018년 12월쯤에 상반기 기획기사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며 "이에 더해 2019년 초에는 로스쿨 출강을 허락하는 등 계약 갱신에 관한 신뢰를 부여했다"고 덧붙였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은 "협의회는 계약 기간 만료일 이후까지 수행할 것이 예정돼 있는 업무에 관해 지시 또는 승낙을 해 A변호사가 사무국장 직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신뢰를 부여했다"며 A변호사의 갱신기대권을 인정했다(2019가합586061). 재판부는 A변호사와의 계약갱신을 거절한 것은 부당해고로서 무효"라며 "협의회는 A변호사가 복직하는 날까지 매월 533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협의회는 항소하면서 법원에 판결의 강제집행 정지를 신청하고 2억여원을 공탁했다. 협의회는 운영비와 인건비 등에 사용돼야 할 예산을 전용해 공탁금을 마련하는 등 심각한 재정난에 봉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협의회는 예산 부족에 따른 직원 급여 미지급 사태 등에 대처하기 위해 서초동 변호사문화회관 5층에 있는 협의회 사무실 임대보증금 2억원에 대해 임대인인 서울지방변호사회에 일시 반환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2심을 맡은 서울고법 재판부는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협의회는 상시 근로자가 5명 이상이므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의 법리가 적용된다"면서도 "A변호사를 사무국장으로 채용한 이후 재계약을 체결함으로써 근로계약을 한 차례 갱신했지만, 근로계약상 갱신에 관해 아무런 정함이 없이 과거에 한 차례 근로계약이 갱신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A변호사에게 정당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2021나2024149). 또 "협의회의 계속적인 존속이 예정돼 있다는 사정이 사무국장 업무의 연속 필요성을 판단하는 징표가 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협의회 인사규정의 문언 및 체계상 '근무성적이 우수한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이를 근거로 계약직 직원은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협의회는 이에 대응하는 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었다. 대법원은 심리불속행으로 A변호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법조윤리협의회는 2007년 개정 변호사법 시행에 따라 법조윤리 확립과 건전한 법조풍토 조성을 위해 출범했다. 매년 법원행정처와 법무부,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운영된다.
해고
갱신기대권
기간제근로자
박솔잎 기자
2022-05-16
기업법무
노동·근로
[판결] 정리해고 직전 신규인력 채용했다면 부당해고
근로자들을 해고하기 직전에 신규 인력을 채용했다면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정리해고가 아니라 인건비 절감이나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한 해고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행정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김모씨 등 조선호텔에서 근무하다 정리해고를 당한 근로자 8명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정당한 해고의 요건을 갖추지 않았는데도 부당해고가 아니라고 판단한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 상고심(2012두258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정리해고 당시 조선호텔의 경영사정을 보면, 한국신용평가가 조선호텔의 신용등급과 현금흐름등급을 최상위 등급으로 평가했고 영업흑자도 기록했으며 정리해고 직전에는 신규인력 41명을 공개 채용하기도 하는 등 경영상태가 견고했던 것으로 보여 인원을 줄일만한 사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당시 정리해고된 근로자들의 인건비 비율이 약 0.2%에 불과하기 때문에 문제의 정리해고는 경영상의 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단순한 인건비 절감 또는 노무관리의 편의를 위해 단행한 것으로 보여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에 따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소공동에 있는 조선호텔은 2010년부터 객실정비 등 인력 일부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외부 업체를 통해 간접 고용하기로 했다. 김씨 등은 도급업체로 소속을 변경하는 것을 거부했고 이듬해 조선호텔은 '경영상 이유'로 김씨 등을 해고했다. 김씨 등은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해 인용결정을 받았지만,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에서는 구제신청을 기각당했다. 김씨 등은 "조선호텔의 정리해고는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 해고 회피노력, 공정한 정리기준과 대상자 선정, 근로자 측과의 사전 협의'라는 4가지 요건을 구비하지 않았는데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정당한 정리해고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라며 소송을 냈다.
