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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결] 대법원 "일용근로자 월 근로일수, 22일 아닌 20일"
업무상 재해를 입은 일용근로자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기준이 되는 한 달 근로일수는 20일을 초과해 인정하기 어렵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연간 공휴일 증가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근로 여건 등을 근거로 들었다. 2003년 정했던 근로일수 기준(22일)을 21년 만에 이틀 줄인 것이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25일 근로복지공단이 삼성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구상금 청구 소송(2020다271650)에서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로 인정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대체공휴일이 신설되고 임시공휴일의 지정도 가능해져 연간 공휴일이 증가하는 등 사회적·경제적 구조에 지속적인 변화가 있었다"며 "근로자 삶의 질 향상과 일과 삶의 균형이 강조되는 등 근로 여건과 생활 여건의 많은 부분도 과거와 달라졌다"고 판단했다. 이어 "고용노동부가 매년 실시하는 '고용 형태별 근로실태 조사'의 고용 형태별·직종별·산업별 최근 10년간 월평균 근로일수 등에 의하면 과거 대법원이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 일수를 22일 정도로 보는 근거가 되었던 각종 통계자료 등의 내용이 많이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대법원은 2003년 도시 일용근로자의 월 가동일수를 22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정했지만, 21년 만에 20일을 초과할 수 없다고 견해를 변경했다. 다만 변화된 시대상황을 반영해 현재 적용될 수 있는 경험칙을 선언한 것으로 판례 변경에 해당하지 않는다. 따라서 반드시 전원합의체에서 종전 판례를 폐기하고 판결을 선고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 판결을 통해 모든 사건에서 월 가동일수를 20일로 인정해야 하는 것은 아니고 피해자가 적극적으로 증명한 경우에는 20일을 초과 인정될 수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 20일 미만의 월 가동일수가 인정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기준점이 월 가동일수 22일에서 20일로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만큼 향후 실제 실무례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보인다. '도시 일용근로자'란 기능을 필요로 하지 않는 일반 잡역에 종사하면서 단순 육체노동을 하는 사람을 뜻한다. 일실수입 산정 과정에서 많이 사용되는 개념이다. 일용직 근로자인 A 씨는 2014년 7월 경남 창원의 한 여관 철거 공사 현장에서 높이 28m의 굴뚝 철거 작업을 하던 중 떨어져 좌측 장골 등이 골절되는 상해를 입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고 A 씨에게 휴업급여 2억900여만 원, 요양급여 1억1000여만 원, 장해급여 약 3167만 원을 지급했다. 이후 공단은 해당 크레인의 보험자인 삼성화재를 상대로 7957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1심은 도시 일용노동자의 월 근로일수를 19일로 계산하고 삼성화재가 공단에 7118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항소심은 월 근로일수를 22일로 계산하고 1심보다 많은 7460만 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일용근로자
노동
가동일수
박수연 기자
2024-04-25
교통사고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당시에는 예상 못한 후발 손해 발생했다면
교통사고 당시 예상 못한 후발손해가 발생한 경우 후발손해 발생 확정 시점에 불법행위가 완성된다고 보아야 하기 때문에 후발손해발생일을 현가산정의 기준 시기나 지연손해금의 기산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첫 판결이 나왔다. 또 사고일로부터 시간적 간격을 두고 계속적 손해가 발생하는 경우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일시금으로 현가를 산정할 때, 사고일이 아닌 후발손해발생일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중간이자의 공제기간이 414개월을 초과해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이 제한된다면 과잉배상 방지를 위해 현가산정기준일을 후발손해발생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도 나왔다. 대법원 민사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달 16일 A씨가 삼성화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다289538)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B씨는 2010년 6월 승용차를 운전하다 보행자 A씨를 들이받아 우측 견봉골절 등 상해를 입혔다. B씨 차량의 자동자종합보험사인 삼성화재는 2012년 12월 A씨에게 손해배상금 1억1000만원을 지급했다. 또 삼성화재와 A씨는 이후 일체의 권리를 포기하고 민·형사상 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는 합의를 했다. 그런데 2014년 11월부터 A씨에게 갑자기 폭력성과 충동조절 장애가 나타났고, A씨는 이날부터 여명 종료일인 2062년 5월 2일까지 성인 여성 1명의 개호가 필요하게 됐다. 이에 A씨는 삼성화재에 개호비와 향후 치료비, 위자료 등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불법행위로 상해를 입었지만 후유증 등으로 불법행위 당시에는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후발손해가 새로 발생한 경우처럼 사회통념상 후발손해가 판명된 때에 현실적으로 손해가 발생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에는 후발손해 판명 시점에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성립하고, 지연손해금도 그때부터 발생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사건에서 개호비는 사고 당시 전혀 예상하지 못한 후발손해로, 2014년 11월 17일 무렵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봐야 해 이 날이 불법행위시로서 현가산정일과 지연손해금 부가의 기준일"이라고 판단했다. 