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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미친 거 아냐?" 폭언·욕설 반복한 팀장 해고한 회사…법원 "해고 처분 정당"
팀원들에게 폭언과 욕설을 자주하고 다른 팀원들을 부를 때 항상 반말을 사용하며, 성희롱까지 일삼은 팀장에 대한 해고 처분이 정당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1심에서는 해고 처분이 과하다고 봤지만, 항소심에서 이를 뒤집은 것이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 정현경·송영복 고법판사)는 23일 A 씨가 B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 확인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승소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2023나2032489). 2019년 B회사에 경력직으로 입사한 A 씨는 팀원 6명으로 구성된 팀의 팀장 역할을 맡았다. 그는 팀장으로서 팀원들의 수행업무의 내용과 진행방향을 정하고 팀원들을 평가하는 지위에 있었다. 2021년 4월 경 해당 팀의 팀원 C 씨는 인사팀에 A 씨에 대한 고충을 토로했고, 인사팀은 나머지 팀원 중 3명을 면담한 뒤 C 씨의 진술과 부합하는 진술을 청취하게 됐다. 이후 법무팀과 다른 부서 직원 등 총 7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 고충처리절차에 들어갔다. 당시 A 씨는 팀원들에 대해 "미친 거 아냐?"라고 하는 등의 폭언을 자주 했으며 다른 팀원들을 부를 때 "걔", "그 새끼"라고 부르는 등 항상 반말을 사용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업무나 식사 중에도 욕설을 항상 붙여왔던 것으로 밝혀졌다. B회사 징계위원회는 위원 5명의 전원찬성으로 A 씨에 대한 해고를 의결했고, 회사는 2021년 6월경 A 씨를 직장 내 괴롭힘 및 직장 내 성희롱 등 징계사유로 해고처분을 했다. 구체적으로는 팀원들에 대한 폭언과 욕설, 팀원들에 대한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업무 지시, 회사 업무와 성과 창출을 방해한 행위(프로젝트의 잦은 번복, 자의적인 업무 결정 등), 팀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성희롱 발언 등이 포함됐다. 1심은 징계사유에 대해 인정되지만, 해고 처분은 징계권을 남용한 것으로서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는 A 씨에 대한 해고 처분의 정당성이 있다고 판단하면서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회사의 해고 처분은 징계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행위는 '지속, 반복적인 욕설이나 폭언'으로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로서 남녀고용평등법에서 금지하는 '직장 내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팀원들에 대한 폭언, 욕설, 팀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신체접촉 및 성희롱 발언은 근로기준법 및 B회사의 취업규칙에서 금지하고 있는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며 "A 씨는 직장 내 성희롱까지 한 점에 비춰 비위행위의 정도가 매우 중대하고 비난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팀에서 인턴으로 근무한 직원은 '퇴사의 가장 큰 이유가 A 씨였다'고 진술하는 등 다수의 직원들이 A 씨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받아온 것으로 보인다"며 "직장 내 괴롭힘은 다른 근로자의 근무 태도에 악영향을 주는데, 사용자로서는 작업 배치 및 업무 변경 등이 불가능한 상황이므로 가해자를 피해 근로자들과 분리할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용자가 직장 내 괴롭힘이나 직장 내 성추행과 같은 사안을 방치한다거나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우, 근로자들의 사기나 신뢰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 뿐 아니라, 피해 근로자에게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될 수도 있다"고 판시했다.
