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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코로나19 확산에도 골프 친 공공기관 간부 해임 적법"
코로나19 확산 당시 방역지침을 어기고 골프를 친 공공기관 간부를 해임한 공단의 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5부(윤강열, 정현경, 송영복 부장판사)는 19일 A 씨가 한국교통안전공단을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2022나2024641)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1심을 뒤집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의 직원으로 30년 가까이 일한 A 씨는 공단을 퇴직한 뒤 상임이사(기획본부장)로 임명됐다. 이후 정부가 2020년 1월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경계(3단계)'로 격상하자, A 씨는 '코로나 대응방안 대책단장'을 맡았다. 정부는 같은 해 2월 재차 코로나19 위기경보 단계를 '심각(최고 단계)'으로 격상하고 대구, 경북 지역 내 불필요한 일회성,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하라고 공지했다. 대책단도 각 부서에 모든 회의와 출장, 행사 등 외부 활동을 제한하고 사적 모임을 가급적 취소하라는 등의 지시를 내렸다. 하지만 A 씨는 2020년 3월 김천에 있는 한 골프장에서 공단 직원들과 골프 모임을 했고, 골프장 방문객 중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A 씨도 격리 대상자가 됐다. A 씨는 공단에 골프장 방문 사실을 숨기고 '마트에 방문했다'는 내용으로 허위 경위서를 냈다. 이후 A 씨는 같은 달 말에도 직원들과 다시 골프 모임을 가졌다. 하지만 이 같은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지자 공단은 같은 해 6월 공단은 A 씨를 해임했다. A 씨는 "해임에 절차적 및 실체적 하자가 있다"라며 해임의 무효와 함께 미지급 보수를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은 2022년 6월 "공단의 해임 처분은 징계재량을 일탈하고 남용한 것"이라고 판단해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2심은 공단과 상임이사 A 씨 사이의 법률관계는 근로기준법이 적용되는 '근로관계'가 아닌,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에 따른 '이사 위촉관계'라며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해임은 '징계해고'가 아니라 위임 또는 위임 유사 계약인'상임이사 경영계약'의 해지"라며 "해임의 적법·위법 여부는 '상임이사 경영계약 해지에 계약상 또는 법률상 근거가 있는지'를 따져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A 씨는 이 사건 해임 이전에 해임사유를 통지받아 알고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의견 제출 기회 등을 보장받았다"며 해임 처분의 절차적 하자를 인정하지 않았다. 또 "A 씨에 대한 해임은 계약상 해지 근거인 성실의무·품위유지 의무 위반,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는 경우로서 적법하다"며 "A 씨의 직위·직급, 지역적 상황을 고려하면 공단의 지시를 불이행하고 나아가 허위의 경위서를 제출한 것은 일반 직원이 같은 행위를 한 것과 달리 평가되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A 씨는 비위사실 당시 공단의 코로나 대책단장이었는데, 스스로 전 부서에 '단체 회식 자제'와 '외부 활동 제한' 등의 지침을 내렸다"며 "해당 지침에 따르면 자가 격리 발생 시 사실대로 경위서를 작성해야 하는데도 A 씨는 이를 두 차례나 어기고, 경위서도 허위로 작성해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A 씨로 인해 공단을 질타하는 언론보도가 33건에 걸쳐 이뤄지고, 공단은 사과·사죄 논평을 내는 등 대외적인 명성과 신뢰가 크게 저하됐다"며 "코로나 대책단장으로서 명령과 지시를 스스로 어기고 허위의 경위서를 제출하는 고위 임원에게 공단 직원들의 신뢰와 복종을 기대하기는 어렵고, 이는 다른 해지 사유인 '직무수행에 현저히 지장이 있는 경우'에도 부합한다"고 했다. 서울고법 관계자는 "공단의 고위직 임원이 전 부서에 내린 지시를 스스로 어기고 거짓 해명까지 해 기관의 위신을 크게 실추시킨 비위사실을 적법한 해임 사유로 보고 고위직 임원에게 보다 엄정한 의무와 기준을 적용한 판결"이라고 말했다.
