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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라면 변론 종결 전 면책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면책 결정을 확정 받았지만 이후 파산채권자가 채무 이행을 요구하며 낸 소송에서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이같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못해 패소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면책이 청구이의 사유인 경우에는 변론종결 후에 면책된 경우뿐만 아니라 변론종결 전에 면책된 경우에도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인용해야 한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지난달 28일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청구이의 소송(2017다2864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면책 사유 발생은 변론종결 전·후 관계없이 청구사유 인정해야 대법원 원고패소 원심파기 A 씨는 B 씨의 아버지가 2006년 제기한 대여금 청구 소송에서 패소해 500만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B 씨는 이 채권을 자신이 양수했다며 2014년 3월 A 씨를 상대로 양수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런데 이 소송에서 A 씨에게 송달이 이뤄지지 않아 법원은 공시송달로 사건을 진행해 A 씨의 변론이 없는 상태로 2014년 12월 B 씨의 손을 들어줬고, 이 판결은 확정됐다. 그러나 사실 A 씨는 2011년 3월 이미 파산 결정을 받아 그해 12월 파산에 따른 면책결정을 확정 받은 상태였다. 결국 A 씨는 B 씨가 낸 양수금 청구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면책 주장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양수금 청구 소송의 확정 판결을 기초로 B 씨가 강제집행을 하려고 하자, A 씨는 2016년 6월 B 씨를 상대로 "2011년 받은 면책결정에 의해 B 씨에 대한 채무가 면책됐다"며 "양수금 소송에 참여하지 못해 판결이 났을 뿐이니 구제해달라"며 청구이의 소송을 제기했다. 1,2심은 "이미 확정된 판결에 기초한 강제집행을 막기 위한 채무자의 청구이의의 소는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 이후에 발생한 사유로만 제기할 수 있는데, A 씨가 주장하는 사유는 양수금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시점인 2014년 12월 이전의 면책이어서 A 씨의 청구이의의 소를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기판력에 저촉되는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원칙적으로 확정판결의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사유를 이유로 확정판결의 집행을 막는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없지만 '변론종결 후' 면책된 경우라면 청구이의 사유로 허용된다. 이 사건 상고심에서는 청구이의의 소에서 청구이의 사유는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 사유를 예정한 것이지만 면책결정은 실체적 채권의 소멸, 감소사유가 아니라 책임의 소멸이라는 측면에서 다른 청구이의 사유와 달리 변론종결 전후에 발생했는지와 관계 없이 청구이의사유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파산선고 후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채무는 그대로 존속하지만 책임은 소멸하므로 개인채무자의 파산채권자에 대한 책임은 파산선고 당시에 개인채무자가 가진 재산 한도로 한정된다"며 "채무는 존속하지만 책임만 이러한 범위로 제한돼 개인채무자는 파산선고 이후에 취득하는 재산으로 변제할 책임은 지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파산채권자가 개인채무자를 상대로 채무 이행을 청구하는 소송에서 면책결정에 따라 발생한 책임 소멸은 소송물인 채무의 존부나 범위 확정과는 직접적인 관계가 없다"면서 "개인채무자가 면책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경우에는 책임 범위나 집행력 문제가 현실적인 심판대상으로 등장하지도 않아 주문이나 이유에서 그에 관한 아무런 판단이 없게 된다. 이런 경우 면책결정으로 인한 책임 소멸에 관해서는 기판력이 미치지 않으므로, 개인채무자에 대한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파산채권자가 제기한 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그 사실을 주장하지 않는 바람에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돼 확정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개인채무자는 그 후 면책된 사실을 내세워 청구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면책결정이 확정됐는데도 면책된 채무 이행을 명하는 판결이 확정된 경우 개인채무자가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단지 면책 주장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청구이의의 소를 통해 면책된 채무에 관한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부당한 결과를 초래한다"면서 "이미 면책결정을 통해 강제집행 위험에서 벗어난 개인채무자로 하여금 그 집행을 다시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면책제도의 취지에 반하고 확정된 면책결정의 효력을 잠탈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확정판결에 관한 소송에서 개인채무자의 면책 주장 여부에 따라 개인채무자가 일부 파산채권자에 대해서만 파산절차에 의한 배당 외에 추가로 책임을 부담하게 된다면 파산채권자들 사이의 형평을 해치게 돼 집단적, 포괄적으로 채무를 처리하면서 개인채무자의 재기를 지원하는 개인파산 및 면책제도의 취지에도 반하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대법원 관계자는 "어떤 판결에 대해 강제집행해서는 안된다고 청구하는 청구이의의 소는 그 사유가 변론종결 이후에 발생한 사유여야만 허용되는 게 원칙이지만, 예외적으로 청구이의사유가 면책결정인 경우에는 그 면책결정이 변론종결 전에 발생한 경우에도 청구이의가 허용된다는 취지"라고 말했다.
