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민사소송·집행
민사사건
검색한 결과
6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대리인이 적은 주소지가 소송서류 받아 볼 가능성 없으면 적법 송달 아냐”
항소장에 피고의 대리인이 기재한 주소지라 해도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없다면 적법한 송달 장소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2023다204224)에서 피고 항소취하간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을 다투는 사건에서 B 씨는 항소심 1,2차 변론기일 불출석해 소취하 간주됐다. 앞서 A 씨는 2021년 4월 26일 소송을 제기하며 B 씨 주소를 C로 기재했다. 1심 법원은 해당 주소(C)로 소장 부본을 송달해, 집배원이 C로 2번 방문했지만 폐문부재로 송달이 되지 않았다. 결국 B 씨가 같은해 5월 4일 집배실을 방문해 수령함으로써 송달이 이뤄졌다. 이후 모든 소송서류는 B 씨의 대리인 D 씨에게 송달됐다. 1심에서 B 씨가 전부 패소하자 B 씨의 대리인 D 씨는 2022년 4월 21일 항소하면서 항소장에 B 씨의 주소지를 C로 기재했다. B 씨는 2심에서는 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았다. 2심은 B 씨에 대한 석명준비명령과 1·2차 변론기일통지서 등 서류를 C로 송달했지만 모두 폐문부재로 송달불능됐다. 이에 2심은 소송서류를 C로 각 발송송달했다. B 씨는 2심 1,2차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고 A 씨의 대리인은 1차 변론기일에 출석했지만 변론하지 않았다. A 씨와 A 씨의 대리인 모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B 씨는 2차 변론기일(2022년 9월 15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같은해 11월 2일 소송위임장과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A 씨가 1심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투자약정계약서에는 B 씨의 주소가 D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에서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은 경우, 1개월 이내에 기일지정신청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이 사건 주소가 B 씨의 생활근거지로서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87조의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사소송법 제187조는 ‘민사소송법 제186조의 규정에 따라 송달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사무관 등은 서류를 등기우편 등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방법으로 발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규칙 제51조는 위 규정에 따른 서류의 발송은 등기우편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민사소송법 제187조에 따른 발송송달은 송달받을 자의 주소 등 송달해야 할 장소는 밝혀져 있으나 송달받을 자는 물론이고 그 사무원, 고용인, 동거인 등 보충송달을 받을 사람도 없거나 부재해서 원칙적 송달방법인 교부송달은 물론이고 민사소송법 제186조에 의한 보충송달과 유치송달도 할 수 없는 경우에 할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서 송달해야 할 장소란 실제 송달받을 자의 생활근거지가 되는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 등 송달받을 자가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법조 일각에서는 항소하는 피고 입장에서 주소지를 일부러 다른 곳으로 적는 사례가 많지는 않겠지만, 일방 당사자가 ‘시간끌기용’으로 이번 판단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기술 개발 사건 등에서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이른바 ‘옛날 기술’이 될 수 있고, 다른 민사사건 등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는 등 시의성도 떨어질 수 있어 이 판결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송달장소
발송송달
소송서류
박수연 기자
2023-06-05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단독) 소장 부본 적법 송달된 이후 폐문부재로 판결정본 송달 안돼 공시송달했다면…
처음 소장 부본은 적법하게 송달됐지만 이후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는 폐문부재로 송달로 간주되고 판결정본 역시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아 결국 법원이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한 경우, 당사자가 항소 제기기간이 지난 뒤에야 판결 확정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추완항소(추후보완항소)했더라도 적법한 것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는 A 씨 등(소송대리인 정방수 변호사)이 B 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2다22885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춘천지법 강릉지원으로 지난 2일 돌려보냈다. 