해임
코로나
이용경 기자
2023-05-19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 낚시 준비하다 유실 지뢰 폭발… 법원 "국가가 배상해야"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다 유실 지뢰가 폭발해 상해를 입은 시민에게 국가가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폭발한 지뢰가 설령 북한군 지뢰라 하더라도 국가가 폭발물을 제거하고 경계표지를 설치하는 등 위험 방지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2단독 최성수 부장판사는 지난 11일 A 씨와 가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1가단5239250)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 씨는 2020년 7월 김포대교 북단 한강변에서 낚시를 준비하던 중 낚시 의자를 땅에 놓다 유실된 지뢰를 건드려 폭발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A 씨는 혈흉과 심장 손상 등의 상해를 입었다. 국립과학수사원에 따르면, 폭발물의 종류는 북한에서 사용하는 PMN-1 대인지뢰인 것으로 감정됐다. 사고 지역은 2020년 7월까지 육군 관할구역이었는데, 사고 지역 인근에서는 그 이후에도 2020년 9월에만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된 것으로 조사됐다. A 씨는 "폭발한 지뢰는 국군이 매설한 것이므로, 국가가 군용 폭발물 유실 책임을 진다"면서 2021년 9월 소송을 냈다. 최 부장판사는 "A 씨 등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해당 지뢰가 국군이 매설한 것이라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다"며 "오히려 해당 지뢰는 북한이 사용하는 지뢰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재해를 예방하고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할 의무가 있으며,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의무가 있다"며 "그 직무의 원활한 수행을 위해 국방 관련 제반 법령에 따라 여러 권한이 부여돼 있는바, 국군은 국가나 북한 혹은 제3국 등 어느 주체가 설치한 것인지 여부와 관계 없이, 예견 및 회피 가능한 범위 안에서 국민의 안전에 치명적 위험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지뢰 등 군용폭발물로 인한 재난을 예방·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지뢰 등 특정 재래식무기 사용 및 이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7조 제1항은 지뢰로 인해 민간인에게 피해를 줄 수 있는 지역을 관할하는 군부대의 장은 그 지뢰 지역의 주위에 별표의 요건을 갖춘 경계표지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며 "사고 지역 인근에서 두 차례 국군이 사용하는 M14 대인지뢰가 발견되는 등 이번 사고 지역은 지뢰 지역에 해당한다 할 것인데, 사고 현장에는 이러한 경계표지가 설치돼 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사고 발생 전부터 이미 집중호우 등으로 지뢰 등 군용폭발물이 유실돼 강화도, 임진강변, 한강변 등 부유물 접안지역에서 지뢰로 추정되는 폭발 사고가 다수 발생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군인공무원들은 이러한 점을 충분히 알았거나 알 수 있었으므로, 지뢰 폭발 사고 발생 지역 인근인 이번 사고 지역에 지뢰가 있었을 가능성에 대해 예견가능성이 있었다 할 것이고, 이들이 지뢰 수색, 제거 작전을 실시하지 않은 이상 국민의 생명과 신체의 안전을 보호할 직무상 의무를 다했다고 할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고 지역 관할 군부대 장을 포함한 군인공무원들에게는 지뢰 폭발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경계표지 설치, 지뢰 수색, 제거 등 필요 조치를 취하지 않은 과실이 있다"며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에 따라 공무원들의 과실에 의한 위법한 직무집행으로 인해 A 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사고 지역은 하천환경 정비사업 등으로 인해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고 있었고, 낚시 금지구역에 포함된다"며 "A 씨는 이 같은 출입 통제, 낚시 금지에도 불구하고 사고 지역에 출입했고, 사고 지역에서는 이전에 지뢰 폭발 사고가 발생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춰 국가의 책임을 70%로 제한한다"고 했다. 최 부장판사는 사고 당시 70세이던 A 씨의 일실수입 주장을 배척하고, 재산상 손해액으로 치료비 1200여만 원 중 70%인 800여만 원으로 산정했다. 이후 제반 사정을 고려해 국가가 위자료로 A 씨에게 3200만 원을, 배우자 B 씨에게 2000만 원을, 두 자녀에게 각각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했다.
지뢰
국가배상
경계표지
군용폭발물
이용경 기자
2022-07-30
민사일반
부동산·건축
[판결](단독) 건물 사이 외벽에 설치된 실외기 소음·열기, 인근점포 영향 미치더라도
건물 사이 외벽에 설치된 에어컨 실외기에서 발생한 소음과 열이 인근 점포에 영향을 미치더라도 수인한도를 넘지 않는 한 철거를 요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21부(재판장 홍승면 부장판사)는 지난달 19일 A씨 등이 B건물 관리단과 C씨 등을 상대로 낸 시설물철거 청구소송(2022나2003835)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원고패소 판결했다. 이웃 토지의 통상용도에 적당한 때에는 인용해야 A씨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B건물 1층 점포들 가운데 1개 점포의 3분의 1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A씨는 공유자들과 함께 이 점포를 분양받고 자신들의 점포를 B건물과 옆 건물 사이에 설치돼 있던 정원 형태의 공간까지 옆으로 확장해 해당 공간을 차지하는 불법증축물을 설치했다. B건물 내 다른 점포 소유자인 C씨 등은 A씨 등이 설치한 불법증축물 위에 관리단이 설치한 철제구조물을 이용해 냉난방기의 실외기를 설치하고 사용했다. 그러자 A씨 등은 "철제구조물과 함께 실외기를 설치한 것은 구분소유자 공동의 이익에 어긋나는 행위를 한 것"이라며 "실외기에서 발생하는 소음과 열로 점포에 관한 소유권이 방해받고 있다"며 실외기 및 철제구조물의 철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B건물 관리단은 대표위원회 회의에서 '상가 실외기 이전설치에 따른 실외기 고정시설물 설치의 건'을 의결해 실외기 및 철제구조물을 외벽 부분에 설치한 것"이라며 "외벽 부분은 옆 건물과의 경계 부분으로 건물 전체의 미관을 침해할 여지가 가장 적은 곳"이라고 밝혔다. 