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측의 경비소홀로 입점해 있는 귀금속 점포의 물건이 도난당한 경우 개별적으로 도난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점포 주인에게도 절반의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지법 민사21부(재판장 洪基宗 부장판사)는 18일 박모씨(38)가 "빌딩 경비가 소홀해 도난을 당했으니 피해액을 배상하라"며 (주)누존패션몰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2002가합37936)에서 박씨의 과실 50%를 인정, "피고는 6천9백만원을 배상하라"고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피고는 원고와의 계약에 따라 점포의 도난 등을 방지해야 할 사고방지의무가 있다"며 "점포 주변에 설치된 감시카메라가 제역할을 하지 못한 점, 사고가 발생한 날은 상가 전체의 휴일로서 다른 사람의 출입이 통제되는 상황이었으므로 경비원들의 부주의가 없었다면 외부인 출입이 극히 곤란했을 것이라는 점 등에 비춰 피고의 주의의무위반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그러나 "원고는 고가의 귀금속 판매업자로서 전문방범업체에 의뢰하는 등 도난방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귀금속들을 금고에 보관하지 않고 진열장에 방치한 과실이 인정되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배상해야 할 금액은 손해액의 50%가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박씨는 동대문패션상가 중 하나인 누존패션몰 5층에 점포를 임차, 귀금속 도소매점을 운영해오다 지난해 1월5일 진열장에 진열돼 있던 팔지, 목걸이 등 시가 1억3천9백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도난당하자 상가주인를 상대로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