1심 법원은 2020년 3월 30일 소장에 기재된 B 씨의 주소지로 소장 부본 등을 B 씨에게 송달했고, 4월 6일 B 씨는 주소지에서 직접 수령하고도 답변서 등 아무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에 1심 법원은 무변론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B 씨에게 송달했는데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1심 법원은 같은 해 6월 1일 무변론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를 발송송달하고 송달간주됐다. 같은 달 30일 1심 법원은 B 씨가 불출석한 가운데 원고 승소 판결을 선고하고 판결정본을 B 씨의 주소지로 송달했지만 폐문부재로 송달되지 않았고 1심 법원은 판결정본을 공시송달 방법으로 송달해 그해 8월 1일부터 송달의 효력이 발생했다. B 씨는 항소 제기기간이 지난 같은 해 12월 9일에 이르러서야 1심 법원에서 직접 판결정본을 수령하고 2020년 12월 10일 추완항소장을 제출했다. B 씨는 자신이 기소된 다른 사건의 변호인 사무장이 자신의 민사사건 판결이 이미 선고된 것 같다며 자세한 내용은 법원에 알아보라고 해 2020년 12월 9일경 법원에 판결이 선고되었는지 알아보았고, 그제야 1심판결이 공시송달의 방법으로 송달되어 이미 확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2심은 "B 씨가 2020년 3월 중순경부터 주차된 카라반에 거주하며 현재까지 농사를 짓고 있는 사실 등을 더하면 B 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소송진행과 결과를 알지 못해 불변기간인 항소시간을 준수할 수 없었고, 12월 9일에서야 선고 사실과 공시송달된 것을 알게 됐으니 그로부터 2주 이내 제기한 추완항소가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공시송달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라도 재판장이 직권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의해 공시송달을 명해 공시송달의 절차가 취해진 이상 그 공시송달은 법률상 송달로서의 효력이 발생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라며 "민사소송법 제173조 제1항에 규정된 '당사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란 당사자가 소송행위를 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해야 할 주의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사유를 가리키는데, 소송의 진행 도중 소송서류의 송달이 불능하게 된 결과 부득이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하게 된 경우에는 처음부터 공시송달의 방법에 의한 경우와는 달라서 당사자에게 소송의 진행상황을 조사할 의무가 있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당사자가 법원에 소송의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았다면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고 이러한 의무는 당사자가 변론기일에 출석하여 변론을 하였는지 여부, 출석한 변론기일에 다음 변론기일의 고지를 받았는지 여부나 소송대리인을 선임한 바 있는지 여부를 불문하고 부담하는 것"이라며 "이 사건에서 소장 부본이나 판결선고기일 통지서 등이 B 씨에게 적법하게 송달돼 B 씨는 A 씨가 소송을 제기한 사실을 알고 있었음에도 1심판결 선고 후 판결정본을 직접 수령한 2020년 12월 9일 경까지 약 5개월 동안 재판 진행 상황을 제때에 알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B 씨가 실제로 1심 판결 선고사실을 몰라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에게 이러한 재판 진행 상황을 알아보지 않은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어 해당 추완항소는 B 씨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하여 항소기간을 준수할 수 없었던 경우로서 적법하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기간
공시송달
추완항소
박수연 기자
2023-03-05
가사·상속
민사소송·집행
84세 본처와 72세 후처간 법정다툼… 허망한 결론
혼인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소송은 가정법원 관할이지만, 적법한 혼인 당사자가 중혼 했던자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은 민사법원 관할이라는 서울고법 판결이 나왔다. 고법은 가정법원이 가사조사절차 등을 거쳐 1심 판결을 내렸더라도 합의관할이나 변론관할이 생길 수 없으므로 항소심은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민사법원으로 이송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서울고법 가사1부(재판장 이광만 부장판사)는 지난 8일 본처인 김모(84·여)씨가 이중 혼인신고(중혼) 했던 후처 이모(72·여)씨를 상대로 낸 '혼인취소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청구소송 항소심(2012르366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동부지법으로 이송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혼인의 취소를 원인으로 하는 손해배상청구는 가정법원의 전속관할이지만, 이번 사건은 원고인 김씨가 자신의 혼인이 취소됨으로 인해 입은 손해의 배상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중혼이 취소된 이씨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구하는 것으로 민법상의 손해배상 청구인 민사사건"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가정법원이 민사사건을 관할할 수 있다고 할 경우 심리절차상 혼란을 가중시킬 뿐 아니라 당사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며 "이러한 혼선을 근원적으로 예방하고 바로잡는 방법은 전속관할 위반을 이유로 1심 판결을 취소하고, 이 사건을 관할 지방법원에 이송해 다시 심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민사사건이 가정법원에 제기됐을 때 피고가 동의하거나 관할위반의 항변 없이 본안에 대해 변론한 경우 가정법원에 합의관할·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다는 견해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가사소송법 제3조1항은 사건이 가정법원과 지방법원 중 어느 법원 관할에 속하는지 명백하지 않은 경우 공통되는 고등법원이 관할법원을 지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가정법원에 민사사건의 합의관할 또는 변론관할이 생길 수 있다면 이 법조항의 입법취지를 몰각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전속관할위반