정리해고
부당해고
긴박한경영상의필요
조선호텔
정리해고구제
홍세미 기자
2015-06-09
노동·근로
행정사건
택시업계 노·사간 사납금제 운용 합의했더라도
택시업체 노사가 사납금제를 운용하기로 합의했더라도, 지방자치단체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서 강제하는 '운송수익금 전액관리제'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 결정이 나왔다. 하지만 다른 법원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같은 사안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내려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사납금제도는 택시기사가 회사에 일정액의 사납금만 내면 나머지 운행 수익은 운전자 몫으로 돌아가게 하는 제도다. 전액관리제에서는 운전자가 운행 수입 전부를 회사로 입금한 뒤 회사로부터 고정된 월급과 성과급을 받는다. 사업주들은 인건비와 세금 증가 등 현실적 어려움을 이유로 대부분 사납금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러나 전국공공운수노조 등은 "전액관리제가 택시기사의 안정적인 생활을 보장해줄 수 있다"며 전액관리제 안착을 주장하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청주시는 노사 간 협의로 사납금제를 운용하고 있는 청주택시운송에 전액관리제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과태료 500만원을 부과했다. 청주택시운송은 과태료 처분에 이의를 제기해 약식재판이 열렸다. 법원은 청주시의 처분을 인정했고, 청주택시운송은 약식재판에 대해 이의신청을 했다. 그러나 1심 법원이 기각하자 항고했다. 청주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성규 부장판사)는 지난달 29일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 이의신청항고심(2014라41)에서 항고 기각 결정을 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운송업자가 택시기사로부터 운송수입금 전액을 납부받은 이후에 수입금의 배분하는 것은 근로조건에 해당하므로 노사 간에 자율적 협의로 결정할 수 있지만, 법이 정한 전액관리제의 시행 여부 자체까지 노사 협의로 정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전액관리제 도입은 운송사업자들에게 투명한 사업 경영을 유도하고, 택시기사들에게는 안정적인 근로조건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라며 "택시업계의 현실과 운행정보 관리시스템 미비 등을 이유로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은 것은 전액관리제의 취지를 몰각하는 것이 돼 오히려 부당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청주지법 제천지원(2014과53)과 춘천지법 영월지원(2014과79)은 지난 5일과 지난달 22일 같은 사안에 대해 사업주에게 과태료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결정을 했다. 청주지법 제천지원 민사신청 권기백 판사는 결정문에서 "'전액관리제'의 도입 취지, 위반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와 정도 등을 참작하면 과태료를 물리지 않는 것이 상당하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택시
사납금제
노사합의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운송수익금전액관리제
과태료
청주택시운송
이장호
2014-08-25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통상임금 판결 경향] 기업 '신의칙 항변'에 엄격 잣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이후에도 노사는 판결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특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신의칙 항변' 때문이다. 기껏해야 수십만원에 불과한 수당과 달리 정기상여금은 기본급의 수배나 수십배까지 지급돼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기업의 추가 부담이 너무 커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때에는 근로자 측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의 경향을 보면 법원은 기업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기업과 이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노사 합의 존재해야= 대법원 전합 판결에 따르면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 간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재판부들은 통상임금 재판에서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하는지부터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서서울영업소 고속도로통행료 징수업무를 하도급 받은 서서울기업의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2039)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기본급, 상여금 등을 미리 정해 이를 포함한 전체 도급금액을 서서울기업에 지급하면, 서서울기업은 도급금액에서 미리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 가운데 몇 %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노사 합의를 하고 합의된 금액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며 "서서울기업이 근로자들과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에 비춰보면 근로자 측은 이같은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면 기업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대기업, 공기업·공공기관 '불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법원 전합 판결은 신의칙 판단 기준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회사가 부담하게 될 추가 법정수당액 △전년도 대비 실질임금인상률 및 과거 수년간의 평균 임금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급심이 이 기준 