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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사일반
[판결]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은 근로자 법정휴일 아냐"
대형마트의 의무휴업일은 근로자의 법정휴일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최초의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윤강열·정현경·송영복 부장판사)는 지난 2일 이마트 근로자 A 씨 등 1117명이 주식회사 이마트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3나2035761)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원고패소 판결했다. 2013년 1월 유통산업발전법이 개정돼 매달 이틀의 의무휴업일 지정이 의무화됐다. 이마트는 2012년부터 매년 전사 근로자대표와 이마트 근로자들의 유급휴일과 의무 휴업일을 대체하는 내용의 '휴일대체 합의'를 해왔다. 즉, 이마트 근로자들은 근로계약과 취업규칙에 따라 1주일에 5일을 근로하는 데, 쉬는 이틀 중 하루를 근로일로 정하면 당초 근로일인 의무휴업일을 휴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후 2018년 휴일대체에 관한 근로기준법 개정이 이뤄졌다. 개정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보장해야 한다. 다만,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합의한 경우에는 특정한 근로일로 대체할 수 있다. A 씨 등 이마트 근로자들은 2020년 7월 휴일대체 합의가 무효임을 전제로 휴일근로수당 청구했다. 이들은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의무휴업일은 근로일이 아닌 '휴일'이므로 휴일을 '대체 휴일'로 정한 '휴일대체 합의'는 위법 무효"라며 "이마트는 공휴일 근로에 대한 휴일근로수당 미지급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이마트와 휴일대체 합의를 한 전사 근로자대표는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에서 정한 '근로자대표'가 아니"라고 부연했다. 하지만 1심은 지난해 6월 근로자들의 청구를 기각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근로자들이 휴일대체 합의를 예상할 수 있었고, 휴일대체 부적법 사유를 찾기 어렵다"며 "전사 근로자대표의 대표성도 부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2심도 근로자들의 항소를 기각하고 이마트 측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의무휴업일은 고객에 대한 영업을 금지함으로써 근로자의 건강권 보호에 기여하는 효과가 있기는 하지만,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서 근로자들의 근로 의무를 해제하는 휴일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이어 "의무휴업일은 약정휴일과 법정휴일 어느 것에도 해당되지 않고, 유통산업발전법 제12조의2 법문과 개정 이유에 근로자의 건강권이 포함돼 있지만, 해당 문구로 바로 의무휴업일이 대형마트 근로자들의 법정휴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특히 "대형마트와 준대규모점포 근로자들에게만 매월 이틀의 추가 법정휴일을 주고, 농수산물 마트나 중소형마트 근로자들에게는 그러한 법정휴일을 주지 않는 것은 불균형하고 부당하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또한 "이마트와 전사 근로자대표가 한 휴일대체 합의가 근로기준법 제55조 제2항 단서의 '사용자가 근로자대표와 서면으로 한 휴일대체 합의'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마트 근로자들은 자주적으로 사업장 근로자위원을, 사업장 근로자위원은 사업장 근로자대표를, 사업장 근로자대표는 전사 근로자대표를 각각 선출하므로 전사 근로자대표는 민주적 정당성을 갖췄다"며 "전사 근로자대표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대표로 보지 않으면 이마트로서는 탄력적 근로시간제, 선택적 근로시간제, 연장 근로의 제한, 보상 휴가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의 특례, 야간근로와 휴일근로의 제한 등 근로기준법이 정한 각 사항을 협의할 상대방이 없게 된다"고 판시했다.
