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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리인이 적은 주소지가 소송서류 받아 볼 가능성 없으면 적법 송달 아냐”
항소장에 피고의 대리인이 기재한 주소지라 해도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없다면 적법한 송달 장소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2023다204224)에서 피고 항소취하간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을 다투는 사건에서 B 씨는 항소심 1,2차 변론기일 불출석해 소취하 간주됐다. 앞서 A 씨는 2021년 4월 26일 소송을 제기하며 B 씨 주소를 C로 기재했다. 1심 법원은 해당 주소(C)로 소장 부본을 송달해, 집배원이 C로 2번 방문했지만 폐문부재로 송달이 되지 않았다. 결국 B 씨가 같은해 5월 4일 집배실을 방문해 수령함으로써 송달이 이뤄졌다. 이후 모든 소송서류는 B 씨의 대리인 D 씨에게 송달됐다. 1심에서 B 씨가 전부 패소하자 B 씨의 대리인 D 씨는 2022년 4월 21일 항소하면서 항소장에 B 씨의 주소지를 C로 기재했다. B 씨는 2심에서는 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았다. 2심은 B 씨에 대한 석명준비명령과 1·2차 변론기일통지서 등 서류를 C로 송달했지만 모두 폐문부재로 송달불능됐다. 이에 2심은 소송서류를 C로 각 발송송달했다. B 씨는 2심 1,2차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고 A 씨의 대리인은 1차 변론기일에 출석했지만 변론하지 않았다. A 씨와 A 씨의 대리인 모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B 씨는 2차 변론기일(2022년 9월 15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같은해 11월 2일 소송위임장과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A 씨가 1심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투자약정계약서에는 B 씨의 주소가 D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에서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은 경우, 1개월 이내에 기일지정신청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이 사건 주소가 B 씨의 생활근거지로서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87조의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사소송법 제187조는 ‘민사소송법 제186조의 규정에 따라 송달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사무관 등은 서류를 등기우편 등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방법으로 발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규칙 제51조는 위 규정에 따른 서류의 발송은 등기우편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민사소송법 제187조에 따른 발송송달은 송달받을 자의 주소 등 송달해야 할 장소는 밝혀져 있으나 송달받을 자는 물론이고 그 사무원, 고용인, 동거인 등 보충송달을 받을 사람도 없거나 부재해서 원칙적 송달방법인 교부송달은 물론이고 민사소송법 제186조에 의한 보충송달과 유치송달도 할 수 없는 경우에 할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서 송달해야 할 장소란 실제 송달받을 자의 생활근거지가 되는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 등 송달받을 자가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법조 일각에서는 항소하는 피고 입장에서 주소지를 일부러 다른 곳으로 적는 사례가 많지는 않겠지만, 일방 당사자가 ‘시간끌기용’으로 이번 판단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기술 개발 사건 등에서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이른바 ‘옛날 기술’이 될 수 있고, 다른 민사사건 등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는 등 시의성도 떨어질 수 있어 이 판결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송달장소
발송송달
소송서류
박수연 기자
2023-06-05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한 판결](단독) "대위변제자가 취득하는 담보권의 피담보채권은 원채권"
[대법원 판결]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따라 소멸하는 원채권이라는 대법원 판결. 즉, 기존 채권자의 지위를 취득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자가 갖고 있던 구체적 권리만 이전된다는 의미. 대법원 민사3부(주심 오석준 대법관), 2020다296840(2022년 1월 12일 판결) [판결 결과] A 씨 등이 B 사를 상대로 낸 배당이의 소송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 인천재판부로 환송. [쟁점]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이 대위변제자의 채무자에 대한 채권 또는 구상채권인지, 대위변제받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해 갖고 있던 원채권인지 △대위변제자가 원채무자와 별도로 대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그 대출계약에 따른 채권도 위 질권의 피담보채권에 포함되는지 [사실관계와 1,2심] 선순위 근저당권자인 C 사는 2015년 4월 경 D 사로부터 4억7000만 원을 약정이자율 연 7%, 지연배상금률 연 16.5%로 정해 대출받는 약정(제1 대출 약정)을 체결하고, D 사에 근저당권부 질권(채권최고액 합계 7억 1500만 원)을 설정해 줬다. B 사는 2016년 5월 경 C 사에 3억 원을 이자율 연 25.2%, 연체이율 연 27.9%로 정해 대출(제2 대출 약정)하면서, 그 대출금으로 C 사(제1대출 채무자)를 대신해 D 사(제1대출 채권자)에게 제1대출 약정 채무 잔액 3억 원을 대위변제하고, D 사로부터 근저당권부 질권을 이전받았다. 한편 근저당권 목적 부동산이 임의경매되어 2018년 10월 제3자에게 매각되자, B 사는 자신이 취득한 근저당권부 질권의 피담보채권이 제2대출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는 전제 하에 제2대출 약정 채권액에 관한 채권계산서(연체이율 연 27.9% 적용해 원금 3억 원 + 이자 2억3300여만 원)를 제출했고 배당절차에서 그에 따른 배당을 받았다. 해당 부동산에 대한 후순위 근저당권부질권자인 A 씨 등은 배당기일에 출석해 B 사에 대한 배당액에 관하여 B 사가 피담보채권을 초과해 과다 배당받았다고 주장하며 배당이의를 한 후 소송을 냈다.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채무자를 위해 변제한 자는 변제와 동시에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채권자를 대위할 수 있고(민법 제480조 제1항), 제3자가 채무자를 위하여 채무를 변제함으로써 채무자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하는 경우 그 구상권의 범위 내에서 종래 채권자가 가지고 있던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변제자에게 이전한다(95다11009 등). B 사는 C 사를 위해 제1 대출 약정 채무 잔액 3억 원을 D 사에 대위변제함으로써 채무자 C 사에 대해 구상권을 취득했고, 그 범위에서 종래 D 사가 가지고 있던 제1약정 채권과 그 담보에 관한 권리는 동일성을 유지한 채 법률상 당연히 B 사에 이전한다. B 사가 이전받은 근저당권부 질권은 구상금 채권액을 담보하는 범위 내(구상채권액의 범위 내)에서 유효하고 그 피담보채권은 원채권 즉,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의해 소멸하는 원채권자의 채권(제1약정 채권)이다. B 사의 구상금 채권을 초과해 근저당권부 질권이 D 사의 B 사에 대한 채무인 제2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다만, B 사와 D 사 사이에 근저당권부 질권으로 제2대출 약정 채권을 담보한다는 의사의 합치가 있었다면 이를 등기 유용의 합의로 볼 여지는 있지만 기록을 살펴보더라도 그러한 합의의 존부나 효력 등에 대해 아무런 주장·증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대법원 관계자] "변제자대위를 통해 근저당권부채권에 관한 질권을 취득한 경우 그 질권이 담보하는 피담보채권은 (대위변제자의 채무자에 대한 구상채권의 범위 내에서) 대위변제자의 변제에 따라 소멸하는 원채권이고, 대위변제자가 원채무자와 별도로 대출계약을 체결했다고 하더라도 별도로 유효한 등기 유용의 합의가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지 않는 한 대위변제자와 채무자 사이에 체결된 대출계약에 따른 채권은 위 질권의 피담보채권으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판단한 데 의미가 있다."