파산
면책결정
강제집행
박수연 기자
2022-08-22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석명권 제대로 행사 않아 당사자에 예상 밖 불이익 줬다면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당사자간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석명권을 행사해 양쪽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조치 없이 판결한 것은 당사자에게 예상치 못한 뜻밖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석명의무 위반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취지다. 김모씨는 2010년 11월 경매를 통해 나모씨의 토지를 매수했다. 이 땅 위에는 나씨가 건축하던 건물이 있었는데, 건물 철거를 놓고 두 사람은 소송전을 벌이다 2011년 3월 약정을 맺고 법정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나씨가 김씨에게 토지 대금으로 2011년 4월 29일까지 90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하면, 김씨는 이 돈을 받음과 동시에 토지를 나씨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만약 나씨가 기간내 돈을 지급하지 못할 때에는 나씨는 건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김씨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고 △김씨가 명의변경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김씨가 나씨에게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나씨는 약정한 기한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김씨는 당일 곧바로 시청에 건축관계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 건물 건축주 명의를 자신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나씨는 "애초에 불공정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약정 자체가 무효"라며 "김씨가 아무런 이행의 최고도 없이 건축주를 변경한 것은 약정 위반"이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약정이 한쪽에만 불리하다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나씨의 토지대금 지급 의무와 김씨의 소유권이전등기·토지 근저당권·지상권등기 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며 "김씨가 소유권이전등기 등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곧바로 건축관계자 변경 신고를 한 것은 원인없이 이뤄진 것이므로 무효"라며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나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5다1198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약정의 유·무효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퉜음에도 항소심이 양측의 쟁점 사항이 아닌 동시이행관계를 문제 삼아 판결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당사자 사이에는 이 사건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토지대금 지급시기에 관한 연장 합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만 다투어졌을 뿐,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이 있었는지 등은 전혀 쟁점이 되지 않았다"며 "원심은 이에 관해 피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거나 석명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와 관련해 원고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필요한 경우 이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거나 신청하게 할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단순히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원고가 이행지체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피고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법률적인 관점에 기초한 예상 밖의 재판으로 피고에게 뜻밖의 불이익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성명의무위반
석명권
이세현 기자
2017-11-13
금융·보험
기업법무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여러개 청구 중 일부항소취하 후 다시일부 감축해 항소에 포함해도
원고가 항소심에서 여러 개의 청구 중 일부에 대해 항소를 취하했다가 변론종결 전에 다시 이를 일부 감축해 항소 취지에 포함시켰다면 항소 취하의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A씨가 여객자동차운수회사인 B사와 주주 6명을 상대로 낸 주주권 확인소송(2016다241249)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B사 대표이사는 1966년 회사를 설립하면서 A씨의 남편에게 주식 1548주를 양도했는데, A씨는 남편의 사망으로 이 주식을 상속받았다. B사는 이후 증자를 단행했고, 이 과정에서 A씨에게 신주를 발행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증자하기 전 지분 비율이 13.3448%였으므로 이 비율에 따라 주주권에 대해 확인을 해주고(청구1) △주주들에게 그 주식에 대한 주권을 인도하는 한편(청구2) △B사는 명의개서 절차를 이행하라(청구3)"고 소송을 냈다. 1심은 "A씨의 남편이 주식을 양도받은 후 계속해 B사의 주주명부에 주주로 기재돼 있지는 않았고 B사가 1987년 6월 주식병합을 할 당시에도 A씨의 남편이 주권을 회사에 제출하는 등으로 그 존재를 알리지 않았다"며 "B사의 주식병합으로 새로운 주식이 발행됨으로써 구주식이 된 A씨의 주식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실효됐다고 할 것이어서 주주권 확인청구는 이유 없다"며 A씨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다. A씨는 1심 판결 전부에 대해 항소했다가 2015년 10월 30일 주권 인도(청구2)와 명의개서 이행(청구3) 청구에 대해서는 항소를 취하하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다 같은 해 11월 11일 앞서 취하한 두 가지의 청구 일부를 항소 취지에 다시 포함시키는 변경신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2심은 "2개의 청구에 대해서는 이미 항소가 취하됐다"며 "1심 판결 정본을 받은 9월 30일을 기준으로 2주가 지나 항소기간이 지났으므로 다시 항소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면서 주권 인도와 명의개서 이행청구에 대한 항소를 각하하고, 주주권 확인청구는 기각했다.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원심이 각하한 2개의 청구에 대해서도 심리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은 "항소의 취하는 항소의 전부에 대해 해야 하고 항소의 일부 취하는 효력이 없으므로 병합된 수개의 청구 중 일부 청구에 대한 불복신청을 철회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단지 불복의 범위를 감축해심판의 대상을 변경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며 "항소인이 항소심의 변론종결시까지 언제든지 서면 또는 구두진술에 의해 불복의 범위를 다시 확장할 수 있는 이상, 항소 그 자체의 효력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항소 취지 변경에 의해 항소의 일부가 취하되는 효력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 단지 1심 판결의 변경을 구하는 불복의 범위가 항소장보다 좁게 변경된 것에 불과하다"며 "항소심 변론종결 전에 불복 범위에서 제외됐던 일부 청구 부분이 다시 불복의 범위에 포함됐다고 봐야 할 뿐 취하됐던 항소를 다시 제기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취지변경