이 사건에는 사고일과 후발손해 발생일 중 어느 때를 기준으로 현가를 산정하더라도 중간이자 공제기간이 414개월을 초과한다는 이유 등으로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이 제한되는 경우 현가산정일과 지연손해금 부가 기준일을 언제로 봐야 하는지도 쟁점이 됐다. 대법원은 종래 과잉배상을 방지하기 위해 호프만식 계산법을 이용할 때 호프만계수의 최댓값을 240으로 제한해야 한다고 판시해왔다. 재판부는 "현가산정의 기준시기를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과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월 단위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240을 넘게 돼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모두 240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중간이자를 공제한 금액이 서로 같아지게 된다"며 "결국 현가산정을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할 경우에는 항상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할 때보다 사고발생시부터 후발손해발생시까지의 기간만큼 지연손해금이 더 발생해 중간이자를 공제한 금액과 그 지연손해금의 합이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보다 많아지게 된다"고 했다. 이어 "이는 불법행위로 인해 장래에 예정된 손해의 현가액 산정에 있어 과잉·과소배상을 방지하고 정당한 배상액을 정하기 위한 손해액 조정의 기본 이념에 비추어 보더라도 허용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대법원 관계자는 "현가산정의 기준시기를 사고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과 후발손해발생시를 기준으로 하는 방법 중 어느 방법에 의하더라도 월 단위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240을 넘게 됨에 따라 그 수치표상 단리연금현가율이 얼마인지를 불문하고 모두 240을 적용해야 하는 경우 후발손해발생일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최초로 설시한 판결"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1,2심은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후유증
후발손해
교통사고
박수연 기자
2022-07-08
민사일반
소비자·제조물
[판결](단독) 안전요원·장비 갖추지 않은 놀이시설 업체
어린이를 위한 실내 놀이시설을 운영하는 업체가 인공암벽 시설에 안전 요원과 장비를 제대로 갖추지 않아 사고를 당한 어린이 이용객 측에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군의 부모가 어린이 놀이시설 업체인 B사와 C보험사 등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48844)에서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군(당시 6세)은 2019년 12월 어머니와 함께 서울의 한 어린이 실내 놀이시설을 찾았다가 그곳에 설치된 3~4m 높이의 인공암벽에서 점프하던 다른 아이에게 깔려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당시 시설 내부와 주변에 안전요원은 한 명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 A군의 부모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B사는 클라이밍장에 설치된 '인공암벽'에 대해 '어린이놀이시설 안전관리법'에 따른 안전인증 신청이나 설치 신고 등을 하지 않았고, 안전검사 기관으로부터 설치검사도 받지 않았다"며 "인공암벽 시설에는 낙상사고 또는 충돌사고 방지를 목적으로 하는 헬멧, 보호대, 안전로프 등의 아무런 안전 장비도 비치돼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원고 일부승소 판결 이어 "사고 당시 클라이밍장 내부와 주위에는 안전요원이 배치돼 있지도 않았다"며 "7명이 인공암벽을 이용하면서 동시에 여러 명이 인공암벽을 오르며 내려올 때는 점프하는 식으로 이용을 하고 있었고, B사로서는 어린이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인공암벽 놀이시설을 이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거나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사는 놀이시설을 설치·보존함에 있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어린이용 놀이시설의 운영자로서 아동들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업무상 보호조치 의무를 제대로 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며 "민법 제758조 1항의 공작물 하자에 의한 손해배상 또는 민법 제750조 일반 불법행위에 의한 불법행위자로서 A군 등에게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했다. 다만 "인공암벽 놀이시설은 일반 놀이시설에 비해 안전사고 위험성이 많지만, A군의 보호자는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별다른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러한 점을 감안해 B사 등의 책임을 90%로 제한하고, A군의 재산상 손해액을 기왕치료비와 향후 치료비·개호비 현가액 등을 합한 2400여만원에서 90%인 2100여만원으로 한다"고 했다. 또 "A군은 당시 사고로 골절상 등을 입어 추가 수술을 받아야 하고, 이로 인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한 채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다"며 "A군에 대한 위자료는 3000만원, A군의 부모에 대해서는 각각 500만원으로 정한다"고 판시했다.