대위변제
구상금
근저당권부채권
박수연 기자
2023-02-02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추징금 채권 성립 전에도 단기제척기간 진행된다
채권자취소권의 제척기간을 정한 민법 제406조 2항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은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성립하는 시점과 관계없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고,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명한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26일 국가가 A씨를 상대로 낸 사해행위 취소소송(2021다288020)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의 남편 B씨는 2017년 8월부터 7개월간 관세법 위반 범행을 저질러 2018년 5월 말 경찰 조사를 받았다. B씨는 2018년 11월 2일 A씨에게 부동산을 증여하고 사흘 뒤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뒤 같은 달 28일 기소됐다. 2019년 1월 8일 B씨는 1심에서 유죄 판결을 선고받으며 1억 4288만여 원 추징 명령을 받았고, 국가는 같은 달 28일 A씨 명의로 된 부동산에 대한 추징보전을 청구했다. 그리고 같은 해 2월 15일 추징보전명령 결정이 내려진 뒤 5월 2일 B씨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국가는 A씨에 대해 2020년 2월 24일 △주위적으로는 A씨와 B씨 사이 증여계약이 사해행위임을 전제로 사해행위 취소 및 원상회복청구를 △예비적으로는 A씨와 B씨 사이에 무효인 명의신탁 약정이 있음을 전제로 A씨 명의 소유권이전등기에 대한 말소등기를 청구하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주위적 청구에 대해 "국가는 적어도 추징보전명령 결정이 내려진 2019년 2월 15일 무렵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봐야 하고, 그 시점으로부터 단기제척기간(1년)이 도과된 후 제기된 소는 부적법하다"며 각하했다. 또 예비적 청구는 "둘 사이에 명의신탁 약정이 존재한다는 점에 대한 증명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상고심에서는 민법 제406조 2항이 채권취소권의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을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 규정하고 있는데,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 당시 피보전채권이 성립하지 않아 행사할 수 없는 상태인 경우에도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제척기간이 기산된다고 볼 것인지가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추징금 재판은 민사집행법에서 정한 집행절차 또는 국세징수법에 따른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477조 3·4항), 국세징수법 제25조에 의한 사해행위취소의 소도 민법 제406조 2항에서 정한 제소기간 내에 제기돼야 한다"며 "민법 제406조 2항에서 정한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은 단순히 채무자의 법률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된다는 것까지 알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단기제척기간의 기산일 역시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성립하는 시점과 관계없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고 봐야 하고, 이는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이 피고인에 대해 추징을 명한 형사판결이 확정됨으로써 비로소 현실적으로 성립하게 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가 추징보전명령을 청구한 2019년 1월 28일 무렵에는 B씨가 사실상 유일한 재산인 해당 부동산을 A씨에게 증여해 추징금 채권의 회수가 어려워지는 등 채권자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길 수 있음을 국가가 알았던 것으로 볼 수 있어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에 해당하고, 추징금채권이 그 이후인 2019년 5월 2일 현실적으로 성립됐더라도 2019년 1월 28일부터는 채권자취소권의 단기제척기간이 진행된다고 봐야 한다"면서 "원심 판단은 판시에 일부 부적절한 부분이 있지만 결론에 있어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처럼 채권자취소권의 단기 제척기간의 기산일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추징금채권'을 피보전채권으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의 단기제척기간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최초로 설시한 판결로, 그 기준이 일반적인 사해행위취소소송과 동일하다는 취지로 판시했다"며 "추징금채권은 유죄판결이 확정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지만, 예외적으로 추징금채권이 성립되기 이전에도 이를 채권자취소권의 피보전채권으로 하여 사해행취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는 취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원고(국가)가 추징금채권이 성립되기 이전에도 사해행취취소소송을 제기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원고(국가)가 취소원인을 알았다고 판단되는 시점부터는 추징금채권이 성립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단기 제척기간이 진행한다고 본 것"이라며 "국가에 의해 국민의 재산에 관한 제한·불확실성이 부당하게 장기화되는 것을 방지하는 의미도 가짐으로써 양자 사이에 균형을 도모한 판결"이라고 했다. [관련 조문] 제406조(채권자취소권) ①채무자가 채권자를 해함을 알고 재산권을 목적으로 한 법률행위를 한 때에는 채권자는 그 취소 및 원상회복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그 행위로 인하여 이익을 받은 자나 전득한 자가 그 행위 또는 전득당시에 채권자를 해함을 알지 못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전항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있은 날로부터 5년내에 제기하여야 한다.
