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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인정… “사용자, 근로자의 변호사 선임 비용 부담해야”
노동위원회에서 근로자의 부당해고가 인정된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변호사 선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첫 판결이 나왔다. 일반 민사소송 등에서는 패소자가 승소자의 변호사 비용과 인지대 등 소송 비용을 부담하도록 민사소송법 등이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위원회 심판 사건에서는 근로자가 변호사나 노무사를 선임한 경우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의 부담에 관한 규정이 없고 지금까지 인정된 판례도 없었다. 이번 판결은 근로자가 변호사나 노무사 등 전문가의 조력을 받을 기회가 적극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천지법 민사1-2부(박정운, 권성우, 원용일 부장판사)는 10월 13일 의사 A 씨가 대학병원을 운영하는 B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임금 소송(2021나70304)에서 1심과 같이 "B 법인은 A 씨에게 미지급 성과급 7100만 원과 변호사 선임 비용 17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이 판결은 A 씨와 B 법인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지난달 1일 확정됐다. A 씨는 2003년부터 B 법인과 1년 단위로 임용계약을 맺고 계약직 의사로 근무해 왔다. B 법인은 2018년 A 씨에게 계약기간 만료를 이유로 임용계약 종료를 통보했고, A 씨는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인천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다. 인천 지노위가 부당해고 판정을 내리자, B 법인은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 신청을 했다가 취하했다. 이후 B 법인은 A 씨와 재계약을 맺었지만, 2019년 1월 또다시 재계약을 거부했다. A 씨는 다시 인천 지노위에 구제신청을 했고, 인천 지노위와 중노위에서 모두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다. B 법인은 중노위원장을 상대로 재심 판정 취소소송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이에 A 씨는 B 법인을 상대로 미지급 성과급과 노동위 심판 절차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등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하지 않고 민사소송 등을 제기해 승소했을 경우 사용자로부터 일정한 범위 내에서 소송 비용을 상환 받을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에 대응하기 위해 노동위에 구제신청 등을 하는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에 대해서도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근로자에게 상환의무를 부담한다"며 원심을 유지했다. 앞서 1심도 "근로계약에 따른 사용자의 이른바 '행위 의무' 중에는 부당하게 근로자의 재산에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보호할 의무도 포함된다"며 "사용자의 부당해고 등으로 근로자가 자신의 권익을 지키기 위해 노동위 등에 구제신청을 하면서 법률전문가의 적절한 도움을 받느라 비용을 지출한 경우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B 법인에 A 씨가 노동위 심판 과정에서 지출한 변호사 선임 비용 2400만 원 가운데 70%인 1700만 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원고 측 승소 대리인이 본 이번 판결은] 민경한(64·사법연수원 19기) 법무법인 상록 변호사는 "대부분의 근로자들이 부당해고를 당했을 때 법적 지식이나 대응 방법이 미숙해 구제를 받지 못한 경우가 자주 있었는데, 근로자가 노동위원회 사건에서 변호사 비용을 상환 받을 수 있다면 열악한 위치에 있는 근로자들이 변호사나 노무사 등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어 아주 의미 있고 획기적인 판결"이라고 말했다.
부당해고
소송비용
변호사선임료
이용경 기자
2022-12-14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보험회사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 인정여부는
보험회사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할 때에는 해당 지점장의 업무형태 등 실질적 사실관계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이번 판결은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처리된 사례 외에는 관련 사건에 대한 첫 대법원 판단들이다. 대법원은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에는 형식적인 계약내용보다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중시해야 한다는 기존 법리를 재확인했다. 그러면서 6건의 사건 가운데 1건은 근로자성을 인정해 파기환송했고, 1건은 근로자성을 인정한 원심을, 다른 4건은 근로자성을 부정한 원심을 각각 확정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최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 재심판정 취소소송(2021두33715)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형식적 계약내용 보다 실질적 사실관계 중시 기존법리 재확인 B보험사는 2010년 'FP(Financial Planner) 인턴십' 제도를 도입해 대학교 졸업예정자와 졸업자를 모집해 실습교육 후 현장 경험을 거쳐 영업관리자나 재무설계전문가로 양성하는 조직을 마련하기로 하고, 그 일환으로 그 해 7월 A씨와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체결했다. 그때부터 A씨는 B사의 모 지점에서 FP로 근무했고, 2011년 12월부터는 다른 지점에서 PSM(Pro Sales Manaer, 보험인원 모집 및 관리업무를 하는 매니저 직급)으로 근무한 데 이어, 2013년 7월부터는 AM(Assistant Manager, 지점장 업무를 보조하는 총무 직급)으로 일했다. 이후 B사는 2014년 5월 A씨와 지점장 추가업무 위탁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A씨는 같은 해 6월부터 2018년 3월까지 B사의 지점장(Branch Manager, 위탁계약형 지점장)으로 근무하면서 담당 지점의 운영·관리를 총괄하면서 보험설계사 유치·교육 및 관리, 보험모집 지원 업무 등을 수행했다. 그런데 B사는 2018년 2월 A씨가 회사의 명예를 훼손하는 등 계약서 준수사항과 회사 규정을 위반해 계약을 유지할 수 없다면서 2018년 3월 12일자로 추가업무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같은 해 4월 1일자로 보험설계사 위촉계약을 해지한다고 통지했다. 이에 A씨는 추가업무 위탁계약 해지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냈다. 지노위가 A씨의 손을 들어주자 B사는 중노위에 재심을 신청했다. 중노위는 'A씨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참가인의 추가업무 위탁계약 해지는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B사의 손을 들어줬고, 이에 반발한 A씨는 소송을 냈다. 