주권확인
일부항소취하
항소불복
명의개서
신지민
2017-02-09
민사소송·집행
(14) 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판결 - 1. 사실 및 쟁점 가. 1) 갑은 을 주식회사와 갑 소유의 토지 위에 아파트를 신축하되 일부 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을 회사에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갑은 을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아 점유하고 있는 병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1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으나, 병이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을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으므로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그 후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다시 갑은 병을 상대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2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다. 나. 갑의 제2차 인도소송은 허용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방어방법에 미치고, 다만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어 전소 판결과 모순되는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된다. 여기에서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제1차 인도소송과 제2차 인도소송의 소송목적은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건물인도 청구권으로 동일하고, 매매계약이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어 병이 아파트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는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로써 갑이 제1차 인도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불과하다. 비록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무효 확인 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있었더라도 그 판결이 법적 평가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차 인도소송은 제1차 인도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1) 시적범위의 뜻 민사판결서에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어야 한다(제208조1항5호 참조). 그러나 형사판결에서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지 아니한다. 민사판결이나 형사판결 모두 법적 3단 논법의 적용결과인 점은 같다. 다만 형사판결은 과거의 어떤 범죄사실(법적 3단논법의 소전제)의 유·무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하여 민사판결은 어떤 사실의 존부에 관한 법률효과(법적 3단 논법의 결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에서와 같은 판결서 기재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2) 표준시 기판력의 시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표준시라고 한다. 즉, 표준시는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 시점을 말한다. 민사판결에서의 표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인데 다만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일이다(제208조1항5호).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이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일이 아니라 재심판결의 변론종결일이 표준시이다(대판 2003.5.13. 2002다64148). 화해권고결정은 그 확정시가 표준시이다(대판 2012.5.10. 2010다2558). 3) 차단효 가) 뜻 그 후 소법원이 표준시에서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는 구속력을 차단효라고 한다. 나) 차단효의 작동 범위 차단효는 법적3단 논법의 소전제인 사실에 관한 재판자료(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를 제출하는 시기의 제한과 결론인 법률효과(사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미치는 범위로 나타나므로 그 작동범위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a)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 시기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즉, 공격방어의 방법)의 제출은 원칙적으로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까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제출은 차단된다.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지역이 해제되어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법원이 토지거래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도 후소에서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을 전소에서 할 수 있었던 이상 후소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대판 2014.3.27. 2011다79968 참조). b)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범위 i) 표준시에서의 법률관계 -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에 한정하여 구속력이 생긴다. ii) 표준시이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전의 법률관계에는 차단효가 생기지 않는다. iii)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차단효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는 후소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시에서 대여금채무가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채무의 변제 또는 면제 등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집 제44조)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다. 