어린이놀이시설
안전사고
공작물하자
이용경 기자
2022-05-02
민사일반
[판결](단독) 눈썰매장 안전사고… “업주, 5080만원 지급하라”
눈썰매장에서 난 안전사고로 중상을 당한 이용객들에게 썰매장 업주가 5000여만원의 배상책임을 물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5단독 조규설 부장판사는 A씨와 B씨가 눈썰매장 업주 C씨와 D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215042)에서 최근 "피고들은 공동해 A씨에게 180여만원을, B씨에게 49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 등은 2017년 크리스마스를 맞아 경기도에 있는 한 눈썰매장을 찾았다가 사고를 당했다. 슬로프에 있는 눈이 언 탓에 빠른 속도로 하강하며 안전펜스에 부딪친 것이다. 이 사고로 A씨는 얼굴과 갈비뼈에 타박상 등을 입었고, B씨는 발목이 꺾여 족관절 골절 등의 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 등은 소송을 냈다. 조 부장판사는 "이 눈썰매장은 배수가 원활하지 않은데 사고 전날 비가 와 기온이 낮아지는 등 슬로프가 얼어 눈썰매의 제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황이었음에도 적절한 안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슬로프 하단부는 눈으로 덮여있지 않고 상단에 비해 더 얼어있던 상태로 계속 가속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하단 안전펜스는 추운 날씨에 딱딱하게 돼 충격 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눈썰매장은 위험성에 비례해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 있었다"며 "이러한 하자로 사고가 발생했으므로 C씨는 민법 제758조에 따라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씨 등도 눈썰매의 제동방법을 정확히 숙지하고 속도를 제어해 자신의 신체를 보호할 주의의무가 있었지만, 이를 게을리해 사고 발생 및 손해 확대에 주요 원인이 됐다"며 "당시 다른 이용객들은 아무도 사고를 입지 않은 점 등을 참작해 C씨 등의 배상책임을 4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조 부장판사는 전치 4주의 발목 골절상을 입은 B씨의 노동능력상실률을 치료기간 중에는 100%로, 그 이후부터는 족관절의 운동범위 제한에 따라 12%로 인정했다. 그러면서 "전치 2주의 타박상 등을 입은 A씨에게는 재산상 손해 110여만원[=(휴업손해 100여만원+기왕치료비 170여만원)×40%]에 위자료 70만원을, B씨에게는 재산상 손해 4400여만원[=(일실수입 9400여만원+기왕치료비 1200여만원+향후치료비 470여만원)×40%]에 위자료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손해배상
안전사고
눈썰매
중상
이용경 기자
2022-03-07
민사일반
[판결](단독) 서울대공원 캠핑장 나무계단서 미끄러져 부상 당했더라도
서울대공원 캠핑장에 설치된 나무계단에서 미끄러져 다쳤더라도 시설관리자인 서울시에 배상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서울특별시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28366)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했다. A씨는 2017년 7월 가족들과 함께 서울대공원으로 1박 2일 캠핑을 떠났다. 당시 캠핌장에는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까지 비가 내렸는데, A씨는 밤 11시께 슬리퍼를 신고 캠핑장 부근에 있는 화장실을 이용한 뒤 돌계단 아래 나무계단으로 내려오다 미끄러졌다. 이 사고로 손목 골절상을 입은 A씨는 "화장실 사용 때 돌계단의 가파른 경사가 위험해 조명이 비치는 완만한 경사의 나무계단을 이용했는데 사고를 당했다"며 "나무계단에 미끄럼 방지 시설을 설치해야 함에도 하자를 방치한 서울시는 점유관리자로서 치료비 총 1200여만원과 정신적 고통에 따른 위자료 3000만원을 달라"고 2020년 7월 소송을 냈다. 김 판사는 "국가배상법 제5조 1항에 정해진 영조물의 설치 또는 관리의 하자란 영조물이 그 용도에 따라 통상 갖춰야 할 안전성을 갖추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면서도 "영조물이 그 기능상 어떠한 결함이 있기만 하면 설치 또는 관리에 하자가 있다고 할 수는 없고, 그 영조물의 용도와 설치장소, 이용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설치·관리자가 그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정도의 방호조치 의무를 다했는지에 따라 안전성 구비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사회통념상 안전성 갖추는 것으로 충분” 이어 "영조물의 설치·관리에 있어 완전무결한 상태를 유지할 정도의 고도의 안전성을 갖추지 않았다고 해서 하자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며 "이용자의 상식적이고 질서 있는 이용 방법을 기대한 상대적인 안전성을 갖추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나무계단의 용도와 설치장소, 사고 당시 A씨의 이용 방법과 상황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계단 모서리에 미끄럼 방지패드가 부착돼 있지 않다거나 계단 난간이 설치돼 있지 않은 상태에 있었다고 해서 설치·관리자인 서울시가 영조물의 위험성에 비례해 사회통념상 요구되는 방호조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부상