휴일근로수당
법정휴일
의무휴업일
대형마트
이용경 기자
2024-02-06
노동·근로
민사일반
(단독)[판결] 부처 소속 무기계약직, 일반 공무원과의 수당 차등은 ‘정당’
정부 부처에 소속돼 근무하고 있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게 일반 공무원보다 적게 명절 휴가비와 가족수당 등 각종 수당을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은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 대우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정부 1호 공약인 '공공 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을 통해 무기계약직이 많이 증가했던 만큼 관련 소송이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무기계약직은 고용 기간은 정규직과 동일하지만 임금 등 처우는 일반 정규직에 미치지 못한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발표한 '2022년 대한민국 공공기관' 보고서에 따르면 공공기관 369곳(부설기관 포함)의 무기계약직 정원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인 2016년 2만8640명에서 2021년 6만6709명으로 132.9%(3만8070명) 늘어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 등 985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 소송(2020가합537058)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A 씨 등은 고용노동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등 국가 산하 중앙행정기관에서 무기계약직으로 근무하는 근로자들이다. 이들은 2020년 4월 국가가 일반 공무원과 달리 명절휴가비, 가족수당, 자녀학비보조금, 맞춤형 복지포인트 등의 수당을 적게 지급했다며 미지급 수당 등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은 최근 대구지법 등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8부(재판장 김도균 부장판사)는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에 대한 각종 수당의 차등 지급을 놓고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인지 △합리적 이유가 없는 차별적 처우인지 △(정부의 추진계획에 대한)신뢰보호원칙을 위반하는지 등을 심리했다. 재판부는 "무기계약직은 근로기준법 제6조의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가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고 하더라도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등대우'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국가의 손을 들어줬다. 이어 "무기계약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로자와 사용자의 자유의사가 합치돼야 성립할 수 있는데, 이는 근로자가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강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A 씨 등에게는 공채시험 등 공무원 임용절차를 거치는 등 고용형태를 변경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또 "헌법 제11조 평등원칙은 일체의 차등적 대우를 부정하는 절대적 평등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함을 금지하는 상대적 평등을 뜻한다"며 "수당에 복리후생적 성격이 있다는 점만으로는 중앙행정기관의 재직자라는 이유만으로 직종이나 업무가 서로 달라도 모두 동일한 기준에 따라 수당이 지급돼야 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아울러 재판부는 "정부의 2017년 7월 무기계약직 근로자의 처우개선 추진 계획에서는 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개선을 '충분한 노사협의를 바탕으로 한 자율적 추진사항'으로 명시하고 있고 관련 보도자료에도 '정부 가이드라인에 따른 기관 단위의 자율적 추진'과 '직종별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취지가 반영되도록 설계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며 "정부의 추진계획을 확약이나 공적인 견해표명으로 보기 어렵고 신뢰보호원칙에 반한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 대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 아냐" 앞서 A 씨 등은 "각종 수당은 담당 업무의 내용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률적·보편적으로 지급되는 복리후생·실비변상적 급여로, 중앙행정기관 근로자라면 누구나 지급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합리적인 이유 없이 수당을 차등 지급하는 것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금지하는 '무기계약직'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한 차별"이라며 "헌법 제11조에 반하는 위법한 차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국가는 "무기계약직은 사회적 신분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A 씨 등은 일반 공무원과 본질적으로 동일한 비교집단이 아니고, 동일한 가치가 있는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당을 차등 지급한 것은 합리적 이유 없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맞섰다. 정부는 2017년 7월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추진계획'을 관계부처합동 보도자료를 통해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무기계약직 근로자에 대한 임금체계 개편과 복리후생적 금품을 차별 없이 지급한다는 내용 등이 처우개선 사항으로 포함됐다. 법원, 유사 사건에서 대부분 원고패소 판단 법원은 최근 유사 사건에서 대체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의 재판부는 3월 23일에도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소속 공단 등 공공기관과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등 청구소송(2020가합590813)에서 이번 판결과 같은 취지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지난 2월 선고된 대구지법 민사11부 판결(2020가합210864)과 지난해 12월 말 선고된 서울중앙지법 민사41부 판결(2020가합562672)에서도 마찬가지로 원고인 무기계약직들이 패소했다. 노동법 전공인 이정 한국외대 로스쿨 교수는 "무기계약직은 소위 노동법에서 말하는 '비정규직'이 아니다"라며 "노동법 등에서는 비정규직에 대한 차별금지 조항이 있는데, 무기계약직은 나름대로 정년이 보장돼 있기 때문에 비정규직에 적용되는 동일가치노동-동일임금 차별 금지 규정은 적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근거법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들이 기존 근로 조건을 알면서도 정규직 또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복리후생 대우를 해달라는 것은 설득력이 부족해 보인다"고 했다. 송강직 동아대 로스쿨 교수도 "무기계약직은 보통 기간제로 있다가 무기로 전환된 케이스가 많은데 일반 공무원들과 그 업무 특성이 다르다"며 "법리적으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주장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무기계약직