계류 중인 6건 판례 따라 원심 인정·파기 확정 1,2심은 A씨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면서 중노위의 판단이 옳다고 판결했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보험사는 영업조직의 하위에 있는 지점을 상위 영업조직이 관리·감독하도록 했는데, 상위 영업조직의 장이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 실적 목표를 제시하고 독려를 넘어 실적 달성을 위한 구체적인 업무 내용에 대해 일일 업무 보고를 받는 등 업무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점 등으로 보아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업무형태가 근로자임이 분명한 정규직 지점장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위탁계약형 지점장에게는 정규직 사원과 달리 인사관리시스템(복무관리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았고 근무시간에 관한 규정도 없었지만 보험회사가 제공한 지점 사무실에 정규직 지점장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간에 출퇴근하며 업무했고, 간접적인 방식으로 근태관리가 이춰졌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어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받지 않았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이어 "지점 사무실과 비품, 지점 운영 비용은 모두 보험회사가 제공했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그와 별개로 사무실 운영 비용 등을 투입했다고 볼 만한 자료가 없어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해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해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했다고 볼 수 없고 실적에 따라 지급되는 수수료 등의 증가나 감소 이외에 지점 운영에 따른 이윤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성과급 형태의 보수는 업무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위탁계약형 지점장이 지급받은 수수료 등은 지점 운영이라는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등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같은 날 같은 취지로 C씨가 D보험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20다238691)에서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반면 같은날 대법원 민사1부(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E씨 등이 F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소송(2020다254372)에서, 민사2부(주심 조재연 대법관)는 G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20다287310)과 I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소송(2021다218205)에서,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J씨 등이 H보험사를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소송(2021다246934)에서 각각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을 부정해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근로자성이 부정된 이들 사건의 경우 대법원은 △보험사가 지점장들에게 실적목표 제시, 달성 독려 등은 했지만 통보 내용의 추상적·일반적 성격에 비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고 지점장들이 자율적이고 다양한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했으며 △상위 영업조직을 통한 관리·감독의 방식이나 정도가 위탁계약형 지점장에 대한 상당한 지휘·감독에 이른다고 평가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보험사가 근태관리를 했다고 보기 어렵고 △위탁계약형 지점장에 대한 수수료에 큰 격차가 있었던 점 등을 보면 일정 금액의 수수료를 보장했다는 것만으로 수수료를 근로의 대가인 임금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각 사건에서 인정되는 구체적 사실관계가 달라 회사별로 위탁계약형 지점장의 근로자성 인정여부가 달리 판단된 것"이라며 "근로자성 판단 대상이 모두 위탁계약형 지점장이더라도 개별 사건에서 업무형태 등 구체적인 사실관계는 각기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 사실관계를 기초로 근로자성 인정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직종이나 지위 등에 따라 기계적으로 동일한 결론을 내리는 것은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다"며 "근로자인지 아닌지는 형식적인 계약내용보다 실질적인 사실관계를 보다 더 중시해 판단해야 한다는 기존의 대법원 판례 법리를 다시 한번 확인한 것으로, 향후 보험사에서 인력 운용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 등 경영판단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근로자
부당해고
보험회사
박수연 기자
2022-05-05
노동·근로
[판결] 육체노동 가동연한 '60→65세' 상향
대법원이 손해배상의 기준이 되는 일반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을 기존 60세에서 65세로 상향했다. 1989년 전원합의체 판결로 가동연한을 55세에서 60세로 올린지 30여년만이다. 노동가동연령의 상향 여부는 보험제도와 연금제도의 운용은 물론 일반 산업계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돼 이번 대법원 판결에 대한 파급효가 주목되고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1일 수영장에서 사고로 사망한 박모군의 가족들이 수영장 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8다248909)에서 박군의 가동연한을 60세로 판단해 일실수입을 계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015년 8월 수영장을 방문했다가 사고로 사망한 박군(당시 4세)의 가족들은 수영장 운영업체 등을 상대로 4억 9300여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에서는 박군의 일실수입을 계산하는 과정에서 일반육체노동 종사자의 가동연한을 60세로 본 기존 판례(88다카16867)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앞서 1,2심은 박군의 일실수입에 관해 만 60세가 되는 때까지의 도시일용노임을 적용해 1억여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노동가동연한에 대한 판단이 사회·경제적으로 미칠 파급력을 고려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공개변론을 열어 관련 전문가들과 각계의 의견을 듣기도 했다. 대법원은 심사숙고 끝에 판례를 변경했다. 재판부는 "노동가동연한을 60세로 올린 1989년 선고 이후 우리나라의 사회적, 경제적 구조와 생활여건이 급속하게 향상·발전하고 법제도가 정비·개선됐다"며 "국민 평균여명은 남자 67.0세, 여자 75.3세에서 2017년에는 남자 79.7세, 여자 85.7세로 늘었고,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6516달러에서 2018년에는 3만달러에 이르는 등 경제 규모가 4배 이상 커졌다"고 밝혔다. 판결문 다운로드 이어 "법정 정년이 만 60세 또는 만 60세 이상으로 연장됐고, 실질 은퇴연령은 남성과 여성모두 70세가 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치"라며 "국민연금법도 연금수급개시연령을 연장해 65세로 개정하는 등 각종 사회보장 법령에서 국가가 적극적으로 생계를 보장해야 하는 고령자 내지 노인을 65세 이상으로 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육체노동의 경험칙상 가동연한을 만 60세로 보아온 견해는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고, 이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만 60세를 넘어 만 65세까지도 가동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경험칙에 합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조희대·이동원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만 63세로 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김재형 대법관은 "가동연한을 특정연령으로 일률적으로 단정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고, 60세 이상이라고 포괄적으로 선언하는데 그쳐야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그동안 육체노동자의 가동연한에 대해 하급심별로 판단이 엇갈려 혼선을 빚고 있었다"며 "이번 판결은 새로운 경험칙에 따라 만 65세로 인정하여야 한다고 선언함으로써 관련 논란을 종식시킨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건 판결문은 대법원 홈페이지(http://www.scourt.go.kr/sjudge/1550735516467_165156.pdf)에서도 전문을 확인할 수 있다.
