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河炅喆 재판관)는 지난달 30일 필로폰을 판매한 혐의로 징역 8월형을 선고유예받아 당연 퇴직된 전직 검찰공무원 방모씨가 “금고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를 당연퇴직사유로 하는 구 국가공무원법 제33조 제1항 제5호는 공무담임권을 침해해 위헌”이라며 낸 헌법소원 사건(2002헌마684)에서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위헌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같은 금고 이상의 형의 선고유예를 받은 경우에도 범죄의 종류, 내용이 지극히 다양해 국민의 공직에 대한 신뢰 등에 미치는 영향도 큰 차이가 있다”며 “입법자는 국민의 공직에 대한 신뢰보호를 위해 해당 공무원이 반드시 퇴직해야할 범죄의 유형, 내용 등으로 당연퇴직의 사유 및 범위를 가급적 한정해서 규정했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이 사건 법률조항은 기본권을 필요한 최소한의 정도를 넘어 제한하고 있고 공직제도의 신뢰성이라는 공익과 공무원의 기본권이라는 사익을 적절하게 조화시키지 못해 공무담임권을 침해한다”고 덧붙였다. 헌법재판소는 앞서 비슷한 규정을 두고 있는 지방공무원법과 군인사법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지난해 8월과 지난달 위헌결정을 내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