해고
직장내괴롭힘
가해자
한수현 기자
2024-02-2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근로자 법정휴일 아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은 근로자의 법정휴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최초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윤강열·정현경·송영복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이마트 근로자 A 씨 등 1117명이 주식회사 이마트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3나2035761)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3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매달 이틀의 의무휴업일 지정이 의무화됐다. 이마트는 2012년부터 매년 전사 근로자대표와 이마트 근로자들의 유급휴일과 의무 휴업일을 대체하는 내용의 '휴일대체 합의'를 해왔다. 즉, 이마트 근로자들은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1주일에 5일을 근로하는 데, 쉬는 이틀 중 하루를 근로일로 정하면 당초 근로일인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2018년 휴일대체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A 씨 등 이마트 근로자들은 2020년 7월 휴일대체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휴일근로수당 청구했다.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일은 근로일이 아닌 '휴일'이므로 휴일을 '대체 휴일'로 정한 '휴일대체 합의'는 위법 무효"라며 "이마트는 공휴일 근로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미지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마트와 휴일대체 합의를 한 전사 근로자대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1심은 지난해 6월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휴일대체 합의를 예상할 수 있었고, 휴일대체 부적법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전사 근로자대표의 대표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근로자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마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근로자들의 근로 의무를 해제하는 휴일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과 법정휴일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고,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법문과 개정 이유에 근로자의 건강권이 포함돼 있지만, 해당 문구로 바로 의무휴업일이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법정휴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근로자들에게만 매월 이틀의 추가 법정휴일을 주고, 농수산물 마트나 중소형마트 근로자들에게는 그러한 법정휴일을 주지 않는 것은 불균형하고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이마트와 전사 근로자대표가 한 휴일대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의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한 휴일대체 합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마트 근로자들은 자주적으로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전사 근로자대표를 각각 선출하므로 전사 근로자대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췄다"며 "전사 근로자대표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로 보지 않으면 이마트로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장 근로의 제한, 보상 휴가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각 사항을 협의할 상대방이 없게 된다"고 판시했다.
휴일근로수당
법정휴일
의무휴업일
대형마트
이용경 기자
2024-02-06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대법 "택시기사 '사납금 미달액' 임금서 공제하는 노사 합의는 무효"
노사 간 합의로 택시기사의 사납금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하도록 정했더라도 이는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기 위한 개정 여객자동차법상 강행규정에 비춰 무효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12월 7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 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 중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3도2318). 택시업체 대표 A 씨는 2020년 11~12월 퇴직한 택시기사 3명의 퇴직금 중 각각 99만 원, 460만 원, 106만 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안에 지급하지 않은 혐의를 받았다. 1심은 A 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130만 원을 선고했다. 당초 A 씨 측은 "이들 택시기사들은 사납금 기준액을 회사에 납입하지 않아 미수금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 퇴직금 채권과 상계했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하지만 1심은 "근로기준법 제43조 제1항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해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해 상계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 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고 있어 마찬가지이며, 설령 회사가 근로자들에 대해 미납금 채권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자들과 상계에 대한 합의가 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 채권으로 이들에 대한 퇴직금 채권과 상계할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2심은 "이 회사의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서 실제 운송수입금 납부액이 기준 운송수입금액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 그 미달액을 임금에서 공제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같이 정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가능하다"며 "A 씨가 운송수입금액 미달액을 퇴직금에서도 공제할 수 있다고 믿고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어 A 씨의 고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 같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여객자동차법이 2019년 8월 개정됨에 따라 '운송사업자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납하지 말고 운수종사자는 이를 납부하지 말 것'을 명시적으로 규정한 조항이 신설돼 2020년 1월부터 시행됐는데, 이는 강행법규로서 이에 반하는 노사 간 합의가 있었더라도 무효라는 판단에서다. 재판부는 "일정 금액의 운송수입금 기준액을 정해 수수하는 행위가 금지됨을 명확히 해 사납금제의 병폐를 시정하겠다는 (여객자동차법 조항)신설 경위와 취지 등에 비춰 보면, 각 규정은 강행법규로 봄이 타당하므로 설령 이에 반하는 내용으로 노사 간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 합의는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사용자인 A 씨는 사법상 효력이 없는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을 내세워 근로자들에게 지급할 퇴직금 중 1일 최저운송수입금 기준 금액 미달 부분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A 씨가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데에는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한편 대법원은 이날 A 씨가 월 3일 이상 무단결근한 또 다른 택시기사에게 근로기간 1년을 채우지 못하고 당연퇴직 처리됐다고 판단, 퇴직금을 주지 않은 혐의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파기했다. 재판부는 "이 회사의 취업규칙이 월 3일 이상 무단결근을 당연퇴직 사유로 정한 것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 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으로서 성질상 해고에 해당한다"며 "A 씨가 택시기사를 당연퇴직 처리하고 퇴직금 미지급 사유로 삼기 위해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에 따른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징계절차를 거쳤다는 사정이 인정돼야 하지만, 기록상 해당 택시기사에게 해고의 정당한 이유가 있다거나, A 씨나 회사가 그러한 절차를 거쳤다고 볼 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다.