캠핑장
서울시
골절
캠핑
서울대공원
이용경 기자
2021-09-02
민사일반
[판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예측 여명기간 보다 오래 생존한 경우
교통사고 중상해 피해자가 손해배상과 관련한 화해과정에서 예측됐던 여명기간보다 더 생존해 추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경우 단기소멸시효의 기산점은 '최초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교통사고 피해자인 A씨 등이 보험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다11257)에서 원고일부승소 판결한 원심을 파기하고 원고패소 취지로 최근 사건을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2002년 4월 A씨는 운전 중 중앙선을 침범한 마을버스와 충돌해 경추 골절 등 큰 상해를 입고 마을버스 운전자의 보험사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신체감정에서 2002년 12월 '경추 골절 등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20%로 추정돼 4.982년의 여명이 기대된다'는 감정을 받았다. 이후 A씨는 2003년 12월 '3억3000만원을 지급받고 나머지 청구를 포기하며, 이 사고와 관련해 해당 지급 외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취지의 법원 화해권고 결정을 받아들였고, 2004년 1월 확정됐다. 그런데 A씨가 예상된 여명기간을 넘어 생존하게 되면서, A씨와 아내 B씨는 2012년 7월 보험사를 상대로 다시 5억9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소송을 냈다. 2012년 11월 소송과정에서 제출된 신체감정서에는 '경추부 척추 및 척수 손상으로 인해 사지마비의 영구장해가 예상되고, 여명은 8년으로 예상된다'고 기재돼 있었다. 보험사 측은 "이전 소송에서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을 담은 화해권고 결정이 확정됐으므로, 전 소송의 기판력에 의해 다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며 "설령 예상하지 못한 손해라 하더라도 사고 발생일로부터 여명 5년이 경과된 2007년 4월경 또는 A씨가 다시 병원으로부터 사지마비로 진단서를 받은 2009년 6월경에는 후발손해의 발생 사실을 알았을 것이기 때문에 A씨의 손해배상채권은 각 일자로부터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소멸됐다"고 주장했다. “청구 소멸시효 3년경과” 원고일부승소 원심파기 재판부는 "전문적인 감정 등을 통해 상해를 입은 피해자가 여명기간을 지나 계속 생존해 종전 배상 당시 예상할 수 없었던 새로운 손해가 발생한 경우 예측된 여명기간 내에 그 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는 사정이 생겼다면 그 때에, 그러한 사정이 발생하지 않고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나면 그 때에, 장래에 발생 가능한 손해를 예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종전 손해배상 범위 결정의 전제가 된 여명기간을 지나 피해자가 생존하게 되어 발생하는 손해로 인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부터 민법 제766조 1항에서 정한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예측된 여명기간 넘게 생존하게 되면서 예측됐던 여명기간을 지나 생존할 것을 예상할 수 있었다고 볼 아무런 자료가 없는 이상,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 장래에 발생할 손해를 예견할 수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그 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늦어도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지난 때로부터 소멸시효 기간이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앞서 1심은 "화해권고 결정에 일체의 권리를 