가사소송법
혼인취소를원인으로한손해배상
중혼상대방위자료청구
합의관할
변론관할
이환춘 기자
2013-02-21
민사소송·집행
헌법사건
대법원, 소송구조(訴訟救助) 요건 크게 완화
앞으로 법원의 소송구조(訴訟救助)가 크게 활성화 돼 서민들의 '재판을 받을 권리'가 한층 더 두텁게 보장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이 법원으로부터 소송구조를 받을 수 있는 요건을 대폭 완화하는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용우·李勇雨 대법관)는 9일 민사재판을 받던 도중 법원에 소송구조신청을 냈다가 기각 당한 김모씨(20) 등 3명이 "소송비용을 지출할 경제력이 없어 구조를 신청했는데도 법원이 이를 기각한 것은 부당하다"며 낸 재항고(☞2001마1044)를 받아들여 원심결정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민사소송법 제118조1항이 소송상구조의 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는 '패소할 것이 명백하지 않다'는 것은 소극적 요건이므로 신청인이 승소의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진술하고 소명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법원이 당시까지의 재판절차에서 나온 자료를 기초로 패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요건은 구비된 것으로 봐야 한다"며 "따라서 원심이 재항고인의 주장 및 제출한 소명자료만으로는 소송상구조의 요건을 소명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신청을 기각한 것은 소송구조의 요건과 관련한 민소법조항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어 "재항고인들이 비록 1심에서도 같은 주장을 하다가 패소했으나 그 주장은 다투어 봄직한 것이고, 만일 항소심에서 새로운 증거방법에 의해 입증이 된다면 판결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것이므로 '패소가 명백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속단할 수 없다"며 "따라서 원심으로서는 재항고인의 신청이유와 소명자료로만 판단할 것이 아니라 본안소송 기록을 대조해 그 주장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없는지를 판단해야 하고, 만일 그 주장이 새로운 증거에 의하더라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전혀 없거나 또 다른 이유에 의해 그 주장이 이유 없음이 확실해 항소심에서도 패소할 것이 명백하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그 구조신청을 기각할 수 없다"고 설시했다. 대법원의 이번 결정은 "소송상 구조의 신청을 하는 데 있어서는 무자력과 승소의 가망이 없지 않다는 것을 주장하고 그것을 구체적으로 소명해야 한다"며 '승소의 가능성'을 신청인이 소명하도록 하던 종래의 입장(☞95마1180 등)에 비해 매우 전향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전국 법원에서 단지 28건의 소송구조신청만이 받아들여진 사실이 말해 주듯 그동안 법원의 소송구조는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률구조법이라는 별도의 법에 의해 설치, 운영되고 있어 비교가 곤란한 점이 없지 않지만 대한법률구조공단이 같은 기간동안 2만2천9백19건(형사사건 제외)의 구조를 한 것에 비하면 형편없이 저조한 실적이다. 지난 2월 당시 헌법재판소 이영모(李永模) 재판관은 법원 소송구조의 근거인 민사소송법 제118조1항의 단서부분이 합헌이라는 다수의견에 반대, 이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의견을 개진하며 "이혼, 친권상실, 복지급여 등 형사사건에 버금가는 유형의 민사사건 당사자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데도, 법원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상대방의 승리를 선언함과 진배없는 소송구조 불허결정을 한다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추구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99헌바74). 대법원도 이러한 문제점을 인정, 지난해 내놓은 21세기 사법발전계획에서 소송구조의 활성화를 주요과제로 선정한 이후 개선책을 마련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번 결정은 대법원의 소송구조 활성화 노력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소송구조가 활성화되면 현재 1천2백여만원에 불과한 법원의 소송구조 예산도 대폭적인 증액이 불가피해 올 한해에만도 약 40억원에 이르는 돈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국민들에게 양질의 '재판받을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법원의 의지가 결실을 거두기 위해서는 남소(濫訴)를 자제하는 국민들의 성숙된 법의식과 함께 정부의 충분한 예산지원이 뒷받침 돼야 할 것이다.