퇴직금
택시기사
운송수입금
이용경 기자
2023-12-29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타다' 운전기사, 근로자 맞다" 항소심서 뒤집혀
<사진=연합뉴스> 차량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드라이버)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봐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1심은 '타다 기사가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는데,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뒤집었다.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김대웅 부장판사, 김상철·배상원 고법판사)는 21일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였던 쏘카가 부당해고 구제 재심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패소 판결했다(2022누56601). 재판부는 2019년 VCNC로부터 계약을 해지당한 타다 기사 A 씨에 대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A 씨의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받아들인 중앙노동위원회 결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의 업무 내용은 기본적으로 타다 서비스 운영자가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만들어 놓은 틀 안에서 정해졌고 A 씨가 그런 틀을 벗어나 자신의 업무 내용을 스스로 정할 수 있는 부분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프리랜서 드라이버를 위한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지만 각종 교육자료, 기본 업무매뉴얼, 근무규정이 제공·배포됐다"며 "A 씨는 업무 수행 방식, 근태 관리, 복장, 고객 응대, 근무실적 평가 등 업무 관련 사항 대부분에 대해 구체적인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매주 운행시간과 운행조가 특정된 배차표를 배부받은 점, 프리랜서 드라이버 계약서에 운행시간이 명시됐던 점 등을 고려할 때 A 씨가 근무 수락 여부와 근무 시간을 결정할 선택권이 사실상 없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원고(쏘카)는 A 씨의 실질적인 사용자인데, 인원 감축 통보로 해고하면서 해고 사유와 해고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제27조를 위반했다"며 "인원 감축 통보가 부당 해고임을 인정하고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의 지급을 명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2019년 7월 운전기사들과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타다를 운영하던 VCNC는 차량 감축이 불가피하다는 이유로 A 씨를 비롯한 기사 7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에 A 씨는 VCNC에게 실질적인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였으나 일방적으로 해고를 당했다며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쏘카를 사용자로 인정하고 계약 해지를 부당해고로 판정하며 A 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자 쏘카 측은 불복해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해 7월 1심은 "출발지와 목적지, 경유지 등 운전기사의 구체적인 업무 내용은 이용자의 호출에 의해 결정됐고, 운전기사는 배차를 수락할지 결정권을 갖고 있었다.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기도 어렵다"며 쏘카 측 손을 들어줬다.
타다
운전기사
근로자
부당해고
홍윤지 기자
2023-12-22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기간제 근로자 정년퇴직 때도 ‘재고용 기대권 인정될 경우’…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 거절 안 돼
정년퇴직하게 된 기간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특별2부(주심 권영준 대법관)는 11월 2일 A 사회복지법인이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2023두4172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피고 보조참가인인 B 씨는 A 사회복지법인이 운영하는 C 요양시설에서 2018년 3월경부터 기간제 요양보호사로 근무했다. B 씨는 2019년 1월 1일부터 정년 시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가, 2020년 1월 1일 다시 계약기간을 ‘2020년 1월 1일부터 2020년 7월 31일까지’로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했다. 2020년 1월 1일 자 근로계약서에는 ‘계약의 갱신 또는 연장, 재계약을 할 수 있다’라고 기재돼 있었다. 