전원합의체
가동연한
육체노동
이세현 기자
2019-02-21
노동·근로
산재·연금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급성 백혈병 사망' 부장판사 공무상 재해 인정
급성 백혈병 등이 발병해 2013년 갑자기 숨진 이우재 전 부장판사에 대해 대법원이 공무상 재해를 인정해 유족들이 유족보상을 받을 길이 열렸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28일 이 전 부장판사(사망 당시 48세·사법연수원 20기)의 유족이 공무원연금공단을 상대로 낸 유족보상금 부지급결정 취소소송(2015두56465)에서 원고패소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누적된 직무상 과로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이 부장판사가 괴사성 근막염으로 악화돼 패혈증으로 사망했다"며 "과로와 스트레스를 급성 백혈병의 발병 원인으로 보긴 어렵지만 이 부장판사는 급성 백혈병 환자의 일반적인 생존 기간과 비교해 매우 짧은 기간 안에 숨졌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병원 진료기록에 따르면 패혈증 발병 원인을 과로와 스트레스로 면역력이 약해진 상태에서 괴사성 근막염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제시했다"라며 "이 부장판사가 사망 직전 수행한 업무 내역 등을 비춰보면 상당한 업무상 과로가 누적됐다고 볼 여지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2013년 1월 양쪽 다리에 통증을 느껴 병원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원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동반한 괴사성 근막염(피부가 붉게 붓고 통증과 세포염증을 동반한 괴사 증상)때문에 패혈증에 걸렸다고 진단했다. 중환자실로 옮겨진 이 부장판사는 병원에 간 지 나흘만에 숨졌다. 민사집행법과 도산·파산법 분야 전문가였던 이 부장판사는 당시 재판 외에 주석서 편찬, 법무부 민사집행법개정위원회 업무, 강의 준비 등을 병행하고 있었다. 유족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지만 공단이 거부하자 소송을 냈다. 1심은 공무상 재해로 인정했지만, 2심은 과로나 업무 스트레스가 급성골수성 백혈병을 발병한다는 증거가 없다며 공무상 재해를 인정하지 않았다.
급성백혈병
이재우전부장판사
공무상재해
유족보상
공무원연금공단
유족보상금부지급결정
직무상과로
과로
신지민 기자
2016-06-28
기업법무
노동·근로
"산별노조 지부, 독자적인 기업노조로 변경 가능"
산업별 노동조합(산별노조) 하부조직인 지부·지회가 독립적인 단체교섭권, 단체협약 체결권까지 보유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해 활동하는 등 기업별 노동조합(기업별노조)과 유사한 근로자단체로서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갖추고 있는 경우에는 스스로 조직형태를 기업별노조로 바꿀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산별노조 지부·지회가 이같은 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구성원들의 조직변경 결의만으로 조직원과 노조 재산 등을 그대로 유지한 채 기업별노조로 변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리나라 대부분의 산별노조 지부·지회가 기업별노조였다가 변경된 형태라 대부분 별도의 규약을 갖추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판결로 많은 산별노조 지부·지회가 스스로 조직변경을 결정할 수 있는 지위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 노동계에서는 산별노조의 단결력이 약화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산별노조 조직 유지 필요성만큼 근로자 자주적 의사결정 중요해"=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19일 경북 경주시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시스템 근로자 정모씨 등 산별노조 측(발레오만도지회) 노동자들이 기업별노조인 발레오전장 노조(소송대리인 법무법인 태평양)를 상대로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있는 지위가 없는데 기업별노조로 변경한 총회결의는 무효"라며 낸 총회결의 무효소송(2012다9612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원칙적으로 산별노조의 지회는 독립된 노조라고 볼 수 없어 독자적으로 조직형태 변경을 할 수 없지만, 예외적으로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까지 보유해 기업별노조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경우나 △독자적인 규약과 집행기관을 가지고 독립한 단체로 활동해 법인 아닌 사단인 근로자단체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경우에는 독자적으로 조직 변경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발레오만도지회가 단체협약 체결권 등이 없다는 이유로 독립성이 없다고 판단했지만, 산별노조의 지회가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을 갖고 있어 기업별노조와 유사한 근로자단체일 때에는 산별노조와 독립해 의사를 결정할 수 있다고 봐야 한다"며 "발레오만도지회가 산별노조의 지회라는 이유만으로 독립성이 있는지 등에 관한 사정 등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그 독립성을 일률적으로 부정한 것은 잘못"이라고 판시했다. 이에 대해 이인복·이상훈·김신·김소영·박상옥 대법관은 "산별노조의 지부는 독자적으로 단체교섭을 진행하고 단체협약을 체결할 능력까지 보유해 기업별노조에 준하는 지위를 가진 경우에만 조직형태를 바꿀 수 있다"며 "발레오만도지회는 노조의 실질이 있는 단체라고 할 수 없고, 다수의견을 따르더라도 법인 아닌 사단의 실질도 갖추고 있지 않다"는 반대의견을 냈다. 대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노조 설립과 조직형태 선택의 자유를 추구하는 근로자의 의사결정이 산별노조 조직 유지의 필요성에 못지 않게 중요함을 선언한 것"이라며 "다만 산별노조 하부조직이 독립한 비법인사단으로서의 실질을 갖추지 못했을 때는 조직형태 변경 결의로 산별노조를 이탈할 수 없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산별노조 지회 상당수 독립성 인정 받을 듯= 기업별노조만 존재하다 1990년대 말 산별노조 체제가 허용된 우리나의 특성상 여전히 산별노조의 지부·지회는 여전히 자체적인 내부규약이나 집행부를 꾸려 활동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이번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로 산별노조 지회의 상당수가 스스로 조직변경 결의를 할 수 있는 독립성을 인정받을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 지부·지회의 산별노조 탈퇴가 이어지면 산별노조의 결속력은 그만큼 약화될 수 있다. 