적용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금이나 매출액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신의칙 항변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재정적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하급심의 경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33469)에서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5월 채권단에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2009년, 201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본금이 8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고 2010년, 2011년,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매년 상승 추세"라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회사 측은 매년 93억여원의 인건비만 추가 지출하면 된다. 이는 회사가 매년 지출하고 있는 인건비인 6817억원의 약 1.3%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도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100222)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으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이며 각종 법규에 대한 해석·적용의 책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신의칙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순손실 등 경영상 어려움만으로는 입증 부족 매출액 크고 예산지원 받는 대기업 공기업 더 불리 법원 '신의칙' 인정에 엄격… 기업 대리한 로펌도 고민 ◇'구체적·객관적 경영상 어려움' 입증해야=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 대전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시외버스 회사인 경북코치서비스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1나82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업 외 수익인 국가보조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이 2007년도 4억7900여만원, 2008년도 7억8300여만원, 2009년도 13억6200여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2006~2009년까지 매년 약 17억원에서 23억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 측이 실질적인 회사 재무상태를 입증해 신의칙 항변을 관철한 것이다. ◇"장기 위험요소, 국외 시장 경쟁력 등 입체적 주장도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상의 위험 요소나 해당 업종의 경기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발굴해 소송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정상태(38·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소송에 임하는 기업들은 신의칙 항변이 쉽게 인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수정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 통상임금팀의 김동욱(43·36기) 변호사는 "신의칙 항변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특히 손익계산서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의 실제 재무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해 소송과정에서 현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과거의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당시 또는 현재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냐를 신의칙 위반의 기본적인 분석틀로 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의 비율과 인건비 구성, 인력운영방식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이정한(51·17기) 변호사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 동종업계의 일반적인 임금인상률은 물론 해외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의 경쟁기업 대비 인건비 수준 등도 신의칙 항변의 주요 요소로 주장해야 한다"며 "당기순이익이 났더라도 필수적 투자 비용 등 순수익의 적절한 배분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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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코치서비스
경영상어려움
객관적지표
신소영 기자
2014-08-07
기업법무
노동·근로
육아수당·휴가비 등도 '통상임금'에 포함되나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둘러싼 회사와 근로자의 법정 공방을 마무리하고 재판부의 검토연구 결과와 공개변론에서 나온 대리인과 참고인의 의견 등을 종합해 이르면 오는 11월 최종 판결을 내린다. 대법원은 지난해 3월 대구 시내버스회사인 금아리무진 소속 운전사 구모(39)씨 등 19명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소송 상고심(2010다91046)에서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상여금을 지급했다면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며 통상임금의 기준에 관한 판결을 내렸다. 이 판결은 분쟁의 씨앗이 돼 이후 퇴직수당이나 육아수당 등에 관한 소송이 줄을 이어 통상임금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봐야 할 것인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됐다.