포기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여명이 12년 이상 연장돼 추가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할 수 없었을 것이므로 A씨 측의 추가 소송은 이전 소송과 별개로서 기판력에 저촉되지 않는다"면서도 "여명기간 연장으로 인한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종전에 예측된 여명기간이 경과한 때로부터 진행하므로, 종전에 예측된 여명을 5년으로 산정해 사고 발생일, 신체감정서의 작성일 또는 화해권고결정 확정일 등의 기준으로 계산하더라도 이미 A씨의 소송 제기 당시에는 소멸시효 3년이 경과돼 A씨의 추가 손해배상채권은 소 제기 전에 이미 시효로 소멸했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2심은 추가 손해배상청구권이 발생한 날부터 날마다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함을 전제로 소 제기일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부분에 대해서만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고 판단해 "보험사 측은 2억27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2심은 "A씨의 추가손해배상청구권에 대한 소멸시효가 일률적으로 종전 여명종료일 다음날부터 진행해 그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모두 소멸하는 것으로 해석한다면, 보험사 측은 종전의 빗나간 여명예측결과로 인해 손해배상채무를 면하는 이익을 얻는 반면, A씨는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못받고 사망할 때까지 막대한 비용을 부담하는 가혹한 결과가 발생해 이는 민법 제755조 1항의 입법취지와 손해의 공평·타당한 분담을 목적으로 하는 손해배상제도의 이상에 현저히 반한다"고 밝혔다. 이어 "2002년 4월부터 4.982년이 경과한 다음날 이후 발생한 A씨의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 중 이 사건 소 제기일로부터 역산해 3년 전에 발생한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그 발생한 날로부터 민법 766조 1항에서 정한 3년의 소멸시효기간이 진행해 소제기 당시에는 이미 그 소멸시효가 완성됐다고 할 것이지만, 그 이후 발생했거나 발생할 추가손해에 대한 배상청구권은 아직 3년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시했다.
중상해
손해배상
생존
여명기간
단기소멸시효
기산점
박수연
2021-08-23
민사일반
[판결](단독) 부주의로 구조물 추락사고… 크레인 기사에 배상 판결
부주의로 구조물 추락 사고를 내 동료 작업자를 다치게 한 크레인 기사가 배상책임을 지게 됐다. 서울중앙지법 민사33단독 정도영 부장판사는 A씨 등 4명이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7가단5177607)에서 최근 "B씨는 A씨에게 7900여만원을, A씨의 배우자에게 250만원을, A씨의 두 자녀에게 80만원씩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크레인 기사인 B씨는 2017년 4월 서울의 한 건물 외벽에 화물용 승강기 설치 작업을 하던 중 승강기 골조인 철골 구조물을 아래로 떨어뜨리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아래에서 작업하던 A씨가 대퇴골 골절 등 중상을 입었다. B씨는 철골 구조물 양쪽에 2개의 밧줄을 묶은 뒤 이를 크레인으로 안전하게 들어올려야 했음에도 한쪽에만 밧줄을 묶고 무리하게 들어올려 묶여 있던 구조물이 무게중심을 잃고 아래로 떨어졌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 부장판사는 "B씨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안전하게 작업을 했어야 함에도 이를 게을리 한 채 철골 구조물의 한 쪽에만 밧줄을 묶은 뒤 무리하게 들어 올려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 사고로 A씨가 상해를 입었으므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A씨는 크레인을 B씨와 함께 임차해 공사를 주도한 사람으로서 B씨에게 안전하게 작업하도록 교육하고 안전구역을 설치했어야 함에도 관련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B씨가 작업하는 동안 그 밑에서 승강기용 기계설치 작업을 진행했다"며 "사고의 경위와 쌍방의 과실 내용 등을 참작해 B씨의 과실을 전체의 50%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만 61세였던 A씨의 일실수입 손해는 호프만식 계산법에 따라 1억여원, 기왕치료비 400여만원, 향후치료비 1400여만원"이라며 "B씨는 A씨에게 과실상계 후의 금액 5900여만원에 위자료 2000만원을 더해 총 7900여만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시했다.