채권자취소권
사해행위
제척기간
박수연 기자
2022-06-21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이혼소송 재산분할서 제외된 임대수익금, 별도 민사소송 통해 청구 가능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임대수익 분배 약정에 따른 임대수익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배척된 뒤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해당 임대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혼소송에서의 재산분할청구는 민사청구가 아니기 때문에 앞선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2018다243089)에서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04년 8월 결혼했다. 이후 A씨는 2013년 12월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냈고, 이듬해 B씨도 같은 내용의 맞소송(반소)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상가들에서 2010년 3월 이후 발생한 임대수익을 A씨 80%, B씨 20%의 비율로 분배하기로 약정했으므로, B씨가 미정산 임대수익 2억4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이혼소송 계속 중인 2014년 12월 B씨를 상대로 해당 약정을 근거로 한 임대수익 2억24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별도의 민사소송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을 냈다. 이혼소송 1심 재판부는 2015년 9월 A씨와 B씨의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 등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 부분은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A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이혼소송이 확정된 후인 2016년 10월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는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해, 주위적으로는 이혼소송에서와 같이 A씨 80%, B씨 20%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유지했지만, 예비적으로 A씨 '3분의 2', B씨 '3분의 1'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추가해, B씨에게 미정산 임대수익 지급 의무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아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씨는 A씨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사실상 A씨에게 패소판결했다. 2심은 "A씨와 B씨의 이혼소송 1심 판결은 A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8대 2의 비율로 임대수익을 분배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판결이 A씨의 재산분할청구를 일부 기각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약정에 기한 일반적인 민사청구를 기각하는 것과 차이를 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에게 임대수익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전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기각된 청구와 동일한 청구로서 앞선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라 이 사건에서도 기각돼야 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B씨는 A씨가 임대수익과 관련해 이미 지급한 세금 47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시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청구는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 비로소 할 수 있으므로, 이미 이뤄진 재산분할에 관한 약정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청구와는 구별된다"며 "당사자가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하는 경우 그 청구가 재산분할청구인지 아니면 이와 별개의 민사청구인지 여부는 당해 사건에서의 청구원인과 당사자의 주장 취지,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 및 이를 전후한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이혼 등 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를 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을 포함해 주장했고, 법원도 이 주장을 분할대상 재산 및 가액에 관한 부분에서 판단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라며 "A씨가 재산분할청구와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병합해 제기했다거나, 법원이 A씨의 주장을 민사청구로 판단해 기각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청구인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에서 A씨의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한 청구를 민사청구로 판단했다는 전제 하에,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보아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는 재산분할청구와 민사청구의 준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산분할
민사소송
임대수익금
이혼
박미영
2021-07-07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석명권 제대로 행사 않아 당사자에 예상 밖 불이익 줬다면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당사자간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석명권을 행사해 양쪽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조치 없이 판결한 것은 당사자에게 예상치 못한 뜻밖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석명의무 위반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취지다. 김모씨는 2010년 11월 경매를 통해 나모씨의 토지를 매수했다. 이 땅 위에는 나씨가 건축하던 건물이 있었는데, 건물 철거를 놓고 두 사람은 소송전을 벌이다 2011년 3월 약정을 맺고 법정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나씨가 김씨에게 토지 대금으로 2011년 4월 29일까지 90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하면, 김씨는 이 돈을 받음과 동시에 토지를 나씨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만약 나씨가 기간내 돈을 지급하지 못할 때에는 나씨는 건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김씨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고 △김씨가 명의변경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김씨가 나씨에게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나씨는 약정한 기한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김씨는 당일 곧바로 시청에 건축관계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 건물 건축주 명의를 자신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나씨는 "애초에 불공정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약정 자체가 무효"라며 "김씨가 아무런 이행의 최고도 없이 건축주를 변경한 것은 약정 위반"이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약정이 한쪽에만 불리하다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나씨의 토지대금 지급 의무와 김씨의 소유권이전등기·토지 근저당권·지상권등기 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며 "김씨가 소유권이전등기 등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곧바로 건축관계자 변경 신고를 한 것은 원인없이 이뤄진 것이므로 무효"라며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나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5다1198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약정의 유·무효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퉜음에도 항소심이 양측의 쟁점 사항이 아닌 동시이행관계를 문제 삼아 판결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당사자 사이에는 이 사건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토지대금 지급시기에 관한 연장 합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만 다투어졌을 뿐,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이 있었는지 등은 전혀 쟁점이 되지 않았다"며 "원심은 이에 관해 피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거나 석명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와 관련해 원고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필요한 경우 이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거나 신청하게 할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단순히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원고가 이행지체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피고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법률적인 관점에 기초한 예상 밖의 재판으로 피고에게 뜻밖의 불이익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성명의무위반
석명권
이세현 기자
2017-11-13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재판부에 “청구원인 확실히 해달라” 석명요청하고 항변했다면
