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에서 만나는 자연 그대로의 숲, 대체 불가능한 숲과 집의 가치 - 르엘 어퍼하우스
logo
2024년 4월 29일(월)
지면보기
구독
한국법조인대관
판결 큐레이션
매일 쏟아지는 판결정보, 법률신문이 엄선된 양질의 정보를 골라 드립니다.
민사일반
금융감독원
검색한 결과
5
판결기사
판결요지
판례해설
판례평석
판결전문
민사일반
[판결](단독) 실적 수수료 받는 계약직 채권추심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채권추심 실적에 따른 수수료를 받는 대부업체 계약직 채권추심원도 종속적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대부업체가 퇴직금을 줘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제3-2민사부(재판장 장성훈 부장판사)는 A씨와 B씨 등 전직 채권추심원 2명(소송대리인 법무법인 YK)이 자산관리대부업체인 C사를 상대로 낸 임금소송(2020나55594)에서 최근 원고패소 판결한 1심을 취소하고 "C사는 A씨 등에게 미지급 퇴직금으로 총 38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C사는 D사로부터 매입한 부실채권 회수를 위해 2015년 A씨를, 2016년 B씨를 계약직 채권추심원으로 채용했다. 이들이 채권추심한 금액 가운데 원금의 20%, 이자의 50%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하는 조건이었다. 그러다 2017년 12월 C사 사무실에서 송년회 중 A씨 등이 다른 채권추심원 2명과 다툼을 벌이는 일이 발생했다. 이후 C사는 A씨와 B씨에게 2018년 2월부터 이들이 받는 수수료를 추심금 가운데 원금의 20%, 이자의 30%로 변경하는 내용의 '2018년도 업무규정 및 성과급 변경안'을 제시했고, A씨 등은 변경안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달 말 C사의 채권추심 업무를 그만뒀다. 이후 A씨 등은 "우리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이고, 수수료율 인하에 동의한 적도 없다"면서 "C사는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으로 총 5100여만원을 달라"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위임계약인지보다 근로제공 관계의 실질이 사업장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C사는 A씨 등 채권추심원들에게 업무지침서를 송부하고 일일 전화 컨택 수와 일일 채권 회수 목표액 등 구체적 지시·지침을 내렸고 업무진행 상황을 보고 받았으며, 이직 등 인적 구성에 변경이 생길 때 남아있는 채권추심원들에게 관련 업무를 배분·관리시키는 방식으로 업무량을 변경시키기도 했다"며 "실적이 현저히 부진하거나 지침을 위반한 채권추심원들과의 계약관계를 종료하는 방법 등을 통해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권을 행사할 수 있는 수단도 확보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수수료율을 인하하는 내용의 2018년도 성과급 변경안은 송년회에서의 채권추심원들 사이의 다툼이 계기가 된 것"이라며 "'사무실 근무기강 해이 및 직원 상호 간 불협화음에 따른 불이익을 주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바, A씨 등이 C사로부터 업무만을 위탁받은 독립된 개별사업자라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A씨 등은 피고와의 계약기간 동안 다른 추심업체와는 위탁계약이나 고용계약을 체결할 수 없었고 실제 다른 수입활동에 종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므로 계약의 전속성이 인정된다"며 "A씨 등이 기본급이나 고정급 없이 수수료를 지급받았으나, 이는 채권추심업무의 특성에 따른 것으로 보이고, A씨 등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납부하고 4대 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았으나, 이는 C사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큰 것이어서 그런 사정만으로 A씨 등의 근로자성이 부정되는 건 아니다. A씨 등은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C사에 근로를 제공했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다만 퇴직금 외에 A씨 등이 주장한 미지급 임금 지급 청구에 대해서는 "A씨 등은 2018년 2월분부터 수수료율을 인하한다는 내용의 2018년도 성과급 등 변경안을 확인했다는 의미로 공람에 서명했을 뿐이므로 변경안이 처분문서가 아닌 형식적 문서에 불과하다고 주장하지만, '2019년부터 전 직원 정규직으로 전환 방침에 따라 순차적으로 급여체계 변환 및 제도개선을 통해 금융감독원 제도개선권고안에 적용한다'는 목적의 이 변경안에 수수료율 인하가 포함된 내용이 기재돼 있고 그 하단 공람에 A씨 등이 모두 서명했다"며 "서명이 단지 변경 내용을 확인한 것에 불과하다거나 변경에 대한 동의가 통정허위표시로 이뤄졌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으므로 A씨 등의 미지급 수수료(임금) 청구는 이유 없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 등을 대리한 조인선(43·사법연수원 40기) YK 변호사는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회사의 채권추심원도 구체적인 업무진행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은 사정을 통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된 사건"이라며 "피고 회사는 규모가 작고 채권추심원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하지 않았으며, A씨 등이 본인의 자유로운 선택에 따라 업무를 진행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에 원고들이 채권추심 방법, 우선순위 등에 대해 회사로부터 메일로 지시받은 내용 등을 제출해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았음을 증명했다"고 설명했다.