판례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를 넓게 보아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는 물론 소송상의 권리관계 또는 등기관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등기에 앞선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이 된 제소전 화해가 유효하게 존속중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자, 위 제소전 화해에 대한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제소전 화해를 취소 시켰다면 제소전 화해의 취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고(대판 1988.9.27. 88다3116),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병에게 이전되어(즉, 이행불능)패소 확정되었는데 그 뒤에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다(대판 1995.9.29. 94다46817). 하지만 다른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 전소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달리 인정하였다는 것은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사유가 아니다(대판 2012.7.12. 2010다42259). 4.결론- 대상판결의 취지-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가. 대상판결은,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다. 나아가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도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 대상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갑의 제1차인도소송의 패소이유인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있다는 것’이 을과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에서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없다’ 고 판명되었음에도 갑이 제2차 인도소송에서도 패소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상 권리관계도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로 보는 대판 1988.9.27. 88다3116에 비추어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갑의 제1차 인도소송이후에 새로운 계약무효 확인사실이 표준시 이후에 발생되어 이를 기초로 계약무효 확인판결이 확정되었더라면 이는 표준시 이후의 새로운 법률관계로서 갑은 제2차 인도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다. 앞의 대법원 판결 88다3116은 바로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권리관계인 것이다. 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약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을과 병 사이에서가 아니라 갑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판결은 ‘제2차 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관한 판결로서 구속력이 있다. 그런데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제2차 인도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을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갑과 병사이의 제2차 인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법적 평가에 불과하게 되어 패소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갑이 을에게 어떤 청구권이 존재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을을 대위하여 병을 상대로 2차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더라면 2차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가 바로 ‘을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이었으므로 이 부분이 을 병사이의 소송에서 을이 승소확정 됨으로써 갑은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의 구속력’에 의해서 병에 대하여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대상판결은 복잡한 사실관계에서 좀처럼 풀기 어려운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와 ‘사실의 법적 평가’, ‘기판력의 시적한계’문제를 명확하게 가려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마도 2016년도 민사소송법 분야의 판결 중에서 하급심에서나 변호사들이 실무상 꼭 참고해야 할 판례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인도소송
확정판결의기판력
표준시
차단효
기판력의시적한계
2017-01-12
민사소송·집행
(1) 공동대위채권자의 공동소송참가
본보는 이번 호부터 강현중 변호사의 '민사소송법 판례분석'을 시리즈로 게재합니다. 민법학계 중진인 강 변호사는 최근 발간한 '신민사소송법 강의'(박영사, 2015)를 통해 여지껏 학계나 실무계에서 다루지 않은 민사소송법에 관한 여러 논제들을 판례 중심으로 심도 있게 취급해 학계와 실무계에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본보에는 변호사나 로스쿨생들이 민사소송실무에 부딪힐 때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문제와 그 해결책에 관한 해설을 최신 대법원판례를 중심으로 알기 쉽게 게재할 예정이므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강 변호사는 1966년 서울 법대를 졸업하면서 제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다음 법관으로 근무하다 대법원 재판연구관 등을 지내고 서울민사지법 부장판사를 끝으로 퇴임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법시험 등 각종 국가시험의 시험위원, 국민대학교 법과대학 교수 및 학장을 지냈으며 민사소송법학회장을 역임했습니다.<편집자 주> - 대상판결 대판 2015.7.23. 2013다30301 - 1.사실 및 논점 원고는 채무자 A 주식회사에 대하여 대출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채무자는 제3채무자인 피고에 대하여 주식매매대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여, 원고에게 피고는 금 30억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였다. 참가인은 채무자 A주식회사에 대하여 구상금채권을 가지고 있고, 제3채무자인 채무자는 피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주식매매대금반환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 사건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하여, 참가인에게 피고는 금18억원을 지급할 것을 청구하고 있다. 참가인의 공동소송참가는 적법한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하다면 민사소송법 제83조 제1항이 요구하는 '소송목적이 한쪽 당사자와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되어야 할 경우'에 해당하므로 그 참가신청은 적법하다. 