한편 A 사회복지법인의 취업규칙과 C 요양시설 운영규정은 직원의 정년을 만 60세로 하고 만 60세가 되는 달의 말일에 퇴직한다고 정하면서, A 법인이 업무의 필요에 의해 정년퇴직자를 계약직(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었다. B 씨는 A 법인으로부터 ‘2020년 7월 31일 정년으로 근로계약이 종료된다’는 취지의 통보를 받자, 이에 대해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참가인의 구제신청을 받아들이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하자, A 법인은 그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이처럼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러한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제 근로자가 정년을 이유로 퇴직하게 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재판부는 “A 법인의 취업규칙과 C 요양시설 운영규정은 촉탁직 근로자 재고용 여부에 관해 A 법인에 재량을 부여하고 있으며 일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재고용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며 “B 씨와 A 법인의 각 근로계약서도 A 법인에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부여하는 취지로 보이지 않는 점, C 요양시설에서 정년 무렵까지 근무한 근로자 5명 중 B 씨를 제외하고도 2명이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지 않았으며 특히 B 씨와 마찬가지로 정년 도달을 이유로 근로계약이 종료된 1명은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지 못한 사유가 무엇인지 기록상 불분명한 점, A 법인의 정년 규정이 참가인과 같은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적용되지 않는 규정이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할 때, B 씨가 정년 이전에 기간제 근로자였다 하더라도 B 씨에게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1,2심은 “B 씨에게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A 법인이 이를 거절한 것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기간제근로자
재고용기대권
부당해고
박수연 기자
2023-11-20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프리랜서 아나운서, 근로기준법 대상자 아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가 근로자였다고 주장하며 퇴직금 지급을 요구했지만,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법원은 계약서에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고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출·퇴근 시간 등에 구속을 받지 않고 △겸직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어 그가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8월 31일 A 씨가 경기방송(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한 조현삼 변호사)을 상대로 낸 퇴직금 청구 소송(2022다27059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씨는 2006년 8월부터 경기방송과 프리랜서 방송 출연 계약에 따라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했다. 2008년 9월 A 씨는 방송국과 프리랜서 방송 출연 계약서를 작성했다. 프리랜서 계약은 2009년 12월경 한차례 종료됐다. 이후 2010년 7월 계약서를 다시 작성해 2018년 12월까지 심야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A 씨는 자신이 경기방송 공채 아나운서로 재직한 근로자라며 각종 수당과 퇴직금 등 합계 6423만 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하지만 법원은 A 씨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그가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였다고 인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1,2심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며 "종속적인 관계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받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이 사건 계약서에는 구체적인 근로조건에 관한 아무런 기재가 없을 뿐 아니라 계약서에 따르면 A 씨는 방송프로그램 제작에 지장이 발생하지 않는 한 출·퇴근시간 등에 구속을 받지 않고 겸직이 가능하다"며 "반면 방송국의 취업규칙 및 인사관리 규정에 의하면 A 씨와의 계약서상의 내용과는 달리 회사는 직원이 회사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회사의 업무 이외의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업무에 종사하거나 겸직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고, 이를 위반한 경우에는 징계가 가능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가 작성한 이력서에 의하면 A 씨는 계약에 따라 방송프로그램 진행자로 활동하던 2009년 9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다른 곳에서 강사로 근무했고, 2010년 7월부터 약 1년 간 또 다른 곳에서 프리랜서 아나운서로 사내 방송을 진행했는데 그 과정에서 경기방송의 허가 내지 승인을 받았다고 볼 만한 사정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또 A 씨는 방송국에 의해 근무 시간과 근무 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받았음이 인정된다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증거가 없고 회사가 사무공간을 제공했다는 사정만으로 A 씨가 이에 구속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대법원도 이 같은 원심을 확정했다.
