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민사소송·집행
증거
검색한 결과
32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압류금지 채권 해당 여부는 채무자가 증명해야”
금융기관의 계좌가 압류금지 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금융기관이 아니라 예금주인 채무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최근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A 씨가 B 은행을 상대로 낸 예금 반환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남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21다206356). A 씨는 대부업체로부터 850만여 원을 빌리고 갚지 않아 2012년 법원으로부터 채권 압류와 추심 명령을 받았다. 법원은 A 씨의 B 은행 예금 180만 원에 대해 압류·추심을 명령했다. 당시 해당 계좌 잔액은 155만 원이었다. A 씨는 해당 계좌 잔액 중 150만 원은 민사집행법이 규정한 압류금지 채권에 해당한다며 B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8호는 채무자가 한 달간 생계유지를 위해 필요한 예금을 압류금지 채권으로 정하고 있다. 또 당시 시행 중이던 구 민사집행법 시행령 제7조는 압류하지 못하는 예금의 금액에 대해 ‘개인별 잔액이 150만 원 이하인 예금 등으로 하되, 압류하지 못한 금전이 있다면 150만 원에서 그 금액을 뺀 금액’으로 하도록 규정했었다. 1·2심은 “B 은행이 A 씨에게 예금 계좌 잔액 중 압류 금지 금액에 해당되는 15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B 은행 측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예금이 압류금지 채권인지 알 수 없고 법원의 압류 취소나 변경 결정 없이는 금액을 지급할 수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우선 “대법원이 소액사건이라는 이유로 법령 해석에 관해서 판단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한다면 국민생활의 법적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며 “소액사건에 대해 상고이유로 할 수 있는 ‘대법원의 판례에 상반되는 판단을 한 때’라는 요건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법령 해석의 통일’이라는 대법원의 본질적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실체법 해석·적용의 잘못에 관하여 판단할 수 있다”고 전제했다. 대법원은 또 민사집행법이 규정한 ‘채무자의 한 달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에 대해 “채무자 명의의 어느 한 계좌에 예치돼 있는 금액이 아니라 개인별 잔액, 즉 각 금융기관에 예치돼 있는 채무자 명의의 예금을 합산한 금액 중 일정 금액을 의미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소송에서 지급을 구하는 예금이 압류 당시 채무자의 개인별 예금 잔액 중 위 규정에서 정한 금액 이하로서 압류금지 채권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예금주인 채무자가 증명해야 한다”며 “A 씨가 2019년 10월 말 B 은행 계좌의 입출금 내역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압류된 다른 계좌의 입출금 내역 등은 추가 자료 제출이 없는 이상 B 은행 계좌에 남아 있는 예금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알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가 증명을 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원심은 압류금지채권 해당 여부에 관한 증명책임이 제3채무자인 피고에게 있다는 전제 하에 피고가 이 사건 압류 이후에 원고가 압류금지금액에 해당하는 예금을 인출하였음을 증명하지 못한 이상 위 예금이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가 이 사건 계좌에 남아있는 예금의 반환을 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원심 판단에는 압류금지채권 해당 여부에 대한 증명책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나머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음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추심
증명책임
압류금지채권
홍윤지 기자
2024-02-25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대리인이 적은 주소지가 소송서류 받아 볼 가능성 없으면 적법 송달 아냐”