노동사건 전문가인 김기덕(52·사법연수원 28기) 변호사는 "유럽의 경우 산별노조에서 간부를 지회에 파견해 직접 관리하는 경우가 많지만 우리나라 지회는 대부분 기업별노조에서 전환됐기 때문에 이번 판결로 대부분 조직형태 변경 주체로서 지위를 인정받을 수 있게 된다"며 "산별노조의 조직운동 차원에서 보면 단결력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욱래(49·22기)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산별노조가 약화된다는 지적도 있지만, 발레오기업노조는 노동자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며 "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보다 잘 대변한다고 생각하는 노조가 보호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강조했다. ◇'산별노조→기업별노조' 연쇄변경 이어지나= 당장 발레오전장 노조는 이번 판결로 독립적인 단체협약 체결 지위를 인정받게 됐다. 따라서 현재 법원에서 다투고 있는 10여건의 관련 소송에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발레오전장 노조는 또 종전 산별노조의 지회 조직으로서 소유하던 재산과 조합원 등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당시 조직형태 변경을 반대하던 노동자들의 가입도 가능해졌다. 이번 판결은 비슷한 문제로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는 다른 산별노조 사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에는 현재 금속노조 산하 상신브레이크지회가 기업노조인 상신브레이크 노조를 상대로 낸 조직형태 변경사건(2013다53380)과 산별노조 지부인 한국양계축협지부가 한국양계농협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청구소송(2014다203045) 등이 계류돼 있다. *산업별 노조란 동일한 산업군 내의 여러 기업 근로자가 하나로 뭉쳐서 존재하는 노조를 말한다. 기업별 노조는 개별 기업의 근로자로만 구성된 노조다. 산업별 노조는 단체 행동을 통해 노조의 입장을 관철시킬 가능성이 높지만, 강경대응이나 개별 회사와 관련 없는 투쟁에 동원되는 문제 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근로자들도 있다.
산별노조
산업별노동조합
기업별노조
노동
노동조합
근로자
발레오전장시스템
단체교섭
노조형태변경
단체협약
홍세미 기자
2016-02-19
국가배상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행정사건
[통상임금 판결 경향] 기업 '신의칙 항변'에 엄격 잣대
지난해 12월 통상임금에 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12다89399) 이후에도 노사는 판결의 해석을 두고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이 같은 대립은 특히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에 집중되고 있다. 대법원이 인정한 '신의칙 항변' 때문이다. 기껏해야 수십만원에 불과한 수당과 달리 정기상여금은 기본급의 수배나 수십배까지 지급돼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기업은 큰 재정적 부담을 안게 된다. 이 때문에 대법원은 정기상여금의 통상임금성이 인정되더라도 기업의 추가 부담이 너무 커 경영상의 어려움을 맞거나 기업의 존립 자체가 위태로울 때에는 근로자 측의 통상임금 산입 주장을 신의칙으로 배척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최근 선고된 하급심 판결의 경향을 보면 법원은 기업의 신의칙 항변을 인정하는 데 매우 엄격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기업과 이들을 대리하는 대형 로펌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상여금 통상임금 제외' 노사 합의 존재해야= 대법원 전합 판결에 따르면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우선 노사 간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하는 명시적 또는 묵시적인 노사 합의가 있어야만 한다. 이 때문에 일선 재판부들은 통상임금 재판에서 이 같은 합의가 존재하는지부터 면밀히 살피고 있다. 인천지법 부천지원 민사1부(재판장 이환승 부장판사)는 지난 5월 한국도로공사 서서울영업소 고속도로통행료 징수업무를 하도급 받은 서서울기업의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3가합2039)에서 "한국도로공사가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기본급, 상여금 등을 미리 정해 이를 포함한 전체 도급금액을 서서울기업에 지급하면, 서서울기업은 도급금액에서 미리 근로자들의 임금으로 책정된 금액 가운데 몇 %를 근로자들에게 임금으로 지급할 것인가에 관해서만 노사 합의를 하고 합의된 금액을 근로자에게 임금으로 지급해 사실상 임금의 상한선과 하한선만 정해져 있다는 사실만 인정될 뿐"이라며 "서서울기업이 근로자들과 상여금을 통상임금 산정 기준에서 제외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전제로 임금수준을 정했다고 할 수 없다"면서 회사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 판결에 비춰보면 근로자 측은 이같은 합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하는 데 주력하면 기업과의 소송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산 넘어 산'… 대기업, 공기업·공공기관 '불리'=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한다는 노사 합의가 있더라도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대법원 전합 판결은 신의칙 판단 기준으로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산입될 경우 회사가 부담하게 될 추가 법정수당액 △전년도 대비 실질임금인상률 및 과거 수년간의 평균 임금인상률 △회사의 재정 및 경영상태 등을 제시하고 있지만 하급심이 이 기준 적용에 매우 엄격한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자본금이나 매출액 규모가 큰 대기업이나 국가 예산으로 운영되는 공기업 또는 공공기관은 신의칙 항변을 주장하기가 더 어렵다. 재정규모가 상대적으로 크거나 재정적 위험을 걱정할 필요가 없어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하급심의 경향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재판장 정창근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아시아나항공 소속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33469)에서 회사 측의 신의칙 항변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010년 5월 채권단에 열악한 재무구조 개선을 약속한 적이 있는 아시아나항공은 2008년, 2009년, 2013년에 각각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될 경우 경영상 큰 어려움에 처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자본금이 8000억원을 넘는 대기업이고 2010년, 2011년, 2012년에는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으며 매출액도 매년 상승 추세"라며 "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더라도 회사 측은 매년 93억여원의 인건비만 추가 지출하면 된다. 