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후 전과가 밝혀서 임용무효가 됐더라도 그동안의 근로에 따른 퇴직금 상당액은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해야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광주지법 민사3부(재판장 이용구 부장판사)는 21일 전직 교사 최모(62)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2009가합3038)에서 "국가는 최씨에게 1억9,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승소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공무원으로 임용될 당시 결격사유가 있어 최씨에 대한 임용은 무효이고, 국가와 사이에 공무원으로서 신분관계나 근로고용관계도 적법하게 형성되지 않았다"며 그러나 "최씨는 제공한 근로의 '금전적 가치'만큼의 손해를 봤고, 국가는 이득을 얻어 최씨의 근로를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국가가 얻은 부당이득의 범위에 대해서는 "최씨가 제공한 근로의 금전적 가치는 임용적격자와 같은 수준의 월 급여뿐만 아니라 퇴직급여 중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는 부분도 포함된다"며 "퇴직급여 중 적어도 근로기준법상 퇴직금에 상당하는 금액은 그가 재직기간 중 제공한 근로에 대한 대가로서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시했다.
따라서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퇴직금 상당액인 2억400여만원을 받을 수 있으나, 이는 최씨가 임용결격사유가 없었다면 받았을 퇴직금을 넘지 못한다"며 "임용결격사유가 없었을시 받았을 공무원연금법상 퇴직급여 3억400여만원에서 기여금 및 이에 대한 이자인 1억1,000여만원을 뺀 1억9,000여만원으로 퇴직금을 제한한다"고 밝혔다.
최씨는 1969년 2월1일 나주이 모 초등학교 교사로 임용돼 전남 일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하다가 지난해 2월28일 정년퇴직했다. 그러나 공무원연금관리공단은 최씨가 임용 전 1968년8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받은 것을 알고는 당시 국가공무원법 제22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공무원에 임용될 수 없는 임용결격자이므로 공무원 재직기간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정상 퇴직금 지급을 거부했다. 이에 최씨는 그동안의 신원조회에서 별문제가 없었다며 3억4,000여만원을 지급하라고 소송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