부주의
추락사고
추락
크레인
이용경 기자
2021-08-12
국가배상
민사일반
[판결](단독) 구치소 정문 앞 도색 작업 중 출입문 열려 추락 중상
도색업자가 구치소 정문 앞에서 작업하고 있는 사실을 모른 채 구치소 측이 차량출입문을 열어 중상해를 입힌 사건에서 거액의 국가 배상책임을 인정한 판결이 나왔다. 서울고법 민사12-3부(이승한·윤종구·권순형 부장판사)는 A씨와 두 자녀가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나2031133)에서 "국가는 치료비 등 총 3억4900여만원과 위자료 9000만원을 A씨에게 지급하고, 두 자녀에게 각각 위자료 2000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도색업자로 일하던 A씨는 2017년 11월 지방의 구치소 도색작업을 맡아 업체 대표 등 작업자 9명과 함께 구치소를 방문했다. 구치소에는 외부인 출입이 통제된 구내구역에 들어가는 정문이 있었는데, 이곳은 사람과 차량이 드나드는 출입문이 따로 나란히 설치돼 있어 정문사무소에 근무하는 교도관이 출입 여부를 확인해 문을 개방하고 있었다. 당시 교도관 B씨는 사다리와 작업 도구를 갖고 정문 외부로 나가는 A씨를 그대로 통과시켰고, A씨는 차량출입문 외부 상단 3.5m 높이에 사다리를 대고 올라가 정문 도색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B씨는 A씨가 정문에서 도색작업 중인 것을 모른 채 관용차 진입을 위해 차량출입문 개방 버튼을 눌렀고, 차량출입문이 열리면서 사다리에 올라가 있던 A씨는 중심을 잃고 추락해 두개골 골절 등 중상해를 입었다. 이에 A씨 등은 소송을 냈다. 근무 교도관 잘못 국가에 배상 책임 재판부는 "구치소 내 정문근무자인 공무원은 차량출입문 개방 작동 때 방해 내지 장애가 되는 사정이 없는지 주변을 살펴 안전사고를 방지함으로써 국민의 신체와 생명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B씨는 이러한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차량출입문을 개방했고, 그로 인해 A씨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해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가는 국가배상법 제2조 1항에 따라 공무원인 B씨의 직무상 불법행위로 인해 A씨 등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면서 "다만, 차량출입문에 사다리 상부를 기댄 채 그 위에서 도색작업을 할 경우 사고가 일어날 수 있음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지만, A씨는 스스로의 안전을 위해 정문근무자인 교도관에게 작업 사실을 알리는 등의 조치를 게을리 해 손해발생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가의 책임을 60%로 제한했다.