이는 회사가 매년 지출하고 있는 인건비인 6817억원의 약 1.3%에 불과해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마용주 부장판사)도 지난 4월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2가합100222)에서 "피고 대한민국은 막대한 규모의 예산으로 법치주의를 실현하는 공적 주체이며 각종 법규에 대한 해석·적용의 책임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일반 기업보다 신의칙 인정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단기 순손실 등 경영상 어려움만으로는 입증 부족 매출액 크고 예산지원 받는 대기업 공기업 더 불리 법원 '신의칙' 인정에 엄격… 기업 대리한 로펌도 고민 ◇'구체적·객관적 경영상 어려움' 입증해야= 기업의 신의칙 항변이 받아들여지는 경우도 있지만 경영상의 어려움을 객관적인 수치로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흔하지 않다. 대전고법 민사2부(재판장 김찬돈 부장판사)는 지난 5월 시외버스 회사인 경북코치서비스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11나826)에서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영업 외 수익인 국가보조금까지 반영한 당기순이익이 2007년도 4억7900여만원, 2008년도 7억8300여만원, 2009년도 13억6200여만원에 불과한 데 반해 상여금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면 2006~2009년까지 매년 약 17억원에서 23억원 정도를 추가로 부담하게 돼 회사에 큰 재정적 부담이 될 것"이라고 판시했다. 회사 측이 실질적인 회사 재무상태를 입증해 신의칙 항변을 관철한 것이다. ◇"장기 위험요소, 국외 시장 경쟁력 등 입체적 주장도 필요"= 전문가들은 기업이 신의칙 항변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장기적인 경영상의 위험 요소나 해당 업종의 경기 전망 등 각종 지표를 발굴해 소송과정에서 입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법무법인 광장 노동팀 정상태(38·사법연수원 35기) 변호사는 "소송에 임하는 기업들은 신의칙 항변이 쉽게 인용될 것이라는 당초의 기대를 수정해야 한다"며 "통상임금 인정에 따른 추가 비용이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다양한 객관적 지표들을 통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법무법인 세종 통상임금팀의 김동욱(43·36기) 변호사는 "신의칙 항변은 정리해고 요건 중 '긴박한 경영상 필요'를 입증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며 "회사의 재무제표 특히 손익계산서 분석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의 실제 재무상태를 냉정하게 분석해 소송과정에서 현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법원은 과거의 자료를 분석해 그 결과를 당시 또는 현재에 적용했을 때 얼마나 기업에 부담을 줄 것이냐를 신의칙 위반의 기본적인 분석틀로 하고 있는데, 정기상여금의 비율과 인건비 구성, 인력운영방식 등을 유기적으로 분석해 기업에 발생하는 어려움을 입체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법인 태평양 노동팀 이정한(51·17기) 변호사는 "근로자의 노동생산성과 물가상승률, 동종업계의 일반적인 임금인상률은 물론 해외 투자 규모가 큰 대기업의 경우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국외 시장의 경쟁기업 대비 인건비 수준 등도 신의칙 항변의 주요 요소로 주장해야 한다"며 "당기순이익이 났더라도 필수적 투자 비용 등 순수익의 적절한 배분 문제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 같은 점도 적극적으로 소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홍·신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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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소영 기자
201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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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률신문 선정, 2012년 '올해의 주요 판결'
◇일본 판결 효력 부인하고 일제 강제징용 배상책임 인정=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능환 대법관)는 5월 24일 일제시대 강제징용 피해자 이모(86)씨 등 5명이 일본 (주)미쓰비시 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2009다225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이 판결은 일제의 식민지배로 인해 피해를 입은 우리나라 국민이 일본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승소 가능성을 인정한 첫 사례다. 대법원은 일본에서 패소판결이 확정된 이 사건에 대해 "헌법 규정에 비춰볼 때 일제강점기는 규범적 관점에서 불법적인 강점에 지나지 않고, 일본의 불법적인 지배로 인한 법률관계 중 대한민국의 헌법정신과 양립할 수 없는 것은 그 효력이 배제된다고 봐야 한다"고 천명했다. 이씨 등에 대해 패소판결을 내린 일본 판결에는 일본의 우리나라에 대한 식민지배가 합법이라는 것을 전제로 일제 국가총동원법과 국민징용령을 이씨 등에게 적용하는 것이 유효하다고 평가한 부분이 있어 우리 헌법가치와 상반된다는 취지였다. 이 판결은 일제 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구제의 길을 열어줌과 동시에 사법주권의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법률의견서'는 형소법상 전문증거=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5월 17일 주택재개발사업 수주를 목적으로 회사에 우호적인 재개발 조합장을 당선시키기 위해 선거 비용을 불법 지원한 혐의(건설산업기본법 위반)로 기소된 S물산 영업본부장 박모(57)씨 등 5명에 대한 상고심(2009도6788)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법률자문을 한 내용을 적은 '법률의견서'는 형사소송법상 전문증거로 봐야 한다는 취지다. 이 판결로 법률의견서를 의뢰인에 대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작성자인 변호사가 법정에 직접 출석해 법률의견서가 진정하게 작성됐다는 점을 진술해야 하고, 변호사가 법정에 출석했더라도 정당하게 증언 거부권을 행사해 진술하지 않으면 그 법률의견서를 증거로 할 수 없게 됐다.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검찰이 압수한 디지털 저장 매체에서 출력해 유죄의 증거로 제출한 이 사건의 법률의견서는 S사가 변호사에게 법률자문을 받은 내용으로, 그 실질은 형사소송법 제313조 1항에 규정된 '피고인 아닌 자가 작성한 진술서나 그 진술을 기재한 서류(전문증거)'에 해당한다"며 "공판 준비 또는 공판기일에 그 작성자 또는 진술자인 변호사의 진술에 의해 성립의 진정함이 증명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법률의견서의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임의 비급여' 진료 예외적 허용=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6월 18일 진료의 시급성 등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에만 임의비급여 진료를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이 요건에 해당하는 지는 병원이 증명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임의비급여란 의사의 판단 아래 국민건강보험법상 의료수가 기준을 넘어서는 진료를 하고 환자에게 비용을 받는 것을 말한다. 