임금차별
공무원
이용경 기자
2023-05-18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 "근로자에게 취업규칙 불리하게 바꿀 때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 없으면 원칙적 무효"
<사진=대법원 제공> 회사가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경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사회통념상 합리적이라면 예외적으로 유효라고 판단했던 대법원 판결이 깨졌다. 다만 대법원은 노동조합이 동의권을 남용할 경우를 예외 사유로 제시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오경미 대법관)는 11일 현대차 간부 직원들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 소송(2017다35588)에서 원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인 회사는 취업 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 근로자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노동조합이 없으면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하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변경안에 '사회 통념상 합리성'이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가 없더라도 예외로서 효력을 인정했다. 이 사건에서는 이러한 종전 판례를 그대로 유지할 것인지, 아니면 판례를 변경해 사회통념상 합리성 유무와 관계없이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무효로 볼 것인지가 쟁점이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용자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노동조합이나 근로자들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그 유효성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판단하며 종래 대법원 판례를 모두 변경했다. 재판부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대한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은 헌법 제32조 제3항에 근거하고 근로기준법 제4조가 명시한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을 실현하는 중요한 절차적 권리"라며 "변경되는 취업규칙 내용의 타당성이나 합리성으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명문규정에 반하고, 헌법 정신과 근로기준법의 근본 취지, 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원칙에 위배된다"며 "종전 판례가 들고 있는 사회통념상 합리성이라는 개념 자체가 확정적이지 않고, 어느 정도에 이르러야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인정되는지 당사자가 쉽게 알기 어려워 취업규칙 변경의 효력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계속돼 법적 불안정성이 크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못했다고 하여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항상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에는 동의가 없는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도 유효하다고 인정될 수 있다"는 예외 사유를 함께 제시했다. 그러면서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한 경우란 △관계 법령이나 근로관계를 둘러싼 사회 환경의 변화로 취업규칙을 변경할 필요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히 인정되고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사용자의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근로자 측이 합리적 근거나 이유 제시 없이 취업규칙의 변경에 반대했다는 등의 사정이 있는 경우로, 남용 여부는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근로자 측이 집단적 동의권을 남용하였는지 여부에 대하여는 법원이 직권으로 판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조재연, 안철상, 이동원, 노태악, 천대엽, 오석준 대법관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종전 판례)는 대법원이 오랜 기간 그 타당성을 인정해 적용한 것으로 현재에도 여전히 타당하므로 그대로 유지돼야 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이들 대법관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있는 경우 사용자의 취업규칙 작성·변경 권한을 제한할 이유가 없고, 사회통념상 합리성은 신의칙이나 조리 등 법의 일반원칙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법문에 명시되지 않았다고 하여 적용이 배제되지 않는다"며 "대법원이 지금까지 사회통념상 합리성 법리를 적용해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을 유효하다고 본 사례들은 누구나 그 타당성을 수긍할 수 있고, 오히려 위 사례들에서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이 무효라고 한다면 이는 일반적인 정의관념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반한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근로기준법에 강행규정으로 정한 집단적 동의를 사회통념상 합리성으로 대체할 수 없음을 명시해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유효요건을 법문대로 정립한 판결"이라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권이 갖는 절차적 중요성을 강조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구하고자 하는 진지한 설득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함으로써 취업규칙 변경 절차가 근로조건 기준 결정에 관한 헌법(인간의 존엄성 보장) 및 근로기준법(근로조건의 노사대등결정, 자율적 결정)의 이념과 취지에 보다 부합하도록 유도했다"고 말했다. 