항소장에 피고의 대리인이 기재한 주소지라 해도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없다면 적법한 송달 장소가 아니라는 취지의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김선수 대법관)는 A 씨가 B 씨를 상대로 낸 유치권 부존재 확인소송(2023다204224)에서 피고 항소취하간주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을 다투는 사건에서 B 씨는 항소심 1,2차 변론기일 불출석해 소취하 간주됐다. 앞서 A 씨는 2021년 4월 26일 소송을 제기하며 B 씨 주소를 C로 기재했다. 1심 법원은 해당 주소(C)로 소장 부본을 송달해, 집배원이 C로 2번 방문했지만 폐문부재로 송달이 되지 않았다. 결국 B 씨가 같은해 5월 4일 집배실을 방문해 수령함으로써 송달이 이뤄졌다. 이후 모든 소송서류는 B 씨의 대리인 D 씨에게 송달됐다. 1심에서 B 씨가 전부 패소하자 B 씨의 대리인 D 씨는 2022년 4월 21일 항소하면서 항소장에 B 씨의 주소지를 C로 기재했다. B 씨는 2심에서는 대리인 선임을 하지 않았다. 2심은 B 씨에 대한 석명준비명령과 1·2차 변론기일통지서 등 서류를 C로 송달했지만 모두 폐문부재로 송달불능됐다. 이에 2심은 소송서류를 C로 각 발송송달했다. B 씨는 2심 1,2차 변론기일에 모두 출석하지 않았고 A 씨의 대리인은 1차 변론기일에 출석했지만 변론하지 않았다. A 씨와 A 씨의 대리인 모두 2차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B 씨는 2차 변론기일(2022년 9월 15일)로부터 1개월이 지난 같은해 11월 2일 소송위임장과 기일지정신청서를 제출했다. 한편 A 씨가 1심법원에 증거로 제출한 투자약정계약서에는 B 씨의 주소가 D라고 기재되어 있었다. 민사소송법상 항소심에서 소송당사자가 재판에 2회 출석하지 않은 경우, 1개월 이내에 기일지정신청을 하지 않으면 소를 취하한 것으로 본다. 재판부는 “이 사건 주소가 B 씨의 생활근거지로서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라고 단정할 수 없으므로, 민사소송법 제187조의 요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민사소송법 제187조는 ‘민사소송법 제186조의 규정에 따라 송달할 수 없는 때에는 법원사무관 등은 서류를 등기우편 등 대법원규칙이 정하는 방법으로 발송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고, 민사소송규칙 제51조는 위 규정에 따른 서류의 발송은 등기우편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며 “민사소송법 제187조에 따른 발송송달은 송달받을 자의 주소 등 송달해야 할 장소는 밝혀져 있으나 송달받을 자는 물론이고 그 사무원, 고용인, 동거인 등 보충송달을 받을 사람도 없거나 부재해서 원칙적 송달방법인 교부송달은 물론이고 민사소송법 제186조에 의한 보충송달과 유치송달도 할 수 없는 경우에 할 수 있는 것이고, 여기에서 송달해야 할 장소란 실제 송달받을 자의 생활근거지가 되는 주소·거소·영업소 또는 사무소 등 송달받을 자가 소송서류를 받아 볼 가능성이 있는 적법한 송달장소를 말하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한편 법조 일각에서는 항소하는 피고 입장에서 주소지를 일부러 다른 곳으로 적는 사례가 많지는 않겠지만, 일방 당사자가 ‘시간끌기용’으로 이번 판단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기술 개발 사건 등에서는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이른바 ‘옛날 기술’이 될 수 있고, 다른 민사사건 등에서도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는 등 시의성도 떨어질 수 있어 이 판결을 악용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수연 기자 sypark@lawtimes.co.kr
송달장소
발송송달
소송서류
박수연 기자
2023-06-05
민사소송·집행
형사일반
[대법원이 주목하는 판결] 재개발조합의 집행위임 집행관의 강제집행 방해했더라도, 재개발조합 업무 방해한 것 아니다
[대법원 판결] 채권자의 집행관에 대한 집행위임의 법적 성격은 일반적인 민법상 위임이 아닌 절차상의 집행개시신청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 재개발조합의 집행위임을 받은 집행관의 강제집행 시도를 방해했더라도, 해당 강제집행은 집행위임을 한 재개발조합의 업무가 아닌 집행관의 고유한 직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피고인들이 재개발조합의 업무를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 대법원 형사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 2020도34(2023년 4월 27일 판결) [판결 결과]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A 씨 등에게 각 벌금 30만 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북부지법으로 환송. [쟁점] 집행관의 강제집행 실시 업무가 이 사건 조합의 업무에도 해당하는지. 