대법원은 "관계 법령상 국민건강보험 틀 내의 요양급여대상으로 편입시키는 절차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진료행위의 시급성이 인정되는 등 임의비급여를 회피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있고, 진료행위가 의학적 안정성과 유효성뿐 아니라 요양급여 인정기준 등을 벗어나 진료해야할 의학적 필요성을 갖췄고, 가입자 등에게 미리 그 내용과 비용을 충분히 설명해 본인 부담으로 진료받는 데 대해 동의를 받았다면 건보법상 금지한 부당진료행위라고 볼 수는 없다"며 가톨릭대학교 부속 여의도성모병원이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을 상대로 낸 과징금부과처분 취소소송 상고심(2010두27639·27646 병합)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2년 이상 '실질적 파견' 하청업체 근로자, 직접 고용해야= 대법원 행정1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2월 23일 현대자동차 사내하청업체인 Y기업 근로자로 일하다 해고된 최모(36)씨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 재상고심(2011두7076)에서 원고승소 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이 판결로 2006년 제정된 비정규직 보호법의 적용을 받는 사내 하청업체 근로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요구가 잇따르면서 노동계에 적지 않은 파장이 일었다. 재판부는 "최씨가 종사한 자동차 조립 등 제조업의 직접생산 공정업무가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근로자 보호법)에 따라 근로자 파견사업이 허용되는 업무에 포함되지 않고, Y기업이 근로자 파견 사업의 허가를 받지 않았더라도 이를 이유로 파견근로자 보호법에서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의 적용이 배제될 수 없으므로, 최씨는 Y사에 입사한 2002년 3월부터 2년이 경과한 이후 계속해 현대차에 파견돼 사용됨으로써 2004년 3월부터 사용사업주인 현대차와 사이에 직접 근로관계가 성립했고, 그럼에도 현대차가 최씨와의 근로관계를 부정하면서 최씨의 사업장 출입을 막고 노무를 제공받지 않을 뜻을 밝힘으로써 최씨를 해고한 것은 부당하다"고 밝혔다. ◇경찰 단계서도 피의자 수사서류 등사청구 가능= 변호인은 경찰수사 단계에서도 피의자에 대한 체포영장의 등사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형사소송규칙은 변호인의 체포영장 등에 대한 등사청구권을 인정하고 있지만, 등사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를 명확히 규정하지 않고 있어 경찰은 그동안 체포영장 등사를 종종 거부해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9월 13일 이광철(40·사법연수원 36기) 변호사가 "경찰이 피의자의 체포영장 등사를 거부해 변호인으로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으므로 위자료 2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2010다24879)에서 국가에 50만원의 배상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 항소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민사1부(재판장 오연정 부장판사)는 2010년 2월 "체포된 피의자의 변호를 맡은 변호인으로서는 체포영장에 기재된 범죄사실을 열람해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다면 피의자가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를 제대로 파악할 수 없어 충분히 조력할 수 없음이 명백하다"며 "형사소송규칙이 구속영장이 청구되거나 체포 또는 구속된 피의자, 그 변호인 등에게 긴급체포서, 체포영장, 구속영장 또는 청구서를 보관하고 있는 검사나 사법경찰관 등에게 등본의 교부를 청구할 수 있다고 한 점에 비춰보면 기소 전이라고 할지라도 변호인인에게는 체포영장에 대한 열람등사청구권이 존재하므로 등사를 거부한 행위는 피체포자를 조력할 권리와 알권리를 침해해 위법하다"고 밝혔다. ◇'변리사 소송대리 불인정'은 합헌= 헌재는 8월 23일 조희래씨 등 변리사 8명이 "특허침해소송에서 변리사의 소송대리권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변리사법 제8조와 민사소송법 제87조를 해석하는 것은 변리사의 직업의 자유와 평등권을 침해한다"며 낸 헌법소원사건(2010헌마740)에서 재판관 8명 전원일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이 결정으로 변리사에게 민사소송인 특허침해소송을 대리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지를 두고 변호사업계와 변리사업계가 40년 동안 벌여온 법적 분쟁은 종결됐다. 헌재는 "(특허소송인)특허심결취소소송에서는 특허권 등 자체에 관한 전문적 내용의 쟁점이 소송의 핵심이 되므로 이에 대한 전문가인 변리사가 당사자의 권리의 내용과 범위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이를 법관에게 잘 설명해 소송당사자의 권익을 도모할 수 있지만, (민사소송인)특허침해소송은 고도의 법률지식 및 공정성과 신뢰성이 요구되는 소송으로 변호사 소송대리원칙(민사소송법 제87조)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법원 "휴대전화 요금 원가 공개하라"= 법원이 휴대전화 요금 원가 산정 자료와 통신 요금 인하와 관련된 방송통신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은 이동통신서비스의 공공적 성격을 높게 인정해 합리적인 요금 책정을 위해 '영업비밀'의 범위를 상당히 축소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이번 판결이 상급심에서 확정되면 방통위는 휴대전화요금의 총괄원가액수 내역 가운데 개별 기업의 유형자산 등 일부 정보를 제외한 관련 자료 모두를 공개해야 한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3부(재판장 박정화 부장판사)는 9월 6일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이 방통위를 상대로 낸 두 건의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소송(2011구합21843 등)에서 "이동통신 요금 원가관련 자료, 통신요금 인하 태스크포스팀(TF) 구성원과 회의록을 공개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삼성, 국내 특허소송서 애플에 승소= 법원이 삼성과 애플이 서로 제기한 국내 첫 특허소송에서 삼성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1부(재판장 배준현 부장판사)는 8월 24일 삼성전자가 애플을 상대로 낸 특허권 침해금지 청구소송(2011가합39552)에서 "애플은 삼성전자가 보유한 3GPP 통신표준과 관련한 특허 5개 가운데 2개를 침해했다"며 "2개의 특허 건에 대해서 각각 2000만원씩 4000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형마트 영업제한 조례 위법 판결=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고 의무적으로 휴업하게 한 지방자치단체의 처분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재판장 오석준 부장판사)는 6월 22일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서 영업하는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SSM) 6곳이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일 지정처분은 위법하다"며 구청장들을 상대로 낸 영업시간제한 등 처분취소소송(2012구합11676 등)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또 영업시간 제한과 의무휴업을 강제하는 지자체 처분의 집행을 정지했다. <이환춘·좌영길 기자>