현대차는 취업규칙을 제정해 전체 직원에게 적용해 왔다. 그러다 2003년 법정근로시간을 주 44시간에서 40시간으로 단축해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한 개정 근로기준법이 2004년 7월부터 시행되자, 현대차는 과장급 이상의 간부사원에게만 적용되는 간부사원 취업규칙을 별도로 제정했다. 해당 취업규칙에는 종전 취업규칙과는 달리 월 개근자에게 1일씩 부여하던 월차휴가제도를 폐지하고, 총 인정일수에 상한이 없던 연차휴가에 25일의 상한을 신설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에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이 무효라는 주장을 하면서 2004년부터 지급받지 못한 연월차휴가수당 상당액을 부당이득 반환으로 청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1심에서 패소했다. 당시 1심은 "원고들이 피고를 상대로 종전 취업규칙에 따른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을 직접 청구할 수 있기 때문에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 현대차 간부 직원들은 2심에서 2011년부터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직접 구하는 청구를 추가했다. 2심은 "간부사원 취업규칙 중 연월차휴가 관련 부분은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해당하는데, 근로자의 집단적 동의를 받지 않았고 사회통념상 합리성도 인정되지 않아 무효"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고들의 미지급 연월차휴가수당 지급청구를 일부 인용했다. <박수연, 이용경>
집단적동의
취업규칙
현대차
불이익변경
박수연 기자, 이용경 기자
2023-05-1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뉴스 자료 영상 담당 업무 등' 방송국 프리랜서, 근로자로 인정해야"
방송국 프리랜서에 대한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판결이 다시 한 번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윤강열 부장판사, 양시훈, 정현경 고법판사)는 13일 A 씨 등 12명이 YTN을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 확인소송(2022나2003033)에서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유지했다. A 씨 등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사이에 YTN 디자인센터장과 사이언스국 편성기획팀장과 '프리랜서 도급계약' 등의 이름으로 기간제 계약을 체결하고 수 회에 걸쳐 계약을 갱신해 대부분 현재까지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들은 △뉴스 화면에 나타나는 자료 영상 담당 △홍보물 제작 등 업무 담당 △가상현실(VR)이나 증강현실(AR) 작업 등을 담당했다. A 씨 등은 원칙적으로 YTN에서 지정한 근무시간과 근무장소에 구속돼 업무를 수행했으며 부서장에게 사전 보고 후 승인을 받아 조퇴, 휴가 등을 사용했다. 또 YTN의 명함과 출입증을 사용했으며 계약서에 따른 일정한 날에 매월 고정급을 지급 받았다. 업무상 실수나 지각 등을 한 경우에는 경위서를 제출하는 등 YTN의 복무규율을 준수해야 했으며, YTN 소속 호봉제·연봉제 근로자들과 구분되지 않고 함께 업무를 수행하면서 그 근로자들로부터 카카오톡 메시지 등을 통해 상시적으로 작업을 요청받고 매우 구체적·반복적으로 업무지시를 받았다. 이들은 2021년 4월 "YTN 소속 근로자들과 동일하게 사측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근무했으므로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 씨 등 모두가 YTN의 무기계약직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 씨 등에 대한 사정을 종합하면, A 씨 등은 YTN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으며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어 "B 씨에 대해선 2020년 12월 31일자 계약기간 만료를 통지했으나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한다"며 "해고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B 씨 역시 여전히 YTN 근로자 지위에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도 이들을 무기계약직 근로자로 인정했다.
근로자
프리랜서
무기계약직
방송국
한수현 기자
2023-01-13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국가, 법무부 비정규직 근로자에 미지급 수당 23억 지급하라"
법무부 산하 기관 소속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법무부가 정당한 이유 없이 기관별로 각종 수당을 차등 지급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내 1심에서 승소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2부(재판장 정현석 부장판사)는 23일 법무부 비정규직 근로자 A 씨 등 577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임금 소송(2020가합586005)에서 "국가는 A 씨 등 577명에게 23억49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청, 교정청 등 83개 기관에서 미화, 경비 등 15개 직종에 근무하는 A 씨 등은 2020년 10월 "법무부가 같은 공무직 간 복리 후생적 임금인 가족 수당, 교통 수당, 근속 수당, 명절 휴가비 등을 차별 지급했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동일 직종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도 소속 기관별로 수당을 다르게 받았다"며 미지급 임금 등 1인당 평균 430만 원을 청구했다. 이에 대해 국가는 "A 씨 등은 각 소속 기관에서 정한 보수 기준과 적용 훈령에 따라 임금을 지급받은 것"이라고 맞섰다. 하지만 재판부는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행정사무 보조와 조리, 운전 등의 업무는 기관에 따라 내용이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며 "절차적 편의를 도모하기 위해 각 기관에 채용 권한 등을 위임했다는 사정만으로 소속 집단의 동일성을 부정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가는 예산 이외 수당의 차별적 지급을 정당화할 의미 있는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며 "A 씨 등이 청구한 수당이 업무 성과 등과 무관한 성격의 임금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기관별로 수당을 달리 지급하는 것은 더욱 부당한 차별"이라고 판시했다.