이어 "게다가 경계 부분에는 B건물 전체의 배기 및 급기 시설이 설치돼 있고 일부 조경 공사만 이뤄졌을 뿐 통로로 사용되는 공간도 아니어서, 외벽 부분은 구분소유자들에게 가장 피해가 적은 곳으로 보인다"며 "실외기는 B건물 소유자들이 상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시설이고, 공용부분의 관리를 위해서 필요한 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인근점포 주인 패소 판결 또 "해당 외벽 부분이 아닌 다른 외벽 부분에도 실외기가 일부 설치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A씨 등이 요구하는 각 실외기와 철체구조물의 철거는 오랫동안 허용된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공용부분 사용에 대한 이해와 충돌되는 등 그 보존권의 행사가 다른 구분소유자들의 이익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외벽 부분에 설치된 실외기 수가 상당해 적지 않은 소음과 열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기는 하나, 이웃 거주자 소음 등이 이웃 토지의 통상 용도에 적당한 것인 때에는 이를 인용할 의무가 있다"며 "A씨 등이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각 실외기로 인한 소유권 방해의 정도가 사회통념상 수인한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인정하기엔 부족하다"고 판시했다.
시설물
실외기
수인한도
한수현 기자
2022-06-07
민사일반
[판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소송 패소한 일본에 배상금 강제집행은 적법"
법원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패소한 일본으로부터 배상금을 강제집행 하는 것은 적법하다는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민사51단독 남성우 판사는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재산명시 신청사건(2021카명391)에서 최근 "채무자는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재산명시기일에 제출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지난 9일 이 재산명시 결정 등본을 일본에 발송했다. 재산명시 신청이란 재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빚을 갚지 않는 채무자의 재산을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신청하는 제도로서, 민사집행법 제61조 등에서는 법원이 재산명시 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 채무자에게 재산상태를 명시한 재산목록을 제출할 것을 명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남 판사는 "대한민국 헌법 제40조에서 입법권은 국회에 속함을, 제66조 4항에서 행정권은 대통령을 수반으로 정부에 속함을, 제101조 1항에서 사법권은 법관으로 구성된 법원에 속함을 각 정하고 있다"며 "이와 같이 삼권분립이 헌법에 규정돼 있는 취지는 행정부, 입법부, 사법부가 본연의 권한을 각자 행사하되 그 본연의 권한으로 서로를 견제하고자 함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확정판결에 따라 채무자에 대한 강제집행의 실시 이후 발생할 수 있는 대일관계의 악화, 경제보복 등의 국가간 긴장 발생 문제는 외교권을 관할하는 행정부의 고유 영역이고 사법부의 영역을 벗어나는 것이므로 이 사건 강제집행 신청의 적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고려 사항에서 제외하고 법리적 판단만을 해야 함이 마땅하다"고 했다. 또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이 조약에 해당하는 한·일 청구권 협정의 대상에 포함됐거나 한·일 청구권 협정에 의해 소구할 수 없게 됐음에도 불구하고 강제집행의 신청이 있었는지에 대한 쟁점과 관련해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일본 기업에 대한 위자료 청구권은 한·일 청구권 협정의 적용대상에 포함되지 않아 소구할 수 있다고 판단한 201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있었고,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 성격을 강제동원 노동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과 달리 볼 수 없으므로 채권자들의 손해배상청구권은 소구할 수 없거나 강제집행을 신청할 수 없는 권리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따라서 채권자들의 강제집행 신청이 비엔나 협약 제27조 전단에 반하는 것으로도 볼 수 없고, 2015년 위안부 합의는 국회의 동의를 거치지 않은 정부간 합의에 불과해 조약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비엔나 협약의 위반 여부와는 더욱 관계가 없다고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판사는 "채무자의 행위에 대해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이 사건의 본안 확정판결은 일본에 의해 한반도에서 자행된 반인도적 범죄행위가 국제 강행규범을 위반한 것으로 국가의 주권적 행위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국가면제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나, 소송비용 추심 결정은 UN국가면제 협약 제19조의 요건에 해당하지 않고, 비엔나 협약에 반하며, 강제집행이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채무자의 행위에 국가면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해 국가면제의 적용 여부에 관해 서로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다"면서 "국가에 의해 자행된 살인, 강간, 고문 등과 같은 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행위에 대해 국가면제를 인정하게 되면 국제사회의 공동의 이익이 위협받게 되고, 오히려 국가간 우호관계를 해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는 점, 어떤 국가가 강행규범을 위반하는 경우 그 국가는 국제공동체 스스로가 정해놓은 경계를 벗어난 것이므로 그 국가에 주어진 특권은 몰수됨이 마땅한 점 등을 종합해 보면 채무자의 행위는 국가면제의 예외에 해당해 이 사건 강제집행 신청은 적법하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본안소송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민사34부(당시 재판장 김정곤 부장판사)는 지난 1월 8일 "우리 국민인 원고들에게 계획적·조직적으로 광범위하게 자행된 일본제국의 반인도적 범죄행위는 국가의 주권적 행위라고 할지라도 국가면제를 적용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대한민국 법원에 일본에 대한 재판권이 있다"며 "일본은 원고들에게 각 1억원씩 지급하라"고 원고승소 판결했다. 