일제강제징용배상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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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영길 기자
2012-12-21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퇴사전 업체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 개발 곧바로 저작권침해 단정할 수 없다
과거 근무하던 업체의 프로그램과 유사한 프로그램을 개발했어도 곧바로 프로그램저작권 침해로 단정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상당한 전문가라면 독자적으로 개발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유사업무에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유사한 구조와 알고리즘에 따라 유사하게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A사 대표 김모씨와 B사 대표 신모씨 등은 도·소매점 유통관리 프로그램 개발업체인 K사 소프트웨어 연구소 직원으로 같이 근무했다. K사가 부도가 나자 이들은 함께 A사를 설립했고 A사는 K사의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유통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해 매점과 마트 등 유통업체에 판매를 했다. K사의 프로그램은 제3자에게 그 사용이 허락되거나 프로그램배타적발행권 등이 설정등록된 바는 없다. 이후 회사 경영문제로 갈등을 빚게 되자 신씨는 다른 직원들과 2006년초 퇴사해 B사를 설립했다. 대부분의 직원들이 퇴사한 A사는 2006년 1월경부터 거래처로부터 유지보수작업이 원활하지 못하다는 항의를 받았고, 거래처의 상당수 업체들은 B사로 유지보수업체를 변경했다. 그러자 A사는 2006년 11월 “프로그램저작권을 침해받았다”며 소송을 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2부(재판장 박희승 부장판사)는 최근 유통관리 프로그램(POS) 개발업체인 A사가 “퇴사자들이 프로그램을 일부만 변경해 판매하고 있다”며 B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2006가합92887)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신씨 등은 A사의 전신인 K사에 재직하면서 A사의 프로그램의 기반이 된 프로그램을 포함한 다수의 유통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했고, A사의 프로그램 개발 및 유지보수 업무의 핵심인력이었다”며 “유사한 업무에 제공되는 프로그램은 유사한 구조와 알고리즘에 따라 유사하게 개발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아울러 “A사의 프로그램은 K사의 프로그램과 시스템 플로우 등 알고리즘이 유사하고 운영체제의 변경이나 거래처의 특성 즉 기술구성의 차이에 따라 그 표현을 달리한 것에 불과해 창작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설사 창작성이 인정된다해도 감정결과만으로 양사의 프로그램이 실질적으로 동일하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유사프로그램
퇴사
저작권침해
POS
감정결과
유사구조
알고리즘
이환춘 기자
2009-05-22
기업법무
노동·근로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10년내 전직 땐 손배'… 약정계약은 무효
근로자가 계약으로 10년 내에 전직을 할 경우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기로 한 약정은 무효라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23일 D사가 근로계약상 약정한 기한을 채우지 않고 다른 업체로 이직한 김모(45)씨를 상대로 낸 약정금지급 청구소송 상고심(2006다37274)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구 근로기준법 제27조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위반시 형사처벌을 하는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으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를 따지지 않고 바로 일정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근로자가 일정기간 근무하기로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의 돈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했다면, 약정의 취지가 약정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한 것은 명백히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며 “약정이 미리 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해서 마땅히 근로자에게 지급돼야 할 임금을 반환하기로 하는 취지일 때도 결과적으로 입법목적에 반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따라서 “이 사건의 약정은 김씨가 D사에 영업비밀을 침해하지 않고 약정한 10년 동안 근무하겠다는 등의 약속을 하고 이를 어길 때는 10억원을 지불하기로 한 내용”이라며 “김씨가 약정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는 등 약속을 위반하기만 하면 그로 인해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했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기로 한 것은 구 근로기준법 제27조가 금지하는 전형적인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의 예정에 해당해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자동차와 관련된 조향장치설계 및 개발분야의 전문가인 김씨는 지난 2001년부터 D사에 관련업무 전문가로 일하면서 회사의 합작프로젝트 및 신차종 엔진 등의 개발책임자를 맡아왔다. 한편 김씨는 프로젝트 개발에 앞서 회사와 “영업비밀을 누설하거나 10년 내에 이직을 할 경우 10억원을 회사에 배상한다”는 내용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러던 중 2004년 김씨가 M사의 조향시스템분야 과장으로 이직을 하자 D사는 김씨를 상대로 “계약내용대로 손해배상액을 지급하라”며 약정금지급소송을 냈지만 1심에서 기각됐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영업비밀을 누설한 사실은 인정할 수 없지만 김씨와 D사 사이에 맺은 약정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금지하는 계약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해 “김씨는 D사에 5,000만원을 지급하라”며 1심을 뒤집고 원고승소 판결을 했다.