임금
수당
비정규직
이용경 기자
2022-12-26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1년 초과 2년 이하' 기간제 근로자 최대 연차휴가는 "26일"
'1년 초과 2년 이하'의 기간 동안 근로를 제공한 기간제 근로자는 최대 26일의 연차를 사용할 권리를 갖는다는 대법원 첫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은 근로기준법에 따라 '최초 1년'의 근로 제공으로 11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하고, 1년을 채운 다음 날 15일의 연차휴가가 다시 생긴다는 구체적인 산정 방법을 처음으로 제시했다. 1년을 초과한 기간제 근로자와 2년 만기 근로를 하고 퇴직한 근로자의 연차휴가일 수는 동일하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7일 경비 인력 파견업체 A 사가 B 사를 상대로 "연차수당을 지급하라"며 낸 부당이득금 소송(2022다24541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판결의 쟁점은 '1년 초과 2년 이하'의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에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라 부여되는 최대 연가휴가일수의 산정방법이었다. 현행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에 따르면 사용자는 1년간 80% 이상 출근한 노동자에게 15일의 연차휴가를 줘야 한다. 또 제60조 제2항은 계속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1년 동안 80% 미만으로 출근한 노동자에게도 1개월 개근 시 하루씩의 유급휴가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그동안 대법원은 '연차휴가를 사용할 권리', '연차휴가수당 청구권'은 연차휴가를 쓸 연도가 아니라 그 전년도 1년간의 근로에 대한 대가라고 판단해왔다. 결국 어떤 근로자가 작년에 80% 이상 출근을 했다면 올해 연차휴가를 쓸 권리가 생기는 것이다. 반면 1년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었는데 만료와 동시에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에게는 근로기준법 제60조 제2항에 따라 최대 11일의 연차휴가만 부여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1년 3개월을 일한 경비원의 연차는 총 26일(1년차 근로기간에 대해 11일 + 1년 초과 시점에 발생한 15일)이라는 판단을 내놨다. A 사 소속 경비원 6명은 2019년 12월31일 퇴사했다. A 사는 2018년 1월 B 사에게 용역계약에 따라 경비원들의 연차수당 합계액 등을 포함한 내역서를 청구했다. A 사는 2018년 1월 내역서에는 경비원들의 연차수당을 약 502만 원으로 기재했다. 502만원은 2018년 연차수당이었고, 2019년 항목은 0원으로 기록됐다. B 사는 A 사 청구대로 지급했다. A 사는 2020년 3월 경비원들의 2019년 연차수당 약 616만 원을 청구했고, B 사는 근로기간이 1년인 경비원 1명을 제외한 경비원 5명 몫의 연차수당으로 약 409만 원을 지급했다. 2년간 경비원으로 근무한 C 씨가 2019년도 연차수당 미지급을 이유로 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을 냈고, 2년 근무 경비원 D 씨를 제외한 5명에게 연차수당 595만 여원을 지급하라는 명령이 나왔다. A 사는 이를 따랐고, D 씨에게도 118만 여원을 지급했다. 이에 A 사는 총 713만 여원을 지급했으니 이미 받은 409만 원을 제외한 304만 원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을 냈다. B 사는 재판 과정에서 2019년 12월31일 용역계약이 종료돼 연차수당을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사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B 사의 주장을 받아들여 2019년 연차수당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결했다. 대법원은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의 판단을 유지했다. 1년 근무한 경비원과 1년3개월 근무한 경비원에 대한 연차휴가수당이 존재하지만, 이 합계가 B사가 이미 지급한 409만원 미만이기 때문에 미지급금은 없다는 취지다.
기간제근로자
연차휴가
근로기준법제60조
박수연 기자
2022-09-07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징계 불복소송 이유로 사규보다 긴 장기간 대기발령은 "위법"
사측이 징계 불복 소송을 제기한 직원에 대해 사내규정보다 긴 장기간 대기발령 상태를 계속 유지한 것은 위법하므로 이 기간 미지급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재판장 윤강열, 양시훈, 정현경 판사)는 지난 19일 A 씨(소송대리인 황현대 변호사)가 B은행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2021나2014227)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B은행은 A 씨에게 6400여 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B은행 지점장으로 일하던 A 씨는 브로커에 의한 사기 의심 대출 사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2017년 7월 인사대기 조치를 받았다. 이후 B은행은 A 씨에게 정직 3개월 및 1억 8000만 원의 변상금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고, A씨는 이에 반발해 징계처분 무효 확인소송을 냈다. A씨는 1,2심에서 모두 승소했고 이 판결은 2019년 12월 확정됐다. 그러자 B은행은 2020년 4월 A 씨에 대한 정직 3개월의 징계를 취소하고, 감봉 3개월로 수위를 낮춰 다시 징계했다. 이에 A 씨는 재차 불복 소송을 냈지만, 1·2심에서 패소했고, 현재 상고심 재판중이다. 이 과정에서 내내 대기발령 상태였던 A 씨는 B은행 감사팀이 징계 과정에서 일부 서류를 조작하고 이를 증거로 법원에 제출했다며 정직 처분과 대기발령 조치로 받지 못한 임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B은행 규정상 단일한 사유를 근거로 한 대기발령은 최장 1년 6개월까지만 가능한데, 보직 제한은 대기발령에 부수해 이뤄지거나 그보다 경한 행위에 대해 이뤄지는 처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A 씨에 대한 장기간의 보직 제한 조치는 다음 보직을 부여하기 위한 잠정적 조치가 아니라 실질적으로 A 씨를 장기간 업무수행에서 배제하는 고정적 조치로 변질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면 B은행이 별도의 징계사유 등 대기발령 또는 보직 제한의 사유가 없이 A 씨에 대해 최초 대기발령일인 2017년 7월부터 2019년 1월 이후까지도 직무 미부여 조치를 계속 유지한 것은 사회통념상 합리성이 없을 정도로 부당하게 장기간 동안 그 직위에 상응하는 근로제공의 기회를 박탈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 씨에 대한 장기간의 보직 제한 조치는 정당한 이유가 없으므로, 위법·무효로 봐야 한다"며 "B은행은 급여, 명절상여금, 휴가보상금, 성과상여금 등 직무 미부여 유지 조치로 인한 미지급 임금 총 6400여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조작됐다는) 보고서 및 면담서에 일부 기재가 사실과 다를 수 있으나 이는 실수 내지 착오로 보이고, 이러한 부분만으로는 해당 보고서 및 면담서 전체를 허위라고 단정하기 어렵다"며 A 씨에게 패소 판결했다.