그러나 줄곧 "국제법 위반"을 주장하며 무대응으로 일관한 일본은 항소하지 않았고, 1심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이후 위안부 피해자들은 지난 4월 일본으로부터 손해배상금을 강제추심으로 받아내기 위해 법원에 일본의 한국 내 재산을 공개해 달라고 신청했다. 하지만 일본이 우리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사법절차 일체에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재산명시 결정서를 송달 받더라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3월 같은 법원 민사34부(재판장 김양호 부장판사)는 이옥선 할머니 등 위안부 피해자 12명이 일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가합505092)에서 지난 1월 승소한 것과 관련해 "비엔나 협약 제27조 등 국제법 위반을 이유로 일본으로부터 소송비용을 추심할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강제집행
손해배상
배상금
위안부피해자
위안부
일본
이용경 기자
2021-06-15
민사일반
[판결] 'JSA 의문사' 고(故) 김훈 중위 유족, '늑장 순직 인정' 손해배상소송서 패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임무수행 중 의문사한 고(故) 김훈 중위 유족이 국가의 늑장 순직 처리에 따른 정신적 고통을 주장하며 손해배상소송을 냈지만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25일 김 중위의 아버지 등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20다262373)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 중위는 1998년 2월 JSA내 경계부대 소대장으로 임무를 수행하다가 총상을 입고 숨진 채 발견됐다. 하지만 현장감식이 있기 두 시간 전 사망 원인이 '자살'로 보고된 것이 알려지면서 당시 군 수사당국의 부실한 초동수사가 논란됐다. 대법원은 2006년 유족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조사활동과 수사의 기본원칙조차 지켜지지 않는 등 명백한 하자가 있어 위법하다"며 1차 수사의 위법성을 인정해 위자료 1200만원을 유족들에게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다만 당시 법원은 국가의 2, 3차 수사 위법성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국민권익위원회는 2012년 국방부에 김 중위에 대한 순직 인정을 권고했고, 국방부는 이에따라 2017년 8월 김 중위가 사망한지 19년 만에 순직처리했다. 이에 유족은 "국가의 순직처리 거부 또는 지연으로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며 5억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하지만 1심은 "당시 순직으로 추정된다는 직접적이거나 명확한 근거규정이 없는 상태에서 대법원으로부터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받은 2, 3차 수사과정을 통해 각 사망구분 결정이나 유지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인정될 정도로 위법하지 않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2심도 "순직처리를 지연할 행정청의 악의적인 동기나 의도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진상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조항이 없었고, 당시 뚜렷한 선례나 법령해석 지침이 없는 상황에서 바로 사망 구분을 순직으로 결정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대법원도 이날 "김 중위의 사망 구분을 심사했던 공무원들의 입장에서는 진상 규명 불능의 경우 이를 순직으로 인정할 직접적인 근거 조항이 없어 김 중위의 사망을 순직으로 결정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라며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JSA
의문사
중위
순직
정신적고통
손해배상
손현수 기자
2021-02-25
민사일반
[판결] '한·중 영상재판 활용한 감정증인 신문' 반영 판결 주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하늘길이 막히자 법원이 중국에 있는 중국법 전문가를 원격영상 방식으로 감정증인신문을 한 다음 이들의 의견을 반영한 판결을 내놔 주목을 끌고 있다. 전세계적인 전염병 창궐 상황에서 국경을 넘는 분쟁 사건의 해결을 위해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넘는 질높은 재판을 구현할 방법으로 영상재판을 통한 감정증인신문 활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33부(재판장 정재오 부장판사)는 A사 등 중국 보험사들이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낸 구상금 청구소송(2019나2054956)에서 "성도이엔지는 총 128억80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7월 성도이엔지의 자회사인 성도건설에 중국 우시 반도체 공장의 가스공급설비 설치 공사를 맡기는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가스 배관에서 화재사고가 발생해 공장 2500㎡(약 756평)가 불 탔다. SK하이닉스는 A사 등 중국 보험사에 10억6500만 달러(약 1조1700억원)를 보험금으로 청구했고, 5개 보험사는 SK하이닉스에 8억6000만 달러(약 9500억원)를 지급하기로 하고 손해배상청구권을 양도받았다. 이후 중국 보험사들은 중국에서 성도건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고, 중국법원은 성도건설에 보험사들이 SK하이닉스에 지급한 보험금 중 재물손해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이 판결이 확정되자 중국 보험사들은 우리나라 법원에 성도건설의 모회사인 성도이엔지를 상대로 1000억원의 구상금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서울고법 민사33부는 이 사건 심리를 위해 지난해 10월 26일 서초동 법원종합청사 서관 308호 법정에서 중국민법 전문가인 베이징대 류카이샹 교수와 중국인민대 장신보 교수 등을 원격영장재판방식으로 감정증인 신문을 진행한 뒤 최근 최종 판결을 내렸다<본보 2020년 10월 29일자 4면 참고>. 