근로기준법
전문가
근로계약
영업비밀침해
약정근무기간
류인하 기자
2008-10-27
기업법무
노동·근로
지식재산권
형사일반
검찰, 기술유출 배임액 입증 시도 실패
기술유출범죄의 실질적인 배임액을 입증하기 위한 검찰의 새로운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서울고법 형사6부(재판장 박형남 부장판사)는 지난 5일 대우조선이 건조한 액화천연가스(LNG)선 등 선박 69척의 완성도 파일 등을 빼돌린 혐의(특경가법상 배임) 등으로 기소된 엄모(55)씨에 대한 항소심(2008노212)에서 1심과 마찬가지로 특경가법상 배임혐의에 대해 무죄를 인정하고, 업무상 배임죄 및 부정경쟁방지및영업비밀보호에관한법률위반 혐의에 대해서만 유죄를 인정, 징역1년을 선고했다. 검찰은 엄씨의 이득액이 50억 이상이라는 점을 소명하고 특경가법상 배임혐의를 유죄로 이끌어내기 위해 최초로 외부 기술평가 전문기관인 '한국기술거래소'에 기술가치를 평가받아 항소심에서 증거로 제출했다(법률신문 2008년8월14일자 1면기사 참조). 그러나 법원은 이를 증거로 인정하지 않고 배임액수 미상으로 산정해 형법상 업무상 배임죄를 적용한 것이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배임죄의 성립요건인 이익 및 손해는 경제적 관점에서 실질적으로 판단돼야 하므로 피고인이 피해자인 대우조선의 영업비밀인 선박 완성도 파일 등을 취득함으로써 얻은 이익은 이 설계도면을 가지고 경쟁사 등 다른 업체에서 선박을 건조하거나 설계할 경우 그 자료로 인해 기술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이 감소되는 경우의 그 감소분 상당과 그 자료를 이용해 제품생산에까지 발전시킬 경우 제품판매이익 중 그 자료가 제공되지 않았을 경우와의 차액상당으로서 그러한 가치를 감안해 시장경제원리에 의해 형성될 시장교환가격이라고 보아야 한다(대법원1999.3.12.선고 98도4704 판결등 참조)"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검사가 당심에서 제출한 한국기술거래소의 가치평가보고서는 비용접근법을 채택했는데 이러한 비용접근법에 의한 가치평가의 기초가 되는 설계도면의 재생산비용을 추정하는데 사용한 기본인자라 할 수 있는 실적시수, 계획시수 및 표준시수나 연도별 적용인건비 등은 모두 피해자인 대우조선 측에서 제시한 자료를 그대로 사용했으며, 그러한 자료의 정확성 및 신뢰성에 관해 별도의 확인작업을 거친 바도 없다"며 "기본적인 사실관계가 모두 피해자인 대우조선 측의 일방적인 자료제공에 기초한 것으로 그 자료의 신뢰성을 담보할 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또 "유출된 파일들이 제3자에 의해 어느 정도 활용가능성이 있을지에 관해서도 구체적이고 객관적인 검증없이 통상적으로 활용가능하다는 전제하에 피해자인 대우조선 측이 제시한 자료를 바탕으로 외부 전문가 4인이 부여한 체크리스트 점수에 기해 일률적으로 기본설계의 경우 0.557, 상세설계의 경우 0.394로 계수화해 이를 기초로 설계도면과 사양서 파일에 대한 가치를 평가한 것이 객관적이고 적정한 평가방법인지에 관하여 의문이 있다"며 "선주의 요구에 따라 주문생산되는 선박건조의 특수성상 제3자가 설계도면을 이용해 그대로 선박을 건조하기 어렵고 이를 활용하는 제3자의 인적·물적기반이 어떠한가에 따라 활용가치가 없는 것부터 상당한 수준까지 활용할 수 있는 것까지 존재할 수 있을 것인데 이러한 개별 파일들에 대한 활용가능성 및 활용정도를 개별적·구체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이를 기본설계와 상세설계로 구분해 획일적으로 계수화해 가치를 산정한 것은 적절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은 "기술유출범죄로 인한 배임행위에 대해 중형선고가 가능한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등에관한법률(특경법)의 적용을 사실상 막는 판결"이라며 상고할 뜻을 분명히 해 배임액산정을 둘러싼 법원과 검찰의 논란은 대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술유출
대우조선
선박건조
설계도면
배임행위
중형
특경법
김재홍 기자
2008-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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