채권추심
수수료
퇴직금
근로기준법
대부업체
홍윤지 기자
2021-12-09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토마토저축은행 투자피해자, 회계법인 등 상대 손배소 '패소' 확정
토마토저축은행 투자피해자들이 이 은행의 외부감사기관인 남일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 정부를 상대로 투자 피해를 배상해 달라며 소송을 냈지만 패소가 확정됐다. 대법원 민사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투자피해자 김모씨등 7명이 남일회계법인과 금융감독원,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 소송(2016다265238)에서 원고패소 판결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재판부는 "남일회계법인이 감사절차를 위반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등의 원심 판단에는 관련 법리를 오해한 등의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토마토저축은행은 2009년 5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3차례에 거쳐 900억원의 후순위사채를 발행했다. 그러면서 금융위원회에 외부감사기관인 남일회계법인이 작성한 재무제표 감사보고서와 검토보고서를 첨부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다. 각각 700만∼7900만원 어치의 사채를 인수한 김씨 등은 토마토저축은행이 2012년 8월 '채무초과로 인한 지급불능'을 이유로 파산선고를 받아 더는 이자배당금을 받을 수 없게 되자 소송을 냈다. 이들은 "증권신고서에 첨부된 남일회계법인의 감사의견을 믿고 투자해 손해를 봤다"며 투자손해를 배상하라고 청구했다. 또 금융감독원 소속 직원이 토마토저축은행으로부터 뇌물을 받고 감독 및 검사에 편의를 제공했으므로 금융감독원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앞서 1,2심은 "남일회계법인이 감사절차를 위반했다거나 주의의무를 게을리했다는 증거가 없고, 과실이 있더라도 원고들의 손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김씨 등에게 패소 판결했다. 금융감독원과 정부에 대한 청구도 "금융감독원 직원의 뇌물수수는 인정되나 그 직원의 업무처리가 위법하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금융감독원
남일회계법인
토마토저축은행
이세현 기자
2018-01-12
민사일반
[판결] "보이스피싱에 속아 OTP 입력했어도 은행에 일부 책임"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은 고객이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입력했다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은행도 일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이 나왔다.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4부(재판장 이대연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가 신한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6나46160)에서 "은행은 17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학원강사인 A씨는 2014년 9월 마이너스 통장으로 지방세를 납부하려고 신한은행 사이트에 접속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금융감독원 사기예방 계좌등록 서비스'라는 팝업창에 OTP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 2100만원이 인출된 것이다. 금감원 직원을 사칭하는 남성이 A씨에게 전화해 "전산장애로 인출됐으며 30분 안에 돈이 다시 들어올 것"이라고 안심시켰으나 돈은 들어오지 않았다. 이에 A씨는 30분 뒤 또다시 팝업창에 OTP 비밀번호를 입력했다가 900만원이 인출됐다. 뒤늦게 사기를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고 당시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된 사실이 없어 출금이 불가능한데도 돈이 빠져 나갔으며 신한은행이 공지한 것과 달리 추가인증 절차도 없이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며 소송을 냈다. 신한은행은 "A씨의 과실로 OTP 비밀번호가 노출돼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공인인증서나 OTP 같은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발생에 이용자의 고의나 제3자가 권한 없이 이용자의 접근매체를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또는 방치하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의 전부나 일부가 감경된다. 재판부는 "OTP 번호는 전자금융거래에서 이용자 본인임을 확인하는 수단으로 널리 쓰이고 있어 전자금융거래법상 '접근매체'에 해당한다"며 "신한은행은 A씨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다만 신한은행이 평소 전자금융사기 예방을 위해 기울인 노력 등을 고려해 첫 번째 계좌이체 금액 중 80%와 이에 따른 이자 합계 1700여만원만 배상하도록 했다. 