이때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한지는 채권자들이 각기 대위행사하는 피대위채권이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되고,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하여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였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하여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채권자들의 청구가 서로 소송물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 3.논점의 전개 가) 공동소송참가 공동소송참가라 함은 소송목적이 한 쪽 당사자와 제3자에게 '합일적으로? 확정될 경우'에 그 제3자가 계속 중인 소송의 원고 또는 피고와 공동소송인으로 참가하는 것을 말한다(제83조). 여기서 '합일적으로 확정될 경우'라 함은 법원이 판결의 효력에 의한 분쟁해결을 위해서 모순된 판단을 해서는 안 된다는 법률상의 요청을 말한다. 이 요청에 의하여 소송법적으로 소송공동의 강제 효과가 생긴다(강현중, 신민사소송법 557면 참조). 결국 공동소송참가를 하게 되면 소송공동의 강제로 제 67조의 필수적공동소송의 형태가 된다. 나)채권자대위소송에서 채권자와 채무자의 지위- 기판력 채권자가 채무자를 상대로 피 보전채권에 기한 이행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판결을 받았다면 그 판결의 당사자 아닌 제3채무자는 피 보전채권의 존재를 다툴 수 없다(대판 2007.5.10. 2006다82700, 82717). 그런데 채권자가 채무자의 소송담당자로서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여 청구인용 또는 기각의 본안판결을 받은 경우에 그 판결의 효력이 피대위자인 채무자에게 미치느냐에 관하여 판례는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에 기하여 채무자의 권리를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 그 사실을 채무자에게 통지하였거나 채무자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던 때에는 불리한 판결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치고(대전판 1975.5.13. 74다1664), 채무자가 그 권리를 처분하여도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대판 2007.9.6. 2007다34135)고 하였다. 판례의 취지는 채무자의 소송관여를 보장하면서도 채무자와 제3자를 공평히 대하여 분쟁을 일회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다)채권자의 대위소송 중에 제기된 다른 채권자의 대위소송-중복제소 그러나 채권자의 대위소송의 계속 중에 제기된 다른 채권자의 대위소송은 채무자가 그 대위소송을 알았느냐의 여부와 관계없이 중복된 소제기 금지의 원칙에 해당하여 각하를 면치 못한다(대판 1994.2.8. 93다53092). 채권자대위소송의 소송 중에는 채무자의 소송참가의 기회보장은 문제되지 않고 기판력에 어긋날 가능성의 방지가 더 중요하므로 채무자가 알았느냐를 따질 것 없이 일률적으로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원칙에 해당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이다(강현중, 위의 책. 239면 참조). 라)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의 지위-반사효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대위채권자가 여럿인데 그 중 한사람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다른 대위채권자에 대해서는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미치지 아니한다. 당사자를 달리할 뿐 아니라 공동대위채권자 전원이 동시에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사람의 채권자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함에 있어서 채무자가 제3채무자에 대하여 채권이 있는지 여부는 다른 대위채권자에 대하여 유리하게 또는 불리하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공동대위채권자 가운데서 먼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여 판결이 확정된 사람과 다른 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에는 반사효가 미친다. 따라서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에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에 이것은 중복소송이 아니므로 기판력의 저촉 가능성은 문제되지 않고, 공동소송참가를 할 수 있는 반사효가 공동대위채권자 상호간에 적용되는지 문제되는 것이다. 마) 공동대위채권자와 제3채무자의 관계-기판력과 반사효 대상판결은,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할 것을 요구하면서 이때 양 청구의 소송물이 동일한지는 채권자들이 각기 대위행사하는 피대위채권이 동일한지에 따라 결정되고, 채권자들이 각기 자신을 이행 상대방으로 하여 금전의 지급을 청구하였더라도 채권자들이 채무자를 대위하여 변제를 수령하게 될 뿐 자신의 채권에 대한 변제로서 수령하게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러한 채권자들의 청구는 서로 소송물이 다르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은 공동소송참가의 요건으로서 양 청구 사이에 소송물의 동일성을 요구하지만 그 취지는 결국 기판력이 미칠 가능성을 전제로 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러므로 공동대위채권자들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각각이더라도 대위할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이 동일하다면 소송물의 동일성은 인정된다는 것이므로 결국 어떤 채권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자대위소송의 기판력이 채무자에게 미치는 경우에는 그 채무자에 대한 다른 대위채권자들에게는 반사적 효력이 생기게 된다는 결론이 된다. 그런데 공동채권자중 어느 한사람이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였을 경우에 다른 공동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안 경우에 한정하여 이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받으므로(대판 1994.8.12. 93다52808)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 행사를 알지 못한 경우에는 채무자에게 기판력이 생기지 아니할 뿐 아니라 다른 공동대위채권자에게는 반사효가 생기지 않게 된다. 4.결론-기판력과 반사효의 조화 그러므로 채권자대위소송이 계속 중인 상황에서 다른 채권자가 동일한 채무자를 대위하여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소송참가신청을 할 경우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채권은 공동대위채권자들 사이에서 당연히 동일하여야 할 것이다. 그러나 나아가 공동채권자중 어느 한사람이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하였을 경우에 다른 공동채권자는 채무자가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안 경우에 한정하여 이전 확정판결의 기판력을 받는 이상 다른 공동채권자는 공동소송참가를 할 때에 채무자에게 소송고지 등의 방법으로 이를 알리도록 하여야할 것이다. 소송고지가 채무자에게 알려지는 시기는 공동소송참가소송의 변론종결 시 까지라면 족할 것이다.