재판받을권리
소송구조
소송상구조의요건
민사소송법제118조1항
소송구조의활성화
정성윤 기자
2001-06-15
민사소송·집행
대법원, 추완항소요건 완화 판결
법원이 직권으로 판결선고기일을 연기해 소송당사자가 선고기일에 불출석하게 한 데 이어 휴가기간 중에 판결문이 송달돼 송달불능이 됨으로써 당사자가 판결이 선고된 사실을 모른 경우에는 추완항소를 허용해야 된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이번 판결은 소제기 이후 당사자에게는 선고여부를 비롯한 재판진행상황을 알아볼 의무가 있다며 추완항소의 요건을 엄격히 제한해 오던 종전 판결에 비해 그 요건을 다소 완화한 것으로 평가된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이규홍·李揆弘 대법관)는 지난달 23일 민사사건 1심 재판에서 패소판결을 받고 항소했으나 기간도과를 이유로 항소가 각하된 박모씨(61)가 "자신이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인해 항소기간을 준수하지 못한 만큼 추완항소를 인정해 달라"며 낸 상고를 받아들여 항소를 각하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지법으로 되돌려 보냈다(☞2000다19069).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박씨가 변호사 없이 직접 소송을 수행하며 재판에 한 번도 빠짐없이 출석했고, 연기된 선고기일에 관해 통지를 받지 못해 1심판결 선고를 알 수 없었던 반면 법원으로서는 선고기일을 연기하면서도 박씨에게 통지를 하지 않았고 또 휴가철에 송달해 송달불능이 되자 곧바로 공시송달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비록 선고기일에 당사자의 소환이 필수적이지 않고 공시송달의 요건에 미비가 있어도 그 송달의 효력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박씨는 자기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이 사건 선고사실을 알 수 없었다고 보는 것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박씨는 구상금청구사건의 피고로서 소송을 수행하다 99년7월 1심 판결이 나온 시점에 휴가 등으로 집을 비우는 바람에 판결문을 받지 못해 항소기간을 넘기는 바람에 항소청구가 각하되자 상고했었다.