피고가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하다며 재판부에 석명을 구하고 가정적으로 항변했다면,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이 있다고 보고 그 부분을 확실히 판단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체 A사 대표이사인 B씨는 2005년 회사 부사장을 통해 C씨를 소개받았다. C씨는 B씨에게 "서울 서대문구 OO동 일대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라며 자신이 주민대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C씨는 2005년 7월 B씨에게 주민대표 등이 A사에 정비사업을 맡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도급약정서를 건넸다. A사 측은 사업 수주대가로 C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당시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시행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었고, 약정서에 찍힌 주민대표의 인장도 가짜였다. 2006년 3월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사 측은 C씨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C씨는 A사가 사업을 수주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도 계약서를 건네고 대가를 요구했다"며 "500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다. "원심에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이 누락됐다"는 C씨의 주장을 받아 들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5000만원을 달라"며 C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7다86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당사자가 이를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해 그 주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한 경우 그 주장이 무엇인지에 관해 석명을 구하면서 가정적으로 항변한 경우에도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부분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씨의 소송대리인은 재판과정에서 'A사의 주장대로 C씨가 A사를 기망해 돈을 편취했다면 A사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는데도 부당이득을 청구하고 있는 것은 아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소멸시효 3년이 지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에 청구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A사는 다음 변론기일에 '피고에 대한 청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답했는데, 이 같이 피고(C씨)가 소멸시효 완성을 가정적으로 항변하고 원고(A사)가 이에 재항변까지 했으므로 피고는 소멸시효 항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원심은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관해 판단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
소멸시효
항변
이세현 기자
2017-10-12
민사소송·집행
(18) 청구의 선택적 병합 중 어느 하나의 청구가 일부 인용된 경우의 취급
- 대법원 2016. 5. 19. 선고 2009다66549 전원합의체 판결 - 1. 사실 및 쟁점 (1) 원고는 피고A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피고 B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를 하면서, 원고는 ‘피고들이 이 사건 부지에 있는 이 사건 오염토양 등을 처리하여야 할 책임이 있음에도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오염토양 등을 처리하게 함으로써 법률상 원인 없이 그 정화비용 및 처리비용 상당의 이득을 얻고 원고로 하여금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그 금액 상당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는 취지의 부당이득반환청구를 피고들에 대한 앞에서 본 청구들과 선택적으로 청구하였다. (2) 위의 경우 원고의 피고 A에 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 중 1부, 피고 B에 대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중 1부가 각 인용되는 경우에 원고가 선택적으로 병합한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는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청구의 선택적 병합은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청구권에 의하여 동일한 취지의 급부를 구하거나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형성권에 기하여 동일한 형성적 효과를 구하는 경우에,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여러 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 형태이다. 이와 같은 선택적 병합의 경우에는 여러 개의 청구가 하나의 소송절차에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어 있기 때문에, 선택적 청구 중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하고 다른 선택적 청구에 대하여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다. 3. 논점의 전개 (1) 문제의 소재 주지하는 바와 같이 선택적 병합이란 그 어느 한 청구가 인용될 것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양립될 수 있는 여러 개의 청구에 관한 심판을 구하는 병합형태이므로 선택적 청구 중 어느 하나가 인용된다면 해제조건의 성취에 의하여 다른 청구에 관하여 심판할 수 없고, 이 법리는 선택적 청구중 어느 하나의 일부만 인용되는 경우에도 동일하다. 우리나라의 통설과 판례에 의하면 청구취지와 청구원인에 의하여 특정되는 소송목적의 일부가 인용되더라도 그 기판력의 범위는 소송목적 전부에 대하여 미치므로 뒤에 이 소송목적과 동일 또는 모순관계가 있는 소송목적에 대해서는 그것이 앞 소송의 패소부분이라 하더라도 기판력의 차단효에 의하여 재차소송이 금지된다. 따라서 선택적 병합의 경우에 선택적 청구 중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되더라도 패소부분에 대하여 재차소송이 불가능한 이상 그 하나의 청구에 대해서는 전부 인용된 것과 소송목적에서의 차이가 없으므로 해제조건이 성취되어 다른 청구에 대하여 판단할 필요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상판결은 종전 판례와 달리 선택적 청구 중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한 경우에는 다른 선택적 청구에 대해서까지 판단을 하여야 하는데도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아니한 것은 위법하다고 하였다. 대상판결의 참된 취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선택적 병합의 본질 및 다른 병합, 특히 단순병합과의 관계를 이해할 필요가 있다. (2) 선택적 병합의 본질 선택적 병합에 의할 여러 개의 청구를 그러한 병합에 의하지 아니하고 별소에 의하여 동시에 제기하더라도 중복된 소제기의 금지(제259조)에 해당되지 아니하며, 또 여러 개의 청구 중 먼저 제기한 하나의 청구가 기각된 뒤에 다시 같은 청구의 취지로써 별개의 청구원인으로 별소를 제기하여 판결이 되더라도 앞의 소송의 기판력에 어긋나지 않는다. 이렇게 본다면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는 여러 개의 청구는 각각 별소의 제기도 가능하고 단순병합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건물의 명도를 청구할 때에 청구원인은 소유권, 점유권, 명도약정 등을 생각할 수 있는데 원고는 이를 선택적으로 병합할 수도 있지만, 단순병합 또는 별소로도 가능하다. 각 청구는 소송목적을 달리하기 때문이다. 다만 선택적 병합의 경우에는 소유권에 기한 명도청구가 받아들여지면 나머지 병합청구에 대해서 더 이상 심판할 필요가 없지만 단순병합 또는 별소의 경우에는 나머지 청구를 모두 배척해주지 않으면 안 되는데 그 이유는 원고가 바라는 건물명도의 목적을 달성하여 나머지 청구들은 모두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이렇게 본다면 선택적 병합은 단순병합의 일종이었는데 여러 개의 청구 전부를 일일이 심리하여 그 중 하나의 청구가 인용되면 그와 양립되면서 인용된 청구와 동일한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다른 청구를 가려내어 배척하여야 하는 심리의 불편과 번잡을 제거하기 위해서 고안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당사자의 소송에서의 의사가 청구의 전부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 모든 청구에 대하여 판단하기를 바라는 취지로 각 청구를 불가분적으로 결합시켜 선택적 병합으로 제소하였다면 법원은 당사자의 의사를 존중하여 청구 전부를 판단하는 것은 선택적 병합의 본질에 반하지 않으며 오히려 바람직할 것이다. (3) 단순병합으로 처리해야할 사건을 선택적으로 병합할 수 있는가 (가) 판례는 원고의 청구가 병존하면서 중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경우에는 이를 선택적으로 병합하여 청구하였다고 하여 그 청구의 병합형태가 선택적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며(대판 2012.9.27· 2011다76747: 2014.12.24. 2012다74304), 선택적으로 병합된 여러 개의 청구는 하나의 소송절차에서 불가분적으로 결합되었기 때문에 변론의 분리를 허용할 수 없다(대판 1998.7.24. 96다99)고 하였다. (나) 그러나 단순병합으로 처리해야할 것을 선택적으로도 병합할 수 있다. 왜냐하면 소와 같은 신청은 확정적이어야 하므로 조건을 붙일 수 없지만 선택적 병합에서의 선택조건은 소송 내에서 그 성립 여부가 밝혀지는 조건이므로 소송을 불안정하게 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도 여러 개의 청구 중 어느 쪽이 승소할 것인가를 원고가 잘 알 수 없을 때 이들 청구를 선택적으로 병합해주면 원고나 법원으로서는 승소가망이 있는 청구에 대하여 심리를 집중할 수 있어 시간·노력을 절약하는 장점이 있다(강현중: 민사소송법(2004년), 363면). 이러한 장점 때문에 대상판결에서도 원고가 선택적 병합의 형태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선택적 병합의 경우에도 변론의 분리가 불가능한 것이 아니므로 추가판결이 가능하다(강현중: 위 책, 367면 참조). 4.결론 (1) 대상판결의 사실관계를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없거나 그 양립여부를 알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당사자가 이를 선택적 병합으로 청구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 대상판결의 판시는 새로운 각도에서 검토하여야 한다.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즉 원고가 피고A를 상대로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 피고 B를 상대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청구에다 병합한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가 실제로는 앞의 청구들과 모순된 것은 아니지만 논리적으로 양립할 수 있거나 그 양립여부를 알 수 없었다면 이는 선택적 병합이 아니라 단순병합형태이므로 선택적 병합으로 처리할 수 없다(대판 1982.7.13.81다카1120). 따라서 이 경우에는 종전 통설과 판례에 의하더라도 당사자들의 선택적 병합신청과 관계없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 부분도 심리하여야할 것이므로 선택적 청구 중 하나에 대하여 일부만 인용한 경우에는 당연히 다른 선택적 청구에 대하여 판단을 하여야할 것이다. 대상판결의 진의는 위와 같은 단순병합을 선택적 병합으로 병합한 경우에 대한 판시일 것이다. (2) 예비적 병합에 관한 것이지만 당사자가 수량적인 주위적 청구가 전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하여 인용되지 않을 액수의 일부에 관하여 예비적으로 심판을 구할 수 있는데 이 경우에 당사자의 소송에서의 의사가 주위적 청구의 전부가 인용되지 않을 경우에 예비적 청구에 대해서까지 판단하기를 바라는 취지로 불가분적으로 결합시켜 제소하였다면 주위적 청구에서 인용되지 않은 액수에 관하여서는 예비적 청구까지 판단하여야 한다(대판 2002.10.25. 2002다23598 참조). 예컨대 원고가 불법행위를 이유로 금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금1억원을 주위적으로, 금5000만원의 소송합의금청구를 예비적으로 병합한 경우 주위적 청구가 기각된 경우에 예비적으로 청구한 금 5000만원의 소송합의가 이루어졌는지 여부에 관해서 판단하는 것을 말한다(이 경우에 청구취지는 금1억원이다). 이를 부진정예비적 병합이라고 한다. 이 법리는 선택적 병합에서도 그대로 유추·적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대상판결의 경우는 부진정 선택적 병합이라고 부를 수 있다. (3) 대상판결의 사실관계, 즉 손해배상청구와 부당이득반환청구는 논리적으로 양립되는 것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이다. 이 경우를 단순히 선택적 병합의 형식을 취하였다고 하여 원고로 하여금 일부 인용된 손해배상청구에 만족하고 나머지 청구에 관한 심리조차 받지 못한다면 이것은 헌법상 보장된 재판을 받을 권리(헌법 제27조)의 침해가 문제될 것이다. 대상판결은, 논리적 양립가능성이라는 형식적 요건에 치우진 종전 판례의 입장을 벗어나서 선택적 병합의 본질에 입각하여 새로운 입장을 밝혔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할 만하다.