강현중변호사
민사소송법판례분석
공동대위채권자
공동소송참가
채권자대위소송
2015-12-18
민사소송·집행
'단체 대표자' 상대로 적법하게 낸 소 제기, 소송 진행중 '단체'로 피고 정정 안돼
기관장이나 단체장 등 대표자 개인을 상대로 적법하게 소를 제기했다가 소송 도중 변심해 기관이나 단체로 '피고표시정정'을 하는 것은 대표 개인과 단체 사이에 동일성이 없으므로 이를 인정한 1심 판결은 취소해야 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구모씨는 "이모씨를 총회장으로 선임한 피어선 총회의 결의는 효력이 없어 이씨가 총회 공금을 관리할 자격이 없으므로 총회의 위임을 받은 나에게 공금 1600만원을 반환해야 한다"며 피어선 총회가 아닌 개인인 총회 회장 이모씨를 상대로 소를 제기했다. 이에 이씨는 "단체가 아닌 개인을 상대로 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의 답변서을 제출했다. 구씨는 이후 피고표시를 총회 회장에서 피어선 총회로 정정하는 당사자표시 정정신청을 냈고, 1심 법원은 이를 허가한 뒤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하지만 서울고법 민사8부(재판장 배기열 부장판사)는 최근 구모씨가 대한예수교장로회 피어선 총회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항소심(2013나76415)에서 원고일부승소한 1심을 취소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당사자를 단체의 대표자 개인에서 그 단체로 변경하는 것은 당사자의 동일성이 인정되지 않아 부적법하다"며 "개인에서 단체로 피고표시를 정정해 달라는 원고의 신청이 부적법함에도 1심은 이를 받아들여 단체를 피고로 해 판결을 선고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는 소송당사자가 아닌 자를 소송당사자로 보고 소송을 진행해 판결한 것으로서 위법하다"며 "원고와 이씨 사이의 소송은 아직 1심판결이 선고되지 않은 채 여전히 1심에 계속 중이라고 봄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나 총회는 원고의 당사자 표시정정 신청에 명시적으로 동의한 바가 없으며 이 사건 소장부터 원고가 제출한 일체의 소송자료는 이씨 또는 이씨의 소송대리인에게 송달됐을 뿐 총회에게 송달된 바가 없고 총회 또는 그 소송대리인이 소송자료를 제출하거나 변론을 한 바도 없다"면서 "정작 총회는 1심에서 변론기일통지서 등 어떠한 소송서류도 송달받지 못해 변론 기회를 갖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판결선고기일 통지서도 송달받지 못한 채 자신이 피고로 된 판결을 선고받은 것임을 알 수 있는 바, 이는 판결의 절차가 어긋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 관계자는 "당초 소 제기가 이씨 개인을 상대로 한 것이었던 만큼 단체인 총회를 상대로 한 1심 판결을 취소한 것이며 이씨를 상대로 한 1심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민사소송법 제260조는 원고가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피고경정'의 방법으로 피고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단체를 피고로 해야 하는데도 대표자인 개인을 상대로 잘못 소송을 제기한 경우는 제1심 변론종결 때까지 '피고경정'의 방법으로 피고를 바꾸는 것이 가능하다. 재판부 관계자는 "그러나 이 사안에서 원고는 처음부터 단체 대표자 개인 이씨를 상대방으로 해서 그 개인에게 청구할 의사로 소를 적법하게 제기했다가 갑자기 생각을 바꿔 피고를 단체로 정정함으로써 문제가 발생한 것"이라며 "피고를 잘못 지정한 것이 명백한 경우가 아니기에 '피고경정'으로 구제받을 수 있는 사안은 아니어서 1심도 '피고경정'이 아닌 '피고표시정정'으로 처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피고표시정정은 소제기 당시에 원고가 피고로 할 의사였던 사람과 동일성이 있는 범위내에서만 가능한 것인데, 단체 대표자 개인과 단체 그 자체는 동일성이 전혀 없으므로 법률상 허용되지 않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1심은 이를 간과한 채 원고의 '피고표시정정' 신청을 받아들여 단체를 상대로 판결을 내렸을 뿐만 아니라, 그 소송진행중에 그 단체에 대해서는 각종 소송서류 송달도 하지 않은 잘못이 있어 위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피고표시정정
단체
대표자
당사자동일성
피고경정
장혜진 기자
2014-06-20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지식재산권
판사들 '황당 실수'… 서명 잘못해 재판 다시