징계불복
대기발령
임금
한수현 기자
2022-08-30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코웨이 설치 기사도 근로자, 퇴직금 지급해야"
코웨이와 위임계약을 맺고 생활가전제품의 설치 및 수리 업무를 맡은 기사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고법 판결이 나왔다. 지난해 11월에도 유사한 사건에서 설치기사의 근로자성을 인정한 고법 판결이 나왔는데, 이번에도 법원은 코웨이와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민사1부(재판장 전지원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코웨이 설치기사 등으로 일했던 A씨 등 77명이 코웨이를 상대로 낸 퇴직금 등 청구소송(2021나2008093)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닥터'로 불린 A씨 등은 코웨이로부터 생활가전제품의 설치, 이전설치, 해체서비스, 수리서비스 및 반환 업무 등을 위임받아 수행하는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생활가전제품의 설치와 수리업무 등을 담당했다. 이들은 주 6일 근무를 원칙으로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오전 7시 30분경 각자 소속된 지점으로 출근해 아침 조회를 했고, 당일 설치할 제품과 수리할 부품의 출고, 전일 업무 처리한 제품 및 부품 반환, 전일 업무에 따른 수납업무 등을 진행했다. 코웨이는 '서비스팀 미팅 표준안'을 제작해 지점에 배포함으로써 각 지점들과 닥터들이 표준안에 따라 아침 조회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 표준안에 따라 아침 조회를 통해 매일 A씨 등에게 공지사항을 전달하고 교육을 진행하는 한편 조회시간에 복장 및 두발, 사원증 검사 등을 실시하고 개인별·조별·지점별 지표와 실적 등을 체크했다. 이와 함께 A씨 등이 제대로 업무를 수행했는지 또는 코웨이가 정한 지침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지점장, 센터장, 본사 순으로 업무수행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매년 각종 상품군에 대한 필기 및 실기 평가를 실시했다. 또 코웨이는 A씨 등에게 사원증과 명함을 교부했는데, 사원증에는 닥터의 사번과 함께 '본증 소지자는 당사가 신분을 보장합니다', '위 사람은 당사 직원임을 증명함' 등의 문구와 코웨이의 상호가 기재돼 있었고, 명함에는 코웨이의 로고, 닥터의 이름과 전화번호, 코웨이의 주소와 서비스 접수 전화번호 등이 기재돼 있었다. 하지만 A씨 등에게는 코웨이 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적용되지 않았고 직장의료보험, 국민연금,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제도도 적용되지 않았다. 이에 A씨 등은 "위임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질에 있어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코웨이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며 퇴직금과 주휴수당, 연차휴가수당의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위임계약에 따르면 코웨이가 A씨 등에게 위임하는 사항을 '상품에 대한 서비스 및 긴급업무처리'로 정하고 있는데, 실제 A씨 등은 상품 설치나 애프터서비스 등 주된 업무와 무관한 업무를 수행해야 했다"며 "각 업무는 닥터 개인이나 닥터가 소속된 조 또는 지점에 대한 평가 지표에 포함돼 있고, 평가 결과에 따라 수수료 지급률이 차등적용되므로 A씨 등으로서는 코웨이의 지시에 따라 각 업무를 수행할 수밖에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코웨이가 닥터들에게 고객의 요청을 주선했다기보다 고객의 요청 및 주문을 닥터들에게 배정해 이를 수행하도록 구체적인 업무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코웨이는 업무처리지침이나 메뉴얼 등을 세세하게 정한 뒤 닥터들이 이를 준수하도록 지속적으로 교육하고, 실제 이행 여부를 평가한 뒤 평가 결과에 따라 닥터들에게 이익을 주거나 불이익을 줬다"며 "A씨 등은 코웨이가 제시하는 업무처리지침 등을 준수할 수밖에 없던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일반적인 위임계약관계에서의 정보 제공이나 보수 산정을 위한 실적 평가를 넘어 종속적인 관계에서의 구속력 있는 지휘·감독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지난 11월 서울고법 민사38-2부도 A씨 등과 같은 코웨이 설치기사(닥터)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해 퇴직금 등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었다. 이 사건은 지난 3월 대법원에서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확정됐다.