프리랜서
아나운서
근로자
박수연 기자
2023-09-13
노동·근로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 인정되면 합리적 이유 없는 거절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 없다”
[대법원 판결]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는 대법원 판단. 대법원 민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18두62492(2023년 6월 29일 판결) [판결 결과] A 버스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취소소송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일부 파기환송. [쟁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해당 근로자에 대한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정년 이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그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 및 해당 근로자에 대한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 [사실관계와 1,2심] A 사의취업규칙은 업무상 필요가 있는 경우 정년 퇴직자를 기간을 정해 '촉탁(기간제)'으로 재고용할 수 있되, 건강상태, 재직 중의 근로태도, 성적 및 성격, 재직 중 종사한 업무의 필요성 등의 기준에 따라 그 적부를 심사한 후에 결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었다. A 사 소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한 B,C 씨에게 적용되는 A 사의 단체협약은 정년을 만 61세가 되는 날로 정하면서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과 협의해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다만, A 사에 정년 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은 없었다. 1955년 12월 13일생인 C 씨는 2016년 12월 13일 정년에 도달했는데, A 사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했다. 1954년 12월 15일생인 B 씨는 2015년 12월 15일 정년에 도달했지만, 이듬해 1월 A 사와 근로계약 기간을 '2016년 1월 3일부터 2017년 1월 2일까지'로 정해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시내버스 운전기사로 근무했다. A 사는 2016년 12월 13일 B 씨에게 '2017년 1월 2일 자로 근로계약 기간이 만료된다'고 통보했다. B,C 씨는 A 사가 이들과 근로관계를 종료한 것에 대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중앙노동위는 이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받아들이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했다. 이에 A 사는 재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원고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B,C 씨에 대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지 못한 경우(C 씨)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2018다275925).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 사건에서는 A 사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야 한다는 단체협약 등의 규정이 존재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C 씨에게 정년 경과 후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 △정년 도달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한 경우(B 씨)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실태, 수행하는 업무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정을 종합했을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이러한 여러 사정에 더해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과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까지 참작해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판단해야 한다. 만약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근로자에게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해 갱신 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춰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따라서 B 씨에 대한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정년이 도래했지만, 기간제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는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부당하게 거절당한 경우 부당해고에 준해 권리 구제를 받을 수 있음을 명확히 한 판결이다. 이 사안은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 기대권' 쟁점과 '정년 후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쟁점이 한꺼번에 문제 된 사안으로서, 각 쟁점에 대한 기존의 법리를 보완하면서도 각 기대권의 판단 기준과 포섭판단 방식에서의 차이를 드러냄으로써 향후 같은 쟁점이 다루어지는 후속 사건에 유의미한 지침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정년퇴직자
재고용
부당해고
한수현 기자
2023-08-1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정년퇴직자는 1달 휴식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해 60세까지 근무하는 제도 있었다면"
[대법원 판결] 회사의 취업규칙이 만 57세 정년퇴직한 근로자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면, 근로자에게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대법원 판단. 근로계약 등에 △정년이 됐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거나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 실시경위와 실시 기간, 해당 직종에서 정년이 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등을 종합했을 때 그러한 관행이 성립된다고 인정된다면 신뢰관계가 형성된 것이기 때문에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는 취지.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 2018다275925(2023년 6월 1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가 포스코 분사 회사인 포센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소송(2018다27592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 [쟁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채용될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 및 그 요건 [사실관계와 1,2심] A 씨는 포스코에서 근무하면서 경비 업무 등을 하다가 2005년 5월 포센으로 전직해 계속 포스코의 경비 업무를 수행했다. 포센은 포스코로부터 분사돼 2005년 3월 설립돼 포스코가 운영하는 포항제철소의 방호 및 보안 업무를 수행하는 회사다. 그러던 중 포스코의 하도급업체 직원들이 포항제철소 부두 선석 개축공사에서 발생한 고철을 덤프트럭을 이용해 A 씨가 근무하는 초소를 통과해 제철소 밖으로 무단 반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포센 측은 A 씨가 두 차례 고철을 반출하는 트럭을 검문검색하지 않고 통과시켜 사고를 방조했다며 2013년 8월 A 씨를 징계면직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러한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했고, 포센이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냈지만 법원은 A 씨의 손을 들어줬고 판결이 확정됐다. 한편 징계면직 무렵 포센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만 57세로 하되 정년에 달한 분기의 말일에 퇴직한다'는 취지로 규정했고(A 씨는 2014년 3월 말일 정년에 도달함), 포센은 '정년퇴직한 직원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 A 씨는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로서 무효이고, 징계면직이 아니었다면 정년 후에도 이 사건 재고용 제도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포센을 상대로 '징계면직 시점부터 정년에 달한 시점까지의 기간'과 '정년 후 재고용됐다면 근무할 수 있었던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정년퇴직 후 당연히 재취업이 될 것이라는 기대권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정년 이전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청구만 인용하고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청구는 기각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정년 이전 기간은 물론, 정년 이후 기간에 대해서도 임금 등 상당액 청구를 인용했다. 2심은 "A 씨에게 정년퇴직 후 재채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었다고 인정되며, 재채용 배제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며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해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해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해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이 사건의 경우, 상당한 기간 동안 정년퇴직자가 재고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됐다. 포센과 근로자들 사이에는 정년에 이르더라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기 때문에 A 씨가 정년 후 사측의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대법원 관계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없다는 점과는 별개로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다는 점을 선언하고, 그러한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 무엇인지에 관해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다. 정년 후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함으로써 정년이 지난 근로자의 경우에도 제한적으로나마 근로관계 존속에 관한 신뢰를 보호받을 수 있다는 취지를 밝힌 점에서 의의가 있다."