특허법원 판사가 변론에 관여하지 않고도 판결문에 서명을 하는 바람에 당사자가 대법원의 법리판단도 받지 못하고 1심 재판을 다시 받아야 하는 일이 벌어졌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디디오넷이 발명한 멀티미디어 데이터 처리시간 단축 시스템과 관련해 "통상의 지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쉽게 발명할 수 있기 때문에 진보성이 없다"며 등록무효 심판을 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등록무효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자 지난해 2월 특허법원에 소송을 냈다. 특허법원 특허5부는 5차례 변론을 거쳐 사건을 심리하던 중 재판부 배석판사인 Y판사가 출산휴가로 자리를 비우게 되자 다른 재판부의 L판사를 재판에 참여시키고 지난해 7월 변론을 종결했다. 재판부는 선고기일이 되자 출산휴가를 마치고 돌아온 Y판사를 참여시켜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리고 판결문에도 변론종결 당시 L판사가 아닌 Y판사가 서명을 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위법이다. 민사소송법 제204조1항은 '판결은 기본이 되는 변론에 관여한 법관이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변론을 마친 법관이 부득이한 사정으로 판결을 선고할 수 없는 '서명불능' 상태가 되면 재판장이 서명 불능 이유를 밝히고 해당 판사 대신 서명해야 한다. 변론에 참여하지 않은 판사는 선고만 대리할 수 있을 뿐 판결문에 자신의 이름을 서명해서는 안 된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김창석 대법관)은 지난달 24일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디디오넷을 상대로 낸 특허등록무효소송 상고심(2013후238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특허법원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지난해 7월 특허법원 제1차 변론기일에서 재판장과 L판사 등 3명이 합의체를 이뤄 변론을 종결했는데도, 판결문에는 변론에 관여하지 않은 Y판사가 사법전자서명을 한 사실이 명백하다"며 "따라서 원심 판결에는 법률에 따라 판결법원을 구성하지 않은 위법이 있으므로 사건을 다시 심리하게 하기 위해 특허법원에 환송한다"고 밝혔다. 서울의 한 판사는 "판결문에 자필로 서명할 때는 서명 실수가 생기지 않았는데, 전자소송이 도입된 후 전자서명을 클릭하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판결문 서명실수가 가끔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판결문
서명
특허법원
민사소송법
다음
디디오넷
자필서명
신소영 기자
2014-02-06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민사재판 바뀐다] 1심 '불의타' 줄여 재판 승복률 높인다
법원이 1심 재판에서 변호사들이 예상치 못한 쟁점 때문에 패소하는 이른바 '불의타'를 줄이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복잡하고 당사자 다툼이 심한 사건은 사건의 쟁점을 정리하는 기일을 충분히 운영해 예측하지 못한 부분에서 패소하는 사건을 줄여 재판 결과에 대한 승복률을 높이겠다는 방안이다. 이 때문에 앞으로 1심의 변론준비기일은 좀 더 길어지고, 변론기일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대법원은 최근 1심 민사재판에 관한 다양한 쟁점들을 다룬 업무자료집인 '민사재판 리포트 2013'을 발간해 법관들에게 배포했다. 보고서는 법관들이 재판을 진행하면서 느낀 문제점을 나열하고, 경험에서 얻은 노하우를 개선 방안으로 제시했다. 또 변호사와 법관을 그룹별로 인터뷰한 결과와 함께 증거의 신청과 채택 여부, 증인신문, 심증 교류의 활성화, 판결서 작성 방식 등 1심 집중과 관련한 여러 쟁점을 정리했다. 재판의 독립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대법원이 자료집을 통해 제시한 개선 방안은 법관에게 강제력을 가지지는 않지만, 일선 법관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작성한 만큼 많은 법관들이 적극적으로 참고하다 보면 재판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올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법관들과 변호사들은 1심 재판에 대한 승복률을 높이려면 쟁점화되지 않은 부분 때문에 승패가 갈리는 사건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룹인터뷰에 참가한 한 중견 변호사는 "변호사 입장에서 제일 아픈 게 불의타다. 싸웠는데 졌으면 할 수 없지만, 싸운 일도 없는 부분에서 패소하는 경우에는 불합리하므로 1심 집중 방안을 통해 그런 일이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법원은 재판의 승복률을 높이기 위해 쟁점을 정리하고 절차를 협의하는 기일을 적극 운영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상세히 파악했어도 변론종결 전에 쟁점화하지 않고 변론종결 이후에 재판장이 독자적으로 주장과 증거를 비교해 결론을 낼 경우에는 설령 그 과정을 판결서에 적는다고 해도 당사자는 이를 불의타로 여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동안 재판 절차에 대한 협의 과정은 압축적인 절차 진행과 집중심리를 위해 증거제출 기회를 시기적으로 제한하려는 데 중점이 있었다. 