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은 퇴직금과 4대 사회보험료, 연장근로수당, 연차휴가수당 등 각종 수당의 산정 기준이 되므로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근로자들이 그만큼 퇴직금과 수당을 더 받게 된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갑을오토텍에서 근무하다가 퇴사한 김모씨가 회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12다89399)과 현직 근로자 29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청구소송(201294643)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고 5일 공개변론을 열었다. "퇴직금 산정에 정기상여금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소송을 낸 김씨는 1심에서 패소했으나, 2심에서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서 승소했다. "설·추석 상여금과 하계휴가비, 김장보너스 등 복리후생비도 통상임금으로 봐야 한다"며 소송을 낸 현직 근로자들도 1·2심에서 실비를 변상해주는 성격의 부서 단합 대회비와 회의 식대를 제외하고는 모두 통상임금으로 인정받으며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지난 5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에는 공개변론을 방청하려는 시민들이 몰려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근로자 측은 김기덕(49·사법연수원 28기) 법무법인 새날 변호사 등 5명의 변호사가, 회사 측은 김용상(50·17기) 변호사 등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5명이 대리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공개변론 이후에 대법관들이 최소한 한번은 합의를 거쳐야 하므로, 대법원 일정을 고려하면 11월은 돼야 결론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시행령에 정한 '통상임금' 규정, 효력 있나= 근로기준법은 퇴직금이나 각종 수당을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정해야 한다고만 정하고 통상임금의 범위에 대해 따로 정하고 있지 않다. 같은 법 시행령 6조에서 '통상임금이란 근로자에게 정기적이고 일률적으로 소정근로 또는 총 근로에 대해 지급하기로 정한 시간급 금액, 일급 금액, 주급 금액, 월급 금액 또는 도급 금액을 말한다'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것이 전부다. 회사 측 참고인으로 나선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교수는 "근로기준법 시행령 6조는 통상임금 산정기간을 한정하면서 1개월을 최대 기간으로 하고 있다"며 "1개월을 초과하는 기간에서 지급되는 것은 통상임금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밝혔다. 반면 원고 측은 시행령이 모법의 근거 없이 정해졌다고 주장했다. 민일영(58·10기) 대법관은 "시행령이 법에서 흠결된 걸 보충할 수도 있다"며 "근로기준법에서는 시행령에서 평균임금에 관한 내용을 정하고 있는데 이런 규정들도 모법에서 위임이 없다고 해서 모두 무효라고 볼 수 있느냐"고 질의했고, 원고 측 참고인으로 나선 김홍영 성균관대 로스쿨 교수는 "시행령은 법 시행을 위한 내용을 정해야 하는데 근로기준법 시행령은 단순히 시행을 위해 정해진 게 아니라 통상임금 범위를 정하고 있다. 이는 국민의 권리의무에 대해 중요한 부분을 다루는 것으로 모법의 위임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노사합의로 통상임금에서 '상여금 제외' 놓고 상반된 주장=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은 단체협약을 어떻게 볼 것이냐도 중요한 쟁점으로 떠올랐다. 피고 측 대리인 이제호(48·20기) 변호사는 "갑을오토텍의 단체협약은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포함하지 않았고, 이것은 노사가 대등한 관계에서 통상임금에 상여금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공유된 것으로 임금총액을 기준으로 협상이 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원고 측은 과거 성과에 따라 지급됐던 상여금이 지금은 고정임금화돼 있어 당연히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양승태(65·2기) 대법원장도 "단체협약을 보면 노사합의로 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상여금을 제외한 곳들이 있고, 이것은 강성 노조가 있는 곳도 마찬가지인데, 원고측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질문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김기덕(45·33기) 변호사는 "근로자들은 정기적으로 주 40시간을 일하면 600%의 상여금을 받는데, 지난해 대법원 판결이 나오기 전까지 이것을 통상임금이라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에 단체협약에서 이 부분에 대한 협의가 됐다고 볼 수는 없다"며 "판결 이후인 올해에는 노조가 교섭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통상임금 판결로 인한 추가비용, 38조원 VS 5조원= 양측은 법리 부분만이 아니라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서도 큰 차이를 보였다. 이제호 변호사는 이 사건에서 패소해 통상임금 범위가 넓어지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은 38조5500억원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는 일자리 40만개가 감소하는 효과로, 우리나라 실업자들을 1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비용을 넘는 것은 물론, 14조4000억원을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중소기업들은 상당수가 도산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원고 측 김상은(44·37기) 변호사는 "4년간 38조원이라는 수치는 과장된 것으로, 근로의 대가로 받는 정기 상여금을 기준으로 하면 21조원에 불과하다는 연구 결과도 있고, 모든 근로자가 소송을 내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실제 소송을 통해 노동계에서 받는 금액은 4조~5조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그는 "38조라는 액수가 사실이라도 하더라도 그만큼 그동안 기업이 제대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불법성이 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일 뿐, 이런 추정이 법적 판단에 고려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상훈(57·10기) 대법관은 "피고 측은 금원청구소송에서 무자력 항변을 하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던졌다. 