청구의선택적병합
일부인용
단순병합
변론분리
강현중
부진정선택적병합
2017-05-16
민사소송·집행
(14) 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 대법원 2016. 8. 30. 선고 2016다222149 판결 - 1. 사실 및 쟁점 가. 1) 갑은 을 주식회사와 갑 소유의 토지 위에 아파트를 신축하되 일부 세대를 공사대금 명목으로 을 회사에 대물변제하기로 약정하였다. 갑은 을 회사로부터 아파트를 분양받아 점유하고 있는 병을 상대로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1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으나, 병이 분양에 관한 처분권한을 가진 을 회사와 매매계약을 체결하여 아파트를 매수하였으므로 이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다는 이유로 패소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 2) 그 후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자, 다시 갑은 병을 상대로 공유물에 대한 보존행위로서 건물인도를 구하는 소(‘제2차 인도소송’)를 제기하였다. 나. 갑의 제2차 인도소송은 허용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확정판결의 기판력은 전소의 변론종결 전에 당사자가 주장하였거나 주장할 수 있었던 모든 공격방어방법에 미치고, 다만 변론종결 후에 새로 발생한 사유가 있어 전소 판결과 모순되는 사정 변경이 있는 경우에는 기판력의 효력이 차단된다. 여기에서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 나. 제1차 인도소송과 제2차 인도소송의 소송목적은 모두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를 구하는 건물인도 청구권으로 동일하고, 매매계약이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어 병이 아파트를 점유할 정당한 권원이 있는지는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전에 존재하던 사유로써 갑이 제1차 인도소송에서 공격방어방법으로 주장할 수 있었던 사유에 불과하다. 비록 그에 대한 법적 평가가 담긴 무효 확인 소송의 확정판결이 제1차 인도소송의 변론종결 후에 있었더라도 그 판결이 법적 평가에 관한 것인 이상 이를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로 볼 수 없다. 따라서 제2차 인도소송은 제1차 인도소송의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될 수 없다 3. 논점의 전개 1) 시적범위의 뜻 민사판결서에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어야 한다(제208조1항5호 참조). 그러나 형사판결에서는 변론을 종결한 날짜를 적지 아니한다. 민사판결이나 형사판결 모두 법적 3단 논법의 적용결과인 점은 같다. 다만 형사판결은 과거의 어떤 범죄사실(법적 3단논법의 소전제)의 유·무죄를 대상으로 하는데 대하여 민사판결은 어떤 사실의 존부에 관한 법률효과(법적 3단 논법의 결론)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위에서와 같은 판결서 기재에 차이가 생긴 것이다. 2) 표준시 기판력의 시적 범위를 정하는 기준 시점을 표준시라고 한다. 즉, 표준시는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존부 시점을 말한다. 민사판결에서의 표준시는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인데 다만 무변론 판결의 경우에는 판결의 선고일이다(제208조1항5호).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이후에 생긴 사유를 들어 재심을 청구한 사건의 경우에는 재심대상판결의 변론종결일이 아니라 재심판결의 변론종결일이 표준시이다(대판 2003.5.13. 2002다64148). 화해권고결정은 그 확정시가 표준시이다(대판 2012.5.10. 2010다2558). 3) 차단효 가) 뜻 그 후 소법원이 표준시에서 기판력 있는 판단에 반하거나 모순되는 판결을 할 수 없는 구속력을 차단효라고 한다. 나) 차단효의 작동 범위 차단효는 법적3단 논법의 소전제인 사실에 관한 재판자료(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를 제출하는 시기의 제한과 결론인 법률효과(사법상의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미치는 범위로 나타나므로 그 작동범위는 이 두 가지 측면에서 고찰할 수 있다. a)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의 제출 시기 사실에 관한 주장 및 증거자료(즉, 공격방어의 방법)의 제출은 원칙적으로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까지 제출할 수 있고 그 이후의 제출은 차단된다. 예를 들어 토지거래허가지역이 해제되어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는데도 법원이 토지거래를 받아야한다는 이유로 소유권이전등기청구를 기각하여 그 판결이 확정되었는데도 후소에서 토지거래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것은 그 주장을 전소에서 할 수 있었던 이상 후소에서는 허용할 수 없다(대판 2014.3.27. 2011다79968 참조). b) 권리 또는 법률관계의 범위 i) 표준시에서의 법률관계 - 기판력이 확정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는 표준시인 사실심의 변론종결일에 한정하여 구속력이 생긴다. ii) 표준시이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전의 법률관계에는 차단효가 생기지 않는다. iii)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 -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는 차단효가 생기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는 후소에서 이에 관한 주장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표준시에서 대여금채무가 확정되더라도 그 이후 채무의 변제 또는 면제 등이 있었다면 당사자는 청구에 관한 이의의 소(민집 제44조)를 제기하여 확정판결의 집행력을 배제할 수 있다. 판례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를 넓게 보아 실체법상의 법률관계는 물론 소송상의 권리관계 또는 등기관계도 포함한다. 예를 들어 갑이 을을 상대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등기에 앞선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의 원인이 된 제소전 화해가 유효하게 존속중이라는 이유로 패소판결을 선고받고 그 판결이 확정되자, 위 제소전 화해에 대한 준재심의 소를 제기하여 제소전 화해를 취소 시켰다면 제소전 화해의 취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고(대판 1988.9.27. 88다3116), 갑의 을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병에게 이전되어(즉, 이행불능)패소 확정되었는데 그 뒤에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가 말소되었다면 병 명의의 소유권이전등기말소는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라는 것이다(대판 1995.9.29. 94다46817). 하지만 다른 사건의 판결 이유에서 전소 판결의 기초가 된 사실관계를 달리 인정하였다는 것은 변론종결 이후에 새로이 발생한 사유가 아니다(대판 2012.7.12. 2010다42259). 4.결론- 대상판결의 취지-기판력의 시적한계와 선결적 법률관계 가. 