재판부는 우선 이 사건 판단의 기준이 되는 준거법을 중국법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계약은 당사자가 선택한 법에 의하므로 보험자의 보험금 지급에 따른 대위권 행사에 관해서는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 준거법으로 정한 중국법에 따른다"며 "화재사고가 발생한 장소로서 불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되는 곳은 중국이므로 성도건설 직원들의 불법행위에 대한 성도이엔지의 사용자책임에 관해서는 중국법이 준거법이 된다"고 밝혔다. 이번 재판에서는 또 성도건설의 대표자 등이 모회사인 성도이엔지의 지휘·관리·감독을 받는 중국법상 용공관계(用工關係)에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중국법에서는 노동계약의 당사자로 우리법에서 말하는 사용자에 해당하는 용인단위(用人?位)와 근로자에 해당하는 노동자가 있다. 보험사들은 성도건설이 성도이엔지와 용공관계에 있으므로, 중국 침권책임법상 용인단위 책임 규정에 따라 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중국 침권책임법 제34조는 '용인단위의 공작인원이 공작 업무 집행으로 인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 용인단위가 권리침해책임을 부담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며 "이 규정에 따른 용인단위 책임은 피용자의 침권행위에 대해 고용자의 책임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용인단위 책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용인단위에 해당할 것 △침해행위자가 용인단위의 공작인원일 것 △공작인원의 침해행위가 용인단위의 공작임무 수행으로 인한 것일 것 △공작인원이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 해당할 것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중국 회사가 아닌 외국 회사도 중국법상 용인단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였다. 이 때문에 재판부는 중국민법 전문가인 중국인 교수 2명을 영상재판 방식을 통해 감정증인신문 했다. 당시 재판부는 "중국내에서 합법적으로 고용관계를 체결 할 수 있는 외국회사도 용인단위가 될 수 있냐"고 질문을 했고, 감정증인으로 채택된 베이징대 류카이샹 교수는 "중국노동법과 노동계약법 등에 따르면 용공관계를 인정함에 있어서 원칙적으로는 중국경내 기업이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중국의 침권책임법에서 용인단위의 주체에 대해 해석할 때는 경내(국내)인지 경외(국외)인지 구분이 없다"며 "(외국기업도)침권 책임법에 따른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여 "침권책임법은 중국의 민사기본법에 해당해 '용인단위'의 의미는 노동계약법이 아닌 민법총칙에서 정한 의미로 이해함이 타당하므로 경내 기업에 국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어 성도건설의 임직원들이 실질적으로 성도이엔지의 업무를 수행하는 등 용공관계의 존재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성도건설과 성도이엔지는 완전모자회사 관계로서 기업집단을 구성해 경영전략을 공유하고 기업집단의 본부라고 할 수 있는 모기업인 성도이엔지가 100% 주주이자 중첩적 경영진 구성을 통해 성도건설의 주요 경영 판단에도 영향력이 있었다"며 "그러나 기본적으로 각기 다른 나라에 설립된 별도 법인으로서 이 사건 화재사고에 이르기까지 수년 동안 원칙적으로 각 사업과 자산을 독립적으로 운영해 온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공사는 성도건설이 SK하이닉스와 체결한 계약에 따른 것으로서 성도건설은 중국 내 관련 면허를 보유하고 자체의 물적·인적 설비를 기반으로 여러 근로자들을 사용해 공사를 수행했다"며 "성도이엔지가 성도건설의 100% 주주로서 결과적으로 성도건설의 성장과 경영 수익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것은 지분의 소유관계와 기업집단 구성에 따른 것이지 공사 근로자들의 업무 수행의 이익이 직접 성도이엔지에 귀속된 것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 회사법상 성도이엔지와 성도건설의 연대책임을 일부 인정했다. 성도건설은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직후 성도이엔지에 거액을 배당했는데, 이를 배상채무 회피로 본 것이다. 재판부는 "성도건설은 화재 사고 이전에는 정기적인 이익배당이 실시된 바가 없다"며 "2013년도에 성도건설이 특히 많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대규모 화재사고가 발생해 직원들이 소방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었고, SK하이닉스로부터 배상청구 예고를 받은 상황이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성도이엔지가 기존에 투여한 자금을 회수하기 위한 필요가 있었더라도 이처럼 거액의 이익배당을 서둘러 결정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며 "화재사고로 인한 채무를 회피하고자 하는 목적이 개입됐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성도이엔지는 성도건설을 지휘·감독하는 사용관계에 있다고 판단해 사용자 책임이 인정되므로 성도이엔지는 중국 보험사들에게 100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중국법
성도이엔지
중국
보험
박미영 기자
2021-02-01
노동·근로
민사일반
[판결] 대법원 전합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위법"