즉, 채권자의 집행위임을 일반적인 민법상 위임과 동일하게 볼 수 있는 것인지 아니면 집행관에 대한 집행신청에 불과한 것인지 여부 [사실관계와 1,2심] A 씨 등은 서울 성북구 길음동에 있는 길음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구역 내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의 지분을 각 2분의 1씩 공유했던 종전 소유자들이다. A 씨 등은 2018년 5월 오후 3시경 이 조합의 해당 건물에 대한 명도 소송 판결에 따른 부동산 강제집행 실시에 대해 보상액이 적다는 이유로, A 씨는 자신의 차량으로 건물입구를 막고, B 씨는 건물 2층 베란다에서 LPG가스통에 라이터를 들고 "다 같이 죽자"며 소리를 지르는 등 위력으로 건물 소재지에서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게 해 조합의 정당한 이주, 철거업무를 방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A 씨 등의 행위는 위력행사와 조합의 업무방해에 해당하며 강제집행 또한 조합의 업무에 해당한다"면서 A 씨 등에게 각 벌금 30만 원을 선고했다. [대법원 판단(요지)] "집행관은 집행관법 제2조에 따라 재판의 집행 등을 담당하면서 그 직무 행위의 구체적 내용이나 방법 등에 관해 전문적 판단에 따라 합리적인 재량을 가진 독립된 단독의 사법기관이다. 따라서 채권자의 집행관에 대한 집행위임은 비록 민사집행법 제16조 제3항, 제42조 제1항, 제43조 등에 '위임'으로 규정돼 있더라도 이는 집행개시를 구하는 신청을 의미하는 것이지 일반적인 민법상 위임이라고 볼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이 사건 강제집행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집행위임을 한 해당 조합의 업무가 아닌 집행관의 고유한 직무에 해당한다고 봐야 한다. 설령 A 씨 등이 집행관의 강제집행 업무를 방해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채권자인 조합의 업무를 직접 방해한 것으로 볼만한 증거도 부족하다. 즉, A 씨 등이 해당 조합의 업무를 방해하였다고 볼 수 없고 피고인들의 행위와 이 사건 조합의 업무 방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도 없다." [대법원 관계자] "집행관의 법률상 지위를 확인함과 동시에 채권자의 집행관에 대한 집행위임의 법적 성격은 일반적인 민법상 위임이 아닌 절차상의 집행개시신청에 해당한다는 점을 최초로 선언했다."
재개발조합
직무집행방해
강제집행
박수연 기자
2023-05-25
민사소송·집행
전문직직무
[결정](단독) 소송대리인이 답변서 제출 등 소송행위 없었다면
소송대리인이 출석 의무가 없는 소송절차 내에서 답변서나 준비서면 제출 등의 소송행위를 하지 않은 경우 당사자가 지불한 변호사 보수는 소송비용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고등법원 결정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5-3부(재판장 정선재 수석부장판사, 박형남, 김문석 부장판사)는 지난달 25일 강남구청이 A 씨를 상대로 낸 소송비용액확정 신청 사건에서 1심 결정을 취소하고 "대상사건 (제3심 변호사보수를 제외하고) 제1,2심 변호사 보수를 소송비용액으로 상환하라"고 일부인용 결정했다(2022라20982). A 씨는 2019년 6월 강남구청의 행정처분으로 재산상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강남구청을 상대로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A 씨는 이 소송 1,2심에서 패소한 뒤 상고했다. 상고심에서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가 개시됐으나 2022년 3월 심리불속행 기각됐다. 상고심 과정에서 강남구청은 소송대리인인 변호사에게 소송을 위임했지만, 강남구청의 소송대리인은 답변서나 준비서면의 제출 등 소송행위를 하지는 않았다. 재판부는 "강남구청의 소송대리인이 대상사건 상고심 소송절차에 관여한 바 없는 이상, 해당 상고심의 변호사 보수가 소송비용에 포함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했다. 한편, 지난달 11일 서울고법 민사25-2부(재판장 김문석, 이상주, 박형남 부장판사)는 항고심에서 소송대리인이 답변서나 준비서면의 제출 등의 소송행위를 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한 변호사보수도 소송비용에 포함된다고 할 수 없다고 결정했다(2022라20934). 대법원은 지난 1992년 11월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소송절차에 관여한 바 없다면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 변호사가 소송절차 내 아무런 대리행위를 하지 않은 것이므로, 소송대리인으로 선임된 변호사가 변론종결시까지 변론이나 증거조사 등 소송절차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면 그에 대해 보수가 지급됐다 하더라도 소송비용에 포함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90마1003).