대상판결은, 변론종결 후에 발생한 새로운 사유란 새로운 사실관계를 말하는 것일 뿐 기존의 사실관계에 대한 새로운 증거자료가 있다거나 새로운 법적 평가 또는 그와 같은 법적 평가가 담긴 다른 판결이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은 포함되지 아니한다고 판시한다. 나아가 을 회사가 병을 상대로 매매계약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매매계약이 을 회사를 대리할 정당한 권한이 있는 사람에 의하여 체결되었다는 증거가 없어 무효라는 취지의 판결도 법적 평가에 불과하다고 한다. 나. 대상판결을 의아하게 생각할 사람도 있을지 모른다. 갑의 제1차인도소송의 패소이유인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있다는 것’이 을과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확인소송에서 ‘병에게 아파트 점유권원이 없다’ 고 판명되었음에도 갑이 제2차 인도소송에서도 패소하였기 때문이다. 특히 소송상 권리관계도 표준시 이후의 법률관계로 보는 대판 1988.9.27. 88다3116에 비추어 그러하다. 그러나 만약 갑의 제1차 인도소송이후에 새로운 계약무효 확인사실이 표준시 이후에 발생되어 이를 기초로 계약무효 확인판결이 확정되었더라면 이는 표준시 이후의 새로운 법률관계로서 갑은 제2차 인도소송에서 승소하였을 것이다. 앞의 대법원 판결 88다3116은 바로 표준시 이후에 발생한 권리관계인 것이다. 다. 그렇지 않더라도 만약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을과 병 사이에서가 아니라 갑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다면 이 판결은 ‘제2차 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에 관한 판결로서 구속력이 있다. 그런데 ‘매매계약무효판결’이 제2차 인도소송의 당사자가 아닌 을과 병 사이에서 이루어졌기 때문에 갑과 병사이의 제2차 인도소송에서는 단순히 법적 평가에 불과하게 되어 패소한 것이다. 따라서 만약 갑이 을에게 어떤 청구권이 존재하여 이를 보전하기 위한 채권자대위권의 행사로서 을을 대위하여 병을 상대로 2차 인도소송을 제기하였더라면 2차인도소송의 선결적 법률관계가 바로 ‘을 병 사이의 매매계약 무효’이었으므로 이 부분이 을 병사이의 소송에서 을이 승소확정 됨으로써 갑은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의 구속력’에 의해서 병에 대하여 승소하였을 것이다. 라. 대상판결은 복잡한 사실관계에서 좀처럼 풀기 어려운 ‘기판력의 선결적 법률관계’와 ‘사실의 법적 평가’, ‘기판력의 시적한계’문제를 명확하게 가려주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아마도 2016년도 민사소송법 분야의 판결 중에서 하급심에서나 변호사들이 실무상 꼭 참고해야 할 판례라고 할 수 있다.
건물인도소송
확정판결의기판력
표준시
차단효
기판력의시적한계
2017-01-12
민사소송·집행
(13) 채권자대위소송에서 피대위채권의 존부와 당사자적격
- 대법원 2015. 9. 1. 선고 2013다55300 판결 - 1.사실 및 논점 원고는 피고 1과 대금을 공동으로 부담하여 A 소유의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한 다음 이를 전매하여 그 대금을 지분의 비율에 따라 분배하기로 약정하였다. 피고1은 위 약정에 따라 A와 이 사건 매매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원고와 피고 1은 이 사건 토지를 피고 1과 친·인척 관계에 있는 피고 2에게 명의신탁하기로 합의하여 이 사건토지에 관하여 피고 2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원고는 채무자 피고 1을 대위하여 제3채무자 피고 2에게 이 사건 토지에 관해서 소유권이전등기를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제3채무자 피고 2는 원고와 채무자 피고 1사이의 이 사건 매매계약은 원고의 의사에 따라 그에게 이전해 주기로 하는 내용의 부동산 매입의 위임 약정과 등기명의는 원고와 채무자 피고 1이 지정하는 제3자 명의로 하되 내부적으로는 원고의 소유로 하기로 하는 내용의 명의신탁약정이 혼합된 계약명의신탁약정이므로 부동산실명법 제4조에 따라 원고와 피고 1사이의 매매계약은 무효라는 주장을 대위채권자 원고에게 하였다. 대위채무자 피고 2는 자기와 채권계약을 맺지도 않은 원고에 대하여 위와 같은 주장을 할 수 있는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채권자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한 경우,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권이나 형성권 등과 같이 권리자에 의한 행사를 필요로 하는 사유를 들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툴 수 없지만,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고, 이 경우 법원은 제3채무자의 주장을 고려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 3. 논점의 전개 가. 채권자대위소송에서 당사자 적격 1) 당사자적격 당사자적격이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목적이 되는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하여 소송을 수행하고 본안판결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말한다. 이 자격을 가진 자의 권능을 소송수행권, 이 자격 내지 권능을 가진 자를 정당한 당사자라고 한다. 모든 국민은 헌법이 기본권으로 보장하는 재판청구권(헌 제27조1항)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누구든지 당사자가 될 수 있다(형식적 당사자 주의). 그러나 모든 당사자가 소송에 관여하였다고 해서 분쟁이 유효. 적절하게 해결되거나 처리되는 것이 아니다. 소송목적이 되는 특정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에 관한 분쟁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소송에서 대립·관여하여 본안판결을 받아야 분쟁이 유효·적절하게 해결될 수 있다. 그러한 분쟁해결의 자격이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기준이 당사자 적격의 판단이다. 2)채권자대위소송에서 피대위채권의 존부 가) 채권자대위소송 채권자대위소송이란 채권자가 자기의 채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그의 채무자에게 속하는 권리를 대신 행사하는 권리, 즉 채권자대위권(민 제404조 1항 본문)을 소송으로 행사하는 것을 말한다. 이 소송의 목적은 총채권자의 공동담보로서의 의미를 가지는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는데 있다. 나) 피대위채권과 당사자적격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자기의 채권, 즉 피대위채권이 있어야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피대위채권이 있다는 것, 즉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피고 1에 대하여 유효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이 있다는 것이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이 된다. 당사자적격은 소송요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므로 그 흠이 있을 때에는 판결로 소 각하를 하여야 할 것이다. 