박근혜정부 당시 해직교사를 조합원으로 인정한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한 것은 부당하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이 나왔다. 노동조합법에서 규정·위임하지 않은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시행령으로 정한 것은 헌법상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는 취지다. 2013년 소송이 시작된 지 7년, 사건이 대법원에 올라간 지 4년만에 나온 결론으로, 전교조 합법화 길이 열렸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3일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취소소송(2016두32992)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고용노동부는 2013년 10월 해직 교사 9명을 노조에서 배제하라는 시정 요구를 이행하지 않았다며 전교조에 법외노조 통보처분을 했다. 조합원 자격을 현직 교사로 제한하는 교원노조법에도 불구하고 전교조에 일부 해직교사가 조합원으로 활동하고 있어 합법적 노조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교원노조법 제14조와 노동조합법 제2조는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또 교원노조법 시행령 제9조와 노조법 시행령 제9조는 '설립신고 이후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이 허용된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은 시정요구를 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은 노동조합에 대하여 법외노조임을 통보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상고심에서는 노동조합법 시행령으로 정하고 있는 '법외노조 통보 제도’가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돼 무효인지 여부가 쟁점이 됐다. 재판부는 "법외노조 통보는 형식적으로는 노동조합법에 의한 특별한 보호만을 제거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약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설립된 노동조합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는 아직 법상 노동조합이 아닌 단체에 대한 설립신고서 반려에 비해 그 침익성이 더욱 크기 때문에 강력한 기본권 관련성을 가지는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서는 법률에 분명한 근거가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노동조합법은 설립신고서 반려에 관해서는 직접 규정하면서도, 그보다 더 침익적인 법외노조 통보에 관해서는 아무런 규정을 두지 않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시행령에서 규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지도 않다"며 "그런데도 노동조합법 시행령은 '법외노조 통보 제도'를 규정했는데, 이는 법률이 정하고 있지 않은 사항에 관해, 법률의 구체적이고 명시적인 위임도 없이,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에 대한 본질적인 제한을 규정한 것으로 법률유보원칙에 반해 무효"라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해당 시행령 조항에 기초한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를 상실해 위법하다"며 원심을 파기했다. 이에 대해 김재형 대법관은 "노동조합과 관련이 없는 제3자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할 수는 없고, 한때 근로자였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해직자를 조합원으로 받아들일 수도 없다"면서도 "그러나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고된 근로자의 조합원 자격을 부정하고, 이를 이유로 해당 노동조합의 법적 지위까지 박탈해서는 안 된다"는 별개의견을 냈다. 김 대법관은 "전교조는 교원과 무관한 제3자의 조합원 가입을 허용하거나, 모든 해직 교원의 조합원 자격을 제한 없이 인정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조합원으로 활동하다가 해직된 교원의 조합원 자격이 유지되도록 하고 있을 뿐"이라며 "전교조에 대한 법외노조 '통보'의 당부를 판단하기에 앞서 전교조를 '법외노조'로 보는 것 자체에 잘못이 있다. 따라서 전교조가 법외노조임을 전제로 한 통보는 위법하다"는 논리를 펼쳤다. 안철상 대법관도 별개의견을 통해 "전교조가 법을 위반한 것은 명백하고, 그 위반사항에 대한 시정명령과 시정요구까지 거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세계 보편적 기준은 해직 교원의 교원 노동조합 가입을 허용하는 것으로 정립되어 있다"며 "전교조가 해직 교원을 조합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사정만으로 전교조의 노동조합으로서의 법적 지위 자체를 박탈할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이기택·이동원 대법관은 반대의견을 냈다. 두 대법관은 "법외노조 통보처분의 근거가 된 법령의 규정은 매우 일의적이고 명확하므로 다른 해석의 여지가 없다"며 "(전교조는) 설립 후 활동중인 노동조합이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사실이 밝혀졌고, 이에 대한 행정관청의 시정요구에도 응하지 않았으므로, 행정관청은 노동조합에게 재량의 여지 없이 법외노조임을 통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다수의견은 완벽한 법체계를 애써 무시하면서 입법과 사법의 경계를 허물고, 법률 규정에 관한 분명한 해석을 회피한 채 시행령 조항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있다"며 "시행령 조항은 모법인 노동조합법의 구체적 위임이 없더라도 적법·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법이 정한 요건은 지키지 않으면서 그 요건을 충족했을 경우 주어지는 법적 지위와 보호만 달라는 식의 억지 주장이 받아들여지는 법체계는 법치주의에 기반한 현대 문명사회에서 존재한 바 없고 앞으로도 있어서는 안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1,2심은 "전교조가 교원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한 것은 분명하다"며 "'근로자가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면 노조로 보지 않는다고 규정한 노동조합법에 따라 노동부 처분은 법률에 근거한 행정규제로 볼 수 있다"며 전교조에 패소 판결했다. 전교조는 이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고, 대법원은 사건이 접수된 지 3년 10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이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심리해왔다. 한편 같은 날 대법원 특별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전교조가 고용노동부 장관을 상대로 낸 법외노조 통보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2016아1011)은 기각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본안사건인 전합 판결은 법외노조 통보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을 파기한 것일 뿐이고, 전교조가 낸 가처분 신청은 기각됐다"며 "따라서 현재 전교조는 법외노조로서 법적 지위에는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전교조