그러나 보고서는 "충실한 심리를 위해서는 절차협의를 통해 가능한 모든 증거 방법을 찾아내고 계획적으로 심리를 진행해 새로운 증거 제출을 위한 항소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절차 협의에 대한 인식을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가급적이면 변론기일을 곧바로 진행하기보다 변론준비절차에 회부해 변론준비기일부터 진행할 것을 권고했다. 다만, 쟁점이 복잡하지 않거나 합의부 전원이 당사자를 대면한 상태에서 심리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는 사건 등은 곧바로 변론기일을 잡는 방식이 적합하다고 조언했다. 대여금, 건물인도, 임대차보증금 반환 등 심리 방향의 예측이 어렵지 않은 전형적인 사건이 여기에 포함된다. 반대로 증거가 많고 사안이 복잡해 입증 계획 등을 사전에 협의할 필요가 있는 전문재판부의 사건이나 심리 방향을 예측하기 어려운 비전형 사건 등은 미리 시간을 두고 서면이 오가는 변론준비기일을 먼저 진행하는 것을 권유했다. 보고서는 변론 종결 후에도 '불의타'가 예상되는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했다. 대법원은 판례(2010다20532)를 통해 "변론 중에 쟁점화되지 않았거나 부수적으로 취급된 사항이 변론 종결후 기록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판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주요한 사항으로 판단된 경우에는 변론을 재개해 이를 쟁점화하고 그에 관한 변론과 증명의 기회를 부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관계자는 "1심 재판의 실질화를 위해 새로운 제도를 시행하는 것은 아니지만, 재판부가 사건의 종류에 따라 변론기일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사건을 맡은 변호사들도 이에 대비해 쟁점 정리에 충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민사재판
승복률
민사재판리포트
자료집
독립성
좌영길 기자
2013-04-15
민사소송·집행
부동산·건축
"판결 주문에 '소유권 상실일' 문구 기재 안돼"
토지 무단점유로 인한 부당이득반환 청구를 받아들일 때 법원은 판결 주문에 부당이득금 지급 종기(終期)를 '피고의 점유 종료일까지'로 기재해야지 '원고의 소유권 상실일'까지로 표현해서는 안 된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4부(재판장 이기택 부장판사)는 최근 박모씨 등 3명이 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 항소심(2012나22077)에서 1심 판결 주문의 '피고의 점유 종료일 또는 원고들의 소유권 상실일까지'라는 문구를 '피고의 점유 종료일까지'로 변경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당이득반환이라는 법률효과의 근거가 되는 법률요건인 원고들의 소유권이 변론종결 후에 상실된다면 법률효과가 소멸함은 당연하므로, 변론종결 후 법률요건 변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판결 주문에 표시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법원이 인정하는 법률효과에 관한 법률요건을 구성하고 집행기관의 판단에 맡길 수 없는 사항인 토지소유자의 소유권 상실 여부는 판결 주문에 포함할 사항이 아니라 별도의 청구이의 소송에서의 청구이의 사유에 해당한다"며 "1심 판결 주문의 '원고들의 소유권 상실일'기재 부분은 위법하다"고 지적했다. 박씨 등이 공동으로 상속받은 토지의 일부는 1960년대 철도 개통으로 철도 선로부지나 철도통신시설 용지로 이용됐다. 박씨 등은 2004~2010년까지의 차임 상당액 2500만원에 더해 2010년 12월 이후부터는 매월 40만원을 지급하라며 지난 3월 소송을 내 1심에서 일부승소 판결을 받았다.
토지무단점유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당이득금지급종기
판결주문기재
변론종결후법률요건변동
이환춘 기자
2012-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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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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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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