판례는 이를 명시하여 “채권자대위소송에 있어서 대위에 의하여 보전될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지 아니할 경우에는 채권자가 스스로 원고가 되어 채무자의 제3채무자에 대한 권리를 행사할 당사자적격이 없게 되므로 그 대위소송은 부적법하여 각하할 수밖에 없다”(대판 1988.6.14.,87다카2753, 대판 1994.11.8.,94다31549 참조)고 판시하였다. 원래 이행을 청구하는 소는 자력구제의 금지라는 이념을 실현하기 위해서 당사자적격의 제한을 두지 않으므로 실제 이행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는 본안에 관한 판결이유에서 판단한다. 그러므로 이행청구권이 없으면 소 각하 판결을 하는 것이 아니라 청구기각 판결을 한다. 그러나 제3자의 소송담당에서의 소송담당권은 소송요건으로서 소송목적인 권리관계의 존부 판단과 독립하여 그 전제로서 하는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이것들을 갖추지 못하였을 때에는 소를 각하하여야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경우에 기각판결이라는 소송목적의 당부에 관한 실체 판단을 한다면 뒤에 소송담당권을 갖추고 소를 제기하더라도 전소의 기각판결에 어긋나서 실체 판단을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나. 대상판결의 평가 1) 대상판결은 앞의 판례들을 뒤따른 것이라 하겠다. 즉,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권은 제3채무자 피고 2와 직접 관계가 없지만 원고의 채권자대위소송에서는 피대위채권이 되므로 당사자적격이 된다. 따라서 그 존부에 관해서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원고와 직접 관계가 없는 제3채무자 피고 2라도 원고의 피대위채권에 관하여 그 존부를 다툰다면 법원은 이를 고려하여야한 다는 것이 대상판결의 취지이다. 대상판결이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의 발생원인이 된 법률행위가 무효라거나 위 권리가 변제 등으로 소멸하였다는 등의 사실을 주장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를 다투는 것은 가능하고, 이 경우 법원은 제3채무자의 주장을 고려하여 채권자의 채무자에 대한 권리가 인정되는지 여부에 관하여 직권으로 심리·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부분은 당사자적격은 소송요건으로서 직권조사사항이라는 부분을 명시하여 친절하게 설명한 것이다. 2) 민법주해 채권(2), 779면(김능환 집필)은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즉 “제3채무자는 채무자 자신이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보다 유리한 지위에 서게 될 이유도 없으므로 채권자의 대위권행사에 대하여 제3채무자와 채권자 사이의 특별한 개인관계로 인하여 가지고 있는 항변사유로써는 대항할 수 없고, 또 제3채무자는 자신이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사유만을 주장할 수 있을 뿐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사유를 원용하여 주장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이 설명은 채권자대위권을 실체법의 입장에서 본 것이고 소송법적 고려까지 포함한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위 설명 때문이지 몰라도 하급심의 일부 판결을 보면 “제3채무자는 채무자가 채권자에 대하여 가지는 항변으로 대항할 수 없다”라고 판시함으로써 제3채무자는 피 보전채권의 존부에 관한 일체의 주장을 할 수 없다고 오해할 소지가 있었다. 3) 대상판결은 위와 같은 오해를 바로잡았다는데서 높이 평가할만하다. 따라서 법률상 금지된 명의신탁약정에 관하여 피고1측의 주장이 없더라도 피고 2의 주장이나 법원이 직권심리를 통하여 원고의 피고 1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청구의 부존재를 알게 되었다면 법원은 원고의 대위소송에 관하여 각하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다(강현중, 신민사소송법강의 151면 참조). 4. 여론 - 공동채권자 중 어느 한사람이 제3채무자를 상대로 먼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한 경우 피대위채권이 있는 공동채권자 예를 들어 공동연대채권자 들 중 어느 한사람이 제3채무자를 상대로 먼저 채권자대위권을 행사한 경우에 소송외의 채무자가 공동채권자 중 한사람의 소송상 채권자대위권행사를 알았다면 다른 공동채권자들은 위 대위소송의 소송계속을 모르더라도 확정된 대위소송 판결의 기판력을 받는다(대판 1994.8.12.93다52808 참조). 그런데 실제로 채무자는 여러 가지 경로를 통하여 제3채무자를 상대로 한 대위소송의 존재를 알기 쉬운데 대해 공동연대채권자들 가운데서 소를 제기하지 않은 다른 공동채권자들은 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대위판결의 기판력을 받게 되어 불측의 손해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이것은 소송절차의 공정이라는 민사소송의 이상(제1조1항)에 비추어 묵과할 수 없는 문제점이다. 물론 이 경우에 다른 공동채권자가 앞의 대위소송 계속 중에 공동소송참가의 방식으로 자기의 권리주장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대위소송의 계속사실을 잘 몰라서 소송참가를 하기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대위소송을 제기한 채권자가 다른 공동채권자에게 소송고지(제84조)를 하든가 그렇지 않으면 법원이 소송절차의 공정이라는 민사소송의 이상에 따라 적극적 설명의무의 이행방법으로 당사자로 하여금 소송외의 다른 공동채권자들에게 소송고지를 권유하여 소송참가의 기회를 주도록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채권자대위소송
당사자적격
피대위채권
소송담당권
소송고지
2016-12-15
민사소송·집행
(10) 징벌적 손해배상의 법적 성격
- 대법원 2015.10.15. 선고 2015다1284 판결 1.사실 및 논점 가) ① 원고는 2007. 9.경 피고를 상대로 미국 텍사스 동부지방법원 러프킨 지원(이하 ‘미국 제1심법원’이라 한다)에 미국에서 판매되는 피고의 지폐계수기(이하 ‘피고 제품’이라 한다)가 원고의 특허권을 침해하였음을 이유로 특허침해에 따른 손해배상 등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는데, 미국 제1심판결은 피고 제품 판매량 중 특허침해가 없었다면 원고에게 귀속되었을 판매량에 관한 일실이익을 먼저 산정하고, 원고에게 귀속되지 않았을 판매량에 관해서는 합리적인 실시료를 계산하여 일실이익과 합리적 실시료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원고의 손해액을 산정하였는데, 일실이익 산정에 있어 원고가 판매할 수 있었던 제품의 전체 가격을 기준으로 하는 시장가치법을 적용하였다. 이러한 일실이익과 합리적 실시료는 모두 전보배상에 해당하는 것이고, 징벌적 손해배상 등 제재적 성격의 손해액이 포함되어 있지 않다. ② 피고는 미국 제1심판결에 불복하여 연방순회항소법원(이하 ‘미국 제2심법원’이라 한다)에 항소하였는데, 미국 제2심법원은 2012. 5. 25. 미국 제1심판결 중 특허침해로 인한 손해배상 부분은 유지하고, 354특허의 무효선언 부분은 파기한다는 취지의 판결(이하 ‘이 사건 미국판결’이라 한다)을 선고하였고, 이 사건 미국판결은 피고의 상고포기로 확정되었다. 나) 원고의 이 사건 미국판결에 대한 제217조 제1항 소정의 ‘외국재판의 승인’신청에 대하여, 피고는 이사건 미국판결은 우리나라 손해배상의 기본원리인 제한배상주의에 반하는 과다한 배상액을 인정한 것이므로, 제217조 제1항 제3호 내지 제217조의2 제1항에 따라 그 승인이 제한되어야 한다는 주장한다. 이 주장은 적법한가. 2. 대법원판결이유의 요지 가. 