변호사보수
소송비용
소송행위
한수현 기자
2022-11-03
민사소송·집행
행정사건
[판결] 대법원 "전두환 前 대통령 연희동 별채 압류 정당"
고(故) 전두환 전 대통령의 셋째 며느리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전 전 대통령의 사저 별채 압류처분에 반발해 검찰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28일 이모 씨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소송(2021두52051)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난 1997년 4월 내란죄 등의 혐의로 기소된 전 전 대통령게 무기징역과 함께 추징금 2205억 원을 확정했다. 이후 전 전 대통령이 특별사면으로 석방됐음에도 추징금의 대부분을 납부하지 않자, 검찰은 2013년 9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 따라 전 전 대통령의 연희동 자택 별채 등을 압류했다. 전 전 대통령은 2021년 11월 사망했는데, 그동안 납부하고 남은 미납 추징금은 956억 원이다. 한편 이 씨는 2013년 4월 전 전 대통령에 대한 유죄 판결 이후 추징 판결에 따라 이뤄진 강제경매 절차에서 매매를 원인으로 연희동 별채 등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하지만 검찰이 2013년 9월 해당 부동산에 대해 압류처분을 하자, 이 씨는 2018년 10월 자신의 명의로 된 연희동 자택 별채는 제3자 재산으로, 국가가 이를 압류하는 건 부당하다며 압류처분의 무효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냈다.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6조는 '불법 재산을 몰수할 수 없거나 제3조 제2항에 따라 몰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가액을 범인에게서 추징한다'고 규정한다. 또 같은 법 제9조의2는 '제6조의 추징은 범인 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대하여 그 범인 외의 자를 상대로 집행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번 사건에서는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 더 이상 형의 집행에 해당하는 추징 판결의 집행을 할 수 없게 됐는데도 추징 판결의 집행에 해당하는 압류처분에 대해 이 씨가 무효 확인을 구하는 소의 이익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또 해당 부동산이 추징 의무자인 전 전 대통령의 불법재산으로서 이 씨가 이를 알면서 취득한 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인지 여부도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몰수나 추징을 포함한 재산형 등 재판의 집행은 재판받은 자에 대해서 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재판을 받은 자가 사망한 경우에는 상속재산에 대한 집행을 규정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478조 등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재판의 집행을 할 수 없고, 검사는 재산형 등 집행 불능 결정을 해야 한다"며 "전 전 대통령이 사망한 이후로는 전 전 대통령 뿐만 아니라 이 씨를 상대로 해서도 전 전 대통령에 대한 판결에 기초한 추징의 집행을 계속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서울중앙지검이 전 전 대통령 사망 이후에도 추징의 집행을 위해 압류처분을 유지하고 있으므로, 이 씨가 압류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할 소의 이익이 없다고 할 수는 없다"며 "압류처분의 적법 여부는 그 자체로 판단될 문제이고, 압류처분이 적법하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그 이후의 후행 절차를 진행할 수 없게 될 뿐"이라 설명했다. 이어 "전 전 대통령의 처남 이모 씨가 강제경매 절차에서 연희동 부동산을 낙찰받을 당시 그 대금을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납부했으므로 이는 불법재산에 해당한다"며 "며느리 이 씨가 그 정황을 알면서 부동산을 취득했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은 수긍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2021년 1월 "이 사건 압류처분은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에 따라 행해진 것"이라며 "추징금 납부 의무자인 전 전 대통령이 아닌 이 씨 소유의 재산에 대해 집행됐다는 이유만으로 압류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2018구합83048). 2심도 같은 해 8월 "이 씨의 항소이유는 1심에서의 주장과 크게 다르지 않고, 1심에서 제출된 증거들에다가 이 씨가 항소심에 새로 제출한 증거를 보태 살펴보더라도 이 사건 압류처분이 적법하다는 1심의 사실인정과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인정된다"며 "이 씨의 청구는 이유 없어 항소를 기각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2021누34666). 한편 대법원 특별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같은 날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부동산에 대한 부동산 담보신탁 계약을 체결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부동산 신탁사가 서울중앙지검장을 상대로 낸 압류처분 무효확인소송(2019두63447)에 대해서는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 신탁사는 지난 2008년 전 전 대통령 일가 소유인 서울 용산구 소재 건물과 경기도 오산시 소재 임야에 대한 부동산 담보 신탁계약을 맺고 소유권이전등기를 했다. 이후 검찰이 2013년 해당 부동산에 대해 각각 압류처분을 하자, A 신탁사는 2016년 1월 이의를 신청하는 한편, 2018년 행정소송을 냈다. 앞서 1심은 2018년 12월 "이 사건 각 처분은 형사소송법 제489조가 정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로 불복할 수 있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각하했다(2018구합72642). 하지만 항소심은 2019년 11월 "이 사건 각 처분에 대해 형사소송법 제489조가 정한 재판의 집행에 관한 이의로 불복할 수 있더라도 그 절차에서 제3자가 효과적인 권리구제를 받기에 충분하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에 해당한다"며 "용산구 소재 건물에 대한 압류는 공무원범죄몰수법 제9조의2 시행 전에 이뤄졌으므로, 처분의 근거 법령이 없어 그 하자가 중대·명백하여 무효"라고 판단했다. 다만 "공무원범죄몰수법 시행 후 압류한 오산시 소재 임야는 같은 법에서 정한 불법재산 등에 해당하고, 원고가 이를 알면서 취득했다고 인정된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2019누31336).
