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과학연구소의 해상시험사격으로 인해 조업을 못해 피해를 봤다며 낸 집단소송을 낸 태안군 어민들이 항소심에서 패소했다.
서울고법 민사31부(재판장 이동원 부장판사)는 3일 충남 태안군 안흥만 일대에 거주하는 어민 김모씨 등 800여명이 국방과학연구소와 국가를 상대로 낸 손실보상 등 청구소송 항소심(2012나34247)에서 일부승소 판결한 원심과 달리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김씨 등이 관할 행정청으로부터 어업허가를 받아 각종 어업에 종사해오던 중 국방과학연구소가 수행하는 공익사업으로 인해 조업통제를 받았더라도, 이것은 수산업법에서 정한 허가어업 제한사유인 '국방상 필요하다고 인정돼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요청이 있을 때'에 해당하므로 손실보상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태안군의 어업제한 처분은 단순한 사실행위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인에게 시험사격이 실시되는 해역에서의 어로행위를 제한하는 '일반처분'으로서의 성격을 가지므로 김씨 등이 주장하는 것처럼 개별적으로 어업제한처분을 고지받은 바 없다거나 시험사격이 실시되는 해상에서 어선들에 대한 직접적인 통제가 국방과학연구소측에 의해 일부 이뤄졌다 하더라도 조업통제가 아무런 행정처분도 없는 상태에서 임의로 이루어진 위법한 행위라고 평가할 수 없으므로, 태안군의 손해배상책임도 인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안흥만 일대에 1994년까지 모두 6개의 해상사격장을 설치했다. 연구소는 총포와 탄약의 성능시험 등을 해상에서 실시해왔고, 안전을 위해 시험이 실시되는 지역에 선박이 출입하는 것을 통제하자 어민들은 2007년 소송을 냈다. 1심은 연구소와 국가의 책임을 일부 인정해 어민들에게 총 3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