민사집행법 제27조 제2항 제2호, 민사소송법 제217조 제1항 제3호에 의하면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의 효력을 인정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지 아니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확정재판 등을 승인한 결과가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에 어긋나는지 여부를 심리한다는 명목으로 실질적으로 그 확정재판 등의 옳고 그름을 전면적으로 재심사하는 것은 “집행판결은 재판의 옳고 그름을 조사하지 아니하고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민사집행법 제27조 제1항에 반할 뿐만 아니라,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대하여 별도의 집행판결제도를 둔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 나. 민사소송법 제217조의2 제1항은 “법원은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 등이 대한민국의 법률 또는 대한민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에는 해당 확정재판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징벌적 손해배상과 같이 손해전보의 범위를 초과하는 배상액의 지급을 명한 외국법원의 확정판결 또는 이와 동일한 효력이 인정되는 재판의 승인을 적정 범위로 제한하기 위하여 마련된 규정이므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이 당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전보하는 손해배상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21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승인을 제한할 수 없다. 3.논점의 전개 가) 문제의 소재 대상판결의 취지는 전보배상을 명한 외국의 확정재판 등을 공서양속의 위반 이유로 실질적 재심사를 하는 것은 민사집행법 제27조 제1항에 반할 뿐만 아니라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에 대하여 별도의 집행판결제도를 둔 취지에도 반하는 것이므로 허용되지 아니한다는데 있지만, 손해배상의 산정에 관해서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을 언급하고 있으므로 주로 이에 관한 분석을 하기로 한다. 나) 징벌적 손해배상의 법적 성질 1) 징벌적 손해배상의 특이성 원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는 전보배상을 인정함이 원칙이다. 그런데 징벌적 손해배상은 본질적으로 가해자 행위의 반사회성을 처벌하는데 목적이 있어 형사법상의 벌금에 근사한 성격이 강하므로 외국재판의 승인대상이 아니다. 징벌적 손해배상을 오로지 미국이 자기의 공법적 정책목적달성의 수단으로 창설한 것이라고 한다면 외국재판의 승인절차를 통하여 우리나라가 미국의 정책목적에 협력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의 징벌적 손해배상도 본질적으로는 사적 제재이고 공적 제재가 아니므로 사법생활의 안정이라는 외국재판의 승인제도에 비추어 이를 그냥 내버려둘 수 없다할 것이다. 따라서 징벌적 손해배상에 관하여 제217조 제1항 3호를 무조건 적용하여 외국재판의 승인을 거절하는 것은 문제라 할 것이다. 2) 위약벌 우리 채권법에는 위약벌이란 제도가 있는데 이는 미국법상의 징벌적 손해배상과 매우 유사하다. 위약벌이란 당사자가 계약을 체결함에 있어서 채무의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예를 들어 당사자들이 “상대방의 귀책사유로 인하여 본 계약이 해제 또는 해지되는 경우 위반한 당사자는 다른 당사자에게 손해배상과 별도로 위약벌로 100억 원을 지급하기로 한다”는 내용으로 하는 약정을 말한다. 위약벌은 당사자의 약정에 근거한 것이므로 일률적으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또 위약금과 같이 손해배상액의 예정으로 약정한 것이 아니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제398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도 없다. 그러나 위약벌이 당사자 사이의 약정인 이상 선량한 풍속이나 그 밖의 사회질서(공서양속)에 관한 민법 제103조를 지나칠 수 없다. 그러므로 대법원 2016.1.28. 선고 2015다239324 판결은 위약벌의 약정은 채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하여 정해지는 것으로서 손해배상의 예정과 다르므로 손해배상의 예정에 관한 민법 제398조 제2항을 유추 적용하여 그 액을 감액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의무의 강제에 의하여 얻어지는 채권자의 이익에 비하여 약정된 벌이 과도하게 무거울 때에는 그 일부 또는 전부가 공서양속에 반하여 무효로 된다고 판시함으로써 법의 일반원칙인 민법 제 103조에 의거하여 위약벌의 일부 또는 전부의 무효를 선언할 수 있게 하였다. 3) 제217조의 2 제1항 징벌적 손해배상도 본질적으로 사적 제재라는 점에서 위약벌과 성격이 동일하다. 다만 당사자 사이에 이에 관한 약정이 없고 또 미국법에 따른 미국 법원의 판결로 그 액수가 정해진다는 점에서 한국법상의 위약벌과 다르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민법 제103조를 미국법의 징벌적 손해배상에 적용할 수 없으며 나아가 외국재판의 승인에 관한 제217조 1항 3호도 그것이 위약벌과 같이 당사자 사이의 약정에 기한 것이 아닌 이상 직접 적용하기 곤란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사법생활의 안정이라는 외국재판의 승인제도에 비추어 징벌적 손해배상을 모두 부정하는 것도 문제이므로 결국 입법이 필요하다할 것인데 그 입법의 필요에 의하여 제 217조의2 제1항이 신설되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규정에 의하면 ‘법원은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 등이 대한민국의 법률 또는 대한민국이 체결한 국제조약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경우에는 해당 확정재판 등의 전부 또는 일부를 승인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여기서의 ‘손해배상에 관한 확정재판 등’은 징벌적 손해배상 등을 의미하고, ‘대한민국 법률의 기본질서에 현저히 반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은 공서양속에 위반한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4. 결론 - 대상판결의 취지 대상판결은 징벌적 손해배상을 미국에서에서와 같이 형사법상의 벌금에 근사한 것으로 보지 아니하고 우리나라의 위약벌 약정과 유사하게 보면서도 그 제한의 기준이 되는 공서양속에 위반 여부를 제217조의2 제1항 규정에 맡겨서 손해전보의 범위를 초과하는 배상액의 지급을 적정 범위로 제한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따라서 외국법원의 확정재판 등이 당사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전보하는 손해배상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217조의2 제1항을 근거로 실질적 심사를 통하여 승인을 제한할 수 없으나 그것이 징벌적 손해배상인지 아니면 전보배상인지 여부는 실질적 재심사를 하여야 할 것이고 그 판단기준 가운데에는 공서양속위반이 가장 중요하다할 것이다.
징벌적손해배상
특허침해
외국재판승인신청
제한배상주의
위약벌
민사소송법제217조의2제1항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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