해직교사
법외노조
노동조합법
손현수 기자
2020-09-03
민사일반
[판결](단독) 터널·경전철 공사로 소음 피해… 인근 사우나 운영자에 배상해야
터널 및 경전철 건설공사 등으로 6개월간 소음피해를 입은 공사장 인근 사우나에 시행사인 지방자치단체와 시공사가 5500만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6부(재판장 허명산 부장판사)는 사우나를 운영 중인 A씨와 B씨가 서울시와 C사, D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합506430)에서 "서울시 등은 A·B에게 5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서울시 관악구에서 사우나를 운영하고 있는 A씨 등은 2018년부터 인근에서 진행 중인 터널 및 경전철 건설공사에 따른 소음 피해에 시달렸다. 터널공사는 사우나에서 400m, 경전철 공사는 불과 50m 떨어진 곳에서 이뤄졌다. A씨 등은 공사장에서 진행되는 발파 작업 등으로 대형사고가 우려될 뿐만 아니라 소음 피해가 막심하다며 민원을 제기했지만, C사 등에 대한 행정조치 등이 이뤄지지 않자 "2억1000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사우나와 공사 현장이 상당히 가깝고 터널공사의 경우 발파공정 기간이 약 3개월, 경전철공사도 약 6개월 이상으로 상당히 길어, A씨 등은 물론 사우나 이용객들이 소음을 견디기가 더욱 힘들었을 것으로 보인다"며 "사우나 내부에서 소음측정을 한 결과 소음·진동 규제기준을 여러차례 초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서울시 관악구 공무원은 규제기준에 따라 사우나 외부 부지경계선 중 소음도가 높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점에서 지면 위 1.2m 높이에서 소음측정을 했고 소음기준을 넘지 않는 결과에 따라 행정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이 같은 조치가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와 공사를 시행한 C사, D사 등은 소음으로 인한 A씨 등의 영업상 손해액인 55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터널
건설공사
소음피해
박미영 기자
2020-08-20
민사일반
[판결](단독) 임직원이 빼돌린 8억9000만원 6년만에 되찾다
정보통신 사업을 지원하는 준정부기관인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 임직원들이 용역과제 수행업체 등을 이용해 사업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정부출연금을 빼돌렸다가 거액의 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진흥원은 이들 임직원을 상대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가 1심에서 패소하자, 항소심에서 이들이 근로계약상 요구되는 근로자의 의무를 위반했다며 청구원인을 소멸시효가 더 긴 채무불이행으로 변경한 것이 주효했다. 서울고법 민사19부(재판장 견종철 부장판사)는 한국정보통신산업진흥원이 A씨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나2022621)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A씨 등은 진흥원에 8억9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승소 판결했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임직원인 A씨 등은 2012년 진흥원이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실시하는 연구용역사업 과제에 참여한 업체를 이용, 사업비를 부풀리는 수법으로 8억9000만원을 빼돌렸다. 2016년 A씨 등은 업무상 배임, 뇌물 등의 혐의로 기소돼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고, 진흥원은 2018년 8월 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정보통신진흥원, 2012년 ‘배임·뇌물혐의’로 기소 재판과정에서는 소멸시효가 쟁점이 됐다. 1심은 진흥원이 A씨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했지만 불법행위 관련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판단했다. 민법 제766조 1항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의 청구권은 피해자나 그 법정대리인이 그 손해 및 가해자를 안 날로부터 3년간 이를 행사하지 아니하면 시효로 인하여 소멸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A씨 등에 대한 형사사건 1심 판결이 선고된 2014년 12월로부터 3년이 훨씬 지난 2018년 8월에 손해배상소송이 제기돼 A씨 등에게 불법행위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것이다. 유죄 확정 판결 3년 뒤 손배소 시효소멸로 패소 진흥원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그러면서 손해배상청구 원인을 불법행위에서 채무불이행을 원인으로 한 손해배상으로 변경했다. A씨 등이 고용주인 진흥원과의 관계에서 소속 근로자로서 지켜야 할 의무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민법 제162조 1항은 채무불이행 책임과 관련한 소멸시효를 10년으로 규정하고 있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은 진흥원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A씨 등은 진흥원과의 근로계약에 따라 공정한 직무수행과 부당이득 수수금지는 물론 진흥원에 대한 충실의무가 있다"며 "A씨 등은 진흥원에 대한 업무상 배임행위를 하거나 묵인하고 그 이익을 분배받음으로써 진흥원과의 근로계약을 위반했다고 봄이 타당하며 그로 인해 진흥원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항소심서 근로계약 위반으로 변경 배상 인정받아 이어 "진흥원은 윤리경영추진위원회, 윤리경영실무위원회 등을 운영하며 반부패청렴교육, 공익신고제도 등 임직원의 부패행위를 경계하고 이에 대비한 정책을 기획·실시했다"며 "A씨는 사업 담당자로 진흥원을 대신해 수행업체들을 관리·감독할 의무가 있음에도 공모했고, B씨는 자신의 배임행위를 적극 은폐하고자 했으므로 진흥원으로서는 A씨 등의 잘못을 적발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설령 진흥원 측에 A씨 등에 대한 감독을 소홀히 한 과실이 있다고 하더라도, A씨 등은 청렴서약서까지 작성하고도 진흥원의 부주의를 이용해 고의적으로 배임행위를 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취득했다"며 "A씨 등은 근로계약을 위반하면서 교부받은 금액 상당을 배상할 책임이있다"고 판시했다.