추완항소요건
송달불능
항소기간도과
재판진행상황
선고기일불출석
정성윤 기자
2001-03-09
민사소송·집행
민사사건 등 소송구조(訴訟救助) 대상 확대해야
이혼·친권상실·복지급여 분쟁을 비롯한 민사사건 등의 경우 형사사건과 동일한 수준으로 소송구조가 확대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피고인의 '빈곤'을 요건으로 국선변호인이 선임될 수 있는 형사사건과는 달리 현재 민사사건 등에서는 당사자의 '무자력' 외에 '승소 가능성'이 있어야 소송구조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현행 구조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 있다. 민사소송법 제118조1항은 소송비용을 지출할 자력이 부족한 자에 대해 법원이 소송구조를 할 수 있도록 하면서 '패소할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소송구조를 할 수 없도록 정하고 있고 가사, 행정사건도 민소법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 때문에 99년도에 접수된 형사본안사건 26만3천여건 중 5만8천여건(약22%)에 대해 국선변호인이 선임된 반면, 민사본안사건(가사·행정사건 포함) 94만6천여건 중 소송구조가 이루어진 것은 1만2천여건(약1.8%)에 불과했다.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권 성·權誠 재판관)는 지난달 22일 자력이 부족하더라도 '패소할 것이 명백한 경우' 소송구조를 하지 않도록 규정한 민소법 제118조1항 단서에 대해 합헌결정을 내렸다.(99헌바74)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소송구조 거부가 자력이 없는 국민의 재판청구권 행사에 대한 간접적인 제한이 될 수도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본질적인 침해로 확대평가될 여지도 있다"면서도 "그러나 이러한 간접적인 제한의 여부가 논의될 수 있는 경우는 어디까지나 재판에 의한 권리구제의 가능성이 어느 정도 있는 경우에 한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영모(李永模) 재판관은 이 사건에서 "형사사건 못지않게 소송구조 대상이 되는 민사사건이 있음에도 입법자는 의도적이든 아니든 구별을 하지 않았으며, 이를 적용·집행하는 법원이 해석을 통해 법리에 맞게끔 소송구조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다"며 현행 민사사건 소송구조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는 반대의견(헌법불합치)을 내놓았다. 李 재판관은 "형사사건에 버금가는 유형의 민사사건 등의 당사자는 헌법의 보호를 받는데도, 법원이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상대방의 승리를 선언함과 진배없는 소송구조 불허가결정을 한다면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李 재판관이 지적한 '형사사건에 버금가는 유형의 민사사건 등'이란 △이혼사건 △친권상실과 관련된 사건 △최저생활비 등 복지급여와 관련한 분쟁 등이다. 이혼의 경우 쌍방의 의사가 합치되지 않는 한 법원의 독점적인 관여 하에 혼인을 해소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헌법의 보호를 받는 혼인의 자유를 위협하는 것이므로 이혼을 하고자 하는 자의 소송구조를 거부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또 법원이 친권자로서 부적절하다고 내린 결정에 대해 부모가 불복하는 것은 형사사건에서 무죄를 주장하는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낙인을 찍은 국가의 불이익한 처분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몸부림인데 소송구조를 거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李 재판관은 지적했다. 복지급여와 관련한 분쟁의 경우도 국가가 수급자에게 불리한 결정을 내린 경우 이를 번복하는 길은 재판을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없으므로 소송구조대상이 돼야 한다는 것이다. 李 재판관은 또 국회에 대해 민사사건의 소송구조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법개정을 촉구하는 한편, 형사사건의 국선변호인 제도를 통해 무자력 피고인이 소송비용을 면제받는 것처럼 민사사건의 소송구조도 현행 '소송비용의 납입유예'(민소법119조1항)에서 '면제'로 개정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헌법은 사회생활 중에 일어나는 법률상의 분쟁은 재판을 통해 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분쟁 당사자는 누구든지 평등하게 사법기관에 접근할 수 있어야 법의 지배가 실현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 모 연구관은 "외국의 입법례를 보더라도 민사사건에 대한 소송구조는 승패에 구애됨이 없이 널리 인정되고 있다"며 "형사사건 못지않게 국가의 도움이 필요한 민사사건 당사자에는 승·패소에 상관없이 소송구조를 확대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동흡(李東洽) 서울고법 부장판사는 "패소할 것이 명백한 경우 구조대상에서 제외하는 것은 소송구조의 취지에 비추어 입법재량에 속하는 것"라며 "입법부가 국가의 재정적인 문제도 함께 고려해 구조의 범위를 정한 이상 재판받을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며 헌법재판소 다수의견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유중원(柳重遠) 변호사는 "소송구조 범위를 정하는 문제는 입법재량에 속한 것이므로 현행법이 합헌이라는 데는 동의한다"면서도 "가능한 한 무자력한 소송당사자를 널리 구제하는 것이 바람직하므로 입법정책적으로는 구조대상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소송구조
민사소송법제118조1항
재판청구권
민사사건소송구조
입법재량
최성영 기자
2001-03-06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