근로자
설치기사
코웨이
한수현 기자
2022-06-24
노동·근로
민사일반
전문직직무
[판결] "병원에 대한 의사 임금채권은 상사채권 아니다"
의사와 의료법인(병원)은 상인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따라서 의사가 의료기관에 갖는 임금채권 등은 상사채권이 아닌 민사채권이라는 것이다. 민사법정이율은 연 5%이지만 상사법정이율은 연 6%가 적용된다. 변호사를 상인으로 볼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2006마334)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변호사가 로펌 등에 갖는 임금채권도 의사와 동일하게 상사채권이 아니라 일반 민사채권으로 해석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법조계도 이 판결에 주목하고 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의사 A씨 등이 B의료법인을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2다200249)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 가운데 일부를 파기자판해 "B의료법인이 A씨에게 약 1억1250만원을, C씨에게 약 58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000년 3월 B의료법인이 설립한 병원에 입사한 산부인과 의사 A씨와 2009년 10월 입사한 신경외과 의사 C씨는 계약 만료로 2018년 2월 퇴사했다. A씨는 2017년 최종임용계약을 체결하면서 근로시간을 1일 8시간, 주 40시간으로 정했는데, 이후 퇴사 전까지 총 96시간을 초과근무했는데도 시간외 근무수당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퇴직금이 시간외 근무수당을 제외한 임금으로 계산됐다며 미지급분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B씨도 총 280시간의 초과근무에 따른 시간외 근무수당과 이를 기초로 한 퇴직금 미지급분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 중 지연손해금에 관한 피고 패소 부분을 일부 파기하고 이 부분을 직접 판단했다. 재판부는 "의사의 영리추구 활동을 제한하고 직무에 대해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며 의료행위를 보호하는 의료법 규정에 비춰보면 개별 사안에 따라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활용해 진료 등을 행하는 의사의 활동은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의사의 의료행위와 관련해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해 상인의 영업활동 및 그로 인한 형성된 법률관계와 동일하게 상법을 적용해야 할 특별한 사회·경제적 필요 내지 요청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의료법 규정과 제반 사정을 참작하면 의사나 의료기관을 상법 제4조 또는 제5조 1항이 규정하는 상인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사가 의료기관에 대해 갖는 급여, 수당, 퇴직금 채권은 상사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퇴직 후 15일부터 2심 판결 선고일까지 민법상 지연이율인 5%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했다. 현행법은 일반적인 금전채무의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에는 법정이율을 연 5%로 적용하고 있지만(민법 제379조), 상행위로 인한 법정이율은 연 6%로 하고 있다(상법 제54조). 앞서 1심은 의료법인 측이 이 부분을 명시적으로 다투지 않아 무변론 판결로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시간외 근로수당 청구는 기각하고 연차휴가 미사용 수당·퇴직금 차액 청구는 일부 인용해 원고 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퇴직일~14일까지 기간은 지연손해금청구 부분을 전부 기각하고 △퇴직 후 15일~변제완료일까지의 기간은 지연손해금청구 부분을 인용했다. 또 인정되는 구간에 적용되는 지연손해금율은 △퇴직 후 15일~2심판결의 선고일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를 △2심판결 선고 다음날~변제완료일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로 봤다. 한편 대법원은 2007년 7월 변호사는 상인이 아니라는 결정을 했었다. 대법원은 당시 D변호사가 "상호신설 등기신청을 각하한 것은 부당하다"며 서울상업등기소 등기관을 상대로 낸 이의신청 재항고사건에서 재항고를 기각하면서 "변호사의 자격과 등록을 엄격히 제한하고 품위유지의무 등 각종 의무를 부과하는 한편, 광고에 제한을 가하는 등 변호사의 영리활동을 엄격히 제한하고 그 직무에 관해 고도의 공공성과 윤리성을 강조하는 변호사법의 여러 규정에 비춰보면, 변호사의 활동은 인적·물적 영업기반을 자유로이 확충해 효율적인 방법으로 최대한의 영리를 추구하는 것이 허용되는 상인의 영업활동과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근래에 전문직업인의 직무 관련 활동이 점차 상업적 성향을 띠게 됨에 따라 사회적 인식도 일부 변화해 변호사가 유상의 위임계약 등을 통해 사실상 영리를 목적으로 직무를 행하는 것으로 보는 경향이 생겨나고, 소득세법이 변호사의 수익을 '사업서비스업에서 발생하는 소득'으로 보아 과세대상으로 삼고 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변호사를 상법 제5조 제1항이 규정하는 '상인적 방법에 의하여 영업을 하는 자'라고 볼 수는 없으므로 변호사는 의제상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2008년 6월 법무사에 대해서도 상인으로 보기 어렵다는 결정(2007마996)을 내린 바 있다.