전두환
대통령사저
추징금
이용경 기자
2022-07-28
국가배상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단독) 법원이 미확정 ‘배당이의 소’ 판결 근거로 배당표 정정 실수
법원이 확정되지 않은 판결을 근거로 배당표를 경정하는 실수를 해 채권자가 배당금을 지급받지 못했다면 국가에 배상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4단독 김홍도 판사는 A씨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1가단5332203)에서 최근 "국가는 4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잘못된 지급으로 손해 권리구제 허용돼야 부동산 근저당권자인 A씨는 2015년 6월 부동산이 임의경매 절차로 넘어가자 배당을 신청했다. 당시 작성된 배당표에는 A씨에게 4억1900여만원이, 가압류권자인 B사에는 0원이 배당됐다. 그러자 B사는 A씨 등 모든 배당신청자들의 배당액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며 배당이의 소송을 냈다. 이 소송은 1심부터 대법원을 거친 끝에 파기환송심에서 A씨에게 4100여만원을, B사에 3억7700여만원을 배당하기로 경정하는 판결이 선고됐고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A씨는 이 확정 판결을 근거로 배당을 신청했다. 하지만 법원은 "우리 법원이 2016년 5월 실수로 미확정 배당이의 소 1심 판결을 근거로 배당표를 경정했고, 이에 따라 B사에 공탁금이 모두 지급됐다"며 배당금 지급을 거절했다. A씨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배당표상 배당에 대해 이해관계자가 이의를 하고 배당이의 소를 제기한 경우 배당이의 소에 관한 판결이 확정된 때에 한해서 그 내용에 따라 배당표를 경정해 해당 권리자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며 "그럼에도 배당금 지급절차를 담당하는 법관은 A씨에 대한 부분이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미확정 1심 판결에 기해 배당표를 정정해 B사에 배당했고, 이러한 과실로 판결 확정 후 배당금 지급을 신청한 A씨에게 판결에 의해 확정된 배당금 4100여만원을 지급할 수 없게 되는 손해를 가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채권자 승소판결 이어 "경매법원의 잘못된 배당표 정정에 따라 B사에 배당금이 잘못 지급되기 전까지 경매법원이 A씨에게 배당표 정정사실을 알려줬거나 또는 A씨가 다른 경로를 통해 배당표 정정 사실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며 "A씨는 잘못된 배당표 정정에 대해 적절한 이의로 이를 시정해 배당금의 잘못된 지급을 방지하는 것이 불가능했고, 따라서 국가배상에 의한 권리구제가 허용돼야 한다. 국가는 이 같은 불법행위에 대해 국가배상법 제2조에 따라 A씨에게 해당 금액을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B사의 변제자력이 충분하다고 볼 증거가 없는 이상 A씨의 B사에 대한 부당이득반환청구권 행사는 실효적 권리 확보 수단으로 볼 수 없다"며 "A씨에게 지급돼야 할 배당금이 B사에 지급됨으로써 이미 손해 발생은 현실화됐다"고 판시했다.