부당해고
재고용
고용기대권
정년퇴직
박수연 기자
2023-06-18
노동·근로
형사일반
[판결] 대법원, "취업규칙에 없는 2주 내 탄력 근로제 도입은 부당"
'2주 이내' 탄력적 근로시간제 도입은 취업규칙으로 정해야 하고, 개별 근로자 동의만으로는 도입할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형사2부(주심 민유숙 대법관)는 지난달 27일 근로기준법 위반 등으로 기소된 항공기 기내청소 용역업체 대표 A 씨에게 벌금 50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인천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0도16431). A 씨는 직원 135명의 연장근로수당 약 5200만 원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근로기준법 위반)를 받았다. 또 남성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정근수당을 여성 근로자 124명에게는 지급하지 않은 혐의(남녀고용평등법 위반)도 있다. 미지급 액수는 약 5억7000만 원으로 조사됐다. 재판 과정에서 A 씨는 "근로계약서를 통해 유효한 2주 단위의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도입돼 연장근로수당 지급의무가 없다"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사 합의를 통해 특정 기간의 근무 시간을 연장·단축함으로써 단위 기간의 평균 근로 시간을 주 52시간 이내로 맞추는 제도로, 유연 근무제의 일종이다. 앞서 1심은 A 씨의 혐의에 대해 전부 유죄로 판단했지만, 2심은 연장근로수당 미지급으로 인한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2심은 "탄력적 근로에 관한 근로조건이 공통적으로 기재돼 있어 이를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으로 볼 수 있으므로 탄력적 근로시간제가 유효하게 도입 및 시행됐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그러나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법정 기준근로시간을 초과하여 소정근로시간을 정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서 법률에 규정된 일정한 요건과 범위 내에서만 예외적으로 허용된 것이기 때문에 (2주 단위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법률에서 정한 방식인 취업규칙에 의해서만 도입이 가능하고 근로계약이나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를 통해 도입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근로자의 개별적 동의로 탄력적 근로시간제를 도입할 수 있다면 취업규칙의 불리한 변경에 대해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등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의 취지가 무색해진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취업규칙이 별도로 존재하기 때문에 이 사건 근로계약서가 실질적으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고 평가할 수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남녀고용평등법 등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1,2심에서 모두 유죄로 봤고, 대법원도 원심 판단을 유지했다. 재판부는 "남성근로자와 여성근로자의 업무의 내용은 기내를 청소하고 정리하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고 특별한 기술자격이나 경력조건이 요구되지 않았다"며 "근로자가 근무한 기간의 출근 성적에 따라 지급하는 근무일수에 연동하는 정근수당을 출근 성적이 아닌 성별에 따라 지급에 차별을 둔 것은 동일한 사업 내의 동일 가치 노동에 대해 동일한 임금을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2주 이내를 단위 기간으로 하는 탄력적 근로시간제(근로기준법 제51조 제1항)는 개별 근로자가 동의하더라도 도입할 수 없고, 취업규칙으로만 도입할 수 있다는 최초의 판단"이라고 말했다.
취업규칙
수당차별
탄력적근로시간제
박수연 기자
2023-05-15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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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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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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