근로계약
불법행위
배임
뇌물
소멸시효
박미영 기자
2020-04-09
민사일반
[판결] 30년전 지자체 쓰레기 불법 매립 피해 '소유권 침해' 아냐
30여년 전 지방자치단체가 불법 매립한 쓰레기로 인접 토지 소유자가 입은 피해는 '손해'일 뿐 소유권을 '침해'하는 것은 아니라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소유권 침해에 대한 방해배제청구, 즉 쓰레기 제거 등 원상복구 요구는 할 수 없다는 취지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장모씨가 김포시를 상대로 낸 매립물 제거 등 청구소송(2016다205540)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취소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김포시는 1984년부터 1988년까지 양촌읍 누산리 하천 일대를 쓰레기 매립장으로 사용했다. 이후 장씨는 2010년 쓰레기 매립지와 경계를 같이하는 인접 토지에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는데, 땅을 파보니 비닐과 천 등 폐기물이 매립돼 있었다. 이에 장씨는 "김포시가 쓰레기 매립지 인접 토지에도 무단으로 쓰레기를 매립해 자신의 소유권을 위법하게 침해했다"며 "쓰레기를 모두 제거하고 원상복구하라"며 소송을 냈다. 장씨는 또 "원상회복이 불가능할 경우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 1억5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장씨 땅에 매립된 생활쓰레기는 매립된 후 30년 이상 경과했고, 그 사이 각종 쓰레기가 주변 토양과 뒤섞여 토양을 오염시키고 토양과 사실상 분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혼재되어 있다"며 "이러한 상태는 과거 김포시의 위법한 쓰레기 매립행위로 인해 생긴 결과로서 토지 소유자인 장씨가 입은 손해에 불과할 뿐, 생활쓰레기가 현재 장씨 소유권에 대해 별도의 침해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라 볼 수 없으므로 장씨의 방해배제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고 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판결은 장씨의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는 인용될 수 없다는 뜻"이라며 "대법원은 장씨가 (예비적으로 청구한) 손해배상청구가 인용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1심은 "소유권에 기한 방해배제청구권은 현재 계속되고 있는 방해의 원인을 제거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므로 법익 침해가 이미 종료된 경우라면 그로 인한 손해의 배상만 구할 수 있을 뿐 직접 그 방해결과의 제거를 내용으로 해서는 안 된다"며 "과거 쓰레기 무단매립으로 인해 장씨가 손해를 입었을 뿐 소유권을 지속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상회복을 구하는 장씨의 주장은 이유없다"고 했다. 이어 "김포시는 무단폐기물 매립으로 장씨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도 "1988년 쓰레기 매립지 사용을 종료한 뒤 10년이 경과한 후 제기된 소송이므로 손해배상 청구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김포시가 매립한 쓰레기가 현재도 땅 속에 존재한다"며 "비록 김포시의 쓰레기 매립행위가 종료됐다 하더라도 매립한 쓰레기가 땅 속에 계속 존재하는 이상 김포시는 장씨의 소유권을 방해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김포시는 장씨 땅 속에 존재하는 쓰레기를 모두 제거해 원상복구할 의무가 있다"고 밝혔다.
불법매립
쓰레기매립
소유권
손현수 기자
2019-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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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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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노동사기
사해행위취소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말소청구권을 피보전권리로 하는 부동산처분금지가처분을 할 때 납부하는 등록면허세의 과세표준 및 이와 관련한 문제점과 개선방안
김창규 변호사(김창규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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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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