배당금
국가배상
배당표경정
이용경 기자
2022-05-09
민사소송·집행
민사일반
[판결] 이혼소송 재산분할서 제외된 임대수익금, 별도 민사소송 통해 청구 가능
이혼소송에서 배우자에게 재산분할로 임대수익 분배 약정에 따른 임대수익금 지급을 주장했지만 배척된 뒤 판결이 확정됐더라도, 별도의 민사소송을 통해 해당 임대수익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혼소송에서의 재산분할청구는 민사청구가 아니기 때문에 앞선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A씨가 B씨를 상대로 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2018다243089)에서 사실상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A씨와 B씨는 2004년 8월 결혼했다. 이후 A씨는 2013년 12월 B씨를 상대로 이혼 및 재산분할 소송을 냈고, 이듬해 B씨도 같은 내용의 맞소송(반소)을 냈다. A씨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어머니로부터 증여받은 상가들에서 2010년 3월 이후 발생한 임대수익을 A씨 80%, B씨 20%의 비율로 분배하기로 약정했으므로, B씨가 미정산 임대수익 2억4000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했다. A씨는 또 이혼소송 계속 중인 2014년 12월 B씨를 상대로 해당 약정을 근거로 한 임대수익 2억2400만원의 지급을 구하는 별도의 민사소송인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을 냈다. 이혼소송 1심 재판부는 2015년 9월 A씨와 B씨의 이혼 청구와 재산분할 청구 등을 인용하는 판결을 선고했다. 다만 A씨가 주장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 부분은 증거가 없다고 보고 분할대상 재산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A씨는 항소했지만, 항소심도 받아들이지 않았고, 양측이 상고하지 않아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A씨는 이혼소송이 확정된 후인 2016년 10월 소유권이전등기 등 청구소송의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 변경 신청서를 제출했다. A씨는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해, 주위적으로는 이혼소송에서와 같이 A씨 80%, B씨 20%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유지했지만, 예비적으로 A씨 '3분의 2', B씨 '3분의 1'로 분배하기로 하는 약정이 있었다는 주장을 추가해, B씨에게 미정산 임대수익 지급 의무 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혼소송 판결의 기판력, 민사소송에는 미치지 않아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B씨는 A씨에게 1억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이를 뒤집고 사실상 A씨에게 패소판결했다. 2심은 "A씨와 B씨의 이혼소송 1심 판결은 A씨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8대 2의 비율로 임대수익을 분배하는 약정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판결이 A씨의 재산분할청구를 일부 기각하는 것이라고 할지라도, 실질에 있어서는 약정에 기한 일반적인 민사청구를 기각하는 것과 차이를 두기 어렵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B씨에게 임대수익 지급을 구하는 부분은 이전 소송의 확정판결에서 기각된 청구와 동일한 청구로서 앞선 확정판결의 기판력에 따라 이 사건에서도 기각돼야 한다"며 B씨의 손을 들어줬다. 다만 "B씨는 A씨가 임대수익과 관련해 이미 지급한 세금 474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대법원은 다시 이를 뒤집었다. 재판부는 "재산분할청구는 당사자 사이에 협의가 이뤄지지 않거나 협의할 수 없는 때 비로소 할 수 있으므로, 이미 이뤄진 재산분할에 관한 약정의 이행을 구하는 민사청구와는 구별된다"며 "당사자가 재산분할청구 사건에서 금전의 지급을 구하는 청구를 하는 경우 그 청구가 재산분할청구인지 아니면 이와 별개의 민사청구인지 여부는 당해 사건에서의 청구원인과 당사자의 주장 취지, 청구에 대한 법원의 판단 및 이를 전후한 사건의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이혼 등 소송에서 재산분할청구를 하면서 그 청구원인으로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을 포함해 주장했고, 법원도 이 주장을 분할대상 재산 및 가액에 관한 부분에서 판단했음을 알 수 있을 뿐"이라며 "A씨가 재산분할청구와 별도로 부당이득반환청구를 병합해 제기했다거나, 법원이 A씨의 주장을 민사청구로 판단해 기각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따라서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민사청구인 이 사건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미친다고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원심은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에서 A씨의 상가에 관한 임대수익 분배 약정과 관련한 청구를 민사청구로 판단했다는 전제 하에, 이혼 등 소송 확정판결의 기판력이 이 사건에도 미친다고 보아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이는 재산분할청구와 민사청구의 준별 및 확정판결의 기판력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산분할
민사소송
임대수익금
이혼
박미영
2021-07-07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민사판결의 사실인정, 항상 진실은 아냐”