두 번째 계좌이체는 A씨의 부주의로 벌어진 일이어서 은행이 배상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도 은행에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지만, 은행의 책임범위를 더 넓게 봤다. 1심은 "A씨의 나이와 직업, 인터넷 금융거래 이용 경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1차로 출금된 2100만원에 대해서는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은행의 배상책임이 100% 인정된다"고 밝혔다. 2차로 출금된 900만원에 대해서는 "A씨가 공인인증서 인증과 추가인증절차가 없이도 계좌이체가 된다는 점을 의심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된다"면서도 은행의 책임을 10% 인정해, 신한은행이 총 22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보이스피싱
인터넷뱅킹
신한은행
OTP
이순규 기자
2017-05-08
금융·보험
민사일반
[판결]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고객이 일회용 비밀번호 유출했어도
은행고객이 신종 보이스피싱에 속아 일회용 비밀번호(OTP, one-time password)를 유출해 돈이 이체됐어도 은행이 고객에게 공지한 추가인증 절차를 진행하지 않은 등의 과실이 있다면 은행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왔다. OTP란 인터넷뱅킹에 사용되는 보안카드 대신 모바일 프로그램이나 전용 단말기를 이용해 일회용 비밀번호를 생성하는 방식을 말한다. 학원강사 A(43·여)씨는 2014년 9월 지방세를 납부하기 위해 B은행 인터넷뱅킹 홈페이지에 접속했다. 그런데 갑자기 화면에 '금융감독원 사기예방 계좌등록 서비스'라는 팝업창이 떴다. A씨는 보안강화를 위한 것이라 생각하고 팝업창 안내문에 따라 계좌번호와 비밀번호, 공인인증서 비밀번호, OTP 비밀번호를 입력했다. 그러자 화면에 '등록중'이라는 표시가 떴고 곧바로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가 걸려왔다. 금융감독원 직원이라고 밝힌 남성은 "화면에 등록 중이라는 내용이 보이느냐, 계좌가 안전하게 등록되고 있다"고 설명했는데 이 와중에 A씨의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A씨의 계좌에서 2100만원이 출금됐다는 내용이 전송됐다. 놀란 A씨가 "계좌에서 출금된 금액이 무엇이냐"고 묻자 이 남성은 "전산장애이니 30분 내로 돈이 다시 들어 올 것"이라고 말하고 전화를 끊었다. 30분 뒤 OTP 비밀번호만 입력하는 창이 다시 뜨자 A씨는 다시 비밀번호를 입력했고, 그 순간 A씨의 계좌에서 5회에 걸쳐 총 900만원이 출금됐다. 보이스피싱에 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사고 당시 공인인증서가 재발급된 사실이 없어 출금이 불가능한데도 돈이 빠져 나갔으며 B은행이 공지한 것과 달리 추가인증 절차도 없이 계좌에서 돈이 빠져 나갔다며 은행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B은행은 "A씨의 과실로 OTP 비밀번호가 노출돼 일어난 일"이라며 "책임이 없다"고 맞섰다. 전자금융거래법 제9조는 공인인증서나 OTP 같은 접근매체의 위조나 변조로 발생한 사고 등으로 이용자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은행 등 금융기관이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만 사고 발생에 이용자의 고의나 제3자가 권한 없이 이용자의 접근매체를 이용해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있음을 알았거나 쉽게 알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접근매체를 누설하거나 노출 또는 방치하는 등 중대한 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책임의 전부나 일부가 감경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96 단독 이규홍 부장판사는 A씨(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지향)가 B은행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2015가단5135685)에서 "B은행은 2200여만원을 지급하라"며 최근 원고일부승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B은행이 홈페이지에 게시한 '전자금융사기 예방서비스 전면시행에 따른 추가인증' 공고에 따르면 '야간(21시~09시) 및 휴일 거래시 보안매체에 관계없이 1일 누적 100만원 이상 이체시 추가 인증이 있다'고 돼 있다"며 "사고 발생일이 휴일이었고 이체된 금액이 100만원을 초과함에도 B은행이 공고한 추가인증 절차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금융거래 사이트는 주소창에 직접 입력하거나 즐겨찾기를 이용하라'는 B은행의 권유에 따라 즐겨찾기에 등록해 놓은 홈페이지로 접속했다"며 "B은행은 사고 당시까지 비밀번호 30~35개 중 일부를 입력하도록 하는 기존의 보안카드와 달리 OTP 방식은 외부노출과 해킹으로부터 안전한 것으로 홍보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보이스피싱에 대한 일반인의 인식이 높은 상황에서 A씨의 나이와 직업, 인터넷 금융거래 이용 경력 등을 고려하더라도 1차로 출금된 2100만원에 대해 A씨에게 중대한 과실이 있다고 볼 수 없어 은행의 배상책임이 100% 인정된다"고 했다. 하지만 2차로 출금된 900만원에 대해서는 "A씨가 공인인증서 인증과 추가인증절차가 없이도 계좌이체가 된다는 점을 의심하지 못한 과실이 인정돼 은행의 배상 책임을 1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보이스피싱