의사
임금
민사채권
상인
박수연
2022-06-14
노동·근로
행정사건
[판결] 상사와 다툰 뒤 월차계 내고 출근 안한 근로자에게 고용보험 상실신고한 회사
상사와 다툰 뒤 종료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월차계를 제출한 다음 출근하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사측이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한 것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재판장 강우찬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A씨가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낸 부당해고구제재심판정 취소소송(2021구합66319)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20년 7월 자동차 정비업 등을 하는 B사에 입사해 자동차 도장 업무를 했다. 그러다 같은해 10월 팀장 C씨로부터 욕설을 듣고 다투게 됐다. 이 과정에서 C씨는 A씨에게 "뭐하러 기어 들어왔어", "니가 옷 벗고 나가면 되지 뭘 해결해" 등의 발언을 했고, A씨는 곧바로 공장장에게 찾아가 C씨 행위의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C씨를 신고하겠다고 했다. 공장장은 이를 만류했다. A씨는 공장장과의 대화 후 곧바로 회사에 월차계를 작성해 제출한 다음 퇴근했다. 월차계 기간 란에는 시작하는 날로 해당 일의 날짜만 적혀 있을 뿐 종기는 기재하지 않았고, 사유란에는 '팀장 C씨의 폭행·모욕죄·협박죄 경찰서 신고, 노동부 신고"라는 내용을 기재했다. 한편 A씨는 같은해 11월 국민신문고 인터넷 홈페이지에 "B사 팀장 C씨에게 폭행을 당했고 강제해고 당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글 말미에는 고용보험 상실신고 및 이직확인서 처리를 부탁하면서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신고한다는 내용을 기재했다. 국민신문고 민원담당 공무원은 B사에 전화를 걸어 A씨의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가 되지 않아 민원이 접수됐다는 이야기를 전했고, B사는 A씨와 아무런 연락을 취하지 않은 채 A씨가 개인사정으로 자진퇴사한 것으로 고용보험 상실신고를 했다. 그러자 A씨는 경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다. 하지만 지노위와 중노위는 A씨와 B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A씨의 의사에 반해 B사의 일방적 의사표시에 의해 종료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A씨의 구제신청을 기각했다. 이에 불복한 A씨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근로관계가 종료됐다는 점에 대해 근로자와 사용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나, 그 종료 원인이 무엇인지에 관해 다툼이 있을 땐, 사용자가 근로자의 종료 원인이 해고가 아니라 쌍방 의사합치에 의한 근로계약 관계 종료라는 점을 증명해야 한다"며 "A씨가 B사에 직접 사직하겠다는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시했음을 인정할 증거는 전혀 없고, 오히려 A씨는 C씨와의 문제가 해결되기까지 휴가를 원했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록 A씨가 국민신문고에 고용보험 상실신고 처리에 관해 문의하는 글을 작성했으나 그 글의 주된 취지는 부당한 해고를 당했다는 것이어서, 해당 글만으로 A씨에게 근로계약의 합의해지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 "B사가 A씨의 고용보험 피보험자격 상실을 신고하기 위해선 상실사유를 신청서에 기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B사는 A씨로부터 근로계약을 계속 유지할지 여부 및 근로계약 관계 종료 사유에 관해 A씨의 의사를 직접 확인했어야 했다. 그럼에도 B사는 이러한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로기준법 제27조 1항 등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서면으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통지하지 않으면 근로자에 대한 해고는 효력이 없다"며 "B사는 A씨를 해고하는 과정에서 서면으로 해고사유나 해고시기를 통지했다는 사실을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므로 서면통지의무를 위반해 효력이 없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부당해고
결근
서면통지
한수현 기자
2022-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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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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