민사판결에서 인정된 사실과 다른 내용을 주장했다고 해서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A종중 내에서는 선조인 B가 C, D중 누구의 아들인지를 두고 예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논란은 결국 소송으로 번졌고, 이와 관련한 종원지위부존재확인소송의 민사판결에서 B는 C의 아들인 것으로 정리가 됐다. 그런데 이 종중 사무총장인 백모(75)씨는 2014년 4월 B는 C의 아들이 아니라는 내용을 기재한 책을 출간해 종중 임원 등에게 배포했다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됐다. 1,2심은 "백씨는 B의 후손들이 자료를 조작했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등 민사판결 결과와 상반되는 내용의 책자와 안내문을 배포했다"며 유죄를 선고했다. 판결에 대한 자유로운 비판과 토론은 헌법이 보장 그러나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 형사3부(주심 김창석 대법관)는 백씨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최근 사건을 수원지법으로 돌려보냈다(2017도15628). 재판부는 "민사재판에서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는 사실관계에 대해 처분권주의와 변론주의,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에 따라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는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받아들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민사 판결의 사실인정이 항상 진실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따라서 그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해 민사판결을 통한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 등을 형법상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며 "이는 판결에 대한 자유로운 견해 개진과 비판, 토론 등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해석이 되어 허용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벌금 300만원 선고한 원심 판결 파기 환송 또 "백씨가 쓴 책자는 양측의 서로 다른 주장내용과 그 근거를 소개하고 왜 B가 C의 아들이 될 수 없는지를 분석해 논증하는 형태로 집필되었으므로 이를 본 사람들은 책자의 글이 문헌에 기초한 연구를 통해 어떤 주관적 의견을 개진하고자 하는 것임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다"며 "백씨가 별다른 근거를 밝히지 않은 채 후손들이 이를 조작했다는 단정적인 표현을 사용한 점은 인정되나 이는 상대방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내용을 감정적·과장적으로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백씨는 또 책자에서 자신의 주장과 반대되는 쪽의 입장과 주장내용을 소개하고 그간 진행되어 온 민사소송의 경과 및 판결내용도 그대로 밝히고 있다"며 "결국 책자 내용은 백씨의 주관적 의견이나 견해에 불과해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
명예훼손
사실인정
이세현 기자
2017-12-21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석명권 제대로 행사 않아 당사자에 예상 밖 불이익 줬다면
법원이 재판과정에서 당사자간 쟁점이 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 판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석명권을 행사해 양쪽의 입장을 들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같은 조치 없이 판결한 것은 당사자에게 예상치 못한 뜻밖의 불이익을 주는 것으로 석명의무 위반에 해당해 위법하다는 취지다. 김모씨는 2010년 11월 경매를 통해 나모씨의 토지를 매수했다. 이 땅 위에는 나씨가 건축하던 건물이 있었는데, 건물 철거를 놓고 두 사람은 소송전을 벌이다 2011년 3월 약정을 맺고 법정싸움을 끝내기로 했다. △나씨가 김씨에게 토지 대금으로 2011년 4월 29일까지 90억원을 일시불로 지급하면, 김씨는 이 돈을 받음과 동시에 토지를 나씨가 지정하는 사람에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만약 나씨가 기간내 돈을 지급하지 못할 때에는 나씨는 건물에 대한 모든 권리를 김씨에게 무상으로 양도하고 △김씨가 명의변경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에는 김씨가 나씨에게 20억원을 지급하는 내용이었다. 이후 나씨는 약정한 기한까지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고, 김씨는 당일 곧바로 시청에 건축관계자 변경신고서를 제출해 건물 건축주 명의를 자신 이름으로 변경했다. 