국가배상
중상해
구치소
추락
이용경 기자
2021-05-03
민사일반
[판결] 패키지 해외여행 중 골절 사고… 여행사도 책임
패키지 해외여행 상품에 포함된 해양스포츠를 즐기다 손가락 골절상을 당해 장애를 입은 관광객에게 여행사가 수천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물게 됐다. 법원은 여행사가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피해 관광객의 부주의도 있다면서 여행사의 책임을 50%로 제한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A씨가 하나투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20가단5057901)에서 최근 "하나투어는 A씨에게 44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A씨는 2019년 4월 하나투어와 3박 5일간 해양스포츠 체험활동을 하는 패키지 여행상품 계약을 맺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로 떠났다. 현지에서 스노클링 체험을 하던 A씨는 타고 있던 배의 철제계단에서 미끄러져 왼쪽 엄지손가락 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A씨는 사고 직후 병원에서 응급처치를 받고 귀국한 뒤 국내 병원에서 골이식술 등의 치료를 받았지만 왼쪽 엄지손가락에 영구 장애가 남았다. 이에 A씨는 하나투어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해양스포츠 스노클링 체험하다 손가락 골절상 김 판사는 "기획여행업자는 여행에 관한 전문적 지식을 갖고 행선지나 여행시설 등에 대한 계약내용을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반면, 여행자는 그 안전성을 신뢰하고 여행업자가 제시하는 조건에 따라 계약을 맺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여행업자는 여행자의 생명·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여행지 등에 관해 미리 충분히 검토하는 등의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업자는 여행 전후로 여행자가 부딪칠지 모르는 위험을 예견할 수 있을 경우 미리 그 위험을 제거할 수단을 마련하는 등의 합리적 조치를 해야 한다"며 "그 조치는 여행일정에서 상정할 수 있는 모든 추상적 위험을 예방할 정도일 필요는 없고, 개별적·구체적 상황에서 여행자의 생명·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통상적으로 필요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여행자 안전배려의무 소홀" "피해액 절반부담" 그러면서 "스노클링은 체험자가 배에서 바다로 입수하는 과정에서 미끄러져 중심을 잃는 등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 있어 미끄럼방지 장치 등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A씨가 탄 배는 그러한 안전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며 "하나투어는 여행자의 생명·신체·재산 등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합리적 조치를 취해야 할 신의칙상의 안전배려의무를 다하지 못해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스노클링 체험 당시 다친 사람이 A씨 혼자인 점에 비춰 A씨도 안전사고에 조심했어야 함에도 주의의무를 게을리해 사고를 당한 것 같다"며 "하나투어의 책임비율을 손해액의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고 덧붙였다.
패키지
해외여행
골절
장애
여행사
안전배려의무
이용경 기자
2021-05-03
민사일반
[판결] "초등 6학년생 점심시간 폭력 사고, 담임교사에겐 책임 못 물어"
초등학교 6학년 학생들이 점심시간에 발생한 폭력사고에 대해 담임 교사에게 보호·감독의무 위반 책임을 물을 순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3단독 신종열 부장판사는 최근 A학생 측이 B학생과 그의 부모, 담임교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9가단5112444)에서 "B학생 측은 A학생 측에게 7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지난해 1월 서울의 한 초등학교 6학년생이었던 A학생과 B학생은 점심시간에 서로 다투다 A학생이 상해를 입게 됐다. 물건을 돌려달라며 다툼을 벌이다 B학생이 A학생 몸을 밀쳤고, A학생이 뒤로 넘어져 두개골 골절과 뇌진탕 등의 상해를 입게된 것이다. 신 부장판사는 "B학생이 A학생을 상대로 물리력을 행사해 상해를 입힌 행위는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며 "B학생과 그의 부모는 700만원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그러나 담임교사에게는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 판단했다. 신 부장판사는 "담임교사가 학생들의 교내 생활 관련 지도·감독 의무를 부담하는 사람이고 사고가 학교 일과 시간에 교내에서 발생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돌발적이고 우연히 발생한 이 사고를 막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호·감독의무 위반의 책임을 묻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두 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생으로 저학년생에 비해 학교생활 전반에 관한 교사의 지도·감독이나 개입이 덜 요구된다"며 "이 사고가 발생한 때는 수업시간이 아닌 점심시간이라 교사가 학생들의 행동을 일일이 통제하기 쉽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초등학교
폭력
감독의무
보호의무
교사
박미영 기자
2020-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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