통상임금 소송으로 인해 경영계가 추가비용을 지출하는 것이 이 사건에서 다뤄져야 할 법적 쟁점이 될 수 있느냐는 지적이다. 피고 측 홍준호(44·23기) 변호사는 "무자력 항변을 하는 것은 아니고, 애초에 회사가 인건비에 대해 예상한 임금지출 규모가 있는 것이고, 이 사건에서도 당사자간 임금 총액을 기준으로 단체협약을 체결했으므로 노사간 합의의 유효성을 판단할 때 고려해 달라는 의미"라고 답변했다. 원고 측도 "기본급 비중이 낮고 상여금이나 각종 수당이 높은 우리나라 임금구조가 근로자들이 초과근무를 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지적했다. 김상은 변호사는 "근로기준법상 하루에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을 일하도록 규정해 놓았는데도 우리나라 근로자들은 연간 2900시간을 일하며 살인적인 노동량을 소화하고 있다"며 "이번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노동자들이 인간다운 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임금청구
통상임금
육아수당
휴가비
상여금
근로기준법
퇴직금청구
기본급
근로기준법시행령
좌영길 기자
2013-09-09
기업법무
노동·근로
조세·부담금
행정사건
기업부설 연구소 직원 퇴직급여충당금 법인세 공제되나
법인세 공제대상인 기업부설 연구소 직원들의 인건비에는 퇴직급여 충당금도 포함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문준필 부장판사)는 최근 (주)현대자동차가 서초세무서를 상대로 낸 법인세 경정청구 거부처분 취소소송(2012구합44058)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조세특례제한법과 시행령은 기술개발과 문화산업 진흥을 위한 전담부서에 근무하는 직원의 인건비 등을 포함한 연구·인력개발비는 법인세에서 공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난해 시행령이 개정되기 이전에는 인건비에 퇴직급여 충당금을 명문으로 제외하고 있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인건비는 명칭을 불문하고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유상으로 지출한 일체의 것"이라며 "퇴직급여 충당금은 법인이 퇴직금을 사전 적립한 것으로, 이 충당금으로 퇴직금이 지급되는 것이기 때문에 퇴직급여 충당금에 대해 법인세를 공제하더라도 입법 취지에 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2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 '인건비에서 퇴직급여 충당금은 제외한다'는 규정을 신설한 점을 고려하면 개정 전의 시행령의 인건비에는 퇴직급여 충당금에도 포함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법인세공제
기업부설연구소
퇴직급여충당금
조세특례제한법
현대자동차
연구인력
신소영 기자
2013-05-13
기업법무
노동·근로
행정사건
건설현장 십장이 고용한 일용직 근로자 하도급업체와 직접 고용관계 없다
건설현장의 십장에게 고용된 일용근로자들이 하도급업체의 근로자로서 국민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인지 여부에 대해 엇갈린 판결이 나오고 있다. 일용근로자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이들이 하도급업체와 직접 고용관계를 맺고 있다고 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입장이 나뉘고 있어 상급심에서 정리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현장에서는 하도급업체가 공사 중 일부를 독립해 공사를 담당하는 시공참여자(일명 ‘독립십장’)들에게 재하도급을 주고, 시공참여자들이 독자적으로 일용근로자들을 고용해 공사를 진행하는 것이 관행이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서태환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주)협신건영이 “일용근로자들과 직접 고용관계가 없으므로 보험료 납부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다”라며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건강보험료부과처분취소 소송(2008구합32225)에서 “건강보험료 2억여원의 부과처분을 취소한다”며 원고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고와 시공참여계약을 체결한 시공참여자들은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공사대금을 지급받은 후에도 세금계산서를 교부할 수 없었다”며 “이로 인해 원고는 시공참여자들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한 다음 이를 비용으로 처리하기 위해 일용노무자 지급명세서 등을 작성하고 노무비를 인건비 항목으로 회계처리해 법인세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원고가 근로자들의 근무일지를 파악하고 근태를 파악한 이유는 시공참여자들에게 지급해야 할 하도급대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노무비의 정산 및 지급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지난 4월 이와 유사한 사안에서 행정4부(재판장 이경구 부장판사)는 정반대의 판결을 내렸다(2008구합31864).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하도급회사가 일용근로자들의 근로일자와 임금액을 직접 파악해 관리했고, 임금을 인건비 항목으로 회계처리했다”며 “시공참여계약서는 형식적인 것이고, 실질적으로는 하도급회사가 일용근로자들과 사이에 고용관계를 맺고 보수에서 보험료를 공제할 수 있는 사용자의 위치에서 근로자들로 하여금 근로를 제공하도록 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일용근로자
하도급
근로자성
독립십장
시공참여자
시공참여계약서
고용계약
협신건영
이환춘 기자
2009-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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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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