전자금융거래법
공인인증서
인터넷뱅킹
보안카드
일회용비밀번호
이순규 기자
2016-07-07
금융·보험
민사일반
파산·회생
'허위대출' 파산관재인에 대항여부 논란
금융기관이 기업과 짜고 허위로 대출계약을 체결했다면 금융기관의 파산관재인은 기업에 대출금 상환을 청구할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이는 파산관재인을 금융기관이 기업과 통모(通謀)하는 데 관여하지 않은 '선의의 제3자'로 판단해 대출금 상환을 인정한 대법원 판결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대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10부(재판장 강인철 부장판사)는 최근 A저축은행 파산관재인인 예금보험공사가 대여금의 명의를 빌려줬던 B사 등을 상대로 낸 대여금반환 청구소송(2013가합540780)에서 원고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대출 약정과 관련된 서류들이 작성되긴 했지만, 이 대출은 A저축은행 경영진의 조직적이고 치밀한 범죄에 의해 이뤄진 (통정허위표시에 의한) 허위대출로 보인다"며 "실제로 대출 이자를 지급한 곳도 B사가 아닌 A저축은행이고, B사가 대출 관련 서류에 날인함으로써 어떠한 이득을 취득한 것이 없어 대출약정이 체결됐다고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A저축은행은 대출 약정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더라도 파산관재인은 실질적으로 새로운 법률상 이해관계를 가지는 제3자로서 선의이므로 대출약정이 유효하다고 주장하지만, 파산관재인을 저축은행에 대비해 특별히 보호할 실익은 없어 보인다"며 "오히려 만일 보호하게 된다면 심히 형평과 정의에 반하는 결과가 초래된다고 판단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파산관재인이 B사에 대출금의 지급을 청구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A저축은행은 2010년 4월 B사에 80억원을 대출해주는 계약을 체결한 뒤 이자와 원금 등 120억원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B사를 상대로 "10억원을 우선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B사는 "A저축은행이 금융감독원 감사에 대비할 수 있도록 명의만 빌려달라고 부탁해 들어준 것으로 실제로 대출한 것은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A저축은행은 판결에 불복해 최근 항소했다. 대법원은 그동안 명의만 빌려주는 대출약정이 채무 부담의 의사 없이 형식적으로 이뤄진 것에 불과해 민법이 규정하고 있는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는 무효의 법률행위라고 판단하면서도, 파산관재인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통정허위표시를 이유로 무효를 주장할 수 없다고 판결해 왔다. 법조계에서는 "파산관재인은 파산자의 재무상태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인데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됐다는 이유로 선의의 제3자로 보호한다면 채무자에게 너무 가혹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에도 서울고법은 파산관재인이 채무자를 상대로 낸 대여금반환 청구소송(2005나64530)에서 "파산재산의 처분권이 파산관재인에게 이전됐더라도 권리·의무의 주체는 여전히 파산자 본인이어서 새로운 법률관계가 형성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원고패소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파산관재인을 '선의의 제3자'로 인정해 대출금을 반환해야 한다면서 이 판결을 파기하고 서울고법으로 되돌려 보냈다. 법원 관계자는 "파산관재인이 파산자의 사정을 자세히 알고 있어 선의의 제3자로 인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파산관재인은 파산자의 채권자를 위해 일하기도 하는 만큼 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선의를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허위대출계약
대출금상환청구
파산관재인
통정허위표시
선의의제3자
홍세미 기자
2014-07-07
1
banner
주목 받은 판결큐레이션
1
[판결] 법률자문료 34억 원 요구한 변호사 항소심 패소
판결기사
2024-04-18 05:05
태그 클라우드
공직선거법명예훼손공정거래손해배상중국업무상재해횡령조세사기노동
달리(Dali)호 볼티모어 다리 파손 사고의 원인, 손해배상책임과 책임제한
김인현 교수(선장, 고려대 해상법 연구센터 소장)
footer-logo
1950년 창간 법조 유일의 정론지
논단·칼럼
지면보기
굿모닝LAW747
LawTop
법신서점
footer-logo
법인명
(주)법률신문사
대표
이수형
사업자등록번호
214-81-99775
등록번호
서울 아00027
등록연월일
2005년 8월 24일
제호
법률신문
발행인
이수형
편집인
차병직 , 이수형
편집국장
신동진
발행소(주소)
서울특별시 서초구 서초대로 396, 14층
발행일자
1999년 12월 1일
전화번호
02-3472-0601
청소년보호책임자
김순신
개인정보보호책임자
김순신
인터넷 법률신문의 모든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복사, 배포를 금합니다. 인터넷 법률신문은 인터넷신문윤리강령 및 그 실천요강을 준수합니다.