그러자 나씨는 "애초에 불공정한 내용이었기 때문에 약정 자체가 무효"라며 "김씨가 아무런 이행의 최고도 없이 건축주를 변경한 것은 약정 위반"이라며 김씨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1심은 "약정이 한쪽에만 불리하다고 볼 수 없어 유효하다"며 김씨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심은 "나씨의 토지대금 지급 의무와 김씨의 소유권이전등기·토지 근저당권·지상권등기 말소 의무는 동시이행관계에 있다"며 "김씨가 소유권이전등기 등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고 곧바로 건축관계자 변경 신고를 한 것은 원인없이 이뤄진 것이므로 무효"라며 1심을 뒤집었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나씨가 김씨를 상대로 낸 건물명도소송(2015다11984)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두 사람이 약정의 유·무효에 대해서만 집중적으로 다퉜음에도 항소심이 양측의 쟁점 사항이 아닌 동시이행관계를 문제 삼아 판결을 내린 것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원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당사자 사이에는 이 사건 약정이 불공정한 법률행위로서 무효인지, 원고와 피고 사이에 토지대금 지급시기에 관한 연장 합의가 있었는지 등에 대하여만 다투어졌을 뿐,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이 있었는지 등은 전혀 쟁점이 되지 않았다"며 "원심은 이에 관해 피고에게 의견진술의 기회를 주거나 석명권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원심은 이 사건 약정에 관한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와 관련해 원고에게 입장을 밝힐 것을 촉구하고, 필요한 경우 이에 관한 증거를 제출하거나 신청하게 할 기회를 부여했어야 한다"며 "그런데도 단순히 피고의 이행제공 여부에 관한 주장·증명이 없었다는 이유로 원고가 이행지체로 인한 채무불이행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은 피고가 전혀 예상하지 못한 법률적인 관점에 기초한 예상 밖의 재판으로 피고에게 뜻밖의 불이익을 주었을 뿐 아니라 석명의무를 다하지 않아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
성명의무위반
석명권
이세현 기자
2017-11-13
민사소송·집행
[판결](단독) 재판부에 “청구원인 확실히 해달라” 석명요청하고 항변했다면
피고가 원고의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하다며 재판부에 석명을 구하고 가정적으로 항변했다면,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이 있다고 보고 그 부분을 확실히 판단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건설업체 A사 대표이사인 B씨는 2005년 회사 부사장을 통해 C씨를 소개받았다. C씨는 B씨에게 "서울 서대문구 OO동 일대에 주거환경개선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라며 자신이 주민대표도 잘 알고 있다면서 사업을 수주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C씨는 2005년 7월 B씨에게 주민대표 등이 A사에 정비사업을 맡기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공사도급약정서를 건넸다. A사 측은 사업 수주대가로 C씨에게 5000만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당시 주거환경개선사업은 시행이 확정된 상태도 아니었고, 약정서에 찍힌 주민대표의 인장도 가짜였다. 2006년 3월 뒤늦게 사실을 알게 된 A사 측은 C씨를 상대로 부당이득금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1심은 증거부족을 이유로 원고패소 판결했다. 그러나 2심은 "C씨는 A사가 사업을 수주할 수 없다는 사정을 알고도 계약서를 건네고 대가를 요구했다"며 "5000만원을 반환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이를 파기했다. "원심에 소멸시효 항변에 관한 판단이 누락됐다"는 C씨의 주장을 받아 들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A사가 "5000만원을 달라"며 C씨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2017다865)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최근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주요사실에 대한 주장은 당사자가 이를 직접적으로 명백히 한 경우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변론을 전체적으로 관찰해 그 주장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도 주요사실의 주장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청구원인에 관한 주장이 불분명한 경우 그 주장이 무엇인지에 관해 석명을 구하면서 가정적으로 항변한 경우에도 주장이 있는 것으로 보아 그 부분을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씨의 소송대리인은 재판과정에서 'A사의 주장대로 C씨가 A사를 기망해 돈을 편취했다면 A사는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는데도 부당이득을 청구하고 있는 것은 아마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소멸시효 3년이 지난 것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재판부에 청구원인이 무엇인지를 밝혀달라고 석명을 요청했다"면서 "이에 A사는 다음 변론기일에 '피고에 대한 청구는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 청구의 성격을 모두 가진다'고 답했는데, 이 같이 피고(C씨)가 소멸시효 완성을 가정적으로 항변하고 원고(A사)가 이에 재항변까지 했으므로 피고는 소멸시효 항변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따라서 원심은 원고의 손해배상채권이 피고의 주장과 같이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에 관해 판단했어야 하는데, 이에 대해 아무런 판단을 하지 않아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소송
소멸시효
항변
이세현 기자
2017-10-12
1
2
3
4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